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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후유증 크게 없어요…안심하고 접종받으세요”

27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청 앞. 초록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75세 이상 노인들을 직접 맞이했다. 거동이 불편한 75세 이상 노인들의 백신접종을 돕기 위해 결성된 운송지원단들이다. 오늘 백신 맞으러 오신거죠?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신원을 확인 지원단은 발열체크 후 백신 접종장소로 향하는 버스에 노인들을 태웠다. 수송지원단에 열흘간 참여했다는 최모 씨(49)는 우황청심환을 먹고 오시는 어르신도 있을 정도로 백신 접종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업무가 힘들긴 해도 코로나19 종식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 보람된다. 백신 접종이 빨리 이뤄져서 마스크를 벗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이자(Pfizer)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종식을 위해 김승수 전주시장도 직접 나섰다. 이날 김 시장은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할 때 열 체크를 하고 신분증 검사를 하는 업무를 도왔다. 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버스 승차를 돕기도 했다. 접종 후유증을 걱정하는 시민의 모습에 김 시장은 저도 백신을 맞았다면서 후유증이 크게 없다. 걱정하지 말고 접종 받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김모 씨(77)는 원래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며칠간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했었는데 시장이 직접 와서 버스 타는 것도 도와주고 괜찮다고 하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인다고 안심했다. 김 시장을 비롯한 운송지원단은 어르신들을 안심시키랴, 인원파악하랴 눈코 뜰새 없이 바빠 보였다. 버스 출발시간이 됐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어르신도 있어 일일이 전화해 확인하기도 했다. 명단이 누락된 경우도 있었다. 동시에 백신접종을 하기로 한 부부는 남편은 명단에 있었지만 아내는 명단에서 누락된 것이다. 상황을 인지한 수송지원단은 즉시 보건소에 연락을 취해 명단을 재갱신했다. 차량에 탑승한 노인들은 화산체육관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후 귀가했다. 시는 지난 8일부터 거동이 불편한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백신접종을 돕기 위해 순환버스를 운행 중이다.

  • 보건·의료
  • 이동민
  • 2021.04.27 18:25

[현장속으로] “미얀마에 따뜻한 정성을” 전북지역 성금 마련 행사 ‘성황’

21일 전주대학교에서 재한미얀마 전북학생회 관계자들이 미얀마 전통 음식인 샤짬을 판매하며 미얀마 군부 쿠데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 캠페인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초여름 날씨를 보인 21일 점심,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미얀마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 캠페인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재한미얀마 전북학생회 주최로 열렸다. 미얀마 전통음식을 도시락 형태로 만들어 팔았는데, 점심시간과 맞물려 긴 줄이 이어졌다. 괜찮아요. 사랑했으니 가도 됩니다라는 의미를 가진 미얀마 가요에요.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보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를 때 많이 들었어요. 지금 미얀마 상황을 생각하면 말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파요. 한국 유학생 친구들끼리 고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하기로 했죠. 우리의 마음이 담긴 미얀마 음식을 맛보고 계속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행사에는 전주대를 비롯해 전북대, 전주비전대, 전주기전대에 다니는 미얀마 유학생 80여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평소에도 타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고충을 나누며 끈끈한 우정을 다져왔다. 학생들은 미얀마 까친족의 전통 비빔밥인 Shat jam(샷잠)을 준비했다. 쌀과 고기, 버섯, 완두콩, 당근, 옥수수 등 다양한 야채가 조화를 이루는 이 요리는 예부터 까친주 지역에서 특별한 날에 만들어 먹었다. 지금은 미얀마 전역에서 사랑받는 대중음식이 됐다. 이번 행사에 총책임을 맡은 미얀마 학생 A씨는 전북에 있는 미얀마 유학생 대부분이 까친족 출신이어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고향을 떠올렸다며 한국과 전라북도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고 있어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식자재마트에서 현지 식재료를 맞춰 구입했고, 조리도 직접 했다. 현장에서 판매할 도시락은 1000명분을 준비했고 예약을 통해 200명분은 배달했다. 미얀마사랑 전북연대와 선교봉사단체 행복한아시아에서도 적극 힘을 보탰다. 이날 도시락 2인분을 사서 귀가하던 시민 김모씨(40전주시 중화산동)는 SNS를 통해 행사 소식을 보고 미얀마의 국가 상황이 많이 어려운데 우리 지역에서 그들을 돕는 행사가 마련됐다고 해서 와봤다며 어려운 시국이 빨리 해결돼 미얀마 사람들이 자유롭게 집에 가고, 우리들도 맘 놓고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주대 국제교류원은 차량과 행사부스 등을 지원했으며 국제학생봉사단에서도 현장에 나와 행사 진행을 도왔다. 학교 선교봉사처 직원들은 미얀마 친구들의 어려움에 함께 하기 위해 부서 직원 17명이 오늘 샷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며 두손 가득 음식을 사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이날 도시락 판매 수익금은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애쓰는 연방군에게 보내 의약품과 생필품을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1.04.21 19:19

[현장속으로] ‘교통사고 잦은 길’이라는데… 암행순찰차에 딱 걸린 얌체운전자들

주위에 다른 차도 없고, 앞차가 (엑셀을) 밟길래 저도 모르게. 암행순찰차 단속이 일반도로로 확대된 첫 날인 1일, 전주시 조촌동에서 군산 방면으로 가는 왕복 4차선 도로 번영로에서 적신호에도 멈추지 않고 달리던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신호위반으로 적발됐다.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은 현장에서 A씨에게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5점을 부과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 20분께 한 화물차 운전자는 1차로에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속도를 크게 줄이더니 중앙선을 밟고 그대로 좌회전을 했다. 이 장면을 포착한 암행순찰팀은 즉시 사이렌을 켜고 ****번 화물차, 갓길에 정차하세요라고 지시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운전면허증을 제시해달라는 경찰관의 요구에 근무지까지 수시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여기(적발 장소)에서 좌회전을 하지 않으면 저 앞에 있는 신호등까지 한참을 더 직진한 뒤에 돌아와야 해서 복잡하다며 여긴 고속도로도 아니고 차도 많이 안 다녀 반대 차선에서 차가 안오는 것을 확인하고 회전한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암행순찰팀 경찰관은 고속도로에서만 운영하던 암행순찰차를 한달전부터 일반도로로 확대해 시범운영하고 오늘부터 정식 단속에 들어갔다며 단속 카메라나 순찰차가 없는 곳에서도 늘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도로 주변에는 교통사고 잦은 길이라는 경고문구가 적힌 붉은 바탕의 표지판이 설치돼있었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이 길목에서만 승용차화물차 6대가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등으로 단속됐다. 현재 전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은 8명이 2~3인으로 조를 이뤄 활동하고 있다. 전주군산익산 주요 도로에서 도내 전지역과 시내 외곽으로 순찰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사고다발구간과 사망사고 발생지역, 등하굣길 학교 주변은 집중 단속 지역이라며 앞으로는 암행순찰차에 속도위반카메라도 장착해 이륜차(오토바이) 불법주행,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1.04.01 18:55

[현장속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 대비 모의훈련 실시

23일 오후 2시께 전주시 완산구 평화보건지소 앞. 백신을 품고 있는 검은색 차량 한 대가 도착했다. 잠시 후 검은색 차량 내부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은 남성이 백신을 담은 아이스박스를 품고 내렸다. 행여라도 내부 약병이 흔들리까봐 조심조심 보건소로 들어갔다. 백신을 담은 통은 인수인계 후 곧바로 냉동고로 옮겨졌다. 백신이 보관되는 냉동고는 영하 75~80도를 유지할 수 있는 초저온 냉동고다. 이 냉동고는 외부에 디지털온도계가 설치되어 있어 문을 열지 않아도 온도를 알 수 있다. 보건소 직원들은 수시로 온도를 확인하며 백신보관 상태를 체크한다. 백신접종 대상이지만 요양시설 등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 보건소 직원들은 수량을 확인 후 직접 시설을 방문, 접종에 나선다. 보건소 직원들은 파란색 보호구에 마스크, 아크릴마스크까지 착용한 뒤에나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환자들은 체크 후 예진표를 작성, 보건소 파견 의사가 예진을 한 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이뤄진다. 접종 후에는 30분간 이상반응 모니터링실에서 부작용 여부를 살펴본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119구급대원도 이 상황을 지켜본다. 모든 과정은 이날 진행 된 코로나19 방문예방접종을 대비한 모의훈련 과정이다. 보건소 직원 1개팀 2개조의 방문 접종인력이 노인요양시설에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시행 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오는 26일부터 65세 미만 요양시설과 정신요양재활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이 시행된다. 1차 접종은 방문 접종으로 진행되며, 23개소 671명이 대상자다. 2분기에는 65세 이상 시민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 및 종사자, 3분기에는 만성질환자와 19~64세 성인, 4분기에는 미접종자와 2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이어지게 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대규모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초유의 일이자 시민 건강과 직결된 일인 만큼 각별한 대비와 만반의 훈련이 필요하다며 전문가 및 협력기관과 힘을 합해 빠르고 안전하게 접종을 진행, 시민들이 조속히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
  • 최정규
  • 2021.02.23 18:12

[현장속으로] 다시 찾아온 추위·눈길에 도민들 ‘꽁꽁’

날이 온화해지면서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절기인 우수(雨水)를 하루 앞둔 17일, 전주시 서노송동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두꺼운 외투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모자와 우산으로 눈발을 가르며 출근길 걸음을 재촉했다. 직장인 이모 씨는 어제 일기예보를 보니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두고 출근했다며 최근 날이 풀렸다가 갑자기 다시 추워져 겨울 패딩을 다시 꺼내 입었다고 말했다. 시내 도로상황도 마찬가지. 이날 오전 8시부터 내린 눈이 도로 곳곳에 쌓이면서 출근길 교통 안전을 위협했다. 금세 도로에 눈이 쌓여 차선이 일부 가려졌고, 출근 대열에 합류한 차량들은 앞 차를 등대 삼아 움직였다. 비상등을 켜고 도로 바깥쪽에서 서서히 주행하는 차량도 여럿 보였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도내에서 교통사고 117건이 신고됐다. 이날 오전 1시 31분께 남원시 주생면 영천리 부근의 순천완주고속도로에서 택배를 실은 화물차량이 제설차를 들이받아 화물차운전자 1명이 숨졌다. 오전 2시 17분께 부안군 줄포면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인근에서는 승용차가 가드레일에 추돌하면서 운전자 등 3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다. 전주기상지청이 발표한 이날 오전 6시 기준 아침 최저기온은 진안 영하 10.7도, 장수 영하 9.6도, 무주 영하 9.3도, 완주 영하 7.6도, 김제 영하 6.5도, 전주 영하 6.8도로 나타났다. 무주, 진안, 장수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고 군산, 김제, 부안, 고창 등 서해안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추위를 더욱 실감케했다. 적설량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순창 18.6cm, 정읍 14.4cm, 김제 8.6cm, 군산산단 7.1cm, 전주 1.4cm를 기록했다. 전북도 긴급구조통제단은 이날 한때 순창에 대설경보가, 전주군산익산정읍임실김제군산부안고창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비상근무 인원을 47명 보강해 운영했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18일 절정을 이룬 후 19일 낮부터 남서풍이 불면서 차차 기온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눈이 내리면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얼어 미끄러우니 차량 운행시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가 중요하다며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으니, 건강관리와 더불어 수도관계량기 동파 예방 등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1.02.17 18:33

[현장속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 높은데… 헌팅포차·감성주점 ‘우르르’

2명이서 들어가서 4명이서 나와요. 다들 그러기 위해 이곳에 오는 거에요.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께 전주 서부신시가지 앞. 쿵짝 쿵짝. 신나는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게 앞에는 20대 청춘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유리창 구조였지만 소주광고판 등으로 가려 외부에서 잘 볼 수 없게 만들었다. 한 가게는 뿌연 드라이아이스 내부를 덮었고 사람이 있는지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가게 내부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잊은 지 오래다. 술과 안주를 마시며 마스크는 벗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아크릴판을 설치했지만 점차 테이블 아래로 내려지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간의 간격은 따닥따닥 붙어 이야기를 나눴다. 취기가 오른 청춘들은 가게 안에서 모두 미어켓과 다름없었다. 다른 이성과 합석하는 이른바 헌팅을 위해서 상대방을 물색하는 모습이다. 4명이상 출입을 하지 못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내려졌지만 가게 내부에서는 5인, 6인이 서로 술잔을 부딪쳤다. 신나는 음악소리에 서로가 밀착해 춤을 추는 모습도 보였다. 마치 최근 헌팅포차 형태로 영업을 하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진 서울특별시 광진구 헌팅포차와 판박이였다. 서부신시가지의 일부 가게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헌팅포차 형태로 운영됐다. 흡연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청춘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긴 대화를 주고받은 뒤 자연스럽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오후 8시 50분께 술을 마시던 청춘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돼서다. 청춘들은 좁은 거리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다음은 어디로 가서 마실까, 내일 또 만나서 한 잔하자는 등의 대화를 30여 분간 이어갔다. 일부 청춘들은 술은 마신 뒤 가게 앞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에 그대로 몸을 실어 운전대를 잡는 모습도 보였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신시가지 일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헌팅포차감성주점 형태로 운영하는 가게는 총 6곳으로 파악된다. 이 곳 일부 가게들은 지난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놨음에도 헌팅포차 및 감성주점형태로 운영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2달여간의 영업을 정지 받은 바 있다. 방역법을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어 전북도는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용대 도 특별사법경찰관은 신시가지 내 헌팅포차감성주점 업주들이 단속을 나가면 아크릴판을 올리고, 춤을 추는 행태를 잠시 멈추고 있어 현장적발이 어렵다면서 마스크 단속도 1차 권고 후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어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 광진구 등 집단감염 사태가 나오는 만큼 신시가지 일대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등을 수시로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1.02.07 17:31

[현장속으로] ‘긴급대피명령 6년 5개월’ 익산 모현 우남아파트 주민들 ‘시름’

멀쩡한 아파트를 금방 무너질 것처럼 낙인찍어 놔서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삽니다. 다른 걸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내 재산권이 온전히 행사될 수 있도록 제발 대피명령을 해제해 주세요. 설 명절을 열흘 앞둔 2일 오전 10시, 익산시 모현동 우남아파트 거주민들이 울분을 쏟아냈다. 아파트값 하락, 전입신고 불가로 인한 불편 등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심지어 6년 넘게 아무 이상이 없었기에 지난해 자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한 세대주도 있었다. 익산시는 지난 2014년 9월 11일 모현 우남아파트 103세대를 대상으로 긴급대피명령을 내렸다. 관련 법령에 따라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은 재난위험시설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6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파트는 무너지지 않은 채 여전히 45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익산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2019년 5월과 8월 2차례에 걸친 공론화위원회 까지 열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거주 중인 세대들과 이주해 버린 세대들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2차 공론화위원회 이후 정밀안전진단 실시가 결정됐고,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진단이 이뤄졌다. 결과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시설물 사용제한 필요성이 있는 D등급. 이에 대해 현재 거주 45세대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피명령 해제를 원하고 있고, 이주 세대는 재건축을 원하면서 평행선 걷기가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익산시는 구조 보강 후 긴급대피명령 해제, LH 재생사업 추진, 민간시행 재건축 방안 검토 등 크게 3가지 방안을 가지고 2월말이나 3월초에 3차 공론화위원회를 연다는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거주 세대는 대피명령 해제를, 이주 세대는 재건축을 원하고 있는데 양측의 입장이 합치되지 않으면 행정에서 어떤 방식이든 추진할 수가 없다면서 양측 주민들의 의견을 계속 듣고 취합해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적극 논의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제를 위해서는 보수보강을 통한 등급 상향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 D등급을 B~C등급으로 상향하기 위한 부분 보강이 37억원 정도로 만만치 않고, 건축물관리법상 시가 보조를 할 수는 있지만 준공 30년 가까이 된 아파트에 보수보강 예산을 투입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송승욱
  • 2021.02.02 16:25

[현장속으로] 도로 옆 수년간 쌓인 건축자재, 운전자 안전 위협

자기 땅이 아닌 곳에 이렇게 수년간 건축자재를 쌓아놔도 되는 건가요. 13일 오전 김제 금산면 성계리 금평로. 도로 옆 부지에는 약 10㎞ 정도에 걸쳐 크고 작은 건축자재가 쌓여있었다. 대부분 농수로 설치에 사용되는 자재로, 철근이 심어져 있는 하얀색 사각형 돌부터 원형 돌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왕복 2차선인 도로 가까이 쌓여있는 자재는 샛길로 우회전하는 차량의 시야를 방해했다. 이렇다보니 운전자가 샛길에서 차량이 다가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 10여 분간 지켜보니 우회전 차량과 샛길에서 나오는 차량이 충돌할 뻔한 상황도 연출됐다. 마을주민 A씨는 건축자재에 가려 시야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로 그간 이곳에서 자주 추돌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변을 돌아보니 이 같은 건축자재는 도로 옆 빈 공간 등 여러 곳에 쌓여있었다. 주민 B씨는 자신의 땅도 아닌 도로 한 켠에 이 같은 건축자재를 수년째 쌓아놓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바람이 불면 자재에 쌓여있는 석면가루 비슷한 것이 날려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업체 측은 팔아야할 자재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서 잠시 쌓아놨다고 설명했다. 업체 대표 C씨는 지난해 김제시청에서 운전자 시야에 방해가 되니 치워달라고 해 일부를 처리했다면서 자재를 놀 공간이 부족해 한적한 도로 한 켠에 임시로 놓은 것 뿐이다. 빠른 시일 안에 치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리 감독기관인 김제시는 명백한 불법도로점용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건축자재가 침범한 면적이 일부 업체 소유토지와 맞물려 있어 크지 않고, 무조건적인 행정집행보다는 업체의 자발적으로 자재를 옮기라고 권고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도로와 밀접하게 자신의 소유지가 아닌 곳에 물건을 쌓아논 것은 불법도로점용은 분명하다면서 현재 업체 측에 공문을 보내 쌓인 자재들을 치워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업체가 자재들을 계속해서 쌓아놓는다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최정규
  • 2021.01.13 16:56

[현장속으로] 도로변 쌓인 눈더미, 안전운전 위협

아침 운전 중에 도로변에 쌓인 눈더미가 얼핏 녹은 것 처럼 보여 그 위로 지나갔는데 한순간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졌습니다. 출퇴근을 위해 이른 아침과 어둑한 저녁에 운전대를 주로 잡는데, 또 눈더미를 밟아 미끄러질까봐 운전하는 내내 긴장되죠. 전북지역에 최근 많은 눈이 내린 이후 기온이 다소 풀렸지만 중앙선과 갓길 등 일부 도로에 쌓인 채 방치돼있는 눈더미가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을 또 한번 방해하고 있다. 12일 출근길부터 전주를 비롯해 전북지역에 내린 눈으로 도로상태가 미끄러워져 주의가 요구됐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북에서는 교통사고가 58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고처리를 하지 않은 사고까지 감안하면 발생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전주시 진북동, 진북터널-진북교-안덕원로로 이어지는 직선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조심스럽게 통행하고 있었다. 전라북도교육학생회관 사거리에서 전주중앙중 방향으로 주행하는 차량 중에서는 도로 우측에 쌓인 눈더미를 밟지 않으려고 차선 왼쪽으로 기울어져 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눈길 위에서는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차간에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지만 쌓여있는 눈을 밟지 않기 위해 차선 바깥쪽으로 운행을 하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차량간 충돌이 우려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 운전자는 눈이 많이 내린 후 어느정도 녹고나니 시내 도로 중앙이나 가장자리에 눈이 검게 변해 쌓여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그래선지 요즘엔 그 눈을 밟지 않으려고 차선 안쪽으로 치우쳐서 운전하는 차들이 많고 빗물처럼 튀어 사고 위험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차량이 대기하는 시간이 비교적으로 긴 교차로와 버스 정차 구역 등에서도 시민들의 불편이 제기되고 있다. 차량 회전 시 눈이 쌓여있는 도로 가운데를 지나야할 때, 버스택시 승하차 시 쌓인 눈을 밟아야 할 때 등이다. 덕진완산구청에서 나서서 기린대로동부대로 등 시내 주요 도로에 대한 전반적인 제설작업을 마쳤지만, 일부 외곽도로와 이면도로에는 다 치우지 못한 눈이 쌓여있어 안전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8일부터 장비 8대를 투입해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한 제설작업을 마쳤고 오늘 오후부터 일기 상황이 양호돼 자연적으로 눈이 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전 노선에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오전에 눈이 내린 것에 대해 도로 순찰을 해보고 필요한 경우 구청 쪽에 제설작업을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1.01.12 17:20

[현장속으로] 방역대책 강화됐는데… 출퇴근시간대 시내버스 이용객 감염 불안

#. 출퇴근을 위해 매일 1시간씩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할 정도인데 시내버스는 늘 사람들로 붐비고 있고 감차까지 돼 모순적인 상황면서 만차가 아니더라도 바로 옆 사람들과 바짝 붙어 가거나 버스가 흔들리면서 승객들간에 부딪친 적이 많아 감염 우려로 늘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 6일 오전 전주 고사동에서 만난 휴학생 B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일주일에 세 번 버스를 타는데 시내다보니 저녁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일부러 차를 보내고 다음 차를 기다린 적도 많다며 코로나 이후에는 버스를 타면서도 감염 걱정을 안할 수가 없고, 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대화하는 사람이 있으면 멀찌감치 피해있거나 자리가 나도 잘 안 앉게 된다고 말했다. 출퇴근 등을 위해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감차 운행 등으로 승객 밀집도가 커지면서 불안감과 불편감이 늘었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시민들은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 등을 고려하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6일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버스 운행을 줄이니까 한 버스에 사람이 더 많아져서 붙어서 타게 돼 불안하다, 버스를 타고 직장을 다니는데 요즘 코로나로 인해 감행 운행된 데다 시간도 변경돼 아침마다 불편을 겪고 있다, 코로나때문에 배차간격이 늘어 추위에 오랜 시간 기다리기 힘들다, 버스시간을 줄여 이동을 줄이자는 의견은 좋지만 출퇴근시간대 인파가 한 버스에 몰아타니 힘들다 등의 글이 올라와있어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따라 변화된 시내버스 이용 환경에 대해 겪고 있는 불편감을 짐작케 한다. 이에 대해 전주시 시민교통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내버스 이용률이 크게 감소해 기존 408대에서 80여대 감차 운행하고 있다며 출퇴근시간대 혼잡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승객들을 분산시키기 위한 강제적인 조치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시내버스 방역관리에 대해서는 매일 기사들이 차고지 등에서 운행 전후 좌석과 손잡이 등에 대한 자체 소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차량내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착용 의무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도 또한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중교통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계도활동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버스택시 등 운수종사자와 승객들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미이행시 과징금을 부과하고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승차거부를 할 수 있다며 각 시군에도 공문을 보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에 대해서 만석이 안되도록 최대한 거리를 두고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태경
  • 2021.01.06 18:41

[현장속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된 첫 주말, 전주 시내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후 첫 주말을 맞이한 전주 시내 유흥가는 2~30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지난 17일 저녁 9시께 객리단길. 코로나19로 잠시 운영을 중단하고 리모델링에 돌입했던 주점들은 다시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반 음식점에서 음주를 즐기는 시민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집합금지명령이 해제된 곳들도 젊은이들이 줄을 이으며 다시 활기를 띠었고, 일명 헌팅포차라고 불리는 술집은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객리단길 A 주점 대표는 추석 연휴부터 방문객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문을 닫은 곳들도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발열 체크, 방문 기록지 작성, 테이블 거리두기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며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진 분위기다. 주점 입구에는 방문 기록지가 마련돼 있었지만, 방문지 작성을 요구하는 직원은 드물었다. 특히, 거리에서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를 벗고 서로 이야기하거나 침을 뱉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과 관련해 시도별 재량권이 부여된 만큼 이달 2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점검 강도를 유지할 계획이다며 고위험시설을 중심으로 점검 대책반 인원 편성, 횟수를 그대로 하고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곳들은 2단계에 맞는 행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선찬
  • 2020.10.18 18:10

전주 마전고분, 곳곳이 훼손으로 '몸살'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마전고분(馬田遺蹟)을 교육 목적으로 문학대공원에 이전 복원했지만 이후 별다른 관리없이 방치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공원의 마전고분은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초기 철기시대,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 생성된 묘제로 역사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 교육 가치를 갖고 있지만 재현된 무덤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개발 이전 문학초등학교 일대에 위치한 마전유적은 원래 마전마을을 감싸며 형성된 구릉 사면부에 해당했다. 발굴조사 결과 마전유적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전기 장방형주거지 1기와 초기철기시대 수혈식 석곽묘 3기, 삼국시대 고분 5기 등의 묘제가 확인되었으며 또한 다수의 토기류와 철기류 등 유물 약 1300점이 발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전주시는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조성사업을 진행 중 문화재 발굴을 담당하던 사단법인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해 삼국시대 고분군과 고군 봉분이 발견됐다. 이후 이를 두고 개발을 주장하던 전주시와 문화재 가치가 높은 만큼 보존을 주장하는 발굴팀 양쪽의 입장이 대립했고 문화재청은 역사적 가치는 높지만 보존 시 진행 중인 도시계획 피해액과 국보급 유물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전 복원으로 접점을 찾아 2008년에 현재의 문학대공원이 조성됐다. 2일 오후 전주시 효자동 3가 1587번지 공원에 들어서기 위해 계단을 오르자 광장 입구에 마전고분군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팻말이 있었지만 빛이 바라고 갈라져 안내문이 잘 보이지 않았다. 광장입구를 지나 약 10m정도 걸음을 옮기자 고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고분 주변에는 별다른 조치 없어 얼핏 보면 공원 내에 있는 언덕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에 공원을 찾는 시민들도 고분에 올라 사진을 찍거나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또한 해당 유적공원은 애견공원으로 유명세가 나면서 주말에는 많은 애견인들이 공원을 찾는다. 이날도 애완견과 산책을 사온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애완견들은 공원 곳곳을 뛰어다니며 고분에 올라 땅을 파거나 배설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다 보니 곳곳에는 애완견들의 배설물 흔적과 발자국, 흘러내린 토사 등의 훼손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원을 찾은 박예준 씨(31)는 아무리 재현무덤이라도 방치가 되어 있는 것은 문제다며 무덤 주위에 사람과 동물이 못 오르게 울타리를 설치하고 유적공원의 의미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다. 당시 발굴을 진행했던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마전고분군처럼 다양한 시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고분은 드물다며 재현무덤이라도 역사적 교육 가치가 높은 만큼 방치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문학대공원에 대한 문제와 민원이 있어 3000만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울타리 설치 등 시설물 정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이번 정비 사업을 통해 문학대공원이 유적공원 가치를 잘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19.04.02 20:25

[전주 덕진연못 배스 낚시 현장 가보니] “송사리 다시 보일 때까지 낚싯대 던져야죠”

이 물고기 입 좀 보세요. 이렇게 크니 몸집 작은 토종 물고기들은 싹 잡아먹힌다니깐요. 30일 낮 12시 전주 덕진공원 팔각정. 공원을 오가는 연인들 사이로 낚시꾼 다섯 명이 등장했다. 형광조끼를 입은 등 뒤로 덕진공원 환경지킴이 외래어종 배스 퇴치가 눈에 띄었다. 김승중, 황찬모씨 등 덕진공원 환경지킴이 다섯 명은 팔각정 앞에 낚시 채비를 풀었다. 5분 만에 이강현씨의 루어(가짜 미끼 낚시)가 요동쳤다. 움직이는 것은 무조건 물고 보는 잡식성 외래어종 배스가 물쌀에 흔들리는 가짜 물고기들을 덥석 물었다. 30분 만에 무려 배스 30여 마리가 잡혔다. 한 명이 5분에 한 마리씩 잡은 셈이다. 이날 진행된 배스 낚시는 지역 환경단체들이 2015년 덕진연못 내 외래종 배스 퇴치를 촉구하자 전주시에서 내놓은 해결책이다. 공격성이 강하고 육식을 선호하는 잡식성인데다가 번식력이 좋아 순식간에 타어종을 급감시키고 세력을 불리는 배스로 인해 덕진공원 토종어종이 씨가 말라버린 탓이다. 특히 전주 대표 명소이자 생태호수를 표방하는 전주 덕진연못의 외래어종 퇴치는 전주시의 숙원이다. 이에 따라 시는 덕진공원 환경지킴이 10명에게만 배스 퇴치의 목적으로 낚시를 허용했다. 덕진공원 환경지킴이들은 2015년부터 매년 늦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덕진연못에서 주기적인 배스 낚시를 해오고 있다. 황찬모씨(67)는 많을 땐 혼자서 온종일 배스 100마리를 잡을 때도 있다며 번식력이 강해 매년 부화한 지 1~2년된 배스들이 무더기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강현씨(53)는 오늘은 물이 탁해 물고기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평소에는 배스 무리가 떼지어 다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니 연못을 점령한 셈이라며 10여 년 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 송사리, 붕어, 잉어들을 구경했는데 이제 토종들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본래 덕진연못은 잉어, 붕어, 가물치 등 토종 어류가 살던 곳이지만 배스에게 대부분 잡아먹혀 최근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배스가 건들지 못하는 대형 잉어 수십 마리 정도만 종종 볼 수 있는데, 최근에 부화한 새끼 잉어는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게 지킴이들의 설명이다. 배스에게 모조리 먹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3년전 덕진공원 환경지킴이를 위촉한 후 사실상 외래어종 퇴치에는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덕진공원 수질개선 사업이 추진되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는 허울좋은 청사진만 내세우고 있다. 김승중 환경문화조직위원장은 낚시로라도 개체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배스는 급증해 수질개선 악화 등을 심화시킨다며 아무도 신경쓰지 않더라도 우리가 매년 낚싯대를 들고 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20년전엔 뻥튀기 조각 하나만 던져도 붕어 떼들이 몰려들었다니까요. 지금은 반응이 없어요. 텁텁한 못 물에 산 것만 잡아먹는 배스만이 붕어가 어디 있나 휘젓고 다닐 뿐이죠. 소중한 지역의 생태적 명소가 옛 모습을 되찾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보현
  • 2018.10.30 20:04

[현장 속으로]추석 승차권 예매 첫날 전주역 - 스마트폰 대기인원 보고 깜짝 "표 못 살까 봐 아침 일찍 나왔죠"

명절 기차표 예매를 위해 역사에서 밤을 꼬박 지새우는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 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역을 찾아 기차표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호남전라장항중앙선 등 2018년 추석 열차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29일 찾은 전주역에도 70여 명의 시민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저마다 손에 추석승차권 구입신청서를 들고 있었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의 왕복 기차표를 사러 온 이청수 씨(54)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오랜만에 딸을 본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예매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날 인터넷 예매가 시작된 7시를 조금 넘겨 접속했더니 대기 인원이 1만5000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 씨는 딸이 혹여나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고향 오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급하게 전주역을 찾았다. 이 씨는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지 않겠나. 하나도 수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줄을 서 기다리는 시민 가운데는 20대 박철규 씨(28)도 있었다. 으레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 같은데 직접 역을 방문해 추석 기차표 예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 씨는 대학 다닐 때 수강신청하는 것보다 명절에 맞춰 기차표 예매하는 게 더욱 어려운 것 같다며 처음부터 인터넷 예매는 포기하고 일찍 역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와 박 씨 모두 원하는 추석 기차표 예매에 성공해 가족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예매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마음 졸이며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 시민이나 디지털 예약 시대에 역을 찾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 가족에 대한 마음은 한가지였다. 한편, 이날 전주역에서 발매된 추석 열차 승차권은 모두 403매. 이날 오후 4시 기준 추석 상하행선 대부분이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일반
  • 천경석
  • 2018.08.29 19:56

[현장속으로] 김제 금구면 봉림냉굴 가보니 - "냉장고 연 듯"…19℃ 바람 맞으러 폐금광 북적

지난 7일 오후 1시께 김제시 금구면 봉림마을 봉림냉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금광(金鑛) 입구에 마련된 264㎡(8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마을 주민들의 시원한 웃음 보따리가 터졌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아픔이 스며있는 폐금광에 마을 주민들이 모인 이유는 뭘까. △27년간 주민들 폐금광에서 여름나기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에어컨 바람보다 폐금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시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색 여름 나기 풍경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냉장고 문을 연 느낌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 점심이 끝날 시간인데 서너 명이 입구에서 자리를 찾아 헤맸다. 1~29번까지 자리 번호가 붙어 있었지만, 앉을 자리가 없었다. 가족과 지인, 친구들은 저마다 식사를 마친 뒤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실내는 19도를 유지하며 36도 정도의 외부 온도와 큰 차이를 보였다. 폐금광 안으로 100m쯤 들어가니 16도까지 떨어졌다. 봉림냉굴의 소유주 나중식 씨(78)는 폐금광 안의 구조가 복잡하고, 깊게 들어갈수록 위험해 정확한 길이를 잴 수가 없다면서 평소에는 폐금광 출입을 제한하지만, 여름철에는 금광 입구까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봉림마을 주민들이 폐금광 입구에서 반짝 음식 장사를 하는데, 수익금은 품삯과 마을발전기금으로 활용한다. 봉림마을 오정인 이장(79)은 27년 전부터 7~8월마다 피서객들을 위해 폐금광을 개방했다면서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발걸음이 잦다. 춥다는 사람들을 위해 이불도 비치해 뒀다고 말했다. △일제 수탈 현장, 역사관광콘텐츠로 김제시 금구면 일대에는 현재까지 봉림냉굴과 양석냉굴, 상목냉굴, 오산수직굴 등 폐금광 4곳이 남아있다. 김제시 소유인 상목냉굴을 제외하고 모두 사유지(私有地)다. 1900년대 초반부터 채굴을 시작한 금광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5년 금광정비법이 시행되면서 폐쇄됐다. 특히 금 채굴이 왕성했던 김제는 과거 일본인에게 수탈의 대상이 될 만큼 폐금광의 규모도 남다르다. 금구면 대화리 양석마을에 있는 양석냉굴은 입구에서 수직으로 60m를 내려가면 330.58㎡ 규모의 공간이 나온다. 금맥을 따라 약 60㎞ 굴이 연결되는 등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선열들의 피땀이 섞인 폐금광을 지자체 차원의 역사 관광 콘텐츠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지자체에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여름철 두 달간 음식이 판매되면서 위생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제문화원 김태규 사무국장은 김제시 금구면은 과거부터 금을 중심으로 일제 수탈의 역사가 깊은 곳이라면서 폐금광을 지자체가 나서 역사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제시 문화홍보축제실 관계자는 지난 2013년 금구면 일대 폐금광 조사 당시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관광화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추가로 금구면 일대 폐금광이 관광 마스터플랜에 포함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8.08 20:31

[현장속으로] 배수로 작업 훼손된 동고산성 서문지 - 깎고 파헤치고 '엉터리 공사'…후백제 찢겨지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44호 동고산성(東固山城) 서문지가 공사자의 무지로 훼손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변에서 배수로 설치 작업을 하던 문화재 수리업체 직원이 굴착기를 동원해 동고산성 서문지를 파헤쳤다. 1100여 년 전 후백제 견훤의 발자취가 담긴 동고산성 서문지가 훼손되면서 전주시는 즉시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전문가를 불러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찾아간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산 25번지 동고산성 서문지 현장 주위엔 크기가 다양한 돌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이곳은 경사가 완만한 언덕처럼 보였다. 후백제 견훤 왕성의 정문 격인 서문지는 그동안 흙에 덮힌 상태로 보존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현장 상황은 둥근 언덕이 직각으로 깎여 있었다. 현장 관리소장은 장마철 대비 산사태 등을 막으려 배수로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배수로를 파기 위해 굴착기가 진입해야 하는데, 서문지 주변 땅을 깎아 길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파헤쳐진 비탈길에는 모래에 파묻힌 오래된 돌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나무 주변에 쌓여 있던 돌이 대거 훼손됐다. 당시 배수로 설치 작업과 함께 나무뿌리 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서문지 주변 땅을 팔 당시 현장에는 굴착기 운전자 1명과 외국인 근로자 1명 등 총 2명이 있었고, 해당 관리소장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2시 훼손된 동고산성을 발견한 주민 임영배 씨(61)는 선산을 찾아가 마음을 달래는 도중에 파헤쳐진 동고산성 서문지를 발견했다며 굴착기 운전자 1명과 외국인 근로자 1명이 땅을 파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문 옆 산성 내의 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시설인 수구(水口)도 무너졌다. 그는 수년 전 전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복원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수구가 내려앉았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서문지에 진입로를 만들어 배수로를 모두 파내고 나서야 종합문화재수리업체 직원은 작업을 멈췄다. 그야말로 밀어붙이기식 공사였다. 전주시는 지난 9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 예산 4800여만 원을 들여 동고산성 서문지 토사 및 토목 제거, 배수로 설치 등 보수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굴착기 작업으로 지반이 약해진 이곳 서문지는 기존에 쌓여 있던 돌도 밀려 내려오며 점점 원형을 잃어 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박화성 전주시 전통문화유산과장은 해당 업체가 공사를 하면서 진입로가 없다면 미리 시에 보고해야 했다며 문화재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거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후백제 견훤의 왕성(王城)으로 전해지는 동고산성은 지난 1981년 4월 1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됐으며, 전주시에서 1981년 개괄조사 이후 2015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발굴조사 및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수십여 년간 9억6000만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7.15 20:03

[남승현 기자의 신문 배달] 늦을까 노심초사…밤 11시부터 '달려~'

새벽 3~4시부터 신문 돌린다고요? 천만에요. 한번 따라와 보세요!(하하) 지난 30일 오후 10시, 전주시 남노송동 전북일보 전주지사 사무실. 3~4평 좁은 공간에서 조승현 지사장(50)이 이같이 말했다. 직원없이 혼자 일하는 그는 전북일보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신문이라고 했다. 각 시군에 전달하는 전북일보는 다른 지방지와 함께 묶여 배달되지만, 독자적으로 전북일보 하나만 배달하는 기사가 있는데, 바로 그다. 종이를 배달하는 게 아니라 뉴스를 전달하고 있는 전북일보 배달원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조 지사장을 따라 오후 10시 50분 금암동 전북일보사에 도착했다. 10분 뒤 배달 기사가 탄 승합차 여러 대가 순차적으로 도착했다. 다들 티셔츠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11시 16분, 신문을 가득 실은 1톤 트럭이 보였다. 조 지사장은 보통 일과는 밤 11시쯤 시작한다며 오늘처럼 늦을 때도 있는데, 그러면 배달이 전반적으로 늦어진다고 했다. 인쇄소를 출발해 신문사에 도착한 트럭은 발송차로 불렸는데, 차 안에는 5월 31일자 전북일보가 실려 있었다. 배달 기사들은 도내 14개 시군을 비롯해 서울본부 등 지역별로 구분된 신문을 오토바이 등에 싣고 배달을 떠났다. 오토바이 뒤 바구니에 신문 두 뭉치를 실은 조 지사장은 가장 먼저 중앙성당에 도착했고, 신문 2부를 던져 정문 안으로 넣었다. 맑은 날씨인데도 배달된 신문에는 비닐이 덮여 있었다. 실외에 배달되는 신문은 새벽 이슬에도 신문이 쉽게 축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배달전 비닐에 넣어 정성껏 배달한다. 중앙성당에서 시작해 기업은행, 완산경찰서로 이어지는 라인을 돌며 신문을 배달한 조 지사장은 다시 지사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문 앞에는 발송차가 두고 간 신문이 쌓여 있었고, 그중 400여 부를 오토바이에 실은 그는 이번엔 풍남문~남부시장을 돌며 신문을 배달했다. 조 지사장은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며 신문을 배달했다. 새벽 1시, 새벽 4시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새벽 1시 평화동의 한 지국에서는 밴딩 작업이 시작됐다. 전북일보를 비롯한 지방지 및 중앙지 10여 개를 끈으로 묶는 작업이다. 전주 시내 주요 아파트는 각 신문을 따로따로 기사들이 일일이 배달하지 않는다. 대신, 아파트별로 취합된 각 신문은 새벽 3시께 신문배달 아주머니가 아파트 세대를 돌며 배달한다. 새벽 4시까지는 전주 서신동우체국에 들러야 한다. 직접 신문을 배달하기 힘든 오지나 타 지역은 우편으로 발송한다. 우편을 통해 완주군 일부 지역을 포함해 광주, 충청, 경기, 강원도 까지도 전북일보가 배달된다. 조 지사장은 다시 사무실에 들러 오토바이를 바꿔 탔고, 신문 150여 부를 실었다. 완주군 삼례로 가려면 큰 오토바이로 달려야 한다고 했다. 봉동산업단지부터 다시 신문을 돌렸다. 마지막 우석대학교는 본관 19층까지 오르내려야 했다. 오전 6시 30분에 모든 배달을 끝낸 조 지사장은 엄청 빨리 끝난 것이라고 했다. 겨울철 눈이 오는 날에는 오토바이 운전이 더뎌 오전 10~11시에 배달을 마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커피를 타주면서 고생하신다는 독자들의 격려는 20여 년 신문 배달 경력의 조 지사장에게 큰 보람과 위로를 준다고 했다. 조 지사장이 가장 신경 쓰는 건 세월이었다. 80~90년대 신문이 배달되는 새벽 3~4시면 대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가져가는 독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두터운 애독자가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요즘 새 구독자를 붙잡는 게 그때처럼 쉽지 않다. 그는 오전 7시쯤 집에 도착해 아침 식사를 하고 전북일보를 펼친다. 잠깐 눈을 붙였다가 오후에 사무실을 찾는다. 새벽 우편 작업을 위한 용지를 미리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웃음기 가득한 조 지사장은 전북일보의 독자는 열정이 대단하고 충성심이 높은 측면에 속한다며 오랜 세월 변치 않고 정론을 지켜온 전북일보를 배달한다는 자부심을 만들게 한 독자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전북일보를 배달하는 그의 모습은 취재를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자의 하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기자에게 더 큰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31 21:13

[레미콘공장 옆 장수 반송마을 가보니] "텃밭 상추도 못먹어요"…모래 날림에 주민들 신음

바람이 불면 창문도 못 열어요. 20여 년 전 들어설 당시 마을에 행여 보탬이 될까 주민들이 기대했던 레미콘 공장은 마을의 골칫거리가 돼 있었다. 공장내에 쌓아둔 모래더미의 모래는 고스란히 날리면서 25가구가 사는 이 작은 마을에 흩날렸고 주민들은 이에 따른 불편을 호소했다. 28일 오전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반송마을. 70대 할머니가 300m가량 떨어진 마을 옆 야산 중턱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레미콘 공장이 쌓아둔 모래가 마치 작은 산처럼 보였다. 모래는 봉우리를 형성하는 듯했고, 희뿌연 가루가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그는 작은 텃밭에 키운 상추도 공장에서 날아온 모래 때문에 먹기 힘들다고 했다. 레미콘 공장 모래 더미 주변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산처럼 쌓인 모래와 비교해 가림막의 높이는 턱없이 낮았고, 일부 구간은 설치조차 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모래 더미를 향해 물이 뿌려졌지만, 모래 날림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반송마을 이장 오기석 씨(62)는 바람이 불면, 창문이나 문을 여는것은 생각지도 못한다며 (공장에서)가림막을 설치했지만, 형식적이어서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취재 내내 모래 날림으로 인해 헛기침이 나왔다. 이로 인해 주차한 차량의 유리창과 휴대전화 액정에는 작은 모래 입자가 달라붙기까지 했다. 덤프차량이 쉴새 없이 다니는 탓에 마을 곳곳에서 날아온 모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 주택은 창문이 닫혀 있었고, 마을 중심에 설치된 정자(亭子)는 유리창으로 사방이 막혀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 논을 매던 서환성 씨(79)는 물을 뿌려도 효과가 많지는 않다며 모래가 계속 날리는 곳에서 쌀을 수확해도 품질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자녀는 시내로 다 보내고 지금은 71세 아내와 둘이 마을에 산다며 그럭저럭 지내왔는데, 애초 공장이 어떻게 들어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깨끗하고 쾌적하다고 알려진 이 마을 뒷산에는 숲길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2018년 도유림 숲길 조성사업이 그것인데, 마을에 설치된 공사 안내판에는 장수 지역특화조림단지 내 숲길 신규조성으로 역사와 문화가 있는 쾌적하고 안전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적혀 있었다. 전라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반송마을과 연결된 산에 등산로를 조성하고 있다며 탐방객에게 피해가 우려될 경우 해당 공장에 모래 날림 저감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장수군 관계자는 일부 차단막이 설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개선 조치 명령을 내렸다며 또한 마을과 인접한 공간에 과도하게 모래를 쌓아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한 행정처분을 비롯해 민가와 떨어진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 대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레미콘 공장 측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모래 날림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측면을 인정한다며 스프링클러를 추가 설치하고 모래 높이를 낮추는 방식으로 모래 날림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28 21:19

['술 판매 금지' 대학축제 가보니] 주막문화 사라진 대학축제, 푸드트럭·편의점이 뜬다

대학교 축제 기간 주막에서 파전을 굽던 시절, 많은 신입생은 선배와 교수에게 술 한 잔과 함께 안주를 올렸다고 한다. 한 해 학교생활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지금 대학생들도 그런 떨림을 느낀다. 대신, 테이블에 오르는 메뉴는 파전과 두부김치에서 스테이크와 케밥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행정당국이 촉발한 이른바 주막 금지령에 전북대학교가 푸드트럭 및 편의점에서 공수한 술과 안주로 반격을 가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축제 첫째 날이었던 지난 23일 밤 11시 전북대 소운동장.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 어깨춤을 추던 역사교육과 17학번 A씨는 후배 3명과 함께 게임을 하다 타이밍을 놓쳐 종이컵에 담긴 소맥을 들이켰다. A씨는 추가 벌칙으로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다. 마시던 술이 부족했기 때문. 그는 학교 안에서 술과 안주를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게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면서도 술을 밖에서 사와야 해 불편해진 것 같다고 했다. 소운동장에 설치된 200개의 접이식 간이 테이블과 의자에 대학생이 빼곡했다. 푸드트럭 수십 대가 이들을 에워쌌다. 스테이크와 케밥, 닭강정, 꼬치, 김치찌개 등을 조리하는 연기가 섞여 침샘을 마구 자극했다. 학생들은 5000원 안팎인 푸드트럭 음식을 안주 삼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학생들에게 술을 판매제공하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학교 밖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산 술과 안주, 물이 테이블에 놓였다. 대세는 대용량 술이었다. 가까운 편의점도 왕복 20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 먹을 수 있는 페트병에 담긴 1.8리터짜리 소주맥주가 인기다. 이제 대학가에 주막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바야흐로 셀프의 시대다. 그동안 전북대는 축제 기간 주막 행사를 운영하며, 학과별로 파전과 두부김치 등 간단한 음식과 술을 팔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주막을 없애고, 학생들에게 자체적으로 술과 안주를 준비토록 했다. 그러나 셀프 주막을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손수 만든 안주를 나눠 먹으며 교수와 제자가 술잔을 기우는 정감있는 주막 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셀프 주막으로 달라진 축제 풍경은 막내가 음식을 준비하며 선배와 교수를 대접하는 축제 문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축제 때만 느끼는 정이 사라져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생들이 학교축제 기간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전국 대학교에 보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음식 판매도 포함된다. 주막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면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허가를 받지 않으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부의 주막 금지령에 전북대 총학생회 측은 학생들이 술을 외부에서 구매해 오도록 하는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뒤처리 문제도 자리를 깨끗이 청소한 뒤 인증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박진 총학생회장은 소운동장에서 술을 먹을 경우 유리나 캔은 위험할 수 있어 가급적 페트병으로 된 주류 반입을 권장했다며 축제 첫 날이지만, 대부분 학우가 건전한 축제 분위기에 잘 협조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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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승현
  • 2018.05.24 20:59

[남원 대강면 사석리 두바리봉서 발견된 마애불상 살펴보니] "보물 지정해도 손색 없을 것"

남원시 대강면 사석리에 자리잡은 거대한 마애불상이 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마애불상 크기가 사람 몇 배를 넘지만 마을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3시간을 올라가야 닿는 산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길이 아닌 곳에서 보니 보였다. 남원향교를 30여 년간 지켜오며 마애불상을 발견한 이계석 (사)전통문화보존회 이사장(65)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꼭꼭 숨겨진 불상을 찾으니 모든 일이 잘 되겠다고 했다. 21일 오전 7시 30분, 남원시 향교동 남원향교에서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를 따라 차로 40분을 달려 대강면 사석리 약수암에 도착했다. 고개를 드니 고리봉과 두바리봉, 삿갓봉이 보였고, 이 중 553.3m짜리 두바리봉을 타기 시작했다. 등산로로 가면 3시간이 소요되지만, 이 이사장은 절반이 단축되는 코스를 택했다. 오전 10시께 봉우리 중턱에 이를 무렵 이 씨가 멈추더니 사진기를 들었다. 옆으로 길쭉한 돌이 겹겹이 포개져 있었다. 그는 절터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다시 산행이 진행됐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깎인 바위를 맨손으로 타기 시작했다. 봉우리가 두 개인 두바리봉의 한 꼭대기에는 무덤이 보였다. 반대편 봉우리에 이르러 10여분 남짓 나뭇가지를 꺾어가며 300m 정도 내려가니 3m를 웃도는 돌무더기가 보였는데, 그 중 하나에 부처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바위에 새겨진 부처는 가늘게 뜬 눈에 뭉툭한 코, 오므린 입이 또렷했다. 두 손은 합장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다리가 신비롭다. 양반다리를 한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바닥에 돌출된 두 발이 또 보인다. 일반적으로 앉아 있는 모습의 불상을 마애좌상이라고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애불상이라고 불렀다. 그는 매고 온 가방을 풀더니 김밥과 음료수를 꺼냈고, 부처 앞에 놓인 재단으로 보이는 돌 위에 올렸다. 이어 불상 앞에서 두 번 절을 올리며 예를 갖췄다. 두바리봉에 큰 불상이 있다는 주민의 말에 산을 며칠 동안 헤맸어요. 전통문화보존회 회원이 다 하산하고, 해가 질 무렵 우연히 이 불상을 찾았죠. 이 정도 크기면 주변에 큰 절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불상 주변에는 깨진 토기가 여럿 보였다. 그가 말했다. 해가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지는 모습을 다 볼 수 있는 명당이다. 아마도 땅을 파보면 토기가 더 많이 나올 텐데 그런데 기록이든 설화든 지명이든 어디에도 두바리봉에 있는 마애불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남원시에는 신계리 마애여례좌상(보물 423호), 계령암지 마애불상군(보물 1123호) 등 마애불상 5개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지리산을 낀 지리적 특성 탓에 남원시는 불교 문화도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식 남원문화원 사무국장은 통일신라, 고려시대에 불교문화가 발달하면서 부처의 정신을 돌에 새긴 마애불상이 생겨났다며 특히 남원에 깊은 산이 많아 아직도 마애불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 이사장이 발견한 두바리봉 마애불상에 대해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두바리봉의 규모와 관리상태 등으로 볼 때 보물로 지정해 관리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남원시가 좋은 불교 문화를 꾸준히 개발 관리하고 마애불상 답사 등 테마형 관광개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남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현재 남원에 30개 이상의 마애불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마애불상을 포함한 문화재 발굴을 위해 연구소에 용역을 맡겼으며, 두바리봉 마애불상 등을 검토해 가치 있는 문화재는 등록하고, 관광 콘텐츠 개발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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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승현
  • 2018.05.2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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