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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행정 vs 배임’… 남원 람천 세월교 수사, 판단 기로

불법 민박·야영장 방치 속 교량 정비사업 추진 논란
주민 안전 위한 공익사업 vs 위법 전제 예산 집행

지난달 정부의 원상복구 명령 이후 철거된 남원 람천 세월교. 교량이 사라지며 현재 통행이 어려운 상태다./최동재 기자

남원 람천 소규모 교량(세월교) 정비사업이 경찰 수사로 번지며 ‘적극행정’과 ‘배임’의 경계가 도마에 올랐다.

남원시가 불법 건축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하천점용허가 등을 받지 않고 공사를 추진한 사실이 정부 감사 결과 확인되면서, 관련 공무원 3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행정안전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감사 결과 남원 람천 일대에 건축법·농지법·국토계획법 등을 위반한 농어촌민박과 야영장이 운영 중이었으나, 시는 원상복구 명령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이런 위법 상태 속에서 추진된 소규모 교량 정비사업이다. 쟁점은 단순하다. 위험시설을 정비한 공익사업인지, 위법 상태를 전제로 예산을 집행한 부적절한 행정인지다.

22일 남원시에 따르면 이 교량은 2000년대 초부터 세월교 형태로 사용돼 온 시설이다. 1999년 하천기본계획상 낙차공(물의 흐름·물길 등을 안정화하는 구조물)으로 계획됐으나, 사실상 교량으로 활용돼 왔다.

아울러 2008년 인명피해 우려지역, 2018년 소규모 위험시설로 지정되는 등 지속적인 관리 대상에 포함돼왔고, 우기마다 통행 불편과 안전 문제가 반복 제기된 곳이다.

특히 지리산을 끼고 있는 지역 특성상 마을 주민과 임산물 채취객 등 다수가 통행해 왔으며, 민박·야영장 관계자 및 이용객들도 함께 교량을 이용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또 민박·야영장 등 시설이 들어선 부지 역시 애초 그 시설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다. 이 일대는 2013년경 현 소유주가 매입하기 전까지 농지로 활용돼왔으며, 교량 역시 농지 이용 과정에서 형성된 시설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이번 사업이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 통행 안전과 재난 예방을 위한 공익 목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사업 추진 당시 주민등록상 거주자도 있었고, 여름철 집중호우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된 점과 하천기본계획과 다르게 시설이 운영돼 온 점 등 행정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번의 조직 개편에 따른 담당자 변경과 업무 숙지 미숙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불법 건축물 여부 확인은 당시 부서 권한이 아니었고 공사의 선결 요건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업이 공익 목적의 정당한 예산 집행으로 평가될 경우 배임 성립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대로 절차를 무시한 행정에 면죄부를 줄 경우 유사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결국 판단의 초점은 공익 목적이었는지, 위법을 인지한 채 사업을 강행했는지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도내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이러한 손해 발생을 예견하고도 공사를 강행했는지, 고의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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