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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성매매와의 전쟁 선포날 전주 선미촌 밤풍경

도심에 짙은 어둠이 찾아왔다. 낮 시간 도심을 가득 메웠던 차들의 움직임이 뜸해질 시각. 전주시내 유흥업소 밀집지역은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성매매특별법 시행 4주년인 지난 23일 밤. 취재진은 성매매업소 단속에 나선 경찰과 동행, 취재에 나섰다.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 둘러본 전주시청 인근 성매매집결지(일명 선미촌). 경찰이 성매매업소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지만 20여개 업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업소에 있던 여성들이 취재진의 차량이 지나가자 손짓을 한다. 다른 곳에서는 차량에 타고 있는 남성과 흥정이 벌어졌다. 전주 완산경찰서에서 20여분 간의 회의를 마친 경찰과 다시 성매매집결지 인근에 도착한 시각은 밤 11시25분께. 잠복이 시작됐다.12시15분께 팀장이 팀원들에게 전화로 상황을 전달받았다. '조용하다'는 보고다. 20여분의 시간이 더 흐른 뒤 '손님이 업소로 들어갔다'는 내용이 보고됐다.업소 감시에 나섰던 팀원이 복귀하고 경찰은 검거계획을 세운 뒤 혹시 잠겨 있을 문을 뜯기 위한 '장도리' 등을 준비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잠복 1시간10여 분만에 전쟁이 시작됐다.업소 앞에 도착한 단속반은 차에서 내려 도주로를 차단한 뒤 잠겨 있는 입구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이어 경찰들은 2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장도리 등을 이용해 문을 따기 시작했고, 2분여가 흐른 뒤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업소 내부에는 2~3층에 각각 3개의 방이 있었고, 2층 3개 방 중 1곳만 문이 닫혀있었다. 경찰들이 잠겨 있는 문을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문이 열리자 방안에는 한 남성이 침대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옆에는 속칭 '홀복'을 입은 성매매 여성이 서 있었다. 단속반과 취재진이 들어서자 방안에 있던 남성과 여성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업소에 대한 수색이 이어졌고, 경찰은 현장에서 성매수 남성 1명과 성매매 여성 2명을 붙잡아 경찰서로 호송했다. 업소 밖에서는 인근 업소 업주들이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자 일제히 업소의 불을 끄고 숨죽인 채 단속을 지켜봤다.한 업주는 "먹고살게도 해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단속만 한다"며 경찰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또 다른 업주는 "단속이 시작되면서 아가씨들이 모두 여관 등으로 빠져나가 성매매가 음성화되고 있다"며 "집결지만큼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취재진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신상만 계장은 "오늘(23일)은 한 곳의 업소를 단속하는데 그쳤지만 지속적인 단속으로 도내에서 성매매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완산서는 이날 성매매 여성 오모씨(25) 등 2명과 성매수 남 김모씨(26)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또 성매매업소 업주와 건물주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할 예정이다.성매매 여성과 남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 업주는 영업에 의한 알선의 경우 7년 이하 징역에 7000만원 이하 벌금, 건물주는 3년 이하 징역에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 사회일반
  • 박영민
  • 2008.09.25 23:02

[현장속으로] 존폐 기로 고창 국화축제

제4회 고창국화축제가 다음달 22일부터 11월 23일까지 한달간 열린다. '30만평, 300억 국화송이'라는 국내 최대 타이틀로 관광객을 끌어 모았던 이 축제는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모래성처럼 존폐위기에 놓여있다.축제가 열리는 고창 석정온천지구가 골프장과 리타이어먼트 빌리지,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한 골프타운으로 개발되기 때문이다.골프타운 개발 전까지 국화축제는 여러 곳에서의 반대에 부딪혔고 민원을 야기했다. 시민단체는 친일파인 미당과 국화축제가 연결됐다는 점에서, 행정은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축제를 지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온천지구 투자자와 토지주들은 축제 개최가 골프타운 개발에 따른 이익 창출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불안심리에서 축제 주체인 고창국화축제전회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축제 개최와 성과고창 국화축제는 고 미당 서정주 시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의 대표작 '국화옆에서'는 자연스레 국화와 연결됐고, 2004년 정원환 국화축제전회 위원장(51)이 미당 묘역 주변 6000천평에 국화꽃단지를 조성한데 이어 이듬해 묘역과 질마재 마을 주변 5만평으로 이를 확대, 제1회 축제를 개최했다. 2006년에는 질마재와 석정온천지구 두곳에서 축제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석정온천지구 30만평에 국화밭을 조성, 올해에 이르고 있다.국화축제가 3년만에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올해 전북도가 공식 발표한 2007년 축제 관광객 숫자를 살펴보면 고창국화축제는 56만명으로 김제 지평선축제, 남원 춘향제, 무주 반딧불축제 등에 이어 일곱 번째에 자리했다. 이는 고창 모양성제(40만명)와 청보리밭 축제(52만명) 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고창에 유치한 셈이다.◆ 시민단체 반대와 토지주의 불안국화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태평양유족회다. 이들은 미당의 친일행정을 이유로 국화축제가 고창에서 열리면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축제 기간동안 유족회 사무실 앞에는 축제 반대 걸개그림을 걸어놓는가 하면 2006년에는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석정온천지구의 골프관련 산업 개발이 확정된 올해 토지주와 마을주민들이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국화축제전회는 이들에게 온천 개발이 본격화하면 언제든지 축제 장소를 옮기겠다는 확약을 한 뒤 온천지구에서 축제를 시작했다.하지만 10년째 방치돼 있는 온천지구가 하루빨리 개발되는 원동력 마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주민들과 토지주들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국화축제가 아직 역부족인 셈이다.◆ 행정의 무지원·무관심국화축제 태동부터 지금까지 고창군 행정에는 축제가 없다.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축제라고 보기엔 행정 지원이 전무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행정의 입장은 간단하다. 민간축제는 민간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 또 시민단체 등 주민들이 반대하는 축제를 행정에서 직접 챙길 수 없다는 것이다.지난해에는 국화축제가 온천지구의 도로를 무단 점용하는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원환 위원장을 고발하기도 했다.올해 서울시니어스타워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고창군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화축제가 온천개발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 군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진 뒤 본격적인 토지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라도 제전회는 온천 지구에서의 축제 개최를 중단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해결책은 없나제전회가 석정온천지구로 입성하면서 주민과 토지주들에게 한 약속을 감안하면 올해를 끝으로 자리를 비워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고창국화축제가 지닌 성장가능성을 감안하면 석정온천지구를 둘러싼 다자역학 구도가 모두 성공할 수있는 '윈윈 전략'도 가능하다.올해 청보리밭 축제 관광객은 55만명으로 지난해 국화축제와 비슷하다. 청보리밭 축제는 200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국화축제는 이를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의료 및 요양시설 노하우와 온천, 국화를 결합시킨 마케팅을 발굴하는 것이다. 또 국화축제는 2회 때의 형태인 '질마재와 온천지구' 이원화를 통해 관광객들이 고창의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2000억 원대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지닌 나비엑스포를 추진한 이석형 함평군수가 말한 "고창국화축제는 함평나비축제의 3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석정온천지구에 얽힌 여러 관계자들은 곱씹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 고창
  • 임용묵
  • 2008.09.23 23:02

[현장속으로] 흉물로 전락한 용담댐 한국수자원공사 자연생태공원

17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진안 용담댐 자연생태공원. 용담댐 광장 길목에 자리한 이곳에 들어서자 수년째 굳게 닫힌 화장실이 제일 먼저 눈에 띠었다.유리문 사이로 비치는 화장실 내부는 청소한 흔적은 커녕 쓰레기와 함께 흙 묻은 발자국으로 뒤범벅이 돼있었다. '동절기 수도동파로 화장실 이용을 한시적으로 중지한다'란 안내문구만 덩그렇게 내걸렸다.공원 안내도가 세워진 공원 입구에는 오래전 폐업한채 방치된 ○○휴게소 모습처럼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다. 마치 문 닫은 수목원을 연상케 했다.길게 늘어선 폭 2.5m 산책로 주변에 식재된 벚나무는 대부분이 이미 고사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동안 내려쬐는 뙤약볕을 가려줄 아름드리 수목은 고사하고, 군데 군데 식재된 만주고로쇠며 피나무 등도 이미 말라 죽거나 고사가 진행중이었다. 산책로 중간쯤 심어진 피나무 한 그루는 아예 흉고부분이 꺾인 채 볼썽사납게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멀쩡한 수목이라곤 공원 입구 10여 그루의 잣나무 등 일부에 그쳐 '뭣하러 심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생태연못 또한 한켠에 물을 순환시킬 펌핑시설이 설치돼 있음에도 퇴적된 녹조현상만 보일 뿐 생태학습지와는 거리가 먼 허울뿐인 '방죽'에 불과했다.용담댐 건설 당시 K-water에서 십 수억원의 국민 혈세를 들여 조성한 자연생태공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채 이처럼 내팽겨쳐 있었다. '휴식공간 제공'이라는 당초 취지는 말뿐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댐막이 공사를 하면서 생긴 허드레 토사를 이용해 다진 터 위에 댐 좌안을 따라 3km구간의 산책로를 개설하고, 그 주변으로 관상목 등 수목 3000여 수를 심어놓은 지 7년 여가 지난 이곳 현장을 통해서다.이곳을 책임지는 댐관리단 관계자는 "자연생태공원이라 자연 그대로 가꿨기 때문"이라는 해명에는 댐관리단이 왜 있는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관리부실로 몇 십그루의 수목이 고사된 것도 문제지만 거닐고 싶을 만한 산책로 여건들이 충족돼 있지 않은 점이 더욱 문제다. 방문객이 있을리 만무하다. 실제 취재당일 단 1명의 방문객도 보이질 않았다.산림조합 중앙회 진안연수원 한 관계자는 "당초 수목선택 자체가 잘못됐다. 일시적인 활엽수보다 가문비나 잣나무 등 사계절 푸르른 침엽수 위주의 상록수를 심어놓지 않은 게 아쉽다"고 밝혔다.

  • 진안
  • 이재문
  • 2008.09.19 23:02

[현장속으로] 북남원골프장 조성사업 '난항'

북남원골프장 조성사업이 사업주와 주민들과의 마찰로 난항을 겪고 있다.(주)대산농원과 남원시가 남원 대산면 일대에 만들려는 북남원CC는 허가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사업자와 남원시, 주민 등 3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주민들은 마을을 둘러싸고 조성되는 골프장의 농약이 마을로 흘러들어 농사를 망칠 뿐만 아니라 물조차 맘대로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골프장 조성사업을 중지하거나 마을주민 전체를 이주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업자 측은 '주민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일축, 양자간에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골프장 추진 어디까지대산농원(주)은 지난 2007년 대산면 옥률리 산 1번지 일원에 650억원을 들여 18홀 규모의 북남원CC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1월 주민입안 제안서를 남원시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이어 이 사업은 전북도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전체 사업대상 158필지 가운데 147필지가 매입돼 당초 예정대로 2011년까지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올 4월부터 주민들은 말목장을 운영하겠다며 토지를 매입했던 회사측이 골프장 조성을 한다고 말바꾸기를 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 시작했고 36가구의 마을 주민 전체를 완전 이주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회사측과 남원시가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달 30일부터는 환경영향 평가를 위해 투입하려던 장비 진입을 실력으로 막는 사태로 번졌다. 설득작업이 무산되고 사업이 지연되면서 회사 측은 일부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고발, 경찰 수사가 시작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주민들 왜 반대하나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오면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무엇보다 골프장에서 사용하게 될 각종 농약 성분이 흘러내리면서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고 농산물 값도 폭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여기에 농약 성분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면서 물 조차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완전 이주만이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남원시에 대해서도 마을입구에 설치한 콘테이너와 현수막 등을 모두 강제 철거하는 등 사업자 측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이들은 현재 남원시청 앞에 집회신고를 내고 매일 시위를 벌이는 등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주와 남원시 입장이에 대해 회사측은 "30억원이 넘는 이주비용을 들여 이주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농약 문제에 대해서도 미생물농약을 주로 쓸 예정이며 제초작업도 농약 대신 최대한 인력을 동원할 계획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사업을 강행할 태세다.남원시도 "마을에 진입도로를 내주기로 하는 등 여러가지 지원대책을 제시했는데도 공사 진행 자체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 해결책은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데다 대화마저 중단된 상태여서 사태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중재 역할을 해야 할 남원시마저도 손을 놓고 있어 자칫 공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이 경우 골프장 건설을 통한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대가 무위로 돌아가고 주민들도 실익을 얻기 어려운 만큼 대화를 통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회사와 남원시 측은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민들도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원책을 요구하는 것만이 공멸을 피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회일반
  • 신기철
  • 2008.09.16 23:02

[현장속으로] 완주 용진 간중리 석산개발 '뜨거운 감자'

완주지역 석산개발에 따른 사업자와 지역주민 사이에 마찰과 대립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고질적인 민원이 잠재워지지 않고 계속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단순한 민원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과 업자간 소송이 잇따르면서 그 앙금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특히 허가기간 만료 후 연장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완주군은 (유)신원산업(대표 강동균)에 지난 2004년 5월부터 2009년 6월 13일까지 5년간 용진면 간중리 산25-2 일대에서 석산개발을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당초 허가면적은 총 4만4150㎡로 내년 6월 13일이면 기간이 만료한다.현재 완주군 관내에서 채석 허가가 이뤄진 곳은 용진면 간중리 4만4150㎡를 비롯, 고산면 삼리기 7만9011㎡, 구이면 안덕리 4만6602㎡, 소양면 해월리 10만5285㎡ 등 모두 4곳이나 유독 채석 허가면적인 가장 적은 용진면 간중리 일대는 민가와 가까워 크고작은 민원이 그치지 않고 있다.▲복잡한 허가경위신원산업은 지난 2003년 9월 15일 완주군에 채석허가를 신청했으나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받았다.당시 용진면 간중리 일대 4개마을 주민들이 결사 반대한 이유는 지난 96년 다른 사업자의 석산채취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또다시 석산개발에 따른 피해를 당할 수는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이에 불복한 사업자는 전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심의 결과 '허가'토록 인용재결을 받아냈다.이에 따라 완주군은 2004년 5월 13일 허가 결정을 했으나 정작 문제는 그때부터였다.지역민들은 채석허가 직후 집단 농성에 돌입했으며 '채석허가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고 나섰고, 급기야 2005년 5월엔 석산반대대책위 관계자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다.힘겨루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완주군의 중재끝에 지난 2006년 8월 14일 회사와 지역 주민들의 협약서를 작성, 공증한 후 본격적인 채석작업이 이뤄졌다.당시 합의조건으로 회사측에서 주민재산에 압류한 것을 해지하고, 채석장 운영때 허가조건을 준수키로 했다.회사측이 주민재산을 압류하려 나선 것은 채석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주민들이 업무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때문이다.▲주민-사업자 쟁점은지역 주민들은 채석작업으로 인해 진동, 소음 등 주거활동에 커다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차량 통행으로 인해 분진, 소음 피해가 일고 있고, 덤프 차량의 과속으로 인해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게 지역민들의 주장이다.간중리 두억마을 김춘식 이장은 "당초 합의사항엔 마을을 지날때 시속 20km 이하로 달려야 하나 과속하기 일쑤여서 간중초등학교를 오가는 학생들이 위험할뿐 아니라 새벽부터 질주하는 차량으로 인해 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김 이장은 특히 "지역민들의 피해의식이 워낙 커 요즘에도 현장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하거나 다투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신원산업측은 "비록 허가과정에서 소송 등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더라도 한번 합의서를 작성했으면 그 이후부터는 허가조건을 준수하는 한 채석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게 해줘야 하나 잦은 민원으로 인해 골치가 아프다"며 "민원이 계속되면서 3년 가까이 사업을 못해 손해본 것은 누가 변상해주느냐"고 항변했다.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다하고 있다는게 신원산업측의 설명이다.이처럼 양측이 계속해서 맞서고 있는데 대해 완주군 관계자는 "주민 피해가 있다는 민원이 있을때마다 이를 회사측에 즉각 통보, 시정조치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으로 문제는용진 석산개발은 지금까지가 문제가 아니라 정작 지금부터 문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벌써부터 일부 주민들은 허가기간이 종료한 후 연장여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두억, 신촌, 도계마을 등 인근 주민들은 소음이나 환경오염은 물론, 대형 덤프트럭 운행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을 들면서 "허가 기간이 만료된 후 채석 허가가 연장돼선 안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사업기간에 대해 주민들은 내년 5월에 만료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측은 '협약일로부터 5년'이라는 주장과 함께 연장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아직 채석허가 기간이 많이 남아있어 현재로서는 이 문제가 잠복된 상태지만, 만일 업체측에서 면밀한 법적검토를 거쳐 '연장허가'를 요청할 경우 완주군의 결정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많은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연장 결정을 하기도 어렵지만 법을 무시한 판단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이래저래 용진 석산개발 문제는 언제 타오를지 모르는 휴화산이 될 수 밖에 없는 듯하다.

  • 사회일반
  • 위병기
  • 2008.09.02 23:02

[현장속으로] "운주 감 명성 퇴색 우려"

"있는 댐도 없애는 마당에 큰 실익도 없는 대규모 제방을 쌓기 위해 천혜의 대둔산 자락 산허리를 잘라내 도로를 만드는 것을 보면 마음만 답답합니다."완주군 운주면 광두소마을 고수영씨(59) 등 28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은 '대둔제'사업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의 터진이 곧 수몰될 처지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하루하루 한숨만 쉬고 있다.비단 이들뿐 아니라 대둔제 완공으로 인해 사실상의 댐이 막아지게 되면 잇따른 안개로 인해 운주 감의 명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운주면은 전국 감 생산량의 20%를 생산할만큼 감에 관한한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민들은 대둔제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대둔제 사업은 한국농촌공사 전주완주지사가 발주해 올초 착공한 것으로 높이 37.6m, 길이 210m의 제방을 막는 것이다.농촌공사측은 이 사업의 목적에 대해 충남 논산군 양촌면 양촌리마을의 농생활용수의 원활한 공급과 홍수예방 등 이라고 밝혔다.운주에서 대둔산에 이르는 17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운주계곡중 일부를 막아 사실상의 소규모 댐처럼 조성될 계획이다.당장 보상을 받고 이주해야 할 광두소마을 주민들은 "실거래가보다 턱없이 적은 보상만을 받고 과연 어떻게 생활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대둔산 자락을 끼고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됨은 물론, 장기적으로 환경변화나 생태계 파괴에 의해 두고두고 골치꺼리가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고수영씨는 "공사를 막 시작한 현 시점에서도 대둔제 사업을 해야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환경단체 등 전문성있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과연 이 사업이 필요한지 검증해달라"고 호소했다.운주면 장선리, 완창리 지역 일부 주민들도 "충남 논산에 있는 일부 마을의 홍수를 예방한다는 애매한 이유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운주계곡 상류를 막는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머지 않아 자욱한 안개로 인해 운주 곶감의 명성이 퇴조할 것은 뻔하다"고 걱정했다.

  • 사회일반
  • 위병기
  • 2008.08.26 23:02

[현장속으로] "당장 활용 손색없는 청사진 상당수"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목련홀. 벽안의 외국인들이 프로젝터와 심사위원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ㄴ'자 모양의 자리에 앉은 심사위원들도 참가자들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PT)자료와 문건 등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숙고하고 있었다.새만금 국제공모 선정심사가 5∼6일 이틀동안 서울대에서 열리고 있다. 5일의 경우 일본 도쿄대학을 비롯해 스페인의 유럽피안 마드리드대학, 미국 MIT대학, 영국의 메트로폴리탄대학, 네덜란드 베를라헤대학 등 5개팀이 PT에 참여했다. 6∼7명씩으로 구성된 참가팀들은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1시간30분에 걸쳐 저마다 준비한 '새만금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이번 심사는 '새만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 세계 유수대학 관계자들을 상대로 새만금 내부개발의 의견을 묻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는 게 전북도측의 설명이다.참가팀들은 그동안 공들여 준비했다는 점을 입증이라도 하듯 자신들에게 할당된 시간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이들이 밝힌 세부적인 청사진은 △방조제 안에 다양한 형태의 섬을 만든 뒤 관광·식품·첨단산업을 유치하자는 '아일랜드시티' △관광을 중심으로 의료·식품·에너지·영상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자는 '투어리즘 시티' △토지매립을 통해 복합개발을 유도하자는 '플럭스시티' △부지의 70%를 산업용지로 집중 개발하자는 '콤팩트시티'△유기체형 도시를 만들자는 '새만금 슈퍼시티' 등이다. 참가팀들은 최종작품을 제출하기 앞서 올해 서울과 전주에서 두차례 워크숍을 갖고 자신들이 구상한 새만금 내부개발안을 다듬어왔다.6일에는 한국의 연세대와 미국 콜롬비아대 등 2개 팀이 PT에 참여하고, 심사위원들은 이날 오후에 난상토론을 벌여 최종당선작을 선정할 예정이며, 팀당 한화 6000만원을 제공한다.심사위원은 9명으로 구성됐으며, 온영태 한국도시설계학회장을 비롯해 서울대 안건혁 교수(건설환경공학부),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전북대 채병선 교수(건축도시공학부) 등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이날 심사에 들어가기 직전 위원장에 온영태 회장을 선정할 만큼 공정성 확보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안건혁 교수는 "참가팀들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면서 "당장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같은 청사진도 상당수 보인다"고 말했다.한명규 부지사는 "참가자들마다 '시간이 짧다'는 하소연을 늘어놓는다"면서 "당선작이 확정되면 곧바로 정부 측에 보내 새만금 내부개발구상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정진우
  • 2008.08.06 23:02

[현장속으로] 美쇠고기 유통 한달…아직 위반사례 없어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판매가 시작된지 한달여가 지났으나, 군산지역에서의 유통은 아직 시들하다. 또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대한 원산지표시 위반 사례도 4일 현장점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이날 오후 군산 문화동의 A유통업체. 전북도와 전북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 3명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원산지표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 업체를 불시에 점검했다. A업체는 28㎏짜리 미국산 쇠고기 한덩어리(샘플)를 판매하고 있었으나, 원산지를 미국으로 제대로 표기하고 있었다. 대신 업체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때문인지 소비자들이 전혀 찾지 않는다"고 기동점검반에 밝혔다.점검반은 군산시에 전혀 통보하지 않은 채 나운동의 B유통업체를 찾았다. 이 업체는 아예 미국산 쇠고기의 취급을 꺼리고 있는 상태. B업체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때문인지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미국산 때문에 오히려 한우판매까지 급감하고 있는 실정에서 단속만 강화돼 속터질 지경"이라며 "아직까지는 미국산을 가져와 판매해야할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설명했다.군산 지곡동의 C음식점은 국내산과 호주산으로 원산지를 분리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점검반이 확인한 거래명세표와 수입신고 필증에서도 별다른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전북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군산지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아예 판매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초기단계의 이 같은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불시에 시료채취를 실시하는 등 앞으로도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도내 미국산 수입쇠고기 판매업소는 수입재개 초기 7∼8개에서 현재 18개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전북도는 파악하고 있다.

  • 경제일반
  • 홍성오
  • 2008.08.05 23:02

[현장속으로] '가정의 날' 그림의 떡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사무실 밖에 서성이며 담배를 피워댄다.무엇인가 열심히 컴퓨터를 두드리는 공무원도 눈에 띈다.지난 9일 오후 6시30분 익산시 본청과 별관에서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모습들이다.이날은 익산시가 가정이 화목하고 편안해야 직장생활도 잘할수 있다는 차원에서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는 '가정의 날'이다.사업부서가 비교적 밀집된 별관에서는 퇴근 시간을 넘기고도 밀린 업무처리에 바쁜 손놀림들이다.일부 직원들은 정시에 맞춰 퇴근길에 오르는 것은 마치 그림의 떡이라며 쓴 웃음을 짖는다.찾아온 민원인 설득에 진땀을 흘리던 직원이 눈길을 마주치자 살포시 웃음을 던진다.본청에 들어서자 몇몇 직원들도 퇴근길을 서두르고 있다.현안 사업 챙기기에 바쁜 2층 A팀은 팀장을 비롯한 직원 모두가 서류 처리에 한창이다.이날이 가정의 날인지도 모른듯 하다.허드렛일 처리에 늘 쫒기며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3층 B팀도 사정은 마찬가지.전체 직원 15명중 출장중인 직원을 제외한 13명의 직원이 팀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문이 굳게 닫힌 팀이 눈에들어온다.문을 여는 순간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는 에너지절약은 뒷전인듯 했다.작동중인 에어콘 바람을 맞으며 몇몇 직원들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여직원들이 대부분인 4층 C팀은 직원들이 떠난지 오래인듯 하다.문이 굳게닫힌채 전 팀원이 가정을 향해 떠났다.가정의날 운영을 처음 제시한 D팀에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복도 한켠에서는 상사 눈치를 보느라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직원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담소를 나눈다.이곳저곳을 다니다 언 30분을 넘겨 7시가 지나자 기자의 발걸음이 심상치않게 느껴졌는지 관할 팀에서 는 퇴근을 서두른다.이어 가정의날임을 강조하며 퇴근을 서둘러줄 것을 방송으로 안내한다.서서히 직원들이 빠져 나간다.가족 친화적인 직장 분위를 만들기 위해 익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가정의 날' 현장을 둘러본 모습들이다.익산시는 지난달부터 매월 둘째·넷째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일찍 퇴근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이날만큼은 직원들이 정시에 퇴근해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야근 안하기'를 비롯 '약속·회의·단체모임 하지 않기', '상급자들이 먼저 퇴근하기' 등이 필요한 것 같다.아직은 시행 초기로 다소 어색할지 모르나 본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전 직원들의 참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익산시 관계자는 "가정의날이 점차 정착돼가고 있어 가족간 화합은 물론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약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08.07.14 23:02

[현장속으로] 익산 통근버스 이용 고작 5명

통근 버스가 출발을 알리고 있으나 한산한 모습이다.이러저리 둘러봐도 더이상 승차할 직원이 없는것 같다.45인승 대형 버스안은 몇몇 공무원만이 지친 몸을 의자에 던진채 텅 비어있다.11일 오후 6시30분 정부가 시행하는 고유가 비상 조치에 따라 운행중인 익산시 통근버스 안.통근버스를 기다리며 익산시 민원실 앞 버스정류장을 서성거리는 공무원 5명이 눈에 띈다.출발 신호를 알리자 하나둘 버스에 오른다.시청 앞 도로에서 익산역을 거쳐 모현동과 동산동을 향하는 1호차 통근버스에는 단 1명만이 버스에 오른다.1호차 앞에서 발길을 돌려 비교적 직원들이 몰려 있는 2호차에 오르니 4명의 직원들이 승차해 있다.출발한지 2분이 지나자 버스 기사가 내민 서류에 탑승자 명단을 작성한다.이름과 사인을 마친 직원들은 하루 일과를 뒤돌아보며 담소를 나눈다.시청 앞에서 출발한 2호차 통근버스는 북부시장을 거쳐 롯데마트 앞에 다다르자 3명의 직원이 내려 집을 향했다.나머지 1명도 이 차의 종점인 부송동 동아아파트를 향해 달린다.공무원 A씨는 "통근버스 이용 후 유류 비용이 줄어든데다 버스를 타기 위해 걷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보람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허스레를 놓는다.통근버스를 타지 않는 직원들의 이유는 다양했다.출퇴근 시간이 맞지않아 이용하지 못하거나 상사의 퇴근을 기다리다 지쳐 버스를 놓치기도 한다고 말한다.출장이 잦은 일부 직원들은 통근버스를 이용할 경우 출근 후 동료직원 차량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심적 부담과 불편함의 이유를 들어 이용을 멀리하고 있단다.익산시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지난달 1일부터 운행하고 있는 통근버스의 현주소다.시는 직원들의 이용 여부를 꼼꼼따져 노선을 바꾸거나 이용자가 이처럼 늘어나지 않을 경우 운행을 폐지할 방침이다.익산시가 현재 운행중인 통근버스는 월∼금요일까지이며 출근 버스는 오전 7시40분과 50분 두대가 운행되고 퇴근 버스는 6시30분이다.직원 복지를 위한 어떠한 제도도 이처럼 구성원들의 동참 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없다.초고유가 시대에 발맞춰 이한수 익산시장은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에 나서고 있다.에너지 절약을 위한 각 기관들의 다양한 노력이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이같은 통근버스 이용 기피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공공 부문 종사자들이 이 감수해야 하는 에너지 절약에 따른 고통은 상당하다.승용차 홀짝제(2부제)로 출퇴근에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공공건물 적정온도 역시 '여름철 27도 이상, 겨울철 19도 이하'로 1도씩 상·하향 조정됨에 따라 무더위와 추위에 씨름 해야 한다.일부 기관에서는 공공건물 엘리베이터 또한 4층까지 운행하지 않는다.기념탑을 비롯 분수대, 교량 등의 공공시설물에 설치된 경관 조명도 사용이 금지된다.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두바이유가 2단계 비상조치 발동 기준인 170달러를 넘게 되면 조치의 강도는 이보다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초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예행연습에 불과한 익산시의 통근운행이 공무원들의 외면속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의식전환 부재라는 지적이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08.07.08 23:02

[현장속으로] 익산 황등리 황룡사 6년째 곤충떼 용모양 마을 비행

수천만 마리의 셀수없는 정체불명의 곤충들이 무리를 지어 용 모양의 형상을 이룬다.이들 곤충들은 두·세마리의 용 모양을 이뤘다 또다시 합쳐져 한개로 바뀌었다를 반복한다.23일 찾은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황룡사(주지 산수스님).황등면 황등시장을 돌아 삼기 방향의 모퉁이에 들어선 이 절에서는 최근 몇년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기이한 곤충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이같은 곤충들의 기현상은 지난 1983년 5월17일부터 황룡사 절 한켠의 돌위에 용을 그려넣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죽을 끓이다 신도들에 의해 발견된 이후 올해로 6년째를 맞고 있다.해질무렵인 오후 8시를 전후해 어김없이 나타나는 곤충들은 여기저기서 몰려든지 1분 가량 지나면서 순식간에 무리떼를 이뤄 용 모양을 이룬채 한줄로 늘어선다.이후 한줄기의 모양이 두줄기로 되었다 또다시 세줄기를 이뤘다 또다시 한줄기로 변하는 반복된 모양세를 나타내다 사라진다.반복된 용모양을 이룬 이들 곤충들은 5분에서 길게는 10분 정도의 무리떼를 이루다 어디론가 사라진다.이같은 곤충들의 기이한 현상을 앵글에 담기 위해 찾은 신도와 사진작가들조차 어둠이 깔린 깜깜함과 멀리 떨어진 물체를 잡지 못해 발길을 돌리곤 한다.이들 곤충들은 부처님이 오신날 사월초팔일을 전후해 나타났다 장마가 시작되면 사라진다.장마가 늦게 오는 경우에는 60일 가량 머물기도 한다.곤충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이후 이 절과 신도들에겐 좋은 일만 나타난다며 길조로 여기고 있다.산수스님은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들 곤충들이 몰려들어 용모양을 이룬 후 지금까지 좋은 일만 생기고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좋아져 신도를 비롯한 주민들까지 길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08.06.24 23:02

[현장속으로] "자재 공급 안돼 공사중단 초래"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근 등 자재가 들어오지 못해 공사에 차질이 있는데, 오늘부터는 덤프트럭과 건설기계가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마도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16일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2공구(완주군 상관면 신리~덕진구 우아동까지 7.32km) 건설현장. 흙먼지를 날리며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현장이 조용하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이날 0시를 기해 총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20여대의 건설 장비가 멈춰서면서 터널 내부 공사를 비롯해 덤프트럭으로 자갈 등을 운반해 새로 건설할 도로에 쌓는 성토작업이 전면 중단됐으며, 당초 성토 작업에 투입됐던 인부들 중 일부만 철근을 손으로 엮거나 나무를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때문에 그야말로 활기를 띄어야 할 공사현장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특히 당초 2011년 준공 목표로 발주됐던 공사가 2010년으로 준공기간이 앞당겨진 상황에서 화물연대에 이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으로 공사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2공구 김종철 공사과장은 "공사 기일은 앞당겨져 있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데,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현재로서 어떤 대안이나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망연자실했다.같은 날 전주-순창간 도로 확장공사 3공구(임실 운암면 운중리~강진면 학성리 4.92km구간). 이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토목공사와 구조물 교량공사를 위해 굴삭기 6대와 덤프 10여대가 공사에 투입돼야 하지만 파업으로 모두 멈춰 섰다.특히 경유가격 인상으로 운송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덤프트럭의 현장 투입이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 동안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는 물론 관리직 직원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어 1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또 오는 2012년 준공 예정으로 공사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예산을 내년으로 이월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이와 함께 전주시 효자동 롯데마트 건설현장의 경우 토목공사는 마무리돼 골조공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근 등의 건설자재를 공급받지 못해 현장 가동률이 80% 이상 감소했다.롯데건설 김진호 현장소장은 "1일 1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지만 철근 등 자재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50명 정도로 줄었는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투입인원을 더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책이 없어 속이 탄다"고 말했다.이밖에 도내 100여개(공공·민간 포함)의 토목공사 현장에서 건설기계노조 파업으로 인한 작업 중단사태가 속출하면서 공사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 사회일반
  • 박영민
  • 2008.06.17 23:02

[현장속으로] 익산 함열읍 석매리 앞 다송교차로 교통사고 다발

도로 여건을 무시한채 질주하다 죽음의 레이스에 뛰어드는 차량들이 최근 속출하고 있다.선형이 굽고도 가시거리마져 짧아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마다 안절부절이다.진입 도로에 들어선 차량들도 갑자기 나타난 급커브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교차로 주변 일대가 사고다발 지역으로 꼽힐만큼 오래전부터 악명 높은 죽음의 도로로 불리고 있다.14일 찾은 익산시 함열읍 석매리 앞 국도 23호선 중간지점인 백제로 다송교차로.다송 교차로는 전북도가 지난 2002년부터 총 사업비 753억원을 들여 조성중인 백제로를 끼고 돈다.익산에서 충남을 잇는 이 백제로는 웅포대교에서 삼기면간 16㎞ 구간으로 국도 23호선을 달리던 상당수 차량들이 다송교차로를 거쳐 왕궁 방향으로 진입하거나 충남쪽을 향한다.그러나 오는 연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다송교차로 일대에서는 벌써부터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최근 다송교차로 주변 파인오일저유소 앞 도로에서 소나타 승용차가 급커브를 꺽지 못한채 그대로 질주하다 전복되면서 운전자가 그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지난해에도 다송교차로 일대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3명이 다치는 등 최근 몇년동안 무려 15건의 교통사고가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해 2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교통 전문가들조차 현장을 찾는 순간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익산과 충남을 연결하는 대동맥 국도 23호선은 하루 평균 수천여대의 차량이 통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때 도로 주변 여건을 고려치 않은 백제로 진입로 또한 죽음의 도로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비좁고도 선형 또한 S자형으로 이뤄져 운전이 그리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파인오일 저유소를 끼고도는 백제로 진입로는 함열읍을 향해 질주하는 차량들과 백제로로 달리는 차량들이 한데 뒤엉켜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우려마져 안고 있다.굽은 도로에다 가시거리마져 매우 짧아 도로 사정이 불량한데도 초행 운전자들의 경우 도로 여건을 무시한채 죽음의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다.교통전문가들은 이곳에서의 사고 다발은 무엇보다 잘못된 도로 선형을 무시할 수 없다며 가변차선 설치 등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다송교차로는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선형변경을 놓고 함열읍 석매리 일대 주민과 사업 주체인 전북도간 커다란 의견 차이를 보이며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전북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적하는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사업비 자체가 이미 종결된 상태여서 도로 여건을 변경하기는 어려움 많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08.06.16 23:02

[현장속으로] "20개월 키워서 남은 건 단돈 10만원"

미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는 함성의 거리에 정작 축산농가의 목소리는 없다. 미 쇠고기 수입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곳이 한우 농가며, 한미 협상타결 후 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농가의 힘든 상황은 국민적 관심 밖으로 밀렸다.실제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큰 수소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의 79%, 큰 암소 88%, 수송아지 83%, 암송아지 가격이 73%대로 각각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사료값 폭등 등으로 축산농가의 사정은 말이 아니다. 농가들은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공감을 하면서도, 소비자 운동인 데다 재협상을 하더라도 큰 물줄기를 돌려놓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주름을 펴지 못하고 있다." 요즘 같으면 정말 살맛이 안납니다. 소값하락, 사료값 폭등 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소사육을 포기하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네요. 배운 것이 소사육 밖에 없으니 전업할 수도 없고…. 미국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한우값이 더 떨어질텐데."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10년전부터 한우를 사육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태운씨(46, 정읍시 정우면 장순리)는 20일전에 거세우 8마리를 출하했다.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불안 때문에 2∼3개월 더 사육해야할 소를 조기출하했다. 제대로 키워서 출하했을 경우 종전같으면 750만원을 받을수 있었지만 정씨는 소 한마리(680㎏) 당 62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이도 A+등급을 받아 가능했다.한마리 출하가격에서 송아지값 250만원, 사료값 270만원, 톱밥과 전기세, 수도세 등 부대비용 30만원, 금융비용 30만원, 인건비 30만원 등 비용 610만원을 제외하니 그의 손에 남은 것은 단돈 10만원." 20개월 이상 키워서 10만원의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종전 같으면 소한마리당 120만원은 남았는데…"정씨가 이처럼 이익을 남기지 못한 것은 전국적인 투매현상에 따른 소값 하락이지만, 폭등한 사료값 때문이기도 하다. 국제곡물값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축산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정씨는 사육두수가 2백마리 이상돼 생활비라도 건지고 있지만 100마리 미만인 전업농가들은 생활비도 충당하기 힘든 실정이다.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정읍시의 경우 현재 2500여 농가가 5만1207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나 이중 100마리 이상인 농가는 200여 농가에 불과해 이제 한우사육도 대형화하거나 다른 농사를 짓지 않으면 수익을 올릴수 없는 형편이다." 조사료기반이 풍부하고 7년전부터 종자개량을 해온 정읍시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송아지값을 30∼40만원 더 받고 우량등급판정을 받아 그래도 나은 편"이라는 정씨는 " 한우농가가 살아남는 방법은 최고등급의 한우를 생산해 높은 가격을 받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농가들은 정부가 앞장서서 쇠고기 원산지표시제를 강력하게 시행해 유통질서를 바로 잡고 전국 한우를 대상으로 광우병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사회일반
  • 손승원
  • 2008.06.12 23:02

[현장속으로] '뿔난 쇠고기 민심' 거리 밝혔다

10일 밤 7시30분 전주시 관통로 사거리를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시작된 6.10항쟁 1만 도민 촛불집회는 행사 시작 5시간여 만인 이날 자정께까지 계속됐다.작은 촛불 하나하나를 모아 시민들의 열망을 정부에 알리기 위한 이날 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이 불어나 민주화를 열망하던 6.10민주항쟁 당시를 방불케 했다.촛불집회는 아이들의 먹거리를 걱정하며 유모차를 밀고 온 부모, 초·중·고·대학생을 비롯해 노동자, 농민, 여성과 1987년 6.10민주항쟁 당시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주역들이 함께 했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노래가 나오자 이날 행사 참여자들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흔들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 금지'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6.10항쟁 주역들 다시 모여 = 21년 전 이날, 시민으로 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이요한씨(55).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그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행렬을 보니 암울했던 지난 세월이 생각난다"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이씨는 "지금은 특정한 주도세력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문화공연을 즐기며 비폭력으로 시위에 참여, 시민의식이 크게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딸과 현장에 왔다는 신동균씨(41). 신씨도 6.10민주항쟁 당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 서 있었다. 그는 "6.10민주항쟁 시절에는 정부의 공권력이 두려워 대학생들과 20대 청년들 소수가 객사에서 투쟁을 했었다. 지금 이 촛불을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고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6.10민주항쟁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조호씨(49). 조씨는 "그때 분위기와 현재는 180도 다르다. 당시 항쟁에 참여 못했는데 지금 시민들 모습 보니 창피한 생각이 든다. 나도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높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아이들 먹거리 그냥 볼 수 없어 = "안전한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주려고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외치는데 내각 개편할 때 입니까. 로또라도 당첨되면 우리나라를 떠날 거예요"8개월 된 아이를 가슴에 앉은 채 아내의 손을 잡고 집회 현장에 나온 김효성씨(37). 전직 군인이었던 김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촛불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 아이가 우리나라의 희망인데, 희망인 우리아이에게 광우병이 걸린 쇠고기를 먹일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정부는 분명히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보육교사로 일하는 김남순씨(57). 머리에 고깔모자를 쓰고 집회 현장에 나온 김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육사로서 안전하지 않은 먹거리를 먹일 수 없어 현장에 나왔다.그리고 엄마들이 뿔이 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머리에는 고깔모자를 썼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박영민·이세명·신동석·윤나네
  • 2008.06.11 23:02

[현장속으로] 고 채금석 선생 생가 처참

한국축구의 대들보이자 산실인 고(故) 채금석 선생(1904∼1995년·91세로 작고)의 생가가 붕괴직전의 위기에 처해있다. 박지성, 조재진 등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했던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의 화려한 위상 뒤에는 흉물로 전락한 부끄러운 자화상이 자리하고 있었다.10일 오전 군산시 구암동 궁멀마을 261-2번지. 목조 기둥과 스레트 지붕이 긴 세월 관리부재의 흔적과 함께 크게 훼손된 채 옆으로 기울어 있었다. 도로 옆에 위치한 이 흉가가 바로 금석배 축구대회를 탄생시킨 고(故) 채금석 선생의 생가다. 구암동사무소와 마을주민들은 부끄러운 현실을 한탄하며 외부에서 이 건물을 바라볼 수 없도록 판넬로 임시 벽을 만들었다. 채금석 선생이 사용했던 부엌과 방은 각종 목재와 집기, 먼지 등이 뒤엉키면서 난장판으로 변해있었다. 지난해 5월 이 집은 도시 빈집 정비사업으로 철거대상 리스트에 오르기까지 했다.구암동 궁멀마을 유영길 통장(67)은 "대한민국과 군산의 자랑인 채금석 선생의 생가가 수십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처럼 흉물로 전락해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고인의 축구사랑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가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마을주민 오태흥씨(75)도 "당시 선생님은 축구 얘기를 꺼내기 전에는 사소한 부탁조차 들어주지 않을 정도였다"면서 한국 축구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고인에게 머리숙여 사죄했다.구암동사무소와 주민들이 현 부지에서 채금석 기념 소공원을 자체적으로 계획하는 등 그의 축구사랑 정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자, 시는 현재 6000여만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오는 8월에 고(故) 채금석 선생의 생가부터 복원을 검토중이다.시 관계자는 "채금석 선생의 생가가 그동안 방치돼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올해 6000여만원의 예산으로 생가를 복원하고, 내년에 1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해당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전북 축구인들의 열정과 사랑으로 지난 1992년에 만들어져 올해까지 매년 열리고 있는 금석배 축구대회.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대회가 그 정신과 함께 지속될 수 있을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금석 선생은발재간이 좋아 '오토바이 할아버지'로 통했던 고(故) 채금석 선생은 1930년 경신중학교 축구팀에서 전대회 석권이라는 신화를 남겼고, 1934년 백림(베를린·1936년) 올림픽예선에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1953년 이후에는 낙향해 53세때 까지 전북 일반부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특히 지역에서 축구 지도자 및 국가대표 선수, 실업·대학 선수, 초·중·고 선수 양성에 헌신하는 등 한국 축구발전에 크게 기여했다.전북 축구인들은 그의 축구사랑정신을 기리기 위해 금석배 축구대회를 1992년에 탄생시켰다.

  • 사회일반
  • 홍성오
  • 2008.06.11 23:02

[현장속으로] 군산 '자전거타기 운동' 헛구호 그칠듯

군산시가 고유가 파고를 대비해 페달을 굴리기 시작했다. 시는 자전거 데이를 지정하고, 시의회는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제123회 임시회에서 이용활성화 조례안의 의원발의를 예고하는 등 6월부터 자전거타기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선언이 자칫 구두선에 그칠 형편이다. 기반시설이 사실상 전무, 안전상의 문제 및 자전거 도난·분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오는 27일 첫 '자전거 데이'를 20일 정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의 주요 출·퇴근길인 나운동과 대야면, 금강하구둑, 소룡동 등 4곳을 주요 방향으로 설정하고 자전거로 직접 돌아봤다. 그 결과 상당수 구간에서 '목숨걸고 타야하는 위험부담'이 그대로 바퀴에 묻어났다. 합격점을 줄만한 곳은 금강하구둑 연안도로 뿐이었다.나머지 구간에는 인도에 1m도 채 안되는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거나, 아예 없었다. 특히 가장 많은 이용이 예상되는 나운동과 소룡동의 경우 차와 자전거, 행인이 뒤엉켜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불법 주차차량과 적재물도 두바퀴의 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갈아탈 수 있는 환승 편의시설도 시급했다. 시청 민원실 앞에 2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 보관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 공무원들 조차 보관대 미비에 따른 도난 우려를 자전거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시민들은 "교통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뒤떨어지는 군산에서의 자전거 출퇴근은 목숨을 저당잡히는 일이다"면서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에 입을 모았다. '우리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조만간 거리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인 군산자전거타기생활화운동본부도 입장은 마찬가지.박종진 사무국장은 "시와 의회가 고유가시대를 대비해 자전거타기 운동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은 전시행정 보다 실질적인 활성화 대책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홍성오
  • 2008.06.09 23:02

[현장속으로] 112년만에 도내 첫 국민참여재판

'112년만의 사법혁명'으로 불리는 국민참여재판이 도내지역에서는 처음으로 26일 열려 배심원 선정과 진행과정 등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살인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전주지법은 이날 2호 법정에서 제2형사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모 피고인(50)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배심원선정 어떻게…법원은 이날 오전 도민들의 관심 속에 신청한 31명의 다양한 배심원 후보 가운데 비공개로 배심원 선정절차를 진행, 변호인과 검사가 기피신청을 한 후보 등을 배제한 정식배심원 5명과 예비배심원 2명 등 모두 7명을 선정했다. 이어 재판부의 심리로 이씨에 대한 공판을 열고 모두진술, 증거조사, 양형심리, 피고인신문, 평의·양형토의 등을 거쳤다. 배심원 5명은 유죄의견과 함께 양형의견(무기징역 1명·징역 12년 1명·징역 10년 3명)을 재판부에 전달했으며, 검찰은 "피고인을 영구히 격리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8시간여 법정공방 치열8시간여에 걸쳐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면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확실하지 않은 남자관계로 잔인하게 살해한 점 등이 인정된다"면서도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주장에 일리가 있고 전과가 없고 자수한 점, 자식들의 양육이 필요한 점 등을 감안해 징역 10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이씨는 지난 3월 전(前) 부인 A씨(37)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던 중 정읍시 산내면 한 야산에서 A씨를 마구 때리고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재판을 마치고 나온 한 배심원은 "처음이라 긴장도 됐는데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서 설명을 잘해줘 어려운 점은 없었다"면서 "직접 재판에 참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유리알재판 구현'평가이날 재판에서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씨는 배심원의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사복차림이 허용됐으며, 피고인의 가족은 공판도중 무릎을 꿇기도 하며 선처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판은 또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기대에 부응하고 △법률가의 전문적 판단과 시민들의 상식적 판단이 어우러진 '유리알재판'이 구현됐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남겼다는게 법원의 설명이다.

  • 법원·검찰
  • 정진우
  • 2008.05.27 23:02

[현장속으로] 불법 개간으로 임야 훼손·장마철 토사 유출 우려

자신의 소유 임야에 대해 산지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산허리를 잘라 개간한 것도 모자라 주변 실개천 석축 위에 임시 제방까지 쌓아 올려 말썽이 되고 있다.특히 파헤친 토사의 유실을 막는다며 경계지역에 설치한 철근 지지대마저 허술하기 짝이없어 장마철 도래시, 토사 유출로 인한 주변 농가의 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문제가 된 현장은 진안읍 오천리 동구점마을 뒷산으로, 불법으로 개간된 규모만 어림잡아 1500㎡ 정도다.주민들에 따르면 밭으로 쓰였던 이곳 임야를 수년전 매입한 C모 형제들이 수목을 키우겠다며 올초 봄 무렵부터 텃밭작업을 시작하면서 멀쩡한 임야(밭)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2∼3개월 정도 공사가 진행된 현재, 이곳은 밭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만큼 완전히 파헤쳐진 형국이며, 흙더미의 유실을 막기 위해 폐 타이어와 폐 조립식판벽으로 경계를 세워두기까지 했다.하지만 이마저도 가둔 토사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철근 지지대가 일부 휘어지는 등 언제 무너질 지 모를 위급상태로 방치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더욱이 주변 하천 석축 위로는 2m 정도의 높이로 30cm 두께의 벽돌담이 50여m 길이로 쌓여져 있어 위태롭기 그지없다.인근의 한 농지주는 "측량도 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면서 일부 남의 땅까지 먹어들어간 것으로 안다"면서 "많은 비로 허술한 제방이 무너질까하는 노파심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진안군 이춘아 산림경영 담당은 "불법 산지전용 제보가 들어 와 현재 조사중이며, 관련부서와 협의한 후 산지법 등에 저촉되면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이재문
  • 2008.05.21 23:02

[현장속으로] "어떻게 먹고 살라고…"

"지난 2006년에는 적었지만 그래도 닭을 팔았기 때문에 근근이 목에 풀칠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아예 닭을 팔지 못하게 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20여 년 동안 계속해오던 이일을 이제는 그만 둬야 하는 겁니까."김제지역에서 처음 발병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정부가 재래시장에서의 생닭과 생 오리를 판매하지 못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래시장에서 생닭과 생 오리를 판매해 생계를 유지해왔던 상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평생 해온 일을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됐지만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마땅히 다른 일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생닭의 판매를 금지만 했지 이에 따른 대책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실제 취재진이 주말을 이용해 전주와 삼례지역 재래시장의 생닭 판매 업소들을 찾아가본 결과 대부분의 업소들이 셔터를 내렸고, 일부 문을 열어놓은 상점도 개점 휴업상태였다.지난 17일 삼례읍에 위치한 재래시장의 생닭 판매업소 밀집지역. 당초 이곳에서는 10곳의 업소에서 생닭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취재진이 찾아갔을 당시 10곳 중 8곳 업소의 셔터가 모두 내려져 있었고 2곳만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하지만 문을 열어 놓은 생닭 판매업소의 닭장에는 원래 주인이 아닌 개와 고양이, 토끼들로 채워져 있다. 판매업소의 내부에 있는 생닭 도축에 사용하는 장비 등도 오랜 시간 사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다."며칠 있으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에 AI가 발병하자마자 가게 문을 닫았어요. 근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사람들한테 닭이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문이라도 열고 있는데 이제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네요."삼례읍 재래시장의 생닭 판매업소 상인들은 AI가 발생한 지난달 초부터 업소의 문을 자발적으로 닫았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져 닭은 찾는 손님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 다시 닭을 팔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 버렸다.20년 동안 생닭을 판매해온 문제순씨(57)는 "그렇지 않아도 손님이 많이 오지 않는데 정부의 판매금지조치로 재래시장 상인들이 모두 죽게 생겼다. 20년 동안 닭을 팔아먹고 살았는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며 고개를 떨어뜨렸다.생닭 대신 계란이라도 팔아보려고 문을 열었다는 상인 이은수씨(46)도 "솔직히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퍼진 게 의문이다. 어떻게 방역을 했으면..., 엊그제 계란 10판을 들여왔는데 이틀이 지나도록 2판밖에 팔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이씨는 또 "생닭 판매는 1년에 3개월 장사인데 언제 다시 닭을 팔 수 있을지 몰라 한 달에 100만원씩 하는 월세를 어떻게 내야하며, 대학에 다니는 아들 등록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호소했다.한편 같은 날 오후 취재진이 찾아간 전주 남부시장과 중앙시장. 삼례읍 재래시장처럼 많은 업소들이 밀집돼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보이던 생닭을 판매하는 업소들이 아예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 사회일반
  • 박영민·신동석·윤나네
  • 2008.05.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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