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화두였던 심사 불공정 시비가 어느 정도 사그라들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관심은 선정된 수탁기관들의 운영방안으로 자연스레 옮겨가 있다.
19일 마당이 ‘새로운 도전, 민간위탁 문화시설의 전망’을 주제로 마련한 포럼은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 2기 수탁단체들의 운영방안이 처음 공개된 자리여서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1기 수탁단체들이 재위탁에 성공한 다른 문화시설에 반해 새 수탁자가 선정된 공예품전시관은 심사 후유증이 컸던 만큼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새 수탁단체인 전주대가 내놓은 미래는 핑크빛. 전주대는 한옥마을안의 다른 시설은 물론 지역 축제, 전주대가 맺고있던 국제교류네트워크까지 총 동원해 공예 및 한지산업 발전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현재의 직원 대부분을 고용승계하겠다는 방침은 특히 환영할만 했다.
그러나 새 수탁단체의 의욕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논란의 쟁점이 됐던 것은 ‘한지 특화 계획’. 이 계획은 ‘공예품전시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일찌감치 공예인들부터 반발을 샀던 내용이다. 토론자들 역시 “한지 중심의 선택과 집중이 자칫 다른 공예의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고 제기했다.
그러나 전주대측은 “전주의 핵심은 역시 한지”라는 입장만을 앞세웠다. 토론자들의 이런 저런 질문이 쏟아졌지만 “지속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수요자와 전주시가 원하는 것을 신축적이고 유연성있게 펼치겠다”며 ‘자신있다’는 답변을 고수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토론을 “막대기로 스펀지를 때리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민간위탁’이란 현실에 부딪쳐 보지 못한 채 희망에 부풀어 있는 ‘철없는 초임병’에 대한 고참들의 뼈 있는 말이었다.
1기와 2기는 분명 다르다. 2기는 1기의 숱한 시행착오를 딛고 보다 확고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안정된 민간위탁 운영방식을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의욕이 앞서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문화시설의 설립 취지와 컨셉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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