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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팔도유람] 멸치 따라가는 경남 남해 여행 - 살아 펄떡이는 멸치가 궁금해?

지난달 26일 오후 남해군 미조항 선어 위판장. 이제 막 경매가 끝난 것으로 보이는 생멸치가 나무상자에 가득 담겨 바닥에 진열돼 있었다. 모두 액젓을 담글 때 쓰는 길이 7㎝ 이상의 대(大)멸들이었다. 양손에 고무장갑을 낀 어민은 선반 위에 올려진 멸치를 소금에 부지런히 버무렸다. 소금에 버무려진 멸치들은 선반 바닥에 나 있는 구멍을 타고 내려가 미리 준비돼 있던 플라스틱 통에 안착했다. 작업 과정을 지켜보던 한 도매상은 이 멸치들은 적어도 1년 이상 숙성돼야 먹을 수 있다. 멸치 액젓은 김치 담글 때도 쓰고 음식을 조리할 때도 쓴다. 쓰지 않는 요리가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미조항에서 남쪽으로 바라다보는 선착장에는 어부 수십여명이 멸치잡이 배 위에서 그물을 부여잡고 멸치를 털어냈다. 그 주위로 하얀 갈매기들이 날아다녔다. 몸이 매우 작고, 큰 놈은 서너치, 빛깔은 청백색이다. 6월 초에 연안에 나타나 서리 내릴 때 물러간다. 성질은 밝는 빛을 좋아한다. 밤에 어부들은 불을 밝혀 유인해, 함점에 이르면 손그물로 떠서 잡는다. 이 물고기로는 국도 만들고 젓갈도 만들고, 때로는 고기잡이 미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정약전 자산어보 중 △남해의 보물 멸치 멸치의 제철이 돌아왔다. 남해 멸치는 4월 말부터 조업을 시작해 그해 11월까지 이어진다. 5월 이맘때 잡히는 멸치는 액젓을 담글 때 쓰는 대(大)멸이 많지만, 반찬으로 먹는 소멸(지리멸)도 곧잘 잡힌다. 멸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잡힌다. 멸치 어군을 따라 그물을 직접 펼쳐서 잡는 권현망부터 그물을 수면에 수직으로 펼쳐서 조류를 따라 흘려보내면서 물고기가 그물코에 꽂히게 해 잡는 유자망, 그물을 육지와 연결해 일정한 장소에 설치하고 나중에 수확하는 정치망, 무엇보다 조류를 이용해 생태적 전통어법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까지 멸치를 잡는 방법도 각양각색, 잡힌 멸치도 다양하다. 정약전 선생은 멸치를 두고 업신여길 멸(蔑)자를 써서 멸어(蔑魚)라고 했다. 한꺼번에 많이 잡힌다고 해 선물용으로 천한 물고기라고 불렀을 정도다. 또 물 밖으로 나오면 급한 성질 때문에 금방 죽는다해 멸할 멸(滅)자를 써서 멸어(滅魚)라고 불렀다. 그 옛날 업신여겨진 멸치는 오늘날 상품성을 인정받는 귀한 물고기가 됐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려진 중(中)멸 이하의 멸치들은 바로 배 위에서 삶아져 건조되는데 사람의 입속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형태를 유지하며 불멸(不滅)을 누린다. △남해 죽방렴과 멸치잡이 체험 지족해협. 이곳은 남해 창선도와 남해도 사이 약 350m 폭의 물길에 자리 잡고 있다. 시속 13~15km에 이를 정도로 물살이 빠르다. 이곳에는 23개의 죽방렴(竹防簾)이 마치 학의 날개처럼 사방에 설치돼 있다. 죽방렴은 문자 그대로 대나무로 만든 어살(魚箭)을 통해 멸치를 잡는 한 방식이다. 약 550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죽방렴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빠른 곳에 V자 모양으로 참나무 말뚝을 박고 그 한가운데 역시 참나무 말뚝 기둥을 둥그렇게 박아 임통을 만든다. 참나무 말뚝 사이는 대나무로 촘촘하게 발을 쳐 어사리를 만든다. 임통은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히게 돼 있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한번 들어온 멸치는 밖으로 빠져나가기 힘들다. 어부는 썰물 때 임통에 들어가 쭉대(뜰채)로 멸치를 건져 올리거나 후릿그물을 이용해 한꺼번에 잡는다. 손상 없이 깨끗한 상태에서 멸치를 잡을 수 있어 상품성이 높다. 어획량이 적어 일반 조업방식으로 잡는 멸치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지족어촌체험휴양마을위원장인 김철식(52)씨는 죽방렴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어부다. 그는 방치돼 있던 죽방렴 제104호를 고쳐 8년째 멸치조업을 해오고 있다. 이곳에는 가문 대대로 죽방렴 방식으로 멸치 조업을 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김씨가 특별한 이유는 자신이 운영하는 죽방렴을 일반인들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기 때문이다. 죽방렴은 4월부터 11월까지 체험할 수 있다. 사람 수가 너무 적으면 체험할 수 없으므로 보통 20인 이상은 꾸려야 한다. △멸치쌈밥과 원조 우리 식당 남해군 삼동면 지족 삼거리 인근에는 십수개의 멸치음식점 모여 있다. 미조항에도 멸치음식점 상권이 형성돼 있긴 하지만, 이곳 지족에는 43년째 멸치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특별한 식당이 있다. 이순심(72)씨가 운영하는 우리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일흔의 나이를 훌쩍 넘긴 이씨는 지난 수십년을 멸치와 씨름하며 살았다. 43년 전 이곳 지족에서 식당을 열어 지금의 멸치쌈밥이라는 메뉴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알려졌다. 이 가게의 인기 메뉴는 멸치쌈밥과 멸치회무침이다. 멸치쌈밥은 커다란 솥에 우거지를 깔고, 그 위에 이씨가 직접 만든 된장과 멸치를 통째로 넣고 간장과 멸치액젓 등으로 조린다. 생멸치를 사용했지만,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멸치회무침은 막걸리에 씻은 멸치살과 미나리와 깻잎 등 각종 채소를 초장과 함께 버무려 만들었다. 이씨는 정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고 무엇보다 손님을 향한 관심이 음식 맛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멸치는 1년 중 봄과 가을에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한다. 특히 5월에 잡히는 멸치는 뼈가 부드럽고 살이 쫀득쫀득해 맛이 일품이다. △남해 보물섬 미조항 남해 멸치&바다 축제 매년 5월이면 남해 미조항에서는 멸치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축제는 이전에는 미조항 멸치축제라고 명명했지만, 최근에는 바다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미조항은 우리나라 수산물의 전진 기지로서 멸치 이외에도 다양한 수산자원들이 잡히기 때문에 축제 개념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서 최근 바다의 단어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미조항 남해 멸치&바다축제는 마늘 축제, 독일마을 맥주 축제와 함께 남해 3대 축제로 불린다. 미륵(彌勒)이 도왔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미조항은 풍부한 수산자원과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군항(軍港)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항으로 선정됐다. 미조항은 크게 북항과 남항으로 나뉜다. 북항은 주로 작은 어선들이 정박하고 남항은 선어활어위판장이 있다. 올해 미조항 멸치&바다축제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린다. 남해 멸치의 싱싱함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축제는 축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성한 이색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경남신문=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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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3 21:03

[新 팔도유람] 부안 마실길을 걷다 - 자연과 시간이 빚은 절경 따라 걷다 보니 절로 힐링

개나리, 벚꽃, 진달래.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더니 어느덧 초여름 더위가 성큼 다가온다. 삶의 여유를 찾아 길 떠나기 좋은 날. 여행하면 생각나는 곳이 많지만,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지라면 힐링이 가득한 축복의 땅 부안 마실길을 추천한다. 부안 마실길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자연의 속살과 향기 가득한 자연의 냄새, 자연의 소리가 있다. 신발을 벗어 던진 가족들이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모래 위로 사푼사푼 발을 뗀다. 밀려드는 바닷물을 느끼고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찾는다.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은 바다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특별한 준비물은 필요 없다. 봄날에 어울리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부안의 자연을 담아낼 넉넉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부안 마실길은 전북도가 전라도 정도 1000년인 2018년을 맞아 이미 지역 내 조성된 길 가운데 걷기 좋고, 전북의 생태역사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선정한 전북 1000리길에도 4개 코스가 포함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부안 마실길 그중에서도 백미인 3코스 적벽강 노을길(성천~격포해수욕장~격포항)과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모항해수욕장~왕포)를 소개한다. △자연경관 우수서해 절경 적벽강 노을길 적벽강 노을길은 부안 고사포해수욕장에서 하섬전망대와 적벽강수성당채석강격포항으로 이어지는 총 7㎞(2시간 소요) 코스이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구역으로 자연경관이 우수하고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서해의 절경을 볼 수 있다. 특히 지질자원이 우수한 채석강과 적벽강은 지난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부안을 대표하는 채석강은 닭이봉 아랫도리를 감아 도는 모양의 해안 단층이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식단애(海蝕斷崖)가 장관을 이룬다. 변산반도에서 서해 쪽으로 가장 많이 돌출된 지역으로 강한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형성된 주변 경관과 해안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썰물 때면 파도가 오랜 세월 동안 만든 채석강의 너른 갯바위를 거닐며 파도가 빚은 자연 동굴을 구경할 수 있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면서 강물에 뜬 달 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채석강과 그 생김새가 흡사하다고 해 붙여졌다. 빼어난 경관 때문에 사진 촬영이나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다. 채석강에서 해수욕장 건너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붉은 암벽으로 이뤄진 적벽강이 있다. 적벽강 역시 중국의 문장가 소동파가 술과 달을 벗하던 적벽강과 흡사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관광명소인 만큼 격포 해수욕장과 채석강은 여름철 피서는 물론 사계절 일몰 명소로 이름이 높다. 특히 채석강 해식동굴 일몰과 격포항 등대에서 맞는 일몰은 장관이다. 인근에는 서해의 일몰이 뛰어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월명암 낙조대가 있다. 적벽강 노을길은 계절별로 유채와 코스모스꽃무릇데이지 등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전해주며, 하섬은 한 달에 여섯 차례 바닷길이 열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사적 제541호로 지정된 부안 죽막동 유적(수성당)과 분단국가의 아픔을 담고 있는 군부대 경비 초소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계절마다 색다른 볼거리 쌍계재 아홉구비길 쌍계재 아홉구비길은 모항갯벌체험장에서 쌍계재, 마동방조제, 왕포로 이어지는 총 11km(2시간 30분 소요) 코스다. 쌍계재 아홉구비길 역시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서해 절경을 품을 수 있으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돼 모항해수욕장이 위치해 있어 지질자원이 우수하다. 꽃무릇과 시누대 터널길 등 계절마다 색다른 볼거리가 있고, 해안 초소길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흙길도 이색적이다. 특히 모항은 중국 산둥반도와 지근지처로 옛 중국과 교역했던 포구로 알려져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22호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이 인근에 있다. 쌍계재 아홉구비길 주변에는 모항해수욕장과 모항갯벌체험장, 호랑가시나무군락, 휘목미술관, 솔섬, 국립변산자연휴양림, 내소사, 곰소염전, 부안누에타운, 청소년수련원, 청림천문대 등이 있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활동이 가능하다.

  • 주말
  • 양병대
  • 2018.04.26 17:15

[新팔도유람] 봉사와 힐링의 섬, 고흥 소록도 - 고통 위로받고 인생 희망 찾는 '진주같은 섬'

경치에 감동하면 일주일이 바뀌고, 사람에 감동하면 인생이 바뀝니다. 소록도성당 김연준 주임신부의 소록도 예찬이다. 그는 소록도는 경치도 아름답지만 이보다는 인간에 대한 감동이 있는 곳이며, 고통을 위로받고 인생의 희망을 찾는 진주같은 섬이라고 소록도를 찬양했다. △소록도는 희망이다 ▲ 푸른 눈의 천사 마리안느(왼쪽)와 마가렛. 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 파견 간호사로 소록도 땅을 밟은 오스트리아 여성 두명이 있었다. 두 여인은 5년의 파견 기간이 끝난 뒤에도 소록도에 남아 70대가 될 때까지 봉사하다가, 2005년 홀연히 고국으로 떠났다. 푸른 눈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이야기다. 소록도 한센인들은 이들을 할매라 불렀다. 두 할매는 수녀로 알려졌지만 수녀가 아니다. 간호사다. 소록도병원에서 40여년간 한센병 환자를 치유했지만 월급 한 푼 받은 적이 없다. 순수 자원봉사였다. 월급을 받은 적이 없어 연금도 없다. 두 할매가 나이 70세에 소록도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소록도 한센인들은 두 할매가 떠나자 박수를 쳤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수녀원에서 노후를 편안히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할매를 누가 환영했겠는가. 두 할매는 이를 알면서도 떠났다. 한센인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면서. 60년대 어려운 시절, 우리의 엄마 역할을 했는데도 우리는 두 할매의 노후를 챙기지 못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마리안느마가렛에게서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본다. 사람에게는 이러한 본성이 있다는 걸 작각하게 한다. 그래서 소록도는 희망이다. 세상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곳이다. 진실을 알아가는 것, 인간성을 보고 아픔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그 자체가 의미이고 봉사다. 사람에게 희망찾기 프로젝트가 소록도에서 한창이다. 그 하나로 영화 마리안느마가렛이 제작됐다.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운동과 마리안느마가렛 자원봉사학교 개설도 같은 맥락이다. 자원봉사학교는 인권소통봉사 교육이 목적이다. 마리안느마가렛처럼 약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어떻게 자존감을 살려줄 것인가를 가르치고 배운다. △소록도는 봉사힐링이다 소록도 방문 자체가 봉사다.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의 아픔을 위로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록도는 희망이자 힐링이며, 함께 해온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소록도는 과거의 한(恨)상처고통의 땅에서 이제 희망의 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위로를 받는다. 사소한 것에 상처받고 포기하기 일쑤인데 이 곳에 오면 아픔과 고통을 위로받게 된다. 작은 상처는 큰 상처를 만나면 치유된다는 처방인 것이다. 김연준 신부는 소록도는 대한민국의 진주라고 했다. 진주는 조개 속 돌멩이다. 생명체에 돌맹이가 생기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너무 고통스러워 뱉어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고통을 줄이려 조개는 자신의 몸을 액으로 감싼다. 액에 감싸인 돌멩이는 시간이 흘러 진주가 된다. 고통 속에 건져올린 보석이 진주다. 미물의 눈물이 이럴진대, 인간의 눈물은 얼마나 값지겠는가. 소록도의 사연이 꼭 그렇다. 김 신부는 소록도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봉사다. 편견을 없애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라며 이 곳에서 편견 없애기를 시작하자고 권했다. △소록도는 인권이다 소록도는 작은 사슴을 닮아다고해서 이름 붙여졌다. 하지만 이름처럼 예쁘지만은 않은 사연을 간직한 섬이다. 한센병으로 평생 격리돼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의 아픔과 슬픔이 배어 있다. 바다 풍경을 따라 해송이 도열한 진입로는 인상적이지만, 강제로 천륜을 끊은 장소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녀가 도로 양 옆으로 갈라선 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눈으로만 혈육을 만나야했던 곳, 그래서 탄식의 장소 수탄장(愁嘆場)이다. 중앙공원 주변에는 퇴색한 붉은벽돌 건물이 여럿이다. 감금실과 검시실, 녹슨 철창살이 굴곡의 역사를 가둔 채 존치돼 있다. 대부분의 건물이 문화재다. 윗쪽에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집이 있다. 두 할매가 43년간 살았던 집이다. 진정한 사랑의 집이고 헌신의 집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집이며 자원봉사자들의 성지이다. 소록도병원 앞쪽에는 한센병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검시실 등에서 자행된 각종 수술기구와 강제노역 도구 등 인권 유린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그리고 지난 100년 한센병을 이겨냈던 그들의 삶과 이야기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전국 최초 예술의 섬 연홍도 소록도에서 거금대교를 건너면 거금도이고,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연홍도에 닿는다. ㄱ자 모양으로 떠있는 연홍도는 면적 55만㎡, 해안선 4㎞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이 자그마한 섬이 주목받은 건 섬 전체가 미술관인 까닭이다.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에는 미술관이 있었다.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큰 피해를 입어 방치되다가, 2015년 전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면서 전국 최초 예술의 섬으로 꾸몄다. 바닷가에 버려진 부표로프노폐목같은 어구와 조개소라껍질 등을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 60여 점이 바닷가와 골목길에 설치됐다. 마을 풍광도 멋스럽다. 파랑과 빨강 계열의 지붕이 시선을 사로잡는 마을 풍경이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마을 담벼락에는 주민들의 졸업과 여행, 결혼 등 특별한 순간을 담은 옛 사진 200여 점이 타일로 붙여져 있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고흥을 대표하는 예술의 섬이다. 산책길도 길지 않지만 3개 코스가 있다. 선착장에서 연홍미술관을 거쳐 마을회관 쪽으로 돌아오는 1160m의 연홍도 담장 바닥길이 있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섬의 한쪽 끝을 돌아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1760m의 아르끝 숲길도 있다. 반대쪽 끝에 다녀오는 940m의 좀바끝 둘레길도 있다. /광주일보=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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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9 18:40

[新 팔도유람] 4월의 충남 태안 - 꽃따라, 맛따라…봄바다

꽃이 폈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 저마다 가진 꽃잎의 원색은 산과 들에 생동감을 더한다. 진하지도, 옅지도 않은 꽃내음은 계절의 변화를 일깨운다. 가벼워진 공기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청바지에 가벼운 운동화가 어울린다. 음악 장르로 비유한다면 왈츠만 한 게 없다. 보다 설레며 보다 산뜻하다. 봄이다. 그중 4월은 봄의 가운데다. 따사로운 기운은 계절을 가득 채운다. 눈은 눈대로, 입은 입대로 즐겁다. 마음은 평안하고 안락해진다. 태안(泰安)이다. 드넓은 바다를 두른 채 꽃이 핀 곳이다. 봄이 스민 바다, 충남 태안을 찾았다. △봄철 별미, 주꾸미와 실치 태안은 매년 춘삼월이면 미식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봄철 내내 먹거리가 넘쳐난다. 제철이 아니면 제맛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모두 봄이 제철이지만, 순서를 나눠본다면 실치, 주꾸미, 꽃게 순이다. 실치는 통상 3월 중순부터 잡히기 시작해 4월부터 5월 초까지 제철로 본다. 맛볼 수 있는 시기는 거의 한 달 정도다. 2-3㎝의 크기에 식감이 부드럽고 연해 봄채소와 초고추장, 양념을 버무려 회무침으로 먹는다. 본래 어민들이 배에서 먹던 음식을 내놓은 게 실치 회무침의 시초다. 소면처럼 후루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너무 얇고 연한 탓일까. 실치는 생명력이 짧아 되도록 직접 현지에서 먹어야 한다. 어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실치가 녹는다라는 표현도 쓴다. 태안의 실치는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검포항으로 향하면 된다. 포구 인근 식당에는 실치회뿐만 아니라 실치 전, 실치 국도 맛볼 수 있다. 5월이 되면 실치 뼈가 굵어져 회무침은 먹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실치를 말려 포를 뜬다. 이를 두고 뱅어포라고도 일컫는데, 엄격히는 실치는 뱅어와 다른 어종이다. 실치는 베도라치의 치어인데, 생김새가 같다 보니 어민 사이에서도 통상 뱅어포란 말을 쓴다. 포로 말린 실치는 양념을 발라 굽거나 쪄먹는다. 30여 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수지(61) 선창 횟집 대표는 매년 3월 중순이 되면 태안 실치를 맛보기 위해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며 태안에서는 주민들끼리 실치를 먹었느냐 안 먹었느냐를 두고 봄을 가늠할 정도라고 말했다. 태안의 봄맛은 실치에서 끝나지 않는다. 태안의 대표 별미 주꾸미를 빼놓을 수 없다. 알을 품은 4월부터 5월 초까지 주꾸미 제철로 본다. 태안 주꾸미는 태안군 남면 몽산리 몽산포항이 주산지다. 자그마한 포구인 몽산포는 태안의 주꾸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새벽에 바다로 나선 어선들은 그날 오전 10-11시 사이 돌아오는데, 수산물판매장으로 옮겨진 주꾸미를 바로 맛볼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주꾸미는 알이 꽉 차있는 덕에 쫄깃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는 제 9회 태안 몽산포항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주꾸미를 찾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수확량이 지난해 비해 크게 늘었다. 최근 2년 사이 가물었던 탓에 주꾸미 번식량이 높아졌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몽산포항에서 만난 어민 김명자(62)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주꾸미 어획량이 줄어들어 걱정이었는데, 올해는 대풍이다라며 정부?태안군의 정책적 지원도 있었고 기후변화로 인해 주꾸미도 번식량이 늘어나면서 많이 잡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선화와 튤립으로 물든 꽃바다 태안은 봄이 되거든 꽃으로 물든다. 눈 앞으로는 바다까지 펼쳐져 꽃과 바다를 합친 이른바 꽃바다가 된다. 사시사철 꽃 축제가 열리는 태안이지만, 봄의 태안은 더욱 계절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태안은 2002년 열렸던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가 시초다. 이후로 태안 송암리, 신온리에서 백합꽃 축제, 수선화 축제 등이 열리며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2009년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가 막을 내린 이후, 근 10년 만에 장소를 옮겨 태안 세계 튤립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튤립 정상회담(WTS, World Tulip Summit)에서 태안 튤립축제가 2015년에 이어 지난해 재 선정되면서 안면도 꽃지 해안공원에서 재탄생하게 됐다. 태안은 이로써 세계 5대 튤립축제 도시인 호주 캔버라, 터키 이스탄불, 미국 스캐짓 밸리, 인도 스리나가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18 태안 세계 튤립 축제는 꽃으로 피어난 바다, 대한민국이 빛나다라는 주제로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25일간 개최된다. 벤 반잔 텐, 키 코마치, 옐로우 스프링 그린 등 200여 품종의 꽃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튤립축제는 야간에도 관람이 가능하다. 연중무휴로 빛 축제가 이어진다. 정원을 중심으로 재활용품, 각종 폐기물 등을 조형물로 구축, LED조명을 활용해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미 꽃 축제가 한창인 곳도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수선화 축제(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길 200)다. 지난 1일 개장해 15일까지 이어진다. 11만㎡ 규모의 행사장에는 물가에 피는 신선이라 불리는 수선화 100여 품종이 자리했다. 정원을 샛노랗게 물들인 수선화는 봄의 전령사를 자처한다. 권문선 태안군 문화관광해설사는 태안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천혜의 관광지. 매년 봄이 되면 수십 만명의 상춘객들이 태안을 찾아오고 있다며 올해는 튤립축제가 자리를 옮겨 성대하게 열리는 데다 주꾸미도 풍년을 맞이해 관광객들에겐 더욱 알찬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일보=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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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2 18:44

[新 팔도유람] 경북 의성세계연축제 - '영미 영미 영미~' 나 연 날리러 왔어~

전국의 어린이들을 경상북도 의성군으로 초대합니다. 지구촌 최대의 연 축제로 자리매김한 제8회 의성세계연축제가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경북 의성군 안계면 위천 생태하천에서 열린다. 세계인의 하늘 축제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올해 의성세계연축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아이들이 꿈꾸는 무지개빛 하늘 세상을 주제로 정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마련했다. △글로벌 최대의 연 축제 의성세계연축제 매일신문과 의성군, 경상북도가 후원하는 의성세계연축제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다음달 5일 어린이날 연휴 3일간 열리는 의성세계연축제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미국을 비롯 독일, 우크라이나 등 유럽팀,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마카오 등 아시아권 등 세계 13개국 200여 명의 선수가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연들을 선보인다. 특히 길이 60m 폭 30m의 고래연과 길이 66m 문어연, 하늘을 빙빙 도는 터빈연, 용연과 버터플라이, 피노키오, 오토바이연 등이 의성군 안계평야와 위천의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 산시성의 여성 7인조 스포츠 카이트팀과 싱가포르 남성 스포츠 카이트팀이 공중에서 펼치는 스포츠 연의 묘기는 이번 대회 최대의 하이라이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세계연축제가 한국을 넘어 지구촌 최대의 하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의성군은 이번 의성세계연축제를 통해 연의 도시 의성 을 국내외에 홍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아울러 의성군은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컬링 도시 의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각인시켰다면서 전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축제장에 미니 컬링 체험장 도 마련했다며 많은 성원을 당부했다. △스포츠 카이트와 로까꾸(육각연) 챌린저 제8회 의성세계연축제의 최대 볼거리는 제5회 코리아 의성 스포츠 카이트 월드챔피언십대회와 로까꾸(육각연) 챌린저대회이다. 스포츠 카이트는 제비 모양의 연이 공중에서 마치 비행기가 곡예 비행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대회이다. 스포츠 카이트의 경기 방식은 솔로와 그룹 경기로 나뉘며, 그룹 경기는 5명 또는 10명도 가능하다. 스포츠 카이트 월드챔피언십대회는 적지 않은 상금이 걸려 있어 각국 참가 선수들이 우승을 향한 투지를 불태운다. 올해는 중국 산시성 여성팀과 싱가포르 남자팀, 말레이시아 남녀 혼합팀, 인도네시아, 태국 남녀 혼성팀 등이 각각 한 팀을 이뤄 우승에 도전한다. 이들 팀들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맛본 팀들이어서 올해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로까꾸 챌린저대회는 육각형 모양의 대형 연을 공중에 띄워 놓고 연을 조정하는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연줄을 꼬는 경기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연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 경기는 외국에서는 흔히 열리지만, 국내에서는 의성세계연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경기다. 또 한국판 방패연 챌린지 대회로 진행되는 18개 읍`면 대형 방패연날리기대회도 볼거리다. 18개 읍면이 새겨진 가로 1m 50㎝, 세로 2m의 방패연에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수신호로 사용하던 문양들이 새겨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제41회 전국연날리기대회 도 열린다. 전국의 연 동호인들이 창작연과 방패연 등으로 자웅을 겨룬다. 방패연들이 공중에서 상대방의 연줄을 끊기 위해 연출하는 묘기도 볼거리다. △다양한 부대행사 올해 의성세계연축제는 본 행사만큼 풍성한 부대행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대표적인 부대 행사는 대한씨름협회(회장 박팔용)와 의성군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1회 전국생활체육 대장사 씨름대회이다. 의성세계연축제장 특설씨름장에서 열리는 제11회 전국생활체육 대장사 씨름대회는 전국에서 각 시도를 대표하는 선수와 임원 500여 명이 참가하고, KBS 스포츠N TV가 3일간 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여자 컬링 국가대표 컬벤져스의 열풍을 이어가고, 컬링의 메가 의성 홍보를 위해 미니 컬링 체험장을 운영한다. 자녀와 함께하는 맨손 메기송어잡기 체험은 부모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체험료를 지불하면 면장갑과 물고기를 담을 수 있는 비닐을 제공받아 맨손 메기`송어잡기 체험장에 입장할 수 있다. 잡은 물고기는 체험장 옆에서 무료로 숯불에 구워먹을 수 있다. 또 부모와 함께 한국 전통연을 만들고, 날려보는 어린이 연만들기 체험장, 전문가와 함께 드론을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드론 체험장도 마련했다. 드론체험장에는 농업용과 산업용 등의 대형 드론도 전시돼 관광객들과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의성군이 공룡 서식지임을 알리는 이벤트 행사로 움직이는 파충류(공룡) 체험관도 운영한다. 의성군 금성면 일대는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초엽 공룡들이 강가의 뻘밭을 산책하다가 남긴 발자국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풍성한 이벤트 올해 의성세계연축제는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연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종이비행기 4천개를 무료(선착순)로 나눠준다. 또 연 축제장에 이색 포토존을 마련했다. 2차세계대전을 종전으로 몰고간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연합군 일원으로 참여한 미군 지프 2대가 전시돼 사진 작가는 물론 군대를 갔다온 남성들로부터 적잖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성세계연축제집행위원회가 특별한 이벤트 행사로 마련한 미군 지프에는 모형 기관총이 설치돼 있고, 군복을 입은 군인(아르바이트생)이 앉아 있어 포토존으로는 최고의 이미지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포토존인 버터플라이(일종의 천막, 햇빛가리개) 포토존은 형형색색의 버터플라이 4개를 10m 간격으로 나란히 설치해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점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축제장에는 의성군 농특산물과 의성마늘소 즉석구이, 장터 국밥, 즉석 통닭, 푸드 트럭,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을거리도 준비돼 있다. 축제장을 벗어나 의성군 서부한우회가 운영하는 안계면소재지의 의성마늘목장식당, 봉양면소재지의 의성마늘소 먹거리 타운, 김동준 한우식당, 의성읍의 한우프라자 등을 찾아가면 의성마늘소를 산지 가격으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매일신문=이희대 기자 ● 찾아가는 길 광주대구고속도로 서대구IC중앙고속도로(춘천, 안동 방향) 의성IC5번 국도28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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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05 21:11

[新 팔도유람] 경기도 술 여행 - 따뜻한 이 봄날…좋은 생각이 났어, 술 생각

여보게, 봄 술이나 한잔 하세 하물며 지금 살구꽃이 살짝 폈고 봄기운이 확 풀려 사람의 마음을 도취시키고 다감하게 만드니, 이와 같은 좋은 계절에 마시지 않고 무얼 하겠습니까? 도저히 건네는 술 한잔을 받아들지 않고는 못 배길 문장이다. 고려 500여 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났다 평가받는 이규보는 봄 기운을 빌어 술의 미덕을 예찬했다. 그는 함께 마시길 원하는 지인에게 귀여운 협박(?)도 건넨다. 이군, 박환고 등과 함께 와서 마시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집 술이 며칠 내 다 말라 버릴 것이니, 뒤늦게 방문한다면 차만 마시게 될 것입니다. 따뜻한 봄볕이 대지를 감싸 안는다. 겨우내 웅크렸던 꽃봉오리가 고개를 내밀며 봄 인사를 건넨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그리고 꼭 술집이 아니라도 분위기 좋은 야외의 카페에선 와인, 뱅쇼를 음료처럼 팔기도 하고, 꽃 구경 나갔다 구수한 막걸리 한 잔 먹는 것도 낭만이 되는 시대다. 이규보의 표현대로라면, 우리는 봄 기운에 취해야 한다. 와인여행을 비행기 타고 갈 것 없다. 경기도에도 지역의 특색을 살린 꽤 괜찮은 와인 산지가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막걸리로 손꼽히는 양조장도 경기도에 있다. △ 그윽한 파주 산머루대부도 그랑꼬또 등 파주의 산머루 와인은 머루가 와인의 주재료다. 산머루 농원은 악 소리가 날 만큼 산세가 험하다는 감악산 자락에 위치했다.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머루를 재배하기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1979년부터 머루 재배를 시작했고 현재는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며 연간 400여 톤의 산머루를 수확한다. 특히 9~10월 중순에 수확된 산머루는 당도가 높아 이 곳에서 만드는 고품질 와인 머루드서의 주 재료가 된다. 머루드서는 머루 특유의 상큼한 향과 함께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또 농원은 와인 생산시설과 숙성터널을 둘러볼 수 있고 머루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체험 패키지를 운영한다. 와인을 직접 병에 담고 직접 사진으로 라벨을 만들어 붙이는 나만의 와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안산 대부도는 하늘과 바다가 주는 선물이 가득하다. 넓은 갯벌에는 해산물이 가득하고, 따가울 만큼 쏟아지는 햇살은 달콤한 포도를 영글게 한다. 와인의 품질은 포도밭에서 결정되는데, 대부도는 사계절 모두 햇빛이 풍부하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포도밭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여기에 온화한 해풍, 미네랄 가득한 흙은 금상첨화다. 천혜의 조건을 바탕으로 대부도 30여 개 포도농가는 기술과 정성을 더해 그린영농조합을 결성했고, 한국산 와인의 대표브랜드인 그랑꼬또를 제조했다. 양평 허니비 와인은 꿀과 와인의 이색적인 조합이 눈길을 끈다. 와인 천국인 유럽에서도 와인에 꿀을 넣어 뱅쇼, 멀드 와인으로 즐기긴 하지만, 과연 한국 와인과 꿀의 조합은 어떨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양평 허니비 와인은 꿀에 효모를 더해 당분을 알콜로 발효시킨 꿀와인이다. 단순히 꿀을 섞은 와인과는 차원이 다른데, 단맛이 매우 강할 것이란 예상은 편견에 불과하다. 맛은 일반적인 스위트와인보다 달지 않고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을 연출한다. 독특한 맛 덕분일까. 허니비 와인은 출시된 해(2012년)에 한국주류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또 2014년부터는 국제 주류품평회 몽드컬렉션에서 수차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파주 산머루 농원 주소 :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윗배우니길 441-25 문의 : (031)958-4558 ● 안산 대부도 그랑꼬또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뻐꾹산길 107 문의 : (032)886-9873 ● 양평 허니비 와인 주소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왕창부로길 110 문의 : (031)775-0500 △ 구수한 경양평 지평막걸리포천 산사원 지평 막걸리는 맛있는 막걸리의 대명사다. 양조장 건물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지평 막걸리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한다. 1925년 양평군 지평면의 지평주조장이 생기며 100년 동안 4대를 이어 전통주조방식을 고수한다. 양조장 건물은 처음부터 막걸리 주조를 위해 설계됐다. 지붕 위 통풍 장치와 천장 사이의 마련된 왕겨층 공간이 온도와 습도를 자연적으로 조절, 최상의 막걸리 맛을 유지한다. 막걸리 맛을 좌우하는 누룩 또한 향균 작용과 습도조절 능력이 뛰어난 오동나무 상자를 이용해 배양한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것이 없다. 지평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물량이 늘어 현대식 양조장도 증설됐지만, 여전히 지평 막걸리는 대형 항아리에서 발효와 숙성과정을 거친다. 누룩도 옛 양조장 건물에서 배양한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달달하면서 시큼한 맛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포천 산사원은 술을 제조하는 양조장은 아니다. 하지만 애주가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장소다. 술 문화 관련 자료를 모아놓은 전통 술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자료를 구경하는 것도 매력이지만, 다양한 술을 시음하고 체험하는 술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기 때문에 애주가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곳에는 누룩틀과 소주고리 등 전통술을 제조하는 주기와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고서 등 역사 자료 1천여 점이 전시됐다. 또 김씨부인 양주기를 통해 전통 술 제조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술의 재료인 쌀과 누룩, 산사열매, 매실, 한약재 등 각종 재료를 직접 볼 수 있다. 1층에 위치한 시음마당에는 이곳을 운영하는 배상면주가의 생술과 세시주 등 20여 종의 전통술을 시음할 수 있고 술지개미를 활용한 음식도 시식할 수 있다. 더불어 방문객들이 술을 직접 빚어보는 가양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인일보=공지영 기자 ● 양평 지평막걸리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의병로 62번길 27문의 : (031)773-7030 ● 포천 산사원 주소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동로 432번길 25문의 : (031) 531-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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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9 19:05

[新 팔도유람] 제주 서귀포서 열리는 봄축제 - 봄날의 제주, 한폭의 수채화 속으로 떠나자

살랑거리며 얼굴을 스치는 따스한 바람과 함께 국토 최남단 서귀포에 봄이 찾아왔다. 포근한 햇볕을 받으며 제주에서 기지개를 켠 벚꽃, 매화, 유채꽃, 복사꽃이 북으로 내달리며 전국에 봄기운을 전하고 있다. 매화와 유채꽃이 서로 먼저 봄소식을 알리겠다고 경쟁하는 사이 벚꽃도 봄나들이 준비에 들어갔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맞이가 한창인 가운데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고 꽃이 피는 서귀포에서 새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제20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새 봄을 맞아 유채꽃이 지천에 널려있다. 유채꽃 바다를 걷다 보면 마음도 유채꽃처럼 노랗게 물들 것만 같다. 유채꽃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제20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가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린다. 서귀포시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서귀포시관광협의회(회장 장명선)가 주관하는 이 대회 1일차인 24일에는 주 무대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출발해 제주올레 7코스 구간인 외돌개를 거쳐 서귀포칠십리시공원, 자구리공원, 비석거리를 돌아 종점인 이중섭거리에 이르는 코스로 진행된다. 10㎞와 20㎞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2일차인 25일에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제주혁신도시, 고근산, 엉또폭포, 서건도, 법환포구를 거쳐 다시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참가자들은 5㎞, 10㎞, 20㎞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양일 간 각 체크포인트(보목하수처리장, 서귀포칠십리시공원, 법환포구, 엉또폭포)에서 거리공연을 비롯해 체험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동아시아 플라어 워킹리그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러시아, 싱가폴, 대만 등 해외 각국에서 200여 명의 걷기 마니아들이 참여한다. 참가비는 1만원(20명 이상 단체 8000원)이며 참가자들에게는 생수, 경품 응모권, 기념품을 비롯해 국제시민스포츠연맹 및 한국체육진흥회가 인증하는 완보증이 수여된다. 문의 (사)서귀포시관광협의회 739-7201. △제8회 서귀포 봄맞이 축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화전놀이와 함께 제주 전통음식을 체험하는 축제다.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을 주제로 23일부터 24일까지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석창윤봉택)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사라져가는 제주 고유의 전통문화와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인들의 나눔과 미덕의 삶을 공유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은 봄에 피는 복사꽃이 몸국(돼지고기 삶은 물에 모자반 등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인 국)을 끓이는 가마솥에 떨어지는 잔칫날을 말한다. 축제 첫째 날인 23일 오후 4시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에서 제주 문전제 재조명 전문가 포럼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이중섭공원에서 조선시대 국가 제사였던 남극노인성제가 봉행된다. 24일에는 오전 10시 서귀포올레매일시장부터 이중섭공원까지 서귀포봄맞이 걸궁 퍼레이드가 펼쳐지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또 오전 11시부터는 제주에서 혼례와 장례 등 큰 행사를 치를 때 마을 사람들에게 대접했던 몸국과 돼지고기반을 나눠 먹는 전통음식 체험 행사를 비롯해 진달래꽃 화전놀이 재현 행사가 열린다. 또 우리나라 근대 화가의 거장 이중섭 화가를 기리는 서귀포 은지화 그림 그리기 대회를 비롯해 소금인형, 카노푸스, 크레센도 등이 출연하는 대중문화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생강나무, 배롱나무, 졸참나무, 감나무, 주목 등 20여 종 3000여 그루를 무료로 나눠주는 꽃나무 나눔행사를 통해 한반도에 가장 먼저 찾아온 봄기운을 전한다. 문의 서귀포 봄맞이 축제 조직위원회 733-2345. /제주신보=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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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2 18:33

[新 팔도유람] 강원도,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 - '패럴림픽' 위에 '한류스타' 끼얹고 '흰 눈' 뿌리면…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겨울 그 맛

국가와 인종, 성별, 장애의 장벽을 모두 허무는 2018평창패럴림픽은 고정된 관광의 틀마저 깨트려버렸다.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마련한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은 패럴림픽 경기 붐업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견인하고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새로운 관광상품 모델을 제시했다. 오직 강원도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한류 스타와의 만남 패럴림픽 경기관람 흰 눈과 스키가 접목된 특별한 여행 속으로 떠나본다. △한류스타 장근석과 2018팬 아시아 한류 중심에 서있는 장근석이 9~10일 패럴림픽 개회식에 맞춰 초청한 국내외 팬 2,018명과 함께 특별한 패럴림픽 데이트에 나서 큰 인기를 몰았다. 지난 9일 강원대 백령문화관에서 장근석, 2018팬과의 스페설 만남팬미팅을 열어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고, 2시간 이상 함께 노래를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장근석은 직접 구매한 티켓으로 지난 10일 강릉 올림픽파크 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경기를 팬들과 함께 관람, 국적을 초월한 공동응원을 펼치며 이상화고다이라 선수가 보여준 우정고 화합의 의미를 이어갔다. 장근석은 한국인으로서 우리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지만, 뜨거운 땀을 흘렸을 일본팀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앞서 강릉 월화거리에 조성된 올림픽 소망트리에서 팬들과 함께 각국 선수들의 활약을 기원하는 소원 빌기에 나서 올림픽 가치 평화동행를 실현시켰다. 장근석은 이날 세계 평화의 시작, 강원도라는 문구를 적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GO 평창 2018 with 이동욱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할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이동욱도 일본, 동남아, 중화권 1,000여명의 팬들을 위해 특별한 여행을 준비했다. 직접 준비한 티켓으로 KTX열차를 타고 온 팬들과 13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만나 근황토크, 기념사진 촬영, 밀당올림픽으로 구성된 활기찬 팬미팅을 열었다. 또 이날 오후 강릉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열리는 일본과 체코 아이스하키 경기를 함께 관람하며 뜨거운 동계스포츠의 열기를 함께 느꼈다. 이와 함께 이동욱 팬클럽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및 초청 해외 미디어 100여명도 함께 이날 동행하면서 따뜻한 한국의 정(情)문화를 전세계에 전파했다. △K-POP 스타들도 총 출동 한류 열기에 K-POP 스타들이 빠지면 섭섭하다. K-POP스타와 함께하는 3월의 스노우페스티벌이 15일 오후5시 강릉 해람문화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뜨거운 인기를 몰고있는 B1A4를 비롯 비투비(BTOB)와 사무엘, 걸카인드가 출연해 일본, 동남아 등 국내외 관광객 1,000여명에게 꿈의 무대를 선사했다. 펜타콘 홍석, 스테파니가 MC로 나서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진행했다. △스키코리아&EDM페스티벌 스키와 함께 EDM까지 뜨겁게 즐길수 있는 3번의 페스티벌이 열린다. 1114일 오후8시 용평 블리스힐스테이 웰니홀타워플라자 눈마을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17일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또 열린다. 낮에는 스키를 타거나 관광을 즐긴 스키관광객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외초청 미디어 관계자들은 밤에는 EDM음악을 배경으로 치맥파티를 즐길 수 있다. DJ한민, DJTHEK, DJ글로리가 각각 출연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을 마지막까지 뜨겁게 달굴 것을 예고한다. 3월의 스노우 페스티벌은 올림픽의 레거시 이벤트다. 올림픽 개최지를 중심으로 한류눈을 소재로한 강원도의 특별한 상품으로 매년 3월 도를 대표하는 올림픽 레거시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이다. 윤성보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 한류스타와 함께 강원도의 맛과 멋을 즐기고 간 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강원도를 찾길 바란다며 올림픽 이후에도 해외 관광객 유치가 활발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 강원도에 '아시아 프린스' 떴다 한류스타 장근석, 강원도패럴림픽올림픽 홍보 맹활약 한류스타 장근석이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및 강원도의 홍보대사로서 말 그대로 홍보대사의 정석을 보여주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3월의 스노으 페스티벌일환으로 장근석과 2,018명 팬들과의 스페셜한 만남이 지난 9~10일 춘천강릉에서 열렸다. 지난 9일 장근석은 춘천 백령아트센터에서 2시간이상 근황토크를 나누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팬 미팅을 가진 뒤, 10일 한국과 일본전으로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했다. 특히 초청된 팬들을 위해 직접 구매한 2,000여장의 티켓으로 함께 관람한 경기였기에 팬들에게 더욱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됐다. 후치(54중국)씨는 장 배우를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행복했고, 그가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느꼈다며 청정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정갈한 나물정식, 황태요리, 춘천닭갈비막국수 등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고지마 치즈루(여54일본)씨는 강원도의 봄 기운을 느끼며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 여행이었다며 패럴림픽대회를 보며 스포츠에는 장벽이 없음을 깨닫게 돼 감격스러웠고, 이번 기회를 제공해준 한국과 강원도, 장근석씨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근석은 경기 관람 이전에 강릉 월화거리에서 패럴림픽 성공 기원 소망트리 세레모니에 참여, 세계 평화의 시작, 강원도라는 문구를 적어 주목받았다. /강원일보=이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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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5 18:22

[新 팔도유람] ‘봄의 전령사’ 양산 원동 매화 즐기기 - 낙동강·기찻길·매화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수채화

길고 긴 겨울이 가고 늘 그렇듯 봄이 찾아왔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간간이 오긴 하지만, 봄의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실감할 수 있는 것은 꽃이 피었는지다. 요즘 길을 걷다가 문뜩 가로변이나 담장 너머에 핀 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십중팔구가 매화다. 매화는 봄의 눈이 녹기 전에 핀다해 춘설화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매화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이 아니라 봄이 올 것을 알리는 꽃이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리 1102-1 순매원. 이곳은 매년 봄을 소개하는 사진이나 책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명소다. 순매원에 핀 매화는 양산 토곡산 자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원동역으로 향하는 경부선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면서 빼어난 경치를 자아낸다. 운이 좋아 경부선 상행선과 하행선 열차가 교차하는 장면까지 볼 수 있다면 최고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이 철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극찬했다. 순매원은 김용구(70)씨가 지난 2000년 초쯤 은행에서 퇴직하고 마련한 매실 농장이다. 김씨는 퇴직하기 10여년 전부터 이곳에 매실 농장을 꾸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농장을 조성할 당시 김씨는 지금의 아름다운 경치를 예상하지 못했다. 김씨는 현재는 낙동강과 철도, 그리고 매화가 어우러지면서 다들 빼어난 경치라고 칭송해주지만, 사실 처음에 농장을 만들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순매원 자리는 과거 묘지를 관리하기 위해 마련한 창고가 있는 부지에 불과했다. 이곳에 한두 그루씩 나무를 심다 보니 어느덧 농장이 됐고 매년 봄이면 매화가 피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순매원 매실 나무는 대략 800여 그루. 그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원동역과 가깝기도 하고 빼어난 경치 때문에 상춘객들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 순매원은 사유지이기에 아무 때나 들어갈 수는 없다. 다만 김씨가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일반인도 방문할 수 있도록 농장을 개방해 놨다. 순매원의 매화는 원동면 매화의 일부에 불과하다. 정말 제대로 된 원동 매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순매원보다 더 내륙쪽에 있는 영포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영포마을은 원동역에서 출발하면 자동차로 약 10분, 도보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량이 없다면 방문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매화 축제 기간에는 영포마을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영되기 때문에 자동차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 원동 일대에는 400여 매실 농가가 1만 그루가 넘는 매화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이 중 80%가 영포마을에 모여 있다. 영포마을 매화나무의 유래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물금농협 조합장을 지냈던 전진식(83)씨가 농사를 짓기에 척박한 원동면을 살리기 위해 매실나무 5000그루를 사다가 심었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진씨는 전국 마을 중에서 우리 영포마을 매실나무가 가장 많다며 옛날에는 원동면이 내륙이고 척박한 기후와 땅 탓에 먹을 것이 부족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매실나무였다고 회상했다. 생존을 위해 심었던 매실나무가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국을 대표하는 매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후 전씨는 매실 소비를 촉진하고 원동 매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축제를 기획했다. 축제 8회까지는 영포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했지만, 경남도와 양산시의 지원으로 현재는 원동면 일대 모든 곳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다. 매년 3월이면 원동면 일대에 매화 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원동 매화축제는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양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3월 17일부터 이틀간 원동면 원동마을과 쌍포매실다목적광장에서 제12회 원동매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화려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봄 향기 가득한 어쿠스틱 공연퍼레이드인 매화향 포크콘서트와 시립합창단의 봄바람콘서트, 레크레이션 가위바위보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원동역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도로에는 마술사와 마이미스트들의 재미있는 거리 퍼포먼스 공연을 비롯해, 수와진의 버스킹 공연, 양산시민 동아리회원들의 작은 음악회 등 흥겨운 축제 분위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특히 원동마을에서 행사장까지 이어지는 둑방길을 미나리축제장까지 연장하고 둑방길 일원에 매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한다. 또 원동주민들의 이야기를 모은 원동 고향이야기 전시, 프리마켓, 각종 전시체험 부스, 사생실기대회, 원동 특산물 직거래장터 등이 마련돼 더욱 풍성하고 볼거리먹거리가 넘치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축제는 아침 일찍 매화꽃을 보러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축제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로 앞당겼고 서틀버스 운행 대수 확대, 화장실 추가 설치 등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양산시는 축제기간 매화를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코레일과 협의를 통해 원동역 정차 열차를 최대한 증편할 계획이다. 행사기간 차량정체 해소를 위해 지방도 1022호선 구간 중 순매원 입구~원동문화체육센터, 어영삼거리~쌍포매실다목적광장 일원에 대한 주정차를 전면 금지하고 불법노점상 단속을 벌인다. 이뿐만 아니라 인근 배내골고로쇠축제와 원동청정미나리축제는 지난 1일부터 한달간 원동면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경남신문=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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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8 22:37

[新 팔도유람] 전북지역 온천욕 힐링여행지 - 그렇게 지쳐서 어떡해요…지금 여기 몸 담궈볼까요

즐거운 설 연휴가 끝났다. 해외 멀리 떠나는 것은 이제 여름휴가를 제외하고는 어려운 일이 됐다. 가족의 손을 잡고 무리한 여행은 이끄는 건 고행이 따른다. 아직은 찬바람이 부는 이맘땐 무릇 가볍게 떠나야 즐겁고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북지역에는 이에 맞춘 힐링 여행지가 많다. 스파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 인프라도 풍부하다. 온천욕, 홍삼욕, 산림욕을 끝낸 뒤 먹는 별미와 함께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를 훌훌 털 수 있는 힐링여행지를 소개한다. ●고창 석정온천 휴스파 △게르마늄 온천수에 워터파크 시설 갖춰 온천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에서는 온천 치료가 대중화된 치료법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전국 91곳에 의료시설과 건강관리를 지도하는 온천의(醫)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전국에 120여 개의 온천치료센터가 분포하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의사 국가고시 시험에 온천치료학을 필수 과목으로까지 지정할 정도다. 온천수 중 치료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온천수는 바로 게르마늄 온천이다. 우리나라에는 전북 고창 석정온천이 게르마늄(38ppm)을 함유한 온천으로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의 성수로 알려진 루르드 샘물(13ppm)보다 그 함량이 더 높다. 게르마늄 온천수는 인체 내의 노화된 부분을 회생시키는 고단위 토코페롤 영양소인 셀레늄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만성 류마티즘성, 관절염, 협심증 등 각종 성인병에 효능이 뛰어나다. 예전부터 고창군 석정리는 게르마늄 성분 온천수로 유명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발견된 게르마늄 온천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목욕을 즐기면, 질병에 대한 자연 치유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창 석정온천 휴스파는 워터파크 시설을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온천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바데풀과 다양한 스파시설, 유아풀도 마련돼 있다. 물놀이장에서 실컷 유쾌한 시간을 보낸 후에 따뜻한 온천장에서 피로까지 풀어내는 코스다. 온천을 끝내고 고창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고창은 역사 유물에 볼거리까지 풍부해 관광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인천 강화, 전남 화순, 전북 고창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고인돌을 올렸다. 고창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이 분포해 무려 1500기가 넘는다. △장어와 복분자로 몸보신 힐링의 마무리는 단연 고창풍천장어와 복분자다. 서해와 인천강 하류가 만나는 풍천(風川)에서 잡히는 장어는 스태미너 증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고창인근 장어집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셀프 장어집과 그냥 장어집이다. 셀프장어집은 조금 더 저렴하게 장어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복분자를 곁들이면 더 좋다. △온천욕 후 둘러보는 고창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소하면 고인돌 외에도 고창읍성이 대표적이다.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들이 유비무환의 슬기로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그보다 400년 이후 지어진 무장읍성도 자랑스러운 역사의 현장이다. 아이들과 함께 10만㎡ 규모로 조성된 상하농원을 가면 자연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짓다-놀다-먹다를 모토로 자연동물과 교감하고 농부의 정성이 담긴 건강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형 농어촌 테마공원이다. ●진안 홍삼스파 △홍삼 진액 넣은 탕에서 온천욕 진안은 남한의 개마고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청정 고원에 둘러싸인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진안고원에서 재배한 인삼은 다른 지역보다 향이 진하고 항암효과에 탁월한 사포닌 성분 함량이 높다, 마이산 자락에 위치한 홍삼스파는 우수한 품질의 홍삼과 한방의학을 결합한 복합 휴양시설로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줄을 서야만 이용 가능한 야외 스파는 마이산 절경을 바라보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 내부에서는 홍삼 성분이 가득한 안개와 이슬비 샤워로 묵은 피로를 씻어낼 수 있고 홍삼 진액을 잔뜩 넣은 탕과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는 사운드 풀은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따뜻하게 데워진 돌의자에 앉아 목까지 차오르는 홍삼 거품으로 전신 마사지를 할 수도 있다. 진안 특산물인 흑돼지와 인삼, 더덕, 산나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음식은 힐링의 마무리를 찍는다. △마이산 등 주변 볼거리 풍성 진안은 북쪽으로 무주군, 서쪽으로는 완주군, 남쪽으로 임실군 등과 맞닿아있다. 마이산은 진안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가야 할 여행지로 꼽힌다. 조선시대부터 말귀와 같다 해 이름 붙여진 이곳은 봉우리 군데군데 파여진 굴들이 풍화작용을 통해 타포니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 인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이다. 암마이봉(686m)과 수마이봉(680m)이 나란히 솟은 모습은 영락없이 말의 귀를 연상케 한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다. 마이산의 핫플레이스는 두 곳이다. 한 곳은 탑사다. 암마이봉, 수마이봉 사이의 골짜기에 있는 이곳에는 돌탑 80여 개가 몰려 있다. 태풍이 불어도 지진이 나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영험함이 사람들의 눈길을 모으며 마음을 경건케 한다. 두 번째는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은수사의 역고드름이다. 수마이봉으로 150m쯤 오른 뒤 화엄굴 고개를 넘어가면 바로 은수사가 보인다. 진안 수동리에는 깎아지는 바위산과 얼어붙은 절벽이 시선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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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정 기자
  • 2018.03.01 20:47

[新 팔도유람] 전남 해남 달마산 둘레길 달마고도 - 번뇌의 허물을 끊고 걷는 길…산과 바다, 그리고 나를 만난다

땅끝 해남 미황사에 가면 달마산의 눈부신 흰 암벽, 자비로운 부처, 가슴 아린 낙조를 만날 수 있다. 그 곳에 속세의 번잡함은 치유하는 새 길이 뚫렸다. 달마고도(達磨古道)다. 산과 바다와 나를 만나는 길 달마고도. 수행의 길과 삶의 길을 이은 친환경 둘레길이다. 백두대간의 남쪽 끝인 달마산 기슭을 한바퀴 도는 명품길은 바다를 배경으로 12개 암자를 끼고 있는 숲길로, 걷기와 명상을 함께 할 수 있는 부드러운 산책길이다. △ 맨손공법으로 뚫은 50리 산길 자연을 망가뜨리지 않고, 인간이 자연에 깃드는 환경을 만들려고 애를 썼어요. 돌 하나하나를 손으로 날라 길을 만들었죠. 달마고도는 4개의 길로 구성돼 있다. 전체 길이는 17.74㎞다. 완주하려면 6시간 가량 걸린다. 미황사를 기점으로 절반은 동남쪽, 절반은 서북쪽 6~7부 능선에 길을 냈다. 기획감독은 미황사 주지인 금강스님, 후원은 당시 전남지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다. 달마고도는 원시적인 맨손공법으로 뚫었다. 50리 산길을 만드는 데 투입된 기계는 삽과 호미, 지게, 손수레 정도다. 날마다 40명이 250일 동안 손으로 산길을 만들었다. 2.71㎞인 1구간은 미황사 일주문 옆에서 시작한다. 숲길과 임도를 따라 1㎞가량 가면 거대한 너덜지대가 나온다. 달마산의 기암들이 허물어져 내린 흔적이다. 너덜지대 주변엔 나무가 없다. 사방이 트였다. 손에 잡힐 듯 눈 앞엔 길게 누운 섬은 완도다. 달마고도를 통틀어 이런 너덜지대가 20여 곳이나 된다. 2구간은 4.37㎞로, 농바위문바위골을 거쳐 노시랑길로 이어진다. 소사나무 등 대규모 산림 군락지가 이어진다. 중간쯤 관음암터에 이르면 작은 못이 나온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산에서 만나는 연못이 퍽 이채롭다. 2코스 끝자락에 서면 동남쪽은 남해, 서북쪽은 서해다. 한 곳에서 서해와 남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3구간은 5.63㎞로 노시랑골에서 편백나무숲을 지나 몰고리재까지 연결된다. 몰고리재에서 미황사로 돌아오는 길인 4구간은 5.03㎞다. 용굴과 도솔암, 편백숲, 미황사 부도전 등을 순례할 수 있다. 달마고도는 이정표가 잘 돼 있다. 1㎞ 단위로 달마고도 거리를 표시해 놨다. 이정표의 파란 화살표는 정방향, 검은 화살표는 역방향이다. 붉은 화살표는 등산로다. △나를 만나는 절 미황사 달마고도의 시작은 미황사다. 달마산의 암릉들이 병풍처럼 두르고 섰다. 달마산 기암괴석의 신비로움은 부도전 옆 반쯤 묻힌 미황사 사적비에 기록된 창건설화에 등장한다. 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의조화상의 꿈에 금인(金人)이 나타나 나는 본래 우전국의 왕인데, 여러 나라를 편력하면서 경전과 불상을 봉안할 곳을 구했다. 산 정상을 바라보니 일만불이 다투었으므로 여기에 온 것이다. 마땅히 소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가다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안치하라고 일렀다. 일만불이 다투었던 곳, 이 곳이 달마산이다. 그리고 소가 일어나지 않은 곳에 절을 세우니 이 곳이 미황사다. 미황사는 소의 울음소리가 아름다웠다 하여 미(美)자를 쓰고 금인의 색을 취하였다 하여 황(黃)을 썼다. 대웅보전은 200여년의 세월을 지내는 동안 단청이 빠져 배흘림 기둥의 색채와 나뭇결이 오롯이 드러나 소박한 자연미를 뽑낸다. 대웅보전 안에는 1천 부처님이 벽화로 모셔져 있다. 그래서 3배만 하면 3천배가 된다니 이 곳에 들르는 이들은 꼭 3배를 하고 볼 일이다. 주춧돌에는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게자라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는 또 하나의 불국정토인 용궁을 형상화한 것이며, 피안이자 부처의 세계로 중생을 태우고 간다는 반야용선이 떠 있는 바다를 상징한다. 명부전에는 조선후기 최고의 선비화가인 공재 윤두서가 조각한 10대 시왕이 모셔져 있고, 응진전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묵선(墨線)으로 그린 벽화가 있다. 매월당 김시습은 일출에는 낙산사, 일몰은 미황사를 꼽았다고 한다. 이 곳의 낙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황금빛, 은빛, 붉은빛으로 변하며 땅끝 앞바다를 물들인다. 미황사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하다. 1년이면 템플스테이를 다녀간 사람이 4000여명에 이르고, 이 중 600명은 외국인이다. △구름길 절경에서 만나는 도솔암 4구간에는 도솔암으로 빠지는 샛길이 있다. 달마산 정상 암릉 꼭대기에 살포시 앉아 있다. 달마고도는 아니지만 풍경이 장관이다. 달마고도를 탐방했다면 반드시 빼놓지 말고 돌아봐야할 필수 코스다. 차로도 도솔암 근처까지 갈 수 있다. 도솔봉 중계탑 아래에 차를 주차해놓고 암자까지 걸으면 20~30분이면 닿는다. 이 길은 웅장한 바위와 시원한 들녘,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등성이를 타는 길이라 가슴이 확 열린다. 저절로 호연지기가 길러지는 길이다. 신비한 기암괴석 너머로 펼쳐진 산 아래 촌락과 들녘 그리고 바다, 너무도 청정한 이 길을 누가 만들었을까? 사색을 하며 오솔길을 걸어 도착하니 작은 암자가 나타난다. 미래불인 미륵이 산다는 도솔천이 이리로 왔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솔암, 암자를 받치고 있는 커다란 바위, 그 바위 밑에는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용샘이 있다. △해남의 아이콘 땅끝마을 달마고도를 거닐었다면 당연히 땅끝마을도 찾아야 한다. 땅끝마을은 해남의 아이콘인 까닭이다. 땅의 끝에서 맞는 해넘이 풍경도 곱지만, 그보다 해돋이 장면이 더 힘차고 아름답다. 땅끝마을 뒤는 사자봉이다. 정상에 세워진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에 땅끝탑과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송지면 엄남리 해안에서 땅끝마을을 거쳐 사구리 해안까지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다. 드라이브 코스 주변에 송호해변, 땅끝관광지, 사구미해변, 땅끝조각공원 등 명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해남읍 인근에는 고산 윤선도가 기거한 녹우당이 있다. /광주일보=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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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2 21:18

[新 팔도유람] 충남 보령 천북 굴단지 - 그대, 이 추위에 '굴' 할텐가?

타다닥~타다닥~.빨갛게 달아오른 석쇠 위에 올려 진 굴 굽는 소리다.충남 보령의 천북 굴 단지는 매서운 한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족, 연인, 동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석쇠 위에 굴을 구우며 겨울의 낭만과 맛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울수록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천북 굴 구이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굴맛을 보려는 전국의 미식가와 천수만의 아름다운 겨울 정취를 느끼려는 여행객들이 너도나도 찾으면서 천수만이 활기를 띠고 있다.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천수만 서쪽 하늘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며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굴을 굽는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천북 굴은 천수만의 넓은 갯벌과 서해의 명산 오서산에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 충분한 일조량 등 최적의 환경에서 3-4년 동안 자라 맛과 영양에서 최고를 자랑하며 굴 구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천북 굴은 남해안의 굴에 비해 조금 작고 둥글둥글 하지만 맛은 좋다. 지금은 굴 구이에 좋은 남해안 굴을 찾는 미식가들이 늘면서 남해안 양식굴의 최대 소비처가 된지 오래다.천북 굴 구이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가 제철이다.추운 겨울 아낙네들이 밖에서 일을 하다 춥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모닥불에 굴을 던져 구워먹던 것이 지금의 굴 구이가 됐으며, 그 맛이 단백하고 고소해 겨울철 별미가 됐다.전국 어딜 가나 원조 천북 굴 구이라고 간판을 걸고 영업할 정도로 천북 굴 구이는 겨울철 먹거리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석쇠 위에 굽는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만큼 맛 뿐만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겨울철 체력회복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빈혈과 간장병 환자에게도 좋아 웰빙음식으로 큰 사랑을 독차지한다. 특히 천북굴은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에서 햇볕과 바람, 물 등 자연 그대로의 서식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굴의 제 맛을 낼 수 있다.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흡수력이 뛰어나다.굴 구이의 맛은 국내 미식가들뿐만 아니라 입맛이 까다로운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아 겨울이면 천북 굴 단지를 찾는 외국인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굴 한 광주리를 불에 올려놓고 먹다 보면 어느 새 광주리는 텅 비고 만다. 광주리가 비면 싱싱한 소라, 바지락, 맛조개, 가리비, 홍합 등이 채워져 같이 구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특별한 맛을 원하는 미식가들은 돼지고기의 삼겹살을 준비하면 된다. 삼겹살에서 흐르는 기름에 깐 생굴을 함께 구워먹는 맛도 일품이기 때문이다.굴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도 겨울철 잃어버린 입맛을 사로잡는다.굴 향기가 가득한 굴 국수와 굴 밥, 굴로 만든 탕수육, 굴과 돼지고기가 조화를 이룬 굴 보쌈, 굴회, 굴전 등 굴을 이용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또 아낙네들이 정성스럽게 깐 생굴에 바로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어리굴젓은 밥상에 올려져 온 가족이 즐겨먹을 수 있는 밑반찬으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자연산 광어나 농어, 우럭, 낙지 등 연안에서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더욱이 겨울철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굴 한 광주리를 구워 먹는데 3만 원, 한 가족이 굴 구이와 굴 밥 등 한 끼 식사를 해결해도 6만-7만 원이면 충분하다.보령시와 홍성군을 잇는 홍보방조제 끝 자락에 위치한 장은리 굴 단지에는 허름한 굴 구이집 9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올 10월이 되면 굴 특화단지 조성으로 현대식건물이 들어서 영업을 하게 된다.천북 장은리는 굴 특화단지 지정으로 국도비 117억 원 등 모두 238억 원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3만 1653㎡가 재개발돼 유통 및 가공시설, 도로하수도처리시설,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완벽히 갖추게 된다.천북 굴 단지는 겨울철 20여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지만, 수십 년간 상인들이 국공유지에 불법 가설건축물에서 영업했으나 새로 단지가 조성되면 현대화된 건물에서 모두 합법적으로 영업이 가능해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굴 구이를 맛볼 수 있어 지역 브랜드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천북 굴 구이도 매년 12월이면 축제를 연다.축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몰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장은리 굴 단지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겨울철이면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또 천북지역이 전국 최대의 양돈농가 밀집 지역답게 양돈농가에서 돼지를 제공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푸짐한 돼지고기와 굴을 제공하는 것도 큰 자랑이다.주변에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풍부하다.아름다운 천수만의 경관을 조망하는 천수만지구 농어촌 테마공원은 장은리 굴 단지 주차장에 굴을 비롯한 6개 테마를 주제로 조성됐다.굴향나루 메인 테마공원을 비롯해 해안가에는 소망나루 전망대(190㎡), 파랑나루 해변조망광장(202㎡), 너울나루 해변휴게쉼터(2527㎡)와 1.2km 해나루길 해변트레킹 코스가 조성됐다.특히 굴향나무 메인 테마공원에는 굴단지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탐방객 안내소와 이벤트 광장 등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봉화산 등산로 정상에 전망대를 설치해 천수만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또 해나루길 해변 트레킹코스는 기존 임도와 등산로를 최대한 활용해 바다를 보면서 트래킹 할 수 있도록 조성돼 천수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산책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천북 굴 단지부터 홍성 남당항까지 이어진 홍보방조제를 지나 서해안 최대의 서산 AB지구 방조제까지 이어진 방조제 길은 천수만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최고의 코스다. 남당항에서는 겨울철이면 새조개를 맛볼 수 있는 새조개 축제가 열려 천북굴도 맛보고 남당리 새조개도 맛 볼 수 있다.인근 오천항에는 조선시대 서해안 해안방어를 책임지던 충청수영성이 있던 곳으로 우리나라 키조개 70%가 이곳에서 생산되며 싱싱한 키조개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보령8미의 오천 간재미 무침요리를 맛볼 수 있다.충청수영성 대표시설인 영보정은 다산 정약용이 세상에서 호수바위정자누각의 뛰어난 경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영보정(永保亭)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했을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또 상사봉에는 충청수영 해안경관전망대가 있어 이곳에서는 원산도, 삽시도 등 보령의 도서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청수영성, 오천항, 천수만, 보령호, 미인도를 볼 수 있어 서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꼭 들러볼 장소이다.대전일보=최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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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9 23:02

[新팔도유람] 경기지역 대표 카페거리 - 커피향에 홀리고 분위기에 취하다

거리를 걷다보면 한 블록 건너 한 집은 꼭 만날 수 있는 곳, 커피숍이다.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커피가 문화로 꽃피고 있는 시대다. 북극 한파가 몰려오는 요즘, 커피숍은 갈 곳 잃은 도시인들에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도심 속 쉼터도 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커피숍들이 죄다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경기도에는 커피계의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 재주가 뛰어나 숨어도 저절로 드러남)라 할 만한 곳들이 많다.용인시 기흥구의 보정동 카페거리는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도시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들이 몰리는 현상)이라는 위기를 넘어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은 물론,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문화의 거리로 사랑받고 있다.또 성남시 분당구에는 백현동 카페거리가 저마다 특색 있는 콘셉트로 손님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대형프랜차이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곳은 소상공인들이 지역을 선점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누르고 지역의 맹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최근 자생적으로 생겨난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 인근의 커피숍들은 지역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새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가 기대되는 용인 보정동 카페문화의 거리현재 134개 상가가 운영 중인 보정동 카페문화의 거리는 지난 2007년 용인 보정동이 개발되면서 이주자택지로 조성된 현재의 위치에 자연적으로 발생했다. 현재 28곳의 특색 있는 카페가 저마다의 분위기를 뽐내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운영되는 곳보다 빈 상가가 많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창업자들 1, 2명이 남들과 다른 카페를 꾸미면서 유명세가 시작됐다.특히 지난 2012년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인기를 구가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시작이기도 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카페들이 떠나자 특색을 잃고, 인근 주민들의 발길조차 뜸해져 다시 상권은 침체됐다.이때 상인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인디밴드를 초청해 공연도 하고 꽃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핼로윈데이 행사에는 2만2000여 명의 시민들이 골목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이탈리아의 유명한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서재를 모디프로 한 고급스럽고 빈티지한 서재 카페= 에코의 서재보정동 카페거리의 터줏대감이자 유일한 북카페다. 카페 입구부터 원목과 패브릭 방석, 화분, 잔디 정원 등이 편안하게 맞이하는 이곳은 조명과 테이블, 의자까지도 분위기를 더한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초코와플과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딸기와플, 프렌치토스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이곳의 대표 메뉴다.△25년 경력의 쉐프가 직접 만드는 정통 프랑스 스타일의 프리미엄 베이커리= W스타일프랑스, 미국에서 쉐프 경력을 가진 우경수 사장이 운영하는 건강한 베이커리다. 유럽풍 제법으로 구운 치즈케이크와 크루아상, 마카롱, 피아바타 등은 우연히 들른 손님마저 한순간 단골로 만든다.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테라스는 운치 있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다.△좌식 온돌 테이블이 눈에 띄는 사랑방= 더블샷케냐와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 5가지의 나라별 원두와 브라질 원두 기준으로 배합이 차별화된 커피 맛을 보여준다. 자체 로스팅은 기본. 식빵과 허니브레드, 생크림을 자체 제조한다. 카페 내부에 좌식 온돌 테이블을 마련해 각종 모임이나 스터디를 편하게 할 수 있다. 30~40대 여성고객들의 사랑방이다.◇오리지널리티(독창성)로 승부하는 성남 백현동 카페거리백현동 카페거리는 지난 2009년 성남 판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자생적으로 들어섰다. 이곳에 처음 카페의 문을 연 곳은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여느 곳처럼 일률적인 분위기의 카페가 주를 이루는 듯하더니 이 틈새를 비집고 카페 몇 곳이 독특한 콘셉트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 동네카페가 문을 닫는 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처럼 받아들여지던 때 당당히 승기를 잡았다. 인근의 독특한 형태의 단독주택지와 어우러지면서도 개성 있는 분위기를 가진 카페가 젊은 연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빈티지한 인테리어의 브런치 카페= 아임홈한적한 분위기의 백현동카페거리에서도 유독 손님들이 몰리는 이곳은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외관과 테이블 하나까지 공간 구석구석에 많은 신경을 쓴 내부가 매력적이다. 타르트와 샌드위치, 브런치 메뉴가 인기다. 수제 팥에 우유, 미숫가루, 찹쌀모찌로 만든 밀크 팥빙수와 필라델피아식 수제 밀크아이스크림은 특히 찾는 이가 많다.△컨테이너 박스와 넓은 원목테이블이 눈길을 끄는 카페= 커피킹몇 곳에 체인점이 생겼지만 커피킹의 시작은 백현동이다. 뛰어난 채광과 컨테이너를 활용하고 넓은 원목테이블이 독특한 이곳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양한 커피는 물론, 특색 있는 음료가 많다. 치아바타로 만든 샌드위치와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 등이 여유로운 주말에 기분을 한층 끌어올린다.◇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 수원 정조로수원에는 광교 카페거리처럼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거리도 있지만, 구시가지의 멋과 정취가 살아있는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정조로는 18세기 조선 정조가 세운 수원화성을 둘러싸고 있다. 수원화성은 처음부터 계획돼 읍성과 방어용 산성을 합한 성곽도시로 지어졌으며, 전통 축성기법에 과학적 기술을 활용한 당시의 첨단을 상징했다. 하지만 지금 수원화성 인근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발에 제한을 받아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첨단이 낙후된 것이다.최근에 몇몇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낙후된 이 지역을 다시 첨단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재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골목길의 분위기를 살리고, 낡은 주택이 주는 정취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세련된 모습을 바꿔 커피가 있는 휴식처로 만들고 있다.△남매가 함께 만드는 멋스런 카페= 정조살롱수원 화서문에서 화성행궁 방향으로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정조살롱. 2층짜리 나지막한 건물에 협소한 카페지만 골목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곳이다. 좁은 공간을 오히려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소품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조은별조상목 남매가 운영하는 카페로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가 유명하고 직접 구워낸 캐러멜크림 파운드와 레몬위켄드 파운드, 마스카포네 티라미수가 대표 메뉴다.△낡은 주택이 뭘 좀 안다는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정지영 커피로스터즈2층짜리 오래된 주택이다. 7, 80년대 유년시절을 보낸 이라면 시간을 되돌아간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주문받는 1층에 들어서면 종이상자 한쪽을 쭉 찢어 메뉴를 적어낸 무심함이 오히려 멋스럽다. 2, 3층에는 아기자기하지만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효율적으로 배치된 공간이 특징이다. 햇빛 쏟아지는 날, 옥상에 마련된 공간에서 화성행궁을 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는 원두만 따로 주문이 쇄도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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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26 23:02

[新팔도유람] 제주 한라산 눈 산행 - 지금껏 푸른 제주만 기억했던 당신이라면…

새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국(雪國), 겨울 한라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제주 겨울 여행의 꽃은 단연 한라산 눈 트레킹이다.특히 지난 11일과 12일은 한라산은 물론 평소 눈 구경하기 힘든 해안지대까지 대설특보가 내려지면서 제주 전체가 흰 눈에 뒤덮였다.한파가 물러간 제주는 현재 낮 최고기온은 15~17도로 따스한 봄과 같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제주의 겨울날씨로 거위나 오리털로 만든 두터운 외투를 입기가 민망할 정도로 포근하다.하지만 한라산에는 1m 이상의 많은 눈이 산 전체에 쌓여 순백미를 자랑하고 있다.제주의 한라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산으로, 보통 11월에 첫 눈이 내린다. 한 번 쌓인 눈은 이듬해 4월까지 한라산을 순백의 땅으로 수놓는다. 1년 중 절반가량을 하얀 눈을 감상할 수 있다.그래서 제주는 한 철에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한다고 한다. 한 겨울에도 해안가는 따뜻한 봄 날씨지만 한라산은 겨울 왕국이다.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한라산 눈꽃 산행에 나서고 있다.한라산 눈꽃 트래킹의 특징은 많은 탐방 코스만큼 코스별로 다양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한라산 등산로는 현재 5개 코스가 있다. 이중 한라산 정상인 해발 1950m의 백록담에 이를 수 있는 탐방로는 성판악코스와 관음사 코스 두 코스다.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는 백록담 산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발 1700m의 윗세오름에서 서로 만난 후 남벽을 향하는 코스로 백록담 정상까지는 갈 수 없다.서귀포 돈내코 코스 역시 한라산 남벽을 거쳐 윗세오름에 이르는 코스다.코스별로 눈 덮인 기암괴석, 숲 터널에서는 나무 온통 흰 눈에 덮인 모습, 드넓은 대지에 흰 눈이 쌓이고 주변 오름과 멀리 바다까지의 조망 등 다양한 눈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영실코스윗세오름(이곳까지 3.7㎞)을 지나 남벽분기점까지 5.8㎞코스로 한라산 탐방 코스 중 가장 짧고 난이도 역시 가장 낮아 산행 초보자에게 제격이다. 설경을 구경하며 산행하기 좋은 코스다.코스가 짧지만 설경만큼은 다른 코스에 뒤지지 않는다.탁 트여 시야가 시원하고, 무엇보다 오백장군 전설을 간직한 영실기암의 병풍바위는 다른 코스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최고의 절경이다.한라산 백록담 서남쪽 해발 1600여m의 위치에서 아래로 약 250여m의 수직 암벽이 형성돼 있는데, 이 암벽을 구성하는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곳이 영실기암이다. 영실기암은 한라산을 대표하는 경승지로서 영주12경 중 제9경에 해당하며, 춘화, 녹음, 단풍, 설경 등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과 울창한 수림이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는 명승이다. 영실의 절경뿐만 아니라 영실에서 내려다보는 산방산 일대는 마치 신선이 되어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어리목코스윗세오름(이곳까지 4.8㎞)에서 영실코스와 만나며 남벽분기점까지 6.8㎞ 코스. 어리목광장에서 사제비동산까지 약 2.5㎞까지는 숲 터널 구간이다. 사제비동산부터 시야가 확하고 트인다. 저 멀리 우뚝 서 있는 백록담 봉우리가 보이고, 주변 어디에도 거칠 것 없이 펼쳐진 지대가 흰 눈에 덮인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특히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제주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보이고 멀리 제주 북부의 바다가 가슴으로 달려온다.위세오름에 다달으며 백록담 산체가 손에 잡힐 듯하다. 이 코스와 영실코스 모두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지만 남벽분기점까지 가는 코스는 정상코스에서는 볼 수 없는 백록담 산체의 신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말로 표현 못할 기암괴석이 눈에 쌓인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다.△성판악코스정상까지 9.7㎞로 한라산 등산로 중 가장 길다. 꽃을 보려면 이 코스도 제격이다. 코스가 전체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어리목코스처럼 진달래밭까지는 협소한 숲길 탐방로지만 이 곳을 벗어나면 시야가 트인다.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어, 마치 하얀 솜 위를 걷는 기분이다.이 코스의 백미는 단연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한라산의 보석으로 불리는 사라오름이다.정상까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사라오름이 제격이다. 정상코스 중간 지점에 위치한 사라오름 안내판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600여 m를 가면 사라오름 정상이다사라오름은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이는 제주에 몇 안 되는 산정호수 오름이다.산정호수로만 비교한다면 백록담보다 더 아름답다. 드넓은 호수에 여름이면 호수 둘레 목책 탐방로에 까지 물이 가득해 등산화를 벗어야 할 정도다. 겨울이면 호수에 물 대신 눈과 얼음이다. 호수 주변 나무들은 호수에서 올라오는 습기 때문에 눈이 내리지 않을 때도 상고대가 펴 환상적인 절경을 연출한다.△관음사코스정상까지 8.7㎞ 코스. 성판악코스보다 1㎞ 짧지만 경사가 심해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난이도 최고의 코스다.힘든 만큼 볼 것도 많은 코스가 관음사코스다.눈꼿 뿐 아니라 삼각봉이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암벽의 사면, 임금의 왕관같이 생겨 왕관릉으로 불리는 암벽, 하천을 건너는 현수교 등 크고 작은 다리들.특히 이 등산로는 비탈진 경사면을 걷는 구간이 많아 많은 눈이 내릴 때 산사태도 종종 일어나는 곳으로, 몇 년 전까지 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많은 눈이 내릴 때는 통제되기도 한다.이 코스를 이용해 백록담까지의 여정은 다른 코스에 비해 힘들기 때문에 백록담 정상을 밟고 싶다면 성판악코스를 이용해 정상 백록담을 눈에 담은 후 관음사코스로의 하산을 권하고 싶다.성판악코스 출발점과 관음사코스 출발점을 전문으로 오가는 택시도 많아 큰 비용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돈내코코스출발지점에서 남벽분기점까지 7㎞. 코스 길이에 비해 정상 백록담에 이를 수 없는 코스이기에 다른 코스에 비해 평소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코스다.하지만 눈 쌓인 백록담 산체 남벽의 경이로운 모습은 실컷 감상할 수 있다.숲길이며, 봄에는 남벽 주변에 백록담 산체를 붉게 물들이며 흐드러지게 핀 철쭉도 이 코스의 빼 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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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9 23:02

[新 팔도유람] 경북 영덕 블루로드 - 누구라고 여기 멈춰서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새해가 밝았다. 어제 갔던 그 길은 오늘 갔던 그 길과 이제 다른 길이다.새해 길은 또다른 의미와 모습 그리고 냄새를, 길손을 맞고 있다. 동해의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동행하는 길로 손꼽히는 곳 영덕의 블루로드를 걸으며 나를 만나본다.바다가 있어 가슴이 탁 트이고 해풍에 실려오는 갯내음이 신선하다. 태백정맥을 따라 산과 골에서도 맑은 바람이 불어온다. 곳곳에서 만나는 어촌에서는 줄지어 늘어선 청어오징어 덕장의 가지른한 사열(?)에 우쭐해지기도하고 해산물을 다듬고 어구를 손질하는 어민들의 모습에 친근함과 숙연함을 느낀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사시사철 새롭게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길손에겐 싫지 않은 긴장감이다.영덕블루로드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의 동해안 트레킹코스인 해파랑길 중 영덕군 남정면 대게공원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64.6km의 해안길이다. 4개 코스로 영덕만의 특색 있는 아름다움과 이야기 덕에 꾸준하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쪽빛 파도의 길영덕의 남쪽에서 출발할 경우 블루로드 길에서 첫 코스는 쪽빛 파도의 길이다. 남정면 부경리 대게누리공원을 출발하여 장사해수욕장, 삼사해상공원, 강구터미널까지 이어지는 총 14km로 4시간 정도 코스이다.영덕에서는 대게누리 공원 인근이 골곡포가 바로 신라시대 향가 헌화가가 탄생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수로부인이 경주를 출발해 지금의 포항을 거쳐 강릉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 이르러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있을때 되레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에 빠진 한 백성이 벼랑 위 철쭉을 바쳤다는 것이다.북쪽으로 30여분 정도 갯내음 맡으며 걷다보면 즈음 장사해수욕장에 다다른다. 해안을 따라 울창한 해송 숲과 백사장 그리고 군함이 탐방객을 맞는다. 군함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감행된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함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장렬히 산화한 800여명의 학도병을 기리는 전적비와 위령탑을 세워 매년 9월14일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다음은 7번 국도변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포구 구계항과 남호리 아담한 백사장을 지나 삼사리에는 바다 위로 부채모양의 투명 산책로를 걸어보자 파도포말과 파도소리가 일품이다.이어 1970, 80년대까지 경북 동해안 최고의 유원지로 사랑 받았던 삼사해상공원이다. 남으로는 남호해수욕장, 북으로는 강구항이 한눈에 보인다. 동해의 첫 날을 깨우는 경북대종이 있는 삼사해상공원은 매년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명소다.△빛과 바람의 길강구면과 영덕읍에 걸쳐 이어지는 빛과 바람의 길 은 강구터미널에서 고불봉, 풍력발전단지, 창포말 등대로 이어지는 총 17.5km 6시간 코스이다. 시원한 조망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구간이다.강구터미널을 지나 오십천을 가로질러 강구대교를 건너면 강구항과 강구 대게거리가 나온다. 대게거리는 얼마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강구대교 쪽으로 다시 돌아오다 강구교회 쪽 산길로 고불봉 가는 길에 오른다. 가쁜 숨을 몰아가며 이정표를 따라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남쪽으로 삼사해상공원이 보인다. 좁은 소나무숲길을 따라 도로위 금진 구름다리를 지나 만나는 고불봉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이다. 235m의 그리 높지 않은 곳이지만 동쪽 바다와 북쪽 풍력발전단지, 서쪽엔 오십천과 영덕 읍내 철도와 영덕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론 강구항과 이어지는 산줄기들까지 뻗혀있는 산세 그대로가 들어오는 전방위 조망자리이다. 조선시대 문신 고산 윤선도 또한 영덕으로 귀양온 후 고불봉에 대한 시를 남겼다. 시비가 10여년 전 고불봉에 만들어져 있다.24개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이국적 풍경의 풍력발전단지는 영덕군에서 발간하는 대부분의 인쇄물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명소이다. 큰 산불이 난 자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풍력발전단지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내리막길을 걸어서 내려간다. 빛과 바람의 길을 종착지 해맞이공원의 상징물 창포등대다. 대게 집게발이 등대를 집어 삼킨 형상과 도로변 아름다운 가로등의 조화가 일품이다.△푸른 대게의 길푸른 대게의 길은 창포 해맞이 공원, 경정리 대게원조마을, 죽도산 전망대까지 약 15km이며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블루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바닷길이 있다, 환상의 바닷길,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로 표현되기도 한다.대탄리와 오보리, 노물리, 석리를 거치면서 많은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 놓은 기암괴석을 마주하게 된다. 해안가와 자연길을 걷기도 하고 도로를 따라 걷기도 한다.사실 이곳은 영덕에 천지원전 예정지에 속해 있거나 인접한 곳이었다. 현재 원전이 사실상 백지화됐지만 원전이 예정대로 건설됐더라면 블루로드의 이 구간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정부 시절 원전과 관련해 총리가 영덕군을 방문했을 때 영덕군에서도 블루로드 푸른 대게의 길을 살릴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이어지는 경정2리는 대게원조마을이 있다. 후삼국시대 고려 태조 왕건이 안동 지역에서 안동과 영해부(현재 영해면)의 토호들의 도움으로 견훤과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경주로 향하던 길에 이곳에서 대게를 처음 먹고 후일에도 대게가 계속 진상됐다고 한다.대게원조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걷다 보면 죽도산과 연결된 현수교에 다다른다. 해안 쪽에서 축산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죽도산은 원래는 죽도(竹島)라는 지명에서 알수 있 듯 동해안에서 몇 되지 않는 섬이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육지와 연결된 곳이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까지 왜구를 방어하는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했다.구한말 일제에 태백산호랑이로 통했던 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태어난 곳도 이곳 축산면이다.△목은 사색의 길축산항 죽도산 전망대에서 대소산 봉수대, 목은이색 산책로, 괴시전통마을, 고래불해수욕장을 잇는 약 17.5km 6시간 구간이다. 북쪽 마지막 구간이다.여기는 숲길, 산길을 통해 고요히 마음을 가다듬으며 역사와 사색의 길이다. 축산항의 남씨 발상지를 출발해 대소산봉수대를 지나면 목은산책로와 목은기념관이 조성돼 있다. 고려말의 충신 목은 이색은 외가가 있던 이곳 영해에서 출생하고 자랐다.이곳을 지나면 고택들이 아름다운 선을 과시하는 괴시리 전통마을이 있다. 괴시마을의 이름의 유래에도 목은 이색이 있다. 자신이 유학했던 당시 중국 장안성의 괴시와 태어난 고향 마을이 닮았다 해 괴시로 이름 붙였다.발길을 옮기면 구한말 의병장 벽산 김도현 선생이 경술국치의 울분을 견디지 못해 영양에서 6일 동안 걸어와 동해로 걸어들어가 목숨을 끊었던 대진해수욕장이 있다.이어 인접한 고래불해수욕장은 블루로드의 마지막 이정표가 된다. 고래+불(해변)이라는 단어를 보면 그 옛날 이 일대가 고래가 많이 노니는 곳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코스는 아니지만 시간을 내 꼭 들러볼만한 곳이 대진리 쪽 상대산의 관어대(觀魚臺)이다. 목은 이색이 이곳에 올라 고래불해변을 내려다 보며 바다에서 뛰노는 고래와 물고기 등에 대한 감동을 표현한 부(賦)를 남길 정도로 멋진 뷰포인트이다.■ 이젠 철도타고 블루로드 간다1월 중순 포항에서 영덕까지 동해선 철로가 뚫린다. 새로 개통되는 포항~영덕 철도의 경우 승용차 운행시간보다 20분 이상 빠르다. 포항에서 33분이면 영덕에 도착할 수 있어 철도를 이용한 탐방객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블루로드의 대표적 거점인 남정면강구면역 영덕읍 세곳에 새롭게 역이 생겨 블루로드를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건설 당시 이용객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평가돼 당분간은 단선 디젤기관차가 객차를 끈다. 하루 왕복 14회 운행, 3량 161석 자유석이라 복고풍의 재미도 있을 듯하다.● 먹거리△대게=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고 붙여진 게 종류. 영덕의 축산 앞바다 쪽 고운 모래바닥 심해에서 3, 4월 잡힌 것이 최고다. 4월 중 영덕대게축제△송이=8~10월 영서쪽지역 깊은 산속에서 많이 생산돼 국 위판 물량의 40%를 차지한다.△복숭아=7~10월 오십천변 중심으로 생산. 이른바 해풍과 육풍을 번갈아 맞아 당도와 비타민C가 풍부하다.△물가자미=일명 미주구리. 자연산으로 뼈째 씹히는 식감과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회무침, 건조제품 등 다양.△기타 자료=영덕관광포털 tour.yd.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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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2 23:02

[新 팔도유람] 경남 거제 외포항 '대구' 즐기기 - 통크게 大짜로 먹자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법 날카롭고 찬 바람이다. 1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이곳 거제시 장목면 시방리 흥남해수욕장도 겨울다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백사장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흔한 갈매기 발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백사장을 뒤로하고 바다를 쳐다봤다. 짙푸른 겨울 바다가 수평선을 중심으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는 배 한 척이 물살을 일으키며 부유(浮遊)했다. 그 뒤로 갈매기 수십 마리가 떼 지어 날아다녔다. 거제의 겨울 바다는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었다. 고운 모래를 품고 있는 해수욕장부터 모남이 없이 동글동글한 몽돌을 품고 있는 해수욕장, 그리고 수많은 어선이 들어오고 나가는 항구와 작은 포구까지. 각자의 형태는 달랐지만, 어느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겨울 생선 대구아지매, 생대구 한 마리 얼마예요?. 쌀쌀한 바람이 부는 지난 12월 11일 오전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 지나가는 손님이 가게 앞에 펼쳐져 있는 대구를 보고 여주인에게 무심한 듯한 말투로 가격을 물었다. 여주인은 가격보다 대구의 질을 강조하며 대구 꼬리를 잡아 올렸다. 그놈 진짜 크고 싱싱하네. 대구는 대가리 크기를 봐야 전체 크기를 알 수 있다카던데. 1m 남짓한 대구가 여주인의 손에 일자로 매달렸다. 그 길이에 논란 손님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흥정은 이미 끝난 것 같았다. 거래가 성사되자 여주인은 직접 가져갈지, 택배로 보낼지를 손님에게 물었다. 이미 여주인의 가게에는 택배에 쓰일 흰 스티로폼 상자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배송 여부가 결정되자 곧바로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탁,탁,탁. 수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칼이 거칠고도 섬세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대구의 살과 뼈를 갈라내고 대가리를 두 동강 냈다. 칼을 내리치는 데 일말의 주저함 없었다. 프로의 솜씨다. 손님은 대구는 뼈가 굵으므로 가게에서 손질하지 않으면 집에서 요리하기 버겁다며 팁을 알려줬다. 여주인은 이리(곤이, 물고기 수컷의 배 속에 있는 흰 정액 덩어리)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는다. 대구는 이리 유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맛도 좌우한다. 생대구 손질을 찰나(刹那)의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반건조 대구는 인고(忍苦)의 시간이 필요하다. 반건조 대구는 수컷의 경우 이미 산란을 마쳐 이리가 없거나 암컷의 경우 알집이 야물지 않은 것들이 주로 선정된다. 내장을 발라내고 배를 드러낸다. 크게 벌린 아가리에 고리를 걸고 이를 바람이 잘 부는 부둣가 어귀에 매단다. 적어도 3~4일을 해풍에 말려야 먹기 좋게 쫀득해진다고 한다.△외포항외포항은 대구 어장터로 이름난 항구다. 계절성 회유 어종인 대구는 북해도 근방에서 11월 하순께 동해를 거쳐 외포 앞바다와 진해만에 와서 산란하고 이듬해 봄에 돌아간다. 대구가 많이 잡힐 때 외포항은 전국에서 모여든 대구잡이 어선과 도매상인들이 득실댄다. 대구뿐 아니라 조기와 갈치, 청어 등 고급 어종이 많이 잡혔다. 조기와 청어는 625전쟁 전까지만 해도 많이 잡혔다. 전국의 80%가 거제연안에서 잡힌다고 전해진다. 외포항을 벗어나면 대한해협의 황금 같은 어장터가 있다. 이 어장터는 난한류가 교차해 다양한 종류의 생선이 서식한다. 외포항 주위의 해변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은 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해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다. 1월에는 산란기가 집중돼 어자원 보호를 위해 금어기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에도 이 시기에 대구를 잡지 못하게 했지만, 어민들은 그때가 아니면 대구를 잡을 수 없어서 불법어로를 해왔다. 광복 이후 1960년대까지도 대구가 많이 잡혔지만, 어업인구가 늘고 산란기 단속도 소홀해 무허가 어장이 판을 쳤다. 당연히 대구도 줄었다. 1980년대부터는 어자원 보호를 위해 산란기에 대구를 잡지 못하도록 계몽하고 단속도 했다. 또 대구 방류 사업도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다시 생산량이 다소 늘고 있다.△대구찜과 대구탕대구야말로 버릴 게 없는 최고의 생선이죠. 거제 외포초등학교 인근 외포식당의 주인 곽송주(61)씨가 힘주어 말했다. 대부분의 대구 요릿집이 부둣가에 몰려 있는 것과는 달리 외포식당은 부둣가와 멀리 떨어진 외포항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곽씨는 올해로 38년째 식당을 운영해왔다.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대구 요리법을 발판 삼아 20대 때부터 식당을 해왔다. 메뉴는 생선회, 대구탕, 대구찜, 정식 등 4가지다. 곽씨는 대구는 탕을 끓이기도 하고 구워도 먹고 말려서 포를 만들기도 한다. 대구 알은 탕을 끓이거나 젓갈을 담그고, 머리는 찜을 찌거나 탕을 끓여 먹는다. 대구 내장은 젓갈을 담그고 대구 간은 기름을 짜내 약을 만드는 등 버릴 데가 없는 생선이다고 말했다. 그녀가 식당을 차릴 때만 해도 이곳 외포에는 대구 전문 식당이 단 3곳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구 요리 전문점이 11곳에 이를 정도로 번창했다. 대구 튀김, 대구포, 대구뽈찜, 대구알젓 등 대구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무궁무진하지만, 활어를 먹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김봉기(68) 장목면이장협의회회장은 대구도 회를 떠 먹기는 하지만, 회를 만들 수 있는 음식점이 많이 없거니와 살이 너무 부드럽다 보니 활어의 제맛을 느끼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대구회를 먹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고 설명했다.△거제 모래 해수욕장 8곳거제에는 12곳의 해수욕장 있다. 이 중 8곳이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이다. 어느 곳이든 남해의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지만, 해수욕장마다 특유의 매력이 있으므로 시간이 된다면 한 곳씩 천천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구조라해수욕장은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완만하며 수온도 해수욕하기에 가장 적당하며, 주위에는 조선 중기에 축성한 구조라 성지와 내도외도 등 이름난 명승지가 있다. 덕원해수욕장은 인근에 문화관광농원이 있고 규모가 작아 가족단위로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덕포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하며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고와 그 이름을 명사해수욕장이라 하는데 해안변 가까이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며 해변을 돌아 홍포여차의 다도해를 관광할 수 있다. 물안(옆개)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물이 맑고 잔잔하다. 규모는 작지만, 해안변이 완만하며, 칠천연육교가 개통된 이후 교통이 편리하여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많이 찾고 있다. 구조라와 지세포 사이에 위치한 와현모래숲해변은 모래가 곱고 물이 맑으며 파도가 잔잔해 전국에서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황포마을 입구 풍류골에 위치한 황포해수욕장은 바다라기 보다는 호수처럼 잔잔한 황포해수욕장 앞에는 마치 쥐같이 쫑긋 솟은 괭이섬이 바라다보인다. 흥남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가 고운 것이 특징이며 멀리 부산이 바라다보이고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잔파를 일으키는 낭만적인 해수욕장이다.△거제 몽돌 해수욕장 4곳거제 해수욕장 12곳 중 4곳은 새알같이 동그란 돌이 있는 몽돌 해수욕장이다. 모래사장 해수욕장과는 다른 정취를 즐길 수 있으며, 특히 파도가 들어오고 나가면서 자갈과 부딪히는 소리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농소몽돌해수욕장은 거제도에서 가장 긴 몽돌 해수욕장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차몽돌해수욕장은 경사진 산지에 있는 이 마을은 곳곳이 기암절벽으로 거제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은 지형이 학이 비상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해 그 이름이 유래됐다. 함목몽돌해변은 해금강 입구에 있는 조그마한 몽돌해수욕장으로 조약돌이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어 이국적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며 주위에 이름난 해금강 등 관광명소가 많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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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5 23:02

[新 팔도유람]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 - 캬 ! 손 맛 봐 라

세계 4대 겨울축제이자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산천어축제가 2018년 1월6일부터 28일까지 화천천 및 시가지 일원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 다채롭게 열린다. △ 최고의 겨울 놀이터! 매년 1월 인구 2만7,000여 명의 접경지 화천에는 추위 따위는 아랑곳 하지않는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국내·외에서 몰려든다. 두텁게 언 빙판 위에서 엄청난 인파가 얼음낚시에 참여해 산천어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보다 특별한 추억을 원하는 용감한 사람들은 추운 날씨에도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맨손잡기장으로 뛰어든다. 겨울철 레저의 박람회장으로 불리는 2018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내년 1월6일부터 28일까지 23일 간 화천군 일대에서 펼쳐진다. △겨울축제 시즌은 12월부터! 화천산천어축제 개막일은 1월이지만 축제 시즌은 12월이면 막이 오른다. 화천선등거리 점등식과 세계최대 실내얼음조각광장 개장식이 12월23일 열리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화천의 밤거리는 오색찬란한 빛으로 채색된다. 지역 어르신들이 1년 간 만든 산천어등 2만7,000여 개는 화천군민 2만7,000여 명의 소망을 품고 하늘로 오른다. 서화산 다목적 광장에 조성되는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는 무려 8,500 덩이(850㎥)의 얼음이 중국 하얼빈 빙등 기술자들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웅장한 조각품으로 재탄생한다. 특별히 올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역대 올림픽 개최지의 주요 건축물들이 얼음조각으로 제작돼 신선함을 더한다. △ ‘얼음 밑의 귀족’산천어 만나기 축제의 주인공이자 ‘계곡의 여왕’으로 불리는 산천어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0있는 얼음낚시, 수상낚시, 추위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맨손잡기를 즐길 수 있다. 내년 축제에는 총 170여 톤의 산천어가 방양될 예정이어서 누구나 쉽게 산천어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얼음낚시는 당일 방문해 선착순 입장 가능한 현장 낚시터와 온라인 예약 낚시터, 그리고 밤낚시터와 수상 낚시터에서 즐길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한 전용 낚시터도 운영된다. 낮에 산천어를 만나지 못했다면 산천어의 활성도가 올라가는 야간을 노리면 된다. 화천지역 숙박업소를 이용한다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금반지가 경품으로 걸린 최대어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산천어 축제 맛있게 즐기기! 얼음낚시나 맨손잡기 등을 통해 잡아올린 산천어는 축제장 낚시터 인근 구이터나 회센터로 가져가면 맛볼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별미와 보양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산천어의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은 가히 일품이라 할 만하다. 특히 화천군은 축제 관광객들이 보다 맛깔스러운 산천어 구이를 맛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년 축제부터 새로운 구이법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산천어를 구우면 타고 외형이 부서지기 쉬웠으나 내년 축제에서는 구이 후 외형 변화가 거의 없고 골고루 잘 익은 산천어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산천어 구이 외에도 해물전, 한우 불고기, 고추마늘치킨, 골뱅이 무침, 올챙이 국수, 브라우니, 햄치즈 샌드위치 등 갖가지 먹거리가 관광객을 기다린다. △ 밤에도 이어지는 즐거움 2018 화천산천어축제가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야간 콘텐츠다. 단순히 즐기고 가는 축제가 아니라 머무르며 즐기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화천군의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다. ‘1박2일 체류형 축제’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화천산천어축제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화천에 잡아두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야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선등거리 페스티벌 ‘차 없는 거리’ 이벤트가 개막일인 6일을 비롯해 축제 폐막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다. 페스티벌에서는 찾아가는 상가 이벤트, 거리 퍼레이드와 DJ 가면댄스파티, 댄스공연, 버스킹, 깜짝 이벤트 등 관광객과 주민 수천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2017년 축제 당시 화천을 방문했던 핀란드 로바니에미시의 ‘리얼 산타’가 내년에도 변함없이 화천을 찾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한다. △ 놓칠 수 없는 겨울철 놀이문화체험! 산천어축제장에서는 산천어 체험뿐 아니라 총연장 100m의 스릴을 선사하는 눈썰매, 하늘가르기, 얼음축구, 짜릿한 속도감의 봅슬레이와 얼음 미끄럼틀 등 등 가족과 단체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다양하다. 건물 2층 높이를 자랑하는 길이 100여m의 초대형 얼곰이성과 눈조각 작품은 한겨울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에 안겨준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글로벌 겨울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즐거움과 유쾌함을 관광객에게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잘 키운 축제 하나, 열 공장 안 부럽다 산천어축제는 정부로부터 2004년 처음 대한민국 예비축제로 선정된데 이어 2006년 유망축제, 2008년 우수축제, 2010년 최우수축제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2003년 22만 명이던 관광객 수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11년 연속 100만 명 돌파’라는 세계 축제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발길도 화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축제를 방문한 외국인은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 내년 축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예상된다. 산천어축제는 정부로부터 전국 유일의 ‘흑자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축제가 화천의 지역총샌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산천어축제의 직접경제효과는 매년 1,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천어축제는 여러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화천지역 내수면 양식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고, 2006년 국내 최초로 축제에 도입된 화천사랑상품권은 전국의 지역상품권의 효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겨울 레포츠의 패러다임을 스키와 스노보드 등 설상 콘텐츠 일변도에서 얼음낚시로 다양화시켰다는 점은 국내 축제사에서 볼 때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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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9 23:02

[新 팔도유람-광주 1913 송정역시장] 해가 지면 또다른 빛 가자 송정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나아가 새것을 깨친다는 의미다. 1913 송정역시장의 오늘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1913과 송정역이라는 이름이 시장의 과거와 오늘을 담고 있다. 1913은 이곳의 역사를 말한다. 1913년부터 터를 잡고 있던 시장의 옛 이름은 매일송정역전시장이다. 많은 이들로 분주했던 시장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쇠락한 전통시장이 됐었다. 옛것이 되어버린 장소에 옛 향취는 남아있었다. 사람들 발길이 끊어진 이곳에 청년상인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현대의 감각으로 시장이 깨어나기 시작했다.정부, 기업, 지자체가 합작으로 온고지신을 실현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문화 감수성의 무대가 탄생했고, 잊혀져 가던 전통시장의 영화를 되살렸다. 여기에 송정역이라는 현재가 이곳에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었다. 1913 송정역시장에서 길 만 건너면 광주 송정역이 있다. 개장 이후 때마침 호남고속철도가 완공되면서 전국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게 됐고, 이곳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특히 밤의 풍경이 유명하다. 시장 입구를 가로지르는 등불과 고즈넉한 골목 분위기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먹고, 사고, 사진 찍는 재미가 가득한 곳. 해가 진 뒤 또 다른 빛으로 가득 채워지는 1913송정역시장을 200% 즐기기 꿀팁을 소개한다.△입으로 즐긴다. 온갖 먹을거리들1913송정역시장은 주로 젊은 층의 입맛을 겨냥하고 있다. 수제어묵, 고로케와 꽈배기, 식빵, 호떡, 쌀로 만든 베이글, 수제 초코파이, 양갱 등 간식거리가 넘친다. 계란밥과 보리밥, 국수, 세계 양산라면집 등 분식류도 있고 독일식 족발과 수제맥주, 전과 막걸리, 수제 밀맥주와 특징 있는 안주도 즐길 수 있다.기존 상인 점포에서는 식사류와 길거리 음식을 주로 판다. 국물 진한 시장국밥과 생태탕, 직접 뽑은 면으로 요리한 잔치콩물국수가 사람들의 배를 채운다. 닭밝볶음을 안주 삼아 술한잔 할 수 있다.시장통닭과 닭강정, 생과일주스와 식혜, 건강 차 등 즉석 음료도 추천! 시장을 조금 벗어나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달콤고소한 떡갈비를 맛 볼 수 있다. 시장 5분 거리에는 송정떡갈비 거리와 동남아음식 거리가 있다.△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정통 장보기관광객들을 발길을 잡는 하나의 문화 장소가 됐지만 시장은 시장이다. 장보기의 재미를 빼놓으면 안 된다. 먹을거리 장보는 데 안성맞춤인 1913송정역 시장이다. 전라도표 농수산물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고추, 마늘부터 과일, 굴비가게, 식육점. 여기에 장흥표고, 무산 김 등 친환경농산물과 김부각, 과일말랭이, 수제 과일청 등 건강까지 더한 먹을거리도 있다. 미숫가루, 콩가루, 고춧가루와 결명자, 옥수수, 둥굴레 등 다양한 차와 참기름, 들기름도 골라 사는 재미가 있다.시장 속 특별 아이템도 눈길을 끈다.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담아낸 팬시용품은 선물용으로 인기가 만다.△ 핫플레이스에서는 인증샷이 필수긴말이 필요 없다. 굳이 말로,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폼나는 인증샷을 남겨보자. 추억을 담은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을 놓치지 말자. 이곳에 왔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있다.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카메라를 들게 되는 시장 대표 얼굴, 입구. 1913송정역시장 예쁜 글자와 바로 옆 시계탑을 담아 사진을 찍어보자. 특히 밤에는 각 글자마다 노란 불빛이 들어와 더 운치 있다. 시장 중간쯤 플랫폼도 강추하는 장소다. 가끔 공연이 펼쳐지는 이곳에는 나무 팔레트가 테이블, 벤치처럼 놓여 있어 앉아서 사진 찍기 좋다. 옛 목욕탕 건물을 개조해 만든 수제 밀맥주집 창틀은 인증샷 최고 인기 장소다.덤으로 알려주는 인증샷팁! 시장 바닥에는 각 상가건물이 세워진 연도가 박혀 있다. 바닥의 숫자를 쫓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자에게 의미 있는 해와 일치하는 연도가 있다면 슬쩍 발을 들이밀고 사진을 남겨보자.● 시장 나들이로만 아쉽다면월봉서원으로 역사여행먹고, 사고, 찍느라 훌쩍 시간이 지나간다. 역사의 분주함과 시장의 소란함이 어우러진 1913송정역시장 나들이로만 아쉽다면 발길을 옮겨보자.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고요함 속에서 느껴보는 광주 광산구의 또 다른 매력, 월봉서원이 있다. 광산동에 있는 월봉서원은 조선 중기의 서원으로 16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 선생을 배향하는 서원이다. 고봉 선생 사후 1578년 낙암(樂庵)에 세워진 이후 임진왜란과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헐어졌다가, 1941년 현 위치에 빙월당(氷月堂)을 새로 지었다. 빙월당은 시지정기념물 제9호이다. 1978년부터 사당장판각내외삼문을 건립해 1991년 준공되었다. 매년 춘추향제를 지내며 다양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소: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곡길 133, 버스: 임곡89번 (월봉서원입구 하차, 도보 5분), 문의: 광산구 문화예술과 062-960-3827, 홈페이지: www.wolbong.org)<광주일보=김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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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5 23:02

[新 팔도유람]충남의 겨울바다 - 올 한해 모든 괴로움, 저 파도에 던져버리고~

타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찾았던 곳에 어느 덧 입김이 서려있다. 칼바람 탓에 차가운 듯 하지만, 역설적으로 온기가 남아있다. 열기를 식히던 곳이 도리어 위안의 장소가 된다. 그렇다. 그곳은 언제나 그랬다.겨울바다. 이 단어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그래서 신기하다. 아마 시대를 풍미한 노래 덕분일게다. 노랫말처럼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곳. 꽤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마지막을 충남의 겨울바다에서 보내는 것은 어떨까.△ 쿨한 대천에서 볼거리, 먹거리 즐기기여름철 서해안에서 가장 핫한 곳을 고르라면 누구라도 보령시를 떠올릴 것이다. 젊음과 낭만, 안락함과 자연미가 넘치는 명소 대천해수욕장이 있어서다. 대천해수욕장은 이제 추억 만들기에 적합한 장소로, 혹은 최적의 가족 단위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하지만 대천해수욕장을 단순히 한 철 장사만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겨울철 낭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대천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만 3.5㎞, 폭 100m에 달하는 대형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남쪽에는 기암괴석이 발달해 절경을 연출한다. 특히 외국인 휴양지로서 개발되기 시작해 수십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휴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마련돼 있다.자연경관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대천항을 찾는 것도 좋다. 청정해산물의 집산지인 대천항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역을 끼고 있는 항구다. 바다가 깨끗하니 어족도 풍부하다. 꽃게, 배오징어, 소라, 우럭, 도미, 대하 등 해산물의 종류가 다양해 입맛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대천항은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 아침이면 부두를 가득 메운 어선과 어민을 볼 수 있고, 인근 섬으로 떠나고 돌아오는 여행객들과 하루 종일 마주할 수 있다. 경매가 열리는 새벽시간이면 활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저마다 흥정을 하는 상인, 혹은 방문객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경매가 종료된 이후에는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수산시장이 들어선다. 저렴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벌이는 상인들과의 흥정, 야외나 방파제 인근 횟집에서 즐길 수 있는 회매운탕 등은 겨울철 대천에서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다.△세계 최대 철새 도래지 천수만에서 반가운 얼굴을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친구들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천수만은 매년 300여 종 40여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 세계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서산 해안과 안면도 사이에 형성된 천수만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속한다. 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심해 예전부터 양식장을 운영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1980년대 대규모 간척지 사업이 조성되면서 바다가 농지와 담수로 변했다.서해와 인접해 편서풍이 강한 천수만은 월동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월평균 기온 4.8도를 기록한다. 이 기간 최고 기온은 12.8도(10월)이고, 최저는 영하 0.3(1월)도다. 이는 겨울 철새들이 월동지로 많이 이용하는 주남저수지, 혹은 낙동강보다 월평균 4도 정도 낮은 수치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덕분에 같은 위도의 내륙지방보다 기온이 1-2도 정도 높다.천수만은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한다. 병목지점인 덕분에 다양하고 많은 수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현재 관찰된 새의 종류만 해도 총 13목 44과 265종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천연기념물 28종, 멸종위기종 10종, 환경부 지정 보호종 32종의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고 있어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대표 철새 10종은 가창오리, 큰기러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장다리물떼새, 대백로, 붉은부리갈매기, 큰고니 등이다. 평소 보기 힘든 종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인 만큼 사진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당진 왜목마을에서 지나간 고민 훌훌겨울철 아침해는 더욱 붉게 타오른다. 애틋한 마음으로 2017년을 보내거나, 설레는 가슴으로 다가오는 2018년을 맞이하고 싶다면 해뜨는 마을인 당진 왜목마을을 찾는 것이 제격이다.서해바다 일출 명소인 왜목마을은 서해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이름인 왜목은 마을의 지형이 왜가리의 목처럼 가늘고 길게 바닷가로 뻗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왜목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한 어촌이었지만, 바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이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당진시는 반도처럼 북쪽으로 솟아 나와 있는데, 이 솟아나온 부분의 동쪽에 왜목마을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동해안과 같은 일출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왜목마을의 일출은 장엄하고도 화려한 동해의 일출과는 달리,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맛이 살아있다.왜목마을 해변가에서 다양한 모양의 섬을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모래사장과 갯바위 너덜지대가 혼재된 왜목마을 해변은 국화도가 마을 앞바다를 수놓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덕분이다.특히 광활한 바다 가운데 심심찮게 섬이 떠있어 눈은 더욱 즐겁다.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산책을 할 수 있도록 수변데크가 조성돼 있는 덕분에 걷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수변데크를 따라 해안선을 걸으면, 올 한해 겪었던 고민들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메기새조개굴까지'맛있는' 서해여행의 절반은 음식이다. 때문에 타지에서의 식도락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서해안 겨울바다에도 반드시 먹어봐야만 하는 제철 해산물이 있다.못생긴 생선으로 유명한 물메기는 보령과 서천지역의 겨울 별미로 꼽힌다. 꼼치, 물메기, 물텀벙이, 물퉁뱅이, 물잠뱅이 등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못생긴 외모와 달리 맛 만큼은 뛰어나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은 못생긴 외모를 덮고도 남는다. 물메기는 칼슘, 철분, 비타민B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생선이다. 특히 숙취 해소에 탁월할 뿐 아니라 저칼로리 고단백 식재료인 덕분에 겨울철 영양보충, 혹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 최초 어류학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평가가 돼 있을 정도다.비싼 가격에 구하기도 쉽지 않은 명품 조개인 새조개도 겨울철 서해안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이다. 새의 부리 모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름을 갖게 된 새조개는 홍성 남당항의 대표 먹거리다. 육수에 살짝 데치면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겨울인 1월부터 제철을 맞는 새조개는 2월까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충분한 여유를 갖고 맛볼 수 있다. 올해에도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았던 덕분에 새해에도 더욱 많은 수확량이 기대된다. 새조개를 즐길 수 있는 남당항과 인근 궁리포구에서는 쌀쌀하지만 포근한 겨울풍경과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도 있다.해양수산부 선정 1월의 수산물인 겨울철 대표 건강식품 굴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영양덩어리 굴은 아연과 철분, 칼슘, 타우린 등이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하다.무엇보다 굴은 피로가 쌓이는 연말 몸보신에도 좋은 식품이다. 전장에 나가는 나폴레옹이 챙겨먹었을 정도로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덕분이다. 클레오파트라가 피부미용을 위해 즐겨먹었다는 사료가 있을 정도로 미용에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제철 굴을 즐기고 싶다면 보령 천북 굴단지를 찾자. 유명 굴 요리집이 바다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이곳은 굴구이를 비롯해 굴회, 굴밥 등 다양한 요리를 입맛에 따라 즐길 수 있다.대전일보=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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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8 23:02

[新 팔도유람 - 동계올림픽 앞둔 강원의 설원] 겨울을 반겨라…설원을 누벼라…인생을 즐겨라

전 세계인의 축제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2018년 2월9~25일) 스키와 스노보드 경기가 열리는 스키장을 미리 즐겨보자. 평창동계올림픽 주 개최도시 평창에 위치한 용평리조트 스키장과 휘닉스평창 스노우파크가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빠르게 스키장 문을 열었다. 올림픽 개최지 역 스키장은 서울~강릉을 잇는 경강선이 12월 중순 개통하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1시간30분, 인천공항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평창역과 진부(오대산)역에 내리면 용평리조트와 휘닉스 평창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손쉽게 스키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국내 스키스노보드 마니아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장비만 챙기면 세계적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올림픽 주무대에서 미리 활강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동계올림픽의 메인리조트로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동안 IOC 본부 호텔 및 미디어 빌리지로 사용되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정선 하이원스키장,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춘천 엘리시안 강촌 등 강원도내 스키장도 잇따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겨울시즌에 돌입했다.△평창 용평리조트 스키장용평스키장은 지난 17, 18일 핑크, 뉴레드, 옐로우 슬로프를 오픈했다. 개장 후 매일 팬타입 57대와 건타입 27대 등 84대의 제설기를 총동원해 현재 레드파라다이스, 레드메인, 뉴옐로 슬로프까지 모두 6개 슬로프를 연 상태다. 특히 용평스키장은 올해 개장 42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와 공연을 마련했다. 지난 25일에는 개그맨 정찬우가 응원단장으로 활동 중인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연예인 응원단 화이트타이거즈를 초청,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며 올림픽 여정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날렸다. 이번 시즌 기간동안 주변 관광지 중 오대산 월정사 천년의 숲길과 대관령 하늘목장 등을 저렴한 가격에 투어할 수 있는 상품도 내놨다. 용평스키장에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때 레인보우 코스에서 알파인 회전경기와 대회전, 단체경기 등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린 대회가 열린다. 발왕산 등 4개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총 28개의 슬로프 중 레인보우 및 실버 슬로프 등 6개 면은 올림픽 때 활용될 예정이라 일반인 이용이 불가능하다.△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는 지난달 17일 팽귄과 스패로우 슬로프 개장을 시작으로 디지 슬로프와 챔피언, 파노라마 슬로프까지 모두 5개 슬로프를 열었다. 총 21개 슬로프 중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6개 슬로프는 이번 시즌 아예 일반인에게 개장하지 않는다.2018년 1월22일부터는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로 아예 스키장 영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스노보드 성지로 불리는 휘닉스평창 스노우파크의 겨울을 즐기려면 서둘러야만 한다.휘닉스 평창 스노우파크에서는 모글과 에어리얼, 슬로프스타일, 평행대회전 등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9개 종목에서 모두 18개의 금메달 주인공이 탄생할 예정이다. 휘닉스 평창 역시 올 시즌 짧아진 이용기간을 대신해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콘도 그린동 앞에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상시 이벤트로 열리고 12월1일부터 야간스키도 가능하다. 블르캐니언 광장에서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해 대규모 불꽃놀이를 진행하고 31일에는 송년이벤트가 풍성하게 열린다.△평창알펜시아 눈썰매장올 겨울, 스키와 스노보드가 부담스럽다면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평창알펜시아리조트 눈썰매장은 총 면적 4567㎡로 94m의 활강 슬로프를 따라 허공을 미끄러지는 듯한 짜릿하고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무빙워크가 설치돼 있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눈썰매장 이용이 가능하다. 평창알펜시아리조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메인리조트로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호텔 및 미디어 빌리지로 사용된다.△정선 하이원스키장18면의 슬로프에서 총 길이 21㎞의 설원을 누릴 수 있는 하이원스키장은 지난 18일 개장했다. 하이원 스키장은 시간당 최대 2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리프트 6기와 곤돌라 3기, 아테나1 슬로프에 무빙워크 15기를 갖추고 있다. 해발 1,340m 높이의 마운틴 탑에서 출발하는 하이원 대표 슬로프인 제우스는 겹겹이 펼쳐진 겨울 산을 감상하며 약 4km를 내려오는 초보자코스로, 초보자도 대접받으며 탄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난이도의 슬로프를 보유중인 하이원은 18면의 슬로프에서 21㎞ 코스를 세계스키연맹(FIS)으로부터 공인을 받았으며 중상급 프리스키어와 스노보더를 위해 아폴로 4 슬로프에 터레인파크, 하프파이프 등의 익스트림 시설도 갖추고 있다.이밖에 스키어들의 배를 건강한 음식으로 든든히 채워줄 뷔페레스토랑 아테나 키친을 비롯해 700석 규모의 카페테리아와 전자식 물품보관함 등 스키어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또 슬로프 정비용 차량을 개조해 스키장 곳곳의 빼어난 설경을 즐길 수 있는 설상차 투어, 눈썰매장, 노천탕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가득 채워 스키어들을 맞이하고 있다.△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스키월드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는 지난 22일 오픈했다. 24일부터는 야간 스키도 운영한다.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는 지속적인 제설로 총 12개 면의 슬로프를 평년보다 빠르게 순차적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스키장 개장에 이어 눈놀이 테마파크인 스노위랜드를 12월 중순 오픈한다. 스노위랜드는 매봉산 정상의 독립된 공간에서 온 가족이 함께 눈 썰매 빛을 즐기는 새로운 개념의 스노우파크다. 4만6,000㎡의 면적에 썰매존 눈사람존 촛불거리 등 14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비발디파크는 스노위랜드를 위해 전용 곤돌라를 신설했다. 주요 액티비티시설은 튜브썰매, 레프팅썰매, 스노우모빌 레프팅등이 있으며 야간에는 눈꽃터널과 촛불거리로 로맨틱한 공간을 연출한다.△춘천 엘리시안 강촌전철타고 가는 스키장으로 유명한 춘천 엘리시안강촌 스키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키어와 스노보더 등 겨울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면서 개장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겨 지난 24일 개장했다. 12월1일부터는 밤 11시30분까지 운영하는 야간스키도 문을 연다. 엘리시안강촌 스키장은 교통편도 확대했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준 고속열차 ITX 청춘열차를 이용하면 쉽게 스키장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수도권 무료 셔틀버스도 20개 노선, 110개 정류장을 상시 운행한다.강원일보=이명우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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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