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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만나는 익산의 역사문물 ⑤ 백제 최대 사찰 미륵사

조선시대까지 법등 이어가

▲ 미륵사지 출토 금동향로(통일신라 7세기 후반)

미륵사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백제 무왕대(600~641년)에 선화공주의 권유로 조성한 사찰이라고 한다. 실제로 1980년부터 1989년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7세기 전반, 즉 백제 무왕대 이 사찰이 조성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아울러 발굴에서는 서원, 중원, 동원으로 이루어진 사지의 전모가 밝혀짐으로써 ‘불당, 탑, 회랑이 3개소 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이 허언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그런데 미륵사 창건에 참여한 무왕과 선화공주 이야기만 부각되어 종종 미륵사는 백제 때에만 법등을 밝힌 사찰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록과 미륵사터에서 나온 유물들은 미륵사가 조선시대까지도 법등을 꺼뜨리지 않고 이어왔음을 이야기 해준다.

 

통일신라시대는 삼국시대 백제의 무왕이 창건했던 당시보다 미륵사가 확장되었는데, 남문과 당간지주, 남쪽의 연못이 이때에 조성되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성덕왕 18년(719) “금마군 미륵사가 벼락을 맞았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통일신라시대의 대대적인 중창불사는 이 직후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일신라시대 미륵사의 대표적인 유물로는 금동향로를 꼽을 수 있다. 금동향로는 2000년 10월 23일 중원의 뒤편 회랑지 부근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반원형으로 높게 솟은 뚜껑과 납작한 대야 형태의 몸체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몸체는 동물 다리 형태로 된 4개의 다리와 결합되어 있어, 흔히 수각향로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수각향로인 미륵사지 금동향로는 다소 번잡하고 섬약했던 중국 당나라 수각향로와 달리 힘찬 동세와 단아함이 돋보인다.

 

백제의 부활을 기치로 내걸었던 후백제 역시 백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미륵사를 금산사와 더불어 국가의 중요한 사찰 가운데 하나로 여겼다.

 

이는 〈갈양사 혜거국사비〉에 922년 ‘미륵사 개탑’을 기념하여 선불장(選佛場)을 개최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불장을 개최한 것으로 보아 ‘미륵사 개탑’이 대대적인 중창불사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후백제가 통일신라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지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후백제의 유물로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 미륵사지 출토 만력15년이 새겨진 기와(조선 1587년)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미륵사의 법등은 꺼지지 않았다. 특히 중국 송의 도자기는 물론 고려청자, 차도구인 다연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차 문화가 번성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 초 전국의 사찰을 정리하여 88개의 사찰만 남길 때에도 미륵사는 익주(益州)의 자복사(資福寺)로써 명맥을 유지하였다.

 

이처럼 천년 가까이 번성했던 미륵사가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미륵사에서 ‘만력15년’이 새겨진 수키와가 출토된 것으로 보아 임진왜란 직전인 1587년까지만 하더라도 지속적인 중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정조대 문신인 강후진이 쓴 〈와유록〉의 ‘유금마성기’(遊金馬城記)에 ‘미륵산 서쪽 기슭 옛 미륵사의 유구가 있다. 7층 석탑이 있는데 높고 크며 동방의 석탑 가운데 가장 크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100년 전 벼락을 맞아 반이 허물어졌다. 밭둑 사이에 초석과 석조가 널려있다.’는 기록으로 보아 18세기에는 이미 폐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미륵사는 임진년과 정유년 왜란 때 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폐사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진정환(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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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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