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6 15:13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행복한 금토일

[新 팔도명물] 의령 망개떡⋯방부제 필요없고 찹쌀떡보다 쫄깃

망개떡은 경상남도 의령지역에서 5월 단오 때부터 한겨울까지 만들어 먹던 전통음식이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나무)을 일컫는 경상도 방언인 망개나무에서 유래했다. 청미래덩굴, 즉 망개나무 잎으로 싸는 떡이라 해서 '망개떡'으로 부르게 됐다. 청미래덩굴을 황해도와 경상도에서는 '망개나무'라 하고, 호남지방에서는 '명감나무' 또는 '맹감나무'라 부른다. 청미래덩굴은 백합목 백합과 덩굴식물이다.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의 산기슭 양지, 산비탈, 야산 및 수풀가 반음지에 자생한다. 뿌리는 굵고 꾸불꾸불 옆으로 뻗으며 줄기는 마디마디 굽으면서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다. 망개떡이 의령군 특산품이 될 수 있었던 건 의령에 유달리 청미래덩굴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자굴산에는 군락지가 사방에 널려있었다. 의령읍 하리 수암마을은 일명 '청미래마을'로 불리는데 농촌체험객을 상대로 망개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부는 2011년 의령망개떡을 '지리적표시제 등록 제74호'로 지정했고 이때부터 의령이 '망개떡 1번지'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제조 방법 망개떡은 멥쌀로 빚은 떡이다. 그런데도 찹쌀로 만든 떡보다 더 쫄깃쫄깃한 식감을 갖고 있다. 방부제 등의 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전통적 떡맛을 유지하고 있다. 망개떡은 제조 후 하루가 가기 전에 먹어야 쫄깃한 식감을 더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떡은 두세가지 공정만으로 만들어 지지만 망개떡은 다양한 공정이 필요해 만들기가 까다롭다. 망개떡은 먼저 물에 불린 멥쌀을 가루를 만들어 쪄 낸다. 쪄 낸 떡을 찰기가 있도록 반죽을 여러 번 치댄다. 그런 다음 더 쫀득하고 찰지도록 하기 위해 기계에 넣어 가래떡으로 뽑아 낸다. 뽑아낸 가래떡을 다른 기계로 옮겨 길쭉하고 납작하게 뽑아내 손바닥 크기(6㎝ 내외, 30g 정도)의 사각형(떡피)으로 자른다. 떡피에 팥앙금을 넣고 망개 잎 2개로 감싸서 마무리한다. 망개떡은 한여름(6∼8월)의 신선한 망개잎을 따서 사용한다. 여름에 따서 깨끗이 손질해 독특한 성질을 잃지 않도록 급랭시켜 잘 저장해 두었다가 겨울까지 사용했다. 그러다 의령망개떡 대표인 임영배씨(75)씨가 1990년대 초반 망개 생잎을 소금에 절여서 보관하는 염장법을 개발하면서 사시사철 망개잎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염장한 망개잎은 잎의 불순물과 독성이 제거되고 쌉싸라한 맛도 사라지면서 향긋한 향까지 나게 한다. 염장한 망개잎을 사용할 때에는 잎을 물에 깨끗이 씻고 뜨거운 증기에서 한번 삶아 소금기를 빼 낸 다음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일단 쪄낸 잎은 3일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망개잎으로 떡을 싸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수분유지가 되며 부패를 방지하는 약효성분으로 여름철에도 쉽게 쉬지 않으며 향기가 배어 독특한 맛이 난다. 망개잎은 다른 채소류와 비교해서 단백질이 많고 무기질과 식이섬유, 엽산이 풍부한 편이다. 각종 당질이 많아서 특유의 단맛이 나며, 비타민 C의 함량이 높다. 망개잎에는 여러 종류의 스테로이드 사포닌(Steroid Saponin)을 함유하고 있다. 망개떡에서 망개잎만큼 중요한 것이 팥이다. 팥은 수차례 씻어 껍질이 물러지게 하고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어 장시간 고아서 체에 받쳐 껍데기를 걸러낸다. 걸러낸 물을 가만히 두면 고아진 팥은 가라앉고 물이 뜨는데 그 물을 걷어 낸다. 그리고 남은 팥의 물기를 짜내고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건조를 시키면 팥앙금이 완성된다. 팥을 재료로 사용하는 떡은 성질상 장시간 유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망개떡은 망개잎의 즙이 떡속에 깊이 배어 자연 방부제 효과를 발휘하면서 특유의 맛과 영양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망개떡의 유래 멀리 가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야시대 의령에서는 강국인 백제에 처녀를 시집보내는 정략혼인을 장려했다고 한다. 이때 이바지 음식(갓 혼인한 신부가 시댁에 갈 때 장만해 가는 음식)의 하나로 신랑집에 망개떡을 보냈다고 전해온다. 또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이 떡이 상하지 않도록 망개잎으로 싸서 보관해 전시식으로 이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져 오고 있다. 이외 일제시대 때 독립군들이 산속으로 피신다닐 때 밥 대신 떡을 만들어 망개잎에 싸서 흙먼지가 묻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해 간편하게 먹었다는 얘기도 전해져 오고 있다. 떡 품목 최초로 지리적 표시제 등록 현대에 들어서서는 1950년대 중반 의령에서 망개떡이 처음 제조된 것으로 보인다. 의령에서 3대째 망개떡을 만들고 있는 '의령망개떡' 대표 임영배(75) 씨는 1956년부터 모친이 의령에서 망개떡을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령에서는 의령망개떡을 비롯, 부림떡전문점(주), 의령망개떡 김가네, 낙원떡집, 의령토속식품, 의령부자망개떡, 방앗간안지, 대의오서방의령방개떡, 이부자방앗간 망개덕 등 9개 업체가 망개떡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의령망개떡 등 6개 업체는 의령망개떡협의회(회장 구인서)를 조직해 망개떡 전통 계승 및 품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의령 망개떡 일부 제조업체들은 전통적인 망개떡 제조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새로운 재료의 떡피에다 딸기와 견과류, 자색고구마 등으로 만든 다양한 소를 앙금으로 넣는 등 제조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의령망개떡협의회는 2021년 12월 31일 지리적표시 유지·발전·홍보 등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우수단체로 선정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상을 수상했다. 의령망개떡은 의령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지난 2011년 지리적표시제 제74호로 등록됐다. 지리적표시제는 농산물의 품질과 명성 등이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고 해당 농산물이 특정지역에서 생산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시제를 말한다. 의령망개떡은 2011년 3월 떡 품목 최초로 지리적표시 등록을 받으면서 의령은 명실상부하게 망개떡 생산 메카로 인정받게 됐다. 의령망개떡이 전국적 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망개잎 염장법 개발 등 업체들의 전통 제조법 계승 및 혁신 노력과 전국 유통이 가능하도록 한 의령군의 망개떡 육성 정책 때문이다. 의령군은 2010년~2012년 총 30억원을 투입해 의령망개떡 명품화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추진 사업들은 △의령망개떡 지리적표시제 등록 △의령망개떡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 △유통기간 1일에서 냉장 3일, 냉동 6개월로 연장 △공동브랜드인 ‘자연한잎 의령망개떡’ 개발 △소비트렌드 맞춤형 소포장제 개발 등이다. 의령군은 2012년 이후에도 추가로 7억여원을 들여 망개떡 제조업체들을 지원하는 등 망개떡 명품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 주말
  • 기타
  • 2022.02.09 19:07

[新 팔도명물] 전라북도 한우광역브랜드 참예우

전라북도 한우광역브랜드인 참예우에는 고객에게 진실된 예를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참예우는 우량송아지를 입식해 친환경농법으로 수확한 사료와 쾌적한 환경 속에서 자란 한우로 전국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참예우는 그동안 개별 조합에서 한우를 생산하고 브랜드화했던 것을 벗어나 전북지역 한우사육 농가들이 생산한 고품질의 한우를 안정적 공급 물량의 규모화로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06년 전라북도와 농협중앙회 지원으로 전북지역 6개 축협(전주김제완주축협, 임실축협, 남원축협, 순정축협, 고창부안축협, 익산군산축협)이 연합해 한우광역브랜드사업단을 발족하고 조합의 한우사육 1000여 농가가 참여해 참예우 브랜드로 런칭했다. 지난 2009년 농림축산품부로부터 참예우명품화클러스터사업 지정으로 생산기반 확충과 유통망 확대를 위한 거점 판매시설을 확대하고 2010년 NH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브랜드의 체계적인 관리와 참예우의 유통 활성화로 참예우 참여 농가의 실익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참예우는 전국적으로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우수축산물브랜드인증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주관 우수축산물브랜드 인증은 2004년 이후 올해로 18회째를 맞고 있으며, 전국 지벙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은 국내 축산물 브랜드를 대상으로 심사하는 인증 제도이다. 소비자와 전문평가위원들이 품질, 위생, 안전성, 브랜드 관리 등을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한다. 특히 브랜드 현장 평가를 강화하여 업무담당자 인터뷰를 진행하고, 농장을 방문해 방역 및 위생관리 등 현장을 점검한 뒤 항목별 실적을 확인하고 최종 인증위원 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하게 된다. 참예우는 지난해 2021년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우수축산물브랜드로 14년 연속 인증을 받는 등 소비자들에게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참예우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대한민국 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대통령상 수상으로 명품인증을 받았다. 이후 해마다 엄격한 평가를 거쳐 2021년 대회에서도 9년 연속 우수브랜드로 평가받아 명품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국 4개점(건대, 미아, 구리, 수원)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수도권 지역에 참예우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판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급 기관과 적극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6년부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전북농업기술원, 전주 대자인병원 등과 농산물 소비촉진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참예우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고품질을 유지해나가기 위해 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과 6개 지역축협은 농가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지역 1000여 참예우 농가는 농협에서 공급하는 정액을 인공수정해 생산한 수송아지나 관내 번식 농가 및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우량송아지를 입식하여 7개월령에 거세를 실시하고, 친환경농법으로 수확한 청보리를 활용한 육성TMF 전용사료와 전용배합사료를 급여하게 된다. 사육기간은 28개월이상, 출하체중은 700Kg의 출하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조합의 한우전문 컨설턴트의 각 시기별 사양관리 지원을 받아 고품질 한우생산 및 차별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1등급 이상만을 참예우로 판매유통하는 품질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한우의 생산,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유통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 할수 있다. 이외에도 햇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저온 유통 체계(Cold-Chain System)를 운영하여 소비자는 안심하고 맛있는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참예우가 만들어지고 성장하기까지 전북도, 축산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모든 관계자분들과 전북도민, 그리고 전국의 소비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참예우 권용학 대표이사는 참예우가 축산물 브랜드경진대회에서 2010년~2012년 3년 연속 대통령상(대상), 2013년~2020년 8년 연속 국가명품인증을 수상한 것은 축산농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든 성과라며 앞으로도 명품 브랜드 유지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수입소고기 개방으로 우리 한우 소비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지만, 참예우는 6개 지역축협과 연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품질 한우생산을 위한 사양기술과 질병예방, 자급 조사료 생산기반 확보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권용학 대표는 앞으로도 참예우는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생산에서부터 정성과 사랑으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 농가에서 키운 한우를 좋은 가격에 팔아주는 역할을 해 농업소득 증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원활한 소비유통에 앞장서고, 판로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수도권 진출로 전북지역 대표 한우 참예우가 많이 판매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국민 모두가 전북지역에서 생산한 한우고기 참예우의 소비 촉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주말
  • 이종호
  • 2022.01.27 17:20

[新 팔도명물] '금산인삼' 전통·독창적 농법⋯맛도 향도 '으뜸'

지금부터 약 1500여 년 전에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일찍이 부친을 여의고 모친마저 병들어 자리에 눕게 되자 효자인 아들은 모친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불봉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니 그 뿌리를 달여 드려라. 그러면 네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라며 선몽했다. 강 선비는 풀을 찾고 뿌리를 캐어 달여 드렸더 니 모친의 병은 완쾌됐고 그 씨앗을 인공적으로 재배하게 됐다. 이 것은 마치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인삼이라고 불리게 됐다. 인삼은 생육환경과 지리적 조건, 채취 기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일교차가 큰 금산에서 생산된 인삼은 몸체가 작지만 희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2월과 4월, 8월 상순에 뿌리를 캐내 대나무 칼로 껍질을 벗겨내면 다음 과정은 뜨거운 햇볕과 바람이 맡는다. 맛과 향이 강해 예로부터 약으로 쓸 만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금산인삼. 전통성과 독창성에 안정성까지 더하며 산업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형세견백차원(形細堅白且圓). 백제삼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가늘고 희고 단단하며 둥근 것이 특징으로 금산곡삼을 설명할 때도 등장한다. 금산인삼은 모양도 작고 연근도 4년 근에 불과하지만 맛과 향이 강해 으뜸으로 꼽혔다. 중국 양나라 무제시대의 약물학자 도홍경이 쓴 '본초강목'에도 인삼은 백제 것이 좋다는 기록이 있다. '모양이 가늘고 단단한 인삼이 모양이 크고 허하고 연한 인삼에 비해 약효가 우수하다'고 기록했다. 고려삼의 전통을 이은 것이 개성직삼이라면 백제삼의 전통은 금산곡삼으로 이어졌다. 금산인삼은 재배방법부터 개성식과 달랐는데 밀식하며 햇볕을 충분히 받도록 했다. 또한 한여름인 7월부터 8월 사이 채취해 건조, 가공을 하다 보니 5년 근과 6년 근처럼 편대가 큰 대형인삼을 생산하기 어려웠다. 모양이 가늘고 작은 금산인삼은 둥글게 말아 곡삼으로 가공해왔다. 실제 1920년대만 해도 생삼보다 곡삼의 유통이 많았다. 1974년엔 금산인삼조합에서 검사 포장한 금산곡삼이 국내외 시장을 독점하기도 했다. 인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풍경은 금산 장날 인삼시장의 흔한 풍경이었다. 전국 여러 곳에서 생산된 인삼이 금산에 모였고, 인삼을 사려는 사람들로 시장은 붐볐다. 수요와 공급, 가격 형성이 이뤄지면서 금산은 국내 유일의 대규모 유통 중심지가 됐다. 금산인삼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금산곡삼을 언급하는 이유다. 과거처럼 둥글게 말지 않고 생삼을 햇볕에 말려 수분함량을 15%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 것은 백삼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인삼시장은 6년 근 직삼의 개성인삼과 4-5년 근 곡삼의 금산인삼으로 양대산맥을 이뤘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으로 개성의 인삼 산지가 사라지자 반사적으로 금산에서 생산되는 인삼이 크게 빛을 보게 된다. 1500년 전통의 금산인삼 재배법은 세계도 인정했다.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에 이어 2018년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 GIAHS에도 등재됐다. 농업유산은 농업인이 지역의 환경과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며 오랫동안 형성해온 유무형의 농업자원을 의미한다. 일찍이 인삼산업이 발달해 인삼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공동체를 형성했던 금산은 전형적인 산간분지로 인삼농사 짓기에 적합했다. 반음지성 다년생 식물인 인삼은 배수가 양호한 토양, 서늘한 생육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작물인데, 금산의 기후조건은 인삼농사에 최적이었다. 세계가 금산인삼 농업의 보존가치를 인정한 이유는 일곱 가지다. 독특한 재배법과 인삼 생산 및 유통의 중심지라는 점이 첫 번째, 해가림 시설과 퇴비사용이 두 번째, 연작으로 인한 재배지 부족을 객토, 담수 등의 방법을 통해 논 재배로 확장하는 등 재배면적을 극대화 한 것이 세 번째다. 주민 생활양식을 반영한 다양한 농경방식, 개삼제와 금산농악, 금산인삼축제,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등 문화 발달을 견인했다는 점, 백삼을 곡삼 형태로 가공했다는 점도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다. 여기에 금산인삼은 사포닌 등 인삼의 8개 대표 성분 함량에서 대부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부오염을 엄격히 차단하고 병해충 감염 차단 및 안전관리에 철저한 재배법은 금산인삼의 우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는 금산인삼 재배법의 독창성과 전통성을 인정했다. 대표적으로 순환식 이동농법 체계다. 휴경과 윤작을 통해 생물학적 회복의 과정을 거치고 예정지 관리를 통해 토양 물리학, 화학적 회복의 과정을 밟았다. 장기간의 휴경과 윤작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기다림의 농법'이면서 독특한 토지 이용방식이다. 방향과 바람이 순환하는 해가림 농법도 금산인삼 재배법의 독창성으로 꼽힌다. 해가림 농법은 500년 이상 계승되어 왔음에도 일부 자재가 현대식으로 변화되었을 뿐 해가림 시설의 기본 원리와 구조(높이와 모양)은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 해발고도 250m 내외의 산간침식 분지를 이루고 있는 금산. 주민들은 산간 구릉지 주변 마을에서 인삼을 재배하며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금산인삼약초시장은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가 거래되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6200억 원 규모의 인삼과 약초가 거래되고 있다. 전국에서 생산된 인삼은 금산에 오고 나서야 비로소 귀한 대접을 받는다. 남북분단 직후만 해도 금산에서 생산된 인삼은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금산 사람들이 전국으로 인삼재배 면적을 확산시키면서 부터다. 자연스럽게 기술이 전수됐고 경작지도 넓어졌다. 전국에 인삼 경작지가 늘어났지만 가격 결정과 거래는 여전히 금산에서 이뤄지고 있다. 100년 역사를 간직한 금산수삼센타에는 시골 장날의 정취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산장이 열리는 2일과 7일이 되면 수삼센터에도 활기가 넘친다. 장이 서는 전날(장안날)엔 도매시장이 문을 연다. 전국에서 대량으로 수삼을 구입하는 도매상인들도 장날 못지않게 사람들로 북적인다. 금산에는 국제인삼시장, 인삼종합쇼핑센터, 금산수삼센타, 농협수삼랜드, 금산수삼시장, 금산약초시장, 금산인삼약령시장 등의 전문시장이 형성돼 있다. 서울 약초시장, 대구 약령시장과 함께 국내 3대 약초시장의 하나가 바로 금산인삼약령시장이다. 백삼류의 건삼이 필요하다면 국제인삼시장을, 생삼을 구입하고 싶다면 수삼전문시장을 찾으면 된다. 금산인삼의 어제와 오늘을 체험하려면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산인삼축제를 찾으면 된다. 국내 최고의 산업형 축제로 인정받고 있는 금산인삼축제는 1981년 시작됐다. 1999년 이후 10여회 이상 전국 최우수 축제에 선정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자리 잡았다. 금산인삼축제는 2016년 세계축제협회(IFEA) 피너클 어워드 시상식에서 축제 이미지 등 6개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전일보=길효근 기자

  • 주말
  • 기타
  • 2022.01.20 18:46

순백의 아름다움⋯조선인 미감 고스란히

광주왕실도자기가 탄생하는 가마 안의 불.광주시 제공 신팔도명물-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 경기도 광주 전 세계 도자기 애호가나 전문가들이 '성지'처럼 조용히 찾는 곳이 있다. 요사이 몇 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발길이 뜸해졌지만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곳. 바로 경기도 광주시다. '백자의 고장'으로 불리는 광주시는 특히나 '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으로 명성이 더욱 높다. 하지만 팔당호 상수원보호구역에다 각종 수도권 규제에 묶여 명성에 걸맞은 시설이나 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보니 다른 어떤 지역보다 우수한 문화·예술자원을 지니고 있음에도 한계가 있었고, 지자체의 고민도 깊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백자에 대한 이슈에 이슈가 더해지며 자연스레 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 '광주'도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RM도 반한 조선백자 조선백자 애호가나 컬렉터라고 하면 으레 머리 희끗한 중장년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2019년 BTS(방탄소년단)의 RM군이 본인의 SNS에 올린 사진 한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는 사진. '조선의 미' 정수를 보여준 달항아리에 젊은 층까지 열광했고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RM이 직접 달항아리를 구입한 것이 알려지며 작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 주인공은 오래전부터 광주에 터를 잡고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권대섭 작가. 이미 대가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다시 한번 재평가된 것이다. 이처럼 조선백자가 반향을 보이자 2010년 빌게이츠가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를 통해 달항아리(최영욱 작가 작품) 3점을 거액에 구입한 것이 다시금 회자되기도 했고 현재까지도 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왕실도자 본고장의 조건 경기도 광주는 어떻게 왕실도자의 고장이 됐을까. 광주는 조선시대 왕실자기를 제작한 분원관요(分院官窯)가 운영됐던 곳이다. '분원'이란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에게 올려지는 모든 진상품 및 식사를 담당하는 중앙관청인 사옹원(司饔院)의 하급기관을 뜻한다. 왕이나 궁중에 음식을 공급해오다 백자 수요가 증가하면서부터 그 역할이 확대됐다. 왕실 및 관청용 그릇 제작을 직접 주관하게 됐고, 광주에는 1467~1468년경 분원이 설치됐다고 한다. 이후 조선 후기까지 왕실과 관청에 필요한 백자를 제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광주는 관요가 설치되기 이전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민요(民窯)가 설치·운영됐다. 14세기 말에서 15세기 초 광주 초월읍 쌍동리에서 분청사기가 제작됐고, 이후 가마 수가 크게 증가해 번천리, 우산리 등지까지 가마가 설치돼 질 좋은 백자가 제작됐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광주 전역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지반공사에 들어가면 도자기 파편 등 관련 유물들이 출토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의 관요는 15세기 후반 처음 설치됐다. 관요 설치 이전에는 전국 4곳에서 왕실과 관청용 자기를 공납하던 상품자기소(上品磁器所)가 운영됐고, 관요가 설치된 이후에는 사옹원 소속의 사기장 380명이 제작했다. 이들의 역할로 백자의 품질이 빠른 발전을 거듭했다고 한다. 기술만 좋다고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선 좋은 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백자를 만들기 위해선 백토의 공급이 중요했는데 광주는 양질의 백토를 지역내에서 공급받을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일부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마를 지필 땔나무의 조달도 중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요는 10년 주기로 광주지역의 수목이 무성한 곳을 찾아 이전했고, 지역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7세기 후반부터 기근과 흉년으로 화전민이 증가하고 이들이 광주에 유입되면서 땔나무의 조달이 점차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에 1752년부터는 현재의 남종면 분원리에 관요를 고정시키고 강원도 등지에서 땔나무를 운반해 사용해왔다고 전해진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관요는 사라졌지만 현재도 광주에는 340여 곳의 백자가마터가 남아있다. 이 중 78곳은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상태다. △왕실도자기를 한눈에! 순백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한 백자는 순백에 대한 조선인의 미감을 철저히 반영했다. 특히 분원관용 백자는 조선시대에 이념을 담은 절제된 아름다움과 세련됨을 지녀 품질에 대한 명성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왕실에서부터 지방민들에 이르기까지 품질의 차이는 있겠으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조선백자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접, 접시, 항아리, 병 등 생활도자기에까지 기본적인 형태가 그대로 계승됐다. 이러한 광주왕실도자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축제다. 몇 년간(2020·2021년 취소)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지만 '광주 왕실도자기 축제'에서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5월5~8일까지 4일간(5~22일까지는 도자마켓)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제25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를 계획 중이다. 코로나19로 변동의 여지는 있으나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감안하면 어떤 형식으로든 소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도자벨트를 나란히 형성하고 있는 광주, 이천, 여주시가 한국도자재단과 매년 개최하는 '경기도 도자페어'가 올해도 열린다. 오는 10월경으로 예정됐으며 이에앞서 광주시는 오는 9월 광주왕실도자특별전을 통해 광주왕실도자기의 매력을 예고편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신동헌 시장은 "광주 분원에서 나온 국보가 20점 남짓하고, 보물도 38점에 달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한다"며 "광주는 왕실도자기라는 프리미엄이 있으나 싼값의 기성제품에 밀려 도예인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광주에는 '무명도공의 비'(쌍령동 406-2 소재)라는 것이 있다. 선대 무명도공,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도공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장인정신과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비석으로, 매년 11월이면 제향행사가 거행된다. 광주에는 선대 무명도공을 잇는 지역 도예인들이 100명 남짓하다. 왕실도자로 인정받기까지 수없이 많은 도공이 있어 왔고, 지금도 이러한 명맥을 잇기 위한 무명도공들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경인일보=이윤희기자

  • 주말
  • 기타
  • 2022.01.19 13:31

[新 팔도명물] 강원도 동해 곰치국 : 후루룩 국물 한 모금에 추위도 시름도 싸악~

동해시의 겨울은 맛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어느 계절 특별하지 않은 제철이 없지만 그래도 차디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후루룩 마시는 따뜻한 곰치국 한 그릇이면 세상의 온갖 시름도 다 내려놓은 듯 하다. 흔하고 못 생긴 생김새로 어부들조차 외면하던 곰치는 특별한 먹거리로 변신해 동해를 찾는 이들에게 겨울의 맛을 선물하고 있다. 곰치국은 어부들이 배에서 곰치와 김치를 넣고 끓여 먹던 문화에서 이어져 왔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밤샘 조업을 마친 고깃배들이 새벽녘 항구로 들어와 풀어놓은 곰치로 바로 끓인 포구 식당가에서 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찬바람은 시장기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다. 곰치국의 재료는 꼼치류로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가령 꼼치를 물메기, 미거지, 물미거지로 부르기도 하고 미거지를 물메기, 물곰, 곰치, 물텀벙으로, 물메기를 곰치, 곰치새끼 등으로 부르기로 한다. 꼼치류는 생김새가 비슷하고 같은 종이라 할지라도 지역 또는 성장 크기에 따라 형태와 색깔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힘들다. 오죽하면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2018년 구분하기 쉽게 포스터까지 배부했다. 이 중 우리가 흔히 곰치국이라고 먹는 것이 꼼치 또는 미거지다. 미거지는 동해안에만 잡히는 것이 특징이며 그 가격도 꼼치보다 비싸게 형성돼 있다. 미거지가 나는 곳에서는 표준명 보다는 물곰, 곰치, 물텀벙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며 지역 별미로 유명하다. 미거지는 대형종으로서 최대 91㎝까지 자라고 주로 겨울철에 많이 먹지만 다른 계절에도 이 물고기만 잡으러 가는 어선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꼼치는 크기가 50㎝가량 되며 머리가 뭉툭하고 몸이 물렁물렁하고 눈이 작아서 매우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산란기가 겨울인데 12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 연안으로 몰려와서 산란을 한다. 꼼치의 알은 물체에 달라붙는 점착란으로써 해조류나 어구 등에 알덩어리가 잘 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꼼치는 성장이 매우 빨라서 부화 후 만 1년만 되면 수컷은 40㎝, 암컷은 32㎝까지 자라며 수명은 1년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성장이 빠른 것은 체성분이 다른 어류에 비해 치밀하지 못하고 수분성분이 많아서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김치가 함께라면 금상첨화=지난해 겨울 한마리에 10만원 안팎이던 곰치가 올해는 어획량이 늘며 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동해시에 따르면 2020년 어획량은 8만8,748kg이었지만 2021년에는 41만126kg으로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묵호항 일대에는 좌판에 곰치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제철은 제철이다. 지금은 맛이 담백하고 깔끔해 인기가 많아졌다. 그래도 애주가라면 푹 익은 김치를 넣어 한 솥 칼칼하게 끓인 곰치국이 제 맛이라고 치켜세운다. 너무 부드러워 흐물흐물한 식감은 처음엔 어색할지 몰라도 호로록 삼켜 먹으면 이만한 맛이 또 없다. 또 맛도 맛이거니와 기본적으로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비타민도 풍부해 맛과 효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음식이다. 곰치는 특히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각종 비타민에 필수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또 칼슘, 철분 이 많아서 술독을 풀어주는 효능도 탁월하다. 지역마다 입맛이 달라 음식의 맛을 내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남해안에서는 곰치탕을 끓일 때 강원도와 달리 무만 넣어서 담백한 하얀 국물을 우려낸다고 한다. 동해안에서는 김치에서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집마다 다른 김치맛이 곰치국 맛을 결정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여기에 대파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등을 넣고 소금을 간을 맞추면 된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표현한 것이 눈에 띤다. 자산어보에는 살점이 매우 연하고 뼈도 무르다.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기록돼 있다. 바쁘게 살아가며 술잔에 삶의 시름을 털어버리는 후손들을 위한 자상한 배려로까지 읽힌다. 아니면 정약전 선생은 진정한 애주가였을 것이다. 그래서 애주가들은 시원한 국물도 국물이지만 곰치 본연의 부드러운 살점과 미끄러운 껍질이 공존하는 별난 맛이 찬바람이 불면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순두부와 같은 부드러운 속살과 몸을 녹이는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 애주가가 아니라도 생각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온 몸이 더 으슬거리는 시기다. 여러 세상 소식에 술이 당기는 시절이라지만 입맛까지 잃어서는 안된다. 한때는 너무 흔했다지만 이제 감히 전국구로 몸값을 한껏 올린 곰치의 제 모습을 만나볼 시간이다. 그래도 맛을 볼려도 역시 제철에 고향집에서 맛보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미거지와 꼼치 모두 이름부터 생김새까지 못생겼다라는 말에 숨은 속살을 고향 동해에서는 한 껏 만날 수 있다. /강원일보=김천열 기자, 사진=강원 동해시강원일보 사진부

  • 주말
  • 기타
  • 2022.01.13 19:59

[新 팔도명물] 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 경기도 광주 : 순백의 아름다움⋯조선인 미감 고스란히

전 세계 도자기 애호가나 전문가들이 '성지'처럼 조용히 찾는 곳이 있다. 요사이 몇 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발길이 뜸해졌지만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곳. 바로 경기도 광주시다. '백자의 고장'으로 불리는 광주시는 특히나 '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으로 명성이 더욱 높다. 하지만 팔당호 상수원보호구역에다 각종 수도권 규제에 묶여 명성에 걸맞은 시설이나 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보니 다른 어떤 지역보다 우수한 문화예술자원을 지니고 있음에도 한계가 있었고, 지자체의 고민도 깊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백자에 대한 이슈에 이슈가 더해지며 자연스레 조선왕실도자의 본고장 '광주'도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RM도 반한 조선백자 조선백자 애호가나 컬렉터라고 하면 으레 머리 희끗한 중장년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2019년 BTS(방탄소년단)의 RM군이 본인의 SNS에 올린 사진 한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는 사진. '조선의 미' 정수를 보여준 달항아리에 젊은 층까지 열광했고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RM이 직접 달항아리를 구입한 것이 알려지며 작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 주인공은 오래전부터 광주에 터를 잡고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권대섭 작가. 이미 대가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다시 한번 재평가된 것이다. 이처럼 조선백자가 반향을 보이자 2010년 빌게이츠가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를 통해 달항아리(최영욱 작가 작품) 3점을 거액에 구입한 것이 다시금 회자되기도 했고 현재까지도 열기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왕실도자 본고장의 조건 경기도 광주는 어떻게 왕실도자의 고장이 됐을까. 광주는 조선시대 왕실자기를 제작한 분원관요(分院官窯)가 운영됐던 곳이다. '분원'이란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에게 올려지는 모든 진상품 및 식사를 담당하는 중앙관청인 사옹원(司饔院)의 하급기관을 뜻한다. 왕이나 궁중에 음식을 공급해오다 백자 수요가 증가하면서부터 그 역할이 확대됐다. 왕실 및 관청용 그릇 제작을 직접 주관하게 됐고, 광주에는 1467~1468년경 분원이 설치됐다고 한다. 이후 조선 후기까지 왕실과 관청에 필요한 백자를 제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광주는 관요가 설치되기 이전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민요(民窯)가 설치운영됐다. 14세기 말에서 15세기 초 광주 초월읍 쌍동리에서 분청사기가 제작됐고, 이후 가마 수가 크게 증가해 번천리, 우산리 등지까지 가마가 설치돼 질 좋은 백자가 제작됐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광주 전역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지반공사에 들어가면 도자기 파편 등 관련 유물들이 출토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의 관요는 15세기 후반 처음 설치됐다. 관요 설치 이전에는 전국 4곳에서 왕실과 관청용 자기를 공납하던 상품자기소(上品磁器所)가 운영됐고, 관요가 설치된 이후에는 사옹원 소속의 사기장 380명이 제작했다. 이들의 역할로 백자의 품질이 빠른 발전을 거듭했다고 한다. 기술만 좋다고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선 좋은 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백자를 만들기 위해선 백토의 공급이 중요했는데 광주는 양질의 백토를 지역내에서 공급받을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일부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마를 지필 땔나무의 조달도 중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요는 10년 주기로 광주지역의 수목이 무성한 곳을 찾아 이전했고, 지역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7세기 후반부터 기근과 흉년으로 화전민이 증가하고 이들이 광주에 유입되면서 땔나무의 조달이 점차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에 1752년부터는 현재의 남종면 분원리에 관요를 고정시키고 강원도 등지에서 땔나무를 운반해 사용해왔다고 전해진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관요는 사라졌지만 현재도 광주에는 340여 곳의 백자가마터가 남아있다. 이 중 78곳은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상태다. △왕실도자기를 한눈에! 순백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한 백자는 순백에 대한 조선인의 미감을 철저히 반영했다. 특히 분원관용 백자는 조선시대에 이념을 담은 절제된 아름다움과 세련됨을 지녀 품질에 대한 명성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왕실에서부터 지방민들에 이르기까지 품질의 차이는 있겠으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조선백자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접, 접시, 항아리, 병 등 생활도자기에까지 기본적인 형태가 그대로 계승됐다. 이러한 광주왕실도자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축제다. 몇 년간(20202021년 취소)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지만 '광주 왕실도자기 축제'에서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5월5~8일까지 4일간(5~22일까지는 도자마켓)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제25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를 계획 중이다. 코로나19로 변동의 여지는 있으나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감안하면 어떤 형식으로든 소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도자벨트를 나란히 형성하고 있는 광주, 이천, 여주시가 한국도자재단과 매년 개최하는 '경기도 도자페어'가 올해도 열린다. 오는 10월경으로 예정됐으며 이에앞서 광주시는 오는 9월 광주왕실도자특별전을 통해 광주왕실도자기의 매력을 예고편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신동헌 시장은 "광주 분원에서 나온 국보가 20점 남짓하고, 보물도 38점에 달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한다"며 "광주는 왕실도자기라는 프리미엄이 있으나 싼값의 기성제품에 밀려 도예인들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광주에는 '무명도공의 비'(쌍령동 406-2 소재)라는 것이 있다. 선대 무명도공,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도공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장인정신과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비석으로, 매년 11월이면 제향행사가 거행된다. 광주에는 선대 무명도공을 잇는 지역 도예인들이 100명 남짓하다. 왕실도자로 인정받기까지 수없이 많은 도공이 있어 왔고, 지금도 이러한 명맥을 잇기 위한 무명도공들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경인일보=이윤희기자

  • 주말
  • 기타
  • 2022.01.06 19:15

[新 팔도명물] 경북 경산 대추 : 전국 대추 생산량의 30% 최대 주산지, 최고 품질 자랑

대추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추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몸 건강에 좋은 과일이다. 또한 결혼식 폐백과 제사상 등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고, 음식과 음료, 한약 재료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 경북 경산이다. 경산대추는 전국 대추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산림청은 경산대추의 품질 우수성과 명성,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해 대추 산지 중 전국 처음으로 2007년 1월 지리적 표시 제9호로 등록, 인증했다. 대추는 인도와 중국 남부지역이 원산지로 기원전 10세기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 식화지(食貨志)에 고려시대 명종 18년(1188년) 밤잣대추나무 등의 재배를 적극 권장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신동국여지승람 등에 경산의 지방 곡물 및 토산품으로 대추가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예로부터 경산대추가 유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산은 금호강변에 한일합방(1905년) 때부터 일본인들이 들어와 묘목을 재배하고 과수원을 조성하는 등 100년이 넘는 묘목의 역사와 전국 묘목의 70%를 생산하는 곳이다. 특히 금호강변인 경산 하양진량압량은 토질이 좋고 일조량이 많아 사과 과수원이 많이 조성돼 1980년대 후반까지 대구 능금의 주산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사과 재배지가 서서히 북상을 하면서 이 일대에서는 사과 대체 작목으로 대추를 재배했다. 경산대추는 비옥한 사질토에 풍부한 일조량 등 천혜의 자연 환경 조건, 오랫동안 축척된 재배기술로 알이 굵고 무기질, 비타민, 사포닌, 알카로이드 등의 성분이 풍부해 국내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경산대추가 산림청의 지리적 표시 제9호로 등록된 것도 상품의 특정 품질과 명성, 역사성, 지리적 특성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대추는 혼례 폐백 때 시어른들이 신부에게 자손 번창의 의미로 던져주고, 제사상과 회갑연 잔치상에도 빠지지 않는다. 대추는 영양가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대추에 함유된 비타민과 플라보노이드, 베타카로틴 성분은 노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식이성섬유가 발암물질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어 항암 효과가 있다. 자기 전 따뜻한 대추차 한 잔을 마시면 숙면과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대추를 먹으면 몸이 따뜻해져 체온이 상승해 소화 기능과 면역력이 강화된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소화를 돕는다. 신장 기능을 강화해 부기를 제거하고, 신체 대사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사포닌이 함유돼 있어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대추는 생강과 더불어 한약재로 많이 사용한다. 동의보감에는 대추는 백약을 조화롭게 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하여 한약 재료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대추는 삼복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음식 삼계탕에도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고명과 한과 등 다양한 식재료로 사용돼 왔다. 경산대추 생산량의 약 95%는 마른대추(건대추)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대추를 말리는 과정에서 약용성분이 더 응축된다. 마른대추는 하폴리페놀이 증가해 항산화 효과가 증대되고, 식이섬유 함량과 인체의 대사를 돕는 중요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이 생대추 보다 각각 3배,2배 이상 높다고 한다. 경산에서는 자연스럽게 마른대추를 활용한 음식들이 제법 있다. 대추한정식과 대추떡갈비, 대추찜갈비, 대추 삼계탕과 갈비탕 등이 경산대표음식으로 지정됐다. 대추인절미와 대추두텁떡, 대추빵, 대추한과 등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추를 활용한 차와 발효초, 대추청, 대추양갱, 대추즙 등 가공식품들이 다양하다. 농업회사법인 미송에서는 대추의 효능을 살린 전통약주와 막걸리를 빚고 전통주 제조 교육과 체험행사도 직접 진행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대흥㈜은 2002년부터 대추슬라이스를 개발․생산한 이후 대추를 이용한 대추잼, 대추정과, 대추즙, 대추초, 대추와 홍삼을 배합한 대추&홍삼고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일부 제품들은 외국으로 수출까지 한다. 농업회사법인 한반도㈜는 경산의 대추농가 100여곳과 계약을 맺고 공급받은 대추로 만든 대추칩, 대추발효초, 첨가물 없는 대추진액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산대추선물세트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극복 기원과 국가보훈처 선물로, 올해는 지역 상생과 홍보를 위한 선물로 2년 연속 정부 선물세트 납품을 했다. 바람햇살농장은 박도한 대표가 2006년부터 직접 대추농사를 지으며 대추즙 가공을 통한 온라인과 직거래 판매, 농장 한옥체험과 귀농귀촌교육의 6차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치유농장과 사회적농장으로 지정돼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농업인으로 활동 역량을 강화시켜 주는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산대추는 1995년 1263ha에서 5838톤을 생산해 최고점을 기록했다. 당시만 해도 전국 대추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농촌 고령화와 함께 복숭아 포도 등으로 작목 전환을 하면서 경산대추는 재배면적이 계속 줄고 있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505ha에서 3442톤의 대추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30%로 줄었다. 최전성기(1995년)와 비교할 때 재배면적은 60%, 생산량은 41% 감소했다. 경산시와 농민들은 경산대추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소비촉진을 위해 2006년부터 경산대추축제를 열고 있다. 산학연관이 힘을 합쳐 대추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연구 개발하는 경산클러스터사업단 사업도 했다. 최근에는 경산대추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들이 진행형이다. 경산 대추지구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모한 2021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돼 내년부터 4년 동안 국비 등 총 사업비 30억원 투입한다. 이 사업은 대추 융복합산업관 조성 및 네트워크 구축으로 생산기반 강화, 대추산업 고도화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관광활성화, 신제품 및 다양한 제품 개발과 홍보마케팅 강화 등으로 경산 대추에 대한 고부가가치화 및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김주령 경산부시장은 최근 들어 사과대추 왕대추 등으로 불리는 생대추가 아삭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높은 당도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건대추 유통 위주에서 사고의 전환을 통해 대추 비가림시설로 숙기조절과 터짐 방지․고당도 생대추를 맞춤 생산하는 등 경쟁력 있는 품종 개발과 육성, 가공산업과 6차산업 육성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신문=김진만 기자,사진=우태욱 기자․경산대추 가공식품 업체 제공

  • 주말
  • 기타
  • 2021.12.23 16:38

[新 팔도명물] 경남 통영 활고등어 "갓 잡은 고등어 회 한입…그 맛 못 잊어"

고등어는 예부터 우리 민족이 더불어 즐겨 먹던 생선이었다. 값싸고 맛있으면서도 영양소가 풍부해 서민의 밥반찬으로 널리 사랑받아왔다. 때문에 고등어를 지칭하는 이름도 무척이나 다양하고 많다. 자산어보에서는 푸른 무늬가 있는 생선이라 벽문어(碧紋魚)라 했고,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칼처럼 생겼다고 고도어(古刀魚)라 불렀다. 경상도 속한지리지에서는 고도어(古都魚)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그밖에 지역에 따라 고동어, 고망어 등으로, 크기에 따라 고도리, 열소고도리, 소고도리, 통소고도리 등으로도 불린다. 이렇듯 다양하고 많은 별칭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등어의 고향 통영 욕지도 통영 욕지도는 고등어의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다. 일제강점기 근대 어업이 시작될 무렵 남해안 일대에서 잡아 올린 고등어는 모두 욕지도로 모여 들었다. 욕지도는 망망대해가 펼쳐진 먼 바다와 섬으로 둘러싸인 내만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출어를 나가기도 좋았고 잡은 어획물을 싣고 오기도 좋았다. 당시 욕지도는 근대 어업이 시작된 전진기지였다. 이 때문에 욕지도에는 1900년대 초부터 근대화된 일본 대형 고등어 선단들이 밤새 불야성을 이뤘다. 일본 배들은 배와 배에 큰 그물을 걸어 고등어 떼를 포위해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방식의 건착망(巾着網) 어업으로 고등어를 잡아들였다. 오늘날 선망어업의 시조격인 어업방식이었다. 일본 배들의 고등어 잡이가 한창 불이 붙었을 때는 욕지도에 건착선단 어선만 500여 척, 운반선이 290여 척에 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잡아들인 고등어가 당시 하루에 10만~50만 마리에 달했다. 1929년 7월 동아일보 기사에는 욕지도 근해 고등어 어업은 매년 수백 척이 출입하는데 지난 2일 10만 미, 3일에는 15만 미, 4일에는 50만 미를 포획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일본의 어업인들은 이렇게 잡은 고등어를 얼음과 함께 자국(自國)인 일본으로, 중국 다롄(大連) 등지로 반출했다. 우리나라 해역의 어자원을 이런 방법으로 수탈해 갔던 것이다. 당시 욕지도에는 고등어 어업에 종사하는 일본인이 모여 마을(지금의 좌부랑개 마을)을 만들었고 이 마을에는 주재소우편소어업조합 등 주요 기관과 술집유곽목욕탕당구장까지 들어섰다. 욕지도 인구가 1만5000여 명. 통영 인구가 3만여 명 시절이었다. 그러나 욕지도 앞바다가 물 반 고등어 반이던 시절은 옛 이야기다 돼 버렸다. 1970년대 이후부터 욕지도 앞바다에는 고등어가 씨가 말라 근해(먼 바다)에 나가야 잡을 수 있는 어종이 됐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남획이 해방 후 1970년대까지 이어진 결과다. △양식으로 부활 날갯짓 그런 욕지도가 다시 고등어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바로 활(活)고등어 양식업이다. 성질이 급한 고등어는 잡아 올리자마자 바로 죽기 때문에 회로 먹기 힘들지만 양식 고등어는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이 가능해 신선한 횟감이 되고 있다. 대략 2005년부터 서울 등 대도시에 횟감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내파성가두리 양식시설을 이용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등어 가두리 양식에 성공한 것이 그 시작이다. 정치망 그물에 들어온 어린 고등어를 잡아 한 계절 키워서 활어로 전국에 공급한다. 지금은 80여 어가가 고등어 양식에 나서고 있다. 고등어 양식은 어황이나 기후조건 등에 따라 해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욕지도에서 생산되는 고등어는 한해 18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고등어 양식은 정치망에 잡힌 20㎝(200g) 크기의 작은 고등어를 3~6개월 정도 키워 출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출하할 때는 최소 320g까지 자란다. 전국 활고등어 전문 횟집의 고등어는 대부분이 욕지도 산이다. 제주도에서 맛보는 고등어 회도 대부분 욕지도에서 키워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활고등어는 대량 유통이 쉽지 않아 일부 고등어 회 전문점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것이 전부인 실정이다. 있는 고등어를 산 채로 운반하는 것도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다. 우선 고등어는 죽어야 움직임을 멈추는 활동성 어종이기 때문에 활어 운반차량에 많은 양의 고등어를 실을 수 없다. 1t 크기의 활어 운반차량에 100여 마리를 실어 나르는 것이 고작이다. 또, 운반하는 동안 더 많은 산소를 주입해야 하고 활어 차량 내부의 바닷물도 신선한 것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활 고등어 운반 차량은 고등어만 전문으로 운반하고 있다. △활고등어 메카로 자리매김 활고등어 유통이 한계를 갖게 되면서 반대 급부로 욕지도가 활고등어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됐다. 활고등어의 산지인 욕지도에서 맛보는 활고등어가 으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여객선을 타고 욕지항에 내리면 스무 곳의 횟집이 줄지어 서 있다. 모두 활고등어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들이다. 횟집 입구마다 놓여져 있는 동그란 수족관에는 한 무리의 고등어가 빙글빙글 원을 그리고 있다. 선창가로 줄지어 있는 해물 포장마차도 마찬가지다. 욕지도 어디에 가더라도 수조 안에는 활고등어가 그득하다. 온 동네가 활고등어를 수조에 두고 육지 손님을 맞고 있다. 갓 잡은 고등어 회는 비릴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놀랄 만큼 비리지 않다. 오히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식감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어지간한 고급 생선회와도 안 바꿀 정도로 맛이 깊고 진하며, 풍성한 감칠맛을 낸다. 흔히 먹는 고등어 조림도 욕지도의 것은 확실히 다르다. 시래기와 무를 넣은 일반 고등어 조림이지만 활고등어로 요리한 조림은 전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고등어 속살의 색깔도 눈처럼 하얗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욕지도에서 맛보는 활고등어 구이도 육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소금만 뿌려 구웠지만 자글자글 살 속에서 나오는 기름기로 윤기가 더한다. 특히 가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고등어는 뱃살에 기름이 가득 차 더없이 고소하고 맛이 깊어진다. 특히 이 시기에 욕지도 고등어는 씨알도 굵고,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우며, 살집 또한 풍성하다. /경남신문=김성호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2.16 16:54

[新 팔도명물] 전국 입맛 사로잡은 익산 ‘다사랑치킨’

순수 국내산 닭을 숙성해 맛을 낸 치킨이 익산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익산 소재 주식회사 다사랑의 다사랑치킨이 그 주인공. 다사랑치킨의 시작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산 신동 대학로에서 테이블 9개짜리 작은 가게로 시작된 다사랑은 1호점 개점 15년 만에 100여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전국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이는, 맛과 고객서비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100% 국내산 닭고기와 우리 농산물 사용 등 고객 신뢰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다. 특히 치킨 맛에 대한 자신감, 토종 우리 닭만을 쓴다는 자부심, 순수한 국내산 농산물과 양질의 재료 사용,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서비스, 남다른 사업 수완 등이 다사랑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다. 다사랑은 이를 바탕으로 HACCP, ISO 9001, ISO14001 인증을 취득해 고객에게 믿을 수 있는 맛과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며 명실상부한 익산 대표 전국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온 국민 다사랑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사회 환원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도 변함없는 치킨의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1993년 익산 신동 대학로에 문을 연 작은 치킨집은 언제나 문전성시였다. 맛의 독특함과 특유의 구수한 향이 입소문을 타면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익산은 물론 전주나 군산에서 다사랑 치킨 맛을 보기 위해 원정을 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변함없는 맛에 원광대 졸업생들의 발걸음도 계속 이어졌다. 이 같은 성공의 비결은 단순했다. 다름 아닌 정직과 성실. 젊은 시절 여러 다른 일을 경험했던 박주성 다사랑 대표이사는 오랜 기간 익산 중앙시장에서 닭집을 했던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신동 대학로에 작은 치킨집을 열면서, 무엇보다 맛과 고객에 집중했다. 그렇게 테이블 9개로 시작했던 작은 가게는 13개에 이어 22개로 테이블 수가 늘어나며 규모가 커졌다. 현재 신동 대학로의 다사랑치킨 1호점인 익산 원광대점은 다사랑 사거리가 고유명사처럼 통용될 정도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더불어 살기 위한 맛 더불어 살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서로 돕고 상생하도록 해줬던 맛입니다. 박주성 ㈜다사랑 대표이사는 다사랑치킨이 가지고 있는 맛의 비결을 그렇게 얘기했다. 그의 모토인 더불어 살기가 그가 만든 다사랑치킨에 그대로 담겨 있는 셈이다. 이는 친구에서 친구, 지인에서 지인으로 확장되는 전국 시장 개척 비결이기도 하다.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박 대표이사는 항상 주위와 함께 상생해 왔다. 성인이 되고 군 제대 후 여러 다른 일을 할 때는 물론 다사랑치킨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기까지도 언제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2년 개인사업자에서 주식회사로 법인화를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후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에 이른 것 또한 그의 더불어 살기 덕분이었다. 한창 성장기를 걷던 2004년, 호사다마라더니 난데없이 찾아온 조류독감 사태가 대표적이 사례다. 당시 치킨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엄청난 곤욕을 치렀지만, 다사랑은 달랐다. 고객 신뢰를 잃지 않은 다사랑의 운영철학과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매장에 찾아와 주는 단골손님들이 어려움을 함께 나눴다. 맛과 품질은 물론이고 언제나 주위를 먼저 살피는 경영철학에 고객 신뢰가 더해지면서 날이 갈수록 성장한 다사랑은 전국 시장을 겨냥했다. 온 국민이 다 사랑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비전으로 삼았다. 고객 만족윤리 경영가맹점 우선 경영이라는 원칙도 세웠다. 그리고 위기가 찾아와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키며 지금까지 운영을 해 왔다. 고객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감동시키는데 주력하고 사업의 동반자인 가맹점과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다사랑의 맛과 향으로 온국민이 다 사랑하는 음식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진력해 온 것이 지금의 다사랑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는 게 박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다사랑치킨은 튀김옷이 두텁지 않은 편이며 특유의 숙성을 거쳤다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고, 전용 양념은 매운맛이 강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다. 특히 닭은 창업 당시부터 줄곧 국내산만을 고집하고 있다. 뼈 있는 치킨은 국산을 사용하더라도 순살치킨은 발골된 수입육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약간 싸게 받는 업체가 많지만, 다사랑은 순살도 국산 정육만을 사용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프라이드치킨은 다사랑 특유의 풍미를 느끼기 가장 좋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튀김옷은 얇은 편이라 일반적인 프라이드치킨보다 시장 통닭과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튀김옷보다도 닭고기 자체에 독특한 풍미가 배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념치킨은 타 브랜드 양념에 비해서 단맛이 약하고 매운맛이 강해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프라이드양념치킨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화살치킨은 고추기름으로 볶은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얇은 튀김옷의 순살치킨을 튀긴 후 매운 고추기름에 마늘, 양파, 마른 고추 등을 넣고 볶아낸 메뉴로, 안 먹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다사랑의 비밀병기이기도 하다. 특히 시원한 맥주와 함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한 마리 가격으로 세 가지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트리플 콤보, 닭강정까지 네 가지 맛을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세트도 꾸준한 인기 메뉴 중 하나다. 개점 30주년이 되는 오는 2023년 12월까지 다사랑 200호점 문을 여는 게 현재 박 대표이사의 목표다. 명실상부한 전국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로 우뚝 서겠다는 것. 다사랑은 초창기부터 레스토랑 콘셉트의 치킨전문점을 표방했다. 당시 유사 콘셉트가 없었고 고급스럽고 규모가 큰 치킨집에 대한 수요 공략이 가능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사랑은 변화에 발맞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전까지 대형 매장 위주의 프랜차이즈가 주된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홈서비스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박주성 대표이사는 오로지 맛과 고객서비스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다사랑의 맛과 향으로 온 국민이 다 사랑하는 음식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사랑만의 경영철학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되,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홈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금까지처럼 다사랑의 성장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주말
  • 송승욱
  • 2021.12.09 15:23

[新팔도명물] 전남 순천 오이

김광성(64)씨는 고향 부산을 떠나 30년째 순천시 홍내동에서 2000평(6612㎡) 규모 오이 농사를 짓고 있다. 30년 전 김씨에게 순천 곳곳에 펼쳐진 오이 밭은 생경한 풍경으로 나가왔다. 경남에서는 오이를 쌈장에 찍어먹거나 기껏해야 초무침 해먹는 게 다였는데, 순천에서는 오이가 날마다 밥상에 오르는 주식(主食)이었던 것이다. 김씨는 60년 역사를 지닌 오이작목반 도사녹진회 회장으로서 지난 8월까지 3년 임기를 마쳤다. 순천 오이의 역사는 창호지와 대나무로 원예 시설을 만들던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을별 6개 작목반으로 이뤄진 도사녹진회는 전국적인 시설원예 모범조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도사녹진회 회원들은 영농철 품앗이를 하고 친환경 농업 협업, 후계농업인 육성 등을 함께하며 보다 빠르고 신선하게 순천 오이가 전국 소비자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남 오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순천 오이는 한 가지 이름으로 불리면 서운하다. 순천 안에서도 주산지가 6개 면지역으로 나뉘면서 낙안 오이 상사 오이 풍덕동 오이 등의 애칭을 갖는다. 외 거꾸로 먹어도 제 재미다라는 옛말처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순천에서 오이를 키우는 농가는 300가구에 달한다. 지난 한 해 이들이 오이로 거둔 매출은 228억8000만원으로, 대부분 농가가 억대 매출 반열에 들었다. 지난해 순천 오이 생산량은 1만810t으로, 이의 55% 가량은 낙안면에서 생산됐다. 재배면적도 전체 80㏊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는 낙안면(5897t)에 이어 도사동(3018t), 상사면(830t), 풍덕동(484t), 별량면(327t), 황전면(254t) 순으로 오이 생산량이 많았다. 순천 오이는 서울 가락시장 등 주요 도매시장에서 월등하게 높은 시세를 받는다. 수확량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10㎏당 최고 4만5000원까지 값이 매겨진다. 다른 지역 시세보다 1만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여름철 경기강원지역에서 생산된 오이가 10㎏에 4000~5000원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순천 오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순천 오이의 인기 비결은 맛과 크기에 있다.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다른 오이 상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당도가 있다. 10㎏ 한 상자에 50개가량이 들어가는 다른 상품과 달리 순천 오이는 크기가 큰 덕분에 40개 정도가 담긴다. 취청오이로 보면 일반 상품 무게가 개당 240~250g이라면, 낙안에서 생산된 오이는 280g에서 300g 까지 올라간다. 순천 오이의 70% 가량은 청록색을 띠는 취청오이이며, 나머지는 연녹색 백다다기 오이이다. 순천 낙안면은 전국 최대 취청오이 주산지로 꼽힌다. 순천산 취청오이는 수도권 지역 식당, 백다다기 오이는 대형 사업장 구내식당이나 군 급식 재료로 주로 쓰인다. 백다다기 오이는 껍질이 부드러워 통째로 먹기도 한다. 순천에서는 8월 중순부터가 본격적인 오이 농사를 짓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퇴비, 비료를 주며 토양을 다지고,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어다 심는다. 모종을 심은 뒤 40~45일 정도 지나면 단단하게 속이 찬 오이를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은 대개 11월 초부터 시작한 뒤 5월에 끝나며, 길면 7월 초까지도 수확할 수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순천 농민들은 7~8마디 자라면 수확하는 관습과 달리 9~12마디 이상 자랄 때까지 기다린 뒤 수확하면서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낸다. 순천 농가에서 중요한 날 가운데 하나는 매년 5월2일 오이데이이다. 오이데이 주간에는 순천 오이의 널리 홍보하기 위한 홍보와 소비 촉진 행사가 열린다. 순천시는 오이를 고소득 작목으로 선정했다. 오이 농가의 고소득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75억원 예산을 투입해왔다. 이를 통해 재해에 강한 시설하우스와 스마트팜, 무인방제기, 관비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거나 현대화했다. 안전성과 신선도를 갖춘 순천 오이는 서울과 대전, 광주, 진주 등 주요 도매시장을 통해 전국 유통되고 있다. 올해 기준 1억 이상 억대 매출을 올린 농가는 137호로 집계됐다. /광주일보=김은종백희준 기자 △오이 요리와 잘 고르는 법 최근 안주 맛집으로 통하는 광주 동명동의 한 술집에서 오이 한 개를 통째로 넣은 명란구이 샐러드를 접했다. 가지런히 썰어놓는 오이 위에 명란 고명을 얹는 단순한 요리였는데, 20~30대 손님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오이는 한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가 유행할 정도로 우울한 시절을 보냈다. 지난 2017년 개설된 이 페이지 이용객들은 오이 특유의 향과 식감을 싫어했는데, 심지어 오이비누까지도 멀리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때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오이의 뛰어난 맛과 영양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진 오이는 등산 갈 때 챙겨야 할 간식으로 꼽힌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한 뒤에 오이에 함유된 무기질로 충전하는 것도 좋다. 오이는 체내 나트륨염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미용에도 자주 쓰인다. 오이를 먹으면 미인이 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오이 줄기에서 나오는 물도 피부를 곱게 한다. 오이는 산뜻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에 손질도 쉬워 모든 요리에서 팔방미인 역할을 한다. 여름 김치 오이소박이와 입맛을 돋우는 오이 초무침, 갈증을 풀어주는 오이냉국, 파스타 절친 오이 피클 등은 사시사철 식탁에서 내려가는 법이 없다. 오이갑장과, 오이장아찌, 오이지 등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오이 카나페와 오이 참치 초밥, 오이 단무지 초무침, 오이 말이, 오이 샐러드로도 만들 수 있다. 오이를 익혀 먹을 수도 있다. 순천에서는 오이와 무, 표고버섯에 소금간만 해서 맑은 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오이 덕분에 국물이 시원하다. 6월이 지나 노랗게 늙은 노각으로 오이무름국을 끓이거나 무침, 나물로 먹기도 한다. 오이 특유의 식감은 유지하면서 묵직한 감칠맛을 더해 노각 오이만 찾는 미식가들이 많다. 오이를 고를 때는 녹색이 짙고 가시가 있는 걸 찾으면 된다. 탄력과 광택이 있고 굵기가 고른 상품이 좋다. 꼭지의 단면에 따라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한꺼번에 넣지 말고 하나씩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싱싱함을 더 유지할 수 있다. /광주일보=백희준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2.02 14:58

[新팔도명물] 충북 영동 곶감

웰빙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충북 영동지역도 입동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이맘때면 영동에서는 집집마다 감타래에 껍질을 벗은 발그스레한 감이 주렁주렁 익어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감 고을영동에서 흔한 겨울 풍경이다. 떫은 감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껍질을 벗기고 잘 말리면 달콤한 곶감으로 탄생한다. 달콤하고 쫀득한 곶감을 먹고 있으면 아련한 추억은 덤이다. 1970년대부터 조성한 감나무 가로수는 충북 영동을 대표하는 자랑거리다. 159km 구간에 2만 1706그루의 감나무가 영동군 도로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 가로수길은 전국에서 가장 긴 감나무길이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보면 옛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른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 사이로 흠뻑 익어서 붉게 말랑거리는 홍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충북 영동은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 당도 높은 과일이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영동곶감은 둥글게 생긴 감이라고 해서 둥시라 이름 붙여졌다. 둥시는 다른 품종보다 과육이 단단하고 물기가 적어 생과 때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껍질을 벗고 말린 후에야 사랑을 받는 곶감으로 탄생한다. 농가에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 전후로 감을 깎아 45일 정도 자연에서 건조해야 곶감이 된다. 영동감은 만성기관지염, 당뇨,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으며 민간약으로 숙혈, 폐혈을 다스리는데 이용했고 감기예방, 전염병의 예방과 눈의 생리적 활동 촉진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곶감은 비타민 A, C가 풍부해 다른 과일보다 단백질, 인, 철분 등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알카리성 식품이다. 식사대용은 물론 다이어트, 피부미용에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영동곶감은 노화예방, 피로해소, 면역력 유지뿐만 아니라 기억력 인지능력, 학습능력 향상 등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며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맛과 품질이 우수하고 추억의 맛과 푸근한 정이 들어 있어 한번 맛본 이들은 그 매력에 영동곶감을 다시 찾게 된다. 영동곶감을 그대로 먹는 것도 좋지만 퓨전음식으로 더 재밌고 맛있게 곶감을 즐길 수 있다. 영동군은 영동 곶감의 판로 다변화를 위해 기능성 식품인 곶감양갱도 개발하고 제30류(양갱, 디저트용 푸딩, 아이스크림 등)를 특허출원했다. 곶감의 씨를 제거한 후 만든 곶감양갱은 쫀득쫀득한 곶감의 식감을 자랑한다. 곶감에 호두를 넣어 만든 곶감호두말이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겨울 별미다. 간식으로도 좋지만 영동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안주이다. 이외에도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곶감샐러드, 곶감요거트 등 다이어트 퓨전음식이 큰 인기를 얻으며 레시피에 대한 궁금중이 뜨겁다. 영동곶감은 매년 해외 수출길에 오르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09년 지리적 표시와 상표를 등록하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로하스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과 효능을 대외적으로 입증 받았다.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지역인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호주까지 해마다 수십톤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군은 지속적인 해외 현지 판촉전을 진행하고 수출박람회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영동곶감 세계화를 앞당기고 있다. 2007년 지정된 영동 감고을감산업 특구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승인을 얻어 2024년까지 연장된다. 지정면적 42만 2000㎡를 유지하며 감곶감 사업비가 종전 269억 원에서 314억 원으로 증액돼 명품 영동곶감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영동군은영동감클러스터 조성사업, 감가공단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유통시설개선과 함께 관광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영동군은 해마다 2000여 농가에서 2500여t의 곶감을 생산하고 있다. 영동은 매년 새해가 시작할 때 즈음 영동곶감축제를 개최한다. 2022년 영동곶감축제는 내년 1월 14일부터 3일간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겨울철 대표 명품 축제인 영동곶감축제는 고향의 정겨움과 훈훈한 정을 나누는 축제로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영동곶감의 명성을 알리고 있다. 곶감을 소재로 다양한 판매, 전시, 체험, 문화행사에 먹거리를 곁들어 곶감 깎기, 곶감따기 체험행사 등 달콤하고 쫄깃한 영동곶감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판매장에서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쫀득한 영동곶감을 비롯해 과일의 고장의 명품 농특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영동군은 위드코로나 이후 처음 개최하는 축제인 만큼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누비며 맛난 영동곶감을 시음하고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벌써부터 축제준비에 분주하다. /대전일보=육종천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1.25 17:11

[新팔도명물] 강원도 원주 한지

한 장을 완성하기 위해 100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고 해서 백지(百紙)라고도 불린 한지. 닥나무로 만들었다고 해 닥지로 불리기도 했고 하얀 종이의 백지(白紙)로, 추운 겨울철에 만들어진 종이의 품질이 좋고 찰지다고 해서 한지(寒紙)라고도 했다. 우리나라 종이라는 뜻의 한지는 질기고 강하며 때로는 부드럽고 온화하다. 꼭 한국인의 성품을 닮았다. 한지의 명맥은 원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1600년의 숨결, 원주한지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 중 하나로 기록돼 있다. 원주에는 질 좋은 닥나무가 자생해 한지를 만들고 이를 보존하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조선왕조 500년 강원감영이 자리 잡았던 원주에는 당시 행정관청과 기관에 종이를 공급하기 위해 한지마을과 인쇄 골목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문창호지, 차를 담아두는 통, 반짇고리, 바구니, 쟁반, 그릇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한지는 일상 속에서 언제나 함께 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원주에는 15곳의 한지공장이 위치했다. 원주한지의 특징은 오색한지다. 오색 영롱한 260여색의 화려한 색한지로 원주지역 닥나무를 원료로 사용하고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 질기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1985년 한국공업진흥청으로부터 700년을 보관할 수 있다는 품질관리인증을, 2002년에는 국제품질인증을 취득했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32호인 원주 한지장 장응열 장인이 제작한 전통 한지가 정부 포상 증서용으로 선정되면서 올해부터는 원주한지가 정부의 표창장과 상장 용지로도 사용되고 있다. 원주한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직지심경과 왕오천축국전의 영인본 한지를 원주에서 납품했으며 국제한지문화제 PAPER ROAD(페이퍼 로드)도 열리고 있다. PAPER ROAD는 2005년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뉴욕, 중국 등에서 개최돼 원주한지의 우수성을 세계 각국에 보여줬다. 이와 함께 한지개발원은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 행사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한국 대표 문화를 소개했다. 원주지역 한지문화는 2001년 창립된 (사)한지개발원을 중심으로 시민이 함께 발전시키고 있다. 1999년에는 시민 문화 운동의 결실인 원주한지문화제가, 2001년에는 대한민국 한지대전이 시작됐고 원주한지테마파크가 2010년 문을 열었다. 원주가 한지의 도시수제 종이 중심 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원주한지가 지역에 뿌리내리는 데 앞장선 공로로 한지개발원은 지난달 2021 문화예술발전유공자 포상식에서 미술 부문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진희 한지개발원 이사장은 우수한 한지문화를 되살리고 다양하게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지개발원은 원주시민의 힘으로 설립된 순수 민간단체로 원주한지 문화를 복원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일보 = 김설영기자snow0@kwnews.co.kr /사진=강원일보 사진부.원주시 85만4330명. 올해 원주한지문화제를 찾은 온오프라인 관람객 숫자다. 코로나19 팬더믹 속에서도 원주한지문화제는 한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다. 원주한지문화제의 시작은 1999년이다. 원주한지를 사랑하는 몇몇이 원주에 살고 있는 70세 이상 407명을 2년 7개월 간 인터뷰해 원주한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았고, 이를 되살리기 위한 축제를 시작했다. 매년 한지와 종이를 사랑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축제를 준비하며 한지문화의 꽃을 피운다. 5월 축제 기간 수천 명의 시민이 만드는 한지등은 행사장을 화려하게 수놓고 학생들이 만든 한지작품이 곳곳에 설치된다. 원주한지문화제는 국내 2000여 개 축제 중 유일하게 시민이 시작하고 시민과 함께 더불어 성장해 온 축제다. 원주지역 한지 장인을 중심으로 한지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축제와 강원도 우수축제에도 지정되는 등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축제가 열리는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의 모든 것을 만나고, 감상하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한지문화 복합공간로 전국에서 연간 7만여명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지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한지 체험과 교육, 축제가 펼쳐진다. 내년 별관까지 건립되면 원주한지테마파크는 명실상부한 한지문화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선경 원주한지문화제위원장은 우리 문화의 소중함과 한지문화의 매력을 알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일보=김설영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1.18 16:39

[新팔도명물] 제주도 관광기념품

이번에 제주를 다녀왔는데 지인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줘야할까? 수많은 여행지를 다녀간 방문객들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빈손으로 가기에는 허전한데 부피가 크거나 가격이 비싸면 부담이 된다. 그렇다면 제주만의 특색을 담은 관광기념품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제주특별자치도는 1999년부터 제주의 역사, 문화, 전통을 살린 관광기념품을 발굴하고 상품들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제주도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관광 기념품을 발굴해 제주의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올해로 24회째를 맞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공모전 출품작들은 실용적이면서도 관광객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들로 접수되고 있다. 수상작 역시 제주만의 특징이 살아있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거나 아기자기한 패키지 디자인이 돋보이는 작품이 선정되고 있다. 특히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은 상품개발부터 홍보 지원까지 제주를 대표할 차세대 관광기념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제주도는 수상작에 각종 홍보관 전시와 제주여행 공공플랫폼인 탐나오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박람회 참가 기회와 지식재산권 국내 출원 비용 지원 등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05년부터는 공모전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위해 제주도관광협회가 사업을 본격 맡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출품작품수만 2000점이 넘고 입상작품수는 505점이다. 전국공모로 이뤄지는 만큼 다채로운 작품이 접수되고 있다. 공모전 입상작은 제주관광기념품홍보관,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강정크루즈항터미널, 성산항 여객터미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국제공항 등의 설치된 홍보부스에 전시돼 제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관광기념품들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아름다운 추억과 감동으로 간직되고 있다. 또한 기념품들은 도내 기념품 마켓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입상작은 매년 킨텍스에서 열리는 메가쇼를 통해 홈쇼핑이나, 쇼핑센터 등의 유통사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메리트까지 주어진다. 임명심 제주도 관광산업팀장은 우수한 관광 기념품 발굴은 제주의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연결된다. 공모전에 선정된 작품의 상품개발 및 홍보 지원을 통해 제주를 대표할 차세대 관광기념품 개발에 힘쓰겠다며 특히 올해는 제주의 관문인 국제공항 내 홍보부스가 설치 될 수 있도록 공항공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효 제주도관광협회 사업운영실장은 공모전 수상작은 매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는 식품과 관련된 실용적인 제품이 선정됐다며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맛집 투어를 즐기고 식도락을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 트렌드 변화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역대 공모전 대표 수상작을 소개한다. ▷제주한잔 전통주 미니어처 5종 세트(24회 금상) 오메기술 등 제주의 전통주를 미니어처 사이즈로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이다. ㈜파란공장(조남희)은 제주 전통주를 처음 접하는 관광객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샘플 키트를 제작했다. 용량은 80㎖로 선물하기도, 소장하기도 부담없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귤, 메밀과 깨끗한 화산암반수를 이용해 술을 빚었다. 전통주의 인지도를 개선하고 타 지역의 전통주와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작은 용기의 미니어처를 통해 제주산 원료를 체험하고, 제주산 농산물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가 가능하다. ▷한라산1950(24회 금상) 한라벗(이지현)이 출시한 한라산 1950. 한라산 모형의 초콜릿을 3D로 제작해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의 중심이자 뿌리인 한라산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한라산의 높이 1950을 제품 이름에 넣어 깨알 같이 소개하고 있다. 초콜릿은 4계절의 오색빛깔이 담겼다. 봄에는 제주 백년초, 여름에는 제주 말차, 가을에는 우도땅콩, 겨울에는 제주감귤이 대표 상품인 만큼 초콜릿에 제주의 빛깔을 넣었다. ▷정낭 품은 하르방(23회 금상) 제주 전통 가옥에는 대문이 없다. 그 대신 대문의 역할을 하는 나무 막대기가 있는데 이를 정낭(正木)이라고 한다. 정주먹이라고 하는 큰 돌에 구멍 3개를 뚫어놓고 이 구멍에 사람이 외출할 때는 나무 막대기를 끼워 넣는다. 사람이 집에 있으면 정낭을 끼우지 않고 바닥에 막대기를 놓는다. 작품을 출품한 토예랑(유천규)은 제주의 재밌고 독특한 문화인 정낭을 반영해 램프와 캔들 홀더를 제작했다. 제품을 보면 거칠고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이 떠오른다. 전면에 별도의 정낭모양 받침대까지 제작했는데 양초를 켜 바라보고 있으면 제주의 추억이 떠오르는 밤이 될 것이다. ▷제주 컬러링북 시리즈(23회 금상) 컬러링북 제작업체인 드림스카이(이준천)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컬러링북 4권을 출품했다. 제품은 2개(AB) 세트로 구성됐다. A세트는 JEJU 이니셜을 따서 Jewerly(보석같은 제주바다), Eco(제주의 푸른 숲), Joy(기쁨 가득한 제주사람), Unique(특별한 매력이 있는 제주의 길) 등 4개 컬러링북으로 구성됐다. B세트는 지역별로 동서남북 한라산 등의 장소를 그려낸 것으로, 짧은 여행기간 여행일정을 짜고 여행기를 쓰고 색칠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심(22회 대상) 이중섭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이들 시리즈 이미지를 활용해 만든 방향제이다. 제작자인 영다포(황재영)는 룸미러에 걸어서 사용하는 차량용 방향제로 제작했다. 추가 제품으로 판매되는 스탠드를 사용하면 실내에서 사용가능한 방향제가 된다. ▷동백꽃 제주(22회 금상) 제주본초협동조합(구좌권)은 3대째 전통주를 제조해 온 곳이다. 제주의 맑은 물과 건강한 동백 꽃잎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제주 전통주이다. 동백꽃이 그려진 상품 패키지와 영롱한 붉은 빛을 내는 전통주가 어우러졌다. ▷바람담은 도자기(21회 금상) 스토리인 공방(강은정)이 출품한 이 작품은 바람의 땅 제주에 도자기에 당신의 바람을 담으라는 의미로 제작됐다. 현무암 몽돌이미지에 소원과 꿈을 제주어로 새겨 놓고 바다이지미 받침위에 올려놔 별자리 모양 구멍으로 은은한 빛이 비치면서 오르골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린다. 제주의 바다에 별이 내린 듯한 황홀함까지 선사한다.

  • 주말
  • 기타
  • 2021.11.04 16:33

[新팔도명물] 경북 김천 샤인머스켓 포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샤인머스켓 포도. 일본에서 들어온 청포도 종으로 과실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망고 향이 강해 씹으면 씹을수록 망고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샤인머스켓은 신맛이 거의 없고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과일은 대부분 껍질에 영양이 풍부하다. 샤인머스켓 역시 껍질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7~10월이 제철인 샤인머스켓은 저장성이 좋아서 10월 이후에도 소비가 이뤄진다. 포도의 주산지인 경북 김천에서 출하한 샤인머스켓은 매년 서울 수도권의 유명 백화점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김천에서 생산되는 샤인머스켓 포도는 당도표시등급제, 시장 품질인증제 등 품질관리에 성공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김천은 전국 최대의 포도 주산지다. 67년 역사를 가진 김천 포도의 유래는 1954년 평화동부지 2975㎡에 포도 묘목을 심었던 것이 시초다. 1980년대에는 하우스와 비가림 시설을 설치해 전국에서 제일 먼저 포도를 출하했고 1990년 이후 전국 제1의 포도 생산지로 발돋움해 현재 5747농가에서 3만4654t을 생산해 2774억원대 소득을 올리며 전국 생산량을 주도하고 있다. 포도는 김천시 전체 과실 생산량의 56%를 차지하는 지역특화 작목이다. 각종 포도 재배면적이 2504㏊로 전국 포도재배면적 중 19%를 차지한다. 김천은 2006년 포도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 지리적표시제 제62호로 등록됐다. 다양한 포도를 생산하던 김천은 일찌감치 샤인머스켓 포도의 상품성에 주목했다. 김천지역은 토양에 게르마늄 함량이 높고 일교차가 커서 착색이 고운 최고급 포도가 생산된다. 직지천과 감천의 맑은 물과 토양오염이 없는 사질양토 등 천혜의 환경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포도는 저장성이 좋고 타지역보다 맛과 향기, 당도가 높다. 이처럼 고품질의 김천포도 역시 수입 농산물과 홍수 출하 여파로 몸살을 앓는 국내 농산물처럼 불안정한 내수 시장에 시달려 왔고 그 타개책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이었다. 김천시는 2013년부터 포도 수출 가능성을 탐색했고 그해 거봉 계열 포도 30t을 수출했다. 이때부터 김천시는 김천 포도의 안정된 시장은 해외라고 결론 내렸다. 수출의 관건은 품질이며 현지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포도를 공급하고자 품종 개량과 신품종 개발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 등장한 새로운 품종이 샤인머스켓 이다. 껍질째 먹는 청포도 샤인머스켓은 수확기 당도가 평균 18브릭스(Brix)이며 특유의 은은한 향이 있어 수출에 적합한 고품질 포도 품종이었다. 특히 김천시는 샤인머스켓이 가진 해외 시장에서의 상품성에 주목했다. 김천시의 농산물 수출액은 2017년 50억원에 불과했는데 2년 만인 2019년에는 100% 이상 증가한 100억원, 2020년에는 120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수출 농산물은 포도, 새송이, 버섯, 양파, 딸기 등인데 샤인머스켓이 수출액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샤인머스켓은 먹기가 편리하고 당도가 높아 해외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2017년도에 샤인머스켓을 1㎏당 2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으로 64t을 수출했고, 매년 수출물량이 증가해 2019년 300t, 2020년 360t으로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김천 샤인머스켓은 현재 2921 농가에서 1066㏊를 재배, 1만2007t 생산해 1560억원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천시는 2019년 수출전담팀을 신설하고 수출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2020년 제1회 농식품 수출 우수 지방자치단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경북 농식품 수출정책 평가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천시는 샤인머스켓에 대해 올해부터 경북도내 최초로 당도표시 및 등급제(일반, 프리미엄)와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를 실시했다. 김천시 과실공동브랜드인 김천앤 포장재를 지원받아 사용하는 생산자단체는 올해부터 샤인머스켓 출하 시 16Brix1(일반 박스) 또는 18Brix1(프리미엄 박스)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리콜에 대해서도 생산자가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는 리콜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18Brix1의 프리미엄 박스의 경우 농협 공선출하조직에 한해 신청을 받아 제대로 된 재배와 품질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생산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들 중 현지심사를 거쳐 김천시장 품질인증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했으며 프리미엄급으로 가격 차별화를 유도하고 있다. 김천시는 이에 대해 사전 대대적인 홍보와 스마트 마을 공지 시스템을 통해 관련 내용을 포도 농가에 전달하고 10개 지역농협 김천앤(김천시 과실공동브랜드) 포장재 담당자들과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당도표시 및 등급제와 김천시장 품질인증제를 통해 김천 샤인머스켓을 전국 최고의 포도 브랜드로 만들었다. 김천시는 2020년부터 개별농가 단위에서 생산자 단체 단위로 김천앤 포장재 지원사업 신청대상을 변경해 왔으며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포전매매(밭떼기 거래) 및 포장재 불법 양도 또한 신청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해 왔다. 올해부터는 김천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포장재 제작 및 공급업체 그리고 관내 유통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무단으로 김천앤 포장재를 제작판매양도하거나 유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킬 경우 상표법 위반으로 고발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천시는 2020년 김천앤(포도, 자두) 품질관리단 운영을 통해 품질관리기준 미달 출하농업인 18농가(샤인머스켓 3농가, 자두 15농가)를 적발, 이들로부터 보조금을 환수조치 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당도표시와 등급제, 김천시장 품질인증제 실시로 생산자 단체의 자율적인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용하면 김천 샤인머스켓의 품질향상과 더불어 농가수취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해마다 증가하는 등 포화된 샤인머스켓 유통시장에서 김천 샤인머스켓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품질관리뿐이라며 샤인머스켓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단계에서부터 철저한 포장관리가 선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신문=신현일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0.28 18:10

[新팔도명물] 경남 밀양 ‘얼음골 사과’

사과는 다양한 효능을 가진 과일이자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과일이다.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껍질 채 먹는 몇 안되는 과일 중 하나이다. 이는 껍질에 폴리페놀 이라는 황산화 성분과 에피카테킨 이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과 섭취 시에 뇌졸중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심장질환의 발병률을 낮추는 등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과가 생산되지만 당도가 뛰어나고, 과육이 단단한 꿀사과 밀양 얼음골 사과를 소개한다. 밀양 얼음골 사과는 지난 1972년 왜성대목 M26을 도입(당시 전국시장은 M106대목)해 얼음골 후지가 전파되기 시작했고, 식재한지 4년 만인 1976년에 160상자/15㎏를 첫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상자당 1만6000원으로 현시가로는 16만원 정도로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팔렸다. 많은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1992년 후지 재배가 활성화 됐으며, 그 후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한 다양한 회원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짐에 따라 마침내 2004년 사과 재배농가 회원 중심으로 협의회를 발족해 얼음골사과의 품질과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회원 상호 간의 기술 및 정보교류를 통해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은 삼복더위에 얼음이 어는 온 대양성 기후와 내륙성기후가 교차해 이동성 고기압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애추(가파른 낭떠러지 밑이나 경사진 산허리에 고깔 모양으로 쌓인 흙모래나 돌 부스러기)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 내부공기 대류현상으로 하계냉풍과 동계온풍이 생겨 여름에는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특징이 있다. 과실비대기(5~10월)에는 평균 일교차가 12.5℃로 당도가 높아지며 착색기(9~10월)에는 강우량이 적어 신맛이 없어지고 당도가 올라가면서 과중이 증가한다. 연평균 일조량 64시간으로 다소 긴 편이며, 대부분 선상지(산지와 평지사이의 경사 급변점에서 유속의 감소로 모래와 자갈 등 토사가 쌓여 형성된 부채꼴 모양의 퇴적지형)와 구릉지(산지보다 규모는 적고 평지보다 침식이 덜 돼 완만한 경사면과 골짜기를 이루는 지형)에 과수원이 조성돼 고품질 사과생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과 재배에 적당한 토양산도는 PH 6.5 정도인데 얼음골의 토양산도는 평균 6.73으로 국내 타 지역보다 질 좋은 토양 산도를 갖추고 있다. 또 솔비톨 함량이 높아 밀병현상이 잘 일어나 일명 꿀사과라고 불리며 특유의 맛과 향을 자랑한다. 지난 2016년11월17일 밀양얼음골사과의 품질과 역사성, 지리적 환경과 상품특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특허청에 제출해 심사를 통과해서 지리적 단체 표장 제375호로 등록돼 밀양 얼음골 사과의 명칭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게 됨과 동시에 상표법에 의해 독점적인 권리를 가지게 됨에 따라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더 갖추게 됐다. 더불어 사과를 이용한 가공식품인 사과빵, 사과맥주 등을 생산 개발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밀양시 산내면 재약산(천황산) 북쪽 중턱의 높이 600~750m쯤 되는 곳의 골짜기 약 2만9752m을 얼음골이라고 한다. 봄부터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가 지나야 녹는 곳이며, 반대로 겨울철에는 계곡물이 얼지 않고 오히려 더운 김이 오른다. 더위가 심할수록 바위 틈새에 얼음이 더 많이 얼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운 김이 나 밀양의 신비라 불리며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얼음이 어는 시기는 4월부터 8월까지로, 비가 온 뒤에는 녹아서 얼음이 보이지 않으며 어는 경우도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냉장고 속에 들어간 듯 얼음바람을 쐴 수 있다. 얼음골의 여름 평균기온은 섭씨 0.2℃, 계곡물은 5℃ 정도. 물이 차서 10초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렵다. 이와 같이 결빙현상이 계절과 정반대인 것은 지형과 지질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단열 냉각현상 때문이다. 단열냉각이란 낮은 온도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공기가 갑자기 높고 건조한 대기와 만날 때 팽창증발 현상이 일어나 열을 빼앗김으로써 갑자기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이다. 얼음골 애추사면에는 중력에 의해 겨울철에 유입된 눈과 얼음이 일종의 냉원 역할을 한다. 그 후 상부 바위틈 사이로 유입된 따뜻한 공기는 바위더미 속에서 식으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온 뒤 다시 뜨겁고 건조한 대기 속으로 흘러나오면서 차가운 공기가 배출된다. 이때 거의 포화상태에 있던 공기가 급격히 팽창증발하면서 바위 표면의 열을 빼앗아 얼음이 얼게 한다. 특히 지형상 골짜기에서는 상승기류에 의해 겨울철에는 더욱 따뜻하게, 반대로 여름에는 더욱 시원하게 느끼게 해준다. 얼음골의 정식 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이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로 알려진 곳은 이 곳 밀양의 천황산 얼음골, 의성군 빙혈(氷穴), 전라북도 진안군의 풍혈(風穴), 냉천(冷泉), 울릉도 나리분지의 에어컨굴 등 네 곳이다. 밀양 얼음골 사과축제는 1997년에 최초 개최해 20회를 이루는 경남의 대표 사과축제이다. 올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이지만 온오프라인으로 사과축제를 개최해 밀양얼음골 사과의 우수성을 알리려고 노력 중에 있다. 축제는 유튜브를 통한 사과축제 생중계, 얼음골사과 노래공모전, 밀양사과카빙경연, 밀양사과 감성 인증샷 대회, 도보스루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다. 올해 얼음골 사과축제는 11월 5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경남신문 고비룡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0.21 16:44

[新팔도명물] 순창 고추장 특화음식

전라북도 순창하면 생각나는 것이 고추장이고, 고추장을 생각하면 떡볶이나 고추장 불고기 등 매운 음식이 떠오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순창에서는 이 같은 지역 이미지에 걸 맞는 매운 음식을 만들어 맛집 도시 만들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순창읍 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특화음식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순창전통시장 가는 길 일대의 음식업소를 대상으로 현재 8곳(음식점 7곳, 빵집 1곳)이 참여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각 식당만의 특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은 원광보건대학 김문숙 교수와 각종 세계요리대회를 석권한 정권식 요리연구가 등 전문가들과 함께 컨설팅을 진행해 이달내 최종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순창 대파육개장은 삼복더위에 복달임을 위해 먹었던 육개장을 순창식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얼큰한 맛의 육수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회로하자는 언약처럼 대파를 듬뿍 담아 순창에서 무병장수하자는 스토리를 육개장 한 그릇에 담아낸 메뉴다. 순창 대파육개장을 판매하는 어울림계절맛집은 지난 2019년 장류축제때 처음 선보여 당시 큰 호응을 얻었으나 여건상 매장에서 판매하지 못하다가 군에서 추진하는 매운맛 음식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번에 정식 출시하게 됐다. 대파육개장은 양지와 사태를 넣는 보통의 육개장과 달리 잡뼈를 넣고 푹 고와낸 육수에 큼직한 뼈를 넣어 푸짐하고 발라먹는 재미까지 주고 있어 제품 판매와 함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분홍간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공주식당은 아들만 셋, 힘들게 키운 만큼 엄마를 공주님처럼 모시라는 의미를 담아 작명한 곳으로 시골스러우면서 깔끔한 밥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공주쌈밥의 고추장불고기는 고추장으로 맛있게 양념하여 일반 고추장불고기와는 달리 국물이 있어 자글자글 끓여먹는 방식이다. 시골 어머니의 입맛을 담은 푸짐한 밑반찬과 담백하면서도 매콤한 청국장이 함께 나오는공주식당의 공주쌈밥은 8000원에 만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메뉴다. 고추장뚝배기찌개는 큼직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와 애호박, 두부, 버섯 등을 넣고 고추장과 함께 진하게 끓여냈다. 고추장뚝배기찌개는 20대부터 음식 만들기를 시작하면서 아는 사람들은 꾸준히 찾는 맛집으로 소문난 복두꺼비식당에서 선보이고 있다. 고추장뚝배기찌개외에도 백반,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다른 메뉴로도 많은 손님이 찾는다. 무엇보다 홍어탕 전문점으로도 유명해 한 번 방문한 사람은 다시 한 번 발길이 닿고 있다. 특히 두꺼비가 집안의 수호신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다산의 양서류로 알려져 복을 상징하다보니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도 행운을 얻어 가는 기분이다. 오시는 손님 모두 복을 받으라는 주인장의 마음까지 담겨져있어 얼큰한 고추장뚝배기찌개 한 그릇에 배 속 든든함과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한 끼가 되고 있다. 밥만 맛있어도 한 공기는 뚝딱이라는 말이 있듯 좋은 쌀로 짓는 맛있는 밥 한 공기가 대표메뉴인 식당들이 있다. 수정관의 순창솥밥정식은 맛있는 쌀로 갓 지은 솥밥을 제공하고 있어 밥이 일반 전기밥솥으로 지어낸 밥과 달라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도 윤기나는 밥에 흐믓해한다. 메뉴로 굴비, 갈치조림, 병어조림, 고등어구이 등 밥 맛을 돋우는 메뉴들과 잘 어울려 만족도가 높다. 밥으로 승부하는 만큼 주인장이 직접 정성으로 지은 솥밥을 개인그릇에 직접 담아 주고, 상다리 부러질 만큼 다양한 밑반찬과 뜨끈하고 구수한 된장국이 함께 나와 푸짐한 한 상을 차려주다보니 손님은 대접받는 느낌을 받는다. 해장명가의 논두렁불고기는 주문과 동시에 본인이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의 불고기로 시골 논두렁에서 일하다 구워먹었던 고기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메뉴다. 음식점과 정육점이 가까워 주문을 받는 즉시 고기를 받아 조리하고 순창고추를 사용한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해 매콤함을 더해 깔끔하면서도 매콤한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하루하루 재료 양을 맞춰 조리하기 때문에 신선한 쌈채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논두렁불고기로 시골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순창고추장 오리불고기는 순창고추장 오징어불고기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하게 된 중앙회관의 대표 메뉴다. 순창을 찾는 사람들에게 순창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고추장을 가지고, 순창에 오면 먹고 가야 할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에 개발했다. 처음으로 출시했던 고추장오징어불고기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몸에 좋은 오리와 순창고추장을 가지고 신 메뉴를 만들었다. 비주얼에 한 번, 맛에 두 번 놀랜다. 특히 달콤하면서 매콤한 소스를 입혀 숙성시킨 오리불고기와 함께 맛있게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고구마와 단호박이 듬뿍 담겨있어 야채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또한 다 먹고 남은 오리기름에 밥까지 볶아 입맛도는 볶음밥도 먹을 수 있는 그야말로 버릴 것 없는 음식이다. 도넛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빡빡이 아저씨 최근호 대표는 손수 만든 수제도넛을 판매하면서 달콤한 도넛에 순창의 특색을 입혀보고자 도넛과 고추장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청양고추의 매콤한 맛을 기본으로 부추, 양파, 다진 고기 등 속을 가득 채워 식감을 살렸으며, 생크림을 추가해 달콤한 맛을 입힌 고추고로케를 만들었다. 또한 매운맛을 선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겨자와 고추장으로 만든 소스를 입혀 더욱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고추장고로케도 있다. 팥 도넛, 꽈배기 등과 함께 간식으로 인기 만점인 고추, 고추장 고로케는 빡빡이아저씨 수제도넛가게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디저트다.

  • 주말
  • 임남근
  • 2021.10.14 17:16

[팔도명물] 전남 화순 작약

오래 전부터 화순에서 자생한 것으로 알려진 작약이 고소득 약용작물로 부상하고 있다. 화순의 최적의 토양과 기온, 일조시간 등 지리적 특성이 잔뿌리가 적고 뿌리가 곧은 약성 강한 고품질의 작약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화순 작약은 지난 2012년 4월 지리적표시등록 임산물 제42호로 등록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화순군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2억2000만원을 투입해 24ha규모의 작약 식재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 적극 육성해왔다. 동복권역 15ha, 백아권역 10ha, 이양청풍권역 10ha , 동면권역 5ha 등 모두 40ha에 작약재배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꽃재배와 함께 대규모 작약단지를 사진 명소로 만들어 관광자원화에 나설 계획도 마련했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약성이 강한 작약 뿌리를 가공 및 포장해 상품으로 출시하는 등 210개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자생약초지도에 자생 기록, 화순 기후와 토질에 적합=전남도 자생약초지도에는 화순군에 작약이 오래전부터 자생했다고 기록돼 있다. 자생약초지도는 현재 전남지역에서 재배 중이거나 자생하고 있는 50여종의 약초를 지도에 표시한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서인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증자료를 분석해 만들었다. 또 조선 후기 재정·군제 설명서인 만기요람의 ‘재용편’에서는 혜민서 공물로 호남지역의 작약이 기록돼 있으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전라도 공물 약재에 작약 및 목단피가 적혀있다. 그만큼 화순 작약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화순의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시간, 작약 생육에 적합한 토질 등이 작약의 약성을 높이고 자생할 수 있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4.6도로 비교적 온난한 편이며, 작약의 성장기 및 성숙시기인 6~9월의 기온과 겨울철 기온이 타지역에 비해 높아 저온으로 인한 피해가 없어 작약을 재배하기에 적당하다는 것이 화순군의 설명이다. 작약의 성숙기인 6월~9월 일조시간이 668시간으로 타 지역에 비해 높은데다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며 유기질 함량이 높은 사양토~식양토가 화순의 88%에 분포돼 있다는 점도 고품질 작약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화순군 고소득 약용작물 작약 적극 육성, 대표 특산물로 부상=화순에서 작약을 재배하는 농가는 210개 농가(재배면적 48ha)에 이른다. 그 가운데 4년차 식재농가인 80개 농가(13ha)가 올해 350t을 생산해 전남생약조합이 kg당 2,900원에 전량 수매했다. 전남생약조합은 이 작약을 인삼공사, 한국콜마 등 90여개소에 공급한다. 화순군은 기준 목표단가인 kg당 3,500원을 유지하기 위해 지리적표시등록 품목 육성비를 지원하는 등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작약 식재 비용을 지원하고, 올해는 종근 구입비 ㎡당 1,000원(보조 500원), 피복 멀칭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작약 뿌리의 외형은 흰색 또는 갈색이고 주름등이 있으며, 횡단면은 유백색 또는 갈색이며, 맛은 조금 달고 나중에 떫으며 약간 쓰다. 작약 뿌리에는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 파에오놀(paeonol), 파에오닌(paeonin), 안식향산, 아스파라긴, 지방유, 탄닌(tannin), 베타-시토스테롤(sitosterol)등이 함유돼 있다. 진통, 해열, 이뇨, 조혈, 지한 등의 효능을 지니고 있어 복통, 위통, 두통 등에 효능이 있고, 설사 복통, 월경 불순, 대하증, 식은땀이 흘리는 증세, 신체 허약, 치통 등의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화순 작약꽃도 지난 2019년 3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지째 꺾은 꽃을 판매할 목적으로 재배하는 작약을 ‘절화 작약’이라고 한다. 화순군은 절화 작약의 재배 농가 육성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 4개 농가가 시설 하우스 0.4ha에서 재배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작약은 주로 뿌리를 한약재로 이용해 왔지만, 최근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 꽃꽂이 소재로 활용되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가 소득 작물로 부상하면서 재배 농가가 증가했다. 작약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꽃이 크고 탐스러워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며, 절화용으로는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품종이 개발돼 있다. △지리적 표시등록 이후 화순 작약 경쟁력 높이기 위해 투자=화순군은 화순 작약이 지난 2012년 지리적표시등록 제42호가 된 후 작약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최근 전국적으로 작약 식재가 증가해 가격 하락도 예상되지만, 점진적으로 타 지역 재배 면적 감소로 향후 가격 상승이 예측되기 때문에 소득 보전 대책 등을 통해 현재의 재배 면적이 유지될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목표기준단가를 정해 재배 농가가 희망하는 수매 가격을 보전해주고 단가 하락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또 높은 작약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화순 작약의 재배에서부터 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생산자가 준수해야 할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 장흥 천연자원연구센터의 세척·건조·표준화 시설인 천연물건조지원동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티커 제작, 각종 포장재 문구 삽입 등을 통해 전통 있는 지역특산 약재 작약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작약을 10대 한약초로 선정해 매년 꾸준히 육성해 왔는데, 현재 동복면을 비롯해 13개 읍면에 40ha 면적에 보급돼 전국적으로 작약 최대 재배 주산지”라며 “최근 들어 화장품 원료 등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대표적 약용작물로, 10a당 총수입이 800여만 원으로(4년 재배) 벼농사 대비 4-5배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일보=윤현석 기자

  • 주말
  • 기타
  • 2021.10.07 14:43

[新팔도명물] 충북 청주 ‘청원생명 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꺾일 것 같지 않던 가마솥 불볕더위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기운이 빠진 듯하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이 계절, 반지르르 윤기 나는 갓 지은 따끈한 쌀밥 한 그릇이 절로 생각난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여름 무더위에 집 나간 입맛을 돌아오게 할 흰 쌀밥이 그립다면 먼저 좋은 쌀을 골라야 한다. 좋은 쌀이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비옥한 토양에서 전문 농업인이 정직하게 키워 믿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맛과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삼조의 명품 쌀, 청원생명 쌀을 소개한다. 청원생명 쌀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 가운데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급 명품 쌀로 인정받고 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왕우렁이로 재배한 벼 중에서도 최상의 추청벼 단일 품종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 심고 늦게 수확해 햇빛을 더 많이 받는 추청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부드럽고 찰진 맛과 투명한 윤기가 특징인 품종이다. 청원 생명쌀은 이런 추청 벼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밥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선물로도 제격인 고급스러운 쌀이다. 청원생명 쌀은 청주시 우수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인 청원생명 브랜드 중 한 품목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청원생명 브랜드를 붙여 사용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다. 그중에서 청원생명 쌀이 시초가 됐다. 청원생명 쌀의 성공에 힘입어 2004년부터 청원생명이 지역 공동브랜드로 사용되고 있다. 청원생명 브랜드 상표 승인을 받은 품목은 청원생명 쌀 이외에 애호박, 딸기 등 22개 품목이 있다. 청원 생명쌀이 최고급 명품 쌀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는 재배 방식이다. 청원 생명쌀은 전체 면적을 계약재배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도입한 추청벼 단일 품종으로만 농가와 계약재배하는 방식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 시는 매년 11월이면 이듬해 계약재배 농가 신청을 받는다. 계약재배 신청 조건은 청주시 거주 농업인으로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지 중 계약재배 면적이 0.5ha 이상인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 청원 생명쌀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계약재배 농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 옛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하면서 청주시의 주요 쌀 재배 지역인 강서동과 오근장동 등이 청원 생명쌀 계약재배지역에 합류하면서 늘어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재배농가도 기존 1200여 가구에서 1400여 가구로 늘었다. 올해 계약재배하는 청원생명 쌀은 약 1400여 농가에서 86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계약재배를 신청한 전문 농업인들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왕우렁이 농법으로 친환경적인 쌀을 생산하는 방식도 명품 쌀의 명성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잡식성인 왕우렁이는 물 속 잡초를 제거해 제초제 없이 벼를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유기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왕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면 생산비와 노동력이 절감돼 농가 부담을 덜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청원 생명쌀은 명품 쌀의 품격을 잇기 위해 최첨단 시설과 철저한 위생관리를 유지하고 있다. 청원 생명쌀은 수확 후에도 꼼꼼하게 관리 받는 귀한 몸이다. 청원 생명쌀 브랜드를 탄생시킨 청원 생명쌀 미곡처리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수확한 벼를 첨단 성분 분석기와 품위판정기를 통해 합격한 특등품만 출하한다. 또 연중 햅쌀맛을 유지하기 위해 가공 즉시 초저온 냉각 창고에 저장한다. 정직하게 생산하고 깐깐하게 품질관리를 받아 최고 품질의 명품 쌀이란 명성을 얻고 있다. 청원 생명쌀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케팅 지원 관리가 이뤄지면서 15년 연속 한국표준협회 로하스(LOHAS) 인증을 받는 쾌거를 거두며 고품질 쌀임을 입증했다. 청원 생명쌀이 처음 로하스 인증을 획득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충북도내 농산물 가운데 청원 생명쌀이 로하스 인증을 처음 획득한 것이다. 올해도 한국표준협회가 규정한 객관적인 엄격한 서류심사, 현장심사, 로하스 인증 심의위원회 최종 심의 등을 거쳐 연속 인증이 확정됐다. 인증 기간은 9월 30일부터 내년 9월 29일까지 1년간이다. 로하스는 신체와 건강환경사회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창조적인 상품개발과 사회공헌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기업 및 단체의 제품에 대해 한국표준협회가 인증하는 제도다. 청원생명 쌀은 지난 5월 농협을 대표하는 5대 쌀 브랜드에도 선정됐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45개 농협 종합미곡처리장(RCP)에서 생산되는 쌀의 수분함량, 단백질함량, 식감 등 10여 개의 기준을 두 차례 심사해 팔도 농협쌀 대표 브랜드 평가회를 가진 후 5개 대표 브랜드를 선정한다. 이로써 청원생명 쌀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대표 브랜드에 뽑혔다. 15년 연속 로하스 인증, 농협을 대표하는 5대 쌀 브랜드에 5년 연속 선정된 것은 청주시의 청원생명 브랜드의 명품화 육성 사업 추진 결과물이다. 시는 올해 청원생명 브랜드의 명품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34억원의 예산을 투입, 다양한 육성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시는 고품질의 청원생명 쌀 생산기반 구축에 14억 39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밖에 22개 우수 농특산물에 품목별 특성에 맞는 고품질 생산자재 지원, 소비자 기호에 맞는 기능성 포장재 제작 지원 등의 사업에 9억 800만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9억9800만원을 들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청원생명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또 TV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통한 농산물 판로 확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전일보=김진로 기자

  • 주말
  • 기고
  • 2021.09.30 17:12

[新팔도명물] 연천 단호박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 단호박이 으뜸 중 으뜸입니다. 일본에서 종자를 들여와 키운후 완제품을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연천 단호박은 맛과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일교차가 크고 알맞은 기후조건은 물론 북쪽에서 내려오는 임진강물과 남쪽의 땅이 어우러져 남토북수(南土北水) 비옥함의 고장 연천 군남면 일원에서 생산된 단호박은 육질이 단단하고 영양과 당도가 13~14브릭스(brix) 로 높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6월부터 8월 말까지 재배되는 연천 단호박 생산면적은 약 40㏊ 정도. 1990년대 초반부터 재배를 시작한 단호박연구회(회장허흥무)는 처음 3 농가 출발에서 지금은 30 농가가 모여 총 500t 가량을 생산한다. 올해 농가는 가뭄과 고온으로 열과현상으로 수확량이 예년과 비교해 15% 감소했음에도 불구 200t을 일본으로 수출해 2억3천만원 소득을 올렸다. 2017년 수출량은 고작 28t에 불과했지만 경작지 확대와 연구회의 활발한 다수확 연구로 현재 수출물량이 10배나 늘어났다. 수출차량에 선적되기까지 농가들은 고품질 단호박 생산을 위한 토양관리부터 육묘, 재배, 병해충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농가를 방문 컨설팅을 통해 맞춤형 농업으로 발전시켰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농가인력 부족과 인건비 및 종자 가격 상승 등 농가부담이 악재로 생산증대의 발목을 잡았다. 연천 단호박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 홍콩 등지에서도 인기가 높지만 선별과정을 거치고 나면 수출 수요 규격 제품(1~2.5㎏)은 부족한 실정이다. 단호박연구회 허흥무 회장은 연천 단호박은 친환경으로 재배되고 내병성이 좋아 상품성이 뛰어나다. 특히 분질도와 당도가 높아 국내 최고품질을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밤맛을 내는 단호박은 당질이 15~20%를 차지해 설탕이나 시럽의 첨가 없이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내는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단호박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 A의 효력을 나타내는데 항암효과는 물론 감기 예방과 피부미용, 변비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호박은 생육기간이 3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고 농사 짓기가 쉬운 편으로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도입돼 널리 재배하고 있다. 품종 개량도 활발하게 이뤄져 다양한 품종의 단호박 재배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연천군 수출품종은 만냥, 아지회의 등이다. 일본에서는 19세기부터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재배됐고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들어왔는데 왜(倭)호박이라 부르며 꺼리다 1985년 이후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남 등 남부 지역에서 일본 수출 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단호박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이 높고 100g당 66㎉로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눈의 시력을 보호하고 백내장을 예방해주는 눈 건강식품으로 알려졌다. 비타민 B1, B2 등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비타민의 보고로도 불리며 비타민 CE가 풍부해 감기 예방 등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성분도 함유돼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조혈기능을 촉진시켜 당뇨 예방 및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또 단호박의 펙틴 성분은 위장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위 점막을 보호해 위염 및 위궤양 등과 암 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이뇨작용과 부기를 빼는데 효과적인 식품이다. 그러나 과다 섭취할 경우 피부색소 침착, 복통, 설사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니 적당량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호박을 고를 때는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나거나 색이 균일하고 윤기가 흐르고 색이 짙은 녹색이 좋다. 단호박을 이용한 요리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정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에그슬럿 미니 단호박을 깨끗이 씻은 윗부분을 도려내 속을 가볍게 파낸다. 먼저 체다치즈, 달걀, 각종 양채 과일을 함께 넣고 모짜렐라 치즈와 후추가루를 조금 넣고 전자레인지에 단호박이 익을 때까지 약 6분 정도 돌려주면 맛있는 에그슬럿이 완성된다. ▲오리찜 씻은 단호박을 요리 전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 동안 돌려서 살짝 익혀준다. 훈제오리를 한 번 구워 기름을 빼준 뒤 오리 위에 마늘과 치즈, 야채 등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약 8분 동안 찌면 완성된다. ▲샐러드 단호박을 2~3cm 씩 잘라 전자레인지나 찜기를 이용해 익힌다. 익힌 단호박을 으깨 준비한 견과류를 갈라 꿀, 마요네즈, 약간의 소금을 넣고 섞는다. 샐러드는 빵이나 비스켓 등과 찰떡궁합이다. ▲튀김 단호박에 덧가루 묻히고 남은 가루와 준비된 튀김가루를 합쳐서 반죽을 한다. 기름은 온도를 올리고 덧가루 묻힌 단호박에 반죽을 입혀서 넣어 튀긴다. 노릇하게 색이 나올 정도로 바싹 한 번에 튀기면 좋다. ▲단호박 수프 단호박을 미리 쪄 준 다음 채 썬 감자와 양파를 볶는다. 버터를 넣고 물을 약간 넣어 단호박을 으깨며 끓인 뒤 믹서기로 갈아 그릇에 담아 생크림을 약간 뿌려주면 훌륭한 음식이 된다. 이밖에 단호박을 이용한 요리는 밥부터 고등어 찜, 갈치조림 등 생선요리와 부침, 샌드위치, 떡볶이 등 동양과 서양요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찜은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문의: 연천군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031-839-4253) /경인일보=오연근기자

  • 주말
  • 기타
  • 2021.09.16 14:13

[新 팔도명물] 황금빛 생선 참조기의 계절의 돌아왔다 '제주 참조기'

△천일염에 절인 생선 밥도둑이 됐다 황금빛 생선, 참조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참조기는 예로부터 제사와 고사, 전통혼례 등 관혼상제에 빠져서는 안 될 생선이었다.또한 임금에게 진상됐던 고급 어종이다. 참조기를 켜켜이 천일염에 재워놨다가 말리면 참굴비로 재탄생한다. 염장해서 말린 굴비는 고소하고 짭조름해서 밥도둑으로 불리고 있으며, 국민 생선으로 자리매김했다. 참조기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다. 금어기(4월 22일~8월 10일)가 지난달 끝나면서 제주 밤바다에는 참조기를 잡으려는 유자망 어선들이 내뿜는 불빛으로 불야성이다. 30t급 유자망어선은 조류에 따라 그물을 펼쳐뒀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물을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고기를 잡는다. 제주시에 등록된 유자망어선 현재 130척이다. 참조기는 전국 어획량의 70%를 추자도 인근 바다에서 잡고 있다. 참조기는 추자도 바다에서 잡혔지만 과거에 천일염으로 절이는 염장기술이 부족한 데다, 대규모 가공공장이 없어서 전남 영광군에 공급해왔다. 영광 법성포 참굴비는 제주 바다에서 난 참조기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지금은 제주시 한림수협에 대규모 가공처리시설이 조성돼 지난해 1만535t의 참조기가 제주에서 가공돼 전국에 유통됐다. 2009년 참조기섬체험 특구로 지정된 추자도에서는 해마다 참조기 축제를 개최, 제주 참조기의 명성을 전국으로 알리고 있다. △사람의 기를 북돋아 주는 생선 참조기를 한자로 쓰면 조기(助氣)가 된다. 이는 사람의 기(氣)를 북돋아 주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또한 머리뼈가 매우 단단해 머리에 돌이 있는 생선이라는 뜻에서 석수어(石首魚)라는 명칭도 갖고 있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백과사전 격인 고금석림(古今釋林)에는 선조 임금이 피난길에 맛있게 생선을 먹었는데 이름을 몰랐다가 머리에 돌이 들어 있는 것을 기억해 그 생선을 석수어라고 명명했다고 기록했다. 이 외에도 곡우(양력 4월 20일)를 전후로 살이 오른다고 해 곡우살이, 물고기의 색이 은황색이어서 황화어(黃花魚)라고 불리기도 했다.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참조기는 수심 40~200m에서 모래나 뻘로 된 연안에서 주로 서식한다. 참조기는 제주 남서쪽 바다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난류를 따라 북상해 4~7월 동안 서해안에서 산란한 뒤 가을이면 다시 남하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추자도 해역은 참조기의 주요 회유지다. 제주도민들은 참조기와 비슷한 부세를 짝퉁 조기라고 부르면서 하대 취급을 해왔다. 과거에는 가격도 참조기에 비해 싼 생선이었다. 그런데 2016년부터 통역을 대동한 중국인 상인들이 한림수협에서 진행하는 경매에 참여, 부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는 부세가 중국인이 좋아하는 금빛 색깔을 띠고 있어서다. 최상품 부세는 2㎏ 한 상자는 900만원에 거래됐다. 과거 경매에서 부세 767상자(상자당 10마리)가 중국인에게 팔렸는데 판매액은 9억600만원을 넘었다. △구이, 매운탕, 조림 등 다양한 요리 가능 참조기는 빠르게 상해서 보관이 쉽지 않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예로부터 소금에 절여 말리는 염장으로 보관해 왔다. 염장한 생선의 뛰어난 맛 때문에 참굴비가 특산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냉동시설에 진공포장 등 보관운송 기술이 발달해 천일염에 절이지 않은 생물 참조기를 가정에서도 맛볼 수 있다. 흰 살 생선인 참조기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질은 적은 대신 비타민 B1과 B2가 함유돼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은 물론 음식물 소화가 쉽지 않은 노인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굴비는 주로 구이와 찜으로 즐겨먹지만 염장을 하지 않은 생물 참조기는 구이와 탕, 조림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바싹하게 구워서 먹는 조리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또한 시원한 무와 향긋한 미나리와 궁합이 잘 맞아 무를 넣어 조리거나 양념장과 미나리를 넣어 칼칼하게 끓인 매운탕도 별미다. 이 외에 참조기의 살을 발라 미역과 함께 끓인 조기미역국이나 조기죽 등은 담백한 맛과 풍부한 영양으로 산모와 환자의 허한 몸을 추스르는데 제격이다. 김시준 한리수협 조합장 참조기가 제주의 특산물로 자리 잡은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제주에는 가공저장시설이 부족했고 천일염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추자도 바다에서 잡은 참조기 대부분을 전남 영광으로 보내 굴비로 가공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김시준 한림수협 조합장은 2015년 자동선별기와 냉동냉장시설, 가공시설을 갖춘 수산물거점유통센터(FPC) 한림수협에 구축하면서 지금은 제주가 전국 최대의 참조기 생산기지가 됐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FPC 설치를 시작으로 참조기 생산과 가공을 규격화한 결과, 지난 한 해 한림수협 위판액은 1843억원에 이르면서 1962년 조합 설립 이래 최고의 위판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이어 활어위판장과 수산시장 등을 갖춘 다목적복지센터가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190억원을 들여 낡은 위판장을 개선한다며 다목적복지센터가 문을 열면 참조기는 물론 갈치와 고등어 등 제주산 수산물을 전국에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과거에 염장기술이 떨어지고 열악한 시설 때문에 제주 바다에서 참조기를 잡아도 영광 법성포에 이름을 내줬지만 현대적이고 위생적인 가공시설을 갖추면서 제주산 참조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일보=김두영 기자

  • 주말
  • 기타
  • 2021.09.09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