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어르신·초등생·공무원 등 레슨
연습 스윙기 등 보조장비 자체 개발
수강생 경제적 부담 덜 들이고 지도
“‘노마지지(老馬之智·늙은 말의 지혜)’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향 어르신들이 ‘명랑운동’을 할 수 있도록 경험과 지식을 모두 쏟아부을 것입니다.”
평생 체육인의 삶을 살아온 박천주 지도자(64)가 고향 진안에서 어르신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는 “골프는 도시민, 젊은이들만 즐기는 운동이 아니다. 요즘 50·60대 입문자도 많다. 특히 골프 인프라가 부족한 시골에서는 늦은 나이에 배우려는 수강생들로 북적이고 있다”며“친구를 사귀는 데도 좋고, 무엇보다 나이 들어서 건강을 관리하는 데 이보다 좋은 운동이 없다”고 골프 예찬론을 펼쳤다.
진안군 동향면 출신인 박 씨는 28년전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았다. 은퇴후 ‘제2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다 진안군에서 생활체육지도자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11월 고향에 내려왔다.
박 씨는 “시골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대중화 된 골프 맛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됐다”며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진안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인으로 36년을 걸어왔다. 전북도 생활체육협의회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면서 전북체육발전에 이바지한 능력자이다. 모교인 원광대학교에서 사회체육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골프 실력도 수준급인 그는 평균타수 이븐파로 지금도 녹슬지 않은 샷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재능 기부를 위한 자격증 열정도 남다르다. 세 번의 낙방 끝에 딴 생활체육2급지도자를 포함해 최근 전통놀이2급, 배드민턴지도자 등 다양한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러한 자격증을 통해 그는 평소 나눔의 신념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그가 레슨을 하는 진안고원 골프연습장에 등록된 회원은 약 200여명이다. 초등학생, 공무원 등 회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인근지역인 무주, 장수 등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찾아올 정도다. 골프는 ‘머리를 들면 공이 안 맞는 겸손한 운동’이라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그는 “골프는 성숙한 대인관계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곳을 찾는 지역민들이 가능하면 명랑운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 한다”며 “어떤 분들은 혹독한(?) 가르침 때문에 ‘골프계 히딩크’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 전하며 미소를 짓는다.
이어 “골프는 기본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스윙은 없다”면서 “자신의 몸(체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연습을 해야 효과적인 스윙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박 씨는 스윙 연습보조기 등 골프훈련 장비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레슨에 활용하고 있다. 골프숍을 운영하는 후배들이나 프로를 통해 사용하다 남은 클럽을 수집해 연습장비를 만들고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시골 사람들이 골프클럽 보조기구를 구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수강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려고 자체적으로 제작한 보조스윙기가 어깨에 힘을 뺄 수 있도록 해줘 호응이 좋습니다.”
박 씨는 “고원지대인 진안에는 테니스장, 수영장, 헬스장 등 체육시설이 잘 구축돼 국내 전지훈련 장소로 최적지다”며 “체육인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 진안이 국내 최고의 전지훈련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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