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지역에서 소비" 학교급식·직판장·마트 등으로 확대
우리가 신토불이를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일본은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식품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의 이 운동 역시 일본의 신농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올 현재 전국의 997개소 시정촌, 도도부현 등에서 추진될 정도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도쿄에서 전차와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바라키현은 인구 300만명이 사는 평야지대다. 현의 경지면적이 일본에서 2번째, 전체 인구의 10%가 농업에 종사하며 일본내 농가인구 수가 가장 많아 농업에 대한 중요도가 높다. 쌀이 주요 생산물이며, 돼지, 닭, 멜론, 감자, 우유, 토마토 등이 많이 생산된다.
현재 일본 전역에서 추진되는 지산지소운동이 시작된 곳이 바로 이바라키현이다. 1991년을 정점으로 지역 농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1995년 소비·생산·유통·전문가 등이 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식품을 사용하자는 식채(食彩)운동으로 출발해 현재는 학교급식, 직판매소 운영 등으로 확산시켰다.
지난 한해 현내 학교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중 현에서 생산되는 생산품이 33개 품목에 27.5%라는 통계까지 갖고 있을 정도로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트에 지역농산물 판매장을 설치한 데서 나아가 지금은 294개소의 농산물직매소를 설치 운영중이다. 또 농산물서포터제를 도입해 현재 800여명의 서포터들이 이바라키현 농산물을 홍보하고 있다.
현 농정기획과 川田和弘 기술보급실 보좌역은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과 신뢰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얻을 수 있고,생산자는 직거래에 의한 소규모 판매와 규격 외 농산물 판매도 가능해 직거래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현청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水戶농협에서 운영하는 직판장은 지산지소운동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330㎡ 정도의 크지 않은 매장에 무 배추 등 신선 농산물에서부터 농가에서 만든 청국장, 과자류까지 다양한 농식품이 진열돼 있었다. 이들 제품의 75% 정도가 농가에서 나온 것이며, 가공품 역시 거의 전부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진단다. 인근에 대형 마트가 있지만, 안전한 먹을거리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제품 가격은 생산자들이 직접 정하며, 농협에서 수수료 10%를 받는다.
농협 직판장을 관리하는 영업경제부 차장은 "대량생산과 대량 유통이 아니기 때문에 농협이나 농가에게 당장 큰 소득을 안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농산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바라키현에서 양배추와 녹두 등의 1차 가공식품을 생산해 연간 75억엔의 매출액을 올리는 농식품 중견기업인 旭物産 쇼이 하야시 대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함으로써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지역과의 유대를 통해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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