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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부상소(持斧上疏)

(사)한국생활법률문화연구원

이사장·법학박사 이형구

서기 1907년 1월 1일 항일 우국지사 면암 최익현 선생님께서 대마도로 끌려가시어 순국하시었다. 올해는 순국 120년이 되는 해이다. 평생 바른말 바른 소리를 하며 영예로운 삶보다는 고단하고 아픈 삶으로 일관하시다가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치신 분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이런 분들이 적지 않지만 특히 나라님께 올리는 ‘지부상소(持斧上疏)’는 최익현 선생의 모든 면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지부상소란 올리는 상소를 허락하지 않을 때는 들고 간 도끼로 상소자의 목을 쳐달라는 것으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선생의 우국충정을 상징한다.

오래전 TV로 방송됐던 권선징악형 드라마 ‘판관 포청천’을 기억한다. 악한 관리자라도 처벌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으로 사실적인 증거를 수집한 뒤 최후의 진술을 통해 그 뉘우침이나 자세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 형법 제55조(법률상의 감경), 제53조(정상참작감경)를 보면,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즉 재판장으로 하여금 최후에 죄의 형량을 선고함에 있어서 형의 중과에 적용되는 작량감경의 기회를 주어 마지막까지 처벌의 신중함을 발동하게 하여 판단의 그르침을 최소화하는 인간 존중 국가법인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중앙정부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하다. 그 이유는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세금을 더 내고 싶어도 아예 그 재원이 너무도 빈약하기 때문이다. 새만금이라도 부지런히 도약하여 이름값을 해보겠다고 발버둥을 쳐봐도 그때마다 희망 고문으로 끝나버렸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고 했던가.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의 슬로건 속에 그동안 소외됐던 전북의 인물들이 정부 부처에 등용되는 등 전북의 도약 발판이 마련됐다. 하지만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40%가 넘는 현직 도지사가 공명 정당에서 하루아침에 제명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가 바람직하다.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의 직접선거제는 민의를 반영하는 데는 더 이상 없는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 현대의 선거에서 당선을 원한다면 필수적으로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이 없으면 아무리 출중하다고 해도 결국 미역국을 동우로 먹어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도민들의 반수에 가깝게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참으로 훌륭한 후보자이다. 그러나 경선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는 후보에게 수개월 전에 있었던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공명 정당은 한마디 소명의 기회도 없이 즉시 목숨줄을 끊어 버렸다.

민의를 상실하는 정당은 독재를 곁에 두고 싶어하며 오만에 빠진 정치인은 고독사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그에게 부메랑이 되지 않기를 걱정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정권을 손아귀에 쥔들 얼마나 갈까. 언젠가는 그 칼날이 그의 목을 향하여 돌진할지 모르는 것이다.

청명한 내일을 위한 정치에 오점이 없기를 바라며 100년 만에 올까 말까 하는 이재명 정부의 주권재민 정치를 위하여, 그리고 눈물 젖은 빵으로 다져온 통치철학과 주권 철학의 행보에 한 치라도 누를 끼치지 마라. 민초들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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