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공공기관이 공신력을 상실하면 생명을 잃게 되는 것과 같은 만큼 공신력은 공공기관의 생명줄이다.
그러나 국내 공공기관의 공신력은 과연 몇점인가. 새만금과 관련해서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91년에 착공, 당초 1998년 완공한다고 발표했던 정부의 계획은 무려 10년이나 늦게 완성됐다.
오는 2030년까지 완공토록 돼 있는 새만금 내부개발을 10년 앞당긴다는 현정부의 공언(公言)은 이미 '실상이 없는 빈 말'인 허언(虛言)이 돼 버렸다.
그러니 새만금과 관련, 누가 정부의 발표를 믿겠는가. 공신력 상실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오는 2018년까지 18.7㎢(566만평)규모로 조성한다고 거창하게 발표됐던 새만금 산업단지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가 높다.
기공식을 가진 직후부터 당초 축조키로 돼 있었던 인근 생태·환경용지구간의 방수제 축조여부 논란에 휘말려 삐걱댔다.
2008년~2014년에 4개 공구, 2단계로 2011년~2018년에 5개 공구등 총 9개 공구로 조성될 계획이었던 새만금 산업단지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공구 189㏊의 매립공사도 완료되지 않았고 2공구 255㏊공사도 이제 겨우 시작단계다. 오는 2014년까지 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이미 물건너 간지 오래다.
더구나 자체 자금 3000억원을 들여 단지를 조성하고 분양을 병행, 확보된 분양자금으로 무려 2조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단지조성공사를 순차적으로 추진하려는 농어촌공사의 추진방식으로는 오는 2030년이후에나 완공될지 모른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오는 2018년까지 산업단지조성을 완료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려면 이같은 단지조성방식을 과감하게 탈피, 대행개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근 군산 2국가산단도 조성할 당시 토지공사가 자금이 부족하자 국내 건설업체들로 하여금 단지를 공구별로 조성케 하고 공사비를 토지로 대신 제공해 조성시기를 맞춰 나간 바 있다.
몇년전 최근 새만금 산업단지의 입주수요 조사결과 무려 74개 기업이 1000여만㎡(330여만평)의 부지에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근에는 지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일본의 기업들조차 투자를 위해 새만금 산업단지를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나 입주할 땅이 없는데 기업유치를 하면 무엇하는가. 매립도 되지 않는 수면 상태의 공간에다 기업을 유치할 것인가.
기업유치를 한답시고 출장만 번지르르 나가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다.
지금은 생태·환경용지구간의 방수제 미축조에 따른 홍수위도 결정된 만큼 개발및 실시계획의 변경승인은 물론 대행개발방식의 도입도 서둘러 부지를 빨리 조성하고 전기·통신·상하수도등 기반시설을 조속히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새만금 산업단지의 진정한 기업유치는 부지를 빨리 조성하는데 있다.
이번 새만금 산업단지조성만은 발표된대로 약속이 지켜져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청과 한국 농어촌공사가 공신력있는 공공기관으로 박수를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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