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9 04:54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전북칼럼] 우리의 소원은 통일 - 이근석

요즘 연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온 나라가 촛불집회로 떠들썩하다. 우리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는 중요한 문제이다. 먹을거리문제가 중요한 것은 아마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먹을거리의 문제를 넘어 빈곤의 문제는 어제 오늘 대두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현재 인류의 약 1/4이 1달러 미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가난으로 인해 하루에 세계 인구는 3초에 3만 명이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와 같은 민족인 북쪽도 사정은 비슷해서 하루에 1명 내지 2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적대적 국가로, 악의 축의 나라로 낙인을 찍었던 미국조차 50만 톤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결정을 하였다.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지금까지 반공교육으로 우리의 의식은 굳어질 대로 굳어져 있다. 적(敵)과 아(我)만 존재하는 교육,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모든 것을 규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했다. 그럼에도 1974년부터 우리는 통일을 생각하고 북쪽과의 대화를 시작하여 파도를 치듯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급기야 2000년에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발전하였다. 통일이라는 단어로만 만족하다 만남의 깊이가 생긴 역사적 사건이었다. 통일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책에서만 거론되는 단어로 인식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예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힘에 겨운 민족을 돕는 일을 너나할 것 없이 하다가 갑자기 냉전의 시대가 된 듯 한 느낌이다.우리 국민은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물난리가 나면, 눈사태가 나면, 기름유출사건이 터지면,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십시일반 도왔다. 이런 현상은 국내를 넘어 외국에까지 퍼져 나갔다. 하지만 정작 같은 핏줄인 민족에 대해서는 늘 정치적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 늘 한 핏줄로 판단을 하다가도 갑자기 냉혹한 판단과 함께 정치적 계산으로 북쪽을 대한다. 행동을 해도 늘 인도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직성이 풀린다.6월을 어떻게 생각하고 맞이할까? 6월 민주화항쟁, 6.15남북공동선언, 6.25전쟁 등으로만 기념하고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맞이할 것인가?모든 행위를 정략적으로 한다손 치더라도 굶주림의 문제만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서로의 신뢰가 깊지 못하다할지라도 굶주림으로 생명을 잃게 해선 안된다.통일은 거저 노력없이 오는 것이 아니다. 물질 가는 곳에 마음이 가는 것이다. 통일이라는 나무를 잘 키우려면 거름을 주어야 하고,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결실을 기대하는 것이다. 당당한 나무로 키워야 깊은 신뢰를 가지고 대화를 할 수 있고, 통일이라는 거대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질 것이다./이근석(前 전주YMCA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5.27 23:02

[전북칼럼] 해외 농업시장 개척 서두를 때 - 임수진

초대형 자연재해가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3일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 남부를 초토화하면서 미얀마인 10만명의 생명을 빼앗더니 12일 연휴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해 사상자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의 큰 피해를 가져왔다.이번에 재해가 발생한 지역은 곡창지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얀마는 쌀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이며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의 쌀 곡창지대가 물에 잠기면서 쌀 재고량이 급격이 줄어들어 미얀마의 쌀 가격이 50% 폭등했다고 한다.중국 쓰촨성도 쌀을 비롯한 식량 생산량이 중국 내 1위를 차지하는 곡창지대로 이번 지진으로 농산물 가격 급등과 운송 기반시설 파괴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으로 식량 가격도 더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FAO의 쌀 가격지수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지난 4월 사이에 국제 쌀 가격은 약 76%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쌀 최대 수출국인 미얀마의 쌀 생산이 거의 불가능해 짐에 따라 국제 쌀 시장의 수급불안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지진 여파는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시장의 곡물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외국의 자연재해가 우리에게 양적 측면의 식량수급문제를 불러오고 있는 반면, 국내적으로는 GMO, 쇠고기, AI 문제 등으로 안전한 먹을거리 문제가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있지 않다.이처럼 외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나 외국산 농산물의 안정성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나라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7%에 불과하여 세계적인 식량의 수급불안이나 안전성이 우리 국민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대외 환경 변수가 되고 말았다.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곡물가 인상파동을 겪으며 우리는 이미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학습할 수 있었다. 곡물가가 오르면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식량 수출국들이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되려 수출시장의 문에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것을 목격했다. 돈을 더 주고도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식량위기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체험을 한 셈이다.농업을 통해 생산되는 농산물도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교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왔던 믿음은 점차 깨져가고 있고, 외국산 농산물로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도 점차 명백해 지고 있다.만약 우리 손으로 직접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모든 국민들이 먹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그래서 쌀을 제외하면 5%도 안 되는 밀, 콩, 옥수수 등 자급률이 낮은 농산물의 생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책적인 배려가 필수적일 것이다. 최대한 국내에 생산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대규모 간척지를 활용하거나, 농지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를 위한 농지은행의 범주를 확대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또 부족한 농산물 생산을 해외에서 확보하기 위해 추진중인 해외농업자원 개발에 대해 체계적으로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과감한 투자를 통하여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통제할 수 있는 먹을거리 확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농촌공사에서도 러시아 연해주, 캄보디아, 미얀마, 아르헨티나 등 해외곡물 생산기지의 농업환경 조사를 진행하는 등 해외 농업시장 개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나 재원확보, 투자지 선정의 결정력, 적정지의 농지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으로 정부의 종합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성공할 것이라 본다.우리의 식량안보와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서는 농업을 지나치게 경쟁력과 효율성이라는 경제논리만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생명산업이며 안보산업으로서 농업의 가치를 확대하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최근 자원을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각축이 치열하다. 우리정부도 총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다. 자원에는 에너지나 광물자원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생활에 보다 밀접한 식량자원의 확보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식량자원의 확보야 말로 가장 먼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5.20 23:02

[전북칼럼] 광우병 괴담과 유언비어 - 권혁남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와 주류 신문인 조중동은 광우병 괴담이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이와는 정반대로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방송과 진보신문들은 대부분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정부는 기자회견, 청문회 자리 등을 통해 수차례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유언비어이니까 믿지 말라고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 괴담은 유언비어가 아니라 사실처럼 굳어져가고 있는 듯하다. 유언비어란 완전한 사실도 아니면서 거짓도 아닌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현상이다. 다시 말해 유언비어가 완전히 사실에 부합하면 그것은 이미 유언비어가 아니며, 또한 전혀 사실적이 아니라면 유언비어로서 통용되지도 않는다.유언비어를 바라보는 관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유언비어란 비공식적이고 근거가 없으며 전달과정에서 왜곡되고 악의적으로 조작되는 커뮤니케이션의 병리현상으로 보는 부정적 관점이다. 현재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광우병 괴담이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관점과는 반대로 유언비어란 주류 여론에 수렴되지 못한 소수의 잔류의견이 공중들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의 욕구나 희망을 담아 또 다른 여론으로 확대 재생산되어가는 긍정적 여론형성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다.일찍이 심리학자인 앨포트와 포스트만은 유언비어와 관련된 공식 을 발표하였다. 유언비어의 양(rumor)은 이슈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중요성(importance)과 이슈에 담긴 증거의 모호성(ambiguity)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어떤 이슈가 전혀 중요하지도 않거나 모호하지도 않아 어느 한 쪽의 값이 0에 가깝다면 유언비어는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중요성과 모호성이 매우 높으면 유언비어는 엄청난 폭발성을 갖게 된다. 광우병 괴담은 유언비어가 폭발성을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고 있다하겠다. 광우병은 우리의 생명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이슈이고,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마저 두 패로 나눠져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바람에 진실이 더욱더 모호해져 광우병 괴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유언비어는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되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슈와 관련된 사항이 더욱더 쉽게 이해되고 전달되기 위해 짧아지는 단순화(leveling), 특정 사항이 더욱 강조되는 첨예화(sharpening), 그리고 전달자의 관심과 감정이 실리게 되는 동화(assimilation)라는 현상을 통해 사실이 변질된다. 따라서 현재 떠돌고 있는 광우병 괴담이 사실로부터 어느 정도 과장되고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그러나 광우병 괴담이 유언비어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보다 분명한 과학적 증거들을 동원하여 유언비어의 공식에서 나오는 증거의 모호성을 줄이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가 어떠한 과학적 증거들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어렵고, 또한 현실적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를 내놓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라 하겠다. 아무래도 해법을 찾기 위해 무르팍 도사에게라도 가봐야 할 모양이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 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기타
  • 2008.05.13 23:02

[전북칼럼] 소 이야기 - 임명진

무자(戊子)년 쥐의 해에 소 이야기를 하려하니, 쥐새끼처럼 찍찍거려야 할지 황소처럼 영각을 해대야 할지, 어찌얄지 모르겠다. 만물에는 각기 고유의 덕목이 있으니 소라서 예외일 수 없다. 쥐라는 놈도 밤새 바스락거리면서 늘 바지런하게 살라는 교훈을 주는데 항차 소에 관해서랴?여러 동물 가운데 사람과 가깝기로는 개나 소가 비견할 것이되, 개보다 소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개의 충성보다는 소의 우직함을 높이 사리라. 춘원(春園)의 "소는 동물 중에 인도주의자다. 부처요 성자다"(수필 「牛德頌」중)는 언사에서는 다소의 과장이 느껴지지도 하지만, 또 그의 "사람을 위하여 무거운 멍에를 메고 밭을 갈아 넘기는 것이나 짐을 지고 가는 양이 거룩한 애국자나 종교가가 창생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과 같아서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것"(같은 글)이라는 대목은 퍽 공감을 자아낸다.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어라''소더러 한 말은 안 나도 처더러 한 말은 난다' 같은 속담에서도, 또 우리나라 곳곳에 '소 타령' '소 노래''소몰이 노래''소모는 소리' 등의 민요가 광범하게 분포되어 있는 데에서도 소의 다양한 덕목을 상고할 수 있으리라.그러나 소의 덕목을 말하기로는 한국의 고전 『三國遺事』 '眞表律師' 편을 따라올 게 없을 것이다. 진표가 계법과 진생(眞?)을 받아 득도한 후 금산사를 창건하고 이내 속리산으로 행하는 도중 우차를 만났는데 소들이 율사의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니, 우차 주인이 괴이하게 여겨 율사에게 까닭을 물으니 율사가 답하되 '이 소들은 내가 계법 받은 걸 알고 불법을 소중히 여기는 때문'이라 하니, 주인은 소만도 못한 자신의 신심을 부끄러이 여겨 스스로 머리털을 잘랐다는 이야기가 그것. 이쯤이면 사람이 신을 향하여 고등으로 진화하여 소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니 어찌 소를 단순한 짐승으로 간주하랴? 그래서 불교의 십우도(十牛圖)이야기도 이런 '모를 일'과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덮을 수 없다.이제 더 이상 우덕(牛德)을 찬하는 것은 췌언(贅言)일 뿐이다. 그럼에도 딱 하나만 보태자면 소는 반추(反芻)의 동물이라는 점이다. 비스듬히 누운 채 눈은 반이나 감고 느릿느릿 되새김질을 하는 소의 모습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상가를 닮았다. 위에 들어간 식물(食物)을 게워 다시 씹으면서 이미 행해진 자신의 행위를 다시금 반성하고 그 반성과 더불어 천하의 대소사를 숙고하는 사려 깊은 철학자의 모습이 거기 있다.그런데 소가 단순히 사람의 먹거리로만 치부되고 마는 요즘, 사상가?종교가는 고사하고 노역의 동반자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요즘, 소의 덕목을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우스운 꼴이 되었다. 더구나 쇠고기 파동으로 전국이 요동치는 판국에 우덕 운운하다니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꼴 만도 하다. 그러나 사람이 소를 몰라보고 우습게 보니 소가 고유한 덕목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주지 않으니 소들 스스로 덕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이다.유럽이나 미국 소들은 선진국 소답게 그런 포기를 일찌감치 선진적으로 개척해 온 같다. 특히 자국 소를 수십년간 국제간 통상압박의 수단으로 삼아온 나라에서 살아온 미국 소들은, 자신의 살점 뿐만 아니라 뼈까지 약한 나라에 팔아넘기려는 그 끈질김에 질려버려 처음에는 영각을 하다가 나중에는 웃다가 종내에는 자꾸만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소가 미쳐가고 있는 세상, 남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 소도 우리가 천대하면 미칠 수 있다. 우리 고유종 칡소의 웅숭깊은 영각은 자주 듣기 어렵지만, 그들이 웃지는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가 웃을 일이 없도록 소 같은 반추를 일삼아야 한다.우선 당장 미국 쇠고기 협상부터 반추(反芻)해야 한다. 이 반추를 제대로 못하면 우리 소들이 우리를 두고 '소만도 못하다'면서 실소(失笑)를 할 것이다./임명진(전북대 교수전북민예총 회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5.06 23:02

[전북칼럼] 어린이에게도 인권이 있다 - 이근석

생활을 하면서 가끔 맑은 사람, 밝은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이는 세상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 차 늘 경계하고 의심하고 선뜻 가까이하지 못하는 인간관계로 점철이 되어 있어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이리라.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날들이 그렇듯 그냥 맞이하고 하루 어린이와 잘 보내고 무엇인가 이벤트를 해 주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보낸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아동들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안타까운 사건들도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급기야 전자칩까지 동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호들갑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기억에서 잊어진다.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의 아동관은 천도교의 아동애호사상이다. 인내천(人乃天)과 사인여천(事人如天)의 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 1923년 1회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세계 최초의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이 선언되었다. 그 후 1979년 UN이 '세계 아동의 해'를 정하고 1991년 9월에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법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미군정 아래에서 만들어진 '아동노동법규'로 시작으로 관계 정책과 법령이 30여 개 이상 만들어 졌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린이의 인권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아직 멀었다. 아동인권을 이야기하면 코웃음을 친다.어린이 헌장 마지막 절에는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의 소망이다. 겨레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또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키워야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의 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엘리트 중심의 교육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동은 피곤한 상태이다.아동의 권리상황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사회는 일상생활 속에서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 주어야 하지만 말만 있을 뿐이다. 예를들어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면서 어린이들에게 자문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학교급식을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급식에 대한 모니터를 실시한 적이 있는가? 학교 건물을 지으면서 어린이를 위한 시각으로 설계가 되었는가? 마을을 조성하면서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시설에 대한 의견을 물어 본 적이 있는가? 어린이의 의사를 늘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되어 오지 않았는가? 늘 성인의 눈높이로 진행하고 이를 이용하도록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한 현에서는 마을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일을 결정하는데 어린이에게도 의견을 묻도록 조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알아서 좋은 것으로 했으니 따라 오기만 하고 수용하기만을 강요하는 것을 벗어나야 한다.어린이도 인권이 있고, 의견이 있다. 그들의 말에 한번 귀 기울여 보자.성경에서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쓰여 있다./이근석(前 전주YMCA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4.29 23:02

[전북칼럼] AI보다 무서운 오해 - 임수진

조류독감의 확산으로 전국의 가금류사육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김제에서 처음 확인된 조류독감은 전남에 이어 경기도까지 확산일로에 있다. 정부에서는 이명박대통령까지 나서 확산방지를 당부하고 있고, 한승수 국무총리도 조류독감(AI) 극복을 위해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우리공사에서도 200여명의 간부직원이 참여하여 김제지역의 방역작업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는 등 범정부차원에서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산기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AI의 확산 못지 않게 가금류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생쥐깡이니 칼날 참치캔이니 먹거리에 대하여 불신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AI가 발생하자 이젠 뭘 먹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닭과 오리 사육농가 그리고 관련 식품업계는 2003년과 2006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또한번 조류독감 파동을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지난해 AI발생이후 농장이 정상화되는데만 8개월이 걸렸다는 어느 양계농가의 말처럼 가금류사육농가에게 소비위축이야말로 AI 발생에 더하여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고통이 아닐수 없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무턱대고 가금류 소비를 피하기 보다 AI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현명하게 소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지난 4. 8 의사협회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대국민 권고문"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는 사람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와 달리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대책의 실시로 아직까지 사람감염 발생사례가 없고, 시판되고 있는 가금육은 도살, 가공 및 포장 공정에서 위생적 소독처리되므로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특히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75℃이상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익혀 먹으면 안심해도 된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조리해 먹은 닭고기나 오리고기, 달걀 등 가금류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단 한건도 없다고 한다.천만 다행인 것은 최근 몇 년간 AI를 경험하며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 학습효과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03년과 '06년 AI파동을 겪으며 닭고기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던 것에 비해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희망적 소식도 들려온다.양계계육오리협회 등 가금업계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AI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여 일반 소비자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도축장에서 생산된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먹고 AI에 걸릴 경우 최대 20억원까지 배상해 주게 된다.5월 2일은 읽는대로 하면 오이?오리데이라 한다. 오리데이를 계기로 우리공사에서는 닭과 오리고기 시식행사를 개최하는 등 소비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피해확산을 막기위한 정부당국의 노력 못지않게 소비자와 국민들은 AI에 대한 바른 이해와 현명한 소비로 가금류사육농가를 두 번 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끝>/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4.22 23:02

[전북칼럼] 전북 당선자들의 팀워크 기대 - 권혁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8대 총선이 끝났다. 각 정당의 공천을 두고서 "박재승 저승사자 공천" "친박제거 공천" "여론조사 공천의 정당성 문제" 등의 잡음이 계속되었다. 선거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역대 최저의 투표율, 진보세력의 몰락,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위한 선거, 3김의 완전 종식, 지역주의 부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 전라북도에서도 11명의 당선자가 결정되었다. 6명은 현역의원이고, 5명이 초선으로서 약 절반이 물갈이 된 셈이다. 이번에 처음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된 이무영, 장세환, 김세웅, 유성엽, 이춘석 당선자들은 모두 지역구가 도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전주는 3명의 국회의원 모두가 교체되었다. 이는 뭘 말해주는가? 도시 선거구는 선거운동은 쉽지만 현역을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대로 시골은 지역이 넓어 선거운동은 힘이 들지만 현역을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도시의 국회의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업적이 잘 티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골은 도로나 다리만 놓아도 그 치적이 쉽게 두드러진다. 또한 시골은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인심 역시 도시와는 달라 한 번 맺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 등 지역구 관리가 도시보다 훨씬 수월한 편이라고 한다.분명 이번에 첫 당선된 분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과 경륜을 갖춘 분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 5명의 전임자들 중 3명이 초선의원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들은 언제든지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지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찍이 관중(管仲)은 관자(管子)에서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망하는 것은 민심을 거역하는 데 있다(政之所興 在順民心, 政之所廢 在逆民心)"고 하였다.그렇다면 과연 지역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민심은 무엇인가? 필자가 이번 선거가 끝난 후 한 당선자와 통화하면서 "선거구 주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되,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전라북도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큰 정치를 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이쯤에서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도록 하자. 국회의원은 국가권력의 최고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비록 특정 지역구에서 당선되어도 지방의회 의원과는 달리 특정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정을 운영·통제·감독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이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인 것이다.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많은 도민들은 앞으로 우리 전북이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다. 이러한 도민들의 걱정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도내의 국회의원들 밖에 없다. 도내 11명의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이익만을 좇아선 안 된다. 우리 전북은 그야말로 일의대수(一衣帶水) 같아서 내 문제가 이웃의 문제이고, 이웃의 문제가 나의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새만금문제는 특정 지역구만의 일이 아니다. 새만금이 개발되면 여러 개의 배후도시가 개발되는 등 도내 곳곳에서 삼투압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익산 KTX역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지역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역사를 새로 짓는다면 익산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딱 축구 한 팀의 숫자인 11명의 국회의원들이 팀웍을 제대로 갖춘다면 자신의 지역구 뿐만이 아니라 전라북도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세균 의원이 최전방의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주고, 강봉균, 이강래, 조배숙 의원 등이 공격수로 나서야 한다. 또한 최규성, 김춘진 의원 등이 미드필더로 나서 후방의 초선의원들을 이끌면서 전방의 선배의원들을 백업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도내 18대 국회의원들의 멋진 팀웍을 기대해본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08.04.15 23:02

[전북칼럼] 국회의원 선거와 색깔 - 이근석

지금은 일 년 중 가장 깨끗한 색을 보여주는 계절이 되었다. 그 색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성숙해지면서 결실의 계절로 달음질할 것이다. 모든 나뭇잎의 색(연초록색)이 그렇다. 그런데 그냥 시간이 흘러 그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긴 겨울의 여정을 보내고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종교적 언어로 이야기하면 거듭남이요 윤회사상이 그 속에 있는 것이다. 단지 우리는 그것을 반복적으로 아무 느낌 없이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 안의 치열한 싸움, 생존경쟁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미만 하더라도 7년의 세월을 싸우고 나온다. 단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올해에 세상의 빛을 보는 친구는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거듭남을 반복해서 때가 찬 것이다. 이보다 더 긴 세월을 보내는 식물도 있다고 한다. 모든 만물은 색으로 표현하고 그것으로 자기의 정체성을 자신 있게 보여준다.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들의 내세우는 색깔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그렇게 치열한 싸움을 하는 것일까? 자신의 지역구를 위해서, 한 도시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등 다양한 언어로 주장한다.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나면 자기가 주장하고 내세웠던 색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드러내는 색깔과는 상관없이 터무니없는 색을 만들어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정당하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지 않고 자신의 거듭남이 없이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도전을 하고 당선이 되려고 하고 결과를 얻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세계의 성숙한 맛을 티끌만큼도 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정부도 자기 색깔로 정체성과 국정운영의 원칙을 표방해 왔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실용정부 등으로, 정당들도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등 색으로 표현한다. 하다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개인들도 색을 찾고 있다. 그것은 색이 가지고 정체성으로 자기를 규정하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색이 가지고 정체성의 반도 실천하지 못하고 구호로 남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일단 포장을 하는 것이다.많은 정치인이 선거를 기다려 오고 준비를 해 왔을 것이다. 그 속에 색은 없었을 것이다.한편으로 봄은 대장정의 시작으로 나눔과 공동의 삶이 시작되는 시점을 말하는 것이다. 꽃이 피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곤충이 먹이를 섭취하면서 도와주고, 열매가 맺으면 인간(동물)이 섭취를 한다. 누가 선점하거나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다른 선거보다도 이번 선거에는 눈에 보이는 색만 있고 내용이 없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늘 정책과 인물을 보고 투표하자고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왔다. 시간이 별로 없지만 이번 선거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색의 진면목을 보고, 앞으로의 성숙 가능성을 보고 심판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이근석(前 전주YMCA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4.01 23:02

[전북칼럼] '세계는 지금 물과 전쟁중' - 임수진

매년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지난 1992년 제47차 유엔총회에서 선포한 것을 계기로 지구상의 물 부족과 오염 방지 등을 통하여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전 인류의 공동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특히 올해는 "물과 위생"을 주제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을 집중 조명하게 될 것이다.UN이 나서 물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80여개국에서 세계인구의 40% 가량이 만성적인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고, 2025년에는 약 25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물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물문제는 비단 일부지역, 일부국가에 한정된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국가간 물꼬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과 유럽,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나라간에 가로지르는 강을 두고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물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세기의 국가간 분쟁원인이 석유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물분쟁시대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우리나라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이 연간 1,512㎥에 불과하여 UN이 정한 기준(1,700㎥/년)에 따라 물 부족 국가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주기적으로 물로 인한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는 의미다.혹자는 여름철이면 물난리를 겪는 우리나라가 왜 물부족국가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수돗물 잘 나오고, 마실 물이 없어 곤란을 겪거나 물이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물소비량중 생활용수는 21%, 공업용수는 9%에 불과하다. 22%를 차지하는 하천유지용수와 48%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농업용수에 이르면 문제가 심각하다.장마철이 아닌 갈수기에는 하천유지용수의 부족으로 많은 소하천이 바닥을 드러내며 수질악화와 생태계 피해를 불러오곤 한다. 작물 생육에 필수적인 봄철 급수기에 봄가뭄이 매년 반복되고 있고, 주기적으로 전국적인 큰 가뭄과 홍수가 되풀이 되고 있다. 국민 여가생활의 증가 등으로 수질오염은 날로 심화되어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필수적인 깨끗한 농촌용수 확보에 점차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실정이다.농촌용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로서는 물부족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한국농촌공사가 관리하는 물길(용배수로)은 지구 두바퀴 반에 해당하는 97,269km에 이른다. 물을 공급하는 지역도 594천ha로 임야(6,389천ha)를 제외한다면 국토면적의 16.7%가 공사가 공급하는 물에 의지하고 있다.한국농촌공사에서는 물 문제 특히 농촌용수확보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고자 매년 전문가 중심의 심포지움을 개최하여 왔다. 본사에 물관리 전문 수자원관리처를 운영하고, 농어촌연구원에 환경연구부서와 수질환경팀을 가동함으로써 용수관리와 오염방지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물부족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가 줄을 잇고 있는 지금, 장마때 한철 물부자였다가 일년내내 물 가난뱅이로 돌아가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우리나라 농촌용수의 특성상 계절적, 지역적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정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농촌용수관리체계의 정비가 시급하다.세계 물의 날이 돌아오는 이즈음이면 연례행사처럼 봄가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물부족과 물전쟁은 먼 나라 남의 얘기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일년내내 물부자가 되는 지혜에 농업인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관심을 바란다./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3.25 23:02

[전북칼럼] 국회의원을 여론조사로만 뽑을 것인가 - 권혁남

18대 총선에 출마할 통합민주당의 후보 공천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공천이 마무리되어 좋은 점은 여론조사를 가장한 전화 선거운동(사이비 여론조사, Push Poll)으로부터 해방이 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집에 있으면 하루에도 수없이 걸려오는 사이비 전화여론조사 때문에 여간 짜증스러운 게 아니었다.선거 여론조사가 공공의 적으로 여겨질 정도로 악용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정당의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거의 전적으로 여론조사에 의존한다는 데 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정치에서 여론조사는 최고의 법이요 진리로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누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론조사가 정당의 후보를 결정하는데 처음으로 이용된 것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에서이다. 당시 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4.6%포인트 앞선 노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 그 후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정당의 공천과정에 여론조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는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꽃미남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 덕분에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지난해 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후보경선에서도 여론조사의 비중을 20%로 하는 바람에 이명박 후보가 선거인단 선거에서 지고도 여론조사에서 8.5%차이로 앞섬으로써 전체적으로 1.5% 차이로 역전승하였다. 이에 한술 더 떠 대통합민주신당은 예비경선을 아예 여론조사로만으로 치르기도 하였다.이렇게 여론조사가 정당의 후보를 정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여론조사에서는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표본오차가 무시된다는 점이다. 만약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차이가 표본오차 범위 안에 있다면, 이는 전체 유권자를 조사 대상으로 하였을 때 두 후보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800명 표본 조사의 경우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이기 때문에 두 후보 간의 차이가 7%포인트를 넘지 않는다면 두 후보 간의 순위는 매 조사 때마다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단 1%만 차이가 나도 두 후보 간에 절대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결정하는 것은 심각한 여론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또한 과거 총선에서 우리나라의 여론조사가 선거결과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계속적으로 실패하여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정도로 정확성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여론조사에 대한 낮은 신뢰(2006년 말 조사에 의하면 48%의 신뢰도)에 비해 여론조사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꿔놓을지도 모를 중요한 정치 결정과정에서 절대적인 파워를 갖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현재의 선거여론조사는 후보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발전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후보의 인지도와 인기도를 묻는 일종의 연예인 인기조사나 다를 바 없다. 이런 인기조사에서는 정치신인보다는 기성정치인인이 유리하고, 고향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지역민을 위해 묵묵히 봉사해온 사람보다는 고향 땅 한 번 밟지 않은 채 중앙에서 고위직에 있거나 유명 연예인이 되어 이름 깨나 알려진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분명 지금과 같이 유권자들이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암흑 상태에서 실시되는 인기여론조사에 크게 의존하는 공천방식은 더 이상 안 된다. 정당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당원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후보의 능력과 경력, 장래성, 도덕성, 그리고 지역 공헌도 등의 질적 평가와 함께 양적 여론조사가 일정부분 반영되는 공천방식으로 조속히 바뀌어야 할 것이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 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기타
  • 2008.03.18 23:02

[전북칼럼] 봄은 봄인데 봄이 아니다 - 임명진

경칩(驚蟄)이 지나면서 날로 봄볕이 다냥해지고 있다. 머잖아 움과 싹이 돋아나고 꽃들도 다투어 피어나리라. 농부들은 농사 준비로 분주하고 학생들은 새 학년 설계로 바쁘다. 봄을 희망의 계절이라 하는 데에는 그 분주함 속에 희망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봄과 희망! 참 잘 어울리는 조합임에 틀림없다. 뉘라서 이 봄에 희망을 품지 않으랴?하지만,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쿠나"(단가 [사철가] 중에서)라는, 봄철에 더 진하게 인생무상을 느낀다는 사설도 있으니, 봄은 단순히 희망만을 안겨주는 계절만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 역시 봄이 그만큼 더욱 희망찬 계절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걸로 풀이된다. 또 조선 시대에 '추옥(秋獄)'이라는 형사 제도가 있었다 한다. 봄철에 사형이 확정되었을지라도 그 처형을 낙엽 지는 가을로 미루어 시행하는 걸 가리킨다는데, 비록 사형수일지라도 사람의 생명을 자연의 순환과 질서에 배치되지 않게 처리하려는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제도라 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에 있어 봄은 불가피한 절망일망정 연기할 수 있다면 연기할 만큼 그렇게 희망찬 계절이었던 것이다.바야흐로 그런 봄이 왔다. 이 봄에 우리 모두 새로운 희망으로 올 한해를 설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리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농부는 한 해 농사에, 학생은 새 학년 학업에 희망을 가져야 한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나 이 봄에 희망을 가져야 한다. 국가 차원으로 시선을 돌리면 새 정부가 이 초봄에 출범하였으니 여러모로 희망이 넘쳐나야 할 때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농부들은 올봄 들어 더욱 영농의욕을 잃고 있고 학생들은 교육정책 변화에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연일 욱일승천하는 유가와 국제 곡물가로 농자재와 비료와 사료 값이 연달아 치솟고 있어 이 봄에 농민들은 쟁기질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춘광에 언 땅은 녹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쟁기보습은 아직도 녹을 못 벗고 있다. 학생들은 당장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한 눈치보기에 바쁜 새 학기를 보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 봄날에 자녀들의 영어학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부들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서 희망 대신에 의욕상실과 불안이 늘어나는 봄철이다.농민의 생활은 우리의 뿌리이고 학생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따라서 이들을 의욕상실과 불안으로 내모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고 우리의 미래를 불안의 시대로 조장하는 일이 될 것이다. '실용'을 앞세운 무한경쟁으로는 농민들의 사기와 학생들의 희망을 북돋을 수 없다. 오히려 '농사 지어봤자지'하는 자조나 '자식들 미래를 어떻게 한다지' 하는 불안을 더 키울 것이다. 더구나 그 '무한경쟁'이 우리의 소중한 가치들을 뒷전으로 내몰 경우, 소득 양극화의 심화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를 자본의 맹수만 살아남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하게 할 것이다.행여 그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일말의 불안이 '봄의 희망' 속에 가려있는 것 같다. 이를 봄의 시샘만으로 치부할 수도 없어 언짢다. 그래선지 훈풍이 감도는 이 봄 날, 자연의 섭리나 인생무상을 노래한 선조들의 여유로움이 일면 부럽기도 하다./임명진(전북민예총 회장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기타
  • 2008.03.11 23:02

[전북칼럼] 작지만 아름다운 감동 - 이근석

얼마 전 숭례문이 불에 탔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다 갑자기 역사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그것도 국보1호가 불 탄 사실에 경악을 하고 가슴 아파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름다운 퇴임을 주장하며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에 소금을 뿌리지 마라라고 새 대통령 인수위에 말을 한 바 있다. 이렇듯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신경을 쓰고 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예전에 한 방송사는 정지선지키기 캠페인을 벌인 적인 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밤거리에서 양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새벽길 캄캄한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모습의 주인공은 장애인 부부였다. 이 아름다운 모습의 감동은 오래갔다. 그것은 몸이 온전한 사람들도 감히 지키지 않던 것을 당당하게 지키는 모습에 더욱 감동의 폭이 컸던 것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모습은 냉장고를 타려는 얕은 술수로 인해 변질되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본받기는커녕 그 모습을 퇴색시키는 일을 한 것이다.누구나 비슷하겠지만 자신이 정해놓고 가는 곳이 있다. 맛있고 친절하고 값이 저렴한 식당, 빠른 길을 놓고 더디더라도 풍경을 즐기기 위해 돌아가는 시골길, 맥주를 한잔하더라도 편한 음악과 분위기로 인해 가는 술집, 차에 저렴한 기름을 넣고 세차 해 주는 주유소 등등이 있을 수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과감하게 습관성 취향을 버렸다.주유소 한 곳을 우연히 갔는데 그곳은 장애인이 기름을 넣어주고 세차를 하면 수건으로 마무리 물기를 닦아 주고 있었다. 행동이 느리고 능숙하게 구석구석을 닦아주지는 못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꼼꼼이 닦아주었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곳에서 그의 서비스를 받으면 그 시간 후로 기분이 확 전환이 되는 것을 느꼈다.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전에 건장한 청년이 건성건성 마무리를 하는 모습과 비교해 보면 천지차이다.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이 더디고 답답함이 있지만 일부러 느림의 철학을 주장하는 이도 있지 않은가? 온전한 사람이 그의 일을 했다면 별 감동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이 주유소의 사장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분명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큰 아름다움에만 뉴스가 되고 감동을 전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찬찬히 우리 주변을 보면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이들이 있다. 다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지금은 정치시즌이다. 후보자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 주장을 한다. 그 모습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도 알고 있다. 오래 갈 수 있는 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한 표를 행사하자. 몸이 성하지 못한 사람들도 우리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 모습에 장애를 가져서야 되겠는가?/이근석(전주 YMCA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3.04 23:02

[전북칼럼] 농지가 장수(長壽) 부른다 - 임수진

우리 농촌을 묘사하다보면 주름가득하고 햇볕에 검게 그을린 촌로의 모습이나 시골장터에 앉아 나물 파는 늙은 아낙들의 팍팍한 삶과 고단한 하루가 연상되곤 한다. 농촌사회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2.1%로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였다하는 통계를 접할때마다 고령농업인들의 노후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도시에서는 이미 은퇴하여 여가생활을 즐길 법한데 우리 농촌 현실에서는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농업인의 고뇌가 있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편안해야 할 노후를 포기하고 허리 구부러진 몸을 더욱 혹사시키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 61세 이상 고령농가중 소득으로 가계비를 충당 못하는 농가비율이 34.8%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영농을 중단하면 여유로운 노년 생활은커녕 당장 생계가 막막해 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고 공적연금이나 경로연금 등 노후소득보장대책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중장년층 농업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가입율은 53.2%에 불과하고 개인연금 가입율은 12%인 상황에서 이들 농업인의 미래 노후생활도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고령에도 농사짓는 일이 반복되고 70세 이상이 되어서야 영농을 은퇴하게 되는 것이다.고령농의 지각은퇴는 구조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투자를 가로막고 소득의 정체로 이어져 결국 젊고 경영능력있는 농촌인력 양성이 어렵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필자는 이처럼 딜레마에 빠진 농촌의 구조적 문제에 선순환의 고리역할을 해줄 방안으로 『농촌형 역모기지』제도를 도입해줄 것을 제안한다. 이미 주택 역모기지론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담보 가치가 충분한 도시지역에나 적용될 수 있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은 농촌지역에서는 큰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주택보다 자산 비중이 높은 농지를 매개체로 한 새로운 형태의 복지제도가 있어야만 그나마 노후생활의 시름을 덜어주지 않을까 싶다.지금까지 직접 농사지었던 농지는 은퇴할 때 한국농촌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지은행에 맡기면 연금소득과는 별도로 임대소득을 올릴수 있어 농가소득 안전장치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균적으로 연간 450만원 정도의 연금소득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연구결과도 있다.농촌형 역모기지는 농촌의 특수성과 농지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잘 조화시켜 갈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상품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FTA 등 농업개방화와 농촌고령화문제를 실효성있게 해결할 수 있도록 농촌복지차원에서 접근해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고령농업인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수 있도록 범국민적인 공감대와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촌은 어느 국가, 어느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자 튼튼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무병장수하는 우리 농촌을 기대하며 농지(農地)가 장수(長壽)를 부르는 농촌형 역모기지의 도입을 기대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2.26 23:02

[전북칼럼] 국회의원이 뭐길래 - 권혁남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4월의 국회의원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소리가 잇따르고 있고, 목 좋은 고층 건물마다 후보들의 걸개그림이 펄럭거리며, 매일 같이 집으로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분명 우리나라는 정치중심의 사회이다. 아직도 정치는 모든 분야보다 우위에 있고,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국회의원 자리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과학자와 스포츠맨, 의사, 판검사, 변호사, 교수, 기자, 기업가는 물론이고, 여기에 아나운서, 코미디언, 탤런트, 가수들 까지 제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정치판의 진흙땅 싸움에 뛰어든다. 각 분야에서 성공하여 존경받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이 그 동안 쌓아온 명성마저 더럽히고 퇴장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만약 이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고 제자리를 지켰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이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고도 남았을 인물들이다. 이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자신을 위한 것은 손톱만큼도 없고 모두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이다. 각양각색의 거룩한 출마의 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역시 지역발전을 위해서이다. "내 자식의 고향이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서" 고향도 살리고 제대로 된 의정 활동을 펴기 위해"서란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변호사의 출마의 변은 철저히 자기희생적이다. "오랜 변호사 활동으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람마다 시기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거죠. 개인적으로는 정치에 나서는 것이 1년에 10억원 이상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요."이밖에도 자신이 전공한 분야를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 출마한다는 사람도 많다. "제조업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권에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됐다"(CEO출신),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성형하고 싶어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 성형수술은 한 사람에게 만족을 주지만, 대한민국을 성형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만족을 줄 수 있어 더 보람이 클 것"(성형외과 원장), "의료 분야에서 한의학이 가장 국가 경쟁력이 있는데 그걸 뒷받침할 만한 법안을 만들고 싶어서(한의사), "판사로서 개개인의 분쟁을 해결하는 보람도 있었지만, 그 밑거름인 입법 활동을 통해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국민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판사), "경제나 법률 전문가는 국회에 많은데, 과학 전문가들이 거의 없어 출마를 결심했다(물리학과 교수).시중에는 국회의원을 조롱하는 온갖 유머나 퀴즈들이 넘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국회의원과 정자(精子)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라는 퀴즈이다. 정답은 인간될 확률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는 매우 모독적인 유머이다. 지난 2007년 연말 한국갤럽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개의 국가기관 중에서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기관으로 국회(의원)가 선정되었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정책입안, 면책특권, 불체포 특권을 갖는 등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때로는 조롱까지 받는 자리이다. 연봉으로만 따져도 국회의원보다도 훨씬 더 많이 받고 있는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도 그 자리를 탐내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쏠쏠한 재미가 있고 그것이 궁금해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기타
  • 2008.02.19 23:02

[전북칼럼] '쥐'와 '남대문' - 임명진

무자(戊子)년 새해가 열린 지도 닷새가 지났다. 쥐가 근면?다산?풍요의 상징이라 하니, 올 한해 우리 모두 근면하게 일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산도 이루어서 풍요로운 삶을 누렸으면 하는 기원으로 닷새 연휴를 보냈다. 하도 서로들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하니 올해는 우리 모두 쥐처럼 큰 욕심 없이 근면하게 살다보면 큰 소리로 떵떵거리지는 못할망정 그저 안분(安分)을 챙길 수도 있겠다 싶어 무자년 한 해가 그렇게 조용한 풍요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 연후 마지막 날 남대문 화재 참사를 텔레비전 화면으로 지켜보며 이런 소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수십 대의 소방차가 품어대는 물줄기에도 아랑곳없이 더욱더 치솟아 오르는 화염과 연기처럼 그 먹구름은 더욱 커져갔고, 마침내 자정을 넘겨 남대문의 지붕이 붕괴되는 장면을 보면서 예의 소망도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우리에게 남대문은 무엇인가? 우선 국보 1호라는 상징성이 크다. 그 상징성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재 가운데 첫째라는 점을 넘어선다. 또 흔히 쓰는 속담으로 남대문 입납이나, 모로 가나 기어가나 남대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 겉으로야 주소도 모른 채 사람을 찾는 일이나 어떤 수단을 쓰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뜻을 다소 조롱하는 투로 표현하는 말이지만, 이 속담에는 남대문이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친숙할 뿐만 아니라, 또 한국인의 정신적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는 속뜻이 잠재되어 있다. 그런 남대문이 속절없이 불타버렸다. 이제 형해만 남은 남대문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의 삶이 그렇지 않는가를 생각해본다. 화염 속에 타들어가는 숭례문(崇禮門)을 보면서 우리의 예(禮)를 생각한다. 또 남대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생각한다. 그 문에 얽힌 수백 년의 역사적 발자취와 그 문에 서린 전통가치를 생각한다. 그러한 역사적?상징적 가치들이 화염 속으로 소실되었다고는 단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걸 전면으로 부인할 수도 없다는 게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쥐의 해 정초에 남대문 붕괴라! 화재는 언제 어디서고 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남대문인들 영원히 불타지 않을 수 없을 터이지만, 하필이면 쥐의 해 정초일까? 우연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엔 올 한 해 조용한 풍요를 기원했던 정초 연휴의 소망이 맘에 걸린다. 쥐는 십이지(十二支) 열두 짐승 중 가장 실용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할만하다. 적자생존과 형세판단에 능하며 명분보다는 실익을 앞세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쥐의 해에 우리나라 전반적 풍토가 실용주의로 흐르는 것도 우연의 일치일까?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철학기조로 실용주의를 내세운 바 있다. 최근 서구에서도 한 세기 이전의 고전 실용주의자인 제임스와 듀이를 재평가하면서 이른바 신실용주의의 기치를 들고 나온 것을 상기하면, 그 점을 크게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제 한물간 고전 실용주의를 복원하는 데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논리만을 앞세우면 자칫 한 세기 전의 낡은 실용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남대문이 상징하는 역사성과 전통가치는 이번 화채처럼 소실될 것이 자명하다.실용주의의 해 무자년 정초라서 남대문 화재는 착잡하다. 그러나 이 화재를 우리에게 실용주의의 폐해를 각성시키는 사건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이는 정녕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 위안으로나마 그 착잡함을 가라앉혔으면 한다. 이제 이런 위안이나마 보듬고 오는 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임명진(전북민예총 회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2.12 23:02

[전북칼럼] 작은 배려가 지역을 밝게 한다 - 이근석

지난 몇 년 전부터 전주가 더워졌다. 아마 올 여름도 그럴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 문제점을 분석하느라 야단법석을 피웠고 여러 가지 원인이 지목되었다. 그리고 끝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나아지는지, 그냥 분석이 나왔으니 그것으로 문제의 해결을 본 것인지 의문스럽다.지구온난화로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도 걱정만 하지 정작 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무엇을 하기보다는 남이 노력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과 영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그 나라, 그 도시가 안전한가를 최우선으로 체크한다. 놀라웠던 사실은 교통문화였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항목이다. 방향지시(깜박이)등만 켜면 무조건 양보를 하는 영국의 교통문화, 그리고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독일의 아웃토반에서 사고율이 적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방향지시등을 잘 켜고 이에 후방에 있는 차량이 양보의 미덕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특히 영국은 라운드어바우트(round about)를 최대한 이용하여 교통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방향지시등과 양보가 있기에 가능한 교통정책이었다.도로교통사고원인 분석(2005년도 통계청 자료)을 보면 운전자나 보행자의 질서의식 부족이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아득한 기억이지만 운전면허시험을 보던 때를 회상하면 가장 점수가 높았던 것은 출발 전에 안전벨트와 방향지시등을 켜는 일이었다. 가끔 운전을 하다 앞차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정차를 하여 당황한 적이 있다. 방향지시등은 뒤에 오는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냄으로써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이다. 20년 무사고 경력의 한 택시기사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되도록 2차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대목과 안전거리와 방향지시등 사용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는 말이었다.커다란 배려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놓게 된 권투선수가 자신의 장기기증을 한 것에 대해 우리는 감탄을 했다. 하지만 작은 배려가 한 도시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간과하고 있다. 전북은 교통사고가 높은 지역으로 운전자보험 가입이 꺼리는 지역으로 낙인찍혀 있다. 문제점을 잘 찾고 시정을 요구하고 불평을 많이 늘어놓지만 정작 자신이 작은 실천(배려)을 함으로서 한 도시가 밝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내가 무엇으로 이것을 채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고 웃음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고 나아가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자./이근석(전주YMCA 사무총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2.05 23:02

[전북칼럼] '2기 신활력사업' 불꽃을 살려라 - 임수진

관광도시, 허브산업, 벼고을 농경문화, 생태건강산촌, 한우 브랜드 파워, 치즈밸리, 발효천국, 복분자, 누에타운... 전북지역의 시군에서 2기 신활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사업들이다.사업명칭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잘 반영하여 이미 성공모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도 지역을 추론해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치즈하면 임실이고, 발효천국은 순창, 벼고을은 김제, 관광도시는 정읍, 복분자는 고창이다.신활력사업은 이처럼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사업이다. 지역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추진된다.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형 하향식 지역개발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지금까지 신활력사업은 행정자치부에서 추진되다가 2007년부터 농림부로 사업이 이관되었다. 향토산업육성과 지역특화품목 육성 등과 연계, 종합적인 농촌산업발전을 위한 농촌활력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지역이 낙후되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랜 얘기다. 활력을 되찾겠다고 낙후지역을 도시처럼 개발하는 게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농촌다운 농촌, 특색있는 지역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특색있는 자랑거리가 많은 우리지역에는 희망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컨텐츠는 풍성한데 아직 덜 알려지거나 산업화 노하우가 부족하여 내 고향의 잠재자원이 제 값을 못받을 뿐이다.이제는 지역단위로 품목을 가려내어 생산에만 그칠것이 아니라 가공, 유통 등 식품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만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마침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 식품산업 클러스터의 대상지역으로 전북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농업과 음식이 발달한 지역 특성을 살려 우리고장이 세계적인 식품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지역특성화 사업과 지역주도개발방식은 사실 우리지역에 이미 도입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필자가 진안군수 재임당시 홍삼한방특구, 으뜸마을 가꾸기, 마을간사장제도 등을 도입하여 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중앙정부에서도 이를 정책화하기까지 신활력사업의 효시역할을 해냈던 것이다. 진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업 성공에는 지역민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역량과 열정을 갖춘 훌륭한 지역리더가 있어야 한다.한국농촌공사는 올해부터 신활력사업의 사업계획과 사업성과 평가, 컨설팅, 교육, 홍보를 전담하게 되었다. 본사에 농촌활력사업본부를 새로 설치하여 多사람?多소득?多일자리, 3多창출로 지역에 활력을 더해 나갈 계획이다.농촌은 더 이상 농산물 생산만 하는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2차, 3차 유통 가공업을 포함하여 발전해 나가야만 희망이 있다. 지역별로 특화된 명인, 명품, 명소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서 도시와 농촌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도시자본의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도시는 꽃이요 농촌은 뿌리이기 때문이다.지역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지역이 비전이 없다고 말하지만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지역을 조금만 돌아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유무형의 자산이 있음을 알수 있다. 창조적인 발상과 적극적인 참여로 신활력사업이 지역을 활성화하는 값진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8.01.29 23:02

[전북칼럼] 신문법 폐지와 지역신문의 미래 - 권혁남

지난 16일, 17일 이틀 연속으로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 과제 대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 백명의 방청객들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새 정부가 각 분야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언론계에서도 강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외국의 선진국들 대부분은 방송의 소유와 내용을 규제할 목적으로 하는 비교적 엄격한 방송법을 갖고 있는 반면에 신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을 갖고 있지 않은 국가가 많다. 현재 OECD에 가입한 30개 국가 중에서 신문법을 갖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8개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두고서 일부에서는 우리나라도 아예 이참에 별도의 신문법을 두지 말고 전적으로 신문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우리 신문시장의 현재 상황이 과연 시장의 자율에 맡겨도 될 정도로 안정적이고, 제 기능을 다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8일 인수위가 신문법의 대체입법 추진을 거론하자 예상했던 대로 조중동은 즉각 찬성한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적극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역신문들은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찬성할리 만무하다. 조중동의 메이저 신문들은 신문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반면에 마이너 신문들은 다양한 여론의 공존을 위한 소수 언론의 보호를 강력히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2006년 헌법재판소가 현행 신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종매체간 교차소유금지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신문-방송 겸영을 전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메이저 신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디어 융합은 세계적 트렌드라면서 이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메이저 신문들이 YTN 등과 같은 보도전문 채널이나 예능, 드라마까지 편성할 수 있는 종합편성 채널을 소유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지상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현재 OECD 가입국가 중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금지시키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할뿐더러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간의 융합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신문-방송 겸영이 자칫 대기업의 미디어 독식을 가져올 수 있고, 신문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메이저 신문들이 방송까지 장악하여 거대 복합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경우 공중의 다양한 접근권 보호와 다양한 여론의 공존을 어렵게 만들 위험성이 높다 하겠다. 이렇게 된다면 지역신문 같은 소수자를 위한 마이너 신문들의 존립은 더욱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신문관련 대체법에서 이에 대한 법적 보호조항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권혁남 교수(52) 정읍출신으로, 고려대 신방과를 졸업했다. 언론중재위원과 전북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한국언론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전북대교수)

  • 오피니언
  • 기타
  • 2008.01.22 23:02

[전북칼럼] 새정부 대북정책은 계승했으면 - 임명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은 유전(流轉)한다는 말이 자주 생각나는 요즘이다. 달포 남짓 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정치?사회 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일까? 대통령 당선자 측과 인수위원회에서 연일 쏟아내는 새로운 정보에 국민들은 귀를 기울이면서 그 변화의 방향을 예의 주시하기도 한다. 정권 교체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동반한다. 정치 권력의 주체가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권력의 기반이 되는 국민들이 일정 정도 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실 국민들은 새 정부에 적잖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 발전과 고용창출 확충이 그것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부분도 있다. 개개인에 따라서 다른 견해가 있겠지만, 이전 정부의 정책 기조 가운데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분야들도 있다. 누군가가 그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강조할 분야가 어느 것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서슴없이 대북정책이라고 답하고 싶다. 일부 정객들은 지난 국민?참여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한다지만, 필자는 국민정부 이전의 분단 50년 중 되찾은 10년이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다. 우리 근?현대사를 되짚어 보면 어느 시대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었으니, 일제강점기 때는 조국광복이, 해방 직후는 자주국가 건설이, 그리고 분단 이후에는 분단체제 극복이 그것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10년의 대북 정책은 분단체제 극복이라는 대의명분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한국식 통일로 나아가는 노둣돌이 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10년의 대북정책은 북미관계에서도 큰 변화를 낳았다. 북미관계는 부시 행정부 초기에 만연되었던 냉전구조로부터 지난 해 이후 확실하게 선순환구조에 들어섰다. 지난 해 10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순회공연 때 북한 국가가 연주되었고, 오는 2월말 평양에서 공연되는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때 미국 국가가 연주될 예정인 것이 그 상징적 예증이라 할만하다. 게다가 중국의 대북투자가 본격화되었고, 유럽계 자본의 대북투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으며, 남한 기업의 북한 투자가 확대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기존 대북정책을 경색시키는 것은 시대적 추세에도 어긋나는 일이다.북한은 이런 시대적 추세를 먼저 거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해외 투자 유치나 경제 특구 개발에 매우 적극적인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의 자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기존의 남북관계를 유지하고자 할 것이다. 행여 우리 새 정부가 보수 정객들에 휘둘려 기존 남북관계 기조를 흔들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시대적 추세를 거스르는 것은 물론이요, 한반도의 역사적 과제를 외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속담에 물은 흘러도 여울은 여울대로 있다란 말이 있다. 변화되는 것 가운데 보전되는 것이 공존한다는 뜻이리라. 새 정부의 정책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특히 역사적 과제가 눈앞의 정략이나 실익 때문에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약 새 정부가 남북관계를 10년 이전으로 되돌리게 되면 후세들은 그 시기를 잃어버린 5년이라 표현하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임명진(전북민예총 회장)* 약력 : 1952년 전북 장수 출생, 전북대 및 동 대학원 졸(문학박사),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문학평론가), 북경한글학교장 및 전북작가회의 회장 역임, 현재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및 한국언어문학회장. 저서 『문학의 비평적 대화와 해석』 외, 역서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외, 편서 『판소리 단가』 외.

  • 오피니언
  • 기타
  • 2008.01.15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