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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에 시를 얹다…김유석 시인, 디카 시집 ‘내가 더 아플지 몰라’ 출간

초창기부터 20여 년간 포착한 일상 풍경, 60여 편의 시로 엮어내
길가에 떨어진 은행, 얽힌 연줄까지 시인의 20년 내공이 담긴 신작

김유석 ‘내가 더 아플지 몰라’ 표지/사진=한국도서출판정보센터 제공

도로 위 수북하게 떨어진 은행, 얽혀버린 연줄을 푸는 아들과 어머니, 전깃줄 위에 빼곡하게 앉아있는 까마귀떼까지…. 김유석 시인의 디카 시집 <내가 더 아플지 몰라>(도서출판 작가)에는 카메라 렌즈와 시어를 나란히 놓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풍경에 천천히 다가간다.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에 짧은 시를 덧붙이는 장르다. 시각적 이미지에 간결하면서도 참신한 사유를 잇대어 난해한 현대시의 틈새에서 독자층을 형성해오고 있다.

시집 <내가 더 아플지 몰라>는 초창기부터 20여 년 동안 틈틈이 적어온 김 시인의 디카 시 묶음이다. 자연한 모습부터 부조리, 삶에 대한 연민과 성찰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풍경과 일상의 흔적 속에 놓인 존재의 아픔을 60여 편의 시로 이야기한다.

김유석 시인. 전북일보 자료사진

“쇠 한 근과 솜 한 근의 차이//같은 무게를 얹어도//삶이란 시소는 한쪽으로 기울 때가 있지//무거움을 얹어 눈금을 달기 때문, 얹힌 무게를//조금씩 덜어 수평을 이루는 저울도 있어”(‘천칭(天秤)’ 전문)

“젊을 땐 몰랐지//얽기보다/ 푸는 일이 더 겨운//연(緣) 줄”(‘얼레’ 전문)

시인은 경쾌한 어조와 특유의 유머로 시 자체를 은유한다. 특히 대여섯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들은 평범한 사람이나 퇴색한 사물들의 이면에 숨은 비밀을 발견해 시 읽기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시인의 눈과 카메라를 통해 존재와 기억, 시간과 관계성까지 엿볼 수 있다.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2013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으로 당선됐다. 그동안 시집 <상처에 대하여> <놀이의 방식> <붉음이 재 몸을 휜다>, 동시집 <왕만두> 등을 출간했다. 제9회 디카시 작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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