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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새 군산운동 펼치자



"우수 학생은 빠져나가고 , 술집 여종업원들이 대신 그 자리를 메우고 있으니...”

설 명절을 전후해 군산 시민들이 삼삼오오 만나는 자리마다 자조적으로 내뱉은 소리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은 “군산이 정말 그런 곳이냐?”는 주위 사람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웠다며 친지들에 영문을 물었다.  창피해서 객지서 못살겠단다.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 또한 그런 소릴 듣고 맘 편할 까닭이 있었겠는가.  한숨으로 맞장구 쳤을 뿐 별다른 변명을 내놓질 못했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잡쳐버린 군산의 이번 설 풍경이었다.

새해들어 군산 시민들의 화두는 단연 교육 문제였다.  전주,익산과 20점이나 차이나는 고입 커트라인, 관내 전체 고교 모두 합쳐도 두자리 수가 안되는 서울대 합격자, 인구 지키기 운동이라도 비웃듯 우수수 빠져나가는 우수 학생들...

“이러다간 군산교육 공동화 현상까지 생기는게 아니냐”는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던 참이었다.

설상가상이라 했던가 .

침체된 군산교육의 현실에 잔뜩 의기소침해 있던 참에 개복동 참사가 터졌다.

“술집 참사가 한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터지다니”   시민 모두가 망연자실한 상태다.

“도대체 군산이 얼마나 돈벌이가 되는 곳이면 전국서 여종업원들이 몰려드나”  하긴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는 핑계로 러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외국여성들까지 원정을 오고 있는 국제적으로도 손꼽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전세계로 타전된 군산의 유흥가 참사다. 어떤 시민들은 차라리 이번 기회에 세계적인 환락의 도시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포자기 심정이란다.

도대체 군산시의 정체는 무엇인가.  군산시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나 .

개항 1백3년을 자랑하는 항구도시요, 호남 제1의 공업도시요, 전북.충청권 중심의 교육도시로 자존심을 내세우던 군산시가 아니던가.

그 화려한 영화의 도시 군산시가 지금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

수산업의 퇴조로 불꺼진 항구가 된지 오래요, 도내 10대 기업을 싹쓸이 안았던 공업도시가 하나 둘씩 부도로 쓰러지면서 내세울 간판 기업이 없다. 게다가 내일의 향토를 이끌어 갈 동량들이 일찍부터 탈 군산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대신 타락한 문화 , 불량한 객들 만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게 오늘의 실상이다.

언제까지 과거만 먹고 살건가.

고대 로마, 이집트를 비롯해서 오늘날 해가 지지않는 나라 영국,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 등 수없이 많은 나라들이 명멸해 갔다.  국가도 그렇듯 도시도 영고성쇠 한다.

같은 서해안 권으로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아산, 평택, 광양이 감히 군산을 추격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도내 2인자 자리도 아쉬워 전주를 늘 경쟁의 대상으로 삼았던 때가 엊그제였다 . 하지만 지금은 인근 익산시 보다 인구 면에서만도 7만이나 차이나고 있다.

잠시 한눈 팔면 한없이 낙오한다. 

이번 참사는 잠자는 군산 시민들에 마지막 경고다. 성경 속의 환락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는 신의 저주를 받아 멸망했다.

30만 전 시민이 온 몸으로 실천에 옮기는 새로운 시민정신, 시민운동이 시급하다.술집에 앉아서 자조적인 농담이나 발만 동동 굴릴 때가 아니다.

추방해야 할 술집 타락문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털어내야 한다.

지켜야 할 인재, 사탕발림으로 유혹해서라도 잡아둬야 한다.

모셔와야 할 기업과 외자, 백년 손님으로 대접해 유치해야 한다. 

/ 임경탁 (본보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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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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