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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차선이 보이지 않아요”…줄어든 예산, 담보된 시민 생명

전주 지역 일부 도로 가시성 떨어져⋯운전자들 불만
최근 3년간 관련 민원 1265건 ⋯해마다 증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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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구별이 잘 안 되는 전주시 덕진구의 한 도로 위를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다. 이상구 수습기자

전주 지역 일부 도로의 차선이 비가 오거나 노면에 물이 고이면 잘 보이지 않아 운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0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도로는 출근하려는 차들로 가득 찼다. 비가 내려 도로 표면은 젖어 있었고, 도로 일부 구간에는 포트홀로 인해 물이 고여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몇몇 운전자들이 차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급하게 방향을 조정해 뒤따르던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경적을 울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같은 날 덕진구의 한 도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구간은 차선이 닳아 노면색과 거의 구분되지 않았고, 오래된 차선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자들은 비가 오면 차선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운전자 고경용(27) 씨는 “비 오는 날 밤에는 차선이 거의 안 보여 앞차가 가는 방향만 보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초행길에서는 내가 차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도 헷갈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덕진구에서 출퇴근하는 김모(32) 씨도 “차선이 선명하지 않은 도로에서는 옆 차량이 갑자기 가까워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운전자 실수라고만 볼 게 아니라 비가 와도 잘 보이는 차선 관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청의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업무편람에 따르면 노면표시는 주간과 야간은 물론 기상 상태나 조명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와 보행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설치·관리돼야 한다.

또 도로 차선 도색에 사용되는 도료와 도료용 유리알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반사 성능을 갖춰야 하며, 특히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차선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시인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접수된 차선 도색 상태 관련 민원은 모두 126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388건, 2024년 412건, 2025년 465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도 5월까지 187건이 접수됐다.

전주시는 민원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차선 도색과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차선 도색 관련 민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지난해 10억 원에서 올해 8억 6000만 원으로 줄었다”며 “추경을 통해 추가 예산을 확보하고, 민원이 접수된 도로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과 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여름철 장마를 앞두고 차선 상태를 선제적으로 점검·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차선 식별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안전을 위해 도로 차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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