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0 19:5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업사이클,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⑧ 전문가 좌담회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새 활용'를 말한다.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구분되는 새 활용은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다시 활용하는 재활용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수준을 한 단계 높여(업그레이드·Upgrade) 다시 활용한다(Recycling)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마지막회에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도내에서 이뤄지는 업사이클 실태와 새로운 경제 가치로 도약하기 위한 해결 과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사회: 윤나네 기자 △토론자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한웅재 전북도청 환경보전 과장 -이승미 사단법인 이음 사무국장 -김남규 전주 행복한가게 회장 △일시:2013년 11월 6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전북일보사 회의실-사회: 그간 기획 취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업사이클링 기술이 개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아직 도내에서는 자원 재순환을 뛰어넘어 그 경제적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사례는 매우 미미해 아쉬운점이 많았다. 오히려 전북 내 업사이클은 산업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먼저 산업분야 업사이클 도입 사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한웅재 전북도 환경보전 과장: 전북도는 2009년부터 자원 새활용을 위한 기초작업을 만들어왔다. 2010년부터 생태산업단지(EIP·Eco-Industral Park)와 사업단을 만들어 본격 추진하고 있다. 생태산업단지는 산업단지 내 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폐열 등을 다른 기업의 원료로 사용하거나 에너지로 재자원화해 오염을 최소화하는 녹색산업단지다. 생태산업단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전북 EIP 사업단이 시행한다. 2014년까지 총 사업비 65억으로 국비 70%, 지방비 20%, 기타 10%를 각각 부담한다. 생태산업단지 운영으로 연간 1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고, 연간 2억 톤의 환경오염 저감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는 전체 20개의 과제 중 10개 과제가 마무리됐고, 10개가 진행 중이다. 이중 6건이 사업화에 성공했다.우수한 사례를 먼저 소개하자면 (유)금성상공의 경우 제과 제면 부산물을 활용한 생균제를 생산하고, 사료 원료로도 활용한다. 부산물 2400톤으로 연 2억원의 폐기물 처리비뿐만 아니라 연간 사료원료 구입비 6억7000만 원을 절감하고 신규 매출도 10억원에 달한다. 폴리실리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거기(슬러지)를 건설소재로 원료화하는 사례도 있다. (주)OCI와 (유)에코산업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폴리실리콘 제조공정 슬러지를 이용해 성토재로 사용하고, 시멘트 원료로 가공한다. 폐기물 처리비를 연간 9000만원을 절감하고 신규매출 2억4000만원을 올렸다. 신규투자 4억원도 유치했고 일자리도 만들어낸 우수한 사례다. 또 (유)림코정읍에서 주관하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도 주목할만 하다. 가축분뇨 70%에 음폐수 30%를 혼합처리해 바이오가스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다. 30% 폐기물을 감량하고 70톤의 비료생산 논에 사용한다. 370KW의 생산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고 있다.-사회: 산업분야에서 이뤄진 업사이클 시도가 주목할만하다. 이런 시도에 대한 환경단체의 의견은.△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가축분뇨와 음폐수를 혼합 처리해 폐기물을 감량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업사이클의 우수사례라고 하겠다. 그러나 환경단체 시각에서 보면 우분이나 돈분에 음폐수를 더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 또 다른 환경 오염 요소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궁극적으로 자원 순환의 원재료는 쓰레기다. 업사이클의 전제조건은 과정에서 환경 유해를 끼치지 않는 고도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 아직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새활용하려는 업체가 주민들에게는 혐오시설이나 기피시설로 인식, 저항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관련 법들이 발전하는 사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업사이클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생산되지 않거나 적어도 기존보다 감량된다는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한웅재 과장: 산업분야에서 이뤄지는 업사이클 사례는 기존의 방식보다 유해물질 배출을 현저하게 낮춘다는 사실을 과학적인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이처럼 유해물질 배출을 낮추면서 자원을 새활용하는 기업들이 아이디어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아이디어가 환경단체의 검증을 받고도 사업화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 안타깝다. (자원재활용촉진법이 있긴 하지만) 다른 사업분야에서 좋은 원료로 쓰이거나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음에도 폐기물처리 규정에 따라 버려지는 사례도 여전히 있다. 특히 산업단지 안에서도 재활용업체가 입주하기 어렵다는 것도 큰 문제다. 대개 자원 재활용 또는 새활용 업체는 산업입지법에 따라 산업단지 내 입주가 힘든 상황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개별단지에 입주한다. 기존 방식보다 소음이나 오염물질 배출을 현저히 낮춰도 생활민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단지 내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을 고급화한 기업을 육성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사회: 기존 방식보다 오염물질을 현저하게 떨어트리고 경제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면 사업 초기부터 환경단체의 엄격한 검증을 받도록 하는 것도 한 방편일 것 같다.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를 이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재 시민들의 의식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김남규 회장께서 자원 재순환 가게인 '전주 행복한가게'를 초기에 도입했는데,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김남규 전주 행복한가게 회장: 10년째 기증된 중고 상품을 재순환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에서 최초로 도입하다 보니 초기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기증문화가 어느 정도 발전해 의식이 향상됐다고 생각했다. 초기에는 전주 행복한가게에서 상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숨기던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현재 전주 행복한가게를 찾는 고객 상당수가 경제력이 있는 소비자라는 점이다. 그만큼 중고 상품의 구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졌다고 본다. 매출도 꾸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을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다.전주 행복한가게가 100% 봉사로 이뤄진다는 점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내는 요인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기증자보다는 소비자가 부족하다는 점이 고민되는 대목이다. 업사이클 상품은 의미는 좋지만, 수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고가로 인식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과제인 것 같다.-사회: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가치를 말하다' 기획취재를 통해서 전국에 있는 자원재활용, 새활용 업체를 많이 찾아다녔다. 그중에서 기획전을 여는 자원재활용 단체가 기억에 남는다. 이별을 주제로 한 기증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별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추억이 상품의 의미를 더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원 재활용의 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새활용 업체는 좋은 아이디어에 비해 여전히 매출과 연결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청년몰에서도 이런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승미 사무국장께 소개 부탁한다. △이승미 사단법인 이음 사무국장: 이음에서 시도한 대표적인 업사이클 사례가 할머니 공방이다. 솜씨 있는 공방 할머니의 실력과 젊은 디자인을 더해 업사이클 상품을 판매한 프로젝트다. 그러나 판매가격과 디자인 가격의 문제, 공임비 책정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문을 닫았다. 현재도 청년몰에 입주한 청년사업가들은 다양한 업사이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달라진 점은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 매출도 증가한 편이라는 것이다.특히 폐종이에 씨앗을 붙여 실제 화분에 심으면 싹이 나는 씨앗엽서는 청년몰을 찾는 소비자들의 사이에서 인기다. 자원 재활용이라는 단순한 사실에 집중하기보다는 신선함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다는 점이 성공 요인이다. 소비자에게 '사고 싶은 상품'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런 업사이클링의 시도가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청년 사업가들의 노력을 지원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직접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쓰레기인 원재료 수급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돕거나, 상품 판매 활로를 찾아주는 것도 한 방편일 것 같다.-사회: 업사이클링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것은 결국 소비에 의존한 인간의 생존방식 자체를 뒤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제다. 오늘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산업분야와 소비분야를 막론하고 업사이클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산업분야에서는 사업 초기부터 환경 전문가들의 참여를 유도, 검증된 업체를 선별해 육성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소비 분야에서 시도되는 업사이클링의 경우 대부분 영세업체가 시도하다 보니 판매가 활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한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더불어 상품성을 인정받은 업체를 선별해 마케팅을 지원하거나 교육하는 방식의 지원도 필요한 것 같다. 〈끝〉

  • 기획
  • 윤나네
  • 2013.11.07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⑦ 美 솔메이트삭스, 왜 비싸도 잘 팔리나

고가의 업사이클링 상품이 잘 팔려나가는 이유는 단 하나, 재료가 무엇이든 간에 소비자가사고 싶은 상품이라는 데 있다. 소비자에게 사달라고 하는 태도는 한계점에 부딪히게 돼 있다는 게 업사이클링 상품 제작자들의 설명이다.결국, 업사이클링 상품도 기존의 상품과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로, 업사이클링 상품 판매전략의 핵심은 소비자 요구에 맞는 상품을 제작하느냐에 달렸다.△업사이클링 실패 원인이 뭐지?업사이클링 상품 제작자 중 그들만의 리그에서 인정받고 있는 상품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각종 업사이클 상품 판매장에서 이 물건을 사고 싶지 않은 이유를 소비자에게 물었더니, 이유는 간단했다. 사고 싶지 않아서였다.업사이클링 상품이 많이 판매되는 한 콜렉샵에서 만난 김미영 씨(36서울)는 보는 재미 때문에 매장에 자주 구경 온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제품을 구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이유도 구체적이었다.김씨는 종종 매스컴에서 업사이클링 상품 기사를 볼 땐 재밌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러나 막상 매장에서 만난 업사이클링 상품은 재미있다는 생각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완벽한 실용성이나 넘치는 재미가 없는 상품을 새 상품보다 고가에 구입하면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부터 든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지적처럼 완벽한 실용과 넘치는 재미를 갖춘다해도 상품의 가치는 살아나지 않는다. 또 다른 요소인 환경보호의 의미가 담겨지지 않을 때는 상품의 가치 하락은 물론 소비의 격을 떨어뜨리게 된다. 환경보호의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참신한 재미와 현실적인 실용 등의 3요소가 조합을 이룬 게업사이클링 상품의 특징이다. 업사이클링 상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배경이다. 이런 점 때문에 업사이클링 제품의 판매 전략은 기존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그들은 유명한 연예인이나 그럴싸한 광고 매체 시장에 끼어들지 않는다. 솔메이트삭스 코리아 경우, 홍보용으로 제작한 팸플릿에 등장한 모델들은 수십 년간 마카린 워커린에게 양말을 선물 받아 사용해 본 지인들이다.이들이 모델로 나선 이 양말의 장점은 무엇일까?솔메이트 창립자 마리안느 워카린의 손자 육아를 맡고 있는 미국인 마리아 씨(48)는 장점을 이렇게 꼽는다. 그는 이 양말엔 새 활용된 상품이라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에요. 오래 사용한 티셔츠로 만든 양말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안전하다고 손을 치켜세운다.실제 솔메이트 삭스 홈페이지에는 내가 사랑하는 솔메이트 이야기 코너가 마련돼있다.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양말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게 한 이 콘셉트는 마케팅의 도구가 아닌 브랜딩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자신의 기업을 자연스럽게 홍보한다. 홍보하지 않아도 유명인사가 사용하는 상품,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세계를 무대로 자신들의 가치를 알려가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리사이클의 한계를 넘어 업사이클링의 강력한 상업적 상품으로 인정받았다. △업사이클링 의미를 제대로 살린 이 상품 뭐지?각종 매스컴을 장식한 유명기업들의 리사이클링 제작 시도는 패션부터 비료까지 각종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업사이클링 상품 그 자체로 인정받기보다는 새 상품에 일부 리사이클 의미를 더한 정도의 상품이 아직은 더 많다. 새 상품에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더 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은 상품은 뭐가 있을까?간장을 만드는 샘표식품은 매년 수억 원을 들여 폐기하던 간장박을 가축 사료와 대체에너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간장은 주재료인 콩을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찐 뒤 소금물에 담가 발효탱크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공정에서는 된장 없이 간장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찌꺼기인 간장박이 남는다. 이 간장박이 가축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간장박에 단백질과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축산인들이 선호하는 사료가 됐다.샘표는 또 소각 보일러를 만들어 간장박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생산공정에 증기로 공급하고 있다. 이로인해 기존에 쓰던 석유연료를 대체할 수 있게 됐다.스타벅스코리아 역시 버려지던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매장에서 연간 약 800t의 커피 찌꺼기가 나온다.스타벅스코리아는 기존에 별도 매립지까지 운송해 소각하던 것을 탈취제, 방향제로 사용하면서 고객에게 나눠줬다. 이 것이 업사이클링의 시작이 됐다. 최근엔 커피 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하면서 서울 숲 공원의 조성 활동에도 참여했다. 커피 원두 찌거기에 질소나 인산칼륨 등이 풍부하다는 점을 활용,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켰다.특히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감귤이나 해초 등을 업사이클링한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로 쓰고 남은 귤껍질이나 지구온난화로 제주도 앞바다를 뒤덮은 파래를 걷어 올려 종이를 만들어 제품 포장지로 쓰고 있다. 제주 감귤은 먹거나 주스를 만드는 등 2차 가공 후 한 해 6만t가량의 껍질 쓰레기가 발생한다. 화장품 원료로 쓰고 난 감귤껍질을 100% 활용하면서부터 소비자들 사이에 제주 환경을 보호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떠올랐다. ● 솔메이트삭스 창립자 워카린씨 "헌옷서 뽑은 면소재 값싸게 친환경 충족"솔메이트 삭스 창립자인 마리안느 워카린(68)에게 묻는 업사이클링 상품 제작 성공기를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전 세계적으로 18억 켤레가 넘는 양말이 수출되고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는데, 인기를 얻는 요인은 무엇인가?"소비자들은 단순히 '새활용 됐다'는 사실에서 상품 구입 동기를 찾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친환경 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높다. 그런데 친환경 면을 생산하려면 일반 면보다 비용이 수십 배가 든다. 이미 수십 년 사용하면서 옷감에 남아있던 화학물질이 다 사라진 재활용 면은 친환경 면과 기능이 비슷하다.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친환경 면을 쓸 수 있다는 게 솔메이트 삭스의 핵심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더했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높아도 전 세계 인구가 원하는 상품이 됐다고 본다."-업사이클링 양말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사업화되면서 기계가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계의 흔적을 느낄 수 없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세계 각국에 있는 직물 기계를 수소문해 다녔다. 현재 쓰고 있는 직물 기계는 스페인에서 구했는데, 내가 직접 니팅한 양말과 가장 비슷한 수준으로 생산한다. 대형화하면서 생긴 고민은 원재료 확보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생산하다 보니 원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그래서 디자인 개발에 몰두했다. 현재는 6개월 전부터 필요한 색이 뭔지 확인하고 수급을 조절하면서 디자인을 한다. '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슬로건엔 이런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고민도 담겨있다."-업사이클링 선도 기업으로서 향후 계획은?"취미생활이 사업화 되면서 많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양말을 사면 암환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 대학에 기부금을 내놓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재활용 면을 사용했으면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많은 만큼 상품 개발에도 앞장서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윤나네
  • 2013.10.24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⑥ 솔메이트삭스·프라이탁에 가보니

스트릿 패션이나 스타들의 공항패션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이 상품. 패셔니스타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솔메이트 삭스는 고급 양말로 변신했고, 스위스 재활용 가방브랜드 프라이탁은 세계 유일의 명품가방으로 판매되고 있다. 솔메이트 삭스는 헌 옷에서 실을 뽑아내 만들었고, 프라이탁은 폐품천막이 재활용됐다.이들의 공통점은 수작업과 희소성 그리고 내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고가에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럭셔리 브랜드 강점과 다를 바 없는 차별화 전략은 이미 패션피플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새활용(up-cycle업사이클)된 고가의 상품들 어떻게 재활용(recycling)의 티를 벗어던졌을까? 그들의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솔메이트삭스 - 티셔츠 등서 재활용된 실로 양말 생산, 입소문으로 성장 세계 10억켤레 수출프라이탁 - 가방은 방수천막 어깨끈은 안전벨트, 본사 건물도 버려진 컨테이너로 건축△짝짝이 양말 솔메이트 삭스 이렇게 만든답니다.환경을 생각하는 컨셉으로 이미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솔메이트 삭스는 실제 양말에 사용된 실이 버려진 티셔츠 등에서 재활용된 코튼을 사용하고 있다.단단한 니트소재의 독특한 섬유조직으로 따뜻하면서도 통기성이 높아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형형색색,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만든 제품이다. 창립자 마리안느 워카린은 어머니에게 어렸을 때부터 배운 솜씨로 연간 100개 정도의 양말을 취미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가족 사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버몬트에 있는 본사에서는 5명의 직원이 디자인부터 세계 각국의 바이어 미팅까지 전 과정의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는 단촐하다. 세계 각국에 10억 켤레가 넘게 수출되면서 현재는 손뜨개 실력과 비슷한 실력을 뽐낼수 있는 니팅 기계가 작업을 하고 있다.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달라지는 부분은 옷감을 확보하는 방법. 옷감은 헌 옷에서 실을 분리하는 스페인의 회사에서 들여온다. 이중 솔메이트 삭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활용되는 실이 안전한지에 대한 검사다. 사용되는 실 전체는 현재 미국의 Made in Green, Oeko-Tex에 의해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재활용 면에서 실을 뽑아내는 만큼 색은 다양하지 않지만 디자인을 다양화해 지루할 수 있는 요소를 없앴다. 같은 디자인은 하나도 없을 정도다. 또 상품의 이름제작에도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귀뜸했다'코스모스(cosmos)', '튤립(tulip)', '드래곤플라이(dragonfly)', '허니비(honeybee)' 등 색상매치에 있어 영감을 받았던 꽃과 벌레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홍보를 활발하게 하지도 않는 이 기업은 오로지 소비자의 입소문에 의해 성장했다. 홈페이지나 팸플릿에서 등장하는 모델들 역시 모두 가족과 친척 이웃이다. 솔메이트삭스의 보관 창고나 본사 건물이 오래된 건물을 사용해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건물에서부터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솔메이트 삭스는 정성스럽게 선물 포장을 해주는 것으로 자연친화적인 패션브랜드를 완성한다. △트럭용 방수 천막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어떻게 만들어질까?트럭을 덮는 폐천막을 뜯어 가공한 뒤 만들어지는 프라이탁 가방.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 형제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은 낡은 아파트에서 우연히 보게 된 먼지가 수북히 쌓인 폐천막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낡은 트럭을 덮고 있는 방수포였다.트럭 방수포를 재단해 가방을 만들고 어깨끈으로 자동차 안전띠를 이용했다. 올이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전거 바퀴의 내부 튜브를 가방 덮개 모서리에 부착했다. 먼저 가방 제작을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트럭의 광고와 덮개 표지를 분리한다. 오래된 방수포 표면의 타폴린(Tarpaulin)을 분리해야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 특히 트럭의 폐천막을 뜯어 가공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세척이 가장 우선시된다.또 원색을 제외하고는 폐 방수 천막의 무늬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상품들은 모두 한정판으로 제작된다. 제작에 앞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디자인팀, 마케팅, 판매, 생산, 경영지원 등 모든 부서가 한 곳에 모여 서로 대화하는 과정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총회의를 거친다. 결과가 나오면 샘플제작과 검증 단계에 들어간다.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어 PT하고, 대량생산 여부를 결정한 뒤 출시한다.철저한 디자인 및 품질분석이 강점인 프라이탁은 제품과 브랜드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고 판매한다. 제작 제품과 어울리는 아이템 탐색, 조합이 잘되는 아이템을 철저히 분석한다.특히 판매원 교육에 신경을 쓴다. 최소 3일은 공장으로 출근, 방수포를 자르고 세척하는 일을 한다. 다음은 회계와 판매영업팀을 만나 방수포에 대한 지식부터 품질관리까지 제작 전체 과정을 참여케 하는 등 매뉴얼을 몸소 체득하게 한다. 비가 오면 대부분 가방 내부에 있던 내용물이 젖어버리기 때문에 방수와 내구성이 튼튼한 가방을 찾는 세계인들은 이 독특한 가방에 매력을 느낀다. 프라이탁은 연간 30만여 개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본사 건물도 업사이클링의 명성에 걸맞게 버려진 컨테이너(17박스)를 한데 모아 지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윤나네
  • 2013.10.10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⑤ 국내 기업과 상품

한때 '아나바다' 운동으로 물건을 재사용하는 노력도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한 재활용(recycling)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으로 재활용품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접목해 새로운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업사이클(up-cycle새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국내 업사이클 기업은 사회적 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아직은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또 재활용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소비자, 숙련된 디자이너와 재봉사가 확보되지 않아 업사이클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버려지는 소재를 근사한 디자인으로 살려내는 업사이클 디자인은 나눔과 사랑을 실천한다. 그로 인해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환경보호와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 상품을 찾아 나섰다.△현수막 돗자리, 신문지 가방개성 만점 상품 눈길1990년대 한국적인 미를 잘 살린 잡화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던 '쌈지'는 2000년대 경영위기를 겪은 후 '슬로우 바이 쌈지'로 재탄생했다. 환경친화적인 제품들을 생산ㆍ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것. '착한 소비'를 이끄는 사회적 기업으로 변모했다. 기존 '쌈지'가 가진 디자인을 접목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슬로우 바이 쌈지'는 누구나 '사고 싶은'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버려진 신문지를 활용한 가방, 염색과 금속을 최소화한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ㆍ식물성 염료로 가공한 가죽)제품 등은 공정 과정을 모르는 소비자들도 구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8년'청년 사회적 기업 아카데미'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여 고민과 열정으로 탄생시킨 재활용 전문 기업 '터치포굿(touch4good.com)'도 버려지는 현수막폐자전거타이어 등을 활용해 가방을 제작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우정사업본부한국산업인력공단 등 15곳과 협약을 맺고, 폐 현수막을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이처럼 폐 현수막을 장바구니, 신발주머니, 슬리퍼, 모래주머니, 화분 주머니, 밧줄 등을 만드는 등 새활용 하려는 업체가 늘면서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목화송이에서 만드는 '폐 현수막 실용돗자리'는 한쪽은 폐 현수막, 다른 한쪽은 방수천을 덧대 두 겹으로 만들었다. 현수막만으로 만들면 땅의 습기가 올라와 축축해서 방수천을 덧대어 활용도를 높였다. 아이들이 체험학습 갈 때 넣어줘도 부담이 없다. 차에 비상용으로 항상 싣고 다니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이 나 호응도가 높다. 부엌에 두고 김칫거리 다듬을 때나 전을 부치거나 화분 분갈이할 때, 애들 그림 그리거나 붓글씨 쓸 때 등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만들 때마다 달라지는 크기와 색깔을 골라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바른 무역을 지향하는 Earthman(어스맨)이 선보이는 선물로 피스밤 액세서리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얼핏 보면 평범한 실버 액세서리처럼 보이지만, 베트남 전쟁 중 라오스에 투하된 폭탄의 잔해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부정을 긍정으로 승화시킨 피스밤은 라오스 나피아 마을 사람들의 나무 거푸집과 흙 가마에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또 수익금은 생산자 및 마을 공동체로 돌아가 마을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양한 사이즈의 귀걸이는 만원 후반대, 팔찌는 2만 5000원으로 앨런스 파이프 및 리틀 파머스 홍대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 리즈솝이 내놓는 고양이 사료 캔을 새활용해 모기를 쫓는 커피콩초도 인기다.△커피 찌꺼기로 버섯을 키운다고?국내 커피전문점은 총 9400여 개에 달한다. 1년에 배출하는 커피 찌꺼기 양만 7만여톤으로 추정된다. 이런 때 커피 찌꺼기로 버섯 농사를 짓겠다고 나선 자칭 '도시 농부'가 있다. 경기도 고양에 있는 이현수(35) '꼬마 농부' 대표가 주인공이다. 땅에 매립된 커피 찌꺼기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위험이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높은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한다.인근 한 커피전문점에서 반나절 동안 배출한 커피 찌꺼기는 10kg정도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원두의 0.2%만 사용하고 99.8%는 버린다.땅에 묻히면 지렁이 같은 흙 속 생물에게 해가 되는 커피 찌꺼기의 카페인 성분을 버섯 균이 분해한다. 현재 인터넷에서는'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란 이름의 버섯재배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루 3번 물을 주고 습한 곳에 놓아두면 열흘 후 커피 찌꺼기에서 버섯이 자라는 상자다. 한 개에 9000원인 버섯재배키트는 학습용으로도 인기다.'꼬마농부'가 내놓는 버섯재배키트는 손쉽게 버섯을 기른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용 교재로도 인기가 높다.이씨는 "이미 책에서 1990년대 이미 커피 찌꺼기의 주요 구성 성분인 목질 섬유소가 버섯을 잘 자라게 한다는 게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며"'생태계의 청소부'라는 버섯의 별칭에 걸맞게 버섯을 재배하고 난 후의 커피 찌꺼기가 훌륭한 퇴비로 쓰이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업사이클링 나서는 유명 브랜드 '친근해' 유명 의류 브랜드의 시도도 눈여겨볼 만하다.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 초 '업사이클 & 리디자인(Upcycle & Redesign)' 프로젝트를 펼친 바 있다. '에코'를 주제로 했지만, 디자인적 업그레이드, 그리고 패션계 상생까지 모색했다는 평가다. 8명의 신진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목적대로 상품의 수명이 짧아서 쉽게 버려지는 옷들이 새롭게 디자인돼 돌아왔고,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의 옷은 에잇세컨즈의 디자인 힘을 상승시켰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신진 디자이너는 더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기회를 얻게 됐다. 단순한 재사용을 넘어서 재미와 예술성까지 고려한 '리디자인' 운동은 에잇세컨즈에 앞서 코오롱FnC에서도 시도됐다. 코오롱FnC의 브랜드 '래코드(RE; CODE)'는 처음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3년 이상 팔리지 못해 소각될 처지에 놓인 옷들을 분해, 독립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옷으로 탈바꿈시킨 것. 남성 상의가 여성용 베스트가 되고, 점퍼는 가방이 됐다.- 사진①신문지를 새활용해 슬로우 바이 쌈지가 내놓은 핸드백. 기사를 읽는 재미는 덤이다.② 녹색가게가 넥타이 천을 이용해 만든 지갑.③ 짜투리 헝겊과 양말로 만든 인형.④ 소주병을 눌러 만든 접시.⑤ 세이지디자인에서 선보인 브로치, 시계 부품으로 만들었다.⑥ 터치포굿에서 제작한 컬러풀 가드닝. 적근대, 모듬치커리, 로메인상추 등 모듬 쌈채소를 도심에서 기를 수 있다.⑦ 목화송이가 폐 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돗자리.⑧ 꼬마 농부에서 제작한 커피 찌거기로 만든 버섯재배키트.⑨ 어스맨에서 제작한 팔찌.※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9.26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④ 해외 업사이클 기업 사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많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사이클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상당수의 업사이클 기업들이'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름 아래 환경적 책임에 호소하는 정도로 머물러 있는 게 사실. 상품은 그 가격이 얼마일지라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이 있어야만 한다는 데서 가치가 매겨진다. 가격과 원재료가 무엇인지에서 벗어나 상품 그 자체로 경쟁하는 해외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해외 선진 기업을 통해 업사이클 상품의 가치를 찾는다.△최초의 업사이클 기업,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스위스의 '프라이탁'스위스 프라이탁은 1993년 스위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마르크스 프라이탁, 다니엘 프라이탁이 비에 젖지 않는 질긴 가방소재를 찾는 것에서 시작됐다. 프라이탁은 트럭용 방수 천막을 사용해 가방을 만든다. 5~7년간 쓰고 버려진 천막을 잘라 가방 몸체를 만들고, 자동차 안전벨트를 가방끈으로 활용한다. 가방 모서리는 가죽 대신 자전거 고무 튜브를 쓴다.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같은 디자인의 제품은 거의 없다. 3~5명의 담당 직원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폐방수천막을 구입한다해도 해도 수급량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기업의 협조를 이끌어내 극복했다.유난히 자전거를 많이 타는 도시인 스위스의 취리히에서는 튼튼한 방수가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았던 것도 성장 배경의 한 요인이다. 고가의 가격임에도 스위스 사람 10명 중 8명이 사용한다. 이 아이템으로 기업이 탄생하고, 그로인해 일자리도 창출되는 지역경제가 활성화됐다. 스위스 프라이탁에서 연간 생산되는 가방은 30만 개 수준이다. 수작업과 희소성, 내구성이 특징으로, 언뜻 생각하면 고급 브랜드가 내세우는 강점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인상적인 건 '헌 것'이라는 편견에 일침을 가하듯 가격대가 20만~70만원이나 한다는 점. 이쯤이면 윤리적 소비를 위해서만 살 수 없는 수준인데, 이미 패션 피플 사이에선 멋 낸 듯 안 낸 듯 들고 다니는 또 하나의 '떠오르는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수 많은 에코백이 나왔지만 자원을 재활용 하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은 제품으로는 스위스 프라이탁이 유일하다. 안감은 에어백으로, 손잡이와 가방끈은 안전띠로, 마감 역시 자전거 바퀴를 사용하는 등 부자재 모두 폐기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세상에 한 개뿐인 가방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에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면서 세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깔끔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에 트렌디한 색상의 가방은 패션 피플들이 사랑하는 진정한 에코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이건 스타일이야! 미국 버몬트의 '솔메이트 삭스''양말을 맞춰 신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Life's too short for matching)'는 슬로건을 가진 솔메이트삭스. 이 회사의 모든 양말은 짝짝이로 판매된다. 솔메이트 삭스의 창립자인 마리안느 워카린은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서 꼼꼼하게 니팅하는 법을 배워 가족과 지인을 위해 매해 100개 정도의 양말을 만들었다. 이 것이 솔메이트삭스의 시초가 됐다.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콘셉트로 이미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솔메이트삭스는 실제 양말에 사용된 실이 버려진 티셔츠 등에서 재활용된 코튼이다.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솔메이트 삭스는 단단한 니트 소재로 신축성과 함께 따뜻하면서도 통기성이 높다. 아웃도어 뿐 아니라 남들과 다른 패션 아이템을 원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 알록달록 짝짝이 양말이 패셔니스타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세 짝을 상품 하나로 구성하는 상품 포장하는 방식으로도 크게 기업을 알렸다. 2만 8000원에서 3만 2000원이라는 고가에도 이 양말은 짝짝이 패션이 실수가 아닌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전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일본, 유럽에서는 양말을 파는 전문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최근에는 아이들의 피부에 친화적인 양말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련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내세우는 솔메이트 삭스는 제품 이름에 색상 매치에 있어서 영감을 받았던 꽃과 벌레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늘 자연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생산 방식 때문에 '솔메이트 삭스'는 점차 큰 사랑을 받고 있게 되었다. 예쁘고 특이한 컬러를 가지기만 한 양말이 아니라 진실을 담고 있는 양말으로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 우피 골드버그 등 해외스타는 물론 고준희 한예슬, 윤민수 등 국내에서도 연애인 양말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문 셀렉샵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미국 내 made in green, oeko-tex에 의 해 품질을 인정받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편안함 뿐 아니라 신고 있는 동안 소비자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9.05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③ 국내 도입 사례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 제품은'조금 너저분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환경적 책임을 우선한 사람들이 사는 상품으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상품들은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상품의 가치를 높여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재생된 디자인과 새로운 가치가 담긴 상품 그 자체가 곧 작품이 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을 새활용하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업사이클 상품, 나아가 사람들을 모으는 관광자원으로 변신한 그곳을 찾아 나섰다.△업사이클링 놀이터요, 알고보면 일자리다서울시 마포구 성산2동 515-19 석유비축기지 내에 있는 '문화로놀이짱'은 버려진 목재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가구로 재탄생 시킨다. 버려진 목재로 생산과 소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해결하는 생활문제디자이너들의 공동체다.2004년 설립된 '문화로놀이짱'은 홍대에서 버려지는 가구들을 재생시킬 방법의 대안으로 시작됐다.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난 문화로놀이짱은 적지만 일자리도 창출해 현재 1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어른들의 놀이터를 꿈꾸는 이곳은 '명랑에너지발전소'을 만들어, 목공 제작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명랑에너지발전소'을 통해 재활용의 참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직접 가구를 만들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로 변신한 업사이클링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폐자재를 활용한 가구 만들기를 상상하고 구현하는 작업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상품 제작에 그치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문화로놀이짱'의 물품들은 일반 도서관의 책처럼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빌려 쓸 수 있다.또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과 공공 공방, 목재 창고를 운영한다. 재활용 창작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작은 고장에도 공구가 없거나 방법을 몰라 버려지는 가구들을 수거하면서 마련한'가구수리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폐가구, 폐목재를 재활용하기 위한 캠페인을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업사이클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쓰레기 섬, 관광자원으로 변신하다쓰레기 디자인으로 채운 섬에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 인천에 있는 남이섬을 둘러보는 동안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섬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작품이었다.재활용 됐다고 느낄 수조차 없는 작품들이 가득한 남이섬에서는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을 더한 세련된 작품들이 오히려 더 당당하다.그 물건이 가진 이야기를 낭만으로 전달하는 것, 사물이 가진 가치를 알아보는 태도에서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남이섬에 물건 중에는 어느 하나도 새것이 없다. 소주병으로 만든 예술작품뿐만 아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준상과 유진이 걸었던 메타세쿼이아 숲 길 곳곳에 놓인 쓰레기통도 폐가의 문에서 문고리를 가져와 만들었다.통일성 없는 그래서 개성이 살아있는 벤치와 조형물도 버리는 건축자재로 만들었다.대형 알루미늄 인물상은 음료수 캔과 철거된 나이트클럽 자재로 완성했고, 섬 안의 명소 '이슬공원'에 놓인 분수대는 샤워 꼭지를 뒤집었다.호수 뒷벽 면의 녹색 유리는 가까이 가서 보면 빈 소주로 완성했고, 또 다른 술병은 꽃병으로, 거둬낸 천막은 연못 바닥재로 썼다.남이섬에서는 업사이클은 상품이 판매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녹색가게운동협의회가 운영하는 남이섬 녹색가게 체험공방은 죽은 나무로 만드는 목걸이, 헌 양말로 만드는 동물 열쇠고리, 자투리 천으로 만드는 카드지갑, 병뚜껑을 재활용해 만드는 머리끈 만들기 등을 통해 방문자에게 환경을 되살리는 체험 교육공간을 제공한다.

  • 기획
  • 윤나네
  • 2013.08.22 23:02

'문화로 놀이짱' 안연정 대표 "새활용 대중화·고급화에 앞장, 삶 속의 선순환 구조 자리매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홍대에서는 가게가 자주 바뀌면서 실내장식도 급변하죠. 처음엔 문화 공간 기획에 관심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버린 가구나 목재가 아까워 고치고 다듬다 보니 멋진 가구들이 하나둘씩 생겨났죠."'문화로 놀이짱' 안연정 대표(36)는 "길로(路)와 마당 장(場), 그리고 중의적인 의미를 한 번에 담아서 '문화로놀이짱'이란 이름을 만들었다"며"문화와 놀이로 자신의 삶을 즐겁게 만들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문화로 놀이짱은 2004년에 설립 버려지고 매립소각되는 목재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서울시 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문화로놀이짱'이 주목받는 이유는 폐목재를 단순환 활용에 그치지 않고 상상력을 더해 목재의 스토리가 담긴 가구와 소품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안연정 대표는 "국내에서 버려지는 폐목재는 연간 약 200만 톤으로, 서울시에서만 1년에 약 16만 톤 이상의 폐목재가 버려진다"며"하지만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돼 재활용은 3%가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꼽는 버려진 목재에 대한 매력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료비 절감이나 환경보호의 그것에 머무르지 않는다.그는"새 가구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이 공기 중에서 완벽하게 사라지려면 수년이 걸린다"며"이미 사용된 가구 재료를 사용하면 유해 물질이 없는 그야말로 친환경 소재"라고 설명했다. "업사이클링 왜 해야 하느냐고요?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 없어요. 우리가 사는 삶의 문화를 디자인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 업사이클링에 대한 안 대표의 생각은 생태 보호 그 이상이다.안 대표는 "업사이클은 기존 생산과 소비에 머무르는 단순한 구조를 지속할 수 있는 삶의 문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며"궁극적으로 만드는 문화 활성화를 통해 소비중심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라이프 스타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 제품을 이해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 그게 제 바람이죠. 업사이클링 상품이 구입하고 싶은 작품으로 이해될 때 지속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질 테니까요."실제 안 대표는 삶 속에서 업사이클이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공공공방인 명랑에너지발전소와 수리 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공적인 영역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나 아이템을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소비자와 소통이 원활해지긴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상품에 담아내는 것이 절대적이라는 그.안 대표는 "오는 9월엔 업사이클 가구를 대중화와 고급화를 시도한 상품을 정식 런칭할 계획"이라며"많은 사람이 업사이클링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삶 속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8.22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② 도내 현주소

우리나라는 생활쓰레기의 재활용 비율이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지만 아직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이나 활용은 낮은 편이다. 업사이클링은 주로 미술이나 건축생활소품 등의 분야에서 관심을 끌었을 뿐 산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시도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엔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업들도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는 상태다.문제는 업사이클링으로 비용 절감을 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상품으로 소비까지 연결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도내 업사이클링 현주소를 짚어본다.△환경 보호하자는 데 왜 안 팔리지?업사이클링 자원 재순환 의미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데에서 그 의미가 있다. 환경과 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업사이클링 상품이 활발한 소비로 이어지는 사례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실제 도내에서 업사이클링 사업의 시도로 손꼽히는 '할머니 공방'도 사실상 실패, 문을 닫았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할머니 공방'은 폐자원으로 만든 가방, 앞치마 등을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할머니들의 숙련된 기술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 아니라 복지 모델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이 시도는 상품을 사려는 단체가 늘어나면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 개인의 구입으로 연결되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문을 닫았다. 또 우정사업본부에서 추진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상품 역시 소비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 우체국의 홍보용 폐 현수막을 이용해 만든 가방과 환경교육용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시켰지만, 도내 소외 계층 아동에 전달하는 정도다. 폐 현수막의 수급 조절이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점 때문에 상품 제작도 줄어들고 있다.실제 전북은 2011년에 142개 폐 현수막을 이용, 1040개의 업사이클 상품을 생산했다. 지난해에는 78개 폐 현수막으로 겨우 170개의 에코백만 생산했을 정도다. △재능도 사람도 업사이클링이 필요해!이렇듯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도내에서 업사이클링 상품을 제작하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보편적인 상품성 부족과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의 인식에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헌 것을 만들어서 만들었는데 가격은 비싸다'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 업사이클 상품은 그저 구경하기에만 좋은 상품으로 전락한다는 설명이다. 당장 시장에서 소모될 수 있는 상품을 선택, 상품을 만들어 내는 감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사)이음 김병수 대표는 할머니 공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에서 해법을 찾았다.김 대표는 "할머니 공방에서 제작한 2~8만 원대에 가방의 경우 공임비용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며"원재료 수급조절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는게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새활용됐다는 이미지를 뛰어넘는 상품의 콘텐츠 개발이 목표였다"며 "디자인 인력 등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전북에서는 결과를 내놓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이 꼽는 업사이클링의 활성화 요건은 소비자 인식개선이다. 특히 옷을 원재료로 업사이클링 상품을 제작하는 업체의 경우'헌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때문에 제작 상품을 의류가 아닌 소품으로 바꾸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사)이음 김병수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업사이클링 도입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며"업사이클링 상품을 소비까지 이어내려면 상품에 대한 콘텐츠 개발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8.08 23:02

고창 매일유업 상하목장, 젖소 분뇨 유기농 퇴비 탈바꿈

젖소 분뇨를 유기농 퇴비로 탈바꿈시켜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든 목장이 눈길을 끈다. 전북 고창에 있는 매일유업 상하목장. 이 축산농가는 애물단지로 통하는 젖소 분뇨를 유기농 퇴비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친환경목장으로 변신은 물론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의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 폐기물 0%에 도전하고 있는 것. 특히 축사의 퇴비창고와 달리 고약한 분뇨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상하목장 이인기 팀장은 "2000여 마리의 젖소한테서 연간 3만 톤가량의 분뇨가 발생한다"며 "골칫거리였던 분뇨를 발효시켜 유기농 퇴비로 업사이클링한 뒤 연간 50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매일유업의 유기농 퇴비는 지독한 냄새로 민원 대상이던 젖소 분뇨를 발효시켜 유기농 퇴비로 활용하는 것이다.또 상하목장은 텃밭 가꾸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유기농 퇴비를 나눠주고, 자연의 유기적 순환을 통해 얻은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오가닉 서클 캠페인'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자연의 선순환 구조'가 실현된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 홍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상하목장이 젖소 분뇨를 유기농 퇴비로 바꾸는 과정은 간단하다. 젖소에게 목장 근처의 유기농 초지에서 자란 풀만 먹이고, 해외에서도 해당 정부의 인증을 거친 유기농 사료만 수입해 공급했다. 축사 바닥에는 한 달에 한 번씩 톱밥을 바꿔 깔았다. 젖소의 분뇨가 톱밥에 쌓이면 이를 수거해 퇴비창고로 옮긴다. 퇴비창고에서는 바닥에 공기주입장치를 깔아 신선한 공기를 넣어 준다. 이렇게 쌓인 분뇨를 하루 두 번씩 뒤집으며 3개월간 발효시키면 부피도 줄고 냄새도 거의 없는 유기농 퇴비가 된다.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농 퇴비는 영양물질이 풍부한데다가 중금속이 없어 근처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유기농 목초를 먹인 젖소의 분뇨로 만든 유기농 퇴비는 섬유질이 풍부, 물과 공기가 잘 통한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이 자라기에 알맞은 토양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이인기 팀장은 "업사이클링 도입 취지는 자연을 소비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의 건강한 순환을 경험하도록 도모하자는데 있다"며 "올해에는 '오가닉 키즈 파머'를 테마로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상하목장의 유기농 퇴비를 나눠주는 활동을 진행,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건강한 순환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8.08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① 프롤로그

쓰레기의 가치를 변화시킬 순 없을까. 쓰레기가 버려지고 자치단체는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폐기물수거함에는 음료수병과 쓰레기가 쏟아지고, 아무리 좋은 상품도 고물로 넘겨봐야 kg 당 몇백 원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활용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 순간 그저 그런 상품으로 평가 절하된다. 아무리 재활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소비자가 지역 내 자원 재활용 가게를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좋은 뜻도 활성화하지 못한 게 지역사회 자원 재순환의 오늘이다. '자원이 재활용됐다'는 생각은 상상치도 못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그것엔 소비자의 요구를 읽어내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본보는 8차례에 걸쳐 국내외 취재를 통해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 경제적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짚어봤다.△쓰레기는 곧 자원이다.도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을 보면 줄고 늘어나는 추세를 반복하고 있다. 도내 쓰레기 발생량은 1995년 하루 1593톤이 발생, 이듬해 최고 1895톤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2000년(1655톤), 2005년(1625톤), 2010년(1593톤)으로 조금씩 줄었다. 그러나 최종 집계연도인 2011년은 하루에 나오는 생활폐기물이 1831톤으로 늘었다.또'2011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전국 평균 1인당 1일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0.95kg이다. 전북은 1인당 0.97㎏으로 전국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치다. 이 중 쓰레기 처리 방식 중 소각은 늘고, 재활용은 답보 상태다. 실제 소각은 2006년(157톤), 2007년(254톤), 2008년(203톤), 2009년(240톤), 2010년(241톤), 2011년(263톤) 꾸준히 늘었다. 재활용은 2006년(1038톤), 2007년(1039톤), 2008년(1071톤), 2009년(1047톤), 2010년(1023톤), 2011년(1180톤)에 그쳤다.△자원 재순환 가게에서는 무슨 일이자원 재순환 가게를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의 우수성과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꼽았다.'좋은 상품이 있는 가게'라는 생각이 생기기까지는 반복적인 재방문과 구입이 필수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그러나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소비자는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 상품을 가지고 싶다''좋은 상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일정한 상품과 고객을 유치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자원 재순환 가게가 들어서면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내에 있는 A 자원 재순환 나눔 가게의 경우 수년간 수익이 하락,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또 국내에서 출시하는 상당수의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아직은 보편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재활용과 새활용 사업을 나눠 육성하고, 가치 지향적 재활용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노용선 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장은 "자원의 재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자원을 관리하고 재순환시키는 사람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한 것 같다"며"꾸준히 자원을 확보하고 순환하는 방식만 고집하는 것 보다 자원의 재순환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이란업사이클링(Upcycling)은 '새 활용'를 말한다.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구분되는 새 활용은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다시 활용하는 재활용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수준을 한 단계 높여(업그레이드Upgrade) 다시 활용한다(Recycling)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7.25 23:02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