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하려던 20대 청년 구해
“삶,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설득
“자식 같고 조카 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익산경찰서 부송팔봉지구대 소속 송상훈 경위(49)의 말이다.
송 경위는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20대 청년의 인생을 바꾼 인물이다.
송 경위와 청년의 만남은 지난 9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근무 중이던 송 경위에게 경기도 경찰에서 공조 요청이 들어왔다.
한 남성이 복어 간을 먹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익산 거주자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송 경위는 요구자가 있는 아파트 출입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고 한다.
“강제로 출입문을 개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기척이 없으니 그냥 돌아가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나 혹시 모를 수 있다는 생각에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그렇게 아버님께 연락을 드린 뒤 강제로 집안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렇게 문을 개방하고 송 경위 눈에 목격된 것은 성인 무릎 높이의 라면 봉지와 각종 쓰레기 더미였다.
발 디딜 틈도 없이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를 해친 송 경위는 이불에 무언가 있는 것을 발견, 요구자를 구했다.
송 경위는 “요구자를 발견하고 사연을 물었지만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왜 찾았냐는 말이었다”며 “청년이 그 순간 자식 같고 조카 같아 지나칠 수 없어 동사무소 등 유관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요구자는 유관기관의 도움도 거절했고 결국 요구자 걱정에 송 경위가 직접 찾아가 쌀과 김치를 제공하는 등의 따뜻한 손길을 전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송 경위의 관심에 마음의 문을 연 청년은 자신이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과 4년 넘는 방치적인 삶을 살아왔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에 송 경위는 청년에게 삶을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설득했고 그 결과 현재 청년이 선박기관사라는 꿈을 갖고 관련 공부를 하게 만들어줬다고 한다.
송 경위는 “아직도 당시 강제로 문을 뜯지 않았다면 이 청년을 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더욱 많은 관심을 갖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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