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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중단한 GM대우 군산공장 '썰렁'

근로자 3천600여명 한숨만.."인력조정이 더 걱정"

"조업의 빠른 정상화 외에 별다른 수가 있겠어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18일 가동을 전면중단한 GM대우차 군산공장 안팎은 포근한 겨울 날씨와는 다르게 냉랭한 분위기였다.

 

공장으로 들어가는 정문과 동문 등의 접근이 통제됐고 한 경비직원은 "오늘부터 언론통제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자칫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관리직 직원들만 출근해 회사를 지키고 있지만 업무 처리보다는 2-3명씩 모여 앞으로의 회사상황을 걱정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공장 주변에는 'GM대우차 사랑, 대우차 타기 운동' '힘내라 GM대우, 전북이 지켜보고 있다'는 등의 플래카드만 속절없이 나부꼈다.

 

'라세티' 차종을 생산하는 GM대우차 군산공장은 경기침체로 내수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 10월부터 주 3일만 가동해오던 생산라인을 이날 전면 중지했다.

 

군산공장이 내년 1월4일까지 약 2주간 조업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 2천100여명과 도급업체 직원 1천500여명은 어쩔 수 없이 일손을 놓게 됐다.

 

이들 대부분은 회사로부터 월평균 임금의 70%를 받는 조건으로 이날 오전 출근을 하지 않은 채 각자 집에서 쉬거나 다른 일거리를 찾고 있다.

 

GM대우차 노조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IMF보다 확실히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형편이 비슷하다고 하니 언제나 좋아질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근로자는 "당장의 공장가동 중단이 문제가 아니라 그 뒤에 나올 인력조정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몇몇 직원은 "뭐 좋은 일이라고 물어보냐?" "할 말이 없다"며 취재기자의 질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군산공장 산하 23개 부품업체도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외장재 납품업체인 T사도 가동률이 평상시의 5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벌어지자 급한 물량만 처리하고 나머지 직원은 휴가를 보내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이 회사 관계자는 "언제까지 물량이 줄 것인지 가늠이 안 돼 더 답답하다"며 "이러다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도산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불안해 했다.

 

B사도 가동률이 평소 대비 30% 이하로 떨어져 지난달 말부터 전 직원이 무기한 휴가를 내고 조업을 멈춘 상태다.

 

인근 술집과 식당들도 하나같이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울상이다.

 

군산시 나운동 H호프집 사장 이모(47)씨는 "GM대우 공장의 조업이 중단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부터 손님이 줄어 아르바이트생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며 "실제로 며칠 전부터 대우차 점퍼를 입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인근 D백반집 종업원은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는 소식이 들린 뒤로 저녁 시간에는 아예 손님이 없다"며 "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같은 소규모 식당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GM대우 군산공장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가동을 중단하게 됐으나 감원 등 인력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며 "노사가 이달로 예정됐던 성과급 지급을 내년 3월로 미루기로 합의하는 등 힘을 합해 현 난국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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