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패션프루트·파파야 '아열대 과일' 재배지로
기후 변화로 아열대 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도 패션프루트, 파파야 등 아열대 과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14일 농촌진흥청이 공개한 아열대 과일 작물별 등유 소요량 지도를 보면 전북은 패션프루트(백향과), 파파야, 용과 등을 지배할 수 있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망고, 파파야 같은 아열대 과일은 기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작목으로 인식되며 재배 면적이 늘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아열대 작물은 전국 7338개 농가가 4125㏊를 재배하고 있다. 2597개 농가가 아열대 채소 1919㏊, 4741개 농가가 아열대 과일 2206㏊를 재배했다. 이 가운데 전북에서는 100개 농가가 아열대 채소 66㏊, 88개 농가가 아열대 과일 17㏊를 재배하고 있었다. 아열대 채소는 전국에서 세 번째, 아열대 과일은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아열대 과일의 경우 전북에서는 패션프루트, 망고, 무화과, 구아바, 바나나, 파파야 등의 순으로 재배 농가가 많았다. 다만 이들 작물은 자라는 데 필요한 온도가 다른 작물보다 높은 편이어서 농가 경영비 가운데 난방비 비중이 크다. 실제로 파파야는 난방비가 경영비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농진청은 패션프루트, 파파야, 망고, 용과 등을 대상으로 1000㎡당 필요한 등유 소요량(0~3만 리터)을 추정해 작물별 등유 소요량 지도를 만들었다. 노란색부터 빨간색까지 9단계로 구분해, 난방비 부담을 줄이면서 아열대 과일을 경제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을 제시했다. 등유 소요량 지도에 따르면 아열대 과일의 재배 권장 지역은 등유 소유량 1만 1900리터 이하인 곳에 해당한다. 그 결과 전북은 패션프루트, 파파야, 용과 등을 재배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관계자는 "망고는 전남 해남 이하에서 재배하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망고는 난방비 외에도 시설 온실 설치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은 작목이므로 농가에서는 재배 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농가에서 이번 등유 소요량 지도를 참조하면 난방비가 적게 드는 경제성 높은 작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진청은 이번 등유 소요량 지도를 도 농업기술원에 배포해 아열대 작물 재배 지침서로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