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500여명 매년 교육 / 도시 이미지 전파 첨병역 / '친(親)전북' 정책 개발을
지방행정연수원은 지방행정의 미래를 열어갈 인재양성소다. 1965년 개원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지방 핵심인재를 양성해온 행정자치부 산하 교육기관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2013년 8월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7500여명이 연수교육을 받는다. 5급 사무관 승진자(3400여명), 4급 3급 등의 고위 정책과정반(374명), 단기 교육생(3700여명)이 그들이다. 장기교육생 3700여명이 전북에서 쓰는 돈은 주거비, 식대, 여행경비 등 연간 60억원에 이른다.
지방행정연수원을 주목하는 이유는 인적 네트워킹과, 전북의 이미지가 전국에 전파되는 첨병의 공간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연수생들은 전국의 각 자치단체가 보낸 공무원들이다. 연수교육 일정이 마무리되면 소속 자치단체로 복귀하게 된다. 인사 교류로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전북에 우호적인 공무원들이 많으면 인사와 예산, 정책 등 여러면에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자치단체 간 정책교류도 활발해서 연수생들은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전북 인재들이 척박한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인적 네트워킹이야말로 자치단체들이 심혈을 쏟아야 할 과제다.
또 하나는 연수생들이 전북 이미지 전파의 첨병이라는 사실이다. 연수생들이 소속 자치단체에 복귀하게 되면 전북의 이미지를 전파하기 마련일 터인데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경우라면 관광, 체험활동, 귀농·귀촌, 특산품 구입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악담만 토해낼 것이다.
특히 관광은 전북도가 심혈을 쏟고 있는 분야다. ‘2018년 1억명 관광객 유치’ 목표를 내걸고 있다.
그럼에도 전북의 매력도는 매우 낮다. 최근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사람은 100명 중 4명꼴에 그친다.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은 데도 저평가되고 있다면 문제다.
연수생 설문조사에서 지방행정연수원은 시내버스가 적고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교통지옥’ 또는 ‘혁신도시의 섬’으로 불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변 편익시설도 부족하다. 탑승거부, 부당요금을 요구하는 택시도 많다. 전북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것들이다. 시급히 개선돼야 할 숙제다.
전북의 이미지를 높이고 인적 네트워킹의 공간으로 지방행정연수원만한 곳도 없다는생각이 든다. 매년 7500여명씩이 전북을 경험하고 돌아간다고 볼 때 ‘친(親) 전북’으로 만들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주말과 휴일 연수생들이 시·군 관광문화를 체험하고 전북의 우수한 문화자원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볼만 하다. 시·군이 버스를 제공하고 점심 한끼 제공하는 성의를 보인다면 적은 비용으로 우군을 만드는 셈이다. ‘관광전북’을 슬로건으로 내건 전북도가 시·군과 협의를 통해 이 방안을 추진했으면 한다. 다시 찾는 전북을 만드는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전주의 막걸리 집 ‘옛촌’의 메뉴판에는 ‘지방행정연수원 메뉴’라는 게 있다. 전주 막걸리문화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연수생 격려차 전국의 각 지역에서 온 공무원들 미팅 장소로 막걸릿집이 각광 받고 있다. 그런데 막걸리를 한 주전자만 주문하면 안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잔뜩 기대한 외지 손님들이 실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4인용 6만5000원짜리 세트메뉴(코스 안주)를 개발한 것인데 이것이 ‘지방행정연수원 메뉴’다.
막걸릿집도 지역 이미지가 흐려질까 봐 이처럼 머리를 쓰는데 행정기관이 팔짱 끼고 있으면 될 법이나 한 일인가. 지방행정연수생을 우군으로 만들 정책개발에 전북도와 시·군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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