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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자동차를 보내며 -

조흥만 수필가
조흥만 수필가

우리 고장 군산의 현대조선에 이어 GM자동차까지 문을 닫았다. 1996년 가동을 시작한 한국GM 군산공장은 연간 1만 2000여 명을 상시 고용하며 전북 수출의 30%, 군산 수출의 50%, 지역 고용의 20%가량을 책임져 왔다. 이 공장에서 일하던 1만5000여 명 중 1만3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6월 말 기준 군산 인구는 27만3천여 명으로 1월에 비해 3600명이 줄었다. 경제가 무너지자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낙후된 지방의 경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정치권, 언론, 경제계들은 그들 나름대로 해결 방법을 발표하였으나 결국 GM자동차는 우리 곁을 떠나고 폐허의 부지만 남아 초라해진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미 군산공장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급감했고 GM 철수설까지 나돌았으나 정작 노조는 파업을 운운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사전에 어느 누구도 남 탓만 했지 지방자치 단체나 경제계가 어떻게 해야 우리 지방에서 기업체를 지켜야 할지를 보다 치밀하게 대비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는 일찍이 전라남도 광양에 가서 그곳 일력공사 사람들을 써 본 경험이 있다. 나와 같이 간 회사 기술자들은 지급된 작업복조차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일하는데 그 지역 ‘인력공사’에서 온 사람이 안전모와 안전벨트에 안전각반을 차고 안전화까지 신은 복장을 하고 온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이처럼 우리고장 사람들은 정신적 무방비며 무슨 일이 터지면 사후약방문처럼 대처한다.

오래 전 남부시장에는 맛깔스런 청국장이 있었다. 남부 시장을 갈 때마다 사다 먹었다. 비록 비닐주머니에 담아준 허름한 청국장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입소문을 타고 남부시장의 명물로 유명세가 붙었다. 그런데 갑자기 살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시장과 마트에 광주에서 온 포장된 청국장이 나타나 판매를 하고 있어 맛을 떠나 외형상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청국장집 주인도 상표를 부착하여 판매하려고 허가 관청을 찾아갔더니 해당 관청 담당자는 식품회사 설립 기준을 제시하며 일정한 넓이의 식품 검사실과 검사장비 등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여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 주인은 마음먹고 담양에 있는 청국장 회사로 가서 보니 농가를 개조해 황토를 바른 숙성실이 그 회사 설비의 전부였다고 했다. 만약 우리고장 청국장을 키워줄 생각이 있었다면 안 다는 규제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으면 전남지방 회사에 상권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고장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상생의 차원을 살펴보았다. 비록 이것은 여러 가지 원인 중에 아주 작은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의 운명을 걸고 우리 지방에 투자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 우리 고장에 오는 기업이 많은 이익을 창출 하여 기업과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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