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전북인] 김제출신 박원규 서예가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하석(何石) 박원규 서예가(76)는 “서예란 단순히 붓으로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니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며“서예는 음악이자, 무용이며, 미술이고, ‘예’이자 ‘도’인 한자 문화권 최고의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추사 김정희이래 최고의 명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원규 서예가는 1979년 제1회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서단에 본격 등단하고, 1984년 첫 작품집 ‘계해집(癸亥集)’을 시작으로 총 30여 작품집을 냈으며, 1985년 작품집 '마왕퇴백서노자서임서본(馬王堆帛書老子書臨書本)'이 1988년 미국 하버드대 도서관에 소장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김제시 백구면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김제 부용초, 익산 남성중•고를 거쳐,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학생 때부터 사서오경을 배우고 익히기 시작하여 지금껏 50년 넘게 공부를 해온다“며 ”나의 창작의 샘은 고전이고 그 고전이 다시 붓 끝을 통해 새로운 고전 작품으로 창조되기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한자 문화권에만 있는 독특한 예술 장르인 서예는 문방사우(文房四友)인 붓, 먹, 벼루, 종이를 이용해 문자를 쓰는 과정으로서 박 작가는 “강암 송성용, 독옹 이대목(대만), 긍둔 송창, 월당 홍진표 등의 문하에서 각각 서예와 전각, 한학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1978년 제10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금상, 1979년 동아미술제 대상(서예부), 2013년 제9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대상, 2016년 일중(一中)서예상 대상 등을 수상하였고, 한국서예대전 심사위원,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서예반 지도 강사, 1999년 전문잡지 월간 까마 창간, 2001년 영화 취화선 서화 제작•총괄, 후학 양성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활동해 오고 있으며, 한국서예 100년전, 현대미술 초대전, 한국서예 40대 작가전, 동아미술제 수상 작가 초대전, 평창올림픽기념 한중일 서예전, 동아시아 4대 서예가전 등 주요 기획전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묵향 가득한 압구정동 그의 서실에서 만난 박 작가는 “서예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신 생전의 부모님 은혜에 항상 감사한다”며 “세월이 더 할수록 나룻배 타고 만경강을 건너던 고향 생각도 더 진해진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 흐름에 발맞추어 “K-팝(POP)처럼 K-서예(書藝) 한류문화 창달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박원규 서예가는 “서예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한•중•일 서예 3국 중 중국은 서예 인구도 많고 일본은 축적된 문화가 있는 반면, 한국 서단은 젊은 세대들이 한문과 꽤 멀어져 있고 서예층도 얇은 편이어서 안타까운 상황이다”며 “‘서예올림피아드’미국 개최 실현을 통해 한국서예의 세계화를 이루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저서로‘박원규 서예를 말하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