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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기소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형사소송법은 검찰에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관으로서 검찰의 엄중한 직무 특성을 감안하여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준엄한 권한을 부여해주었다. 수사권은 범죄 혐의를 밝혀내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권한으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에 대한 압수 및 수색, 체포와 구속 등 강제수사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고, 기소권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피의자를 법정에 세우는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으로 기소 여부의 판단 및 기소 권한은 오로지 검사에게만 주어져 있다.(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 과거 검찰은 위와 같은 권한 행사에 있어서 일부 사건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수사를 개시해서 무리하게 기소하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고, 일부 사건에 대한 불기소처분은 의혹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결국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있어서 독점적인 권한 행사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검찰개혁에 있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의 문제가 그 방점 중의 하나가 되었고, 우선 경찰에게 일차적인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검사로부터 수사와 관련하여 지휘를 받게 되어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기소 여부에 관한 검경의 의견이 약 174만 건이나 불일치하였다. 경찰의 기소의견과 동일하게 검사가 기소한 비율은 2009년 75.1%였지만, 작년에는 63.4%에 불과할 정도로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수사한 두 기관 사이에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담당하는 입안자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위와 같은 수사권 조정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은 검찰 또는 경찰이 행사하고 있는 수사 또는 기소와 관련한 권한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확인하고, 어떠한 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수사과정에 있어서의 강제수사는 피의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기본권의 침해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특히 인신 구속의 경우 신체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가 발생한다.) 더욱 그러하다. 향후 입법과정에서 어떠한 형태로 수사와 관련한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위와 같은 기본가치의 보호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고, 한편으로는 그 과정에 있어서 입법기관 및 검찰, 경찰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로부터의 의견 수렴과 참여 그리고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떠한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의 제도를 변혁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그리고 역사상 개혁이란 것이 혁명과 같이 순간에 이루어진 적은 없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논의는 없고 정쟁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야할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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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0 16:04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 구제 받는 제도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한 지가 벌써 오래다. 더구나 최근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상황을 점검한 결과 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계층의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상승폭이 수도권보다 지방이 훨씬 높다고 한다. 쉽게 말해 변변한 일자리가 없거나 사라진 지방에 소득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인간으로서 품위는 고사하고 최저생계 유지도 어려워진 일가족이 빚독촉과 생활고를 비관하여 동반자살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분수에 넘치는 사치나 무리한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린 사람이라면 보호가치가 없다. 반면에 경기변동으로 인한 사업 실패나 실직, 친인척 보증 등으로 지급불능에 빠진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라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희망모아(배드뱅크 후속) 등도 있으나 이하에서는 법원에서 관장하는 개인회생파산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개인회생(면책)은 총 채무액이 무담보는 5억원, 담보부는 10억원 이하인 개인채무자로서 장래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하여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급여소득자나 영업소득자가 3년 간(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1조 제5항 단서의 경우 5년) 일정한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는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개인파산(면책)은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채무자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주기 위해 파산절차를 통하여 변제되지 아니하고 남은 채무의 변제책임을 파산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면제하는 제도다.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을 도모하는 절차로서 채무액이나 계속 또는 반복적인 소득 유무에 제한이 없다. 개인파산의 경우 파산선고가 있으면 면책이나 복권이 되기까지는 공무원, 후견인, 전문자격사 등 여러 법률적 제약이 있으므로 면책불허가 사유가 없는지 미리 검토해야 한다. 즉, 법원은 채무자를 심문하거나 채권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후 면책을 허가할 것인지 판단하게 되는데 △재산 은닉, 손괴, 불이익한 처분행위 △채무의 허위증가행위 △과다한 낭비 또는 도박 등으로 현저히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대한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 △신용거래로 구입한 상품을 현저히 불리한 조건으로 처분한 행위 △일부 채권자에 대한 편파 변제 등 행위 △허위의 채권자목록 등 제출이나 재산 상태에 관한 허위진술행위 △파산원인 사실을 속이거나 감추고 한 신용거래행위를 한 때와 △과거 일정 기간(개인파산은 7년, 개인회생은 5년) 내에 면책을 받은 일이 있는 때에는 면책불허가 결정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조세, 벌금, 과태료 등과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임금퇴직금채무, 부양료채무 등은 면책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납부 또는 변제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인이 개인회생파산 신청서,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변제계획안 등을 직접 작성하거나 면책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므로 법무사 등 전문자격사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정동열 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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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3 16:29

저출산과 한의약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와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가 아닌가 한다. 이런 문제들은 현재의 부채를 미래세대에게 전가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고령화 사회란 노인(65세)인구가 7%이상인 경우인데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진입하였고, 14%가 되는 고령사회는 2018년에 진입했으며, 20%이상이 노인사회인 초고령화 사회는 2026년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 많은 문제점이 야기 되는데, 젊은 세대에게 부담될 연금, 세금, 건강보험료, 독거노인 수 증가 등이 있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인구절벽을 만들게 된다. 인구절벽이란 2014년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자신의 책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에서 처음 제시하였는데, 돈을 가장 많이 쓰는 45~49세 연령대가 아주 급속도로 줄어드는 구간이 있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 지었다. 소비를 많이 하는 40대 중후반 인구가 줄면 경제 활동이 위축 되어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971년 4.54명으로 가장 높은 후 계속 낮아져 2016년에는 1.17명으로 추락하였다. 이미 2002년 무렵부터 전 세계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출산율이 낮으니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도 급감하고 있어 1970년대 한 해 100만 명 출산에서, 2016년에는 40만 명을 겨우 넘겼다. 이로 인해 2750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라북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국고용정보원이 개발한 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전북은 정상단계 1곳(전주)과 소멸위험진입 10곳, 소멸주의 단계 3곳으로 나타났다. 지방소멸 위험지수의 기준이 되는 가임여성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전북의 가임여성 인구비율(43.6)은 전국 평균(48.8)에 못 미치고 있다. 도내 가임여성(15세~49세)은 2005년부터 12년간 증가 없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의 가장 큰 문제는 시도 간 인구이동에서 타시도 전출자가 전입보다 많은 순유출에 따른 감소가 함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1966년 270만 명이던 전라북도 인구가 2002년 202만 명, 2013년 186만 명으로 줄었으며, 2018년 4월 주민등록기준으로 1,847,089명(남 918,599명 / 여 928,491명)까지 줄어든 현실이다. 그러면 한의약과 함께하는 저출산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 전라북도의 저출산 대책은 가임여성인구를 주요 타깃층으로 삼고 이들의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정책지원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의약에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한의약 난임 치료 사업과 청소년 월경통 사업을 지자체별로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 효과와 효율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익산시 보건소에서 실시한 산후건강관리지원사업 만족도 조사에서매우 만족한다와만족한다가 95.1%일 정도로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우수한 한의약을 통한 산전산후 건강관리사업, 임산부 건강교실, 월경통 치료 등의 사업으로 저출산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임산부가 건강하고 아이 낳기 좋은 전라북도로 거듭나는데 한의약이 일조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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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6 15:57

시·도지사의 감정평가업자 추천과 감정평가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당초의 공익사업에서는 공공성의 견지에서 사업시행자가 복수의 감정평가업자에게 의뢰하였으나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피수용자의 재산권보호를 위하여 소유자추천제가 있음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소유자추천제가 존재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사업시행자 측의 2개 감정평가업자와 소유자 측의 1개 감정평가업자라는 형평성 측면이 문제가 되었고, 그 결과 토지보상법을 개정하여 사업시행자의 선정, 소유자추천, 그 가운데 당해 시도지사의 추천 이렇게 3개의 감정평가업자가 보상평가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저 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고용주 측 대표와 노동자 측 대표가 대립하는 가운데 이를 중재하기 위한 정부 측 대표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시도지사의 추천은 중립적, 중재적 역할을 수행해야하므로 소유자추천과 달리 감정평가 수행능력, 소속 감정평가사의 수, 감정평가 실적, 징계 여부 등을 고려하여 추천대상 집단을 선정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고 국토부의 표준지침을 기준하여 평가주체를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에도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 표준지침은 법인의 규모 등 개량평점과 성실성 등의 비계량평점의 합산으로 선정된다. 현행 지침에 따를 경우 개량평점에서 평가업자의 조직 및 규모 등의 배점 비율이 낮아 업자간의 변별력 및 차별성이 낮다. 보상업무를 함에 있어 규모가 큰 법인은 평가업무의 성격에 따라 3~4명의 감정평가사를 투입하여 업무를 진행하고 사고발생시 대체 가능한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보상 지연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나 규모가 작은 법인의 경우 동일업무에 투입하는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인회계사의 경우 감사인 지정 시에 지정대상 회사의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회계법인의 규모 등을 고려하는 것과 대비된다. 따라서 법인 규모에 대한 평점의 비율을 높여 월할한 보상평가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형 법인을 기준으로 할 때, 감정평가 수행능력에 차이가 적다고 한다면 기참여수규모에 대한 배점을 과감히 재정비하여 감정평가 업자간의 형평성 증진도 필요하다고 본다. 비계량평점에서는 성실성과 사후 평가를 주로 하나 해당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다소 형식적으로 평점이 부여된다는 점이 지적되는바 보다 객관적인 평점이 부여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세세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시도지사 추천에 따른 감정평가업자의 선정기준 뿐만 아니라 해당 근거 규정도 문제가 있다. 보상평가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목적으로 감정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고 각 평가마다 근거법률과 선정방식이 상이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국유재산법,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등에 의한 감정평가가 그것이다. 따라서 복수평가를 규정하고 있는 각 법률을 개정하여 하나의 체계를 갖는 것이 혼란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이다. 감정평가업의 본질은 토지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하는 것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생명이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공정성과 객관성은 평가액의 산정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평가업자의 선정을 포함하여 업무 전반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감정평가기관의 선정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궁극적으로 공공복리의 증진과 국민의 재산권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이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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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9 15:55

피의사실 공표, 계속 지켜볼 것인가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소위 논두렁 시계 사건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수사 중 사망한 것을 계기로 사회적 논란이 일었던 피의사실 공표의 문제가 YG엔터테인먼트와 조국 법무부장관의 일가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러한 피의사실의 공표는 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의 수사상 편의를 위한 피의사실의 공표와 언론의 여과 없는 보도로 재판절차에서의 진실 여부가 확인되기도 전에 피의자는 유죄로 인정되어 헌법상 피의자에게 인정되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깨어지고, 비록 재판절차에서 무죄가 판명되어도 피의자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인격권의 침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형법 제126조에서는 피의사실 공표에 관해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의자의 인권보호 등을 위해 1953년 제정된 이래 개정 없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로 처벌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주체와 피의사실 공표 행위를 처벌하는 주체가 동일하고, 언론은 처벌대상도 아니니 그럴 만도 하다. 또한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을 거치면서 논란이 돼 2010년 법무부 훈령으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만들어 기소 전 피의사실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중대한 오보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피의사실을 공표하도록 하였으나, 이는 피의사실 공표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위반자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결국, 피의사실 공표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연방법무부에서 마련한 연방검사업무지침의 대언론관계장에서 수사기관의 브리핑 원칙을 명확히 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명예훼손죄로 처벌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연방검사업무지침은 수사기관 브리핑 한계와 시점, 그리고 주의사항 등을 상세히 규정하여, 피의자의 범죄전력, 진술, 유무죄에 관한 의견 등의 언론공개도 금지된다. 또한 기소 시 발표하는 보도자료에 기소 범죄사실은 단순한 혐의에 불과하여 재판확정 시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영국은 언론보도가 해당 사건의 공정한 수행을 저해하거나 편견을 주게 될 실질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경우에 법정모욕법에 근거해 처벌하도록 하여, 언론보도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형법제정에 영향을 준 일본의 형법에서는 피의사실공표죄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로 인해 피의자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엔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이 경우에도 진실한 사실로 공익을 위한 목적이 있는 경우나 공무원 또는 공직선거에 의한 공무원후보자에 관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벌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피의사실 공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한 피해회복을 규정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무죄추정의 원칙 및 피의자의 인격권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 또한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무죄추정의 원칙 및 피의자의 인격권의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YG엔터테인먼트와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사건을 계기로 대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사법 및 법무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피의사실 공표의 규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닐 수 없다.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규제는 국민적 합의가 꼭 필요한 중대 사안이니, 더욱 그렇다. 이에 우리도 과거의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고, 외국입법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적 합의를 통해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악몽이 반복되지 않도록 형법에서 정한 피의사실공표죄를 개정하여 중대한 공익상의 이유 등의 예외를 인정하면서도, 별도의 법률제정을 통해 실질적이고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는 헌법에서 인정하는 국민의 알권리와 무죄추정의 원칙 및 피의자의 인격권 중 무엇이 우선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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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2 16:53

성년후견제도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대부분은 오랜만에 만난 형제자매와 돈독한 정을 나눈 여운이 있겠으나 새로운 근심이 생긴 사람도 적지 않다.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홀어머니를 형제들 중 누가 돌볼지, 아니면 요양병원으로 모실지, 요양병원에 모신다면 그 비용은 무엇으로 충당할지, 아버지가 물려 주신 어머니 명의의 논밭과 집은 어떻게 할지 등에 관하여 남매들간에 갑론을박했으나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경우 고려해 볼 만한 것이 성년후견제도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 후원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된 법적인 제도다. 종전의 금치산, 한정치산제도가 재산관리 중심으로 행위능력을 획일적으로 제한한 반면, 성년후견제도는 본인의 의사와 잔존능력을 존중하여 후견 범위를 개별적으로 정하고, 재산관리 뿐 만 아니라 치료, 요양 등 폭넓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성년후견에는 정신적 제약의 정도에 따라 성년후견(사무처리능력의 지속적 결여), 한정후견(사무처리능력의 부족), 특정후견(일시적 후원 또는 특정사무 후원의 필요)과 후견계약(임의후견)이 있다. 앞의 세가지는 청구권자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에서 후견인 및 후견 업무 범위를 정하고, 후견계약(임의후견)은 본인 스스로 정신적 제약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미리 믿을만한 사람과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계약을 공정증서로 체결하고 이를 등기함으로써 후견인 등을 정한다. 위 사례의 경우 먼저 치매 초기이므로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구성원 전체가 후견개시에 동의한 후,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은 병원비 등을 감안하여 어머니 몫을 충분히 책정하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공평하게 나눈다(자녀들 간 분란의 소지를 없앤다). 다음으로 어머니가 남매들 중 가장 편한 자녀를 후견인으로 지정하여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또는 지원)에 후견개시청구를 하고, 가정법원은 정신상태에 관한 의사 감정 후 후견개시결정을 한다. 어머니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어 후견인으로 선임된 자녀가 재산 관리와 의료, 개호, 재활, 교육, 주거의 확보 등 신상에 관한 결정을 한다. 후견인에는 위와 같은 친족후견인 외에 법무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후견인 및 공공후견인이 있다. 친족후견인은 점차 줄고 전문직후견인이 느는 추세다. 현재 700여명의 법무사가 전문직후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 피후견인의 권익과 복지증진을 위해 우리 법무사들이 더욱 솔선수범하여 그 역할을 다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고령화로 치매 노인 등이 증가하면서 성년후견 신청이 늘고 있지만,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지 못한 청구인이 취하를 통해 없었던 일로 하며 불복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18년 한 해 전국 성년후견 신청 5927건 중 15%인 894건이 취하되었다.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취하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하는 가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이른바 유진박법: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이 조울증을 앓아 유진 박의 이모가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가 무산되자 취하한 틈을 타 매니저가 유진 박의 재산 7억여원을 가로챔)이 2017년 9월 발의되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동열 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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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5 16:24

캄보디아 의료봉사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전라북도 자원봉사센터와 전라북도 의약단체(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로 구성된 해외의료봉사단은 2019년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6박 7일의 일정으로 캄보디아 반티민체이주 시소폰시에서 캄보디아 NGO 하차캄과 협력하여 의료봉사를 실시하였다. 이번에 의료봉사를 갔다 온 캄보디아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면 캄보디아의 정식 국가 명칭은 캄보디아 왕국(Kingdom of cambodia)이다.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서쪽으로는 태국, 라오스 동남쪽으로는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캄보디아 면적은 1810만 ha(한국 997만 ha)이며 인구는 1650만 명 정도 된다. 열대 몬순 기후로 건기(11~4월)와 우기(5~10월)가 뚜렷하다. 90%가 불교를 믿고 있으며 그 외에 힌두, 이슬람, 기독교 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경제가 성장하여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였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1500달러(KOSIS 통계청 2018)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가 2018년 3만 달러가 넘었고 1979년 한국은행 통계가 1,693달러이니 아주 가난한 나라이다. 우리가 갔던 반티민체이주 시소폰은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 공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인데 호텔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았고 특히 마시는 물이 석회가 많고 우리가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물이었다. 의료 시설도 아주 부족해서 반티민체이 주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8명일 정도이다. 이번 반티민체이 의료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자원봉사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받던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변신한 지구상 유일한 국가이다. 1969년 우리나라는 당시 돈으로 800억원에 가까운 지원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다. 정부 예산규모가 3000억원에 불과했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국제사회의 공적개발원조(ODA)로 연명했다는 표현이 적합한 대표적인 수원(受援)국 신세였던 셈이다. 이 돈은 각종 사업에 투입되며 경제개발의 종자돈 역할을 톡톡히 했다. 50년이 지난 2019년, 외교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한해 2351백만달러(2018년 기준)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원조 공여(供與)국으로 탈바꿈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를 더욱 늘리는 것이 우리나라에게 베풀어준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갚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캄보디아와의 교류도 늘렸으면 좋겠다. 전라북도 자원봉사쎈터 김기원 이사장은 아직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 주민들은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전염성 질병, 영양실조,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지구촌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국제사회문제해결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범 인도주의적 인류애 실천에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며 이번 의약단체의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궂은일을 다해 주신 김현석 부장님, 박황우 과장님, 백상수 대리님, 촬영과 기록에 열심히 일해주신 박영수 단원, 그리고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 주신 배종옥, 김연화 담당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뵙지는 못했지만 시소폰 기독 대학 김영옥 총장님의 쾌유를 빌며, 사모님인 김현아 선교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물론 의료 활동을 해 주신 김종구 단장님을 비롯한 모든 의료진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어꾼 쯔란(감사합니다)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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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8 17:04

소유자 추천제도와 보상평가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감정평가는 타인의 재산권에 대하여 가치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공정하며 객관적인 사고를 요한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공정함이란 공평하고 올바른 성질을 말하며 객관적이란 주관에 좌우되지 않고 언제 누가보아도 그러하다고 인정되는 성질을 말한다. 감정평가는 이러한 견지에서 시행되며 통상적으로 하나의 물건을 하나의 감정평가업자에서 행한다. 그러나 대상 물건을 평가하는 목적이 표준지 공시지가의 산정이라든지, 혹은 아파트 재개발 평가, 일정금액 이상의 국유지의 처분평가 등 상당한 정도의 공익 목적이 결부될 경우에 법률에 의하여 2이상의 감정평가업자가 동일 물건을 평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감정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오랜기간동안 평온하게 이용 하다가 도로 개설 사업 혹은 농공단지 조성사업 등이 시행되어 본인의 토지 등이 강제절차에 따라 수용 되는 경우에는 개인의 재산권이 상당부분 침해되기에 높은 그 가치평가에는 높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이하 토지보상법) 제68조에서는 감정평가업자 2인을 선정하여 평가의뢰를 하여야 한다고 강제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평가업자의 선정은 사업시행자와 시도지사가 각각 1인씩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피수용자보다는 사업주체에 의하여 감정평가가 이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토지보상법에서는 기존의 감정평가업자의 추천과 동시에 피수용자가 추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였다. 바로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 28조에 의한 소유자추천제도가 그것이다. 따라서 소유자추천제도를 활용하게 된다면 총 3인에 의한 보상평가가 이루어지게 된다. 피수용자가 감정평가업자를 추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감정평가업자를 추천하려는 토지소유자는 보상 대상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소유자와 보상 대상 토지의 토지소유자 총수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사업시행자에게 제출하면 끝이다. 이 경우 토지소유자는 감정평가업자 1명에 대해서만 동의할 수 있으며, 별도의 지정된 서류 양식은 없다. 또한 보상계획의 열람기간 만료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사업시행자에게 요청해야하며 이 경우에 토지소유자는 감정평가업자 추천에 대한 동의를 2회 이상 할 수 없다. 하나의 토지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공유자 개개인이 업자를 추천할 수도 있다. 다만 사업인정 이전 협의보상 평가 시에만 인정이 되므로, 협의보상에 불복하여 재결로 넘어간 경우에는 불가능하다. 본 제도는 기존의 방식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함과 동시에 상대적인 약자인 피수용자의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 할 수 있다는 점. 그로 인하여 민원발생의 소지를 사전에 완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소유자추천제도를 활용한다고 해서 소유자의 요구를 모두 반영할 수 없다. 토지보상법의 원칙인 공정성과 객관성의 견지에서 개발이익이 배제 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익사업 시행으로 인하여 가치상승이 예견될 경우에는 현존하는 이익이 아닌 장래의 미실현이익에 불과한 바 그 개발이익까지 보상액 산정에 포섭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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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1 16:59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최근 소위 고유정의 전남편 살인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사건 내용 자체도 기괴하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유정의 변호인의 선임과 고유정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인의 변론내용 및 그 대응에 대해 공분을 표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고유정 측을 변호하게 된 사선변호인을 두고 악마의 변호인 내지는 돈 때문에 변호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한다. 위와 같은 불만에는 평소 국민들의 변호사에 대한 불신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범죄의 피의자나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근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과 같은 사건에 있어서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정당한 권리의 행사인가?, 아니면 권리의 남용인가? 사람이 아프면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는다. 내일 사형집행을 앞두고 있는 사형수가 아프다고 치자. 이런 경우 의사는 환자가 내일 사형을 집행하여야 할 사형수라는 이유로 치료행위를 거부하여야 할까.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의하면 의사는 환자가 그 누구라도 오직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며 양심과 위엄으로 의술을 행하도록 하고 있다. 즉, 의사는 환자가 살인자인지 여부를 떠나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행위를 하여야 한다. 변호사의 경우는 어떠한가. 변호인이란,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방어력을 보충함을 임무로 하는 보조자라고 형사소송법에서 정의하고 있다. 검사와 피고인 사이에 무기평등의 원칙이 보장되지 않을 때에는 당사자주의에 의한 실체진실 발견의 이념이나 공정한 재판의 원칙 또는 적정한 국가형벌권이 실현될 수 없다는 점에서 변호인 제도의 존재이유가 있다. 따라서 변호권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서도 국민의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서 보장하고 있다. 범죄자를 포함한 누구든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심지어 국가가 변호인을 붙여주면서까지 그러한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다. 변호인이 선임되면, 변호인은 피고인(또는 피의자)와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피고인의 보호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즉,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실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수집제출함으로써 피고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변호사로서는, 실체적 진실과 정의에 입각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진실의무에 의하여 제한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형벌권의 행사는 공정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 공정함이란 절차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공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형사재판에 있어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권리는 인류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국가의 형벌권 행사에 있어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 중의 하나로 문명국가에서는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이다. 고유정 사건으로 돌아가서, 변호 과정에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은 변론은 변호사로서의 품격을 해치고, 윤리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구든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그 누군가가 살인자라 할지라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실체적 진실과 정의에 명백히 반하지 않는 이상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주장하고 그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공정한 재판의 시작이다.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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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5 16:24

역지사지(易地思之)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상대편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사자성어로 맹자(孟子) 〈이루(離婁)〉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다. 요즘처럼 역지사지가 절실한 시국도 없다. 해결될듯하면서도 제자리걸음인 북핵문제, 과거 잘못에 석고대죄도 모자랄 판에 무역선전포고를 하고 우리의 사법주권을 흔들어보려는 일본의 아베정부, 케케묵은 이념 논리에 사로잡혀 네 탓으로 허송세월하는 정치권, 지역 여론에는 귀를 막고 국정과제임을 내세워 무리하게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인 교육감 이 모두가 상대방의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자기 논에만 물을 대려는 고약한 심보에서 기인한다. 일상생활에서 역지사지는 소통의 달인이고 만병통치약이다. 필자가 상담한 법적 분쟁 중 대부분은 조금만 입장 바꿔 생각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중재 노력에도 너 죽고 나 죽자 오기가 발동하면 어쩔 수 없다. 법정으로 향하게 되는데, 필자로서는 직업적 양심(?)에 따라 의뢰인의 주장에 촘촘한 법리의 날개를 달아 드릴 수 밖에 없다. 근래 들어 최저임금 인상, 경기침체로 음식점이나 커피숍, 노래방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설권리금을 회수하려는 상가 임차인과 권리금을 주지 않으려는 건물주간에 다툼이 잦다. 임차인은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인테리어시설에 적지 않은 돈을 들였고, 건물주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공실에서 월세가 나온다니 임차인의 편리를 봐주며 한껏 들떴다. 그 와중에 세입자가 나갈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디테일한 특약은 생략했다. 장사가 잘되면 좋겠으나 매출이 떨어지고 월세가 밀리면서 사달이 난다. 연체한 월세 충당으로 보증금 고갈이 임박하면 건물주는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하고, 세입자는 시설권리금 얼마라도 받아내기 위해 건물의 결로(結露)니 누수(漏水)니 생트집을 잡으며 오히려 손해배상하라고 항변한다. 이쯤 되면 역지사지라는 항생제는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듣지 않는다. 서로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2~3년이 지나 소송이 끝날 즈음에는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판결문(또는 조정조서)과 피폐해진 영혼만 남는다. 주변에 이런 끔직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의외로 많다. 이럴 때 알아두면 좋은 예방백신이 하나 있다. 제소전화해제도다. 제소전 화해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소송을 하지 않고, 법원에 미리 화해신청을 하여 판사 앞에서 강제력 있는 합의를 하는 절차를 말한다. 예컨대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거나 3회 이상 차임 연체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부동산을 반환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라는 합의를 하고 판사가 합의된 내용으로 화해조서를 작성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당사자 일방이 합의한 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화해조서(채무명의)를 토대로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제소전 화해를 해 두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계약 위반시의 불이익을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툼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화해신청서를 잘못 작성하면 제소전화해를 해 놓고도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법무사 등 전문자격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역지사지는 법무사에게는 숙명이다. 의뢰인의 재산득실과 다툼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의뢰인 입장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자신을 내려 놓고 도민들의 입장에서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있는 동료 법무사들의 건투를 빈다. /정동열 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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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8 17:11

어름돔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최근에 서해 바다낚시를 가서 어름돔을 잡았다. 어름돔은 농어목 하스돔과의 물고기로 연안의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한다. 태평양 서부 (한국 남부, 일본 남부에서 인도네시아), 인도양 (아라비아해 포함)에 서식한다는데, 내가 주로 애용하는 배의 김삼준 선장에 의하면 요즈음 서해바다 낚시는 대체적으로 어족자원이 많이 줄어 고기는 많이 잡히지 않고 어름돔, 볼락 등의 남해에서 잡히는 어종이 간간이 잡힌다고 한다. 작년 여름엔 최고기온이 40도 라는 날씨 뉴스가 심심찮게 보였는데, 올 여름도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후 전문가들이 2050년 한반도의 모습을 예상했는데 결과가 충격적이다. 여름에 폭염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이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대기가 머금은 수증기가 많아졌고, 이 뜨겁고 습한 공기가 대기 위로 올라가면서 고기압이 강해지면, 낮에는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어 뜨겁고, 밤에는 더운 수증기와 열섬 현상 때문에 열기가 식지 않아 뜨거운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 상태로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폭염 일수(낮 최고 기온이 33℃를 넘는 날)가 최대 50일로 늘어난다고 한다. 최근 30년간 평균 폭염 일수는 10일 인데 이보다 5배 많아져서 매일같이 폭염이 이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폭염 기간도 7, 8월만이 아니라 5월부터 9월까지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밤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30일 이상 길어지게 된다. 노약자나 어린이처럼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걱정인데, 2050년이 되면 65세 인구가 많아져 폭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250명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 연평균 기온이 계속 올라 17℃에 이르면 서해에도 차가운 물에 사는 물고기는 구경하기 어렵게 된다. 2050년까지 내다보지 않아도 당장 한반도 바다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기상청이 한반도 바다의 표층 수온을 측정했더니 2010년 이후 7월 평균 수온이 한 해 0.34℃씩 높아졌다고 한다. 수온 관측을 시작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평균 0.14℃ 수온이 높아졌는데 2배 이상 빨리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해는 매년 0.54℃씩 수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 폭염도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일사량도 늘어서 바다 온도를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는다면 폭염이 더 독해질 거라는 경고도 나왔다. 겨울철 한파나 폭우, 폭설 등 극한의 기후들도 심해진다. 몸이 아프면 오한, 발열과 함께 여기 저기 아프게 된다. 지구가 병드니 당연한 이치이다. 고전에 보면 소의(小醫)는 질병을 고치는 의사이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의사이며, 대의(大醫)는 사회의 병까지 고치는 의사이다. 닥터 노먼 베쑨은 이렇게 바꿔 이야기한다.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이는 소의(小醫),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이는 중의(中醫),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해 그 모두를 고치는 이가 대의(大醫)라고. 비닐 한 장, 종이컵 하나라도 쓰지 않고 아픈 지구를 생각하는 것이 한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대의로 가는 길이 아닐까? 또 내가 좋아하는 낚시를 후대에도 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일이기도 하고. /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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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1 15:59

건축물 리모델링과 감정평가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전주 객사 인근은 여전히 전주의 주요 중심 상권이다. 한때 상권의 변동으로 다소 한산한 때도 있었으나 한옥마을의 폭발적인 방문객 증가와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진행 등에 힘입어 화려한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대의 활기는 환영할 만한 일임이 분명하나 때로는 건물임대료의 증가를 가져오는 일 또한 발생한다. 이러한 양상에 전통적인 상업지인 객사4, 5길과 전주국제영화제가 펼쳐지는 객사3길에서 벗어나 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새롭게 탄생한 곳이 바로 객사1길, 2길 소위 말하는 객리단길이 그것이다. 객리단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과거와 달리 한껏 멋을 낸 카페나 식당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와 사진찍는 소리도 거리의 활기도 같이 늘었다. 객리단길의 분주함은 일반인의 시각으로 볼 때 수익성의 증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다시 부동산가치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 할 수 있다. 그러나 객리단길의 부동산 소유자가 느끼는 가치와 감정평가사가 바라보는 가치는 다소 온도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객리단길의 건물의 상당수는 신축건물이 아닌 기존 건물을 대수선 또는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건물의 감정평가는 법률에 따라 주방식인 원가법을 사용한다. 원가법이란 오늘 현재 신축부동산을 건축하거나 구입한다고 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기준으로 감가수정(減價修正)을 하여 대상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노후화된 건물은 재조달원가의 문제보다는 감가수정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으로 쓸 수 있는 기간이 대략 5년여를 남긴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할 때 통상적으로 신축에 비해 가치가 1/10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평가 시 통상적인 감가수정 방법이 적절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관찰감가를 병용하여 잔존연수 또는 경제적 내용연수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이것 역시 노후화된 건물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감정평가는 객관적 가치 산정을 대전제로 삼는다. 따라서 리모델링 시 일부 증축을 포함하여 수선하는 경우와 그에 따른 객관적 비용지출 자료 등이 구비된 경우에 부분적으로 시행한다. 그래도 위의 경우에는 가치평가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문제는 리모델링이라는 상투적인 용어를 빌려 썼지만 실상은 건축물의 주요 구성요소의 변경이 없이 단순하게 인테리어를 바꾼 정도에 그칠 때 발생한다. 이 때에는 비록 수선하는데 비용이 발생하였어도 이는 자본적 지출이 아닌 수익적 지출로 판단하므로 가치 증가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수선을 한 주체가 소유자가 아니라 임차인이라면 임대관계 종료 시 원상회복의무가 발생할 수 있음으로 가치평가에 위의 지출을 반영하기가 상당히 곤란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은 오래된 건물을 신축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현행 법률 기준으로 건폐율과 용적률을 초과하고 있는 구(舊)건물의 경우 현존의 건폐율과 용적률이 적용되기에 신축보다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건물의 감정평가는 주로 경제적 내용년수를 기준으로 하는 정액법으로 감가수정을 하며, 그 수선내용에 따라 건물 수선비용이 감정평가액에 반영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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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04 16:39

바람직한 직장 문화를 위하여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최근 몇 년 동안 근로자의 인격을 말살하는 직장 내 갑질 행위가 보도되어왔다. 사회적으로 많은 공분을 샀던 땅콩 회항,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우는 것을 의미하는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 모기업 회장의 엽기적인 직원 폭행 사건 등 그동안 직장 내 관행이라고 치부되어온 범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런 행동들은 실상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갑질 문화라는 허울 좋은 단어로 포장되어, 피해자에게는 침묵을 강요하고 가해자에게는 회사 경영행위의 일부라는 면죄부를 부여해 왔다. 언론에 드러난 사건 외에도 직장 내에는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폭행, 협박, 모욕, 명예훼손, 성추행 등이 만연하고, 현행법 위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근로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수많은 갑질이 존재한다. 그동안 직장 내에서 발생한 갑질의 유형 중 형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규정된 폭행, 협박, 성추행과 같은 행위는 신고할 경우 처벌이 되어왔으나 현행법 위반의 정도에 미치지 않는 정신적인 괴롭힘은 죄형법정주의상 처벌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직장 내 차별대우, 업무실적 가로채기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는 현실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갑질 문화 근절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던 중 지난 2018년 12월 27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지난 2019년 7월 16일 동법이 시행되었다. 동법에 따르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금지되고,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발생한 질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업무상 재해로 규정되어 명시적으로 산재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개별적인 소송을 통해 직장 내 갑질 행위가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판결, 태움 문화로 스스로 세상을 등진 간호사에게 산재를 인정한 판결이 있었지만, 이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그동안 판결에서 인정되어온 근로자의 인격권을 법으로 명시하여 보장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 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법에 규정된 직장 내 괴롭힘의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 직장 내 괴롭힘이 근로기준법에 규정되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군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한 우려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그동안 판례가 인정해오던 근로자의 인격권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과 고용노동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하여 홈페이지와 각 지방관서에 배포하고 있는 점을 살펴본다면 우선 직장 내 갑질 근절을 위한 유의미한 첫걸음을 떼었다고 할 것이다. 어떠한 법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과 같이, 관행으로 정착된 잘못들을 고치기 위한 노정에는 필요한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 등 입법 작용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문제의 해결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이란 곳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곳이다. 위 법의 시행으로 직장에 있어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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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28 16:17

‘출생에서 상속까지’ 법무사와 함께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혹시 법무사가 무슨 일 하는 사람인지 아시는가요? 도민들에게 물으면, 대개는 건물이나 땅을 매매한 후에 등기를 대신해 주는 사람쯤으로 대답한다. 부동산거래나 법적인 다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마저도 잘 모르겠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달리 법무사는 도민들 생애주기 전반의 법률문제를 다룬다. 먼저 출생과 혼인(가족관계) 관련 개명, 입양, 이혼, 양육비청구, 국적취득 기타 가사비송업무를 처리한다. 경제활동 중인 사람을 위하여는 부동산 등기, 회사 설립이사 변경 등 각종 상업등기, 민사가사 등 각종 소송서류의 작성 및 제출 업무를 취급하며, 소송이 끝나면 집행(경매), 공탁까지 도와준다. 열심히 살았지만 금전적으로 어려워진 사람을 위해 개인회생파산신청서, 변제계획서 등을 대신 작성해 줌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토록 한다. 늙고 병들어 일을 못 하게 되면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 및 재산관리신상보호를 하며, 사망 후에는 상속등기, 상속포기한정승인, 유언대용신탁 등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일상생활 중 법무사가 관여하지 않는 일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법무사 제도는 언제 생겨났으며 변호사와는 무엇이 다른가? 법무사의 기원은 1895년(고종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법부령 제3호로 공포된 「민형소송규정」에 의하여 새로운 재판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변호사제도의 전신인 대언인 제도가 도입되었고, 이와 더불어 대서인 제도가 사실상 공인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897년(광무 원년)에 법부훈령으로 전문 13조의 「대서소세칙」이 제정되었는데, 이 대서소세칙이 우리나라 최초의 법무사관련 법규로서 법무사제도의 기원을 이루어 122년 유구한 역사의 시작이다. 당시 변호사는 대신해서 말해주는 사람(代言人), 법무사는 대신 써주는 사람(代書人)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지금도 변호사의 업무영역이 일반법률사무로 확대된 것 외에는 역할에 있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현행 법무사법상 법무사 자격은 일정 기간 이상 법원, 검찰, 헌법재판소에서 실무를 담당한 공무원이나 상당한 난도의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법무사는 일부 사건의 포괄수임이 제한되고 법정에서의 변론권이 없을 뿐이지 등기 등 전문분야에 특화된 베테랑 실력자들이다. 증거가 명확하지 않고 법정에서 논리적인 변론이 필요한 사건은 변호사의 조력을, 소액소송이거나 증거가 확실하여 다툼의 여지가 없는 사건은 법무사를 찾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다. 도내에는 231명의 법무사가 14개 시군에서 하루 평균 1,000여건의 사건을 처리하며 도민들의 권익보호에 전념하고 있다. 전라북도지방법무사회는 지난 2016년 전북새일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강의 지원을 통해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였고, 올해부터는 법무사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 제고를 위해 법조부조리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신고포상금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각 경찰서별로 공익법무사단을 구성하여 범죄피해자 보호 및 사회복귀 지원 활동을 앞두고 있다. 우리 전북 법무사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생활법률전문가로서 사무소 문턱을 더욱 낮춰 도민의 사법편익을 최우선으로출생에서 상속까지도민과 함께 할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기대한다. /정동열 전북지방법무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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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21 15:46

땀나는 여름에 보약을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한의원에 약을 지으러 와서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요즈음 기가 허한데 보약 좀 지어주세요.와 보약을 먹으면 살찌지 않습니까? 또 여름철에도 보약을 먹어도 됩니까?라는 질문이다. 예로부터 더운 여름철에는 삼계탕 등의 보신 식품으로 더위를 이겨왔다. 여름철에는 날씨가 덥고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기가 많이 소모되어 더운 여름철에는 기를 보해주는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름철에는 기를 보해주는 보약을 많이 먹게 되는데, 여기에서 잠깐 보약에 관해서 설명하면, 보약은 신체의 구성성분이 허약해졌을 때 그를 보충해 주기 위해 먹는 것이다. 신체는 기, 혈, 음, 양이라고 하는 4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증상에 따라 보충해야 줘야하는 구성성분이 다르고, 처방해야 하는 보약도 다르다. 첫째는 기운을 보하는 보기(補氣)약이 필요한 경우이다. 기가 허하면 땀이 많이 나고 식욕이 없으며 매사에 축축 늘어진다. 한의원에 와서 죽을힘도 없다고 말하는 부류이다. 변이 묽고 장기가 하수되는 현상이 일어나 심하면 자궁하수, 위하수, 치질 등으로 발전한다. 둘째는 피를 보해주는 보혈(補血)약이다. 혈이 허한 사람은 얼굴과 손톱에 혈색이 없고 자주 어지럼증을 보인다. 여성은 생리 때문에 혈이 허할 경우가 많다. 심하면 귀에서 소리가 나고, 생리가 멈추기도 한다. 셋째는 양기를 보하는 보양(補陽)약이다. 양이 허하면 몸이 차고 피곤을 쉽게 느끼며 무릎이나 허리가 시리다. 심하면 성기능장애, 요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넷째는 몸의 진액을 보하는 보음(補陰)약이다. 몸의 액체 성분인 음이 허하면 갈증을 쉽게 느끼며 마른기침을 자꾸 한다. 이렇게 보약의 종류도 다르고 체질도 사람에 따라 다르니 정확하게 진단하여 보약을 먹어야 한다. △먹으면 살찌는 보약? 보약은 살을 찌게 하는 약이 아니다. 보약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살을 찌게도 살을 빠지게도 할 수 있다. 보약을 먹으면 밥맛이 돌아오고 살이 찔 수 있다. 그러나 살이 빠지는 보약도 많이 있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살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 보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살을 찌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환자분이 원하신다면 살이 찌지 않으면서 힘이 나는 한약도 처방이 가능하다. △보약은 여름에 먹으면 효과가 없다? 보약은 여름에 먹으면 효과가 없다.는 통념은 별 근거가 없다. 옛날 사람은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고 생각해서 소용없다고 생각했지만 보약의 효과는 계절에 상관없다. 계절에 따라 약의 종류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경우는 있지만 계절보다는 자신의 몸에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보약을 먹는 사람의 상태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탕전이 용이하지 않고 보관이 어려워서 약물이 쉽게 상할 수 있어서 여름철에 보약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요즈음은 탕전이 용이해지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되어 여름철에 보약은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여름에 땀이 많이 나고 기력이 없는 사람(소음인)은 여름이 가기 전에 기운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은데, 가을에 먹게 되면 몸에 기운이 약해져 있을 때라 효과가 적다는 것이다. 올 여름도 무더울 것 같다. 자기의 몸에 맞는 보약을 찾아 건강도 지키고 무더운 여름도 효과적으로 보냈으면 좋겠다. 자 그럼 건강 찾으러 한의원으로 고고 /양선호 전북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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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4 16:47

감정평가와 부동산 세금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 이것은 비용 극소화 전략을 통하여 생존한다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최근 매스컴을 통하여 보도된 내용을 보면 IMF에서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였고 한국은행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연초보다 한국경제성장률 역시 하향 조정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2019년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수년 째 반복되는 것으로 한국 경제는 안정성장기에 들어섰다고 해석이 가능하겠다. 따라서 과거 총수익극대화 전략과 달리 비용 절감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부동산 시장에도 적용 될 수 있다. 부동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게 두가지이다. 부동산 보유 및 운영으로 인한 소득과 처분 시 발생하는 차익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자율의 상승 압박으로 부동산의 운영수익률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짐과 동시에 대규모 공익사업 등의 둔화 양상 및 인구증가 속도도 우려할 수준으로 낮아져 개발시대처럼 많은 양의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결국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매매 시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 세금이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상속세, 양도세이다. 시가 8억원의 농경지를 상속받는다고 가정해보자. 또한 통상적으로 기준지가는 개별공시지가의 현실화율 등을 고려하여 5억정도로 책정되어 있다고 보자. 이 때 상속을 배우자가 받고 각종 공제를 적용 할 때에 상속재산가액을 시세로 하든 기준지가로 하든 상속세는 없을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이것을 차후에 매각을 한다고 했을 때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상속재산을 3년 보유 후 10억에 매각을 한다고 할 때 상속세 신고 시 그 금액을 시가로 할 경우 양도차익은 약 2억원, 기준가액으로 할 때 그 차익은 5억원이 된다. 그럴 경우 상속재산가액이 시가로 할 때에는 양도 소득세가 약 8000여 만원 부과되는데 반해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할 때에는 그 양도소득세가 2억이 훌쩍 넘게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에서 상속재산의 가치가 두 가지 방식에 의하여도 상속세는 없다고 하더라도 상속당시 감정평가를 토대로 한 금액으로 신고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임대 또는 양도할 때에 부가가치세가 발생한다. 물론 부동산을 취득할 때 부가가치세를 부담한 경우 매수인은 사업자 등록 후 환급을 받는 것이 통상적이나 환급이 불가능할 경우가 있다. 이 때 토지에 대하여는 부가세가 면제되므로 건물가치에 대하여 부가세가 책정되며 토지와 건물 가액을 정하여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건물 분을 안분하여 세액을 산출한다. 즉 거래액에서 토지 건물의 적정비율이 없을 경우 건물 분이 적을수록 부가세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부가세법에서는 안분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한다. 감정평가액, 기준시가, 국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안분계산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셋 중 최우선 적용되는 것이 감정평가액에 의한 안분 계산이다. 건물이 신축에 가까울수록 건물가치 비율이 크게 될 가능성이 있고 노후도가 심할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준시가나 국세청장이 정하는 기준에 의할 경우 노후도가 심한 건물의 비율이 감정평가액에 의한 비율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가세 납부 전에 감정평가를 고려하는 것도 비용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윤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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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7 16:18

만성동 법조시대를 앞두고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전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검찰청이 올 연말 안에 새로 조성된 만성동 법조타운으로 이전할 예정으로 현재 신축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법원과 검찰청 청사가 모두 이전하게 되면 전라북도는 40여 년 동안의 덕진동 법조시대를 마감하고 만성동 법조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전북지방변호사회 역시 그동안 전북지역 변호사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전북지방변호사회의 회관을 준비 중에 있으며, 회관에 둥지를 틀게 되면 전북지방변호사회도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촛불 민심의 뜻에 따른 정권 교체 이후 대한민국의 법조는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정점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사건들을 접했고, 현재 법조의 지난 과오들에 대한 정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밝혀진 여러 사건들로 법조직역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실망감과 배신감이 크다는 것도 안다. 현 상황에서 법조가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는 것은 이 시기의 시대적 소명이 되었고, 특히 새로이 만성동 시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전라북도의 법조는 더욱 위와 같은 소명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한 방법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헌법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사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법은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 수사 등의 권한을 행사하고,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그 사명으로 하고,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 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변호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국민들에 대한 법률서비스 제공자로서 법조가 국민 또는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법조 직역의 구조적인 개편 등 제도적인 개선책이나 기본적인 인적, 물적 시설 등의 확충 등이 필요할 수 있고, 향후 그러한 조치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법조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기본 원칙에 따른 법원의 재판, 검찰의 수사 또는 기소, 변호인 또는 소송대리인으로서의 변론이라 생각한다. 최근의 사태에 비추어 볼 때 국민들이 법조에 대해 느꼈던 실망감은 위와 같은 원칙을 저버린 일련의 재판이나 수사, 또는 변론으로 인한 것이 그 원인 중 한 부분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난 과오를 살펴 다시금 그 원칙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법조 스스로가 그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때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 하거나, 말이 바뀌면 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보편적인 이치이고, 한 번 마음을 돌린 사람을 다시 돌려 세우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욱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 사람 사이의 기본이라 할 것인데 법조직역이라 해서 그와 같은 이치나 기본이 달리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새로이 조성되는 만성동 법조 시대를 앞둔 지금 전라북도 법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북지방변호사회는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 심정으로 도민들에 대하여 그동안 부족했던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도민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층 더 애쓰고 노력하겠습니다. /최낙준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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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30 17:28

담배를 계속 만들 것인가?

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최근 익산의 암 마을이 화제에 올랐다. 이 마을 가까이 웅포는(곰개나루)는 비단같은 금강 줄기의 포구이다. 고조선이 망하고 기준 임금이 왔다는 어래산,기준의 공주가 머물렀다는 공주산이 있고 입점리에는 한성백제 후기 또는 웅진백제 초기의 왕족이나 실력자의 무덤군이 있다.옆으로 길게 뻗은 모양이라 장점마을이라는 이름의 한적한 조용한 시골로 99여명의 주민이 살았는데 몇 해 전부터 암 집단발병 마을로 지목돼 언론을 탔다. 20일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의하면 주민들 중 22명이 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했고 생존자는 투병 중이며 원인은 연초박의 불법적 가공으로 인한 발암물질의 배출이라고 했다. 이 마을의 비극은 2001년 (유)금강농산이라는 비료공장이 들어오면서 시작하였다. 공정은 담배 찌꺼기(연초박)을 잘게 부수고 가열,건조하여 비료를 만드는 것이다. 공장 가동 후 마을에는 불쾌한 냄새가 진동하고 밤이 되면 더했다. 악취가 심할수록 연기도 자욱했다. 주민은 밤에 공터에 나가면 내가 구름 위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고, 한 아이는 일기에 숨을 쉬고 싶어요.라고 썼다 한다. 이러한 찌꺼기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각종 맹독 물질과 발암 물질이공기를 통하여 그리고 불법매립으로 지하수에 녹아들어 주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 시킨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수차례 익산시와 전라북도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이후 집단 암 발생 사건이 언론에 올라오자 뒤늦게야 악취방지법,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16건을 적발하고 공장 대기배출구에서 특정 대기유해물질인 니켈,리신 등을 검출했다. 금강농산의 불법행위는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였고 일차적 책임이 있다. 회사는 이미 폐업하였지만 민.형사적 책임을 져야한다.그렇다고 관리 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행정기관 또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KT&G라는 회사는 본래 정부에서 담배와 인삼을 제조,판매,유통을 전담했다. 전매청,한국담배인삼공사로 이름이 바뀌고 2000년을 전후로 인삼과 담배의 전매권이 폐지되었다. 2002년 12월 KT&G로 변경하여 민영화 되었다. 회사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매출액은 4조4700억여원, 영업이익은 1조2500여억원을 내는 대기업이다. KT&G는 경영방침이 바른 기업, 함께하는 기업,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로 적시되어 있다. 투병중인 연로하신 분들은 삶이 막막하다.마침 원광대병원과 익산시 의사회가 주축이 되어 의료인과 기업인들이 참여하여 이분들을 돕기위한 자선 골프대회를 개최하여 성황리에 마쳤고 원광대 병원에서는 지속적인 진료를 맡는다는 흐뭇한 소식이다. 지자체 역시 적극적인 도움이 있으리라 본다. 다만 문제는 KT&G이다.회사의 말대로 허가받은 업체에 처리를 맡겼기에 책임이 없다면 경영방침은 너무도 위선적이다.이 회사는 담배가 기호식품이지만 생명을 담보로 큰 이익을 남기는 영업이기에 도덕적으로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또한 차제에 연초박을 자체 처리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연기 없는 사회의 건설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있으며, 선진국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담배를 독극물로 규정하고 흡연을 반사회적 행위로까지 간주하는 추세에 있으며, 강도 높은 입법과 대책으로 흡연규제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국가는 담배를 계속 생산할 것인가? 아니면 태국과 같이 강력한 금연정책을 할 것인가? /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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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3 16:14

의약품 온라인 구매의 문제점

서용훈 전북약사회 회장 최근 몇 년간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는 급증해왔으며 현재는 바야흐로 온라인 쇼핑전성 시대에 들어섰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는 제품유형에 무관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매장에서는 구입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시공을 넘어선 구매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온라인 구매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문제가 속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예방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쇼핑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터넷에 접속해서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이름, 나이, 성별, 직업, 주민등록번호와 자택직장주소, 이메일주소, 휴대폰번호 등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을 입력한 뒤 회원 ID를 받으면 쇼핑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을 필수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사항 때문에 소비자는 프라이버시 및 개인정보의 유출위험에 노출된다. 개인정보의 누출과 악용의 위험성은 전자 네트워크의 특징에서 참가자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지닌 해커라는 존재에 대한 대책도 필수불가결하다. 게다가 소비자는 개인정보가 누출되었다는 것조차도 자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악용되어 피해가 발생한 뒤에서야 알게 되므로 문제가 심각하다고하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요즘은 일반 상품이 아닌 자신의 건강이나 생명과도 직결이 되는 의약품마저도 온라인상에서 거래가 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지가 많다.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파는 것 자체가 약사법 위반이다. 설사 약사라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판매하면 약사법 위반이다. 흔한 아스피린이라도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고 있다면 절대 사지 말아야 한다. 요즘에는 비아그라 등을 비롯한 성기능관련 의약품 및 소변이 펑펑 나오게 한다는 전립선계통 기능식품 등이 무분별하게 광고 및 유통이 되고 있다한다. 약국 외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 종류는 거의 100%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리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팔리는 의약품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안전하지도 않아 자칫 소비자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해 인터넷에서 불법유통 되는 발기부전치료제 등 4개 제품을 직접 사서 시험 검사를 한 결과, 주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거나 표시량 보다 2배 이상 검출되는 등 모두 가짜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질병의 진단과 치료 등에 사용되며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된다. 그렇기에 국가마다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고자 제조수입유통사용의 모든 단계에 걸쳐 각종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유통 의약품은 이런 국가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불법제품이다. 일반 상품은 사기 및 개인정보 유출에 유의하여 인터넷에서 구매하더라도 의약품만큼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처방을 받거나 친근한 약사와 상담 후 구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되며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서용훈 전북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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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6 16:41

분식회계 설자리를 잃어 간다

김봉철 전북지방공인회계사회 회장 회계시장의 판도가 변하는 것인지 최근의 감사시장의 분위기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과거의 회계감사처럼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조직의 운명이 갈린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삼일회계법인의 항공기부품장비 수선충당금 등에 대한 추가자료 제출요구를 무시하다가 비적정감사의견을 제시 받고 주식거래가 정지되었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적자로 수정된 재무제표로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그 여파로 박삼구 회장의 퇴진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조건으로 유동성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다. 그 동안 대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들의 비적정 감사의견은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적정 감사의견이 공식화되었다. 대기업집단의 감사에 있어서 회계사들은 유동성위기 등 어떤 문제가 떠지더라도 그룹차원의 자금지원 등으로 부도가능성이 낮다는 선입견으로 감사증거가 불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중견, 중소기업과는 다른 잣대로 공식화된 적정 감사의견을 제시해 왔다. 어찌됐건 뒷 백이 있으면 부도가능성은 낮겠지만 오히려 뒷 백마저 무너지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러한 공식은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분식회계로 치장된 경영성과는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과 임직원의 성과금 잔치로 이어졌고 밑 빠진 독에 물 붙는 격으로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 미래의 매출을 앞당겨 현재의 매출로 인식하는 돌려막기식 분식회계는 그 한계에 다 달았고 결국 그 민낯을 드러냈다. 회사 경영진의 책임은 당연하지만 담당 회계사의 형사책임과 회계법인의 업무정지로 이어져 감사시장에 큰 파급력을 주었고 급기야 신 외감법이 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간 외부감사인은 자유선임제 방식으로 선정했다. 감사를 받는 대상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회계사를 선정하니 자연스레 갑을관계가 형성되었다. 올해 11월부터 시행되는 신 외감법의 핵심은 금융당국이 주기적으로 상장회사와 비상장대법인의 감사인을 지정한다. 또한 표준감사시간제도, 핵심감사제도, 내부통제제도 및 감사인의 형사상 책임 등이 대폭 강화된다. 감사를 잘못하면 폐가망신하도록 제도화했다. 회계감사의 사각지대는 아직도 남아있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아파트의 회계감사가 그렇다. 시장질서를 망가트리는 한두명의 회계사와 관리사무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주택관리단체는 소액의 감사비용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한 명의 회계사가 전국의 수백 곳의 아파트를 한 곳당 1,000,000원 내외의 소액을 받고 현장방문과 제출된 숫자만 집계하여 붕어빵식의 감사보고서를 발행했다. 관리사무소는 감사비용을 많이 주면 관리비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포장하지만 그 속내는 적절한 감사비용을 주면 제대로 감사를 받기 때문일 것이다. 관리사무소의 면피용 감사보고서는 감사를 안 한만 못하다. 감독권을 가진 지자체에서 감사인을 지정하면 누수되는 천문학적인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회계감사의 품질(효과)은 감사시간과의 절대 함수이다. 물론 감사인의 자질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감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감사시간을 투입하여야 감사의 효용성이 있다. 표준감사시간제도의 도입 등 감사제도 변경에 대한 기업들의 볼멘소리는 일종의 성장통으로서 자본시장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과정이다. 분식회계는 범죄이며 우리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회계가 투명해지면 일자리가 더해지고, 기업가치가 더해지고, 국가성장이 더해진다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회계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 경제가 바로 서는 것이다. /김봉철 전북지방공인회계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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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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