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문 서적 ‘갑상선 수술과 음성(Thyroidectomy and Voice)’ 출간
홍 교수, 35년 갑상선 환자 치료하는 노하우 담아
“이제 우리나라 의학 지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수준이 됐습니다.”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홍기환(64) 교수가 최근 영문 서적 <갑상선 수술과 음성(thyroidectomy and voice)> 을 냈다. 35년 동안 갑상선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며 터득한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5000건 이상의 수술 경험이 담긴 해당 책은 전문 의사를 위한 서적이다. 갑상선>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병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갑상선암 환자를 치료할 때 치료 뒤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가진다. 목 수술을 받고 나면 목소리가 바뀌고 이물감을 느껴 삼키는 행동이 어려워지는 등 환자들은 많은 불편함을 갖게 된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목에 직접 칼을 대는 물리적 수술보다 방사선 병합요법 등이 많이 쓰인다.
홍 교수가 처음 의사가 된 1985년부터 1990년대까지는 방서선 기술 등이 없어 암 환자는 무조건 수술을 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가 많아 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가 30년이 넘는 의사 생활 동안 가장 안타까운 일도 과거 기술이 부족해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의술이 지금은 많이 높아졌지만 20~30년 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지금 치료법이면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많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일본 동경대 연수와 1994년 미국 UCLA 교환 교수 등 수십 차례에 거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의학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의사들이 공부할 책도 외국 서적을 국어로 번역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해외연수를 다니며 지식과 견문이 넓어졌다. 생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행복한 삶에 대한 고민이 의술에 담겨야 했다.
그는 35년 의사생활 동안 환자 삶의 질을 항상 신경 쓰며 살았다.
1999년 의약분업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홍 교수는 병원을 지켰다. 의약분업은 진단과 처방은 의사가 맡고, 처방된 의약품을 조제하는 것은 약사가 담당하는 제도다. 현재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전까진 의사가 모두 할 수 있었다. 전국의 의사들이 가운을 벗고 정책에 항의하고 나섰다. 의료공백 사태가 벌어지며 혼란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 홍 교수는 병원을 지킨 것이다.
그는 “당시에는 (의사들에게) 비난도 받을 수 있었지만 환자를 위해 병원을 지켰다. 기득권을 지키기보다 치료가 우선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슬하에 아들이 둘이다. 두 아들 모두 의사가 됐다. 그중 둘째 아들은 같은 병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내년 2월이면 퇴임하는 그는 마지막까지 의사 본분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내 삶은 의사지만 교수였다. 후배들에게 의사로 열심히 살다보면 부와 명예가 따르니 절대 돈을 벌기 위한 의사가 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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