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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공모전 대상 정방원 작가 “세계에 묵향 퍼지도록 노력”

실험·창의성 돋보인 ‘채근담구’ 출품, 수상 영예
“문화예술은 경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큰 힘 지녀”
“튼튼한 뿌리 내리고, 건강한 가지 뻗는 작가될 것”

“동양 3국을 넘어 전세계에 묵의 향기가 전해지도록 노력하는 묵객이 되겠습니다.”

세계 서예 전북비엔날레 기념 공모전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정방원 작가(41). 하얀 뿔테 안경을 쓴 채 걸어들어오는 그의 모습은 ‘서예 하는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색적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눠볼수록 겉으로 보이는 쾌활함보다 내면 깊숙이 짙은 묵향을 지니고 있는 묵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섯 살 때 할아버지의 권유로 붓을 잡은 작가는 열 살 무렵 본격적으로 서예의 길로 접어들었다. 형과 함께 놀기 위해 시작한 서예는 평생의 사명이 됐다. 고되게만 느껴졌던 묵객의 길 속에서 학정 이돈흥, 우관 김종범, 현담 조수현, 마하 선주선, 효봉 여태명 등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으며 단단한 서예가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에는 강암서예대전 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서예 전북비엔날레에서 불과 두 번의 도전 끝에 얻은 대상이라는 영광 안에는 가족이라는 큰 버팀목이 서 있다. ‘10년을 하면 내가 알고, 20년을 하면 남이 알아주고, 30년을 하면 세상이 알아본다’는 아버지의 충고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정 작가는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배려해 준 형과 어머니,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가 붓을 잡은 지 30년이 넘는 해라는 것이 특히 공교롭다.

‘나는 우리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는 것이며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갖는 것뿐이다’ 작가는 평소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을 인용하며 “특히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대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공모전 대상 정방원 작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공모전 대상 정방원 작품.

그러면서 “문화예술은 국경도 넘고 사상, 관념 등 모든 면을 초월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큰 힘을 지녔다. 그중에서도 서예는 예로부터 동양 3국의 최고의 문화예술이라고 한다”며 “세계의 서예가들과 묵향을 즐기는 묵객들이 모이는 큰 잔치에 ‘서예’라는 문화예술로 하나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높은 곳에 오르면 자신을 낮추고 더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이번 수상작 ‘등고’처럼 앞으로도 국내전 및 해외전시 등을 통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예정이다.

정 작가는 “이번 대회 수상을 통해 더욱 겸손하고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어 ‘不斷進力(부단진력)’하여 묵묵히 정진하겠다”며 “현대적인 작품만을 탐구하기보다 고법에 충실하여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건강한 가지를 뻗어 가볍거나 속되지 않은 작품을 열매 맺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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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채근담구 #등고
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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