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류가 가까운 장래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에너지 문제를 꼽고 있다.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없이 원유가 바닥난다면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 이래 과학기술은 인류의 절박한 필요와 요구에 의해 발달해왔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 가운데 하나가 핵융합 에너지다. 원자력발전이 우라늄 처럼 질량이 큰 물질을 분열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면, 핵융합 발전은 반대로 수소와 같은 질량이 작은 물질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이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일단 원료가 싸고 무한한데다 환경을 거의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핵융합은 태양이 열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와 같아 '인공태양 프로젝트'라 한다. 태양은 높은 온도와 강력한 중력으로 99% 이상이 '플라즈마' 상태다. 플라즈마란 원자핵과 전자들이 분리돼 있어 기체보다 훨씬 자유로운 상태다.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물질의 네번째 상태로 불리며, 이 상태에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1950년대 러시아의 물리학자인 안드레이 사하로프가 개발한 고리형의 자기장(磁氣場) '토카막'이 플라즈마를 담는 그릇으로 이용된다. 국내에서도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토카막 같은 핵실험 융합장치인 '한국형 인공태양(KSTAR)'이 2007년 8월 세계에서 6번째로 건설돼 2년여의 시험가동을 마치고 지난해 9월 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다. KSTAR는 2008년 7월 국내 첫 플라즈마 실험에서 당초 목표한 온도1000만도, 지속시간 0.249초를 얻는데 성공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지난 연말 전북도· 군산시와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응용해 인공태양과 신소재 개발에 공조하기로 하는 내용의 '융복합 플라즈마연구센터및 실증단지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MOU)'를 체결했다. 2019년 까지 3단계에 걸쳐 새만금 과학연구단지에 플라즈마 연구 개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녹색개발을 지향하는 새만금에 핵융합 플라즈마센터 설립은 딱 들어맞는 궁합이다. 새만금이 녹색에너지 혁명을 주도하는 명품단지로 자리하길 기대한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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