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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건설 전북 사업 반영 막판까지 총력을

다음 달에 발표될 예정인 제5차 국도국지도 계획에 도내 20개 숙원사업의 반영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확정을 앞두고 마무리 절차인 종합평가심사가 지난 주 세종시에서 진행됐다. 앞서 지난 5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전북이 철저히 소외되면서 도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터뜨렸다. 전라선 고속화와 달빛내륙철도 건설이 포함됐지만 2개 사업은 다른 시도와의 공동사업이다. 기대했던 익산 식품클러스터 연결선 등 전북 단독사업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번 국도국지도 계획에서는 철도망 구축계획과 같은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전북의 오랜 숙원사업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사활을 거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평가 대상에 선정된 도내 사업은 △노을대교(고창부안 ,8.86㎞, 3390억원) △동부내륙권(정읍남원, 54.24㎞ ,5712억원) 등 12개 예타사업과 △임실 성수 진안 백운(5.97㎞, 478억원) 등 8개 비예타 사업이다. 전북도는 반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14개 예타사업에서 2개 구간을 비예타로 재분류해 제안하는 전략을 썼다. 그동안 전북은 광역교통계획 미포함 지역으로 간선도로 설치는 국도 국지도 5개년 계획에 의해 설치가 가능한 제약 때문에 교통망 확보가 쉽지 않았다. 특히 지금까지 숙원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예타제도에서 경제성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들 수 있다. 올해 예타제도 일부가 개정됐으나 전북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계획반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14개 일괄예타 사업 중 2개 사업을 비예타로 재분류해 제안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숙원사업이 무려 17년째 표류중인 노을대교 건설이다. 통행 거리와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부안과 고창을 잇는 관광벨트 형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예상되는 사업이다. 경제성만을 앞세운 기준으로 국도 건설계획을 수립하면 낙후지역은 계속 뒤처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현 정부의 주요 국정목표인 국토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전북 정치권을 비롯 도와 해당 지자체는 도내 숙원사업이 제5차 국도국지도 계획에 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7.18 16:22

전북도 1호 농촌재생 프로젝트 기대 크다

남원 금지면 입암리 갓바위 마을에 방치됐던 정미소가 전통주 양조장으로 탈바꿈했다. 엊그제 준공식을 갖고 문을 연 비즌이 그곳으로, 전북도가 전북형, 햇살가득 농촌재생 프로젝트로 진행한 사업의 첫 결실이다. 준공식에 송하진 도지사와 이환주 남원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다. 마을의 작은 사업장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던 것은 갈수록 생기를 잃어가는 농촌 마을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전북형, 햇살가득 농촌재생 프로젝트 1호 사업장인 비즌이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보면 농촌재생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재생 대상으로 삼은 갯바위 마을 정미소만 하더라도 과거 마을을 지탱하는 주요 산업시설이었으나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에 밀려 흉물로 방치됐다. 이곳에 수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한 발효시스템과 냉각시스템을 갖추고,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를 제조하기 위한 양조 설비를 구축했다. 양조장 옆 오래된 정미소는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인 카페로 변신시켰다. 전통주와 맥주를 빚기 위한 재료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고, 향후 포도와 복숭아를 활용한 양조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란다. 흉물로 버려진 유휴시설을 재생시켜 주민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간 농촌재생은 도시재생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양곡창고를 재생해서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한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등 성공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도시재생이야 얼마든지 민간투자도 끌어낼 수 있지만 농촌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재정투자 없이는 농촌재생 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그 점에서 전북도가 농촌재생 사업을 시책사업으로 들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전북도는 이번 준공식을 갖고 본격 사업에 들어간 남원을 포함해 2019년도 김제임실 3곳을 농촌재생 프로젝트 사업지로 선정했다. 올해도 3곳을 공모했다. 이제 막 출발한 1호 사업장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때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장 개장으로 끝이 아니다. 행정과 농촌재생 전문가,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7.18 16:22

청소년 교육감 참정권 확대, 교육을 정치적인 논리에 이용하지 말아야!

이상덕 민주교총 대표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야 의원 14명은 최근 청소년 참정권 확대 3법이라는 이름의 정당법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청소년의 교육감 선거권 연령을 하향하여 만 18에서 만 16세로 낮추자는 것이다. 또한 000전북교육감 출마예정자가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교육감 선거 투표권을 만 16살까지 부여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정책에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은 학생들이 교육감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에 참여하고 교육정책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실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은 여러 법령에 걸쳐 명시되어 있는 교사의 의무이다. 교육기본법 6조는 교육이 정치적파당적 편견을 전파하는 데 이용돼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교사들은 학교 안에서 자유로운 정치 토론이나 선거 교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현재 많은 학교에서 교사나 학생이 편향된 정치사상을 주입했다는 논란으로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학생 표를 의식한 인기영합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교육의 장기적인 계획이 아닌 선거철 당선을 위한 정책으로 인한 혼란도 가중될 수 있다. 또한 갑자기 뛰어든 선거투표권 부여 논란은 인기를 위한 정책으로 교육의 질적인 변화보다 여러 면에서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어 불안스럽다.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는 학생들의 표를 의식한 정책으로 학교와 교실이 정치의 장이 되고 혼란스러워질까 걱정했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졸업식이나 입학식에 앞다투어 참석하는 등 학교는 정치 홍역에 시달릴 것이다. 정녕 청소년 참정권 확대가 정당간의 유불리를 따지는 정쟁이 되지 않기를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바랄 뿐이다.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는 분명 시대적 요구사항이며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한 시민교육의 한 기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학교에서 정치이념적인 교육이 아닌 진정한 민주시민교육의 싹을 틔우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 종합학교와 고등학교의 일반사회 교과목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위해 선거, 정당, 의회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구체적인 정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실에서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서는 안되고 쉽게 논란이 되는 현 상황에서 섣부른 참정권 확대보다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논의를 거치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더 이상 학교를 정쟁으로 삼지 않기를 바라며, 참정권 확대에 대한 학교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 교사, 학생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이상덕 민주교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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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7.18 16:22

종이사전의 귀환

삽화 = 정윤성 기자 책장 맨 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올려놓은 책들은 대개 오래되었지만 자주 찾지 않게 된 것들이다. 그중에는 아무래도 사전류가 많다. 언제 적 샀던 것인지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 국어, 한자, 영한, 영영사전이나 마음먹고 샀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같은류다. 이 사전들은 책장을 정리하면서 이번에는 없애자고 마음먹고 꺼내놓았다가 번번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는 것들인데, 그 쓰임은 적어졌으나 아직은 존재감(?)이 있다는 증거겠다. 사전은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을 이른다. 인터넷상의 해설에는 최근에는 콤팩트디스크 따위와 같이 종이가 아닌 저장 매체에 내용을 담아서 만들기도 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있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전은 고대 수메르인들이 만든 <우라 후불루 용어집>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2300년 경 쓰인 아카드 제국의 쐐기문자 조각으로 남은 이 용어집은 수메르인어의 낱말 목록을 표준화한 것인데, 그 뒤로 이어진 사전을 보면 단어나 사투리, 전문 용어 등의 뜻풀이부터 호메로스 작품 용어집 같은 특정한 분야를 다루는 사전까지 그 확장과 쓰임의 발전이 흥미롭다. 백과사전도 그 중의 하나인데, 인간과 문화, 사회, 생활, 학예 전반에 관한 사항을 통합 분석하고 정리해 해설한 백과사전은 단순히 객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과 지식의 보고다. 백과사전의 기원인 고대 로마시대 박물학자 플리니우스의 <박물지>도 고대세계의 천문 지리 인문 자연학 등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집대성 한 것으로 고대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 받는다. 종이책 형식에 의존했던 사전은 이제 그 형식과 쓰임이 크게 달라졌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모든 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가능해진 시대, 디지털의 시대가 가져온 변화다.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종이책은 위협받는 존재가 됐다. 종이사전 역시 그 처지가 다르지 않다. 뜻밖에도 종이사전 판매량이 늘었다는 소식이 있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3일) 어학사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4%가 증가했단다. 특히 국어사전 판매율은 140%나 늘었다. 구매 독자층은 40대 여성이 39.5%로 가장 높다. 교보문고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녀들의 학습공백이 학력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배경이야 어떻든 고전을 면치 못했던 종이사전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일터. 종이사전의 귀환이 반갑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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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07.15 16:48

[노인환의 세상만사] 20년을 살아도 처음처럼! - 최종 1주택 규정이란?

이번 정부의 절대반지인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보면, 쫓으려는 정부와 쫓기는 납세자간의 줄다리기는 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작년 7월 10일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 따른 세제개편안이 1년여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6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조정대상지역(전주시 전역)에서 1세대1주택 비과세 적용여부에 대한 일반지역(전주시를 제외한 지역)과의 차이입니다. 일반지역의 경우 양도일 현재 국내에 1주택만을 보유하는 1세대가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 됩니다. 그런데 조정지역의 경우 올해부터 최종 1주택 규정이 신설되어 다주택자가 다른 주택을 모두 처분하고 최종적으로 1주택만 남게 되어 그 1주택에 대해 비과세 적용을 받으려면, 최종 1주택이 된 날로부터 2년 이상을 보유 및 거주를 해야만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1주택에 대해 최종주택 규정을 받지 않고 기존에 2년 이상 보유 및 거주요건을 충족한 상태로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없을까요? 최근 국세청의 유권해석(2021년 3월 24일)을 살펴보면 일시적 2주택에 의한 비과세적용 시 최종 1주택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주와 익산에 각각 20년 된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전주에 새로운 주택을 취득했다면 1세대 3주택이 됩니다. 전주(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에 대해 비과세적용을 받기 위해 먼저 익산의 주택에 대해 중과세가 아닌 일반과세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면 일시적 2주택이 됩니다. 그런데 위의 국세청 유권해석에 의하면 일시적 2주택에 대해서는 최종 1주택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전주의 신규주택을 취득한지 1년 내에 전입신고를 하고 종전주택을 판다면, 새로이 2년간 보유 및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에 상관없이 취득시점부터 2년 조건만 충족하면 비과세가 가능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규정(8~12%)은 고려하셔야 합니다. /한국세무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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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5 16:15

작은 보따리 하나 던져두고

이용만 이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리는 자동차 급브레이크 밟는 끼익~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이놈의 자동차는 한밤중에도 쉴 줄을 모른다. 조마조마하다. 길 한 번 건너가려면 수도 없이 두리번거려야 한다. 그러다가 기어이 사고가 났다. 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끼익~ 하면서 툭 하는 소리가 났다. 차들이 주욱 늘어서고 무슨 구경거리처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길거리에 피가 흥건하고 머리를 치인 할아버지 한 사람이 누워있었다. 경찰차가 달려오고 앰블런스가 할아버지를 싣고 갔다. 이미 숨은 끊어진 상태라 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좀 떨어진 곳에 보따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방금 그 할아버지가 들고 다니던 것이라 하였다. 사람들이 보따리를 향하여 둘러섰다. 경찰서로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병원으로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보따리를 펴보는 사람은 없었다. 할아버지가 마지막 놓고 간 보따리 그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공수래공수거라고 하더니 죽는 순간엔 마지막 보따리까지 훌쩍 던져두고 빈손으로 떠나갔다. 요즈음은 모양도 좋고 기능도 편리한 가방이 많으련만 아무도 들고 다니지 않는 작고 허름한 보따리 하나. 결국 그는 그것마저 던져두고 떠나간 것이다. 어찌 그 사람뿐이랴. 누구나 마지막 갈 때는 작은 티끌 하나라도 들고 가지 못한다. 그런데 왜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것일까. 보따리는 대개 집을 나서서 멀리 갈 때에 챙기는 필수품이다. 아니면 잠시 며칠 길을 떠나거나 집을 떠나 잠자리가 바뀔 때 필요한 물건들을 줄이고 줄여서 들고 갈 수 있을 만큼만 챙겨 넣는 행랑이다. 말하자면 작은 살림살이인 것이다. 이처럼 보따리도 여러 가지가 있다. 달랑달랑 손에 들고 가는 작은 것도 있고, 여러 가지 물건이 골고루 들어있는 보따리장사 규모의 큰 보따리도 있다. 예를 들면 과거를 보러 서울로 떠나는 선비의 보따리에는 출세의 길이 들어있고, 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사람들의 보따리에는 그 나라의 문물이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죽음의 길을 떠나면서 챙겨 든 보따리 하나. 그것이 어쩌면 우리네 인생행로의 행장일 것이다. 긴긴 인생의 행로라 하여 어찌 많은 것들을 챙겨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 결국은 자기가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의 무게이리라. 어쩌면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보따리 하나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것 마저도 생의 행로를 마감할 때는 훌쩍 던져두고 간다. 가면 오고, 오면 가는 생노병사의 인생이거늘 공수래 공수거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어짜피 우리는 가는 것이니 하루를 살아도 하늘과 땅에 부끄러움 없이 살고 청정한 본래 마음을 잃지 말자. 욕심내어 큰 보따리 만들지 말고 어느 때 놓아도 아깝지 않을 작은 보따리 하나만 들고 다닐 일이다. 이제 돈과 권력, 명예를 뒤쫓아 달리던 모습에서 걸움을 멈추고,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임을 명심하고 평범 속에 행복을 찾도록 노력하자. /이용만 △이용만은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하여으며 『수필문학』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임실지부장 역임했으며 수필집 『세월 앞에 내가 서서』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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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7.15 16:15

일상 잠시 멈춤이 최악의 상황 막는다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일 이틀 연속 1600명 대를 기록했다. 일주일 넘게 매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영업제한이 확대되면서 우리는 죄인이 아니다는 자영업자들의 눈물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은 아직 코로나19 대유행 위험지역은 아니지만 감염재생산지수가 여전히 1.0을 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 송하진 도지사도 지난 14일 지금 멈추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며 도민들의 방역 참여를 당부하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전북지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일 기준 2488명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모두 60명의 도민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도내 확진자는 전주에서 가장 많은 778명이 발생했고 익산 498명, 군산 313명 등 3개시 지역이 1589명으로 전체의 64%에 달한다. 지난 8일 0.97로 1.0 미만이었던 감염재생산지수는 9일 1.24로 높아진 뒤 14일 1.26을 기록하는 등 1.0 이상을 계속 웃돌아 아직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도내 모든 지역에서 9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된다. 14일 혁신도시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도내에서 모두 24명이 신규 확진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전북지역의 주간 평균 확진자수가 8.7명에 달해 매일 1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를 고려할때 자칫 방심하면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구의 이동이 많아지면 비수도권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 행정의 철저한 방역 관리와 함께 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통이 큰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시급이 이뤄져야 한다. 위기와 일상 회복의 갈림길에 선 지금 멈춤의 시간을 인내하고 방역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당겨야 다가올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도민들의 방역 동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7.15 16:15

배달 음식 포장지에 원산지 표시 꼭 지켜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맞아 배달 음식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원산지 표시 의무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우려가 크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위탁급식소는 물론 배달 음식도 원산지를 표기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대상은 쌀 콩 배추김치 등 농산물 3종과 소고기 돼지고기 닭오리고기 등 축산물 6종, 명태 고등어 오징어 낙지 등 수산물 15종 등 모두 24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의 원산지는 식당 내부나 배달 앱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영수증이나 포장지 전단 등에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대다수 배달 음식업체는 배달 앱에는 원산지를 표시하지만 포장지나 전단지 영수증 등에는 따로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는 곳이 많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올 상반기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를 단속한 결과, 모두 1771곳이 적발됐다. 이 중 배달 등 통신 판매에서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업체가 335곳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93곳보다 14.3% 증가했다. 원산지 표시 위반 품목으로는 배추김치가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 쇠고기 순이었다. 전북에서도 모두 132곳이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가운데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업체가 75곳, 원산지 미표시 업체가 57곳이었다. 특히 외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음식점이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기해 배달했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업체는 국산과 외국산 재료를 혼합해 만두를 만들어 국내산으로 배달 판매했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문제는 원산지 표시 의무화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아직도 배달 음식업체들이 포장지나 전단 영수증 등에 따로 원산지를 표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치단체는 배달 음식업체에 대한 원산지 표기 홍보와 함께 지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배달 음식업체도 잘 몰랐다고 해서 면책될 수 없기 때문에 원산지 표시 사항을 꼭 지켜야 한다. 원산지 표기는 식품 안전 및 소비자의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배달 음식업체의 철저한 준수가 요구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7.15 16:15

역사전쟁, 남침·북침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13년 6월 11일 서울신문은 진학사와 함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청소년 역사인식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625 전쟁을 북침으로 응답했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이전에도 남침북침논쟁은 있었지만 서울신문 여론조사가 마치 1차세계대전에서 사라예보의 총성과 같은 트리거 역할을 했다. 이 조사보도가 나가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교육 현장에서 진실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남침북침 역사전쟁이 정치권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역사전쟁은 전교조 교사가 북침을 가르쳤다는 주장과 함께 당시 국사교과서를 다양한 역사적 관점을 인정하는 검인정 대신 국가 단일사관에 의한 국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논쟁으로 불붙었다. 8년이 지난 올 6월에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국민들에게 당시 서울신문이 했던 같은 보기문항을 제시하고 625의 남침북침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선생님께서는 625전쟁이 남침이라 생각하십니까? 북침이라 생각하십니까?로 물은 결과 남침이 54.5%, 북침이 33.9%, 기타 7.0%, 잘모르겠다가 4.6%로 나왔다. 이어 질문을 달리 해서 물어봤다. 그럼 용어가 혼란스러우시면 남한과 북한 중 누가 625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그 답은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 90.7%였다. 2013년 당시에도 서울신문 조사가 잘못됐다는 반론조사가 있었다. 교육전문지인 희망교육이 서울지역 학생 1499명을 대상으로 625 한국전쟁은 누가 일으켰나라는 질문에 답변 내용을 북한이 한국전쟁을 일으켰다, 남한이 일으켰다라고 제시하자 89.4%가 북한이 일으켰다고 답했다. 서울신문 조사와 완전히 상반된 조사가 나왔다. 즉 625전쟁이 남침북침인가?로 질문하면 다수는 전쟁을 일으킨 주체를 기준으로 북한이 침략한 북침으로 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당시에 조금만 고려해 봐도 금방 알 수 있었다. 역사학자나 조사전문가들도 북침남침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좌파 교육의 본보기로 보고 역사전쟁을 선포했다. 물론 박근혜 정부의 국사교과서의 국정교과서화는 실패했다. 그러나 그 여진은 한국사회를 이념적으로 더욱 찢어 놓았다. 특히 교육계의 폐해는 더 컸다. 당시 고등학생들이 지금 20대로 2030세대 현상을 일으키는 세대가 됐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부의 탄생, 지방선거 및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고, 국민의힘 대표경선에서는 이준석을 적극 지지하는 등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다. 만약 2030세대가 전교조 교사로부터 625는 남한이 일으킨 북침이라는 식으로 교육을 받아 좌파가 되었다면,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고, 국민의힘 대표경선에서 이준석 현상을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마침 다음달에 32년 전 북침 논란이 됐던 사건의 재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전교조 결성 직전인 1989년 5월 제천 제원고교 강성호 교사가 수업중에 북침을 주장했다는 사건으로, 학생 6명의 증인만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이다. 그러나 강성호 교사는 북침을 가르친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증인인 6명의 학생 중 2명이 문제가 된 수업 시간에 결석했으며 우리는 북침설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359명의 당시 학생이 재판부에 제출했던 사건이다. 정치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다 정당화된다고 보면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미래세대의 교육까지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정치가 교육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교육에 관여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가 교육에 관여를 한다면, 객관적 사실과 전문가의 의견을 검토해서 그야말로 국가 100년 대계의 교육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용어 혼란이 너무나도 명백한 남침북침 같은 잘못된 조사를 자신들의 정치적 프레임에 끼워 맞추기식의 역사전쟁은 이제는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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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5 16:15

“어게인 태권도를 위한 ‘U-프로젝트’를 말한다”

황인홍 무주군수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상 혁명으로까지 불렸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명대사 중에 I See U(나는 당신을 본다)가 있다. 무주군에서도 지금 U를 보고 있다. 이름 하여 어게인 태권도를 위한 U-프로젝트. U-프로젝트는 말굽자석을 형상화한 것으로 U에는 Universe(전 세계, 전 인류)를, 말굽자석의 S극에는 Sorth Korea(남한)을, N극에는 North Korea(북한)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태권도 성지 무주군이 태권도를 매개로 전 세계인을 끌어 모아 세계가 하나(One World)되고 남과 북이 또 하나(One Korea)됨으로써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에 기여하고 남북한 평화 정착 기반을 조성하자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불변의 태권도 종주국이다. 현재 전 세계 210개국이 세계태권도연맹(이하 WT)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이 211개국, 유도 204개국, 복싱 203개국인 것을 생각하면 태권도는 어디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경기 종목이다. 1억 5000만 명의 세계인들이 수련하고 있을 만큼 보편화되기도 했다. 국제 태권도계의 양대 산맥은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WT와 북한에 본부가 있는 ITF(국제 태권도 연맹)이다. 세계 태권도 성지 태권도원이 자리해 있는 무주는 태권도 통일의 허브이다. 얼마 전 태권도원에서는 남북 태권도의 소통과 교류를 위한 스포츠태권도 국제 융합 콘퍼런스가 열려 하나의 태권도를 지향하는 학술의 장을 펼쳤다. 태권도가 아니더라도 무주군은 북한과의 연결 고리가 많다. 흔히 오지의 대명사로 남한에서는 무주구천동을, 북한에서는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꼽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북한 평안도 묘향산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무주군 적상산으로 옮겨와 적상산 사고에 안치됐던 인연이 있다. 무주군에서 세계가 하나 되고 남북이 하나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무주군에서 역점 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U-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의 하나가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설립이다. 태권도사관학교는 글로벌 태권도 지도자를 육성하는 대학원대학 개념의 전문 교육기관이다. 혹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생이 줄어드는 판에 무슨 대학원대학을 세우느냐며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벼랑 끝까지 몰린 태권도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10년간 전체 대학의 입학생은 7%가량이 줄어든 반면 태권도학과 입학생 수는 이의 10배 정도인 62%가 줄었다. 국내에서 조차 태권도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가 법률로 정해진 국기(國技)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브랜드임에도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앞장서야 한다. 태권도를 진흥하고 육성하는 어게인 태권도 정책을 통해 태권도의 대도약과 세계화를 이뤄내야 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대안은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설립이다. 무주군에서는 국민서명운동을 통해 국민 공감대와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WT,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단체들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정부에 정책 제안서도 공식 제출을 했다.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으면 늦는다. 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정부에서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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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5 16:15

당 대표의 리더십

삽화 = 정윤성 기자 여야가 본격 대권레이스에 들어간 가운데 당 대표의 리더십이 대선정국의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을 이끌어갈 당 대표의 리스크가 대선 풍향계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구원 등판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모두 취임한 지 불과 한두 달씩 밖에 안됐지만 리더십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먼저 시험대에 오른 송영길 대표는 취임 직후 조국사태 사과에 이어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 문제와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 종부세 완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자 일각에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당내 친문계를 향해서도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을 언급하며 누구가 되면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성공시킬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친문진영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내홍 조짐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부동산 의혹 국회의원 탈당 권유, 조국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의 대선 국민 면접관 섭외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당내 비토 정서도 형성됐다. 급기야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둘러싸고 이재명 지사와 반이재명 구도로 양분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가까스로 경선 연기론을 잠재우면서 송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대선레이스를 향해 순항에 들어갔다. 국민의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외 무선인 30대 이준석 대표가 등장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젊고 참신함에 2030세대가 열광하면서 세대교체의 기수, 정치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백팩에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모습과 토론 배틀로 당 대변인을 선정하는 등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의 위기에 처했다.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론에 이어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사태로 인해 코너에 몰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격 합의한 사실이 발표되자 당내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했다. 결국 합의한 지 100분 만에 번복했지만 당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치적 미숙함 때문에 송영길 대표에 말렸다는 지적과 함께 당 지도부와 소통없이 독단 정치를 하면서 제왕적 대표, 젊은 꼰대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정치 철학과 정책 아젠다 부재를 꼽기도 했다. 대선정국에선 대권주자가 뽑히면 당의 무게 중심은 후보자로 급속히 기운다. 그러나 대선 후보를 선출 전까지는 심판관인 당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 대표의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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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1.07.14 18:08

우려되는 도내 청소년 정신건강 적신호

도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울감 등의 정신질환으로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실제 이를 행동에 옮기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 재단이 발간한 2021자살예방 백서는 도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현주소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도내 청소년(924세)들이 극단적 생각을 해보았다는 비율이 14.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2.7%P 증가해 증가율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들 청소년 가운데 실제 극단적 선택을 계획(5.2%)하거나 시도(3.8%)한 비율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고, 실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청소년도 10만명 당 13.4명으로 제주(16.3명)다음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주관적 건강 상태, 우울감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이 33.2%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의 비율(9.2%)보다 24%P나 높게 조사됐다. 우울감 등을 느낀 적 있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 또한 33.9%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청소년들이 입시 학업문제와 진로 등 전형적인 문제점뿐 아니라 정신건강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만큼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지난해부터 위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학교도 외출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하면서 우울함과 불안감 등이 더욱 가중될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사망원인 가운데 첫번째가 자살이다.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원인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정신적 질환을 무시할 수 없다. 극단적 선택을 줄이기 위한 해법 찾기에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정신건강은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예방이 중요하다. 배려와 관심으로 세심히 관찰하고, 자상한 상담과 소통이 필요하다. 극단적 선택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 혹은 강화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범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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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7.14 17:03

JB연수원 건립 지역 건설업체 배려해야

정읍시 용산동 내장산리조트 내에 들어설 JB금융그룹 통합연수원(JB연수원) 건립사업에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배제돼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으로 도민들과 함께 해온 JB금융지주의 연수원 건립에 지역업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동안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며 호평받아온 JB금융지주의 지역상생 경영과도 맞지 않는 일이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JB연수원 건립 기공식을 갖고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내장산리조트 내 3만4266㎡(1만여 평) 규모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8층의 연수동과 숙박동, 운동장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되면 전북은행은 물론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JB증권 베트남, JB캐피탈 미얀마 등 국내외 JB금융그룹 계열사 직원 4000여 명의 교육과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JB연수원은 지방세수 증대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건설업체들은 600여 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JB연수원 건립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건설경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JB금융그룹이 전국 도급순위 30위 권 내 업체들만 대상으로 지명경쟁입찰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도내 건설업체들은 입찰 참여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 건설협회 전북도회는 전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JB금융지주의 지역 외면 행태의 개선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명경쟁입찰은 발주자가 사전에 일정한 기준에 적합한 자격을 갖춘 업체들을 지명하고 지명업체들 간의 경쟁을 통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와 계약하는 입찰 방식이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와 JB금융지주의 협상 과정이 남아있어 지역 건설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발주자인 JB금융지주의 지역상생 의지다. 입찰협상 과정에서 지역업체와의 협업 여부에 따른 가점 부여 등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길이 있다. JB연수원 건립이 지역 건설업체의 사기를 북돋고 지역과 전북은행의 상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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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7.14 17:03

2차 추경 재편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 극복·민생 회복 지름길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시) 이제 거리두기도 개편되고 백신 접종율도 높아져 매출 증가를 기대했는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헛된 희망이 됐습니다 필자의 서울 숙소 인근 치킨집 사장님의 장탄식이다. 치킨집 사장님의 하소연이 전체 자영업자의 마음일 것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0시 기준 1,100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12일부터 2주 동안 수도권 지역에 가장 강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야간 외출 금지에 해당하는 초강수다.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방역상황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더 큰 피해와 손실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비상 처방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수도권에만 한정될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방의 코로나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어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19 대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와 같은 방역과 경제에 대한 우려 속에 국회는 이번 주부터 21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한다. 필자도 21대 국회 2년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에 선임되어 33조원 규모 추경예산안을 심사한다. 당초 정부 추경안의 기조는 백신 접종율 향상 등으로 안정되어 가는 방역상황을 바탕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소비진작에 맞춰졌었다. 하지만 몇 주 새, 추경예산의 역할은 골목상권 회복이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시민들의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소비 위축이 가속화 되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경예산을 재편해 재정이 민생 회복의 지름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어야 할 3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재정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지원에 중심을 둬야 한다. 손실보상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번 추경안에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그러나 7월 7일 공포 이후에 발생한 손실부터 보상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4단계 조치로 인해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편성액보다 대폭 증액해서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을 피해업종에 따라 세분화하고 향후 여행업, 관광업, 공연업등은 추후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하여 지원액을 집합금지, 영업제한 수준에 맞춰서 확대 해 업종간 형평성과 불균형 문제를 해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비지원이다. 본예산에 15조원이 편성됐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비용 보조는 이번 추경안에 5조원이 추가로 편성됐다. 문제는 본예산에서 6~8%였던 보조율이 이번 추경에서는 4%만 지원하는 것으로 계상됐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10%의 할인율 중 나머지 6%는 지방비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는 부담이 된다. 따라서 보조율을 상향하고 예산을 증액해야 효과적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 4차 대유행의 성공적인 종식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럴수록 정부재정은 국민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예결위원으로서 추경예산을 통해 전북도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국민의 한숨을 덜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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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4 17:03

참된 목민관(牧民官)을 그리며

손삼국 김제시 전 행정지원국장(김제 미래발전 포럼 대표) 이제 1년여 후면 지방자치제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자체장과 지자체 의원들을 선출하게 된다. 필자는 초급 공무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중간관리자를 거쳐 국장으로 퇴직하기까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지방공무원으로서의 공직 생활을 통해 많은 군수와 시장들을 겪게 되었다. 퇴직 후 공직자로서 지내온 그간의 생활에 대한 소회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리더십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 시간 들을 통해 앞으로 남은 삶의 행보에 이정표로 삼고자 리더십에 관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이런 필자의 숙고를 지켜보던 후배가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영어 단어의 어두 문자를 풀이해서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정리해 줬는데 새겨 둘만 한 내용이기에 이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같이 나누며 자신을 살피는 경구로 삼고자 합니다. Listening(들음), Equipping(세움), Achieving(성취), Decision Making (결단), Exampling(본), Responsibility(책임), Spiritual Gifts(영적 은사), Humbleness(겸손), Integrity(정직), Pioneership(개척 정신), 이상의 10가지 덕목은 모름지기 한 조직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며 오늘날 우리 모두가 바라 는 지도자상이 아닐까 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한 지역을 책임지는 지자체장이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을 조목조목 서술한 조선 시대의 실학자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성리학과 실학이 공존하며 전통과 보수 속에 여명처럼 움트던 실학이라는 학문을 개방된 사고로 현 생활에 도입하고자 했던 다산 정약용은 18년의 유배 생활을 통해 수많은 저술을 남기며 목민심서를 통해 후세의 우리들에게 인문학적으로 실용적인 관리들의 지침서로 많은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지방에 파견된 목민관(수령)들이 알고 실천해야 할 행정, 경제, 문화, 사회의 전반적인 규범들을 옛 선비들의 실화를 들어가며 자신의 생각과 함께 자세하게 서술하였다. 말하자면 목민관이 처음 부임하여서 고을을 다스리고 임기가 끝나 고을을 떠날 때까지 해야 할 일을 써놓은 것이다. 그 근본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위민(爲民) 정신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 정치인이나 조직의 리더들이 읽어서 귀감이 되는 내용 들이 금과옥조처럼 서술되어 있는 책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수신(修身)의 지침이 되고 있다. 다산은 처음부터 좋은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공직사회와 나라 전체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으며, 그만큼 공직자들을 뽑는 기준은 엄격해야 하고 처음 공직에 임하는 이들의 윤리적 자세 또한 남달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0 여년 전(1818년 저술) 저술된 책이라고 하기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지방관을 꿈꾸는 사람에게나 지방관을 뽑는 사람에게나 깊은 울림을 주는 내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리더십을 생각하며 이런 목민관을 고대하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끝으로 제프리 이멜트(제너럴 일렉트릭 GE 회장)의 리더의 자질에 관한 발언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사업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동시에 내부에서도 볼 수 있는 균형 잡힌 안목이다. 훌륭한 리더는 15분 안에 6만 피트 상공에서 지면까지 달려갈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구름 속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것이고, 땅에서만 있으면 미래를 예견할 수 없을 것이다. /손삼국 김제시 전 행정지원국장(김제 미래발전 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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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4 17:03

과학기술 중심, 전북을 꿈꾸며

전북의 중소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그곳을 떠난 지 36년이 지났다. 한 두 달에 한번 씩 고향을 방문하면 마음이 포근해지고 아련한 추억에 눈시울도 뜨거워진다. 하지만 어렸을 때 본 산천은 변함이 없는데 내가 알던 그 친구들은 그곳에 없다. 고향을 떠나 타향을 헤매지 않고 고향에 터를 잡을 수 는 없을지,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내가 고향을 떠나 지금까지 한일은 과학기술을 육성하는 일이다. 난 과학기술에서 우리 고향의 미래를 보고자 한다. 세상은 보이는 것과 실제 움직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돈이고 권력인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인 움직임은 작은 연구실험실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지금의 사는 방식과 지금의 생각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인류 전체에 펴지고 있다. 좋던 싫던 간에 사고와 생활방식에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오고 있으며,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답을 주진 못하지만 변화, 불안, 기대, 이 모든 것이 어느 한 곳을 지적하고 그것이 변화의 핵심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이 힘을 얻기 시작한 시기는 근대 이후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고의 혼돈과 갈등이 가장 컸던 시대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이다. 이때 사람들은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과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하는 세계관의 혼동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종교개혁, 인문학 발달, 과학적 발견 등 기존의 사고체계를 송두리 체 흔드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수많은 혼동과 갈등에서 그나마 종지부를 찍고, 마지막 결론에 이르게 한 한마디는 데카르트의 I think, therefor I am이라고 생각한다. 신의 섭리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인간의 이성의 시대를 여는 핵심 선언이다. 중세 종교적 삶의 근거로 신의 말씀이 있었다면 근대이후 인간의 이성적 판단 근거는 무엇일까? 철학, 역사, 자본, 인간심리, 사회정의 등 많은 근거들이 탄생하고 지지를 받았으나 현재 최후의 승자는 과학이 아닐까. 과학적 근거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 것과 동일시되고 이러한 믿음이 점점 더 큰 힘을 갖게 되고 있다. 과학은 사회에서 가치 판단의 근거 또는 증거로서의 지위를 획득했고 과학적 사고가 합리성과 동일시되면서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는 근간으로 간주되었다. 자본, 노동, 정치적 권력, 철학적 가치, 법 등도 큰 힘을 가졌다고 보지만 그 힘도 과학적 합리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그 권위를 잃을 수 있다. 특히 위기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변화의 중심에 과학이 있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며 양면성도 있다. 인간의 힘으로 통제하여 적절하게 활용하면 엄청난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으나, 잘못 활용되면 인류에 큰 해를 줄 수도 있다. 이제 우리 전북도 과학기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활용하여 안전과 풍요를 동시에 얻어야 한다. 번듯한 연구소 하나가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과학자 한명이 지역을 먹여 살리며, 과학적 농업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과학에 근거한 전통문화가 전북의 품격을 높여준다. 과학에 근거한 행정과 정치는 효율성을 높이고, 과학에 근거한 사회 문제해결로 주민의 불만을 줄여줄 수 있다. 이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이석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성과평가정책국장 △이석래 국장은 제40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남원 성원고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대 대학원에서 과학기술정책학을 전공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7.14 17:03

이준석의 줄타기

삽화 = 정윤성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에 의하면 지난 주 대비 1% 가량 높았다고 한다. 2016년 국정농단 이후 극히 드문 일이다. 최근 들어 이준석 돌풍으로 인해 2030 세대 입당이 러시를 이룬다는 점에서 예상됐던 일이다. 이 대표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이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치권에서의 젊고 파격적인 행보는 기대 이상의 역대급이다. 국민의힘 지지 회복은 물론 대선 레이스에서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조사 결과가 발표된 9일, 이에 못지않게 놀랄 만한 뉴스가 이준석 대표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는 이날 윤석열 전 총장과 회동을 언급하며 저희 당은 훌륭한 좌장 역할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 좌장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며 운을 뗐다. 그리고 윤 전 총장같이 야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 전 위원장에 매달려야 한다며 그의 경륜을 높이 평가했다. 향후 위상에 대해서는선대위원장이든 뭐든 어떤 역할이든지 후보 옆자리 정도엔 계실 것 같다며 드러내놓고 대선 중용을 시사하기도 했다. 젊고 역동적인 36살 대표가 80대 원로의 경륜을 부러워 할 순 있다. 이 대표 자신도 정치 경력이 부족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한 수권정당 면모를 갖추기 위한 자강론(自强論)과는 역 주행한 느낌이다. 독선적이고 노회한 이미지의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의 쇄신 바람은 아무리 생각해도 케미가 맞지 않는다. 문득 이 대표가 지난 달 당선 소감에서 밝힌 비빕밥론이 떠오른다. 밥과 함께 비비는 식재료의 고유한 맛을 충분히 살려야 제 맛을 낸다며 그는공존을 강조했다. 그러나 식재료는 신선함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 이를 제대로 골라 쓰지 못하면 오히려 맛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젊음참신진취 아이콘인 이 대표 이미지에 흠집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김 전 위원장의 뿌리는 전북 순창이며 명문가 집안이다. 그런데도 호남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다 못해 야박할 정도다. 당내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마다 등판하는 그의 구원투수 역할에 대해서도 못마땅해왔다. 고향 사람인데도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순전히 그의 과거 행보 탓이다. 그는 여야를 넘나들며 비례대표로만 5선 국회의원이 됐다. 전두환 신군부시절 국보위 참여는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다. 작년 광주 5,18 묘역에 무릎 꿇고 사죄할 때도 진정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국민의힘은 호남 서진(西進)정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금의 인기는 어찌보면 반사 이익에 편승한 측면도 없지 않다. 집권여당 민주당의 국정 실패에 분노한 유권자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의미다. 여야 혁신 경쟁을 통해서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성난 민심을 다독이는 것은 첫 걸음이다. 민주당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좋아하지도 않는다는 유권자 충고에 귀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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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07.13 17:08

평양문루에 활을 걸고…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나의 기약하는 바는 활을 평양문루(平壤門樓)에 걸고 (나의) 말에게 패강(浿江 대동강)의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오. 이는 927년 12월, 후백제 견훤왕이 신라의 수도 경주를 친 직후에 고려 왕건에게 보낸 서신에 나오는 글귀다. 이 얼마나 심장을 뛰게 하는 말인가. 고구려 멸망으로 만주 일대를 잃은 이후, 가장 호쾌한 영웅의 포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남북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통일의 의지를 묵직하게 묻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 1100년 전 후백제를 건국하며 전주를 왕도로 삼은 견훤왕은 시시한 사내가 아니었다. 비록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이 자서(自書)에서 천하의 원흉이라고 악평하고 있으나 그는 후삼국을 통일해 잃어버린 고구려까지 찾고자 했던 호걸이었다. 그러나 후백제는 짧은 존속기간과 패망한 왕조였기에 쉽게 잊혀졌다. 이 지역 전북사람들조차 기억하기 싫어했다. 견훤왕이 말년에 아들에 의해 금산사에 유폐되었다는 사실 하나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러한 승자의 역사해석이 머리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원통한 것은 당시 삼국의 모든 서적이 총집결된 전주서고가 불타버렸다는 점이다. 견훤왕은 경주를 침공한 후 그곳에 있던 서적을 모두 전주로 싣고 왔다. 그런데 고려는 전주성을 불바다로 만들고 전주서고에 불을 질러 역사를 단절시켰다. 실학자 이덕무는 이를 3000년 이래 두 번째 큰 재앙(厄)이라 애석해했다. 그리고 혹자는 후백제의 짧은 역사를 탓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다. 후백제의 출발 시점은 흔히 무진주(광주)에 입성하여 도읍한 892년부터 936년까지 45년간으로 잡는다. 이 기간은 중국 수나라(581-619년)의 38년에 비해 결코 짧지 않다. 수나라는 혼란한 중국을 통일하고 과거제도, 대운하 건설, 만리장성 재수축 등을 통해 이후 당나라 300년의 초석을 닦았다. 어쨌든 전주가 역사의 중심에 등장한 것은 후백제부터다. 견훤왕이 후백제의 깃발을 전주에 꽂은 덕분에 천년고도(千年古都)가 된 것이다. 이후 450년이 지나 조선 왕조의 발상지가 되었다. 왕대밭에서 왕대 난다는 말이 있듯 후백제가 뿌린 씨앗이 조선왕조로 열매 맺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 도시가 왕도였고, 왕조의 본향인 곳은 전주가 유일하다. 이제 1100년 동안 묻혀 잠자던 후백제를 깨울 때가 되었다. 때맞춰 1980년대 이래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던 동고산성 남고산성, 봉림사지 등 곳곳에서 유물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도성 및 왕궁터도 윤곽이 드러나고 후백제의 손길이 미쳤던 전북 동부의 가야문화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제 대대적인 조사와 발굴을 통해 전북과 전주의 정체성을 찾을 시기가 도래했다. 그동안 학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후백제 역사에 시민들도 참여해 전주 바로알기 운동이 시작되었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11일에는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학술세미나 및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결과는 5가지로 요약돼 전주시에 전달되었다. 건의사항은 △견훤로에 후백제 랜드마크 조성 △인봉리 주택개발 대안 제시 △후백제 문화관광해설사 교육 및 배치 △후백제 시민강좌 개최 △후백제 역사관(자료관) 건립 등이다. 지금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 부울경 메가시티,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의 행정통합이 그것이다. 전북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파트너도 마땅치 않다. 이러한 때 견훤왕의 후백제 국가운영 철학과 역사의식을 전북정신의 탯줄로 삼고 남북통일의 비전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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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7.13 16:36

빨리 청산해야 할 학교 내 일제 잔재물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일제 잔재가 여전한 가운데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학교 내에도 유무형의 일제 잔재물이 수두룩해 청산이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6년이 지났는데도 일제 잔재가 버젓이 남아 있는 것은 친일파와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일 행위로 득세한 친일파 후손들이 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통해 해방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전북지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친일 인물과 일제 잔재를 조사한 결과,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거나 미화찬양하는 일제 잔재물이 다수의 학교에서 드러났다. 가장 흔한 일제 잔재로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통문양이 아직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었다. 학교 교표에 일제 군대 상징인 욱일문이나 일장기가 남아있거나 일본 왕실에서 사용하는 국화나 벚꽃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는 학교가 21곳에 달했다. 또한 전쟁과 경기에서 승리를 상징하는 월계수 문양이 75곳, 욱일문과 일장기 국화 벚꽃 월계수 문양과 유사한 형태가 41곳, 맹수 맹금류 방패 등 군대 관련 문양이 29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학교 교정에 일제의 충혼탑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으며 전주 풍남초등학교와 전주초등학교에는 봉안전 기단 양식이 있고 군산 발산초등학교에는 일본인 농장 창고가 남아있었다. 일제 잔재로 규정한 수목인 가이스카 향나무나 히말라야시다 금송을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91곳에 달했다. 재작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북중등음악연구회 교사들이 친일 작가가 만든 교가를 전북지역 초중고교 25곳에서 부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편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아직도 15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올해 안에 교체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역대 학교장이나 기관장 사진을 외부 공간에 게시하거나 차렷경례 같은 군대식 인사 표현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의 다음세대를 교육하는 학교 내에 일제 잔재를 방치해선 안 된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자라나는 세대들의 잘못된 교육 환경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7.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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