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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지평선 문학상' 수상한 최유라 시인 "시는 나의 삶 자체…날마다 새롭게 시작"

투병 생활 중 문학 도전
30년간 시 창작에 전념

“30대 중반쯤 건강이 안 좋아졌을 때 ‘이렇게 죽기는 억울하다. 뭘 해야 후회 없이 세상 살다 떠날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어요. 망설임 없이 생각난 단 하나, ‘문학’이었죠.”

제5회 지평선 문학상을 수상한 최유라(69) 시인. 두 차례 건강의 위기에도 30년간 시의 본질과 예술성에 천착해온 문학에 대한 집념, 고향에 대한 애착심과 인간적인 자질을 높게 평가받았다.

“익산 남성여고 재학 시절, 홍석영 소설가로부터 문예반 수업을 받았어요. 그때 국문과 진학을 추천받았지만 집안 사정상 이루지 못하고 가슴에 묻었죠. 제가 시에 대한 열망을 다시 꺼내게 된 건 자녀와 건강 때문이에요.”

최 시인은 “1987년 당시 자녀의 담임이 전북여성회관(현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이 주최하는 ‘여성 백일장’에 학부모 대표로 나가라고 권유했지만, 처음엔 거절했었다”면서 “ ‘나에게 말하는 것처럼 어머니도 최선을 다하라’는 아들의 말에 떳떳한 부모가 되고자 참가했고 수상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투병 생활 중이었는데 더 늦기 전에 진짜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

시인은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학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문학 공부를 했다.

<전북문학> , <여류문학> , <한국현대시문학> , 김제문인협회 등에 속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던 중 50대 후반에는 위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은 더 강해졌다. 아픔과 어려움을 주위에 털어놓기보다는 글에 열정을 쏟았다는 시인.

그는 “나에게 시는 삶이고, 삶은 시”라며 “삶이 버거우면 시도 버겁고, 삶이 가벼우면 시도 가볍다”고 말했다. 이어 “내 시가 비록 허약할지라도 두려워 나아갈 수 없는 길도 나아가게 용기를 준 것이 시였고, 혼자 숨 쉴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도 시가 마련해줬고, 날마다 새롭게 출발할 방향을 생각하며 걷게 해 준 것도 시였다”고 설명했다.

그저 묵묵히 내 삶을 살아온 것인데 상을 받아 쑥스럽다는 최 시인.

“처음 문단에 나왔을 때 뵈었던 최승범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시를 하나의 장신구로 사용하지 마라. 그 말씀을 새겨들어 문단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거나 상에 관심을 두지 않고 활동해왔는데 이렇게 상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치열했던 시간을 지나 느슨해진 요즘, 새로운 채찍으로 알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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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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