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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인1표제’ 결정 연기…공천 규칙에 전북정치 판도 좌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주도하던 ‘당원 1인1표제’ 적용을 위한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에 제동이 걸렸다. 정 대표가 추진하던 권리당원 1인1표제는 기존 대의원들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대신 권리당원의 주권을 대폭 확대하던 방안이었다. 그러나 당비를 더 많이 내고 선거 때도 열성적으로 활동한 대의원이 소외된다는 불만과 함께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터지면서 최종 확정은 일주일 늦춰지게 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24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중앙위원회 소집을 오는 28일에서 12월 5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공천이 곧 당선인 전북정치권은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북지역은 민주당 경선이 당락을 결정짓는 만큼 ‘조직력’이 출마의 필수조건이었다. 특히 큰 선거일수록 지역위원장인 현역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야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정 대표가 주창한 1인1표제는 이러한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치명타를 줄 수 있었고, 실제로 당내 반발에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주권 확대에 큰 틀에서 공감하는 대신 1인1표제보단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결과에 따라 내년 6월 전북 지방선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1인1표제 도입과 관련해 당원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 제도를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당무위원 전체가 동의를 해서 수정안을 처리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에 대해 “더 미룰 수 없는 당내 민주주의 과제”라며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서울=김윤정 기자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24 18:39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에 2000억…전주시 재원 조달 우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자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2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 조달 문제가 대두됐다. 전주시의원들은 24일 전주시 광역도시기반조성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 재원 대책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사업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2000억 원을 들여 백제교사거리에서 전주덕진소방서까지 왕복 6차로 지하차도를 만드는 내용이다. 전주종합경기장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에 따른 교통 대책의 일환이다. 현재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 교통서비스 수준은 E등급이다. 지금도 교통 체증이 심각한데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쇼핑몰, 호텔 등이 들어서면 교통난은 더 악화된다. 실제로 지하차도 개설 없이 마이스 복합단지가 완공되면 교통서비스 등급은 최하위인 F등급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교통서비스 F등급은 강제 통제가 있어야만 교통 흐름이 가능한 상황을 뜻한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에 관련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했다. 내년에는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내년에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이후 2030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한다. 이국·송영진 전주시의원은 이날 행감에서 “전주시가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재원 대책을 물었다. 전주시는 백제대로 지하차도 개설 사업비를 시비 1400억 원, 지방채 600억 원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국비 확보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안으로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광법)에 따른 국비 지원, 관광타워 공공기여 현금 활용, 호텔·백화점 교통유발부담금 활용 등을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시비 투입도 고려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세혁 전주시의원은 “백제대로 지하차도는 대광법 구조상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하차도는 교통환경개선사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지하차도 개설이 대광법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하차도 비용 증가로 인해 해당 구간의 비용대비편익(BC)값이 크게 떨어져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번 행감에서는 2030년으로 계획된 개통 시기도 문제로 거론됐다. 마이스 복합단지 완공 시점은 2028년 12월, 지하차도 완공 시점은 2030년 12월로 계획대로 지하차도 공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최소 2년은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공기 단축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1.24 18:35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 재범⋯근절 방안 필요

전북 지역에서 음주운전 재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실효성 있는 근절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7단독(판사 김준희)은 지난 19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40)에게도 징역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모두 과거 음주운전으로 인해 5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상습 음주 운전자였다. 실제 도내에서는 매년 1800건에 가까운 음주 운전 재범(음주운전 2회 이상 위반)이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21~2024년) 동안 도내에서 음주운전 재범 적발 사례는 총 7264건에 달했다. 올해 역시 11월 기준 1464건이 집계되는 등 음주운전 재범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북경찰청은 음주운전 재범 근절을 위해 단속 강화와 예방 교육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을 행락철 교통안전 대책으로 진행 중인 음주운전 단속을 이달까지 이어가고, 다음 달부터는 연말연시 특별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보호관찰소,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도 협업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자 재교육과 법정 의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 의무화 등 제도 개선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운전 재범자는 술을 마신 뒤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며 “교육 강화는 물론, 호흡에서 알코올이 감지되면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를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자동차에는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는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는 등 기술적 장치가 발전하고 있다”며 “일본이 2019년 가속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를 법제화한 것처럼 차내 알코올 감지 시 경고를 주는 등의 음주운전 방지 장치 설치도 빠르게 국가 차원에서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 2회 이상 처벌받은 사람에게는 개인 비용 부담 하에 해당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설치하지 않으면 면허 재발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경 기자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1.24 18:34

[데스크창] 군산항, 감사원 문을 두드리다

최근 군산항이 마침내 감사원을 찾아 나섰다. 군산항 발전협의회(고병수)회원을 비롯한 항만인들과 시민 등 711명이 ‘군산항을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하면 폐항될 지 모른다', ‘군산항은 우리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 는 절박함과 비장한 각오를 담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공익감사 청구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18세 이상 국민 300명이상의 서명이 필요하지만 하역회사, 예 도선업체 , 선박대리점, 항운노조 등에 소속된 항만인들과 시민들은 너도 나도 할 것없이 서명부에 기꺼이 자신들의 이름을 올려 그 수가 필요 인원의 2배를 훌쩍 넘었다. 그만큼 오늘날 군산항이 토사 매몰로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더 이상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무역항의 기능이 사라져 항만인들은 물론 지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인식되는 등 위기 의식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음을 방증했다. 특히 항만인들은 그동안 수년간 지속적으로 언론과 전북자치도 및 지역 정치권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토사매몰에 따른 문제점을 읍소하고 해결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메아리가 없자 마침내 감사원의 문을 노크했다. 이들은 감사 청구 제기 이유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군산항에 대한 정부의 부당 관리 행정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항만 파행 운영을 야기, 공익이 훼손돼 왔음을 들었다. 지난 1990년 금강하구둑이 건설돼 바닷물길이 차단되면서 토사매몰현상은 현안으로 대두돼 왔다. 바다와 금강에서 밀려드는 토사는 연간 300여만㎥에 달했지만 준설 의무를 지닌 정부는 적은 예산으로 100만㎥정도만 땜질식 준설을 해 왔고 나머지 토사는 쌓이면서 군산항의 경쟁력을 야금야금 먹어갔고 그런 세월이 30년이 넘었다. 예산 부족으로 항로 준설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1~7부두는 계획 수심을 만족하는 곳이 전혀 없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왔다. 계획 운항을 생명으로 하는 국제여객선과 컨테이너선은 정시성을 거의 상실했으며 1년에 2차례 준설해야 할 정도로 수심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선박대리점과 도선업계는 물론 부두운영회사들은 낮은 수심때문에 접안 선박이 하역 과정에서 뻘에 얹힐 까 노심초사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대형 선박들은 기항 기피와 취소를 하고 곳곳에서 준설을 요구하는 아우성만 지속됐으며 도내 수출입업체 중 90%이상이 다른 항만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물류비용 부담 가중으로 고충을 겪어야 했다. 한마디로 국가관리무역항인 군산항에 대해 정부가 관리 책임을 제대로 이행치 않은 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 기능을 못하면서 부두 건설에 따른 예산 낭비와 함께 수천억원을 들여 건설한 항만 인입철도마저 항만 연계 물량이 없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예산 낭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준설토는 매립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은데도 정부는' 준설'과 함께 ‘국토 확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 마련에 소홀히 해 왔다. 감사원은 현지 감사를 통해 무엇이 국가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국가 발전을 위한 길인지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오늘도 “ 부두에 선박이 없다”, “ 이런 상태로 가다간 폐항될 지 걱정이 된다”는 항만인들의 절망섞인 한숨소리만 귓전을 때린다. 안봉호기자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5.11.24 18:29

송영진, 주민 협의 없는 전주대대 이전 지적

송영진 전주시의원이 24일 전주시 광역도시기반조성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주민 협의 없는 전주대대 이전 문제를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날 행감에서 “국방부는 전주대대 이전 원칙으로 사업 부지 내 주민 민원 해결을 명시했으나, 주민 의견 수렴이나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주 항공대대 이전 보상 약속,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약속도 지키지 않아 행정 불신이 큰 상태에서 주민 협의 없는 또 다른 군시설 이전은 주민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주민 협의 없는 밀어 붙이기식 전주대대 이전은 조촌동, 여의동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강제로 착취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며 항공대대 이전 보상 약속 미이행에 따른 공식 사과와 전주대대 이전에 따른 보상 추진을 촉구했다. 한편 전주대대 이전은 천마지구 개발의 선행 조건이다. 천마지구 개발은 2030년까지 전주대대 부지(18만 ㎡)와 인근 사유지(26만 6000㎡)로 구성된 송천동, 호성동 일대 44만 6000㎡에 3000세대 규모의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전체 규모의 40%에 해당하는 전주대대 부지는 국방부와 전주시 간 기부대양여 합의서에 따라 ㈜에코시티가 개발하고, 60%에 해당하는 사유지는 전북개발공사가 개발한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천마지구 개발 민간사업자(에코시티) 중 하나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이후 천마지구 개발, 이와 연계된 전주대대 이전은 ‘올 스톱’ 상태다. 전주대대 이전 부지 보상을 위해선 에코시티가 전주시에 95억 원 규모의 예납금을 내야 한다. 전주시가 이를 받아 토지주와 보상 협의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으로 예납금 납부는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1.24 17:07

대만 투어로 전주 전통·예술·창작 문화 매력 알리는 전주시 홍보대사 ‘차오름’

“공연을 통해 전북과 전주, 그리고 한국의 전통예술이 가진 아름다움을 대만에 전하겠습니다.” 지난 21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와 신베이, 헝춘 등 주요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 이유빈 대표의 각오다. 차오름은 국악의 장단을 기반한 음악으로 새롭고 도전적이며 실험적인 퓨전국악을 선보이는 창작단체로, 지난 2020년 창단했다. 전주를 주 무대로 활동 중인 차오름은 올해 9월 전주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후 전주시의 주요 행사·축제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로운 전주의 문화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차오름의 대만 투어는 (재)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5 문화예술교류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차오름은 이번 대만 투어에서 단독 및 협력 공연을 하며, 전주가 지닌 전통·예술·창작 문화의 매력을 대만 관객에게 직접 소개한다. 이 대표는 “이번 투어를 통해 대만의 여러 아티스트와 교류를 강화하며 향후 아시아권 창작 음악 네트워크를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차오름은 지난 2022년 대만 골든 인디뮤직어워드(GIMA) 아시안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부문에 지명된 인연으로 지난해에도 첫 번째 대만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전주시 홍보대사로 국제 무대에서 전주의 문화 경쟁력을 알릴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교류를 통해 한·대만 예술가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정원 기자

  • 사람들
  • 강정원
  • 2025.11.24 17:03

[뉴스와 인물] 김항수 전북지방조달청장 “조달은 지역경제 움직이는 플랫폼…기업 성장 돕겠다”

김제에서 나고 익산에서 성장한 김항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공직자’로 통한다. 국무총리실 암행감찰 팀 근무, 조달청 핵심부서 경험 등 30년 가까운 공직 경력을 쌓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서는 ‘친화력’ ‘소통 형 리더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전북청장으로 취임한 그는 “조달은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플랫폼”이라며 전북 기업의 성장을 돕는 실질적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숨 가쁘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청장을 만나 조달행정의 방향, 지역기업 지원 전략, 조달 규제 혁신 등 전북 경제와 맞닿아 있는 과제들을 심도 있게 들여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느낀 소감과 다짐이 있다면 한 말씀. “전북도민들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저는 김제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고향의 산업 구조와 기업 환경을 잘 아는 만큼 더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취임 직후부터 현장을 가장 많이 찾아갔습니다. 조달행정의 핵심은 결국 기업의 공장, 연구소, 협회 사무실 같은 바로 그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것이 청장으로서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전북은 규모가 큰 기업이 많지 않고 산업 기반도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하지만 대학·연구기관·지원기관이 가진 기술 역량을 모으면 충분한 기회가 있습니다. 공공조달시장은 특히 중소기업에게 매우 큰 성장 통로입니다. 우리 청은 ‘공공조달 길잡이’ 프로그램을 강화해 기업이 조달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 겪는 어려움을 줄이고 있습니다. 제품 등록, 계약 절차, 기술 인증까지 전담 직원이 단계별로 안내하는 체계를 운영 중입니다. 올해만 60회 이상 컨설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 10개 기업이 종합쇼핑몰·벤처나라·디지털서비스몰에 신규 등록했습니다. 익산·완주·김제 산업단지를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길잡이’도 확대했습니다“ -공공조달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조달은 단순한 물품 구매가 아닙니다. 기업의 기술력과 품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실질적 경제정책입니다. 지역 중소기업이 조달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지역경제도 함께 좋아집니다. 우리 청은 ‘공공조달 파트너십 데이’를 정례화해 기업과 수요기관이 1:1로 상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도내 공공기관과 협회가 함께 참여하면서 기업들은 판로를 확보하고, 기관들은 우수한 지역 제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북중기청·전북교육청·중소기업중앙회·여성경제인협회 등과 협력해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조달-기술개발-고용확대-지역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전북지방조달청의 성과를 꼽는다면. “올해 조달사업 실적은 이미 1조9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연말에는 약 2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4년 연속 2조 원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공공조달 길잡이’와 ‘파트너십 데이’는 지역 중소기업이 단기 납품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도 강화해 기업의 판로 확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행정의 신뢰를 높이고 조달청의 역할을 더 확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내년 조달사업 실적 목표와 주요 방향은. “내년 목표는 2조5천억 원입니다. 하지만 숫자만 키우는 조달행정이 아니라 지역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AI·디지털서비스·친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전북 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안착하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기술기업에게 필요한 컨설팅과 현장 교육을 늘리고, 혁신제품 지정과 기술우수제품 판로 확보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공공조달을 통해 신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전북 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조달 규제 개선 방향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목소리는 “불합리한 요구 때문에 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수요기관의 과도한 조건이나 부당한 절차는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우리 청은 지난 7월부터 기관·기업·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며 조달 전반의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공정·자율·경쟁 중심의 조달 구조 개혁안을 마련하고,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 품질·납기 등 필수 요소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 전북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북지방조달청은 단순히 계약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지역 기업이 성장해야 전북이 성장한다”는 신념으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조달행정을 추진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기업의 노력과 기술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전북의 조달혁신은 도민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됩니다“ △김항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은 1972년 김제에서 태어난 김항수 청장은 1996년 공직에 입문했다. 해양수산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뒤 조달청으로 자리를 옮기며 품질점검·서비스계약·기획재정·혁신조달 등 조달행정 전반을 경험했다. 국무조정실에서 조정·감찰 업무를 수행하며 정책 현장을 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쌓았고, 조달청에서는 품질점검팀·서비스계약과·기획재정담당관실·혁신조달운영과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최근까지는 차세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구축추진단에서 통합추진팀장을 맡아 차세대 전자조달 플랫폼 설계와 데이터 기반 행정 고도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올해 7월 제35대 전북지방조달청장으로 취임했다. “공직은 기술보다 마음이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는 그의 신념이 앞으로 전북 조달행정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이종호 기자

  • 기획
  • 이종호
  • 2025.11.23 16:22

1년새 최고액···높아진 기름값 산업계 ‘울상’

기름정부의 유류세 인하율 감소와 함께 전북지역 기름값이 1년새 최고액을 보이고 있다. 높아진 기름값에 도내 산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주유업계는 정유사의 폭리 취득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730.46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휘발유값을 보였다. 경유 또한 1638원을 기록해 기존 1580원대의 최고액을 58원 갱신했다. 이 같은 기름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축소와 고환율이 꼽힌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물가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가량 인하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유류세 인하율을 10%에서 7%로,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는 15%에서 10% 각각 하향 조정했다. 또 이날 기준 1달러당 1472원의 고환율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내 산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군산에서 화물운송업을 하는 박모(50대)씨는 “기름값이 계속 인상되면서 한달 유류비만 10만원 가까이 올랐다”며 “가뜩이나 물량이 줄어들어 힘든 상황에 계속 기름값이 올라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제조업 공장에 다니는 김진연(30대)씨는 “높아진 기본비용으로 인해 공장가동을 해도 인건비 등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서 “높아진 산업원가를 개선하지 않으면 악화된 경기에 많은 기업들이 힘든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의 높은 기름값과 달리 원유 가격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뉴욕상업거래소 선물 기준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64.39달러로 최근 3개월 사이 가장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 또한 배럴당 59.14달러로 같은 기간 낮은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관계자는 “이번 주 국제유가는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종전안 초안 제시,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불발 가능성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낮아진 원유 가격과 달리 상승하는 국내 기름값에 대해 주유업계에서는 정유사의 ‘폭리’를 지적한다. 김문기 한국주유소협동조합 회장은 “유류세 인하율 감소와 함께 정유사가 그 틈을 타 가격을 인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고유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정유사들의 가격 인상은 심한 측면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기자

  • 산업·기업
  • 김경수
  • 2025.11.23 16:10

GTTF 글로벌 태권도 서밋 7일간의 대장정 성황리 마무리

전 세계 태권도 지도자들이 잊혀가는 ‘사범(師範)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글로벌 태권도 서밋(Global Traditional Taekwondo Federation Summit, 이하 GTTF 서밋)’은 단순한 국제무술대회가 아니라 ‘태권도의 본질 회복’을 위한 세계적 선언의 장으로 기록됐다. 이번 서밋에는 150개국에서 350여 명의 해외 태권도 사범과 150여 명의 가족 및 행사 관계자들이 참여해 총 500명 규모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태권도는 스포츠가 아닌 수련 문화이며, 지도자를 ‘코치’가 아닌 ‘사범’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지도자들이 손을 맞잡고 외친 한목소리는 분명했다. “태권도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도(道)’와 ‘예(禮)’다.” 개막식에서 준 리(Grand Master Jun Lee) GTTF 총재는 세계 사범들을 향해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는 메달을 위한 태권도가 아니라, 예의와 철학을 담은 전통 태권도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도자를 ‘코치’로 부르는 현실, 돈 중심의 승단, 경기 중심 교육… 이제 바꿔야 합니다.” 멕시코 GTTF 회장 써지오 차베스(Grand master Sergio Chavez)는 이번 운동이 단체 경쟁이 아닌 정신적 회복을 위한 실천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권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오직 태권도의 본래 가치를 바로 세우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어 페르난도 아바가 에드장(Fernando Abaga Edjang) GTTF 사무총장은 한국 조직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GTTF는 조직 확장보다 정신 회복을 우선으로 합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사범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18~19일 본격적인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는 전통 태권도 철학과 실전 수련이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격파, 호신술, 품새 철학 강의와 실전 수련 과정이 큰 관심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실전 중심의 수련을 체험하며 “승부 중심 태권도 교육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무도성과 정신’을 갖춘 태권도의 복원을 강조했다. 20일에는 서울 전통문화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경복궁, 인사동, 남산타워를 방문해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체험했다. 김경섭 한국대학태권도연맹 기술심의회 의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태권도 정신은 한국 문화와 분리될 수 없습니다. 한국을 이해해야 태권도를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외교부 홍보팀이 공식 취재에 참여했고, 전북일보가 6박 7일간 밀착 취재에 나서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2일 진행된 GTTF 승단 심사는 이날 가장 큰 감동을 남겼다. GTTF는 심사비를 받지 않으며, 기술보다 철학과 인격을 기준으로 사범 정신을 인증한다. 지도자들은 “상업화된 승단 문화와 차원이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고, 9단 수여 세리머니에서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총회에서 2026년 GTTF 개최지는 필리핀으로 공식 확정됐다. 이후 대륙별 미팅을 통해 국가별 확산 전략도 논의됐다. 이번 서밋은 태권도가 세계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예의·덕·도(道) 철학을 회복하기 위한 첫 국제적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선언했다. “태권도의 미래는 메달이 아니라 정신이다.” 전북특별자치도 고창이 고향인 준 리 총재는 폐막식에서 태권도의 방향을 다시 정립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태권도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도(道)입니다. 오늘 전 세계 사범들이 외친 이 선언이 미래 태권도의 기준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서밋은 ‘사범 정신의 부활’이라는 세계적 공감대를 남기며, 태권도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남게 됐다. 앞으로의 태권도는 경기 중심을 넘어 ‘수련 문화’의 본질로 회귀할 것인지, 전 세계 지도자들의 선택과 행동이 주목된다. 고창=박현표 기자

  • 고창
  • 박현표
  • 2025.11.23 16:09

민주당 1인 1표제 도입… 전북 공천지형 결정타

더불어민주당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구조와 심사 체계를 대폭 개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21일 회의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권 구조, 비례대표 순위 선정 방식, 예비경선 제도 신설 등 핵심 규정을 포함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직접민주주의 강화’와 ‘공천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지방선거 공천 경쟁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번 개정의 가장 큰 특징은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방식에서 대의원 중심 구조를 폐지하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모두에게 1표씩 부여하는 ‘1인 1표제’를 도입한 점이다. 기존 20대 1 비율이었던 대의원 가중치가 사라지면서 권리당원 참여 비중이 크게 확대된다. 그동안 대의원 조직에 의존해온 당내 권력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역·기초 비례대표 선출 방식도 전면 개편됐다. 기존에는 상무위원회가 비례대표 순번을 정했지만, 이제는 권리당원 100% 투표로 순위를 결정한다. 정당명부 비례대표가 ‘당의 얼굴’이라는 점을 감안해 당원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지방선거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예비경선(컷오프) 제도도 신설됐다. 후보자 수가 5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반드시 실시하고, 6명 이상이면 조별 경선도 가능해진다. 단체장 경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비경선 역시 권리당원 100% 투표로 진행된다.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는 절차적 장치가 추가됐다. 중앙당 재심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불복 시 다시 판단을 요청할 수 있는 이의신청 제도가 새로 생겼으며, 이를 담당할 공천신문고도 함께 설치된다. 공천 가산점 기준은 청년·여성·장애인 제도를 중심으로 조정됐다. 청년 가산점은 연령 구간이 조정됐다. 현행 기준은 △만29세 이하 25% △만30~35세 20% △만36~40세 15% △만41~45세 10%였으나, 개정안은 △만35세 이하 25% △만36~40세 20% △만41~45세 15%로 변경됐다. 장애인 가산점은 강화됐다. 중증장애인은 현행 25%에서 30%로 상향됐고, 경증장애인의 경우 기존 0%에서 10%의 가산점이 새로 신설됐다. 중증장애인이 동일 공직을 수행한 경우에도 1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부적격 심사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세 차례 이상 탈당 이력이 있는 ‘이합삼탈’ 인사에 대한 부적격 항목이 신설됐고, 예외가 인정되더라도 심사 -10%, 경선 -25% 감산이 적용된다. 여기에 교제폭력, 부정부패, 자본시장법 위반 등 새로운 부적격 항목도 포함됐다. 후보자 부적격 예외자에 대한 경선 감산 규정도 도입돼, 부적격 예외 의결을 받았어도 최대 100분의 20 범위 내 감산이 적용될 수 있다. 이번 개정은 대의원 중심의 조직 기반 공천 구조를 약화시키고, 권리당원 직접투표 비중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당내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 예비경선, 비례대표 투표제 전환, 강화된 부적격 심사 기준 등은 공천 경쟁에서 인지도·여론·조직력의 균형을 새롭게 재편할 요인으로 꼽힌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22 12:53

지자체에 불어온 정치의 계절…‘공직사회·정치권 주판알 굴리기’에 예산 작업 삐걱

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반년밖에 남지 않으면서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한 도내 공직사회의 ‘사내정치’도 노골화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주판알 굴리기가 심화하면서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작업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자체장 출마 예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출마예정자들의 물밑 싸움이 가열되면서부터다. 지방선거전 개막과 함께 공직사회에도 자신들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치의 계절이 찾아온 셈이다. 20일 전북정치권과 자치단체 관계자들 다수에 따르면 전북자치도를 중심으로 노골적인 줄서기와 눈치 보기 현상이 지난 선거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심해졌다. 앞서 우려했던 것과 같이 공직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의 사태는 현역 자치단체장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지선에서 전북도 등 공직사회가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은 도지사 선거 구도가 예년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고위공직자 출신인 김완주·송하진 두 인물 모두 전주시장에서 전북도지사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쳤고, 재선까지 무난하게 이뤄냈다. 비록 3선은 좌절됐으나 현재처럼 도지사 선거가 다자구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현역인 김관영 지사와 안호영·이원택 국회의원이 3자 대결 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정헌율 익산시장의 참전도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이원택 의원의 경우 송하진 시정과 도정에서 핵심 인물이었던 만큼 내부 사정에도 밝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역시 3선을 역임하면서 자신의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도지사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A씨는 “이들 중 누가 차기 도지사가 되느냐에 따라 ‘승진’이나 ‘부단체장’ 자리에 목을 매는 고위공직자들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어, 실적보다 처세에 활동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자치단체 정무직 등을 두루 경험한 B씨는 “표면적으로는 공무원의 정치 중립의무가 엄격히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며 “선거 전 인사 줄 바꿈, 암묵적인 태업 등 법망을 피하는 기술이 가히 예술적”이라고 꼬집었다. 지방 의회의 모습은 더 가관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북도의회 등 도내 지방 의회의 행정사무 감사가 지나친 과열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를 자신들의 진영을 이끄는 ‘주군’을 위한 대리전의 성격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의 권한을 전북을 발전시키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경쟁 상대를 꺾기 위한 합법적인 네거티브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는 도내 각 지역위원장이 도지사 선거에 있어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지를 직간접적으로 반영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자치단체 공무원 C씨는 “현역 단체장의 중점 추진 예산이나 현안사업을 담당하면 상대 진영에 속한 의원에게 무자비하게 공격 당한다. 단체장에 충성심을 보일 경우엔 그 정도가 더 한다”며 “반대로 적당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경우엔 의도적 태업으로 간주돼 다른 출마예정자와의 커넥션을 의심받는다”고 말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5.11.20 19:07

김관영 도지사 “예결위 설득할 논리 제대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20일 “내년도 국가 예산 작업에 승부처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라며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개발을 각 실·국에 당부했다. 김 지사의 이번 메시지는 사실상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강이 흐트러진 일부 공직자들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다. 20일 국회와 전북도 관계자 다수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국회를 찾아 예결위와 기재부를 중심으로 한 막바지 활동에 주력했다. 자신이 직접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 전북도 실·국·과장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실제로 전북도 수뇌부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일부 공직자들이 정치적인 판단에서 태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에서 정부와 정치권을 만나 김 지사는 곧바로 국회 인근의 중앙협력본부에서 기획조정실장, 중앙협력본부장, 실·국장들과 함께 예결 소위 대응전략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30여 분 정도로 짧게 진행됐으나 의도는 명확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이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은 지금의 기회를 확실히 살리자는 것이다. 김 지사는 부처와 국회에서 제기되는 의견에 따라 설명자료를 보완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협의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상황을 철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심사 과정에서 감액 제기 등 변동사안이 생기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도-시군-정치권 간 공조체계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예결 소위는 최종 예산반영 여부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단계”라며“중점사업을 중심으로 대응 논리와 자료를 끝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기재부·국회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20 19:07

토사매몰로 군산항 경쟁력 최하위

토사 매몰로 인해 대외경쟁력이 극도로 취약해지면서 물동량이 격감, 군산항의 위상이 국내 11개 주요 거점 항만 중 최하위에서 멈춰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군산해수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군산항의 물동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3.7%가 감소한 1594만여톤으로 전국 11억5100여만톤의 1.38%를 점유하면서 국내 11개 거점항만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군산항의 물동량 감소폭은 전국 항만 물동량 평균 감소폭 3%보다 크며 경쟁항만인 목포항의 물동량이 0.1%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 동안 전국 항만의 물동량이 전월 대비 4.6%가 감소하고 전년 동월 대비 0.8%가 증가했지만 군산항의 물동량은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10.8%와 8%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지난 9개월간 누적 물량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양곡의 경우 울산항이 12.7%, 평택 당진항이 1.5% 늘어난 데 비해 군산항은 무려 24.7%나 감소해 큰 타격을 안겼다. 목재나 잡화도 마찬가지다. 목재는 전국적으로 11.2%의 감소에 불과했지만 군산항은 2배가 넘는 25.4%나 줄었고 잡화는 감소폭이 7%로 전국 감소폭 2.3%의 3배에 달했다. 이는 올들어 전반적으로 항만경기가 침체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군산항의 토사 매몰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1~7부두까지 계획 수심을 만족하는 곳이 없는 등 수심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들어 9개월동안 군산항의 선박 입항수는 외항선과 연안선을 합해 총 2698척으로 전년 같은 기간 2908척의 93%에 머물고 있는 등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부두운영회사는 물론 예도선업계와 선박 대리점 등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는 등 항만종사자들의 생계 타격마저 크게 우려되고 있다. 항만관계자들은 “ 군산항의 토사매몰이 심각한 상태이지만 정부가 근본적인 준설 대책을 추진치 않는 탓에 수심 악화로 항만경쟁력이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고 들고 “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무역항으로서의 명맥도 잇기 힘든 상태가 예상된다.” 며 정부의 수심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봉호기자

  • 군산
  • 안봉호
  • 2025.11.20 19:04

[딱따구리] 의사봉, 담합 도구여선 절대 안돼

제9대 진안군의회가 지난 18일 임기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를 끝냈다. 주말을 빼면 7일 동안 하루 3개 부서씩, 부서당 2~3시간가량, 소위 ‘빡센’ 행감을 진행했다. 어떤 땐 저녁 7시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깊은 공부로 공무원들을 쩔쩔매게 만든 의원들에게는 고개가 숙여진다. 하지만 “있으나 마나 하다”라는 평가를 받은 의원들에겐 성찰을 촉구한다. 국회의원 못지않은 실력을 내보인 동료의원들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존재감 없는 의원들의 볼썽사나운 행위를 보자. 불필요한 자리 이탈이 가장 눈에 띈다. 어떤 의원은 회의장을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동료의원의 발언이 길어지면 ‘후-’하고 한숨을 내뱉다가 급한 용무가 아닌데도 자주 자리를 떴다. 회의 참여 시간보다 자리 비운 시간이 더 많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또 하나. 몇몇 의원은 질문거리가 없어 체면치레식 질문을 하면서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변죽만 울렸다. 군청 직원들에게 ‘공부를 당한 후’ 발언을 끝내기 일쑤였다. 다른 사람이 써준 원고를 서툴게 읽기도 했다. 자질에 의심을 살 정도였다. 압권은 행감특위 의사봉을 쥔 위원장이었다. 위원장은 군민 알권리 실현 차원에서 잘못된 군정을 짚어낼 수 있도록 질문과 발언 기회를 적절하게 부여하고 회의장 내 질서유지를 위해 힘써야 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부적절해 보이는 농담 섞인 발언을 던지는가 하면, 동료의원이 군정 핫이슈에 대한 난감한 질문을 펼칠 때 갑자기 의사봉을 치며 정회를 선언해 달궈진 감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멀리 충북 청주에서 시간과 돈을 들여 발걸음한 청문 증인에게는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의사봉을 쥐어준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의사봉은 엿장수 가위처럼 함부로 사용하라는 게 아니라 군민 알권리 실현 차원에서 쥐어진 것이다. 혈세 낭비 제지 도구여야 한다. 집행부와의 담합 도구여선 절대 안 된다. 진안=국승호 기자

  • 오피니언
  • 국승호
  • 2025.11.20 18:51

[현장 속으로] 농촌 의료 공백 채우기 위한 ‘왕진 버스’ 가보니

“평소에 허리 통증이 있었는데 왕진 버스 진료 덕분에 훨씬 좋아진 것 같습니다.” 20일 오전 9시께 방문한 김제시 백구면 부용초등학교 체육관은 진료를 기다리는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 의료진들로 붐볐다. 이날 진행된 ‘찾아가는 농촌 왕진 버스’에 방문한 어르신들은 대자인병원, 원광대학교 치과병원 등이 준비한 안과‧치과 검진과 채혈 혈당 분석, 수액 투여 등 여러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올해만 10번째 왕진 버스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원광대학교 치과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령자가 많다 보니 치아가 전체적으로 안 좋으신 분들이 많다”며 “어르신들의 치아 상태를 진료하고, 올바른 양치질과 구강 보조용품 사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 왕진 버스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지자체가 협력해 진행된 사업으로, 상대적으로 의료가 취약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의 미충족의료율(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사람의 분율)은 7.7%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왕진 버스를 통해 진료를 받은 어르신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다는 김정회(75) 씨는 “김제에는 의료시설이 부족해 평소에는 가까운 익산으로 진료를 보러 자주 갔었는데, 이렇게 의사분들이 무료로 직접 와서 진료를 해주는 것은 농민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일이다”며 “시력에 맞는 돋보기도 맞춰주고 치과 진료도 같이 해주니 참 좋다”고 웃었다. 신석길(75) 씨는 “다리 통증이 있고 혈압이 좀 높은데, 평소에는 병원 진료를 보러 편도로 30~40분 걸리는 전주나 익산으로 갔었다”며 “왕진버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집 가까운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편했고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왕진 버스 진료 과목을 다양화하고 운영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석분(74) 씨는 “오랜 기간 농사를 짓고 나이도 많아지니 몸이 부실하게 됐는데, 이런 행사를 해주는 것은 좋다고 본다”면서도 “취지와 행사는 너무 좋았지만, 진료 과목이나 운영 기간 등을 확대하고 조정해 준다면 더욱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왕진 버스를 함께 준비한 장승환 백구농협 조합장은 “농식품부, 농협, 지자체, 원대 치과 병원, 대자인 병원뿐만 아니라 김제 지역 교회들과 봉사단체도 동참해 더욱 행사를 잘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운 점은 시간과 장소가 한정돼 참여하지 못한 분들이 있었다는 것인데, 더욱 많은 단체가 연계하고 예산 등이 더 확대돼 더 많은 주민과 어르신분들이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문경 기자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1.20 17:39

김윤덕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22일 개통, 이동시간 43분 단축”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새만금–전주 구간(총 55.1㎞)이 22일 오전 10시에 개통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통으로 김제시 진봉면에서 전주시를 거쳐 완주군 상관면까지 이동시간은 76분에서 33분으로 43분 단축되고, 이동거리도 8㎞ 줄어든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총사업비 2조7424억 원이 투입된 왕복 4차로 노선이다. 이 노선 개통으로 동서 3축 새만금포항고속도로(311㎞) 전체 중 65%인 201㎞가 개통 상태가 되는 것이다. 특히 무주–성주–대구 구간이 지난 10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정부는 호남과 영남을 잇는 동서축 완성 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권 교통망 개선 효과도 크다. 새 노선이 서해안선·호남선·순천완주선·익산장수선 등 전북권 4개 축과 직접 연결되면서 지역 내 교통 혼잡 해소, 물류비 절감 등 연간 약 2018억 원의 경제적 편익이 기대된다. 고군산 군도, 모악산도립공원, 전주한옥마을 등 지역 관광지 접근성도 높아져 관광 수요 확대 효과도 예상된다. 도로 디자인 역시 지역성을 반영했다. 전주 전통가옥 대문을 형상화한 완산교 주탑은 ‘전주의 관문’을 상징하며, 김제평야의 볍씨 형상을 본뜬 김제휴게소는 지역 농업문화와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개통식은 21일 오후 2시 김제휴게소(새만금 방향)에서 열린다. 행사에는 김 장관과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 공사 관계자, 주민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하며, 건설 유공자에 대한 장관 표창도 수여된다. 김 장관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새만금신항 등 개발사업과 연계해 전북 접근성을 크게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전주–무주–성주–대구 등 미개통 구간도 적극 추진해 동서 3축 간선도로망 완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정부
  • 김윤정
  • 2025.11.20 16:57

전북 지방선거 경쟁 ‘구체적 비전 실종+혼탁화’ 점입가경

전북 지방선거 경쟁에서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실종됐다. 정치권이 지역발전을 약속하면서 각종 비전을 내놓은 대표적 시기인 ‘선거철’이 시작됐음에도 출마예정자나 정당들의 비전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정치권에선 지역을 제대로 만들기 위한 ‘철학’보다 ‘권력’을 잡기 위한 욕심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선거 캠프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돕는 출마자가 어떤 공직사회나 의회를 만들어서 낙후된 전북을 살릴 것인지를 강조하기보단 다른 진영 후보를 인격적으로 깎아내리는 데에 더 열중하고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초강세 상황 속에서 조국혁신당이 도전하는 형국인데, 도전자 입장인 혁신당 역시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보다 ‘전북 내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를 하는 방식으로 선거전략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가 지난 26일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 요건을 완화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부터는 자치단체장 선거 움직임이 정책설계에서 현금성 지원정책 확대로 방향성이 맞춰지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를 비롯해 각종 현물성 사업 역시 자치단체장 선거 과정에서 활용되는 추세다. 개정법으로 지자체가 재해복구나 사회간접자본(SOC) 같은 투자사업뿐만 아니라 민생소비 쿠폰, 현금지원금 등에도 지방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재정자립도가 최하위인 전북에서 빚내서 정치인의 업적을 홍보하는 경우로 귀결되고 있다는 게 행정·조세 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렇게 낸 빚은 장기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 2023년 발간한 <선거가 기능별 세출예산 구성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나 한국지방정부학회가 2022년 펴낸 <지방자치단체 현금성 복지 지출 실태와 정책적 함의>연구 논문에서도 같은 비슷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전북의 자식’을 자처하며 전북에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지역구 정치인이 부재한 만큼 행정 분야의 현안보다 정치적으로 이번 지선을 접근하고 있다. 혁신당의 출사표에서 가장 강조된 것도 내란척결로 전북지역 발전이나 도민 삶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제시되지 못했다. 전북도민을 위한 더 좋은 성장을 약속했으나 어떤 게 더 좋은 성장인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전문성 부족 현상 심화한 자리에는 지나친 혐오 마케팅도 고개들 들고 있다. 이 네거티브 전략은 과거보다도 교모해 졌다. 출마예정자 본인에 대한 흑색선전을 넘어서 캠프에 합류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유언비어를 창조해 내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업적깎아내리기 전략도 과거와는 다르다. 만약 A출마예정자에 대한 업적을 폄하하면 B출마예정자는 지역발전과 관련해 다른 전략을 제시하는 게 일종의 정치적 상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현직 단체장이나 다른 경쟁자와 공약이나 정책은 100%일치하면서 타인을 조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도민들의 관심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의원 공천을 둘러싼 소문이나 전개과정은 더욱 심각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전북에서 지방의원은 도당이나 지역위원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종의 공깃돌로 취급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재력이 상당하거나 사회활동이 활발한 지역유지의 혈연·지연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빗발치고 있다”며 “지방현안에 대한 이해나 철학 없는 무자격 후보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19 17:44

정청래 “당원직선제 하자”⋯전북 선거판 ‘조직력→인지도’로 중심축 이동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맞추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전북 선거판이 들썩이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만약 정 대표의 뜻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전북 지방선거의 경쟁력 기준이 조직력에서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 대표는 이번 민주당 전국기초의원·광역의원협의회 간담회에서 “당원 주권 정당으로 가는 당헌·당규 작업을 시작하겠다”면서 “내일(19일)부터 이틀간 당원 의사를 묻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64만 명 정도 되는 권리당원에게 1인 1표에 찬성하는지, 내년 지선 1차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100% 경선 참여에 찬성하는지, 기초의원·광역의원 비례대표는 권리당원 100%로 뽑을 수 있는지 묻겠다”고도 부연했다. 이는 사실상 정 대표의 뜻이 권리당원의 권리 강화에 있음을 천명한 셈이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 “(당원주권 확대는)획기적인 풀뿌리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 차원에서 공천혁명으로 생각한다”며 “당원 의사를 물어 참고해서, 중앙위원회에서 잘 결정할 수 있게 당원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재차 역설했다. 정 대표가 지역위원장인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박찬대 의원과의 당 대표 경쟁에서 권리당원 투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지방선거 경선에 있어 당원주권 확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선 전북은 민주당 공천이 당선 가능성을 만드는 지역으로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선 지역위원장과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원모집으로 사실상 이 당원모집 과정은 다단계 조직과 비슷한 형태로 이뤄진다는 평가다. 특이할만한 점은 이 모집당원 수가 곧바로 인지도나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 전체를 ‘조직전’에서 ‘당원 직선전’으로 완전히 바꿔버리는 결과가 나온다면 대의원·지역 인맥·조직력이 핵심인 기존의 선거 캠프의 전략과 구조는 즉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정 대표의 생각에 전북을 비롯한 전북 기초·광역의원·단체장 출마예정자들 사이에서 조용한 반발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도당과 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약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 중앙당의 경선 설계와 대중적인 정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전북 자치단체장 선거에선 스타 정치인이 드문 만큼 대외인지도와 누가 더 발로 뛰고 대중 친화적이냐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이럴 경우 장점은 지역정치의 줄서기 구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거나 기자회견 때마다 후보자들이 지방의원이나 대의원을 문자 그대로 회견장에 줄 세워 세를 과시하는 것은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다. 대신 그 시간에 더 많은 당원을 만나거나 정책을 개발해 여론에 자신을 부각하는 편이 당원 중심의 경쟁에선 유리하다. 정 대표의 경우에도 박찬대 당시 당 대표 후보가 친명계 핵심으로서 현역 의원 조직력에서 앞섰으나 김어준 씨 등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을 주도하는 유튜버나 스피커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승기를 잡은 바 있다. 서울=김윤정 기자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11.18 17:49

[딱따구리] 책상보다 논두렁이 먼저였다

부안 농정을 취재하다 보면 늘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누렇게 익은 벼 사이로 장경준 과장이 나타나는 것이다. 회의실보다는 들판과 창고, 검사장에 더 자주 서는 공무원이다. 농민들은 “오기만 하면 금방 방향이 잡힌다”고 말한다. 공공비축미 매입이 시작되면 그는 논두렁에서 검사장, 건조장, 양곡창고까지 꼼꼼히 살핀다. 2~3주 가까이 현장을 지키며 각 단계의 변수를 직접 확인한다. “쌀 산업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흙냄새가 배어 있는 말이지만, 현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통찰이다. 그는 단순 물량을 넘어 구조개편 신호로 사안을 읽는다. 부안밀 제빵학교를 통해 생산과 가공, 관광을 잇는 플랫폼 실험도 진행 중이다. 전국 밀 생산의 9%를 차지하는 부안의 강점을 산업화하려는 시도다. 농업인 복지에도 속도를 냈다. 올해부터 농민수당을 ‘농업인 단위’로 확대해 1만 2213명이 직접 지급받고, 청년·귀농인의 정착 요건을 2년에서 1년으로 낮췄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생생카드와 편의장비, 건강검진 지원도 그의 “불편을 먼저 듣겠다”는 원칙에서 나온 변화다. 부안 쌀 브랜드 ‘천년의 솜씨’는 GAP·생산이력제·단백질 검사 등 엄격한 품질관리로 7년 연속 국가브랜드 대상, 25년 명품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온라인과 대형마트 판로 확대까지 더해 농가 소득 기반을 탄탄히 했다. 스마트팜 지원도 현장 행정 중심이다. 올해 10여 농가에 자동환경제어·센서·단열 개선을 지원하고, 도입 농가 교육·사후관리·컨설팅을 하나로 묶은 것도 “기술은 사람이 이해해야 돌아간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한 원칙이 있다. 책상이 아니라 현장이 먼저라는 것. 그는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정책가’다. 부안=홍경선 기자

  • 오피니언
  • 홍경선
  • 2025.11.18 17:05

전북 지역 고속도로 낙하물 피해 꾸준⋯“관리 책임 강화해야”

고속도로 낙하물로 인한 피해가 전북에서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과적‧적재 불량 단속 체계를 강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전북본부 관리 노선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낙하물 피해는 총 101건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8월까지 총 16건의 고속도로 낙하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본부 관리 노선에서 사고를 가장 많이 유발했던 낙하물의 종류는 석재류로 27건이었고, 철제류가 20건, 타이어가 10건, 플라스틱류가 7건으로 집계됐다. 전북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낙하물 사고로 인한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실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낙하물 사고 손해배상 건수는 2285건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0년 337건이었던 손해배상 신청 건수는 2024년 470건으로 5년 동안 40%가 증가했다. 석재‧철제류 등 낙하물은 밀도가 높고 무게도 무거워 차량과 충돌 시 운전자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으며, 타이어 낙하물 또한 차량 추돌·전복 등 치명적인 2차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국도로공사가 낙하물 신고 포상제와 AI 적재 불량 단속 CCTV를 도입해 낙하물 사고에 대응하려고 노력 중이었으나, 과적과 부실 정비로 인한 낙하물 사고는 매년 근절되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는 고속도로 차량 적재물 포장 및 고정에 대한 단속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낙하물에 대해 정확히 포장하거나 고정했는지의 문제인데, 경찰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세이프티카 등 순찰 차량에도 관련 단속 권한을 줘야 한다”며 “현재 과적 단속은 의무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는데, 단순히 중량만 측정할 것이 아니라 적재물이 정확히 고정돼 있는지를 관리하는 계도권을 과적 단속 검문소에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몇 렌터카나 중고차 사업체에서는 차가 입고장에 들어가면 카메라가 전체 스캔을 통해 수리 여부와 고장 여부를 바로 확인하는 기술을 적용 중”이라며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도 유사한 시스템을 설치, 낙하물 사고 발생 시 해당 구간을 지난 차량을 조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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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경
  • 2025.11.18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