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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팔도명물] 제주 양파

양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드물다고 할 정도로 양파는 우리나라 음식의 필수 식재료다. 제주는 전국 양파 생산량의 4~5% 정도로 재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따뜻한 기후로 인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햇양파가 수확되는 곳이다. 지난 9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올해 첫 햇양파가 수확됐으며, 현재 도내 곳곳에서 본격적인 양파 수확이 시작된 상황이다. 특히 대정읍은 제주 전체 양파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양파 재배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올해 제주지역 양파 예상 생산량은 3~5월에 수확·출하하는 조생종이 4만3480t, 6월 이후 수확·출하하는 중만생종이 6110t 등 총 4만9590t의 양파가 수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하 후 장기간 저장하는 중만생종과는 달리 조생종 양파는 수확되는 즉시 출하가 이뤄진다. 막 출하된 제주 햇양파는 알이 단단하고 수분이 많아 겨우내 보관됐던 저장 양파보다 아삭한 맛을 자랑한다. 또 매운맛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단맛이 강한 특징이 있어 생으로 먹는 것은 물론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사용하기도 좋다. 우리 음식의 대표적인 양념 채소 중 하나인 양파는 알싸한 매운맛과 단맛이 있는 식재료로 찌개나 볶음, 국, 샐러드 등 무궁무진한 활용법을 가지고 있는 채소다. 실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양파 소비량은 약 30㎏으로 전 세계 5위 수준이며,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약 60㎏인 점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거의 매일 양파를 섭취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양파는 토마토, 수박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3대 채소 중 하나로 꼽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노동자들의 원기를 북돋아 주는 음식으로 여겨졌다. 원산지는 서아시아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는 조선말 미국이나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파가 뿌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가 식용하는 양파는 껍질이 겹겹이 쌓여있는 비늘줄기 부분이다. △혈관 지킴이 양파...돼지고기와 궁합 최고 양파는 수분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지만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타민C, 칼슘, 인, 철 등의 영양소가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특히 양파의 퀘르세틴이라는 성분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축적되는 것을 억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퀘르세틴은 활성산소와 과산화지질로부터 세포가 공격당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세포의 염증과 상처를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효능으로 인해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아 제주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 양파채나 양파장아찌를 주로 곁들여 먹는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신경안정제 역할을 해 잠을 잘 때 머리맡에 양파를 두면 신경을 안정시켜 잠을 한결 편안하게 자는데 도움을 준다, 또 알리신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혈액 내 혈소판이 엉기는 것을 방지해 혈전이나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켜주기도 한다. 그 외에도 양파에는 술을 마실 경우 소모되는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고 간의 지방분해를 돕는 글루타싸이온이라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숙취를 해소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알이 단단하고 껍질 선명해야 좋은 양파 좋은 양파는 알이 무르지 않고 단단하며 껍질이 선명하고 잘 마른 것이다. 또 들었을 때 무거운 느낌이 들고 크기가 균일한 것이 좋다. 싹이 난 양파는 푸석거리거나 속이 빈 경우가 있고 보관을 잘못하면 악취가 나기 때문에 냄새로 좋은 양파를 구별할 수 있다. 특히 국내산 양파는 껍질이 부드러워 잘 찢어지고 뿌리털 대부분이 남아있지만 중국산 양파는 껍질이 질기고 잘 찢어지지 않으며 뿌리털이 제거돼 있어 이를 통해 구분하면 된다. 양파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비닐 팩 등에 밀봉해 보관하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해 쉽게 썩으며 냉장 보관할 경우 쉽게 무르고 역한 냄새를 풍기기 쉽다. 이에 양파는 밀봉하지 않고 망에 담겨 있는 상태로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또 양파가 서로 맞닿아 있으면 상처가 나고 습기가 차기 때문에 양파와 양파 사이를 끈으로 묶어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껍질을 깐 양파나 손질 후 남은 양파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신선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양파를 손질할 때는 양 끝을 칼로 잘라낸 후 겉껍질을 벗겨내고 깨끗하게 물로 씻으면 된다. 양파를 세로줄을 따라 썰면 채를 치거나 다지기 쉽고, 세로줄에 맞춰 수직으로 크게 썰면 동그란 고리 모양의 슬라이스를 만들 수 있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생으로 먹을 때는 찬물에 잠깐 담갔다가 먹으면 매운맛을 줄일수 있지만 너무 오래 담가두면 알리신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양파 수확 시작했지만 가격 비상...“햇양파 많이 드세요” 올해산 양파가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했지만 수입 양파와 저장 양파 등으로 인해 출하 가격이 시작부터 불안한 모양새다. 대정농협에서 지난 9일 첫 출하된 양파는 15㎏ 기준 1망에 2만7000원의 좋은 가격을 받았지만 이후 출하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현재 15㎏ 기준 1망에 1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1㎏당 1000원 수준으로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 제주지역 양파 예상 생산량은 평년보다 2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가격이 더욱 떨어질 우려도 높다. 이에 대정농협에서는 농가들과 논의, 매주 금요일에는 수확 작업을 하지 않도록 하는 등 양파 수확량 조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인력 부족과 영농자재 상승으로 양파 농가가 시름에 빠져 있다”며 “건강에 좋은 아삭하고 맛있는 햇양파 많이 드셔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일보=김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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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3 13:34

[신팔도 명물] 대통령도 반한 '칠곡할매글꼴’

2023년 칠곡할매글꼴(이하 할매글꼴)이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에 보낸 신년 연하장을 할매글꼴로 제작하면서부터다. 연하장에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 국민적 관심을 불렀다. 경주 황리단길엔 할매글꼴로 제작한 대형 글판이 내걸렸고, 해병대는 할매글꼴을 활용해 입대 환영 현수막을 제작했다. 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MS워드·파워포인트 정식 글씨체로 등록되고, 국립한글박물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대통령도 반한 칠곡할매글꼴 할매글꼴을 모르면 간첩(?)이란 시쳇말이 있다. 할매글꼴이 시사용어 사전에 등재될 만큼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시행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추유을(89), 이원순(86), 이종희(81), 권안자(79), 김영분(77) 할머니에 의해 탄생했다. 할매글꼴 주인공들은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할머니들의 사연을 들은 대통령실 초청으로 이뤄진 만남이었다. 이 자리서 대통령은 할머니들이 작성한 '대통령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에 서명했고 대통령 기록물로 영구 보전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신분일 때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서 할매글꼴을 사용한 바 있다. 그때 "칠곡군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SNS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손글씨가 문화유산이 된 것과 한글의 소중함을 함께 기리는 차원"이라고 설명, 관심을 보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할머니들을 위해 40여 년 만에 교사로 돌아와 수업을 진행하고 명예졸업장을 전달했다. 이 도지사는 "칠곡 할머니의 글씨를 처음 보는 순간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며 "어르신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켜 평생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려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할매글꼴 전시회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경북도청에서는 할머니의 일상과 시화 특별기획전이 이미 진행됐고, 국립한글박물관에는 할매글꼴로 제작한 표구가 상설 전시되고 있다. 16일부터는 어린이 동화작가 전이수와 함께 제주시 걸어가는 늑대들 미술관에서 '괜찮아'란 주제의 특별기획전이 한달간 열린다. 이 기획전은 코로나와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홍보에 나설 만큼 기대가 크다. 칠곡군은 할매글꼴을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농산물 포장지를 제작하고, 칠곡할매거리를 조성하는 등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할매글꼴은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견뎌내며 '근대 속의 전근대'를 살아온 할머니들이 남긴 문화유산"이라며 "글꼴을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각고 노력의 산물 칠곡할매글꼴 할매글꼴은 일제강점기와 가난으로 한글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인문해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한글 문화유산으로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칠곡군은 2019년 9월 글꼴 제작을 위해 성인문해교육을 받는 400여 할머니 글씨체 가운데 개성 있는 다섯 분의 글씨체를 선정했다. 선정된 할머니들은 자신의 글씨체가 디지털화되어 영구 보존된다는 소식에 마지막 유언을 남기듯 온 힘을 다해 글씨 연습을 했다. 할머니들에게 글꼴 제작은 힘겨웠다. 4개월여 동안 1인당 2천여 장 종이를 글씨체로 빼곡히 채웠다. 획의 굵기를 일정하게 하려 네임펜을 사용했는데 한명당 7~8개를 쓸 정도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영어 알파벳과 특수문자는 그림 그리듯 글자를 그려냈다. 가족들은 강사로 나서며 응원했다. 2019년 12월 마침내 할매글꼴은 한글과 영문 폰트로 칠곡군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으로 배포됐다. 폰트는 글씨체 원작자의 이름을 따 칠곡할매 권안자체, 이원순체, 추유을체, 김영분체, 이종희체로 이름 붙여졌다. 할머니들은 코로나 상황에도 값진 문화유산을 만들어냈고, 문화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우뚝섰다. 할매글꼴이 공개되자 "폰트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난다"는 등의 극찬이 쏟아졌다. 추유을 할머니는 "살면 얼마나 더 살겠나. 아들, 손주, 며느리가 우리가 죽고 나면 글씨를 보며 기억했으며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글씨체가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권안자 할머니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칠곡할매글꼴 날개를 달다. 칠곡군 내에 내걸리는 현수막은 대다수가 할매글꼴을 사용해 제작된다. 공직자들은 할매글꼴로 만든 명함을 사용하며 홍보를 한다. 분식집과 치킨집 등 식당은 할매글꼴 배달 손님에게 편지를 쓰자 호응이 이어졌다. 할매글꼴은 방송인·역사학자 정재환 전 성균관대 교수가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개그맨으로 활동한 정 교수는 우리말 겨루기 TV 프로그램 진행으로 한글과 인연을 맺은 이래,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자타 공인 한글지킴이다. 연간 1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찾는 경주 황리단길 입구에는 권안자체로 '지금 너의 모습을 가장 좋아해'라고 쓴 5mⅹ10m 대형 글판이 내걸려 있다. 글판 앞은 사진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수원 해병대 사령부와 포항시 오천읍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해병대 입대를 환영합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현수막을 걸었는데, 할매글꼴이 장병들에게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 이유다. 충북 충주시 우리한글박물관은 할매글꼴로 제작한 표구를 상설 전시하고,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할매글꼴에 담긴 숨은 이야기와 제작 과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안내 책자를 비치하고 별도의 기획전을 개최했다. 할매글꼴이 한컴오피스에 공식 탑재됐다는 소식에 할머니들은 토마토, 가지, 오이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한글과컴퓨터에 전달해 달라며 칠곡군청을 찾기도 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정규 한글교육을 받지 못한 마지막 세대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한글이 걸어온 역사에 발자취를 남기고 새 역사를 쓴 것으로 평가해 할매글꼴을 USB에 담아 유물로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칠곡할매글꼴 문화관광상품 된다 칠곡군은 할머니들과 어린이 동화작가 전이수가 16일 제주시 걸어가는 늑대들 미술관에서 '괜찮아' 특별기획전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할매글꼴 문화관광상품화에 나선다. 기획전은 '10대 같은 80대 칠곡 할머니, 80대 같은 10대 제주 소년'이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기획전은 전 작가가 2020년 칠곡군 수피아미술관에서 가족과 자연, 사랑을 표현한 그림 전시회를 연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 작가의 작품 40여 점에 담긴 의미를 할매글꼴로 설명하고, 칠곡 할머니의 인생과 삶이 녹아 있는 시집과 시화를 선보인다. 할머니들은 전 작가의 그림을 감상하고 "시험 못 봐도 괜찮아, 손자는 잘만 살더라"처럼 "○○해도 괜찮아 ○○○하더라"는 형식의 대국민 응원 문구를 캔버스에 담아 전시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일제강점기를 온몸으로 견뎌낸 칠곡 할머니와 제주의 푸른 바다를 보고 자란 소년의 특별한 만남이 기대된다"며 "제주도민을 비롯한 관람객 모두가 깊은 울림이 있는 희망을 얻고 돌아가길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칠곡군은 전시회에 이어 전 작가의 작품과 할매글꼴을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작해 가정의 달에 배포할 계획이다. 앞서 칠곡군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할매글꼴과 할머니들이 쓴 시를 이용해 만든 이모티콘을 제작해 배포했다. 할매글꼴 문화관광자원화를 위해 칠곡할매문화관 건립에도 나선다. 칠곡군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문화관 건립에 필요한 국비 200억원 지원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다. 이 밖에 할매글꼴을 활용한 농산물 포장지, 벽화거리 조성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을 앞두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매일신문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칠곡할매들이 전하는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 칠곡할매글꼴 할머니들이 어린이 동화작가 전이수와의 '괜찮아' 특별기획전과 관련해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내놓아 관심이 모아진다. 기획전은 전이수 작품 40여 점에 녹아있는 의미를 할매글꼴로 설명하고, 칠곡 할머니의 인생과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시집과 시화를 선보인다. 추유을 할머니는 "공부를 좀 못해도 괜찮더라"라는 메시지를 내고, "공부가 다 아니더라. 나는 4남매를 키웠는데, 그중에 공부하려는 애는 많이 시켰고, 하기 싫어하는 애는 적게 시켰다. 공부 적게 한 아이가 가까이 있으면서 더 자주 오가고, 효도한다. 공부가 다 아니고 성격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순 할머니는 "돈이 없어도 괜찮더라"고 했다. 할머니는 동네에 돈이 있는 사람도 못쓰고 결국 가드라면서, 잘 먹고 마음 좋게 살다가 가는 게 좋다면서 할머니와 같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내놓았다. 젊은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도 있다. 이종희 할머니는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시간이 지나니 어려운 일도 다 괜찮더라"며, "힘든 일도 괴로운 일도 시간 지나니 추억 같고, 눈감고 생각해보니 세월이 보약이더라"는 삶의 지혜를 던졌다. 김영분 할머니는 "혼자라도 괜찮아. 동네 할매 할배들이랑 10원짜리 화투도 치고. 음식도 맛있는 것 먹고 하니 괜찮다"면서, "너희는 나보다 젊으니까 낫잖아. 그러니까 걱정하기 보단 노력하고, 버티면서 살아보자. 내가 옆에서 도와줄께"라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편 할머니들의 연륜과 삶의 지혜가 담긴 메시지는 복잡다단한 현대를 사는 할머니와 같은 세대와 젊은 세대에 큰 울림으로 다가가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메시지를 들은 한 칠곡군민은 "힘들어하는 나에게 딱 맞는 위로였다. 젊으니까 걱정하기보다는 노력하고, 버티면서 살아보자는 김영분 할머니 말씀에 한 번 더 용기를 낸다"고 소감을 전했다. 매일신문=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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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6 14:25

[신팔도명물] 경남 진주비빔밥, 슥슥 비벼 한 입 뜨면 '꿀맛'

▲천년의 맛과 향, 진주비빔밥의 유래 천년고도 진주를 대표하는 음식 ‘진주비빔밥’은 향토음식으로서의 명성과 역사적 의미 그리고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음식이다. 진주냉면, 진주 헛제사밥, 교방 상차림 등과 더불어 ‘진주 4미’의 하나로 꼽힌다. 진주비빔밥의 유래는 임진왜란 중 진주성싸움에서 병사들과 백성들이 왜군과 대치하면서 성에 남아 있는 소를 잡아 육회로 만들고 각종 나물을 얹어서 먹었던 것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음복을 할 때 차린 제물을 모아 비벼서 나누어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맛과 색감이 뛰어난 진주비빔밥은 진주의 꽃밥이라는 의미로 ‘진주화반’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각종 기록물에도 진주비빔밥의 명성이 잘 나타나 있다. 고종3년(1896년) 진주가 경남도청 소재지가 되었을 때 관찰사가 가장 즐기는 음식이 진주화반이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925년 ‘개벽(開闢)’에 실린 ‘팔도대표의 팔도자랑’이라는 기사에 경상도 대표로 진주비빔밥을 소개하고 있다. 1929년 간행되었던 ‘별건곤’이란 잡지의 팔도명물 특집기사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했으며,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1946)’에도 ‘진주는 비빔밥’이란 내용이 있다. ▲‘칠보화반’이란 이름에 담긴 진주역사 진주비빔밥은 소고기 사골이나 양지를 장시간 우린 육수로 밥을 지어 지역특산물인 다섯 가지 나물과 속대기(돌김)로 맛을 내고 바지락 살을 이용한 보탕국과 그 위에 붉은 엿고추장, 특히 소고기 우둔살을 잘게 썰어 깨소금, 마늘, 참기름 등으로 양념한 육회로 마무리해 선짓국을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비빔밥과 같이 먹는 선짓국은 살코기와 선지, 간, 허파, 천엽, 내장을 푹 우린 국물에 무, 콩나물, 대파를 넣어 입맛을 살리고, 특유의 얼큰한 맛도 함께 낸다. 진주비빔밥 한 상은 채소와 패류, 육류, 유지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이상적인 웰빙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진주비빔밥은 ‘꽃밥’ 또는 ‘칠보화반’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동황색의 둥근 놋그릇과 흰밥, 그리고 고사리, 무나물, 돌김, 숙주나물, 청포묵 등 다섯 가지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색상의 아름다운 꽃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칠보화반’은 극락과 꽃의 상징으로 불리며,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와 관련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칠보는 극락세계를 이루는 7가지 보석으로 진주성싸움에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 7만 진주 사람들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는 기원을, 화반은 진주 기녀들이 진주성에서 산화한 선배 기녀들의 영혼을 천도하는 제를 지낸 음복 음식에서 비롯되어 이 음식이 대중들과 만나 꽃밥으로 재창조되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3대 비빔밥 중 하나, 진주비빔밥의 특징 오랜 역사를 지닌 진주비빔밥은 전주비빔밥, 북한 해주비빔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비빔밥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주비빔밥과 비교해 볼 때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전주비빔밥은 밥을 지을 때 소머리 국물을 사용하는 반면 진주비빔밥은 사골국물을 사용한다. 또한 전주비빔밥이 콩나물을 사용하는 대신 진주비빔밥은 숙주나물을 쓴다. 비빔밥과 함께 내는 국도 전주비빔밥은 콩나물국을, 진주비빔밥은 선짓국을 낸다. 전주비빔밥은 황백지단과 비빔밥 위에 계란 노른자를 올리고, 진주비빔밥에는 소고기 육회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진주비빔밥은 ‘육회비빔밥’으로 불리기도 한다. 진주비빔밥만의 특징으로는 바지락으로 끓인 ‘보탕국’을 비빔밥에 넣어 비벼 먹으며, 고추장에 물엿과 황설탕 등을 첨가해 만든 엿고추장을 비빔장으로 곁들인다는 점이다. ▲진주 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진주비빔밥 진주에서 비빔밥으로 유명한 식당은 대안동 촉석로207번길 3에 위치한 ‘천황식당’이다. 1915년 개업한 이래 4대째 진주비빔밥의 명성을 이어온 식당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식진흥원에서 ‘오래된 한식당’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진주를 여행한다면 한번쯤 들러 오랜 역사가 담긴 비빔밥 한 그릇을 먹어보길 권한다. 그 외에도 천수식당, 만나원, 미담, 본토비빔밥, 설야, 설향, 오복비빔밥, 제일식당, 천년의비빔밥, 더하우스갑을 등이 진주비빔밥 식당으로 유명하다. 경남신문=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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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09 14:51

[신팔도명물] 전남 구례 산수유

지난해 말 구례군 ‘국가공인 1호 치유농업사’가 된 강승호(60) ‘지리산과 하나되기’ 대표는 말 그대로 지리산 정기(精氣)와 하나되기 위해 산수유 농사를 택했다. 지난 2010년 구례에 자리 잡은 그는 산동면 위안리에서 3306㎡(1000평) 규모 산수유 농장을 꾸리고 있다. 산수유는 해발이 높고, 나무 수령이 많고, 계곡을 끼고 자라야 과피가 두꺼운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강 대표가 ‘지리산 서리맞은 산수유’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한겨울 눈 속에서 영하 20도의 날씨를 버텨내고 응달에서 말린 산수유를 가장 좋은 품질로 친다. 강 대표는 무농약 약용으로 인증 받은 유기농 산수유만을 키워낸다. 대표 상품으로는 유기농 건산수유와 유기농 발효 산수유 진액, 산수유 꿀 등 ‘유기농 3종’ 식품이 있다. 5년 전부터는 현대백화점이 80여 식품장인을 엄선한 식품관 ‘명인명촌’에 이름을 올려 전국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몸에 좋은 한약재를 넣어 산수유청을 담그거나 바삭한 크런치 과자와 발효 빵, 술빵, 초콜릿을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새콤한 산수유 드레싱 맛이 일품인 ‘지리산국립공원 친환경 도시락’이 나왔고, 서울 양재동 매헌시민의 숲 인근 카페들에서도 톡 쏘는 산수유 에이드를 맛볼 수 있다. 오미자, 구기자와 함께 약용 열매의 ‘3대 천왕’으로 불리는 산수유는 구례에서 다양한 식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구례 햅쌀과 지리산 청정 암반수로 빚은 ‘산수유 막걸리’와 발효 약주인 ‘산수유술’, 산수유환, 산수유장어환, 산수유잼, 산수유발효차 등 가짓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3월이면 284.2㏊ 면적에 12만주의 산수유나무가 구례 곳곳을 노랗게 물들인다. 구례 농민들의 삶의 기반이 돼온 산수유농업은 지난 2014년 6월 국가중요농업유산(제3호)으로 지정됐다. 앞서 200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기 시작했고, 구례군은 2011년 산수유산업특구로 선정됐다. 구례지역 전체 농가 4074가구 가운데 4가구 중 1가구꼴(23.1%)인 940가구는 산수유나무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건피 162t을 생산해 28억8100만원 매출액을 올렸다. 구례에서 가장 북쪽 끝에 있는 산동면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수유 주산지이다. 전체 면적 1만130㏊의 82.8%에 달하는 8390㏊가 임야로 구성됐다. 경작지가 부족한 산간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산수유를 재배한 것이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성장한 발단이 됐다. 평지와 산지의 지형을 모두 닮은 선상지와 구릉지는 산수유 재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구례 산동 산골 마을 주민들의 애환은 문태준의 시 ‘산수유나무의 농사’에 담겼다.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트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어진다/ 산수유나무가 농부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 끌어모으면 벌써 노란 좁쌀 다섯 되 무게의 그늘이다’ 구례 산수유는 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약용 열매다. 머리에 떠올리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붉은 열매 산수유는 유기산과 배당체, 비타민A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예로부터 간과 신장 기능을 좋게 하고 방광 기능 보호, 여성 질환에 좋은 열매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떫은맛과 신맛이 나는 이 열매는 여름철에는 탈진을 예방하고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조절하는 효능도 갖고 있다. 구례 산동면 이름은 오래된 전설에서 비롯된다. 1000여 년 전, 중국 산동성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예로부터 전해져왔다. 산동면 계척마을에는 수령 1000년 된 산수유 시목(始木)이 있다. 국내 산수유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나무 규모는 높이 7m·둘레 4.8m. 여기에서 구례를 비롯해 전국 각지로 산수유나무가 보급됐다고 한다. 주민들은 시목을 ‘할머니 나무’, 동쪽 원달리 달전마을에 있는 산수유 고목을 ‘할아버지 나무’라고 부른다. 지난 2020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종자은행인 ‘시드 볼트’(Seed Vault)에 구례군 산동면 계척마을 산수유 시목 종자를 영구 저장했다. 주민들은 해마다 ‘할머니 나무’ 앞에 모여 풍년제를 지내고 있다. ‘할머니 나무’ 외에도 1979그루의 산수유나무가 구례에서 100년 넘게 살고 있다. 광주일보=백희준·이진택 기자 △구례 산수유꽃축제 4년만에 열린다 봄꽃 가운데 가장 먼저 피는 것으로 알려진 산수유꽃이 다음 달 구례 산골 마을 곳곳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전국 상춘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구례 산수유꽃 축제’가 오는 3월11일부터 19일까지 산동면 지리산 온천 관광지와 산수유 군락지 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려 4년 만에 열리는 축제다. ‘영원 불변의 사랑’을 담은 산수유 꽃말과 어울리게 축제 주제는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로 정했다. 구례군은 축제 기간 공연과 체험, 판매전 등 40여 개 행사를 알차게 마련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해 교통과 안전 대책에 중점을 뒀다. 본격적인 축제 행사는 개막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 개막 공연에는 TV 경연 ‘미스터트롯’으로 이름을 알린 트로트 가수 장민호가 출연한다. 구례 출신으로, TV 경연 ‘조선판스타’에서 우승을 거둔 가수 김산옥과 트로트 가수 박해신, 구례 대표 가수 이정옥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식전 공연에서는 구례 합창단과 원촌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산수유 대표 노래인 ‘구례의 산수유’를 부른다. 지난해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호남여성농악’의 흥겨운 무대도 이어진다. 이외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획하고 펼치는 ‘우리동네 버스커’ 공연과 ‘렛츠디스코’, 국가무형문화재 농악공연 등도 관객을 만난다. 구례를 찾은 어린이 가족 방문객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키즈데이’와 ‘휴 쉼터’ 등도 조성했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마술 공연과 비눗방울 놀이 등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이번 산수유꽃 축제의 대표 체험 행사로는 ‘산수유 열매 까기 대회’가 있다. 산수유 씨와 과육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우수 참여자에게는 기념품을 준다. 행사 기간 진행하는 ‘산수유꽃길 걷기’는 모두 3개 주제로 구성했다.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산수유패밀리웍’과 일상에서 걷기를 실천하자는 취지의 ‘산수유꽃길-지구를 위한 작은 발걸음’, 무장애 걷기 길로 마련한 ‘러브앤힐링로드’ 등이 있다. 모바일 앱 ‘워크온’을 통한 걷기 도전 행사와 주변 관광지를 들러 도장을 찍어오면 기념품을 주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도 진행한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4년 동안 축제를 기다려온 관광객들을 위해 축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꽃을 시작으로 화엄사 홍매화, 구례300리 벚꽃, 섬진강 갓꽃 등 봄철 내내 우리 지역 꽃길을 걸으면서 구례의 봄 정취를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구례군은 산수유꽃 축제에 이어 ‘구례300리 벚꽃축제’를 서시천체육공원과 300리 벚꽃길에서 오는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사흘간 개최하며 ‘봄꽃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일보=이진택 기자 사진설명= 사진설명= 구례군 산동면 계척마을에 있는 수령 1000년 산수유 시목(始木) ‘할머니 나무’.<구례군 제공>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에 있는 ‘산수유 문화관’. 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눈 덮인 지리산 산골에서 붉게 알알이 잘 영근 산수유 열매. 잘 익은 산수유와 구례 햅쌀, 지리산 청정 암반수로 빚은 ‘산수유 막걸리’ ‘산수유 막걸리’ 제조 현장. 산수유건피. 산수유 크런치 과자. 산수유환. 산수유즙. 산수유 진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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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4:55

[신팔도명물] 강원도 강릉 초당두부

봄을 시샘하듯 찬 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는 따뜻한 두부전골 또는 순두부찌개 한 그릇이 떠오른다. 두부 중 전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강릉초당두부’는 강릉시 초당동에서 탄생한 팔도 명물이다. ■초당두부의 유래 ‘초당(草堂)’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였던 허엽(許曄·1517~1580)의 호다. 허엽은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전’ 작가 허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가 강릉부사로 재임할 때 탄생한 게 바로 초당두부였다. 예부터 서민들은 두부를 만들어 먹었지만 소금기가 없어 맛이 좀 싱거웠다고 한다. 강릉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바람이 강해 천일염 생산이 어려웠다. 때문에 서민들이 소금기를 넣을 생각을 못했지만 허엽은 바닷물이라는 천연 간수로 두부를 만들게 했고, 특유의 맛이 소문나며 대표 음식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초당두부가 널리 확산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 부터였다. 전쟁 중 마을에서 두부를 쑤어 시장에 내다파는 집이 한두 집 생기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형편이 어렵다보니 전쟁 이후에는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1986년 초당마을에서 처음으로 두부를 메뉴로 한 원조초당순두부집이 영업을 시작했다. 피폐해진 가정 경제를 이끌기 위해 가족들이 밤새 두부를 만들었고, 여성들은 대야를 이고 강릉 시내에 나가 팔았던 것이 차츰 이름을 얻어 지금의 유명세를 갖게 됐다. ■맛·영양 만점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콩으로 만든 식품인 두부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칼슘이 풍부한데다 아미노산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콩에 들어있는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 즉, 리놀레산으로 체내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병과 비만증, 고혈압, 동맥경화를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까지 있다. 더욱이 상당량의 토코페롤은 피부를 곱고 튼튼하게 해 주므로 노화방지에도 한 몫한다. 천연 해수(海水)를 사용한 두부는 콩물이 응고되는 모양이 독특하다. 강릉 초당에서는 눈이 내린 듯 몽글몽글한 순두부(초두부)를 만날 수 있는데, 다른 두부와 다른 뭉게구름 모양의 담백한 순두부가 특징이며, 이 순두부로 만든 두부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강릉초당두부는 대표적인 슬로푸드이자 웰빙 먹거리의 대명사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즉석식품들이 주변에 많지만 두부에는 시간과 정성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접한 이들은 별 맛을 느끼자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담백한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혀끝에 감기는 부드러움이 오랜 시간 남는다. 자극적인 요즘의 식단에서 순한 그 맛이 그리워 다시 찾게 되는 요리다. 강릉초당두부보존회장인 김규태(53)대표는 3대째 ‘초당 토박이 할머니 순두부’를 운영하며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대표는 “옛날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집도 있고, 최근에는 트렌드에 맞춰 젊은층의 신규 창업도 확산되고 있는데 그 덕에 손님도 더 늘어났다”고 했다. 또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두부요리가 생길 것이고 거기에 맛과 친절까지 갖춰 강릉초당두부가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두부 요리들 강릉의 두부요리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있기있는 메뉴는 두부전골이다. 쑥갓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호박 등 각종 야채에 순 국산재료 강릉초당두부를 넣어 만든 두부전골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또 두부 본연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순두부정식, 모두부가 메인 메뉴다. 초당두부도 시대 흐름에 맟춰 활발히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순두부짬뽕도 많이 찾는다. 강릉짬뽕순두부 동화가든 본점과 소나무집초당순두부 등 초당두부거리 대부분의 가게들이 맛집으로 정평 나 있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매콤한 짬뽕 향과 보들보들한 순두부의 조화가 일품으로 해장용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다. 문어순두부 등 다양한 메뉴가 개발되고, 밑반찬도 기존 김치 장아찌에서 벗어나 계란말이 등 신세대 입맛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순두부 젤라또 매장 역시 고소한 두부의 맛과 시원 쫀득한 젤라또의 풍미가 더해져 MZ세대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이밖에도 초당두부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릉초당두부 아이스크림, 초당두부 케이크, 초당두부 유제품, 초당두부 만두 등이 개발돼 출시됐다. ■초당두부 맛있게 먹기 두부 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 두부촌을 형성한 초당두부마을에는 두부집이 20곳 운영되다 최근 더 늘어나 25개소가 됐다. 해마다 초당두부를 맛보기 위해 초당두부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300만명이 넘는다. 초당두부가 지역 경제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운영해 역사가 비슷하고, 바닷물로 응고해 두부를 만든다는 점이 유사하다. 단 집집마다 콩물을 내는 방식과 끓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음식을 내는 스타일도 약간씩 다르다. 흰 순두부만을 고집하는 곳도 있고, 양념을 더한 전골을 주력으로 하는 업소도 있다. 초당두부의 제 맛을 보려면 갓 만든 두부를 맛볼 수 있는 아침에 가는 것이 좋다. 아무리 잘 만든 두부라도 찬 물에 넣고 하루를 넘기면 그 진미가 달아나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초당두부 가게에 가면 새벽 4시부터 콩을 갈아 만들기 시작해 7시쯤 완성된 갓 만든 두부를 먹을 수 있다. 강릉 초당마을 주변에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아르떼뮤지엄, 경포아쿠아리움 등 관광지가 인접해 있으며 안목 커피거리도 가깝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과 강릉에서 초당두부를 맛보며 식도락 여행을 즐기고 잊지 못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 강원일보=최영재기자 사진=강원일보 DB (박스)강릉초당두부 제조 과정 초당두부의 제조 과정은 콩불리기-콩 갈기-콩물 걸러내기-콩물을 가마솥으로 끓이기-바닷물 넣기-순두부 완성-나무틀에 담기-촛물 빼기-절단-초당모두부 완성 순으로 진행된다. 두부의 가장 기본재료인 콩 선택이 중요한데, 이는 두부의 맛을 좌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한다. 그래서 두부의 재료로 사용하는 콩은 국산 콩 중에서도 강원도 콩을, 묵은 콩보다는 햇콩을 사용한다. 두부 만들기의 첫 순서는 콩불리기다. 콩을 충분히 불려야 단단한 콩이 부드러워져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당마을 주민들은 콩을 불리는 작업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겨울에는 12시간이상, 여름에는 6시간 가량 맑은 물에 불린 뒤 콩을 간다. 전통적으로는 맷돌에 콩을 갈았으나 요즘엔 대부분 기계식 맷돌을 이용한다. 이후 걸러진 고운 콩물만 30여분 끓여낸다. 초당마을 사람들은 콩물을 끓일 때 불의 세기 조절과 간수 맞추는 것을 특별한 비법으로 여긴다. 바닷물을 미리 떠 불순물을 가라앉힌 후 간수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간수의 양이 조금만 더 첨가돼도 두부가 만들어 질 때 단단해진다. 이렇게 간수를 부을 때 엉기는 것이 바로 순두부다. 강릉사람들은 초두부라고도 부른다. 순두부가 만들어지면 두부 틀에 면포를 얹고 순두부를 붓는다. 그리고 면포에 두부가 꽉 차면 누름판을 누른다. 그 위에 돌 한 덩이를 눌러놓고 물을 뺀 후 절단하면 모두부가 된다. 강원일보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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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9 15:38

[신팔도명물] 경기도 양평 단월 고로쇠

통일신라 말기, 풍수학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 국사는 광양 옥룡사에서 참선 중이었다. 오랜 수행 후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았고,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던 도중 가지가 부러지고 말았다. 부러진 나무에선 수액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마신 도선은 신기하게도 무릎이 쉽게 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후 수액을 '뼈에 이로운 물'이란 뜻의 '골리수(骨利水)'라 불렀고, 그 말이 변해서 '고로쇠'가 됐다. ■ 자연이 허락한 나무의 선물 강원도 홍천군과 접경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이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지닌 소리산과 맑은 공기 가득한 숲, 약수터가 지천에 있는 청정지역이다. 봄이 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데 소리산과 쾌일산, 보룡천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는 매년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의 목을 축여준다. 고로쇠 나무 수액은 1.8~2%의 당도에 각종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건강한 단물'이지만 1년 내내 마실 수는 없다. 이른 초봄 2월 중순에서 4월 초순까지만 채취되는 고로쇠 수액은 나무 지름 10㎝가 넘어야 구멍 하나를 겨우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간엔 무턱대고 나무에 관을 꽂아 수액을 뽑는다는 낭설이 돌았으나 속사정을 알고 나면 고로쇠가 그렇게 귀할 수 없다. 고로쇠 수액의 생산 난이도는 다른 임산물에 비해 높은 편으로, 십 수년간 고로쇠를 채취한 작목반 사람들도 '자연이 허락해야만 조금씩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로쇠가 수액을 내는 데엔 몇 가지 조건이 있으나,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온도 차다. 밤 기온이 내려갈 때 고로쇠 나무의 줄기 안쪽은 수축운동이 일어나며 땅속의 수분을 흡수해 줄기 안으로 빨아들인다. 밤사이 체액을 가득 채운 줄기는 낮에 햇볕을 받아 줄기가 팽창하는데 이때 나무 수피를 벌리면 고로쇠 수액이 나온다. 이외에도 황사가 오는 날엔 나무가 액을 출수하지 않는 등 채취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 고로쇠 전통의 고장, 양평 단월 이렇다 보니 1년에 나무가 수액을 허락하는 날은 평균 20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수액 채취에 이상적인 온도는 밤 영하 3~5도·낮 영상 8~13도로, 일교차가 크고 70% 이상이 임야인 단월면은 고로쇠 나무가 수액을 내뿜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단월 주민들의 구전에 따르면 이곳에서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전통은 시대를 거슬러 조선시대까지 이른다고 한다. 주민들이 고로쇠 나무를 살피다 보면 이전에 수액을 받기 위해 낸 칼자국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성인이 두 팔로 안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나무에 난 칼자국은 그 수령을 짐작하는 것조차 어렵다. 즉, 단월의 고로쇠 나무는 대량 생산을 위해 심은 것이 아니라 자생한 나무들이란 의미다. 고로쇠 축제도 25년 전 단월 석산1리 고로쇠 마을에서부터 마을 사람들이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석산리 고로쇠 마을은 고로쇠 나무에 칼집을 내서 쪽대에 이파리를 연결해 항아리를 대고 받아마시는 전통 방식으로 고로쇠 수액을 마시곤 했는데, 이웃끼리 삼삼오오 모여 배가 부를 때까지 마시던 그 고로쇠를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25년 전 단월 고로쇠 축제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로쇠는 채취 및 관리규정도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단월 고로쇠는 고로쇠나무 1그루씩 국유림관리소의 허가번호를 부여받아 관리되고 있으며 천공과 채취부터 집하·병입 과정 모두 철저한 위생처리를 통해 생산한다. 생산자는 관할 지자체를 통해 수액 채취 허가를 받은 후 채취 기술과 사후관리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나무 한 그루에는 나무의 가슴 높이 지름을 기준으로 10~19㎝는 구멍 1개, 20~29㎝는 2개, 30㎝ 이상은 3개까지 뚫을 수 있다. 또한 나무 보호를 위해 한 해 채취한 나무는 휴식년을 두어 채취를 제한한다. ■ '물로 하는 보양' 고로쇠 축제, 3년 만에 돌아온다 고로쇠 수액에는 염산이온과 황산이온,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 성분이 보통 물에 비해 40배 이상 함유돼 있다. 에너지 공급원인 과당과 비타민, 철분, 망간 등의 무기질 또한 들어있어 '보양'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단월 고로쇠 축제 방문객 연령대는 40~70대 등 7080세대에게 인기가 많으며 축제현장도 방문객이 추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채웠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축제를 열지 못했으나 오는 3월18~19일, 3년 만에 '제24회 양평 단월 고로쇠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축제는 주최 측 추산 코로나19 이전 매년 10만명이 몰리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로쇠 행사로 회를 거듭할수록 길이가 늘어나는 24m 김밥말이, 전통줄타기, 음악회 및 노래자랑, 송어잡기, 추억의 7080 여행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축제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고로쇠 막걸리'는 행사의 백미다. 고로쇠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에 걸쭉하게 뽑은 전통식 막걸리로 방문객들에게 매년 인기가 높다. 판매용 고로쇠는 UV정제기로 살균해 맛과 위생을 모두 잡았다. 생산량은 고로쇠 나무 특성상 매년 일정치 않아 어느 해는 행사 첫날 고로쇠가 모두 동나곤 한다. ■[인터뷰]고향 사랑 고로쇠 한길, 여용수 단월 고로쇠축제추진위원장 단월 고로쇠 축제가 올해로 24해째를 맞았다. 여용수 단월 고로쇠축제추진위원장은 올해로 16년째 고로쇠 축제를 주민들과 이끌고 있다. 그는 "단월 고로쇠를 경기도의 명물을 넘어 전 세계의 명물로 만드는게 꿈"이라며 "25년 전 방에서 삼삼오오 마시던 고로쇠가 단월의 축제로 만들어진 이후 9회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고 지금껏 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위원장은 "단월면은 경기도 동부 지역 끝 작은 시골이다. 현재 고로쇠 작목반 인원은 10명 남짓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중 40대 2명을 제외하면 모두 70~80대"라며 "단풍나무인 고로쇠를 이용해 단월을 봄엔 고로쇠 축제, 가을엔 단풍구경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로쇠는 사람이 막 뽑는다고 뽑아지는 게 아니라 나무가 필요한 만큼만 채우고 넉넉한 것을 사람에게 내어주는 것"이라며 "전통막걸리 항아리 양조장에서 빚은 고로쇠 막걸리가 별미니 행사에 오셔서 꼭 드셔보시라"고 말했다. ■ 고로쇠 보관 TIP 고로쇠 수액은 차갑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거나 영하 1~영상 1℃ 냉장실에 보관할 경우 한 달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개봉하면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기에 9~18ℓ의 고로쇠 수액은 생수병이나 유리병에 소분해서 보관하면 된다. 며칠이 지난 후 뿌옇게 뜨는 부유물은 식물성 섬유와 당분이 얽혀 있는 것으로 아무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고 흔들어 마시면 된다. 이 때 얼음 사각틀에 넣어 냉동실에 얼린 후 백숙이나 된장찌개 등 음식을 할 때 고로쇠 얼음덩어리를 하나씩 넣으면 천연 조미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경인일보=장태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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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2 14:48

[신팔도명물] 제주 레드비트

제주의 땅과 햇살, 바람, 그리고 농부의 땀 방울이 만들어 낸 빨간빛 영양 덩어리가 웰빙 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은은한 단맛과 강렬한 선홍빛으로 일명 ‘빨강 사탕무’라고 불리는 레드비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겨울철 제주에서 나고 자란 비트는 특히 달큰하고 질이 좋아 전국 각지에서 소비된다. ▲여름보다 더 달콤한 제주 겨울 레드비트 빨간 색감과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비트가 제철을 맞았다. 비트는 따뜻한 곳에서 잘 크는 채소이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높은 제주에서 맛있게 자란다. 비트 재배에 적합한 기후 덕에 제주지역 비트 재배 면적은 2015년 23만㎡에서 2019년 228만㎡ 등으로 늘고 있다. 레드비트의 제철은 단연 겨울이다. 겨울 비트는 여름 비트에 비해 작고 동글동글하지만 높은 당도와 진한 향으로 사계절 중 가장 좋은 맛을 자랑한다. 재배 품종은 우단, 보한, 메를린, 아틀란, 타이틀, 루비, 안토산, 등으로 다양하다. 비트 상품 등급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양과 크기(무게)다. 보통 농가에서 말하는 상품 비트는 근 모양이 원형이고, 근 무게가 450~850g인 것을 기준으로 한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서 15년째 비트 농사를 짓고 있는 이승관(63)씨는 “레드비트는 콜라비에 반해 인건비가 절반도 안 드는 효자 작물”이라며 “재배하기가 까다롭지 않고, 비상품은 가공용으로 활용돼 폐기 물량도 적다”고 말했다.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날씨와 비타민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해풍, 적절한 일교차로 단단하고 아삭한 육질을 만날 수 있다.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옥한 제주 화산토는 비트의 신선함을 배가 시킨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어 겉모습은 울퉁불퉁하지만, 은은한 단맛과 뛰어난 섬유질, 적은 수분을 자랑한다. 제주 천혜의 자연 땅에서 자라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레드비트는 전국에서 찾는 최고 품질의 슈퍼푸드다. ▲항산화 효과 뛰어난 웰빙 식재료 세계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인 레드비트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레드비트는 파프리카, 브로콜리, 샐러리 등과 함께 대표적인 서양 4대 채소로 꼽힌다. 아직 국내에선 비트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뿌리 채소의 보석’, ‘흙 속의 루비’라는 다양한 별명을 지닐 만큼 마니아층도 상당하다. 비트의 맛은 감자와 비슷하고 식감은 무와 비슷하다. 생으로 섭취해도 달콤한 맛의 풍미와 아삭아삭한 식감이 재미있다. ABC 주스, 샐러드, 피클, 비트전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는 데 삶아서 먹을 때 더 달달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레드비트의 속살이 진분홍빛인 이유는 ‘베타인’ 성분 때문이다. 몸에 좋다고 잘 알려진 토마토보다 베타인 함유량이 무려 8배나 높아 항산화 효과를 자랑한다. 베타인이 풍부한 비트는 적혈구에 좋은 영양을 제공해 주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 또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암과 염증을 예방한다.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비트에 들어있는 성분 중 8%를 차지하는 염소는 간을 정화하고 골격 형성, 유아 발육을 돕는다. 비트에서 추출한 식이 질산염은 혈압 안정에 칼륨보다 100배나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100g에 45㎉로 저열량이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크다. 또한 비트에 풍부한 ‘비테인(Betaine)’이라는 성분은 식욕 감퇴, 복부 팽만, 소화 불량, 과식, 구역, 구토 등의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산화스트레스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해 비만, 당뇨, 암, 알츠하이머병 등도 예방한다. 섬유질이 많은 비트는 소화를 돕고 변비 해소에도 좋다. 하루 섭취 적정량은 300~350g 정도다. ‘혈관 청소부’라는 별명을 가진 레드비트, 웰빙 시대에 꼭 필요한 식재료다. ▲고부가 가치 작물로 키운다 비트 소비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산 비트를 홍보하기 위한 기능성 성분 분석, 품질 균일화를 위한 상품 기준 설정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비트 수입량은 2015년 21t이었던 게 2020년 1415t으로 늘었다. 또 가구당 지출액도 2010년 177원에서 2019년 2234원으로 커졌다. 이에 따라 비트를 활용한 가공식품 수요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로 착즙 음료, 분말 등 단순 가공 형태로 유통되며 다양한 제품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비트 가공업체는 932업체로, 제주에는 65업체가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현재 2종에 불과한 비트 가공제품을 2025년 5종으로 확대하고, 생산액 역시 8억원에서 100억으로 확대할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다양한 품종 개발 및 보금으로 재배 면적 역시 2025년 400만㎡으로 늘린다는 각오다. 이밖에 연중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제주지역 표준 재배 매뉴얼을 정립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제주지역은 2기작 재배가 가능하고, 지역별 재배 방법이 달라 표준 매뉴얼 정립이 필요하다”며 “환경에 따른 품질 변화가 커서 안정적인 연중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농협을 중심으로 생산·가공 연계 조직을 규모화하고, 비트 가공 제품 개발 및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일보=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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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32

[신팔도명물] 경남 밀양 딸기

겨울은 딸기 맛이 최고인 계절이다. 제철을 맞아 가장 맛있을 때 먹어야 하는 만큼 제대로 알고 먹으면 맛은 배가 된다. 지금부터 밀양의 대표 과일, 붉은 과일의 선두주자! 밀양딸기에 대해 살펴보자. △대한민국 딸기 재배의 첫 시작! 밀양 밀양은 지난 1943년경 우리나라 처음으로 딸기 재배를 시작해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딸기 시배지다. 1943년 밀양 삼랑진 금융조합 이사로 있던 고 송준생(1976년 작고) 씨가 일본에서 딸기 모종 10여 포기를 가져와 자신의 밭에 처음 심었으며, 이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송씨로부터 딸기 모종 5포기를 받아 노지 재배에 성공하면서 딸기 농사가 삼랑진읍 거족마을 위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딸기 재배는 1962년 삼랑진읍 정말영(1998년 작고)씨 등이 창호지에다 들기름을 발라 딸기 모종을 덮어 씌워 재배한 것이 시초다. 1980년대 이후 영남권 중심으로 백색혁명으로 불렸던 비닐하우스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밀양지역 또한 비닐하우스 농업이 급성장하게 됐다. 밀양 딸기가 논산 다음으로 전국 생산량 2위를 차지하게 된 비결 중 하나도 밀양 농업인들의 미래 농업에 대한 빠른 판단력과 참여도가 높은 점을 꼽을 수 있다. 밀양지역의 연간 딸기 생산 현황은 1200여 농가에서 연간 1998만1000t 정도를 생산하며 판매액은 1570억원 이상이다. 연간 1조원 가량의 농축산물이 생산되는 밀양시의 1등 효자 상품 중 하나가 딸기다. 2005년부터 국내산 딸기 육종 개발이 적극 이뤄져 일본의 품질을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농가의 95%가 국내산 품종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밀양 내 딸기 주산지인 삼랑진, 하남, 상남 지역은 강 유역의 평야지대로 영남지역에서 가장 광활한 곡창지대 중 하나이며,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했다. 현재는 시설하우스가 많고 스마트팜혁신밸리 조성으로 6차산업의 선두 주자로 고품질 안전 먹거리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밀양딸기는 시배지답게 맛과 향은 물론 단단하고 당도가 매우 높아 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밀양딸기, 한국을 넘어 세계로 최근 밀양 딸기 농가는 평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생산 비용을 제외하고도 1인 5000만원 이상의 연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어 직장생활에 힘들어 하는 젊은 청년들과 귀농인들로부터 딸기 재배교육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권 수출딸기 시장 또한 일본이 대부분 점령하고 있었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 K-POP 인기와 매향·금실 등 수출 전문 딸기 품종 개발로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에서는 오히려 한국 과일이 일본보다 명품 과일로 대접받으며 한국 딸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힘입어 밀양시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해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5개 국가에 '밀양아리랑 딸기'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시에서는 한국 딸기의 시배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K-POP의 한류열풍에 힘입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활용한 신선 딸기와 고품질 딸기 가공식품을 개발해 세계 농식품 시장을 공략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수출액은 2018년 2억원 대비 700%가 증가한 14억원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밀양딸기는 올해도 시의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행사 추진과 수출업체 육성 지원 및 생산농가-가공업체-바이어 간의 유기적인 수출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수출농가 및 식품기업체 모두가 상생하는 딸기산업 승승장구를 꿈꾸며 수출액 20억원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밀양 농업인 중 '스무살의 농부'대표 손석현 씨는 지난해 2억5000만원 정도의 딸기를 수출해 경남도에서 주관하는 '농수산물 일십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딸기 농촌융복합 지구조성산업으로 딸기 경쟁력 강화 주력 최근 밀양시는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산물의 고부가가치 산업 추진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시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비 15억원을 지원받아 사업비 30억원 규모로 오는 2024년까지 '딸기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시는 이 사업으로 딸기 시배지인 삼랑진 마을에 '딸기문화마을 조성사업'을 비롯해 한국농수산대학과의 협업을 통한 '딸기 6차산업대학' 을 운영, 식품전문연구기관·대학 등과 연계한 딸기가공식품 개발을 추진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4년경에는 딸기 세계심포지엄 개최로 한국 딸기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해 한국 딸기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밀양딸기 가공식품 개발이다. 한국식품연구원과 협업으로 2024년까지 3년간 딸기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사업'이 추진되며, 대경대학교 학교기업 대경양조에서 내년까지 2년간'밀양 딸기맥주 개발사업'이 진행된다. 최근 생산량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밀양에서 딸기는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진 과일이다.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생산지역의 브랜드화와 공정과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밀양시의 새로운 재배기술 도입과 유통·마케팅분야 정책 등이 큰 역할을 한다. 밀양은 영남지역의 중심에 위치하고 부산, 대구와 같은 대도시가 인근에 있다. 유통기간이 짧은 딸기의 특성을 감안할 때, 밀양에서 생산된 딸기는 보다 신선하고 상큼한 향이 살아있어 소비자들은 품격있는 딸기 본연의 맛과 풍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의 맛있는 힐링, 밀양딸기 딸기는 햇빛으로 광합성을 오래 해서 당 성분을 많이 저장해야 맛이 좋아진다. 이것이 햇살이 빽빽한 밀양(密陽)의 딸기가 맛있는 이유다. 더불어 밀양의 좋은 토질과 적합한 기후 덕분에 달콤한 향과 높은 당도, 단단한 과육 등을 자랑하는 고품질의 딸기가 탄생된다. 딸기는 비타민C 함량이 높다. 보통 100g에 60mg 내외의 비타민C를 함유하는데,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 섭취량 역시 100mg정도다. 딸기를 5~6개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붉은 색소인 안토시아닌, 항산화 물질 플라보노이드와 엘라그산, 식이섬유 펙틴이 들어있어 항암작용, 노화방지, 면역력 증대에도 효과가 있다. 밀양딸기 하나면 내 몸에 비타민C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다. 제철에 먹어야 가장 맛있는 딸기! 생과로, 디저트로, 세계에서도 사랑받는 딸기! 그중 밀양딸기는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과즙으로 더욱 달콤한 맛과 향을 선사한다. 바쁜 일상에 쫓기고 코로나19의 답답함에 갇혀 있던 자신에게 새콤달콤하고 건강한 밀양딸기로 맛있는 힐링을 선물해 보자. 경남신문=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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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2 14:54

[신팔도명물] 강원 횡성 안흥손찐빵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찐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의 온기와 팥 소의 달콤함이 온 몸으로 퍼지는 추억을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다. 쌀쌀한 날씨, 출출한 시장기를 달래는데 찐빵만한 것이 없다. 횡성 안흥손찐빵은 유래가 깊다. 횡성은 지리적으로 사통팔달 교통 요지에 자리잡아 예로부터 상권이 발달했다. 특히 안흥(安興)은 태백산맥을 거쳐 동해안과 수도권을 오가는 길목이다. 대관령을 넘나들며 바닷가와 한양을 잇는 머나먼 길을 며칠, 몇달씩 걸어 이동해야 했던 나그네들에게는 식사 만큼이나 배고픔을 달래 줄 요긴한 간식이 절실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안흥에서는 막걸리와 밀가루 반죽을 숙성시켜 만든 찐빵이 한끼 식사를 대신했다. 보관과 이동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안흥은 물좋기로 유명하다. 둔내에서 시작된 하천이 주천(酒泉)강으로 접어든다. 영월 주천은 순우리말로 술샘이다. 국내 최대 전통주 제조 기업인 국순당이 모든 생산시설을 안흥 인근인 둔내에 집결한 이유도 미루어 짐작할 만 하다. 옛날 술 하면 막걸리였고, 좋은 물이 필수였다. △안흥 손찐빵 유래 안흥 손찐빵에는 선조들의 지혜로 막걸리가 이용됐다. 밀가루를 반죽해 숙성, 발효시킬때 막걸리를 넣으면 부풀어 올라 말랑한 찐빵이 탄생했다. 안흥은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서울과 영동지역을 오가는 길손들이 반드시 거치는 중간 기착지였다. 점심 식사를 하고 또 먼길을 가야 하는 그들은 허리춤에 찐빵 몇개를 차고 허기 걱정을 덜며 장도에 올랐다. 안흥손찐빵에는 설화가 전해진다. 본래 안흥의 지명은 실미(實美)였다. 실미에서 치악산쪽인 강림으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장난꾸러기 도깨비 형제가 살았는데, 길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먹을 것을 빼앗고 밤이면 도깨비불로 정신을 혼미하게 해 길을 잃게 만들기 일쑤였다. 어느날 이 고을 현감이 몸이 아픈 아들을 위해 치악산에 기거하는 명의로부터 병을 고칠 약을 구해 오는 길에 도깨비 삼형제를 만나 약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다. 현감은 도깨비 삼형제를 가만두면 안되겠다고 결심하고 매화산 신선봉을 찾아가 신선에게 도깨비들을 혼내줄 방도를 물었다. 바둑을 두고 있던 신선은 “본래 붉은 팥은 사람의 몸에는 이롭고 귀신에게는 해로운 것이니, 도깨비에게 팥을 먹이면 다시는 사람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네”라고 알려줬다. 신선의 말대로 현감은 팥이든 찐빵을 도깨비에게 먹였고, 도깨비 삼형제는 심술궂은 악행을 멈췄다고 전한다. △안흥손찐빵은 무엇이 다른가 안흥손찐빵에 들어가는 모든 팥은 국내산이다. 횡성에서 생산된 팥을 우선으로 사용한다. 농협과 계약 재배를 통해 연간 필요량을 수급한다. 농협은 농가들과 약속된 면적을 사전에 주문 재배하기 때문에 100% 국내산이 확보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만 안흥손찐빵으로 인정된다. 지역에서 생산된 양질의 팥을 솥에 넣고 장시간 푹 삶고 졸여서 소(앙금)를 만든다. 돌을 고르는 과정부터 졸이는 순서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안흥손찐빵은 3번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식어도 빵의 질감이 변함없이 쫄깃하다. 한번 쪄서 냉동·냉장·상온 보관을 하다 다시 쪄도 원래 맛과 차이가 없다. 안흥손찐빵가게는 여럿이지만 제조 방식은 한결같이 똑같다. 안흥손찐빵은 4가지 비결이 있다. 우선, 엄마의 손으로 빚어 베어물기 편안한 부드러운 맛을 간직하고 있다. 수십년을 한결 같은 정성으로 빵을 만들어 온 장인들에 의해 빚어지고 있다. 두번째, 횡성을 비롯한 국내산 팥의 풍미이다. 팥이 찐빵의 맛을 결정한다. 전국적으로 팥 음식들이 국내산을 고집하는 이유이다. 안흥손찐빵에는 횡성에서 생산된 팥이 들어있다. 예로부터 전해져온 맛이 살아있다. 셋째, 3번 숙성한 색다른 식감이다. 안흥손찐빵은 밀가루를 반죽해 1차 숙성과 빵모양으로 빚은 후 2차 숙성을 한다, 그리고 이를 햇볕에서 15분 정도 다시 한번 숙성한다. 모두 3차례 숙성을 한다. 발효 횟수와 숙성과정을 늘릴 수록 수분함량이 증가해 전분의 가수분해율이 높아져 안흥손찐빵 특유의 식감과 맛의 비법이 된다. 숙성 과정이 늘어나면서 체내 흡수율을 높여 이침식사 대용, 수험생 웰빙간식으로 최적이다. 넷째, 안흥손찐빵은 달지 않아 질리지 않는다. 담백한 단맛인 안흥손찐빵은 달기만 한 여타 찐빵과 차별화된다. 많이 먹어도 거부감이 없다.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안흥손찐빵보다 호빵이 1.6배, 단팥빵이 1.7배 칼로리 섭취가 많다. 안흥손찐빵은 웰빙간식이다. △안흥 손찐빵의 어제, 오늘, 내일 예로부터 지역 특산품으로 각광을 받아온 안흥손찐빵은 1960년대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어려움은 계속됐다. 기계화된 식료품 대량 공급으로 전통 간식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졌다. 한때 수백명에 달하던 안흥손찐빵 장인 어머니들도 요즘은 50여명이 됐다. 고령화까지 겹쳐 가파른 감소세다. 안흥지역 손찐빵업체는 모두 9곳이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제2, 제3 중흥기를 만들기 위한 안흥손찐빵 종사자들의 노력이 한창이다. 연간 밀가루 7,000포대와 팥 72톤 가량이 안흥손찐빵을 만드는데 소요된다. 25개 들이 한상자를 기준으로 24만 상자가 전국으로 팔려 나간다. 낱개로 600만개를 넘는다. 시골동네에서 엄청난 규모의 경제 활동이다. 택배와 소매(매장 직접 판매) 물량이 6대 4 정도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곧바로 택배가 된다. 계절에 따라 주문량의 편차가 있지만 성수기에도 큰 불편없이 주문물품을 제때 받을 수 있다. 젊은층을 아우르는 고객 다양화를 위해 선호 상품도 개발했다. 원조 안흥손찐빵을 비롯해 흑미 안흥손찐빵, 건강식 곤드레 안흥손찐빵, 단호박 안흥손찐빵, 슈크림 안흥손찐빵, 옥수수 안흥손찐빵, 우리밀 안흥손찐빵, 쌀 안흥손찐빵 등 10종류로 라인업을 형성했다.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흑미, 곤드레, 단호박, 옥수수, 우리밀, 쌀 등 모든 재료는 지역산을 우선하고 국내산만 사용한다. 안흥에는 찐빵을 주제로 한 전시 체험 문화 복합 공간인 ‘안흥찐빵 모락모락 마을’이 개장했다. 후손들에게 조상들의 건강 먹거리를 전수하는 뜻깊은 장소이다. △안흥찐빵축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명물로 각광받던 안흥손찐빵은 1999년 처음으로 안흥찐빵축제를 시작했다. 관광자원화를 시도하며 전국민의 간식으로 부상했다. 해마다 색다른 축제 주제를 내세워 지역 우수성을 알리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등으로 간간이 축제를 못 여는 경우도 있었지만 올해 열네번째 축제도 성황을 이뤘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감동’ ‘전통을 이어가는 찐빵, 자연과 함께 하는 안흥’ ‘느껴봐요 추억의 맛! 함께 해요 안흥찐빵축제’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땐, 맛있는 휴식! 안흥진빵축제’ ‘엄마와 떠나는 그 열번째 이야기’ ‘찐한 추억! 빵터지는 재미!’ ‘팥군 빵양을 만나는 가을 여행~’ ‘빵! 빵! 터지는 신바람 나는 안흥찐빵축제’ 같은 축제 슬로건만으로도 안흥 손찐빵의 매력이 전해진다.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안흥찐빵축제는 3,000여명의 면민들이 하나로 뭉치는 화합의 장이다. 면 소재지 전체가 축제장으로 탈바꿈해 사흘간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근영 안흥손찐빵협회 사무국장은 “전통방식 그대로, 어머니들의 손맛으로, 지역산 재료만으로 빚어낸 안흥손찐빵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건강’을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수요 맞추는 대량 생산 시스템 공존 안흥에는 수작업이 아닌 기계를 활용해 찐빵을 만드는 업체도 7곳이 있다. 생산량은 손찐빵 업소들보다 30% 가량 많은 편이다 2000년대초 안흥손찐빵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주문이 폭주하자 대량 생산을 위해 기계화된 업소들이 생겨났다. 손찐빵과 기계 찐빵은 한때 시장 주도권을 놓고 갈등이 컸지만 ‘전통 지키기 와 ‘현실적 대안’이라는 타협점을 찾아 공존하고 있다.   강원일보=유학렬 기자     사진=횡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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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15:04

[신팔도명물] 인천 강화도 새우젓

인천 강화군 앞바다에서는 전국에 유통되는 젓새우의 70%가량이 잡힌다. 풍부한 영양염류 유입으로 새우의 살이 많고 껍질이 얇아 감칠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이 새우는 과거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매년 가을이 되면 강화도 포구는 새우잡이 배로 가득 차고,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무렵부터는 강화 젓새우로 만든 새우젓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린다. 강화도 새우젓은 이제 지자체로부터 수출 물류비와 포장비 등을 지원받으며 각종 국제식품 박람회에도 출품하는 명품 새우젓으로 거듭나고 있다. ■ '황금어장' 강화도 앞바다  강화도 앞바다는 매년 2천400t가량의 젓새우가 잡히는 황금어장이다. 강화 연안의 새우잡이는 불음도, 주문도, 서도, 석모도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석모도에 염전이 있던 시절에는 품질 좋은 소금이 생산되면서 뛰어난 새우젓이 생산됐다.  한강과 임진강·예성강이 만나는 강화도 앞바다는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고 물살의 변동이 심해 갯벌도 발달해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합류 지역이라 어종도 풍부해 새우 어장이 크게 형성될 수 있었다.  현재 강화도 어민들은 새우잡이에 집중하고 있지만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조기, 밴댕이, 민어, 병어 등 다른 어종도 많이 났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홍어, 까나리, 농어, 숭어 등이 대표적이다. 강화부지(1783년)에는 민어, 숭어, 석수어, 새우, 가리맛조개, 굴 등이 당시 강화의 수산물로 기록돼 있다. ■ 계절별로 다른 강화도 새우젓  새우젓을 담그는 젓새우는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또 비타민 B1 등의 영양소가 많고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도 들어 있어 식욕감퇴나 각기병, 신경증, 설염, 구내염, 피부염 등의 예방에도 좋다.  5월에 담근 새우젓을 오젓, 6월에는 육젓, 가을엔 추젓, 그리고 겨울에 담근 것을 동백하젓이라 부른다. 오젓과 추젓은 반찬용, 김치나 깍두기를 담글 때, 돼지고기 편육을 먹을 때 썼고, 강화도 새우젓 중 가장 유명한 육젓은 김장할 때 사용한다.  새우젓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것이다. 기름진 돼지고기에는 새우젓을 곁들이면 고기의 맛도 좋아질 뿐 아니라 소화도 잘된다. 돼지고기는 부위에 따라 성분이 다른데 보통 단백질 12~17%, 지방 22~44%를 함유하고 있다. 담백한 음식을 주로 먹는 사람이 기름진 돼지고기를 먹을 때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가 필요하다. 새우젓은 발효되는 동안 많은 양의 프로테아제가 생성돼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는다.  새우젓을 고를 때는 새우의 형태가 바르고 붉은빛을 띠면서 단맛이 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젓국물에 이물질이 없고 뽀얀 색을 띠면 최상품이다. 악취가 나거나 검은빛을 띠는 새우젓은 피해야 한다. ■ 최고의 품질, 비결은 정성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강화도 새우젓의 비결은 새우잡이부터 숙성까지 전 과정에 담긴 갖은 정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젓새우는 조업 방법은 연안자망 방식과 안강망 방식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연안자망 방식은 새우가 그물코에 꽂히게 해 잡는 방식이다. 안강망 방식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지점에 자루그물을 투하해 닻으로 고정한다. 그러면 새우가 조류에 의해서 자루그물 속으로 들어가 잡힌다.  이렇게 잡힌 새우는 염장 작업을 거쳐 우리가 아는 새우젓으로 탈바꿈한다.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새우의 신선도다. 새우젓의 원료는 살아있는 것을 사용하며, 기온이 높을 때는 어획 즉시 선상에서 소금을 첨가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소금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30~40%가량 혼합한다. 염장한 새우는 15~16℃ 정도의 저장고에 2~3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비로소 우리가 아는 새우젓이 탄생한다.  소비자들은 '수산물 산지거점 유통센터(FPC)'를 통해 싼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새우젓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산지에서 어업인들이 어획해온 수산물을 수집·가공·보관·냉동·판매하며 유통단계를 줄인 FPC는 인천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에 지상 2층 규모로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 명품화 꾀하는 강화도 새우젓  강화도 새우젓은 FPC와 외포항 수산물 직판장(구 외포항 젓갈 수산시장)을 포함해 13개 항포구 140여 개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외포항 젓갈 수산물 직판장은 지난 2020년 3월 화재로 점포 18개 중 17개가 불에 타는 등 피해를 입어 7개월간의 재건축 공사 끝에 같은 해 10월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직판장은 연면적 1천482㎡ 규모로, 18개 점포, 사무실, 화장실 등을 갖춘 현대식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강화군청은 수산물 직판장 개장을 계기로 오는 2025년까지 외포항을 생태, 레저,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강화군청은 지역 대표 특산물인 새우젓 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명품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수산물 관광상품 개발지원 ▲수산물 품질인증 품목지원 ▲수산물 유통물류비 지원 ▲수산물 냉동·냉장시설 확충 등이 추진되고 있다. 강화군청은 위생적이고 고품질의 새우젓 생산과 유통을 위해 드럼용기, 포장용기, 포장재 등도 지원하고 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사진설명> #강화 외포항 수산물 직판장= 김장철을 맞아 인천 강화군 외포항 수산물 직판장(구 외포항 젓갈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새우젓을 맛보고 있다. /경인일보DB. #강화 외포항 오젓= 인천 강화군 외포항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젓'. /강화군 제공 #숙성 중인 강화도 새우젓= 경인북부수협이 운영하는 수산물 처리 저장시설에서 숙성 중인 새우젓. /경인일보DB. #저장고 숙성 새우젓= 저장고에서 숙성 중인 강화도 새우젓. /강화군 제공 #김장철 강화 외포수산시장 새우젓=김장철을 맞아 외포항 수산물 직판장(구 외포항 젓갈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새우젓을 둘러보고 있다. /경인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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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8 15:50

[신팔도명물] 제주도 모슬포 방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의 방어잡이 어선들은 새벽에 자리돔을 우선 잡는다. 어창 물간에 자리돔을 풀어놓고, 외줄낚시로 해저 60m 아래 거센 물살을 헤치고 다니는 방어를 잡아 올린다. 밤사이 채낚이로 잡아 올리는 방어는 1m에 달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무게만도 7㎏에 달한다. 새벽 모슬포항으로 들어온 어선마다 잡아 올린 방어를 가두리에 풀어 놓는다. 오전 10시 경매에 들어간다.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 마라도의 거센 물살을 헤치며 ‘방어’가 돌아왔다. ▲마라도 방어가 돌아왔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 연안지방 극동에 있는 캄차카반도에서 남하하던 방어가 1년 만에 서귀포시 마라도 해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라도 부근 해역은 먹이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이곳에서 잡히는 자리돔과 고등어는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지만, 방어의 먹이가 된다. 특히 겨울 초입 마라도 부근의 거센 물살은 모든 어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모슬포 방어는 청정 바다 환경과 거센 물살에서 자라 육질과 맛에서 다른 지방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어는 해저의 급경사와 강한 조류가 있는 곳에서 서식하는데, 제주 연안 해저에 이런 지형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자리돔과 고등어, 이들을 먹이로 하는 방어가 돌아오는 시기다. 앞으로 두세 달 동안 먹이활동과 산란으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방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져 이때가 제철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는 방어로 인해 ‘활어의 고장’이 됐다. ▲불포화지방산 많은 겨울 방어 방어의 몸은 긴 방추형이며 약간 한쪽으로 쏠려있는 편이다. 등쪽은 흑청색을, 배쪽은 은백색을 띤다. 주둥이 끝에서 꼬리자루 사이에 희미하며 폭이 넓은 황색 세로띠 1개가 있다. 동해와 남해 전 연안에 많으며, 러시아 캄차카반도 남부에서 타이완 연해에 이르기까지 널리 분포한다. 생선회용으로 활어나 선어에 대한 수요가 많은 고급어종이다. 겨울이 제철인 방어는 불포화지방산(DHA)이 많고 비타민D, E, H가 풍부해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은 물론 골다공증과 노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는 무게에 따라 소방어(2㎏ 이하), 중방어(2~4㎏), 대방어(4㎏ 이상), 특방어(7㎏ 이상)로 구분되는데 큰 것은 15㎏을 넘어서는 것도 있다. 방어는 클수록 맛이 좋아 제철을 맞은 대방어는 쉽게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맛있는 방어 고르기 제철 방어는 크기가 크고 살집이 두툼할수록 지방이 많이 분포해 맛이 좋으므로 크고 살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광택이 없거나 눈알이 탁한 것은 피한다. 대방어의 경우 방어사상충이 살에서 발견될 때가 있는데, 인체에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철에 가장 많이 발견되고, 겨울철이 가장 적으므로 되도록 겨울에 살이 오른 제철 방어를 고르는 것이 좋다. ▲제주도식 방어회와 방어구이 제주도에서는 방어를 얇게 썰어 된장 양념과 마늘, 김, 묵은지와 함께 쌈을 싸서 먹는다. 방어는 크게 등살과 뱃살로 나뉘며, 특히 대방어는 배꼽살과 중뱃살, 사잇살, 볼살, 날개살, 목살 등 더욱 세분화해 부위별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볼살은 말 그대로 양쪽 뺨에서 나오는 작은 근육 덩어리로 대방어라 하더라도 많이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다. 뱃살 하단 면에 있는 배꼽살은 가장 앞쪽에 있을수록 잘린 단면의 모양이 예쁘고 맛도 좋다. 지방질로 된 단단한 근육이 씹는 식감과 구수한 지방의 풍미를 가져 방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부위기도 하다. 목살은 옆 지느러미가 붙은 삼각형 모양의 단단한 근육으로 운동량이 많아 쫄깃하면서도 기름져 씹는 식감과 지방의 고소한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사잇살은 척추를 감싼 붉은 속살이다. 등살과 뱃살을 가르는 중심살인데, 방어는 이 부위가 굵고 길게 나와 특수부위로 인기가 높다.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방어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싱싱한 방어는 활어회가 별미지만, 몸에 비해 큰 방어 머리구이도 맛이 일품이다. 남은 뼈와 자투리살로 끓인 방어 김치찌개와 매운탕도 일미다. 제주도에서는 방어 산적과 스테이크 요리도 등장하고 있다. ▲제22회 최남단 방어축제 열려 제22회 최남단 방어축제가 최남단방어축제위원회(위원장 강정욱) 주관으로 지난달 26일부터 12월 25일까지 30일 동안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방어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됐으나 올해는 3년만에 전면 대면으로 열리면서 도민과 관광객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축제기간 방어 맨손잡기, 어시장 경매, 가두리 낚시체험, 대방어 시식회 등 프로그램과 함께 해녀 가요제, 테왁 만들기, 투호 던지기, 어린이 체험 등 최남단 방어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린다. 방어와 부시리를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축제기간 이어진다. 한 달 동안 열리면서 방어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BS 전국노래자랑 서귀포시편이 26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남항(운진항)에서 열렸다. 서귀포시편은 제22회 최남단 방어축제 개최일인 26일에 맞춰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가 주최하고 KBS와 서귀포시가 주관해 마련됐다. 본 방송은 내년 1월 1일 방영될 예정이다. ▲강정욱 모슬포수협 조합장(최남단 방어축제 위원장) “2011년 전국 이마트 126개 점포와 협력해 특판행사를 했는데, 대방어 8000마리, 중방어 1만2000마리를 모두 소진했습니다. 오히려 모자랐습니다. 방어는 겨울철 짧은 기간 어획되고 무엇보다 활어로만 유통되기 때문에 일시에 획기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강정욱 모슬포수협 조합장은 우리나라 방어 주산지인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어민들의 소득 안정과 제주 방어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 조합장은 “당시 유통 경험을 토대로 ‘활어의 고장 모슬포’를 전국에 알리고, ‘방어’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며 “방어철만 되면 모슬포수협으로 전국에서 방어 주문이 밀려와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조합장은 “지난해 방어축제는 비대면 방식으로 나흘 동안 드라이브 스루로 진행하려던 것이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40일 동안 이어졌다”며 “어민들이 잡은 방어를 제값을 받고 제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이번에 축제 기간을 한 달로 늘렸다”고 밝혔다. 특히 “활어로 유통되는 방어의 가장 핵심은 신선도이지만, 방어는 수온에 민감한 생선이기 때문에 선도 유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어민들의 소득 안정과 함께 소비자들이 전국 어디서나 주문 후 24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도록 유통체계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일보 김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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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1 14:28

[신팔도명물] 지리산 산청곶감

지리산 산청곶감은 우수한 품질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산청곶감의 오랜 전통과 품질에 감탄했다는 내용의 서한문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감명받은 산청곶감의 역사는 올해로 수령 639년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령 고종시나무에서 시작된다. 단성면 남사예담촌에 있는 이 나무는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1376~1453, 진주하씨 사직공파 문효공)이 7세(1383년) 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효공이 어머니에게 홍시를 드리기 위해 심은 '효심목(孝心木)'으로 문효공이 영의정을 지낸 탓에 '영의정 나무'로도 불린다. 이 감나무는 높이 13m, 둘레 1.85m에 달한다. 전형적인 토종 반시감으로 산청곶감 고종시의 원종이며 현재까지 감이 열리고 있다. 역사적 가치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힘써온 농업인들의 땀방울, 지리산과 경호강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그 품질을 인정받은 산청곶감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산청군은 10여년 전부터 미국,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에 곶감을 수출해 왔다. 최근 10년간 해외 수출량은 약 20t, 42만1000달러(약 5억1000만원) 규모다. ◇국내외 인증받은 지리산 명품 산청곶감 지리산이 빚은 명품으로 손꼽히는 산청곶감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다. 산청군은 지난 2010년 1월 산청곶감의 세계적 브랜드화를 위해 서한문과 함께 영국 여왕에게 산청곶감을 선물했다. 당시 군은 곶감을 보낸 지 10여일 만에 영국 왕실 관리책임자로부터 ‘여왕이 산청곶감의 오랜 전통에 흥미를 갖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는 내용의 서한문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부의 선물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청와대도 산청곶감의 진가를 알아본 곳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1월, 당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은 설 명절을 맞아 사회 취약계층과 지도층 인사에게 보낼 선물로 전국 각지의 전통 민속주와 특산물을 준비한 바 있다. 이때 지리산 산청곶감과 전북 전주의 이강주, 경북 경산의 대추, 강원 평창의 잣, 충북 황간의 호두 등이 선물세트로 꾸려졌다. 이후에도 청와대의 산청곶감 사랑은 꾸준히 이어졌다. 2017년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빈 방한했을 때와 2018년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 미 대통령 대표단 일행의 만찬 후식으로 산청곶감 안에 호두를 넣은 곶감말이가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산청곶감은 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근래에 들어서는 귀빈을 위한 선물용으로 활용되는 명품 곶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산청 고종시' 6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과일 산청곶감이 명품 곶감으로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가 되는 '산청 고종시(곶감 원료감인 떫은 감)'의 품질이 그만큼 우수하기 때문이다. 산청은 한국을 대표하는 곶감 주산지다. 이는 감나무 재배 적지 비율(25.73%)이 높고 감나무 생육에 영향을 주는 일조량과 강수량 토양 등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시천·삼장 지역은 곶감의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결건조작업에 최적지로 손꼽힌다. 지리산 상부의 차가운 공기가 계곡을 따라 하강하면서 큰 일교차를 만든다. 곶감은 이 과정에서 얼었다 녹고, 마르기를 반복한다. 산청곶감이 쫀득하고 찰진 식감과 선명한 색깔을 자랑하는 이유다. 산청은 예부터 마을마다 감나무에서 유래된 지명이 많이 전해지는 등 곶감 생산의 역사도 오래됐다. 감과 관련된 지명은 산청군 전역에서 발견되는데 이중 '감나무터'라는 의미를 가진 생비량면 도리 시기촌은 과거 단성현에 속한 곳으로 산청 단성감의 원산지로 전해진다. 또 세종실록지리지와 신동국여지승람, 이중환의 택리지 등에는 산청지방의 특산물과 지방 공물로 질 좋은 감이 있다는 기록이 다수 존재한다. 산청 고종시가 조선시대 고종 임금에게 진상됐었다는 기록은 일반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처럼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산청 고종시'는 대한민국 대표 과일 6년 연속 선정(2021년 기준)이라는 대기록을 갖고 있다. ◇축제, 시설 현대화 등 브랜드 제고에 박차 매년 12월 중순 즈음이 되면 산청군 전역은 주황빛으로 물든다. 겨울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곶감은 '겨울꽃' 혹은 '보석' 같기도 하다. 달콤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곶감은 우리 민족 전통의 주전부리이자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겨울철 영양 간식으로 손꼽힌다. 포도당과 과당이 풍부해 숙취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데 효능이 있어 숙취 해소 음식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울러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설사치료·기관지염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곶감 분야 전국 최초로 지리적 표시등록(2006년 6월 9일 산림청 제3호)을 완료하고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안전한 곶감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우수한 품질의 곶감을 널리 알리는 한편 농가 소득 확대를 위해 매년 1월 초에 '지리산산청곶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명품 곶감'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청정건조시설 설치 등 곶감 생산 시설은 물론 소프트웨어 현대화 사업을 통해 곶감의 안정적인 생산과 판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산청곶감은 올해 1300여 농가에서 2800여t을 생산, 400억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신문 김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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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7 19:27

[신팔도명물] 김제특미 친환경 '지평선 쌀'

김제 특미인 친환경 ‘지평선 쌀’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주목받고 있다. 김제시는 쌀재배단지 계약 농가들을 대상으로 '지평선 쌀'로 공동브랜드화 했으며, 농가들은 과학 영농과 토양 개량으로 우수한 쌀 품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유통과정도 철저히 하고 있다. 금만과 공덕농협, 김제농협과 서김제농협 쌀 조합 공동사업법인, 이택 영농조합법인 등 생산 RPC 5곳에서 점검해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도 확고히 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들이 맺은 결실이라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김제시는 지평선 쌀 품질 개량과 제값 받기 운동을 위해 많은 노력을 벌여왔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김제 지평선 쌀의 품질이 나빠서가 아닌 유통이나 홍보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제는 쌀의 주산지다. 쌀을 가지고 살아가는 고장이 쌀의 우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바로 농업이 죽는다. 김제 농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지평선 쌀’이 한국 최고의 명품 쌀로 확인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소에서 실시한 식미 테스트 평가에서 김제 쌀은 단백질 함량이 6.7~7.07%, 아밀로스 함량 17.2~18.2%로 일반 쌀과 비교해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식미치 또한 일반 쌀 6.0보다 높은 6.62~7.14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증명됐다. △전북 대표 ‘김제 지평선 쌀 ’ 호남평야의 중심부로 전국 쌀 생산량의 1/40을 생산하는 김제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곡창지대로 삼한시대부터 동양 최대의 수리시설인 벽골제를 건설할 정도로 농경문화의 꽃을 피웠던 도작 문화의 발상지이며, 농민의 숨결이 풍요롭게 살아 숨 쉬는 쌀의 본고장이다. 친환경 ‘지평선 쌀’은 쌀알에 윤기가 흐르고, 미질이 좋으며, 쌀 특유의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밥을 지으면 보기에도 반들거리는 윤기에 밥알이 살아있고 단맛보다 구수한 우리 맛을 자아낸다. 또한 ‘지평선 쌀’은 김제시 공동브랜드 중 하나로,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우수농산물 관리시설(GAP 시설)을 구축, 가공하며 GAP 인증을 통한 엄격한 품질관리로 소비자에게 올려지는 지평선 쌀은 정부에서 품질을 인증하는 쌀 중 최고라 자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 내보여도 으뜸을 자신할만한 전라북도 대표 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공덕농협이 출시한 '상상 예찬 골드 쌀'이 중앙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받아 농림수산식품부 Love 미(米)인증 브랜드 쌀로 인정된 데 이어 새만금 농산 '무농약 쌀 지평선', 이택영농조합법인 ‘방아 찧는 날 골드 쌀'이 전북 대표 브랜드 쌀로 선정돼 김제 생산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고 밥맛 소비자 사로잡다 친환경 ‘지평선쌀’은 전국 으뜸농산물품평회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쌀로 인정을 받았다 김제시는 2022년 지평선 쌀 재배를 위해 1,362ha의 면적에 계약재배를 완료하고, 국내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하고 있다. 김제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쌀, 신동진 품종이 전라북도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경기미에 비해 뒤지지 않는 밥맛을 자랑하고 있다. 지평선 쌀은 국내 최고 품종인 신동진벼를 선정해, 우량 보급 종자를 농가에 공급하는 한편, 모판처리제, 광역방제비, 기능성 자재 등을 지원해 고품질 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6% 이하인 벼에 대해서는 포대당 일정 금액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이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질소질 비료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전국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한다는 것을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함이다. 한편 김제시는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경진대회에서 지평선 쌀을 생산하는 3개 RPC에서 입상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둬, 김제 쌀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린 바 있다. △지평선 쌀’ 캐나다 20톤 첫 수출 김제시 공동브랜드인 친환경 ‘지평선 쌀’ 20톤(10kg 2,000포)이 지난 8월 NH 농협무역을 통해 캐나다에 첫 수출길에 올라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수출된 지평선 쌀은 드넓은 평야, 풍부한 일조량 등 최상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되어 미질이 우수한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신동진 품종이다. 김제시는 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평 산 쌀 재배단지를 구성해 관리하고, 원료곡 관리, 보급종자 지원, 생산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우수 고품질 쌀 육성을 위한 김제시의 정책과 농민들의 노력으로 황금 들녘 김제에서 생산되는 지평선 쌀의 품질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한다. 김제시는 캐나다 수출뿐만 아니라 11월 중에는 미국에 지평선 쌀 20톤을 수출할 예정이어서 지평선 쌀 세계화와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생생장터, 김제쌀 등 최대 40% 할인 판매 김제시는 가을철을 맞아 관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특산품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오는 11일까지 전북생생장터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과 '지평선 김제’기획관으로 진행된다.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에서는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 김제시의 특산물인 지평선쌀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다. ‘지평선 김제’기획관은 김제시 농특산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획관으로 최대 40% 할인 판매하며 누룽지, 버섯류, 한우, 축산가공품 등 다양하고 우수한 지역 농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게 구성했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전북대표 농산물 쇼핑몰인 전북생생장터에서 김제시 지평선 쌀과 농특산품 등을 전국민에게 홍보 판매해 지역농가 소득 창출과 더불어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지평선 쌀을 공급하고 있다. 김제=최창용 기자

  • 기획
  • 최창용
  • 2022.11.10 17:33

[신팔도명물] 전남 함평 천지한우

화요일마다 열리는 함평우시장은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남 대표 가축시장이다. ‘함평 큰소장이 전남의 소값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함평 송아지는 일반 송아지보다 수십만원 높게 낙찰된다. 함평우시장은 1903년 함평 오일장(2일·7일)과 함께 문 열었다. 함평 소의 유명세 덕에 전국에서 좋은 소를 사기 위한 인파가 함평으로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섰다. 함평 한우 산업이 경쟁력을 갖춘 덕에 함평우시장은 5년 전 현대식 최첨단 우시장으로 전면 재개장했다. 함평우시장은 지난 2017년 함평군 학교면 1만7648㎡(5339평) 부지에 사업비 23억원을 들여 새로 단장했다. 자동화 거점소독시설과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위생·안전과 편의를 모두 높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기승을 부린 지난 2020년 함평우시장에서는 한우 1만114마리가 거래되며, 전남 가축시장 15곳 가운데 최다 거래를 기록했다. 함평축협이 가축 경매 수수료로 거둬들인 수입만 5억원에 이른다. 함평 한우는 지역 농산물 브랜드 ‘함평 천지(天地)’를 내걸고 함평우시장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함평 소는 바다를 접하며 게르마늄이 풍부하게 포함된 토양에서 무항생제 섬유질 사료로 길러진다. 고기 맛을 알아도, 고기 맛을 몰라도 맛있는 게 함평 한우다. 구워 먹어도, 생으로 먹어도, 불고기로 먹어도 좋다. 좋은 혈통의 한우 수송아지를 생후 4~6개월이 됐을 때 거세해 식용을 목적으로 키운 거세우는 암소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마블링이 좋아 맛이 고소하다. 생고기로 먹을 때는 쫀득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최고급육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함평천지한우 브랜드를 단 사골곰탕과 채끝 스테이크, 불고기 전골 등이 가정 간편식(밀키트)으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전국 소비자 식탁에 손쉽게 오르고 있다. 함평천지한우의 명품 육질은 평가 결과로도 증명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 소 도체(한우) 등급판정 결과, 지난해 함평 한우 1만487마리 중 78%인 8179마리가 육질 등급 1등급 이상 판정을 받았다. 10마리 중 8마리가 1등급 한우인 셈이다. 이는 전남 평균 비율인 75.1%, 전국 평균 74.1%보다 각각 2.9%포인트, 3.9%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특히 함평천지한우는 2006년 이후 올해까지 15년 연속 광주·전남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다.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도 여러 번 수상한 성적 덕분에 함평은 지난 2008년 7월 전국 첫 한우산업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천지한우 고급육의 지난해 매출은 2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20억원) 증가했다. 출하 두수가 전년보다 13마리 줄었지만, 시세가 오르면서 마리당 평균 매출은 953만원에서 1036만원으로, 8.7%(83만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9월 말 기준 함평천지한우 고급육은 182억원(1916마리)의 매출액을 올렸다. 대한민국 최고 한우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함평 농가와 한우협회, 지역 축산농협, 자치단체는 머리를 맞대고 품질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우 생산 농가와 유통업계는 깨끗하고 건강한 사육환경에서 길러낸 한우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가공·포장·유통하면서 체계를 다지고 있다. 축협과 지자체는 함평천지한우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가정 간편식 가공장과 축산물 육가공장 등 설비를 확대 설치하는 등 다양한 한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함평군은 ‘상생 발전 한우 산업 실현’을 내걸고 ‘함평천지한우 브랜드 유통 활성화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직면한 한우 수급 불안정과 수입 축산물 개방, 한우 고급육 사육 마릿수 감소, 사료값 인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함평천지한우 브랜드 유통 활성화 종합계획은 각 분야 문제를 해결하고 종합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종합계획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함평 한우 혈통등록을 95% 이상 완료하고 육질 등급 1등급 판정을 90% 이상 달성할 방침이다. 또 축산물 육가공장을 설치해 함평 한우의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 과정을 일원화한다. 함평군은 이를 위해 5대 분야 29개 사업에 총 102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분야별 주요 사업은 ▲한우 수급조절 사업 ▲혈통등록 한우 개량 촉진 사업 ▲고급육 생산 브랜드 차별화 사업 ▲조사료 생산 사료비 절감 사업 ▲육가공장 설치 및 브랜드 유통 활성화 사업 등이다. 함평군은 한우 산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 이전과 명암축산농공단지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군은 함평천지한우의 사육, 출하, 도축, 가공, 유통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철저한 품질관리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한우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신규 시책사업이 지역 축산업 발전과 한우 농가 소득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광주일보 백희준·한수영 기자 bhj@kwangju.co.kr 함평 한우와 함평우시장이 낳은 명물이 생고기 비빔밥이다. 함평읍 생고기 비빔밥 거리에는 함평우시장 새벽장을 통해 도축된 소가 ‘그날’ 식탁에 오른다. 함평 생고기 비빔밥은 함평 오일장과 함께 서는 우시장에서 비롯됐다. 쉽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파는 아낙들이 우시장 옆 도축장에서 나온 신선한 소고기를 비빔밥 위에 얹어 팔기 시작하면서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함평천지한우를 넣은 생고기 비빔밥은 육회의 부드러움과 고소한 참기름이 어우러져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생고기 비빔밥을 시키면 소뼈를 우려낸 맑은 선짓국과 삶은 돼지비계가 곁들여 나오는데, 선지는 순두부처럼 부들부들하고 국물은 시원하면서 깔끔하다. 삶은 돼지비계는 채 썰어서 접시에 따로 담겨 나오는데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무척 고소하다. 함평 생고기 비빔밥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에서 찾을 수 있다. 비빔밥에 올라가는 생고기는 기름기가 없는 우둔살 부위다. 고기를 담은 접시를 기울여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지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식당 주인들은 매일 새벽 식육점에 가서 그날 잡은 한우 암소만을 직접 구매한다. 비빔밥에는 10가지가 넘는 채소가 들어간다. 식당에서 직접 농사를 짓거나 지역에서 나는 제철 채소들을 사용하며 참기름은 매일 아침 새로 짜서 상에 올린다. 또 하나 맛의 비결은 고추장 대신 넣는 다진 양념에 있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새우젓을 섞어서 오랜 시간 숙성시킨 이 양념은 함평 생고기 비빔밥의 맛을 좌우하는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옛 생고기 비빔밥의 맛을 2~3대에 걸쳐 그대로 전수한 음식점들은 장터를 둘러싸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비빔밥 거리는 지난 2014년 한국관광공사 ‘함평천지한우 비빔밥 음식테마거리’로 선정됐다. 이곳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공신력을 얻으면서 더 쾌적한 환경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함평 생(生)비빔밥 어울림 한마당 축제’가 열려 팔도에서 모인 식객들의 오감을 충족했다. 생고기 비빔밥 거리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젊은 MZ세대에서는 함평 한우비빔밥과 인근 유명 카페의 커피, 케이크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게 함평 여행의 정석이 됐다. 이번 주 함평을 찾는다면 비빔밥 거리에서 차로 3분 거리인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향대전’(~11월6일)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걸 추천한다./광주일보 백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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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3 14:52

[신팔도명물]충남 금산 추부깻잎

향긋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맛을 돋워주는 깻잎의 사전적 의미는 들깻잎과 참깻잎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시중에 거래되고, 흔히 먹는 깻잎은 들깻잎이다. 쌈 채소, 깻잎 찜, 깻잎장아찌 등 다양한 밑반찬으로 활용되며 우리나라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이며 가장 뛰어난 깻잎은 금산추부깻잎이다. ◇금산추부깻잎의 안전성 확보 금산추부깻잎은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GAP 인증, 지리적표시제, 농산물 이력추적제 등 3개 인증을 획득한 깻잎으로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토양, 수질, 농약, 중금속 등의 철저한 검사와 관리하에 생산되는 고품질 깻잎으로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이다. 금산추부깻잎은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맛과 건강을 함께하는 건강식품이다. ◇들깻잎과 참깻잎 깻잎은 예로부터 인도, 한국, 중국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됐으나 식용으로 먹는 것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깻잎은 흔히 참깻잎과 들깻잎으로 분류되며 들깻잎은 한해살이풀로 줄기의 높이가 60-90cm이며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모양으로 쌈채소로 이용되며 참깻잎은 잎이 억세고 두꺼워 식용으로 잘 사용하지 않고 주로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된다. ◇금산추부깻잎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 영봉 아래 산 좋고 물 맑은 금산에서 재배되는 깻잎은 해발 250m의 분지형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깻잎 특유의 색깔이 진하고 잎 뒷면의 적자색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금산추부깻잎은 크고 두터워 씹히는 맛이 좋고 저장성이 뛰어나 품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며 전국 최고 품질을 인정받는 대단위단지로 깻잎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 엽채류 특구로 지정 받고 글로벌 GAP 인증 받아 2021년에는 미국, 홍콩, 일본, 싱가폴, 대만 5개국에 11만6164kg 규모 121만3516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깻잎의 영양소 고기를 먹을 때 빼놓지 않고 챙기는 것이 쌈채소이며 이중 대표적인 것이 깻잎과 상추이다. 맛을 위해 깻잎과 상추를 고기와 함께 먹기도 하지만 깻잎은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채소이다. 깻잎에는 칼슘, 칼륨, 철 등과 간은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성장기 아동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며 빈혈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깻잎은 시금치의 약 2배 이상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깻잎을 하루 30g 섭취하면 하루 권장량이 충족된다. 깻잎에는 루테올린이라는 식물성 색소 플라보노이드가 들어있다. 플라보노이드는 몸속에서 염증을 완화시키는 역할과 알레르기를 완화 시켜 기침, 콧물, 재채기 등을 완화시킨다. 폴리페놀과 베타카로틴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우리 몸속에서 노화를 불러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를 보여 피부가 노화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효과도 지니고 있다. 또한 피톨이라는 항암물질도 풍부하게 들어있는 깻잎은 암세포를 억제시키는 역할과 병원성 균을 제거하는 등 면역 기능을 강화시킨다. 금산추부깻잎은 고기의 냄새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며 육류와 함께 깻잎을 섭취할 경우 혈액을 맑게 하고 암을 예방하며 깻잎의 특유의 향을 내는 성분은 정유 성분으로 방부제 역할을 진행해 식중독을 예방에 좋다. ◇깻잎 고르는 방법 깻잎은 향이 강하고 짙은 녹색빛을 띠는 것, 붉은 반점이나 검은색이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솜털이 붙어 있으며 잔가시가 선명하고 까실까실하며 가장자리의 윤곽이 뚜렷한 것이 수확한지 얼마 안 된 신선한 것이다. 품종에 따라 깻잎의 뒷면 보라색이 진할수록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상품이다. 잎이 너무 얇은 것은 저장성이 떨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깻잎은 건조하거나 신선도가 저하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종이수건으로 깻잎의 물기를 말끔히 닦은 후에 다시 종이로 싸고 랩을 씌워 냉장보관 하면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다. 물 1L에 녹차 30g을 넣어 상온에서 30분간 우려낸 후, 우려낸 녹차에 깻잎을 5분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내면 더 깨끗하게 섭취할 수 있다. 한신협·대전일보=길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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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7 15:21

[신팔도명물] 강원도 홍천 잣

홍천의 특산품 중 하나인 ‘홍천잣’은 고품질 명품으로 유명하다. 홍천잣은 2007년 대통령 설 선물로 납품되는 등 품질 우수성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홍천은 전국 최고의 잣 생산지역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의 기후는 잣 성장 조건에 가장 적합하다. 지역의 좋은 토양에서 생산된 잣은 열매 또한 실하고 맛이 뛰어나다. 예로부터 노약자 영양식 등 강장식품으로 전해온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이 가운데 리놀산과 리놀렌산은 두뇌의 작용에 꼭 필요하며 자라나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튼튼히 해준다. 홍천잣은 지역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홍천에서 수확된 잣은 홍천군 산림조합과 지역 내 잣 가공공장을 통해서 수매되고 있으며 홍천군산림조합은 지역 내 유통과 가격조절 및 해거리에 대비한 잣의 장기저장 등을 담당중이다. 조합은 자체육묘장을 운영하며 3년간의 육묘과정을 거친 우량묘목만을 엄선, 홍천군과 재배임가에 체계적으로 공급한다. 지역에는 6개의 잣 가공공장이 위치해 있는데 이들은 채취 임가로부터의 수매와 탈각 · 탈피 · 포장 등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실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군산림조합은 지역에서 수확된 홍천잣을 수매해 공정에서 직접 가공·생산과정을 거쳐 NS홈쇼핑, 공영홈쇼핑 등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매체를 통해 판매한다. 2021년 판매금액은 20억원, 올해 9월말까지 매출실적은 21억원으로 지난해 성과를 뛰어넘었다. △대한민국 대표 수종=잣나무는 소나무과 수종으로 홍송, 오엽송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대표 수종이다. 꽃은 적자색으로 5월에 개화하고 구과는 긴 난형이고, 종자는 긴 난형으로 날개가 없으며 다음해 10월에 성숙한다. 잣나무는 잎이 5엽이며 길이는 7∼12㎝로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피며 열매는 긴 계란형으로 길이 12~15㎝, 지름6∼8㎝로 다음해 9월에 익으며 한 실편에 한 개의 잣이 결실하며 일반적으로 한 열매에 100개 가량의 잣이 생산된다. 열매는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잣나무 잎 또는 잣을 술에 담가먹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해송자라고 하여 자양강장약으로 사용한다. 나무는 목재가 붉은 색을 띄어 홍송이라 부르며 건축재, 가구재로 쓰인다 .잣은 저장성이 좋으나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시간이 경과하면 영양가가 감소하기 때문에 어둡고 서늘한 장소에 저장하고 껍질을 벗긴잣은 유리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선의 식품=잣은 예로부터 불로장생의 먹을거리 또는 신선의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소한 맛으로 널리 사랑 받았다. 입맛이 떨어지면서 기운이 없을 때 먹는 영양식으로 엿이나 강정, 기름, 죽, 단자 등으로 만들어 먹거나 탕, 찜, 신선로, 약식, 편, 정과 등 입맛을 돋우는 고명으로도 활용되었다.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일부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 잣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 한의학의서인 ‘본초강목’에서 이미 신라의 잣 효능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인삼과 함께 서역까지 수출되는 최고의 특산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잣은 지방질과 단백질이 각각 60%, 20% 이상씩 함유된 대표적인 식물성 영양식품이다. 이외에도 탄수화물, 무기질 및 비타민 등을 골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해송자’라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다. 심장과 간장, 신장의 경락에 작용해 진액을 생기게 하고 풍을 가라앉히며 폐를 튼튼하게 하고 양기를 돋우며 오장을 이롭게 해준다. 기운을 생기게 하며 비위를 따뜻하게 해 소화기능을 돕고 장을 부드럽게 해주며 눈과 귀를 밝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잣은 예로부터 기호식품으로도 널리 이용돼 왔다. 과자류, 식혜, 수정과 등 각종요리와 차에 띄워 맛과 멋을 돋우며 잣죽을 끓여서 어르신들을 봉양했고 어린이의 이유식과 어린이·수험생들의 두뇌발육, 기억력 향상 및 체력강화, 환자의 회복식 등 다양하게 애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 자연 식품이다. △고품질 명품 홍천잣=잣나무가 홍천에 많이 자생하였으며 품질이 우수하다는 문헌적 고증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시대 상인들이 중국으로 건너갈 때 잣을 많이 가지고 가서 팔았는데 그때 중국 사람들은 이것을 ‘신라송자라고 불렀고 그 뒤로 잣나무도 '신라송'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홍천 역시 신라의 속해있던 지역으로 홍천지역의 잣이 '신라송자' 중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천의 산림은 지역적 특성상 잣나무가 상단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일제의 수탈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대부분 수목이 유실되었다가 광복 이후 대대적인 조림사업을 거치며 산림녹화가 진행, 대표수종이 되었다. 홍천의 잣나무림은 1970년대부터 집중적인 조림을 통해 형성, 현재 대부분의 잣나무 수령이 30~40년으로 잣 수확의 최적기를 맞이하고 있다. 잣나무의 경우 수확 적기가 30~40년생으로 이러한 나무에서 나온 잣의 품질과 영양이 우수하다. 이같은 꾸준한 잣나무 조림과 지속적 관리를 통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양의 잣을 생산하고 있고 해마다 100여ha에 이르는 면적에 장기수(대부분이 잣나무임)를 식재하고 있다. 특히 피잣 한 가마를 탈피했을 때 남부지역산은 외피가 두꺼워 20~21kg으로 수율이 낮아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홍천지역산은 22~23kg의 실백잣이 생산되고 체계화된 생산 시스템과 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합리적인 가격에 납품할 수 있다. 홍천잣은 타 지역 잣과 비교했을 때 리놀레산함량이 가장 높았으며 이밖에 팔미트산, 스테아르산, 리놀렌산 등의 수치도 홍천잣이 가장 높은 것으로 연구되기도 했다. △ 잣 잡학사전 국산 잣과 수입 잣을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다. 국산잣은 윤기와 광택이 있다. 또 잣의 겉 표면에 상처가 있거나 깨진 잣이 조금씩 섞여 있다. 가루는 없다. 잣을 냉장 보관하기 때문에 제품의 변질이 적고 항상 신선하다. 잣나무향과 송진향이 있으며 산지에서 송아리 잣을 수거해서 직접 가공 생산하므로 믿을 수 있다. 반대로 수입 잣은 윤기와 광택이 적다. 잣에 상처는 없으나 장기간 보관시 진한 갈색으로 변색돼 진한 색을 띄는 것이 있다. 중국에서 처음 가져온 것은 잣몸에 가루가 묻어 있거나 가루가 생긴다. 벌레나 변질을 막기 위한 농약 훈증이나 방부제를 뿌릴 우려도 있다. 잣나무향이나 송진향은 없으며 비위생적으로 처리되어진다. 잣을 오래 안전하게 먹기 위해서는 보관방법이 중요하다. 잣은 저장성이 좋으나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시간이 경과하면 영양가가 감소하기 때문에 어둡고 서늘한 장소에 저장해야 한다. 껍질을 벗긴 잣은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잣은 예로부터 노약자의 영양식으로 알려져 왔으며 강장식품으로 전해온다. 잣 100g은 670 칼로리 가량의 열량이 나오는 고칼로리 식품으로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섭취하면 좋다. 잣에는 비타민 B가 풍부하며 호두나 땅콩에 비해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의 치료와 예방에도 좋다. 단, 인이 많고 칼슘이 적은 산성식품으로 해초,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으면 좋다. 잣이 지니고 있는 성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올레산, 리놀산, 리놀레인산 등 불포화 지방산이다. 강원일보=하위윤 기자 사진=강원일보DB·홍천군산림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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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0 14:34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

포천시에 들어서면 특이한 거리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가로수길 하면 흔히 플라타너스나 벚꽃을 떠올리지만 포천에는 '포도나무 가로수 길'이 있다. 도로 양옆으로 쭉 늘어선 포도나무가 신기해 저절로 시선이 가게 된다. 한적한 농촌 마을이 자리한 포천시 가산면에서는 포도나무 가로수길을 2010년부터 가꿔오고 있다. 이곳은 포천의 포도 주산지로 8~9월이면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려 마을이 온통 포도로 물든다. 이 무렵부터 이곳의 포도밭은 포도 상자를 전국으로 실어 나를 트럭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포천에서 포도가 열리는 지역은 이곳만이 아니다. 주변의 소흘읍과 내촌면 일대 드넓은 포도밭에서도 빛깔 좋고 탐스러운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포도는 포천의 특산물로 입지가 탄탄하다. 포천에서 포도가 다량 생산되고 그 이름이 차츰 알려지다 보니 지금은 아예 '포천 포도'라는 상품명(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달고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 △포천에서 포도 농사가 잘되는 이유 대부분 과일이 그렇듯 포도도 당도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특히나 최근 들어 품종 개량이 정교해지면서 갈수록 당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천에서는 약 147㏊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생산하고 있고 '캠벨얼리(Campbell early)' 품종이 98%를 차지한다. 캠벨얼리는 일찍이 구한말 미국에서 들여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으로 뿌리내렸다. 원래 과즙이 풍부하고 신맛과 향이 강한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 제조용으로 쓰기보다 생으로 먹는 것을 선호해 당도가 중요시됐다. 포천지역은 대체로 기온이 낮기는 하나 일교차가 커 포천 포도는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높고 빛깔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비가림 농법'으로 병충해를 줄여 수확성도 크게 개선됐다. 가산면에서 재배되는 포도는 '꿀 포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별나게 단맛이 강해 맛 좋은 포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소흘읍에서 자라는 포도는 인근의 '광릉숲'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추운 지방에선 포도가 자라기 어렵고 상품성이 없을 거로 생각하지만, 포천 포도는 이런 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도 있지만 지역 환경 특성에 맞는 농법을 꾸준히 개발해온 노력의 결실이다. 이처럼 포도 농사가 잘되다 보니 지역 내에선 포도가 과수 농업 중 재배 면적이 가장 넓다. 지역 과수 농업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잘나가는 '포천 포도'의 비결 포천 포도는 포도 알을 깨물면 과즙이 입안 가득 흐르고 묵직한 단맛이 오래 남는 게 특징이다. 껍질째 씹어도 신맛이 강하지 않아 먹기에 편하다는 게 농민들의 깨알 같은 설명이다. 그렇다고 단맛만 도드라지는 게 아니라 신맛이 은은히 깔려 균형을 잡아 준다. 포도의 신맛과 단맛의 균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받쳐 주지 않으면 포도의 질이 일정하지 않아 포천 포도 전체가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그래서 포천에선 농민 단체가 중심이 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도 매년 농가에서 처음 수확한 포도를 대상으로 당도와 산도를 직접 측정해 농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품질관리 덕분에 포천 포도에는 '농산물 우수관리제도(GAP)' 인증표시가 붙고 있다. 여기에 '농약 허용 강화제도(PLS) 준수' 표시까지 붙어 안전한 먹거리임을 보증한다. 지난 2019년에는 '경기도 포도 품평회'에 출품돼 최우수상과 특별상을 받아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포천에서 생산돼 출하되는 포도는 농촌진흥청이 제시하는 수확기준을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 포도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또 다른 이유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 상당수가 직거래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어떻게 생산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맛을 본 뒤 구매하는 방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소흘읍 포도밭 일대는 포도수확 철이면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찾아온 차량 행렬이 줄을 잇는다. 포도밭에 차려진 직판장에서 싱싱한 포도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포도 직구족 중에서는 단골도 꽤 있다고 한다. 이런 단골들의 입소문은 무시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낸다. 이곳 포도재배 농가 중에는 도매상 납품을 거절하고 직판만을 고집하는 농가도 있다. 오로지 방문판매와 산지직송만 해도 수지타산을 충분히 맞출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 '충성고객'까지 확보하고 있다. △지자체와 농민의 협업 '시너지' 올해 8월 포천지역에는 거의 한 달 내내 비가 내렸다. 이어 9월에는 초특급 태풍이 찾아왔다. 이런 기상 이변에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포도 재배농가가 많은 가산농협에선 매년 기상청에 요청해 기상자료를 받아 분석한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이상 기후에 농민들이 대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농협과 농민들은 기상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 해 농사를 설계해 작황에 미치는 피해를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안정적인 포도 생산과 판매 증대를 위해 전문 인력을 길러 내고 있다. 매년 교육생들을 모아 10개월간 포도 재배기술을 비롯해 판매전략, 융·복합 기획 및 경영 전략 등을 교육한다. 이렇게 배출된 전문 인력들은 포도 생산 현장에서 제 몫을 해내며 주변에까지 신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단지 재배기술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판로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내고 있다. 포천 포도가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유통망을 전국으로 넓혀가는 것도 이런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포천시는 포도 농가의 경영비 절감을 돕기 위해 포도에 씌우는 봉지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치를 지원하는 등 포천 포도 생산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포도 재배에 피해를 주는 조류 퇴치를 위해 소음이 없는 레이저형 퇴치기도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포천 포도는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과일로 과수 농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포천 포도의 우수한 품질이 더욱 알려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배 농가뿐 아니라 지자체와 시민 모두가 내 고장 특산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지와 지원을 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인일보=최재훈기자, 사진=최재훈기자 ##사진설명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1 포천시 소흘읍의 한 포도 농장에 포도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2,3,4,5 광릉숲 인근에서 포천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장주가 "참 달고 맛있다"며 수확한 포도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6 포천 포도농가의 한 농민이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며 활짝 웃고 있다.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7, 8, 9 포천 포도 농가의 한 농민이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신팔도명물] 포천 포도-10, 11 포천시 소흘읍에 자리한 포도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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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3 15:17

[신팔도명물] 경북 김천 '샤인머스켓’

프리미엄 포도의 대명사로 알려진 '샤인머스켓' 포도. 경북 김천은 샤인머스켓 포도의 주산지다. 일찌감치 샤인머스켓 포도 재배를 시작한 김천은 재배면적과 생산량에서 독보적으로 앞서며 프리미엄 포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0월이 제철인 샤인머스켓 포도는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과실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하며 씹으면 망고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김천에서 생산되는 샤인머스켓 포도는 당도표시·등급제, 김천시장 품질인증제 등 품질관리에 성공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윗 포도! 샤인 김천!' 2022 김천포도축제 김천시는 샤인머스켓 포도가 지역의 대표 소득작물로 떠 오르자 매년 7월에 개최하던 '김천자두・포도축제'를 7월 자두축제와 10월 포도축제로 분리해 개최키로 했다. 올해 처음으로 분리 개최되는 2022 김천포도축제는 '스윗 포도! 샤인 김천!'를 슬로건으로 오는 10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주차장에서 열린다. 샤인머스켓 포도 성출하기에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7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초청가수 김경호, 유지나, 김양 등이 출연하는 스윗&샤인 콘서트가 열리고 축제 기간 중 하루 2회 '황금포도 미로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매일 오후 2시 행사장 메인무대에서 네이버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판매방송을 진행해 현장에는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온라인에서는 고품질의 김천 샤인머스켓 포도를 실시간으로 판매한다. 더불어 김천 버스킹, FM 포도, 포도의 달인 등의 이벤트를 통해 김천 샤인머스켓 포도를 홍보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농촌체험페스티벌 행사와 연계해 농특산물직거래장터, 체험판매홍보 존 외에도 로컬 농부 예술가의 길, 팜핑 존, 파머스 마켓, 와이너리 피크닉 존, 작은 공연 및 영화관, 포토 존 등을 상설 운영으로 축제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축제를 주관하는 김천포도축제추진위원회와 김천포도회는 올해 처음으로 대면 축제로 개최하는 2022 김천포도축제를 통해 제철에 생산한 신선하고 고품질의 과일을 축제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포도의 고장 김천'의 명성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김천, 전국 포도재배 면적의 21% 차지, 수출도 탄력 경북 김천은 전국 최대의 포도 주산지다. 2022년 기준 5천760 농가에서 2천505㏊의 면적에 포도를 재배해 3만6천896t의 포도 수확이 예상된다. 이는 전국 포도 재배면적의 21%에 달한다. 김천에서 생산하는 포도는 샤인머스켓 품종뿐만 아니라 캠벨, 거봉 등 다양한 포도가 생산된다. 이 중 김천시 전체 포도 재배면적의 47%에 달하는 1천188㏊에서 샤인머스켓 포도가 생산된다. 재배 농가도 3천164 농가로 대다수의 농가에서 샤인머스켓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특화 작목으로 자라 잡은 김천포도는 68년 역사를 자랑한다. 1954년 평화동에서 2천975㎡의 부지에 포도 묘목을 심었던 것이 시초다. 1980년대에는 하우스와 비가림 시설을 설치해 전국에서 제일 먼저 포도를 출하했고 1990년 이후 전국 제1의 포도 생산지로 발돋움했다. 김천은 2006년 포도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 지리적표시제 제62호로 등록됐다. 다양한 포도를 생산하던 김천은 일찌감치 샤인머스켓 포도의 상품성에 주목했다. 김천지역은 토양에 게르마늄 함량이 높고 일교차가 커서 착색이 고운 최고급 포도가 생산된다. 직지천과 감천의 맑은 물과 토양오염이 없는 사질양토 등 천혜의 환경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포도는 저장성이 좋고 타 지역보다 맛과 향기, 당도가 높다.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켓 포도는 수확기 당도가 평균 18 브릭스(Brix)이며 특유의 은은한 향이 있어 수출에 적합한 고품질 포도 품종이다. 김천시는 샤인머스켓 포도가 가진 해외 시장에서의 상품성에 주목해 적극적인 수출 장려에 나섰다. 2017년 샤인머스켓 포도를 1㎏당 2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64t을 수출했고, 매년 수출물량이 증가해 2021년 139t 2022년 215t으로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도표시·등급제,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로 브랜드 관리 김천시는 2021년부터 샤인머스켓 포도에 대해 경북도내 최초로 당도표시 및 등급제(일반, 프리미엄)와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를 실시해 브랜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당도표시·등급제는 김천시 과실 공동브랜드인 '김천앤' 포장재를 지원받아 사용하는 생산자단체가 샤인머스켓 포도를 출하 시 16 Brix±1(일반 박스) 또는 18 Brix±1(프리미엄 박스)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리콜에 대해서도 생산자가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는 '리콜 책임제'를 말한다.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는 18 Brix±1의 프리미엄 박스의 경우 농협 공선출하조직에 한해 신청을 받아 제대로 된 재배와 품질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생산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이들 중 현지심사를 거쳐 '김천시장 품질인증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해 프리미엄급으로 가격 차별화를 유도하고 있다. 김천시는 10개 지역농협 '김천앤'(김천시 과실공동브랜드)과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당도표시·등급제'와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를 통해 김천 샤인머스켓을 전국 최고의 포도 브랜드로 키워가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 신뢰 최우선 김천시의 당도표시·등급제 및 김천시장 품질인증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석을 전후해 일부 농가에서 익지 않은 노지 샤인머스켓을 조기 수확한 것을 파악돼 비상이 걸렸다. 김천시는 시행 중인 당도표시제와 품질인증제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판장 및 도매시장을 매일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미숙과 포도를 출하하는 농가에서는 일부 물량을 당도표시제 포장재에 출하하지 않고 개별 포장재(非보조 박스)에 출하하는 등 시의 현장점검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최근 샤인머스켓 재배면적과 재배농가가 증가하며 일부 농가의 기준 미준수 행위가 김천시 포도 이미지에 막대한 손상을 끼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김천시는 김천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포장재 제작 및 공급업체 그리고 지역 내 유통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무단으로 김천앤 포장재를 제작·판매·양도하거나 유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킬 경우 상표법 위반으로 고발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 김천시는 2020년부터 김천앤(포도, 자두) 품질관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품질관리기준 미달 출하 농업인을 적발해 보조금을 환수조치 등 강력한 행정제재를 하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최근 샤인머스켓의 생산규모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생산농가의 품질관리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해마다 증가하는 등 포화된 샤인머스켓 유통시장에서 김천 샤인머스켓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품질관리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천시의 과수 주력품목으로 샤인머스켓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에서는 농가지도와 교육에 더욱 힘을 쓸 것"이라며 "농민들도 품질관리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과 그에 앞서 농민들의 책임감 있는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일신문=신현일 기자 사진=김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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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9 15:58

[신팔도명물] 명품 장수한우 맛보소!

장수(長水)의 맛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코 많은 사람이 ‘장수 한우’와 ‘장수 사과’를 꼽는다. 평균고도 해발 500m의 고원 산악지대인 장수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큰 일교차와 풍부한 물로 생산되는 사과와 오미자, 토마토 등 레드푸드(Red Food)가 유명세를 타면서 올해 대통령실 추석 선물로 장수 오미자청이 선택받기도 했다. 이 중에도 장수 한우는 청정 고원의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음용수와 고랭지 특유의 큰 일교차로 근육 사이에 지방층이 촘촘히 생성돼 육즙이 풍부하고 담백 고소한 맛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각종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입상하며 최우수 반열에 올라 맛과 품질로 도시소비자에게 ‘명품 한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소비자 신뢰도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품질관리 장수한우는 그동안 체계적인 사료, 사양, 혈통관리로 담백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고급육 생산과 차별화된 유통전략으로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소비자는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소비자는 없다”는 평이 말하듯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출생부터 출하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장수한우는 엄격한 사양관리 시스템과 브랜드 관리규약에 의거 생후 7개월령 이내 숫소는 거세해 육질을 균일화한다. 또한 자체 생산한 TMR 사료에 의한 평균 30개월령 사양관리로 1+등급 이상 거세우만이 장수한우 이름표를 달 수 있다. 장수군은 지난 2005년 장수한우 명품화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4년 100억 원을 출자해 장수한우지방공사 설립했다. 유전자뱅크의 한우수정란이식, 우량암소 분양, 고품질 TMR 사료 공급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믿고 살 수 있는 장수한우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장수한우 선진화를 위해 산·학·연 협력으로 2021년 4월 6일 장수한우지방공사는 충북대학교, 이티바이오텍(주)와 우량유전형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유전분석, 수정란 등 유전자원 생산과 우량 개체 검증을 통한 유전체 분석정보에 기반한 장수 한우만의 우량유전형질을 개발해 종축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드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수정란 지원사업과 병행해 우량 수정란 공급체계도 공고히 했다. ◇자원순환 농업 이용한 친환경 축산물 장수한우 친환경 농업을 선호하는 장수 농업인들은 한우와 사과, 오미자 등의 경축순환 경영모델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의 안심 먹거리를 생산한다. 특히 친환경 순환농법을 이용한 장수한우 생산을 위해 장수군 내에서 생산이 적합한 사료작물과 품종 및 생산기술 확립이 대두됐다. 이에 2013년부터 3년간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고랭지에 적응력이 좋고 월동 후 수확이 빨라 겨울 사료작물 중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호밀의 ‘채종적지 선정 프로젝트’를 수행해 지역에서 필요한 호밀 종자 134톤 중 27톤을 생산하며 수입에만 의존하던 호밀 종자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풀사료 연중생산 및 공급체계가 구축되어 장수군은 풀사료 생산 불리 지역에서 연중생산이 가능한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기반으로 장수한우는 국내에서 육성된 사료작물 품종의 종자를 지역에서 자체 생산하고, 그 종자로 한우 먹이인 풀사료를 생산 공급하며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한우 거래, 이제 스마트폰으로! 스마트가축시장 육십령 고개를 넘나들며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사통팔달의 교역로인 장수군 장계면은 3일, 8일 오일장이 형성된다. 이때 우시장이 크게 열린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활발해지면서 지난 1월 장수군은 온라인으로 한우를 구매할 수 있는 ‘장계 스마트가축시장'을 개장했다. 총사업비 2억 원이 투입된 장계 스마트가축시장은 종이 형식의 계류대를 전자식으로 전면 교체해 매수인들에게 한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방송·송출할 수 있는 설비와 전자식 경매시스템이 구축돼 매도인과 매수인들은 가축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전국 어디에서든 경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장수한우는 854호 농가에서 3만4,623두(22년 9월 기준)를 사육하고 있다. 장수군 인구 2만 1,487명에 비해 한우 사육두수가 1.6배 이상 많다. ◇최훈식 장수군수 인터뷰 장수군 지역경제의 한 축인 장수한우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며 소비 확대를 위해 숙고하고 있는 최훈식 장수군수의 축산정책을 들어봤다. 최훈식 군수는 “팬데믹 이후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사료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가 증가하고 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한우 가격 파동에 대비해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축산업 지원책을 펼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축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총 118억의 예산을 투입해 △풀사료 자급기반 구축 △장수한우지방공사 운영 지원 △축산물 품질향상 지원 △축산농가 재해예방 지원 △가축방역 예방약품 지원 △가축방역 시설장비 지원 등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깨끗한 환경 속에서 장수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축산악취 저감 및 환경개선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지원 △친환경 축사환경 개선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훈식 군수는 “장수한우가 명품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한우 종축개량과 브랜드 관리가 관건이다”고 단언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장수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이재진
  • 2022.09.14 13:40

[신팔도명물] 전남 나주배

배꽃이 휘날리는 4월 나주시 금천면에는 하얀색의 향연을 보기 위한 사진사들로 넘쳐난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배꽃이 하얗게 핀 달밤에)’로 시작하는 고려시대 후기 이조년의 평시조에서 보듯 남도의 봄, 최고의 정취는 나주에서 느낄 수 있다. 배꽃이 필 무렵 나주에서는 한 해 배 농사 풍년을 기원하는 ‘배신제’ 봉행 행사가 열린다. 제례는 전통 향교 제향 방식으로, 시민들까지 참여해 풍성한 결실을 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나주하면 떠오르는 특산품, 단연 ‘나주 배’다. 나주배는 영산강 유역의 양질의 토양, 과수에 매우 적합한 기상여건 그리고, 오랜 역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준 높은 재배 기술로 육질이 연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색깔이 곱고 아삭아삭한 특유의 식감으로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과 동남아, 중동, 유럽 지역 등 전 세계적인 과일로 인정받고 있으며,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매우 효과가 좋다. ‘배하면 나주, 나주하면 배’ 나주배는 제주귤과 함께 인지도가 가장 높은 산지와 과일의 조합이다. 2022년 현재 나주 배농가수는 1947농가로, 올해 생산량은 4만8843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생산량의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나주배의 맛과 유명세가 전국민의 마음 속 깊이 각인돼 있다는 의미다. 나주배는 나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경제 전반을 관통하는 상징적 존재다. ‘나주는 모르지만 ‘나주 배’는 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나주배 유래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1454년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 ’나주목의 토공물(土貢物) 목록에 ‘나주배’가 포함돼 있다. 호남읍지(1871년 발간)에서는 나주배를 임금에게 바친 진상품으로 소개한다. 근대적 배 재배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일본인들이 금천면에서 만삼길 품종 100그루를 식재한 것을 계기로 신고, 금촌추 등 타 품종이 들어왔다. 이후 송월동에 거주했던 이동규씨가 1913년 상업 목적의 첫 과수원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건강 과일로 으뜸’ 나주배 부가가치 향상 노력 나주배는 건강 웰빙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고전 의서에서는 나무뿌리부터 열매껍질까지 버릴 것 없는 알짜배기 과일로 소개한다. 중국 의서 본초강목은 “폐를 보하고 신장을 도우며 담을 제거하고 열을 내리며 종기의 독과 술독을 푼다”고 했다. 특히 기관지 건강에 특효다. 허준은 동의보감에 “기침, 감기, 천식 등 환절기 질환에는 즙을 내어 복용하면 열이 있는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열로 인한 목과 코의 통증해소에 좋다”고 배의 효능을 저술했다. 배로 만든 음료가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각종 언론매체, SNS를 통해 전해지며 호주에서는 배 주스가 숙취음료로 인기가 높다. 지난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중소벤처기업부)는 나주시 금천면 일원 2만8753㎡를 ‘나주 배산업 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배 최대 주산지이자 재배 최적지로 지역을 선도하는 성장 동력 육성과 배 산업 고도화를 위한 각종 규제특례를 통해 농가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중장기 배 산업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왔다. 나주시는 민선 8기 출범 후 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나주 배 브랜드 가치 향상’과 ‘판로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원예산업 종합계획을 통해 노후화된 산지유통시설 현대화에 나서 금천농협 등 5개소에 169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소비자 수요를 감안한 신품종 개발 및 재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소비 기호를 맞춰 일본의 신고배를 국산 품종으로 대체해 나갈 방침이다. ‘신화’, ‘창조’ 등 국내 육성 품종 출하 시 수매가 대비 비싼 가격에 전량 매입하고 국내 육성 품종의 품질과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킬 계획이다. 나주배 해외 시장 공략, 고부가가치 산업에 주목 나주배는 1929년 조선박람회에 출품돼 동상을 수상하며 나주를 대표하는 농산물로 유명세를 탔다. 나주배는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 판로를 넓혀가며 세계적인 명품 과일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8월에는 올해 첫 수확한 나주배 ‘원황’이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원황은 과즙이 풍부하고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단맛이 많고 감미가 좋은 국내 육성 품종이다. 수출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약 70t으로, 나주시는 올해 수출 목표를 전체 약 2300여t으로 설정했다. 나주배 수출을 위해 ‘브랜드 수출포장재’, ‘농산물 수출물류비’, ‘수출 전문단지 해충 포획기’ 등 농가 지원사업과 ‘수출 전문단지 육성’, ‘해외 판촉행사 개최’ 등을 통해 수출 판로 다각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체계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수출 전문 에이전트를 운영, 전남도, 수출 유관기관 등과 함께 대규모 해외 판촉행사를 3~4회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 가공제품 개발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힘을 쏟는다. 배즙에 치중된 가공제품의 다양화, 차별화를 목표로 이화쌀케이크, 배구움빵 등 새로운 가공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봄철 아이스 음료 메뉴로 나주 배로 만든 ‘배 칠러’를 출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배 칠러 출시로 연간 약 164t에 달하는 나주배가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1992년 개관한 국내 유일의 ‘나주배 박물관’도 시민에게 친근한 문화·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박물관은 단순 관람형 콘텐츠에서 벗어나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궁중음식 배숙 만들기’, ‘배 수확’, ‘배 시식’ 등 다양한 문화체험 콘텐츠를 운영해 박물관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추석이 예년에 비해 이르지만 적기 수확과 꼼꼼한 선과 작업에 힘써주신 농가,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지난해와 달리 저온, 병충해 피해가 적어 생산량이 4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수가격 안정화, 수출 판로 확보에 최선을 다해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일보=윤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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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7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