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농·공업용수와 교통과 수산등 인간 생활의 주요 수단이 돼 왔고, 인간과 자연이 교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로서 선조들은 풍광이 좋은 하천변에 정(亭), 루(樓), 대(臺)를 만들어 풍류를 즐겨 왔다.
또한 생물의 서식과 생산·유통을 통해 균형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공간이며, 도심내 살아 움직이는 동선(動線)을 만들어 내고 땅과 바다를 연결시키는 실핏줄 역할을 하고 있다.
빗물이 땅을 적신 후 여러 경로를 거쳐 모여 흐르는 공간인 하천은 땅의 유·무기물을 녹아 내려 생태계를 생성시킨 후 바다로 들어가 플랑크톤을 키워내 생태계 사슬을 엮어내는 틀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천의 이같은 기능때문에 고대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물론 세계 큰 도시의 번영은 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국의 황하문명은 황하강,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인더스문명은 인더스강을 품고 있었고 런던은 뎀즈강, 파리는 세느강, 서울은 한강, 부산은 낙동강을 안고 오늘날 번영을 이뤄냈다.
군산은 어떠한가. 이렇다할만한 하천이 없다. 도심내에 경포천과 미제천및 구암천이 있지만 보잘 것 없다.
대표적인 경포천의 경우 연장 8.9km에 하폭이 41m에 불과하다. 미제천은 7.6km에 하폭이 30m, 소하천인 구암천은 1.2km에 하폭이 18m에 그치고 있다. 하천이라기 보다 '도랑'이나 '실개천'으로 표현하는 게 낫다.
군산의 하천은 자연과 교감하는 풍류기능은 고사하고 홍수방지등 지역의 안전을 위한 기능마저 담보할 수 없다. 때문에 도약단계에 있는 군산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3일 한꺼번에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시간당 60mm 비가 쏟아져도 소화할 수 있도록 도심속에 우수관이 매설돼 있지만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가 내리고 도심내 우수량의 80%를 경포천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침수로 인한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경포천은 바닷물 수위의 눈치마저 봐야 취약점을 안고 있다. 바닷물 수위가 만조때 경포천을 통해 제대로 도심 우수를 내 보낼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수송택지개발사업이 이미 완공됐고 향후 미장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준공되면 더 많은 양의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경포천으로 쏠려 도심 저지대는 심각한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수송동 원협공판장~회현면 월연리 만경강합류점까지 6.3km구간의 옥회천을 지방하천으로 지정, 조속히 개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랑'이라고 할 정도로 하폭이 좁은 상태의 옥회천을 개수, 현재 경포천이 소화하는 우수량의 50%를 만경강으로 흘려 보낼 경우 바닷물의 수위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심침수피해를 크게 방지할 수 있고 도시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전북도가 지난 29일 지방하천관리위원회를 열어 옥회천을 지방하천으로 지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이제 하천기본계획에의 반영과 함께 관련예산을 조속히 확보, 사업시행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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