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설사 64%, 4개월동안 일손 놨다
지역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 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속된 경기침체에 이어 공공물량 및 민간물량 공사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지역 내 업체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형공사를 자체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업체도 극소수로 100억 원 이상 공사는 대부분 외지 대형건설사가 주가 된 컨소시엄으로 진행, 지역자금 유출도 심각하다.
총체적 위기에 직면, 직원 급여조차 주기 버거워 폐업을 고려하는 앞둔 도내 건설사들의 실태를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지난해 도내 100억 원 이상 공공공사 수주물량을 분석해보면 총 30건에 1만6251억 원이 발주됐다.
이중 수도권 등지의 외지업체가 71.4%에 해당하는 8912억 원을 수주했고 도내 업체는 고작 28.6%에 그친 3577억 원을 수주했다.
지역에서 시행되는 대형공사는 대부분 외지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재, 장비, 건설 기술자 및 근로자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지역 건설자금의 역외 유출도 심각한 실정이다.
실제 수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내서 발주한 대형 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표적 예로 전주완주통합시청사, 35사단 이전,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 조성, 서부신시가지, 혁신도시, 맑은 물 공급사업 등의 시공사도 모두 수도권 외지업체다. 대형공사를 자력으로 진행할 업체가 없는데다 신뢰성도 떨어져 발주처에서 외지 대형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도내에서 타지로 진출해 대형공사를 따낼 수 있는 업체도 극히 미미, 지역 내 업체 간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서로 발목잡기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체 가운데 토목, 건축, 조경, 산업 설비 등 모든 건설 분야에서 종합 시공이 가능한 일반건설업체로 등록된 건설사는 모두 672개사다.
이 가운데 올 1/4분기 동안 관급 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건설사는 무려 428개사에 달한다.
지역 건설업체들이 관급공사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할 때 종합시공이 가능한 일반건설사의 64%가 4개월 동안 일감 없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업체들은 자신들의 약점은 보완하지 않고 발주처만 목이 빠져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올해 주택건설 인허가물량을 보면 지난해의 63% 수준인 37만 가구로 확정해 건설물량은 더욱 감소할 예정이며, 전북의 경우도 1만 가구가 들어설 계획에 그쳐 건설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은 비상시기로 지역 물량에 의존하지 말고 서로 힘을 합쳐 타지로 진출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서로 간 출혈경쟁은 그만 두고 지역 건설업을 키울 수 있는 지역 건설업체 육성 정책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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