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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6. 널 꼭 찾고 싶어!

△글제목: 널 꼭 찾고 싶어! △글쓴이: 곽보민 (경남 김해 능동초등학교 6학년) 2022년 7월 6일 날씨: 뚝뚝 비가 내 눈물처럼 내리는 날. 오늘은 신나는 여름휴가입니다. 하지만 왠지 주인의 얼굴은 어색한 미소가 띠어있습니다. “왈! 왈!” 내가 짖자, 주인은 여전히 똑같은 표정으로 날 쓰다듬습니다. 주인의 손은 어느 때보다 차가웠습니다. 평소와 똑같은 차를 타고, 평소와 똑같은 안전벨트를 매고 출발을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와 자꾸만 두근거리는 내 가슴. 늘 가던 공원이 낯선 세계인 것 같습니다. 차에서 내리고 공원에 자리 잡아 공놀이를 했습니다. 공을 보자마자 지금까지 생각했던 그 생각이 어디로 갔느냐는 듯 머리가 공으로 가득 찼습니다. “물어와!” 주인의 말에 출발 신호가 터진 듯 달려갑니다. 바스락거리는 풀숲을 헤치며 까끌까끌하지만 익숙한 풀의 느낌을 만끽합니다. 드디어 공을 발견했습니다. 내가 공을 가져가면, 주인은 항상 웃는 얼굴로 한 손에는 간식, 한 손으론 나를 끌어안고 부드럽게 간질입니다. 오늘따라 그 느낌을 더욱 느끼고 싶었습니다. ‘콰당!’ 급하게 뛰어가다가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넘어져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주인을 생각하며 달릴 뿐입니다. 주인이 보입니다. 힘들지만 더 힘차게 달려갑니다. 내가 주인에게 달려갔을 때, 나를 맞이하는 건 주인이 아닌 자동차 매연가스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라는 생각으로 매연가스를 따라 힘차게 달려갑니다.’ 다리는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같이 아프고, 매연가스를 계속해 마시는 코는 금방이라도 마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눈이 침침해지더니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눈을 떠보니, 나는 도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인도에 도착했습니다.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발견해 조금씩 마시며 갈증을 달랬습니다. 그 뒤로 나는 다짐했습니다. 내 다리가 부러지고, 온몸이 마비되는 한이 있더라도 주인을 찾겠다고…!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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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5 12:37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5. 외할아버지의 창고

△글제목: 외할아버지의 창고 △글쓴이: 김별해 (전주한들초등학교 6학년) 외갓집에 간다. 효자동에서 5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멀리 바다가 보이고 산이 나오고 논밭이 이어지고 주황과 파란 지붕들이 보이면 도착했다는 신호다. 외갓집 동네는 사계절 공기와 온도, 색깔이 싹 달라진다. 연둣빛의 봄과 초록색 요란한 매미 소리와 함께 오는 여름과 가을 무렵 붉은색과 고동색으로 물들어가는 산과 들판이 예쁘다. 그리고 마을이 눈에 뒤덮여 하얀 요새처럼 보이는 겨울. 겨울방학 언젠가 며칠 동안 폭설이 쏟아져 외갓집에 갇힌 적이 있다. 영원히 전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벌벌 떨었다. 이처럼 우리 외갓집은 흥미진진하다. 특히, 외갓집 마당과 창고에는 신기한 것이 많다. 감나무와 대추나무에서 내 주먹만 한 열매가 익어가고 문 바로 뒤 통로에 넣어 놓은 고추도 빨갛게 말라가고 있다. 창고 안에는 사다리, 농기구, 곡식 자루, 양파와 마늘 등등 별게 다 있다. 또 할아버지 트럭과 트랙터가 조금씩 칠이 벗겨지고 녹슬어가고 있다. 엄마는 고장 나고 방치된 할아버지의 물건들을 보며 속상해하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기계들처럼 병도 생기고 많이 늙으셨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암 수술을 하셨고 외할머니는 천식이 심해지셨다. 큰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공기 좋은 곳이 천식에 좋기 때문에 이사 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외갓집이 아예 시골은 아니다. 작은 마트가 있고 어린이집, 경찰서도 있다. 마을 정중앙에는 커다란 석상이 있고 주변에는 중국집이 있는데 항상 큰 개가 어슬렁거린다. 외갓집에 가면 대부분 이모들과 삼촌도 계신다. 며칠은 재밌다. 할아버지 방 러닝머신도 하고 엄마가 다녔다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사촌들과 축구를 한 뒤 동네를 돌아다닌다. 엄마가 안 계시니 TV도 맘대로 볼 수 있고 숙제를 살짝 안 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도시병 환자인가? 하루 이틀 지나면 심심하고 지루해진다.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동그란 식탁에 앉아 옥수수, 고구마, 감자를 며칠 먹으면 햄버거나 피자가 생각난다. 배부르다고 안 먹는다고 해 봤자 할머니는 ‘키 커야 한다, 살이 쪄야 한다.’라고 하시며 내 말을 무시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전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내 또래 친구도 없고 백화점도 없고 피시방도 없고 레스토랑도 없어서 용돈을 꽤 많이 주시지만, 쓸데가 없다. 그러나 전주로 돌아오면 이상하게 또 외갓집이 가고 싶다.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도 맛있고 건물이 없어 사방이 툭 터져있는 동네를 뛰어다니면 깨끗한 공기가 내 몸에 차오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외갓집에 가면 오래 있었는데 점점 가는 횟수도 줄고 시간도 짧아진다. 아쉽게도 중학교에 입학하는 내년부터는 학원 때문에 자주 못 갈 수도 있겠다. 올해도 외갓집에 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를 안아주시며 엄청 반가워하셨다. 기분이 좋아진다. 종종 내가 좋아하는 갈비도 해주시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셨다. 마당에서 형과 공놀이를 했다. 형이 너무 세게 차는 바람에 담장을 넘어 옆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안절부절못하는데 형이 살금살금 들어가서 공을 빼 왔다. 우리는 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방이 탁 트인 공원에 형과 나 둘뿐이어서 우리 공차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멀리 들판이 보이고 하늘에는 두루미와 학이 날아다닌다. 고등학생 형은 할아버지 농사일을 도와준다. 나는 어리다고 시켜주지 않지만 한 번쯤 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싶다. 예전에는 외할아버지 마당이 엄청 넓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할아버지 마당은 비좁고 담장은 키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어른들이 요즘 할머니와 할아버지 걱정을 많이 하신다. 나 또한 걱정이 많이 된다. 언제 가도 반가워하시며 사랑을 듬뿍 주시는 두 분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건강해지셔서 할아버지와 함께 들판으로 활기차게 걸어 나왔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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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4 10:17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4. ‘플라스틱이 온다’의 바다 친구들에게

△글제목: ‘플라스틱이 온다’의 바다 친구들에게 △글쓴이: 고다윤 (제주 아라초등학교 2학년) 안녕! 나는 제주아라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고다윤이야. 요즘 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어. 너희들이 많이 아프고 힘들어하니까 나도 마음이 안 좋아. 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들어가고, 비닐봉지를 해파리라고 생각해서 먹은 물고기나 고래들이 그물망에 걸리고 그 물고기들은 사람들이 먹으니, 비닐봉지나 플라스틱을 먹는 거와 같아서 더 걱정이야! 이러다가 바다 생태계도 우리 건강도 더 나빠지게 될 수도 있어! 물론 나도 잘못했어. 가끔은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잘 안 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나는 반성하고 나 자신과 약속했어! 비록 내가 혼자라도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고! 그리고 환경 지킴이 팀을 만들어서 지구를 지키면 좋을 것 같아서 팀을 만들었어! 우리 환경 지킴이 팀을 소개할게!,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숙모, 아빠, 엄마 그리고 바로 나야! 우리 팀원 아주 많지? 바다 친구들아! 조금만 기다려! 우리 가족들이 조금씩 노력해서 깨끗한 바다로 되돌려 놓을게! 환경 지킴이 대원들이 불러서 그럼 이만! 깨끗해진 바다에서 우리 만나자! 2022년 9월 6일 환경 지킴이 대장 다윤이가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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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8 17:44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3. 포근한 등을 가진 우리 형에게

△글제목: 포근한 등을 가진 우리 형에게 △글쓴이: 정원혁 (대구 장동초등학교 3학년) 형, 나 원혁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형이 나를 무척 싫어하고 미워하는 줄 알았어. 물론 나도 형이 항상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형을 미워한 적은 없어. 형과 다섯 살이나 차이 나지만, 형이 나와 놀아줄 때도 많아서 난 형이 좋아. 가끔씩은 무심한 듯 간식을 툭 꺼내놓으며 “먹든지 말든지, 네가 좋아하는 과자 아니냐?”라고 말하며 나를 잘 챙겨준다는 것도 알아. 지난번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데 큰 형아들이 무리로 나타나 무법자처럼 행동해서 내가 속상해하며 집에 돌아왔던 날 기억나?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냐는 엄마의 말에 순간 꾹꾹 눌러왔던 서러움이 터져버렸던 것 같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하는데, 형이 갑자기 뛰쳐나갔잖아. 솔직히 난 늘 그랬듯 ‘느긋한 형이 또 여유를 부리다 시간에 쫓기듯 학원에 가는구나!’하고 생각했어. 그런데 잠시 뒤,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 “원혁아, 너의 형이 아까 그 나쁜 깡패 형아들 따끔하게 혼내주고 있어. 나쁜 짓 하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너희 형 정말 멋지다! 나쁜 형들 갔으니 다시 내려와서 놀자!” 좀 전까지만 해도 엄마의 위로를 받으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난 구름 위에 올라탄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놀이터로 향했어. 내가 도착했을 때는 저만치 앞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학원으로 향하고 있는 형의 뒷모습만 보였어. ‘쫓아가서 고맙다고 말할까?’ 생각했지만, 바쁜 형을 부르면 왠지 또 짜증이 돌아올 듯해 그냥 멀어져가는 뒷모습만 바라봤어. “그때 달려가서 고맙다고 말할걸….” 형과 다툴 때마다 요즘 그런 후회가 들곤 해. 왠지 내가 형에게 고마운 감정들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형이 내 마음을 자주 오해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얼마 뒤, 사소한 일로 다투고 속상한 마음에 일찍 누웠는데, 마음이 답답해서 눈을 꾹 감고 있어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어. 그런데 형은 내가 잠든 줄 알았나 봐. 형이 엄마께 쏟아내는 진심을 들은 순간, 그만 커다란 못이 가슴에 탕! 탕! 탕! 박혀버렸어. “엄마, 저 정말 원혁이가 너무 싫어요! 동생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꾹 감은 내 두 눈에서는 어느새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줄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어. 다음 날, “엄마, 형은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라는 나의 말에 엄마가 앨범 하나를 들고 와 그 안에 있는 오래전 형과 내 모습을 보여주셨어. 사진 속 아주 작은 꼬마가 아기를 조그만 품에 끌어안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젖병을 물리고, 뽀뽀하며 팔베개도 해주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 “이래도 형이 원혁이를 싫어하는 것 같아? 지금 사춘기라 예민해서 그래.“ 엄마의 말씀에도 여전히 못이 빠지지 않던 어느 날, 놀이터에서 발목을 다쳐 엄마께 전화를 했어. 잠시 뒤, 멀리서 치타처럼 정신없이 달려오는 형이 보였어. 형이 업히라며 등을 내주는 모습에 머뭇거리고 있으니, 형이 괜찮다며 업히라고 했잖아. 못 이기는 척 업힌 그날, 형의 등은 바다처럼 넓고 포근했어. 30도의 날씨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집에 들어서자마자 응급실로 향하는 나를 따라와 병원에서 계속 업어주고 살펴주며 나를 걱정해 줬잖아. 그리고 아마 그날이었던 것 같아. 내 마음에 남아있던 큰 못들이 한꺼번에 쑥 빠져버린 게. 비록 그날 내 복숭아뼈는 부서졌지만, 형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단단해졌어. 그날도 형에게 쑥스러워 말 못 했는데…. 형아, 고마워, 사랑해! 2022년 9월 8일 형아를 사랑하는 원혁이가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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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7 17:44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2. 새들이 우리 집 에어컨 실외기로 왜 날아오는 걸까?

△글제목 : 새들이 우리 집 에어컨 실외기로 왜 날아오는 걸까? △글쓴이 : 김민서 (인천 인동초등학교 4학년) 내가 사는 아파트 뒤에는 만월산이라고 큰 산이 있다. 그래서 우리 아파트는 산이랑 가까워서 참새, 비둘기, 까치 등 쉽게 볼 수 있는 새들뿐만 아니라, 동고비, 박새, 직박구리, 물까치 등 산새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우리 아파트 나무에는 산에서 놀러 온 새들에 지저귐으로 시끌벅적하다. 우리 집은 18층인데, 거실에 앉아 있으면 베란다 밖에 달려 있는 에어컨 실외기 위에 새들이 자주 날아와 앉는다. 휴식을 취하듯 가만히 있거나 친구를 부르는 듯 울음소리를 내고, 두발로 총총거리며 좁은 실외기 위를 왔다 갔다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깜짝 놀라거나 무서워할까 봐 나는 가만히 새들이 무엇을 하는지 바라보기만 한다. 오늘 갑자기 왜 새들이 우리 집 실외기에 자주 오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엄마께 여쭈어보니 우리 집 베란다 앞쪽이 새들이 지나가는 길목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엄마의 설명은 아파트의 각 동이 네모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사방이 막혀있는 구조라고 하셨다. 그래서 막혀있는 아파트를 피해 아파트 옆쪽 공간 사이로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하셨다. 엄마의 말씀을 듣고 최근에 본 뉴스가 떠올랐다. 새들이 빨리 날아가다가 건물의 유리창이나 도로에 세워진 유리 방음벽 등 사람들이 설치한 구조물을 보지 못하고 부딪혀 다치거나 죽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유리창의 반사 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유리창은 맑은 날에는 하늘이나 나무 등 주변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어, 새는 유리창에 반사된 모습을 마치 실제처럼 받아들인다고 한다. 특히, 경험이 없는 어린 새의 경우 다치거나 죽을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어미 새가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고 정성으로 키운 어린 새였을 텐데 너무 불쌍하다. 새들의 생활공간인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지 못한다니 새들도 참 힘들고 속상하겠다. 새들이 잠깐 동안이라도 우리 집 실외기 위에서 쉬다 갈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그래서 나는 새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우리가 하기에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베란다 창문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치면 새들이 날아다니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새들이 우리 집 실외기에서 편히 쉬어갈 수 있게 이번 여름에는 에어컨 말고 선풍기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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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0 18:44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 현충사에서 꿈을 꾸다

△글제목 : 현충사에서 꿈을 꾸다! △글쓴이 : 김호산나 (경기 김포 양곡초등학교 4학년) 지난달에 가족과 함께 <한산: 용의 출현>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임진왜란 때 우리 조선군이 승리했던 ‘한산도 대첩’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나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부모님께 아산 현충사에 가자고 말씀드렸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1592~1598) 때, 왜군(일본군)으로부터 우리 조선을 구한 위대한 분이어서 나는 평소에 매우 존경해왔다. 특히 여러 기발한 전술과 훌륭한 작전으로, 왜군을 물리쳤고, 전쟁 중에도 매일 있었던 일을 잘 기록해 <난중일기>를 남기셨으며, 싸움이 불리하거나 작전이 실패했을 때도 늘 차분한 마음을 유지했다는 점이 대단해 보인다. 내가 사는 김포에서 아산까지는 무척 멀었지만, 차를 타고 가족들과 대화하며 가다 보니 지루하지 않았고 어느새 도착했다. 우리는 조금씩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정문을 지나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으로 들어갔다. 기념관 입구에서부터 차분한 기운이 느껴졌다. 나는 먼저 임진왜란 때 조선과 왜군이 바다에서 싸운 모습을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전술과 작전이 써진 여러 책과 문서, 칼, 화살, 총통 등의 무기, 일본의 조총과 무기, 조선군의 배와 왜군의 배를 보았는데 배들의 특징과 생김새 등을 비교하며 보니 더 흥미로웠다. 또,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떠올리면서 보니 이해가 잘 됐다. 내가 제일 놀라며 본 전시물은 길이가 197.5cm나 되는 엄청난 장검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서 장검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검을 보며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굳은 다짐을 하셨다고 한다. 내 키를 훌쩍 넘고 아빠 키보다 큰 검을 보니 약간 오싹했지만, 나라 사랑의 다짐을 한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니 존경스럽기도 했다. 나는 ‘이순신 장군’ 하면 가장 먼저 <난중일기>라는 기록이 떠오른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이 터진 1592년 1월 1일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기 이틀 전인 1598년 11월 17일까지 쓴 일기로서 현재 국보 제76호이며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자랑스러운 문화재이다. 또, <난중일기> 덕분에 우리는 임진왜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배웠다. 그리고 <난중일기>는 정조대왕이 <이충무공전서>를 펴내면서 <난중일기>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그때 붙인 이름으로 계속 불리고 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난중일기>를 책에서 사진으로 보거나 어린이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번에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설레고 신기했다. 우리 엄마는 내가 6살 때부터 꾸준히 쓴 일기장을 보관하고 계신다. 지금도 매일 일기를 쓰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전쟁 중에 힘들었을 텐데도 <난중일기>를 꾸준히 쓴 장군을 생각하니 가끔 일기 쓰기를 귀찮아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전시관에서 여러 유물과 자료들을 다 보고 나서 우리는 지하 영상실로 내려가서 이순신과 노량해전에 대한 4D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의자도 흔들려서 매우 실감이 났다. 전시관에서 나와 우리 가족은 현충사로 향했다.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셔두고 그분을 기억하는 사당이다. 현충사로 가는 길에 나무들이 많아서 무척 상쾌했고, 녹색의 자연을 보니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현충사는 일제강점기 때 충무공 종가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서 사라질 뻔했다가 전국에서 모금 운동을 한 덕분에 지켜졌다고 한다. 현충사에 올라가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곳에 이순신 장군님의 영정이 있는 걸 보고 매우 흐뭇했다. 우리는 이순신 장군이 어릴 적에 살았던 고택도 둘러보고, 연지도 보고, 충신과 열녀를 표창한 비석도 보았다. 활터는 시간이 부족해서 자세히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다. 넓은 현충사 뜰과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을 둘러보느라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다리도 아프고 지쳤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어서 무척 뿌듯했다. 가족들도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특히 나는 이순신 장군처럼 우리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봄, 가을, 겨울에도 다시 꼭 들러보고 싶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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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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