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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팔도명물] 진영단감

매년 추석을 전후해 10월 초순부터 11월 중순까지 김해 진영 인근을 지나다보면 주변 산의 낮은 지형을 중심으로 지천으로 노란색 단감이 나무에 매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김해 진영은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알려지기 전까지는 단감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진영은 1927년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단감묘목이 최초로 들어온 단감 시배지로서, 최근에는 일본과 베트남 등 세계 14개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진영단감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김해시는 진영단감축제 개최는 물론 국내외 판촉행사, 재배농가 지원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 진영 진영단감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 우리나라 최초로 김해시 진영에서 재배돼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창원 등 인근 지역으로 전파돼 한반도 동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과실로 자리매김했을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명성과 인지도가 높은 김해시의 대표 특산물이다. 단감의 국내 도입에 관해서는 문헌 등 근거자료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1927년 4월 1일 한국 여성과 결혼한 당시 진영역장 요코자와가 단감 재배를 위해 일본 식물학자 3명(요시다, 사토오, 히가미)의 지도를 받아 진영읍의 토질과 산세, 기후 등이 단감재배에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진영읍 신용리에 단감나무 100여 주를 심어 시험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단감 시배지인 진영읍 신용리에는 실제로 267주 정도의 단감 고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지금도 진영단감의 이름으로 품질 좋은 단감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지역별 농어촌산업화 자원 현황(2012년 2월, 농림수산식품부 발행), 경남새마루(2008년, 경상남도 발행), 경남농업기술 100년사(2008년 10월,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발행), 진영읍지(2004년 12월 10일, 진영읍 발행) 등에 기록돼 있다. 단감 시배지인 김해시 단감면적은 그러나 각종 개발 사업으로 매년 재배면적이 감소해 현재 1000ha 정도에 불과하나, 브랜드 가치 면에서는 단감하면 아직도 진영단감을 떠올릴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14개 국으로 수출되는 진영 단감 이같은 명성으로 진영단감을 비롯해 김해지역 단감은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김해지역 단감의 세계 수출 현황을 보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홍콩 등 12개국에 2763톤을 수출됐다. 올해는 베트남은 물론 일본에도 수출을 시작해 단감 수출 국가는 14개국이 됐다. 김해시는 올해 1월 2일 진영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국내 최초 단감의 공식적인 베트남 수출을 위해 2019년산 진영단감 첫 수출 선적식을 가졌다. 이날 수출업체를 통해 진영단감 6.5톤(1만4000달러)이 베트남으로 첫 수출됐다. 한국산 감은 베트남과 합의한 검역요건에 따라 재배지 검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2020년 생산 감부터 수출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우리나라와 베트남간 단감 수출 관련 추가 협의를 통해 베트남 식물검역당국(PPD)이 2019년 생산된 단감에 한해 재배지 검역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수입을 허용함에 따라 수출이 가능했다. 이날 수출을 계기로 김해시는 베트남으로 단감 수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으로 첫 수출은 11월 3일 진영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선적식으로 시작했다. 1927년 일본에서 처음 우리나라 진영지역에 심어졌던 단감이 약 100년 만에 역수출된 셈이다. 이날 일본으로 수출된 단감 물량은 6톤(L사이즈 2톤, M사이즈 4톤) 1300만원어치에 불과하나,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해시는 단감의 유통 및 수출을 위해 2019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사업비 30억원 지원으로 농산물유통 및 수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수출 물류비, 수출상품 공동선별비, 현지 적합 소포장재 제작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고 매년 해외 판촉 행사를 열어 김해 단감을 세계 각국에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감 농가들과 농협들도 당도 높은 고품질 단감 생산, 크기 균일화를 위한 선별 작업 등에 집중해 김해 단감의 품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단감축제와 드라이브스루 판촉행사 가을철이 제철인 단감은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예방에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단감은 특유의 달콤함과 아삭한 식감으로 주로 생식용으로 이용되나 샐러드나 홍시, 곶감, 감말랭이 등으로 가공해 먹기도 한다. 특히 감으로 만든 감식초는 인체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해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해시는 매년 가을 진영단감축제를 통해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진영단감의 맛과 품질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2018년 34회째를 맞았던 진영단감축제는 풍년을 기원하며 단감시배지에서 지내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축제기념 단감가요제, 단감 품평회 및 전시, 문화예술행사, 방송국 축하공개방송, 청소년마당 등 7개 분야, 34개 행사를 준비해 행사장을 찾은 18만여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으로 축제가 취소된데 이어 올해는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이를 대신해 김해시는 올해 11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진영운동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단감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단감 소비 확대를 위해 10kg 박스당 5000원 할인 판매한 이번 판촉 행사에서는 예년 단감축제보다 훨씬 많은 4000여 박스의 단감이 판매됐다. 이번 판촉행사는 단감 농가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아직도 코로나19 지역감염이 발생하는 시기에 단감 소비자들의 감염의 위험을 줄이고 맛있는 김해 단감을 할인해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김해시는 지난해 TV공영홈쇼핑 판매와 농협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 고양시 고양점삼송점, 전국 홈플러스 69개 매장,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등 수도권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대형마트 83개점에서 판촉행사를 개최했고, 필리핀 현지 해외 판촉행사도 열어 큰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11월말과 12월 해외 마케팅 행사와 대형마트 판촉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김상진 김해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올해 유난히 긴 장마와 대형 태풍 등 자연 재해가 많았음에도 이를 거뜬히 이겨낸 진영단감 등 김해지역 단감이 세계 각국으로 수출돼 세계인의 먹거리가 되고 있어 기쁘고 보람된다며 이는 모든 농업인들이 단감을 자식처럼 여기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감 재배농가 안전성교육 및 생산지 관리를 통해 품질 좋은 단감을 생산하는 등 단감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단감시배지로서 명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며 단감 농가를 돕기 위한 판촉행사 개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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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2 20:09

[新 팔도명물] 여름밤의 서늘한 초승달 빛을 닮은 전주 이강주

옛부터 전라북도 전주시는 술로도 유명하다. 조선의 3대 명주로 불리는 이강주는 전국을 넘어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강주는 감기 등 건강에 좋다는 의미로 약주로도 불렸다. 그래서 인지 약고자를 붙여 이강고(梨薑膏)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강주는 배이(梨), 생강강(薑), 술주(酒)자를 써서 배와 생강의 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감기에 좋은 배와 생강을 녹여낸 소주라는 것이다. 이강주는 일제 강점기 가양주를 금지하는 제도하에 밀주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다 1987년 복원되면서 전통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에는 전북 무형문화재 조정형 명인이 큰 역할을 했다. △이강주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강주는 미황색이 도는 25도의 약소주로 배의 시원한 청량감과 더운 생강, 숙취를 보완하는 울금과 더불어 독특한 향취를 가지고 있는 계피가 어우러진 맛과 멋의 술이다. 벌꿀이 가미돼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증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오래 둘수록 둥근 맛을 자랑한다. 마신 후에도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다. 이 때문에 옛 선조들은 이강주의 술 색깔이 맑으면서 은은하고 부드러워 여름밤의 서늘한 초승달 빛으로 묘사하면서 술잔 속의 여유와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이강주의 뛰어난 맛은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햇밀을 거칠다 싶게 빻아 물로 고루 버무려 포로 덮은 후 곡자틀에 넣어 힘있게 밟아 단단하게 형을 뜬다. 형을 뜬 곡자는 보습이 잘 되는 곳에 놓아 실온 25도 정도에서 곡자의 최고 품온이 45도가 넘지 않게 손질한다. 약 10일 정도 지나면 차차 품온이 내려가게 되는데 이때는 약 30도 실온에서 7일 정도 보관하고 건조한 곳에서 14일 정도 보관한다. 이 과정이 끝난 후 약 2개월 정도 저장하면 이강주에 쓸 수 있는 좋은 누룩이 만들어진다. 이어 백미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은 후 식힌다. 밥이 완전히 식으면 이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술을 담근다. 1주일 된 이 술을 소주고리에 넣고 전통 방식으로 소주를 내린다. 담근술을 다시 솥에 넣고 불을 지피면서 냉각수를 교환해 준다. 찬 기운과 만난 알코올증기가 액화돼, 소주고리에서 높은 도수의 소주가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다. 약 35도로 내린 전통소주에 이강주의 주원료인 배, 생강, 울금, 계피를 넣고 3개월 이상 침출시킨다. 마지막으로 꿀을 가미한 후 숙성시킨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이강주는 주도가 높아 오래 갈수록 맛과 향이 좋아진다. △역사 속에도 등장하는 이강주 이강주는 다양한 문헌 속에서 그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서유구의 <임원경제지>가 대표적이다. <임원경제지>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풍석 서유구(1764~1845)가 만년에 저술한 농업백과사전이다. 농사부터 음식, 의류, 건축, 건강, 의료, 의례, 예술, 지리, 상업 등 조선 및 동아시아의 의식주 문화가 집약되어있는 유서다.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를 통해 이강주 아리(거위의 깃털처럼 희고 향과 맛이 진하며, 껍질이 얇고 즙이 풍부한 배)의 껍질을 벗기고 돌 위에서 갈아 즙을 고운 베주머니에 걸러 찌꺼지는 버리고 생강도 즙을 내어 밭친다. 배즙, 좋은 꿀 적당량, 생강즙 약간을 잘섞어 소주병에 넣은 후 중탕하는 방법은 죽력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 순조 때의 문신 이해응(李海應, 1775~1825)은 <계산기정>에 조선 최고의 술 중 하나로 이강주를 추천했고, <동국세시기>와 <경도잡지(京都雜志)> 등에도 우리나라 5대 명주 중 하나로 이강주를 꼽았다. 이 문헌들에 의하면 이강주는 조선시대 상류사회에서 즐기던 고급 약주로서 신선과 어울린다는 평판까지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많은 문헌에서 이강주를 언급하며 그 역사와 전통을 증명하고 있는데, 봉산탈춤의 말뚝이 사설 부분에는 아예 자라병, 강국주 이강주를 내놓고라는 대사가 나오고, 한미통상조약 체결 당시에도 나라를 대표하는 건배주로 쓰일 정도였다. 이강주는 과거 문학작품에서도 언급된다. 조선후기 문인 화가인 경수당 신위(1769~1845년)가 43살에 지은 시를 연대순으로 편찬한 시 모음집인 <경수당전고>에서도 언급된다. 10년동안 보지 못한 신순으로부터 역리통해 남쪽에서 편지가 왔네/(중략)이강주와 죽로차의 정취와 맛에 취하고 그림과 시문에선 오래된 인연 떠올리네 옛부터 조선 상위계층이 맛 좋은 이강주를 즐겨 마셨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강주 전통술의 선두주자 이강주는 조선의 3대 명주로 불리듯이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조선 상류층의 약주답게 현재도 설추석 등 명절에도 선물하는 등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지난 2005년 고 노무현 대통령내외의 명절 선물로 이강주를 택했고, 2007년에는 고 노 전 대통령이 전국에 보내는 추석 선물로 당당히 선택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문재인 대통령도 전주 이강주를 설 선물로 낙점했다. 현재 시판되는 이강주는 증류식 소주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도수의 19도, 25도, 3년 이상 숙성한 38도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19도의 이강주는 원래 수출용으로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서울 강남이나 홍대, 광화문의 한식주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백화점에도 입점해 어느 곳에서나 만나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의 발전으로 누구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이강주 외에도 전통술 보존에 앞장 이강주가 현재의 위치를 되찾게 된 데에는 조정형 명인의 역할이 컸다. 중요무형문화재 6호로 이강주의 제조법을 체계화해 세계적인 명주로 만든 업적을 정부도 인정했다. 그는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전통주들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평생을 바쳐온 전통주의 명인이기도 하다. 본디 이강주는 제조명인 조정형(65)씨 집안의 가양주였다. 명인 조씨의 6대조는 조선시대 완주부사를 지냈다. 집안에 민원인 등 손님이 많다보니 술과 음식을 준비해 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특히 술은 6가지 정도를 빚어 항상 대기시켜 놓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던 술이 이강주였다. 맛이 좋은 데다 저장성 또한 탁월해 귀빈접대용으로 그만이었다. 집안 며느리들에게 전수돼던 이강주 제조비법은 일제강점기 동안 중단되다 조 명인에 의해 1990년대에 복원돼 대표 전통주로 부활했다. 그는 과거 민속주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한 후 옛 문헌에 나오는 향토주의 조사를 위해 전국을 누비는 술답사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전통주에 매력을 느껴서다. 전국의 도서관을 돌면서 민속주에 대한 문헌 자료를 수집했고, 특이한 민속주가 있다고만 하면 산골 오지나 조그마한 섬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 각지에서 채집한 민속주 200종을 연구하며 직접 빚어보기도 했다. 1991년에는 전국을 돌며 조사,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민속주를 집대성한 <다시 찾아야 할 우리의 술>이란 책을 발간해 전통주 지킴이로 활약했다. 40여년 동안 모은 누룩틀, 도자기, 용수 등 요즘 쉽게 구경하기 힘든 술빚는 도구와 술잔 등 1400여점의 귀중한 유물을 모아 1993년 개관된 고천 박물관(주조전시관)에 전시해 놓고 있다. 이곳에는 조선시대에 쓰여졌던 토고리, 누루틀, 무쇠솥, 장군총과 함께 술을 거르는데 쓰는 용수 등 삼한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귀중한 도구들이 소장돼있다. 특히 삼한시대에 사용된 각배(뿔로 만든 술잔)를 비롯해 백제-고려시대의 마상배등 희귀하고 특이한 술잔들도 보존되어 있다.

  • 주말
  • 최정규
  • 2020.11.05 17:51

[新팔도명물] 담양 대나무밭

담양 대나무밭 농업이 지난 6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됐다. 대나무 품목으로는 세계 최초다. 2014년 제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6년 만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승격된 것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은 매년 2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유산자원의 조사복원, 환경정비 등 지속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계기로 담양 대나무를 생태 자원으로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는 물론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선정된 담양 대나무밭2044년까지 4배 이상 확장=현재 담양군 전역 대나무밭은 2420ha에 달한다. 핵심지역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4호 만성리삼다리 대나무밭(36.2ha)이다. 담양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 맞춰 현재 2420ha 대나무밭을 1만ha까지 확장해 에코담양을 실현하기로 했다. 오는 2044년까지 매년 150~300ha씩 대나무 밭을 늘려 갈 예정이다. 담양군은 대나무 공방 및 홍보전시관 조성, 탐방코스 마련, 대나무 연계 친환경농업 기반 구축, 대나무 신소재 산업화 추진, 대나무 산업단지 육성 등을 위해 오는 2023년 또는 2025년까지 2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신산업개발이 더 쉬울 수 있지만 사실 대나무는 긴 시간 농민들의 가치 구현과 문화생성의 근거가 돼주고 있다며 대나무밭 농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하고 미래전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30년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0년 전부터 담양에서 자생, 주민 삶과 다양하게 연계=담양의 대나무는 1000년 전부터 자생하면서 농업은 물론 주민들의 삶과 다양하게 연계돼왔다. 죽세공예가 지역 소득자원으로 자리잡은 500여 년 전부터 대나무밭 조성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담양군 354개 자연마을 중 대다수 지역에 분포할 정도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담양의 대나무는 경제수종이 주종을 이룬다. 죽재 생산용으로는 왕대와 솜대가 주를 이루고 , 죽순은 맹종죽과 솜대에서 얻는다. 담양 대나무밭은 식량과 생계 확보의 목적으로 재배관리돼 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5170개 필지 2420ha 가운데 왕대와 솜대가 868ha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신이대(759ha), 기타(379ha), 왕대(338ha), 맹종죽(75ha)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대나무는 벼, 보리, 감자, 고구마, 사과 등에 비해 순수입이 매우 높다. 벼보다도 순수입이 5배 가까이 높고 대나무밭을 경작할 경우 1차 상품인 대나무는 물론 농가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죽순 등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대나무밭 다양한 동식물 존재생태의 보고로 거듭나=지난 2015년 담양군이 대나무밭의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식물 358종, 육상동물 152종. 조류 2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나무 수령에 따라 식물군도 변화하는데 신생죽 주변에는 바랭이와 비름, 개망초, 찔레나무 등이 서식하고 대나무밭 조성 후 5년이 지나면 용둥굴레, 쑥 등 다년생 초본과 사위질빵, 칡, 댕댕이덩굴, 개옻나무 등이 형성한다. 13년 이상 되면 달개비, 제비꽃, 큰까치수염, 마삭줄, 맥문동, 쇠무릎 등 대부분 음지식물로 바뀐다. 대나무밭의 이러한 생태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특용작물의 재배가 가능한 것이다. 담양 대나무밭에는 흰망태버섯, 비듬비늘버섯, 애기버섯 등 108종의 버섯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흰망태버섯은 대나무밭에서만 자라는데 4시간이면 버섯대를 올리고 망토를 둘러쓴다. 맥문동, 구기자, 둥굴레와 같은 약용식물도 대나무밭에서 잘 자란다. ◇날로 높아지는 대나무의 산업적 가치웰빙느림관광 등 트렌드에 적합=담양의 대나무는 1차 산업을 비롯해 2차 산업, 3차 산업에까지 그 범위를 넓혀왔다. 1차 산업 부문에서는 대나무(원죽)와 죽순 생산, 2차 산업 부문에서는 죽제품, 작물 지주대 등 단순가공품산업, 숯댓잎 차죽초액비누 등 대나무 신 가공품 산업, 농업건축환경자재 산업 등이 있다. 3차 산업은 음식업, 관광산업 등 서비스 산업이 해당된다. 이들 각 부문별로 대나무밭 경영 농민이나 농촌마을이 직접 23차 산업을 주도하거나 부분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나무밭 경영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관광트렌드가 웰빙이나 느림으로 옮아가면서 농촌관광이 활성화되는 등 사회경제적 변화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담양의 죽재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담양군의 죽순 생산량은 연차별로 편차는 있지만 20만kg을 넘어서고 있다. 대나무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죽로차는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5월 중순 이후 대나무 밭에서 자란 찻잎을 따 만든다. 담양군 죽로차 재배면적은 170ha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담양은 예부터 죽공예가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 주민들은 대나무와 죽제품으로 부를 축적했다. 1916년에는 참빗을 만드는 진소계가 조직된 이후 산업조합이 탄생하면서 죽세공예산업의 규모가 커졌고, 193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죽제품의 상품화가 이뤄졌다. 담양 죽물시장은 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담양천 둔치에서 5일마다 열린 죽물시장은 1940년 당시 하루에 삿갓만 3만 점 이상 팔렸다. 1980년대에는 죽제품이 하루에 6만2000점(약 126종)이 거래되고 그 가운데 20여 종이 수출돼 연간 46만 달러의 외화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이후 죽세공예가 사양산업화하면서 시장 기능도 축소됐다. 최근 무공해 천연자원이라는 가치를 재인식하는 추세에 힘입어 죽제품 이용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죽물시장도 지난 2010년 담양읍 삼다리로 이전해 청죽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주말
  • 기타
  • 2020.10.29 19:35

[新 팔도명물] 서산 어리굴젓

황해바다 석화야!, 석화야! 물결 타고 달빛 따라 간월도로 모여라. 황해바다 석화야! 석화야! 이 굴밥 먹으러 간월도 달빛 따라 모두 모여라 석화야.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부녀자들은 소복을 입고, 이 노래를 부르면서 특산품인 굴을 위한 제를 올린다.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다. 굴 풍년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간절함이 담긴다. 옛부터 이곳 지역민들은 이 굴로 어리굴젓을 담가 먹었다.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 될 만큼 유명세의 명맥이 긴 간월도어리굴젓이다. 어리굴젓은 서산시가 자랑 하는 9미(味) 중 하나다. 무학대사(1327-1405고려 충숙왕 14년-조선 태종 5년)와 어리굴젓은 어떤 인연이 있을까? 서해 조수 간만의 차이로 밀물 때는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고, 썰물이면 뭍과 바다길이 연결되는 신비스러운 섬인 간월도 간월암(看月庵). 무학대사가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며 그가 이름 붙인 암자다. 서산9경 중 3경으로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무학대사가 태어난 곳은 간월암과 멀리 않은 현재 서산시 인지면 애정리다. 이곳에는 무학대사 탄생 과정 등이 담긴 기념비가 있다. 기념비에 따르면 만삭인 채씨가 서주관아로 끌러가던 중 이곳에 이르러 길 옆 우물가에서 아기를 낳았는데, 그가 무학이다. 채씨가 우물주변 아득한 곳에 아기를 뉘인 뒤 쑥을 뜯어서 덮어주고 관아로 끌려갔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학이 아기를 품고 있다가 날아갔다는 내용이 기념비에 있다. 무학대사는 고려의 국운이 기울 무렵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왕조를 개국한 공으로 태조가 등극하자 왕사가 된다. 한양 천도를 주도하기도 했다. 역사적 기록은 없지만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에게 간월도어리굴젓을 진상 했다고 구전된다. 대표적 역사적 기록은 세종실록 45권에 중국 사신이 궁중에서 사용할 해산물을 요청하자 진상품인 굴젓 3병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세종대왕도 어리굴젓을 즐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에는 고춧가루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고루가루가 가미된 붉은 어리굴젓이 아닌 소금으로 염장한 어리굴젓이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서산은 예전부터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 생산이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자연산으로 딴 생굴을 다 소비할 수 없었기에 이를 저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소금에 염장을 한 젓갈로 만드는 것이었다. 전국에서 굴로 젓갈을 만든 곳은 서산이 유일했다. 그 젓갈이 어리굴젓이다. 서산이 어리굴젓 고장이 된 이유다. 어리굴젓 이름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고춧가루로 양념을 하기에 먹었을 때 입안이 얼얼하다고 해서 어리굴젓이라는 설이 있다. 이곳 굴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작은, 다 자라지 않은이라는 뜻을 지닌 얼=어리라는 접두사가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짜지 않게 담근 김치를 얼갈이김치라 부르듯 짜지 않게 담근 젓갈을 어리젓이라는 데서 간을 심심하게 담근 굴젓이라는 얘기도 있다. 간월도 굴은 조수 간만의 차이로 생겨난 갯벌과 알맞은 햇빛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색깔이 검고, 알이 작은 게 특징이다. 간월도 갯벌은 작은 자갈부터 큰 바위까지 많은 돌이 있는데, 이러한 돌에 붙어 있는 굴은 24시간 밀물과 썰물에 노출, 크게 성장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 굴은 물날개(굴에 나 있는 명털)가 잔잔하고, 그 수가 많아 사이사이에 고춧가루 양념이 속까지 잘 배 어리굴젓 특유의 맛을 낸다. 그만큼 간월도어리굴젓은 일반 굴젓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고, 오돌오돌한 식감에다 굴 특유의 바다내음이 풍부하다. 이곳 주민들은 간월도 앞바다에서 이 맘 때쯤부터 내년 3월까지 굴을 캔다. 조새(돌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을 따고, 그 안의 속을 긁어내는 데 쓰는 연장)를 이용해 굴을 따고, 바구니에 담는다. 물이 빠지는 썰물에 굴 따기 작업을 하는 데 하루 평균 5-6시간 정도다. 간월도 어촌계원 60여명이 딴 굴은 어리굴젓 생산 공장에 판매된다. 지난해 어리굴젓 생산 공장이 어촌계원들에게 매입한 굴은 30t에 이른다. 굴은 이곳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다. 어리굴젓과 함께 영양굴밥이 유명하다. 그러기에 매년 굴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에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를 한다. 100여 년 전부터 이어지고 민속제례다. 특이점은 마을 남성들은 제례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 바닷물의 만조시간에 맞춰 소복을 입은 부녀자들이 풍악과 함께 깃발을 앞세워 머리에 굴을 담은 소쿠리를 이고 제의식을 알리는 거리행진을 시작한다. 굴을 캐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탑인 간월도어리굴젓기념탑이 이르러 옹기종기 앉아 굴을 따는 작업을 시연한다. 용왕에게 제를 올린 뒤 부녀자들이 징, 북, 꽹가리를 두드리며 바닷가로 몰려가 춤을 추면서 굴밥을 바다에 뿌리고 한바탕 놀이로 끝을 맺는다. 어리굴젓도 명인이 있다. 해양수산부 대한민국 수산전통식품명인 6호이자 서산시 어리굴젓 제조명인인 무학표 간월도어리굴젓 유명근 대표. 유 대표가 강조하는 어리굴젓은 전통방식 그대로다. 그는 어리굴젓 전통 지킴이를 자처한다. 간월도 어촌계에서 생산한 굴 전량을 비롯, 인근까지 엄선한 굴만 매입한다. 이렇게 사들인 굴은 해마다 150t정도다. 어리굴젓을 만드는 방식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매입한 굴을 깨끗하게 세척을 하고, 천일염으로 염장해 일정온도에서 10일간의 숙성기간을 거친다. 2차 세척을 한 뒤 태양초 고춧가루로 버무리면 끝이다. 고집스럽게 전통방식을 고수한 그에게 명인의 수식어가 붙었다. 유 대표는 매콤새콤 하면서도 톡 쏘는 탱글탱글한 맛이 어리굴젓의 자랑이라고 엄지척이다. 몇 해 전부터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어리굴젓 세계화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 어리굴젓을 보내고 있다. 유 대표는 간월도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보니 극한을 이겨낸 이곳 굴은 비록 크기는 작지만 향은 어느 곳의 굴보다 강하다. 당연히 영양분도 많고 맛도 좋지요라며 굴을 발효시켜 고춧가루만을 넣어 만든 어리굴젓은 서산이 만든 세계적인 위대한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한신협대전일보=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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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2 15:50

[新팔도명물] 강원일보 철원오대쌀

철원의 자존심인 철원오대쌀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중부북부 지역의 최대 쌀 주산지인 철원평야에서 생산되는 철원오대쌀은 전국에서도 가장 벼베기가 이른 시기에 진행돼 햅쌀의 수매가와 판매가격이 가장 먼저 결정된다. 이는 곧 전국에서 생산되는 쌀의 수매가와 판매가에 영향을 주게 되니 우리나라에서 철원오대쌀이 지닌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철원오대쌀의 역사 1970년대 후반까지 우리나라 쌀 정책은 식량자급이 최우선이기에 수확량이 많은 통일벼가 전국 각지에 보급됐다. 흰 쌀밥을 먹는 것이 잘사는 것의 기준이었던 시기였기에 쌀의 품질은 조금 뒤로 밀렸던 때였다. 그러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1980년대 들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높은 품질의 쌀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본격화됐다. 오대벼는 1982년 철원지역에서 지역적응시험이 진행되며 철원지역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잡았지만, 사실 1974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된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은 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냉해에 강하고 잘 쓰러지지 않는 벼 품종 개발에 나섰고 오대벼는 그 결과물이었다. 철원에서 자란 오대벼는 재배 기간이 짧다.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철원의 기후는 일교차가 10도 정도 차이난다. 철원오대쌀은 한낮에는 뜨거운 햇빛을 받아 쌀알이 커지고 해가 진 서늘한 밤에는 오후 내내 만들어낸 영양분을 쌀알에 저장한다. 오대벼의 특성과 철원지역의 기후가 딱 맞아 떨어지며 전국 최고의 쌀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고쌀로 꼽히는 이유 철원오대쌀은 쌀알이 굵고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다. 밥이 식은 이후에도 쉽게 딱딱해지지 않아 찬밥으로 먹어도 맛있다. 또 오대벼는 농약의 사용도 타지역에 비해 적다. 이 지역의 길고 추운 겨울을 병해충들이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수확량을 확보하는데 영향을 미쳐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하는 이유가 된다. 철원오대쌀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 우리나라 최고 품질의 쌀로 국민들에게 인정받게 된다. 현대화 된 미곡종합처리장의 등장으로 품질이 안정화 되면서 쌀 재배면적이 늘었고 이는 곧 쌀 수확량의 증가로 이어져 많은 국민들의 밥상에 철원오대쌀이 오르게 됐다. 철원오대쌀은 우리나라 최초의 벼품종명 브랜드다. 한 항공사의 기내식으로도 납품됐고 영유아들의 유아식에도 공급되는 등 그 브랜드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곧 철원오대쌀은 밥맛 좋은 쌀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한해 7만톤 생산 9월 중순 철원지역은 말 그대로 황금벌판이 된다. 철원지역의 벼 재배면적은 총 9,412ha에 이르며 한 해 평균 7만2,000톤의 쌀이 생산된다. 동서남북 어느 곳으로 눈을 돌리던 바람에 살랑이는 고개숙인 오대벼를 만날 수 있다. 이때부터 벼베기 작업에 쓰이는 콤바인이 전국 곳곳에서 철원을 찾아 10월 중순까지 추수에 매진한다. 철원지역의 추수가 끝나면 경기도 이천과 여주, 충청도 등을 지나 전라도와 경상도의 곡창지대로 향한다. 콤바인이 모두 물러가면 철원오대쌀은 본격적으로 수도권의 대형마트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난다. 올해는 8월 초부터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내리며 쌀 수확량이 예년만 못한 실정이다. △품질로 승부해 인기 이에 역설적으로 품질 높은 철원오대쌀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진용화 동송농협 조합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철원오대쌀을 판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며 올해는 장맛비로 철원지역의 쌀 수확량도 25~30% 정도 감소해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추석을 전후해 철원지역의 쌀 수매는 전체 생산량의 40%에 육박했으며 50억원에 달하는 1,300여톤의 철원오대쌀이 팔려나갔다. 또 농협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을 만나던 철원오대쌀은 몇 해 전부터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었다. 철원오대쌀 전체 판매량의 30%가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는데, 지역농협 등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거나 추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원일보=김대호 기자 철원오대쌀과 궁합맞는 음식 철원지역은 오대쌀의 주산지인 만큼 거의 모든 식당에서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이 나온다. 따끈따끈한 오대쌀밥은 감칠맛이 좋다. 이런 오대쌀밥과 잘 어울리는 철원의 음식으로는 민물매운탕이 으뜸이다. 큰여울이라는 뜻을 지닌 한탄강은 철원의 젖줄이다. 수십만년 전 북한 오리산과 그 일대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지금의 철원평야를 만들어냈고 또 한탄강을 만들어냈다. 수직절벽과 협곡을 타고 흐르는 한탄강은 물살이 강해 이 지역에서 잡은 쏘가리와 메기, 잡어 등은 더욱 살집이 단단하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잡은 민물고기 때문일까? 철원에는 시원하고 칼칼하면서도 특유의 잡내가 없는 민물 매운탕집이 많다. 철원오대쌀의 풍미를 더 짙게 해주는 음식도 있다. 바로 연잎밥이다. 철원오대쌀과 여러 잡곡을 섞어 만든 연잎밥은 입안에 넣는 순간 단맛이 난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각종 나물과의 궁합도 좋다. 철원오대쌀은 가공식품으로도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쌀알을 본떠 만든 벼알빵과 커피콩빵, 수제 쌀찐빵, 수수를 섞어 만든 수수부꾸미 등의 제품이다. 모두 철원오대쌀로 만들었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구수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철원오대쌀 가공식품은 철원군이 지역 곳곳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농부에서 판매한다. 온라인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강원일보=김대호 기자사진=철원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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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5 21:06

[新 팔도명물] 제주감귤

사계절 구분 없이 제주도는 섬 자체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흰 눈으로 덮인 한라산과 아기자기하게 솟아난 오름,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계지도를 펼쳐보자. 모래알같은 작은 섬에 사계절 풍광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제주가 유일하다. 옛 선인들도 철 따라 한라산과 오름, 계곡 등 곳곳을 찾아 경치를 감상하고 작품을 남겼다. 조선시대 향토사학자 매계(梅溪) 이한진(1823~1881)은 제주에서 경관이 특히 뛰어난 열 곳을 선정해 영주십경(瀛洲十景)이라 정의하고 시를 지었다. 이후 영주십경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상징적으로 알리는 단어로 정착됐다. 매계 선생이 선정한 영주십경은 성산일출(城山日出, 성산의 해돋이), 사봉낙조(紗峯落照, 사라봉의 저녁 노을), 영구춘화(瀛邱春花, 제주 언덕에 핀 봄 꽃), 정방하폭(正房夏瀑, 정방폭포의 여름), 귤림추색(橘林秋色, 감귤빛으로 물든 가을), 녹담만설(鹿潭晩雪, 백록담의 늦겨울 눈), 영실기암(靈室奇巖), 영실의 기이한 바위), 산방굴사(山房窟寺, 산방산 굴에 있는 절), 산포조어(山浦釣魚,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고수목마(古藪牧馬, 풀밭에 기르는 말)를 이른다. 파란 청귤이 노랗게 익어가는 계절이다. 추석이 지나면 제주섬 곳곳에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빚어내는 황금빛 풍광이 펼쳐진다. 제주에 가을이 찾아오면 한라산 골짜기마다 단풍이 불붙고 여름내 농부들이 애써 가꾼 감귤이 샛노랗게 익어간다. 제주에서는 감귤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11월 감귤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국제감귤박람회조직위원회(위원장 양병식)는 올해로 8회를 맞은 2020 제주감귤박람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박람회로 열기로 했다. 온라인 감귤박람회는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제주감귤,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주제로 온라인 가상공간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국민 과일 감귤은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민 건강 과일이다. 비타민 A, 비타민 C 함량이 높아 겨울철 감기 예방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겨울 과일로 겉껍질은 말려서 차나 약재로 활용하고, 속껍질의 하얀 부분은 펙틴이 풍부해 과육과 함께 잼으로 활용된다. 껍질은 한약재 및 목욕물에 담가 향긋한 입욕제로 이용된다.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혈색을 좋게 하며 빈혈 예방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고 과일 중 감귤에만 함유된 비타민P는 모세혈관을 보호하기 때문에 고혈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부터 한방에서는 천식, 가래, 식욕부진 및 동맥경화 등에 감귤을 처방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귤피(귤 껍질)는 성질이 따뜻하며 가슴에 기가 뭉친 것을 치료하고 음식 맛을 나게 하며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과육과 종자 등도 한방 재료로 쓰였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감귤의 유래 제주 감귤은 언제부터 재배됐을까? 우리나라에서 감귤이 재배된 것은 아주 오래 전이라고 전해오지만 확실한 기록은 없다. 고려사 세가 권7에 문종 6년(1052)에 탐라에서 세공(歲貢)하는 귤자(橘子)의 수량을 일백포(一白包)로 개정 결정한다고 돼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도 감귤이 진상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태조실록에는 공부상정도감을 신설하여 귤(橘), 유(柚) 따위는 상공(기록대로 매년 상정되는 공물)이 될 수 없으므로 별공(필요한 것을 불시에 특별 차정하여 바치게 하는것)으로 했다고 기록돼 있다. 세조실록 권2에는 세조원년(1456년) 12월 제주도안무사가 올린 장계를 보면 감귤은 제사와 빈객 접대용으로 중요하다는 것과 감귤의 종류별 우열 및 장려방안, 번식생리, 진상방안의 개선점에 대해 서술돼 있다. 탐라지(효종 4년, 1653년)에는 제주 3읍에 관 주도의 과원 36개소, 12종 3600여주라고 기록돼 있어 당시 감귤이 활발하게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동지(冬至) 전후로 임금님께 감귤을 진상했는데, 감귤이 대궐에 들어오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조정에서 성균관과 유생들에게 귤을 나눠줬다고 한다. 당시 임금이 귤을 나눠주며 시행한 과거가 황감제(黃柑製)다. 전국에서 온갖 귀한 토산품들이 진상됐지만, 이를 기념해 과거제를 치른 것은 감귤이 유일하다. 황감제는 명종 19년(1564년) 시작돼 19세기 말까지 이어졌다. △감귤의 분류 감귤은 크게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분류된다. 온주밀감은 다시 수확 시기에 따라 극조생, 조생, 중만생 감귤로 나뉜다. 중만생은 보통 12월 수확 후 저장했다가 이듬해 출하하는데 예전에는 가장 많이 재배했는데 지금은 조생으로 많이 바뀌었다. 온주밀감은 또 재배 장소에 따라 노지감귤, 타이벡감귤, 하우스감귤, 비가림감귤로 나뉜다. 노지감귤은 과수원에서 직접 재배되는 감귤이고 타이벡감귤은 토양피복 자재인 타이벡을 토양에 덮어 수분을 차단하고 햇빛을 과실로 반사시켜 당도가 일반 감귤보다 높다. 비가림 감귤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지만 하우스감귤과 달리 난방을 하지 않으며 보통 1~2월 출하된다. 만감류는 나무에서 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따는 감귤이라는 뜻으로 온주밀감을 제외한 나머지 감귤을 이른다. 대표적으로 한라봉과 천혜향(세토까), 레드향(감평), 황금향, 금감(금귤), 청견 등이 있다. 이 외에 재래감귤로는 중국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유자(댕유지), 산귤, 동정귤, 빈귤, 사두감, 진귤(산물), 청귤, 편귤 등 22종이 제주에서 재배됐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12종만 남아있다. △맛있는 감귤 고르는 Tip -껍질이 얇고 단단한 귤을 고른다. -귤 색깔은 보통 노란색보다 주황색이 당도가 높다. -꼭지가 파랗게 붙어있는 것을 고른다. 꼭지가 떨어지거나 색이 변한 것은 수확 후 오래 저장한 것으로 신선도가 떨어진다, -배꼽 부위가 오돌토돌 돌기가 있는 것을 고른다. -너무 커도 맛이 없다. 크기가 적당한 것을 고른다. /제주일보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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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4 16:04

[新 팔도명물] 내륙 특산생선 ‘안동간고등어’, 감칠맛 하나로 브랜드화 20주년 맞아

고등어는 꽁치, 청어와 더불어 등푸른생선의 대명사로 불린다. DHA, EPA 등 몸에 좋은 성분은 매우 잘 알려졌어 설명이 더 필요 없을 정도다. 400년 전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온 생선인 고등어는 동국여지승람과 자산어보, 세종실록지리지 등 고서적에도 고도어(古刀魚), 벽문어(碧紋魚) 등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우리 민족 음식문화와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생선임이 틀림없다. 이런 고등어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바로 우리나라 내륙지역인 경북 안동에서 생산하는 안동간고등어다. 최악의 경제난을 가져온 IMF로 중소기업 잿더미 속에서 지난 2000년 탄생한 안동간고등어는 창업 2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전국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숙질 줄 모르고 인기를 얻는 안동간고등어의 탄생과정과 인기비결을 들여다본다. △1천리길 거쳐 탄생한 안동간고등어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조선시대 때 고등어는 달구지에 실려 바닷가에서 산간내륙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매일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 원료 고등어를 사들이지만 그 옛날에는 동해안 영덕에서 출발해 영덕 황장재와 청송 가랫재 두 고개 고등어 길 300리를 넘어서 안동 신시장에 다다를 즈음이면 꼬박 하루가 걸렸다. 마찬가지로 서해안 천일염이 부산에서 소금 배에 실려 낙동강 뱃길 700리를 거슬러 강 상류로 올라온다. 그 소금 배의 최종 나루터가 안동시내 개목나루다. 더 이상은 강물이 가파르고 급류라 상류로 더 올라갈 수가 없다. 이렇게 고등어와 천일염이 1천리를 거쳐 내륙 깊숙한 안동에서 만나게 된다. 영덕에서 안동으로 옮겨 오는 과정에서 고등어가 상하기 시작하는 곳도 안동이다. 지금처럼 냉장고가 없던 시절인 만큼 내륙 깊숙이 더 운반해 가자면 상하지 않도록 갈무리를 해야 했던 것이다. 때문에 간잽이들이 생선의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치는 염장작업이 필수다. 등 넘어 재 넘어 온 바다 생선 고등어가 내륙 특산생선 간고등어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렇듯 안동은 바다와 내륙을 잇는 지리적인 특성에 의해 생선염장업이 자연스럽게 발달하게 됐다. 안동간고등어의 고소하고 감칠맛은 어느 한순간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 입맛에 딱 맞게 다듬어진 대를 이어온 우리의 맛이다. 영덕-안동간 고등어 길 길목 안동 임동면에는 챗거리장터가 있었다. 고등어를 가득 실은 달구지를 끄는 소를 모는 채찍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임하댐으로 수몰돼 버렸지만, 그 옛날 시장이 얼마나 성황이었는지, 안동간고등어가 얼마나 유명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지명이다. △저염식 현대인 입맛 맞춰 브랜드화 성공 올 추석을 보름여 앞둔 최근 안동간고등어는 명절특수를 맞았다. 요즘은 전 임직원이 생산라인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주문량이 밀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러한 명절 대목은 1년에 두 차례, 설날과 추석을 앞두고 지난 20년간 반복됐다. 냉장고 보급과 교통수단 발달로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던 안동간고등어가 2000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특산화, 전국화되면서 그 옛날 명성을 되찾아 20년을 이어오고 있다. 안동간고등어의 명성회복은 국내 처음으로 공장형 간고등어 생산라인을 연구개발한 권동순(61) 씨의 향토 음식 브랜드화 작업으로부터 출발했다. 권씨는 시장 어물전에서 재래식으로 생산되는 간고등어를 양산체계인 공장형으로 새롭게 바꾸고, 위생적인 포장방식 개발과 함께 전통 염장공정도 현대화했다. 다시 말해 간고등어를 만드는데 종래의 생선보관용 염장에서 생선 맛내기 염장방식으로 일대 전환한 것이다. 특히 40년 간잽이로 명성이 높던 이동삼 선생을 발굴해 간판 모델로 내세우고 스토리텔링 마케팅도 겸했다. 안동간고등어가 브랜드화 되기 전인 2000년대까지 안동간고등어가 뱃자반 형태의 짠 독간잽이였다. 독간잽이는 고등어에 왕소금을 쳐 놓아 시간이 갈수록 짠맛이 강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금방 간을 한 얼간잽이는 간이 삼삼해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 웰빙시대를 겨냥해 잔여 염장 소금을 털어내고 냉풍숙성을 추가하는 저염식 얼간 염장방식으로 상품화에 들어간 것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주효했다. 2000년 창업 첫해 4억, 이듬해 20억, 2003년 50억, 2004년 80억, 2005년 130억여원을 기록하다 2007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2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창업 초기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당시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곳 안동을 찾아서 70회 생신상 차림을 하는 등 안동 음식이 전국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될 무렵이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수산물 파동이 닥쳐 매출이 급감했으나 매출 조정기를 거쳐 지금은 연매출 130억여원으로 안정된 상태다. △국내 대형 유통매장 입점연간 20t 가량 수출도 2000년 1월 안동간고등어는 출시되자마자 전국 유명백화점으로부터 납품주문이 쇄도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뉴코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대도시 유명백화점과 이마트, 홈플러스,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은 빠짐없이 입점했다. 또 홈쇼핑과 쇼핑몰에서도 앞다퉈 판매하기 시작해 현재 납품되고 있는 유통업체는 400여 곳에 이른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로 받은 고등어가 안동간고등어로 변신해 이른바 국민 생선으로 등극하게 된 기반이기도 하다. 이에 힘입어 창업 3년 만인 2003년 안동간고등어 업체는 안동 인근 의성, 봉화, 영주, 문경, 포항 지역으로 확산해 안동권만 해도 10여 개소로 늘어 났다. 또한 2005년도 까지 대구와 부산 경남지역 일원에서도 창업 열풍이 이어져 전국에서 약 60여 개소의 간고등어 업체가 탄생했다. 이때 삼성경제연구소는 안동간고등어가 운송, 유통, 판매, 포장 등으로 연계된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파급 효과 등 전반적인 경제유발 효과와 브랜드 가치를 1천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안동시가 의뢰한 한국능률협회는 안동간고등어 순수 브랜드 가치를 116억에 이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단일 특산품으로는 유일무이한 기록이었다. 2011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3차 APEC 중소기업회의에서 글로벌 우수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는 업계 선두주자 (주)안동간고등어는 해외 수출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전통적으로 고등어 수출강국은 노르웨이지만 간고등어만큼은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한다. (주)안동간고등어는 지금도 미국, 일본, 중국에다 연간 10t~20t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안동간고등어 최고의 조리법은 숯불구이 안동간고등어가 브랜드화된 이후 다양한 조리방법도 함께 소개됐다.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무조림, 풋고추와 다진 마늘이 잘 어우러져 구수한 찜 요리, 고추장을 발라 굽는 고갈비에다 푹 삶아 뼈를 발라내고 갖은 채소를 넣고 끓이는 간고등어 해장국도 일품이다. 특히 노릇노릇 구워내 기름이 자르르 배어나는 숯불구이는 전국 어느 축제에서도 선보일 정도로 안동간고등어 요리 중 최고로 손꼽힌다. 안동에서 간고등어 하면 유명한 음식점으로 단연 예미정이 첫 번째다. 이 식당의 간고등어구이는 숯불에 구워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더욱 도드라지고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호주 레스토랑 셰프들이 유독 소고기를 잘 구어 호주 스테이크 맛이 세계인들에게 인정받는 것처럼 안동간고등어를 구울 때도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박정남 예미정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은 안동간고등어는 염도가 딱 맞는 저염이라서 물에 불려 소금기를 뺄 필요가 없다며 연한 숯불에 천천히 구워 내면 감칠맛이 배어나는 육즙 맛까지 잘 느낄 수 있어서 고소한 맛이 두 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굽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안동간고등어에 강황가루나 녹차, 생강가루를 입혀서 구워내면 전통 감칠맛과는 또 다른, 아이들도 좋아하는 색다른 맛을 연출할 수가 있다고 했다. 안동에서 안동간고등어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은 예미정 이외에도 여러 곳이 있다. 간잽이 이동삼 선생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안동역 앞 일직식당과 안동간고등어 도청본점, 안동간고등어 양반밥상, 안동간고등어 직영식당, 안동간고등어 숯불가든 등이 있다. 전국에서 대형 생선구이 음식점에서도 안동간고등어 화덕 숯불구이가 간판 메뉴로 올랐다. /매일신문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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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5:40

[新 팔도명물] 청정바다 경남 고성 자란만에서 단맛 품은 가리비 맛보세요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은 서늘해지는 청명한 가을이다. 들판의 곡식과 주렁주렁 열린 과일들.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식욕을 돋운다. 가을은 바다 속 먹거리도 육지만큼이나 풍성한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의 대명사 가리비가 있다. 가리비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통통하게 살이 올라 그 속에 단맛을 품기 시작한다. 가리비는 소라와 더불어 그 모양새가 아름다운 조개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가리비를 부르는 별칭은 다양하다. 부채를 닮아 부채조개, 아름다운 단풍잎을 닮아 단풍조개, 너무 예뻐서 붙은 이름 양귀비 혀 등 여러 개의 별칭을 가지고 있다. 시대를 더 거슬러 중국 월나라 미인 서시의 혀, 서시설(西施舌)이라고도 하며, 그 유명한 보티첼리의 명화 비너스의 탄생에 등장한 조개도 가리비다. 급할 때 패각을 여닫으며 헤엄치듯 이동한다고 해서 헤엄치는 조개로도 알려져 있다. △가리비 양식의 메카 경남 고성군 고성군은 가리비 단일 수산물로 남해안 최대 소득을 올리는 유일한 지역이다. 경남은 전국 가리비의 95%가 생산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고성군은 경남 가리비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고성 가리비는 2000년 초반부터 자란만을 중심으로 양식되기 시작했다. 고성 자란만은 미국 FDA가 인정한 청정해역으로 조류가 빠르지 않고 가리비 생육에 적합한 수온과 영양분이 풍부해 가리비 성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이 때문에 짧은 시기에 상품가치가 높은 가리비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을철 고성에서 나기 시작하는 가리비는 해만가리비와 홍가리비 두 종류다. 최근에는 홍가리비보다 크고 고수온에도 잘 버티는 해만가리비 양식이 많이 늘었다. 가리비는 가격도 착한 편이다. 1kg당 5000~6000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kg당 대체로 20마리가 넘는다. 2013년 국내 수산물 생산통계에 처음 등장한 가리비는 소비자의 인기를 끌면서 해마다 생산량이 늘고 있다. 2013년 약 600t에서 2019년 6500t으로 10배가 증가했다. 고성군은 가리비 출하기에 맞춰 고성 가리비수산물축제를 연다. 가리비 무료 시식, 가리비 음식 판매장, 가리비 홍보 판매장 등 가리비 관련 부스로 무장한 가리비 축제는 6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제가 취소돼 아쉬움을 더한다. △영양가 칼로리 다이어트 식재료 값이 착한 가리비는 맛과 영양가도 뛰어나다. 다른 어패류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 또 글루타민을 포함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 칼슘과 철분 성분도 많아서 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에도 좋다고 한다.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 피부노화 방지, 피부탄력 유지 등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100g에 80kcal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으로도 적당하다. 또, 타우린 함량이 높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줘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유용한 영양가로 가득 차 있다. 영양가는 많지만 칼로리는 낮고 맛까지 좋은 일석삼조의 식재료다. △담백한 본래의 맛, 구이찜회무침 모두 OK 헤엄치는 조개답게 패각을 여닫는 힘이 좋은 가리비는 패주, 즉 관자가 잘 발달해 육질이 쫄깃하고 단맛이 뛰어나다. 가리비의 단맛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해지는데, 단맛을 내는 성분은 아미노산인 글리신이다. 글리신은 간 해독을 돕고, 숙면을 유도해서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 가리비 특유의 단맛과 쫄깃함을 즐기려면 구이와 찜이 최고다. 구이나 찜 요리는 껍데기째 조리한다. 해감은 필수. 빛이 들지 않는 곳에 가리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소금을 넣은 후 3시간 정도 해감한 후 조리해 먹는다. 구이와 찜에는 별다른 조리법이 필요 없다. 구이는 석쇠를 이용한 직화와 오븐 구이 다 가능하다. 석쇠 구이는 입이 벌어지고 껍데기에 자작하게 국물이 고일 정도로 굽는다. 오븐 구이 할 경우에는 한쪽 껍데기를 떼어내고 굽는다. 양파, 피망, 치즈 등 피자 식 토핑을 얹어 색다른 맛의 가리비구이를 즐길 수도 있다. 치즈가리비구이는 어린이 간식용으로, 파티용 술안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모양에 고소한 맛을 더한 독특한 풍미까지, 고급요리가 따로 없다. 찜은 해감 후 껍데기까지 깨끗이 씻어 찜솥에 안친 후 센불에서 찐다. 껍데기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여 마저 익히면 된다. 따로 간할 필요는 없다. 가리비는 익히면 살집이 오동통해지고 커져 더 먹음직스럽다. 찐 가리비 살을 각종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 회무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매콤하고 상큼한 회무침으로 구이와 찜의 담백함에 악센트를 줄 수 있다. 시원한 국물을 맛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리비탕으로 끓여내는 것. 대파나 쪽파를 송송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이면 맑은 해장국이 된다. 소금 간도 필요 없다. 가리비 자체의 짠맛으로 자연스레 간이 된다. 가리비 라면도 추천할 만하다. 평범한 인스턴트 음식이 훌륭한 국물요리로 재탄생한다. 한겨울에는 가리비떡국도 괜찮다. 수제비, 칼국수 등 국물요리의 부재료로 가리비는 어디든 적용해 볼 수 있다. △고성군, 가리비 식품산업화 추진 고성군은 자란만의 대표 수산물인 가리비에 5년간 75억을 투자해 가리비 식품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굴 등 다른 수산물과 달리 가공 상품 개발이 없는 가리비 식품산업화를 위해 연간 생산량을 1만2000t까지 늘리고, 1000억 원대의 부가가치 시장을 개발한다는 것이 고성군의 복안이다. 또 지역 소득 극대화를 위한 경쟁력 있는 유통 체계 및 식품 산업화 기반 확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리비를 이용한 가공식품 생산업체에 가리비 가공원료 매입, 가공 공장 유치 및 창업비용 지원, 융자 지원, 인공 종묘 공급시설 확보 등을 추진하고 가리비 문화 콘텐츠 개발, 가리비 축제 규모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 고성군은 지역 요식업체와 공동으로 가리비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산낙지와 가리비가 콜라보를 이룬 철판볶음과 해물전골이 그것이다. 산낙지가리비철판볶음은 철판에 각종 채소를 특제 매콤소스로 볶아 가리비로 토핑하고 싱싱한 산낙지를 즉석에서 볶아먹는 메뉴다. 아삭한 채소와 가리비, 산낙지를 함께 볶아 먹는 맛이 일품이라는 평이다. 산낙지가리비해물전골은 칼칼한 특제 육수에 가리비 등 각종 조개류와 산낙지를 넣은 전골요리로 우동과 라면사리를 추가해 먹을 수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고성 가리비는 가공시설 등 기반이 없어 가치가 평가절하 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까움이 많았다며 올해부터는 가리비 식품 산업화 집중 투자로 고성군 가리비를 대한민국 일류 수산물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신문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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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0 16:13

[新 팔도명물] 전주비빔밥, 한국 넘어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다

전라북도 전주시는 세계에서 4번째로 지정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다. 그 중심에 전주비빔밥이 있다. 전주는 예부터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질 좋은 농산물이 생산됐고 역사적으로 일찍 도시가 형성돼 전라도의 수많은 식재료들이 집산됐다. 전주를 대표하는 비빔밥은 이 같은 풍부한 물산에 훈훈한 인심과 부녀자들의 음식솜씨가 더해진 결정체다. 전주 10미 중 하나인 콩나물로 지은 밥에 오색오미의 30여 가지 식재료가 들어간 영양식품이며,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적 우주의 원리가 담겨 있다. 이 비빔밥을 주제로 매년 열리고 있는 전주비빔밥 축제는 국가대표 미식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전주비빔밥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모두가 하나 되는 대동(大同)의 음식 1800년대 말 작자미상 필사본인 <시의전서>에는 비빔밥이 골동반(汨董飯)으로 표기돼 있다. 골동이란 여러 가지 물건을 한데 섞은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골동반이란 이미 지어놓은 밥에다 여러 가지 찬을 섞어서 한데 비빈 것을 의미한다. 비빔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 임금이 먹는 밥을 일컫는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는데 비빔밥은 점심 때난 종친이 입궐했을 때 먹는 식사였다는 궁중음식설, 전통사회에서 진행된 다양한 제사와 의식 때 진설된 음식을 조상신과 함께 나눠 먹는다는 신인공식(神人共食)의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의례음식설, 농번기에 하루에 여러 번 음식을 섭취하는데 그때마다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는 어렵고 또한 그릇을 충분히 가져가기도 어려웠으므로 그릇 하나에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 먹게 된 데에서 유래했다는 농번기음식설, 섣달 그믐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묵은해의 남은 음식을 없애기 위해 묵은 나물과 밥을 비벼 먹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섣달그믐음식설 등이다. △30여 가지 식재료 들어간 영양식품 전주의 10미(味) 중 하나인 콩나물로 지은 밥에 지단, 은행, 잣, 밤, 호두 등과 계절마다 다른 신선한 야채 등 30여 가지를 넣어 만든 전주비빔밥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영양식품이면서 건강식품이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적 우주의 원리가 담겨있으며, 세계인이 선호하는 완전식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30여 가지나 된다. 이중 특히 전주비빔밥의 풍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콩나물, 황포묵, 고추장, 쇠고기 육회, 접장 등이다. 콩나물은 전주 10味의 하나로, 임실산 서목태를 사용한다. 눈에 흰 테를 두른 검은콩으로 마치 쥐의 눈과 같다고 해서 쥐눈이콩이라고도 불린다. 황포묵 역시 전주 10味 중 하나로, 오목대에서 흘러나오는 녹두포 샘물을 이용해 만든 녹두묵에 치자로 물을 들여 색이 노랗게 든 것을 황포묵이라고 한다. 고추장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엿기름을 삭혀서 찹쌀과 고춧가루를 혼합해 숙성시켜 만든 순창지역의 찹쌀고추장을 사용한다. 특히 3년은 묵은 고추장을 써야 제 맛이 난다. 쇠고기 육회는 우둔살로 만든 육회나 쇠고기 볶음의 형태를 말한다. 조선시대 규합총서에 보면 우리나라 팔도에서 나는 것 중 전주에서 소의 볼깃살(우둔살)로 만든 연엽찜이 유명하다는 평가가 있다. 접장은 담근 지 5년 이상이 된 간장을 말하며, 콩의 단백질이 분해돼 아미노산으로 되면 구수한 맛이 생기고 묵을수록 분해가 더 진행돼 한층 맛이 좋아진다. 밥을 지을 때 소뼈 육수를 쓰고 뜸을 들일 때 콩나물을 넣는다. 갖은 나물로 색스럽게 담아내고 황포묵과 육회, 오실과로 멋을 낸다. 가운데 육회를 넣고 그 위에 달걀노른자와 튀긴 다시마를 넣는다. 곁들이는 국물로는 콩나물국을 쓴다. △오색오미의 조화 비빔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은 음양오행설에 근거를 두고 오색오미의 맛과 멋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미나리호박은행오이는 오행 중 목(木), 오방위 중 남(南), 오색 중 녹색을 의미한다. 육회당근고추장대추는 화(火)와 동(東)쪽과 붉은색을, 잣달걀황포묵호두는 토(土)와 중앙(中央)과 황색을, 무도라지밥콩나물은 금(金)과 서(西)쪽과 백색을, 표고고사리다시마는 수(水)와 북(北)쪽과 흑색을 각각 의미한다. 오미의 조화를 보면 밥이 단 맛, 청장이 짠맛, 참기름이 고소한 맛, 고추장이 매운 맛, 콩나물이 떫은 맛을 각각 담당한다. △국가대표 미식으로 발돋움 전주시는 2007년부터 매년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전주비빔밤 축제를 열고 있다. 비빔밥을 활용해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서 전주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한국을 넘어 세계로 문화영토를 넓혀나간다는 취지다. 이 축제는 비빔밥의 특색을 살려 주제를 선정, 다양한 음식콘텐츠와 식문화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전주의 손맛을 이어온 명인명가명소들이 축제 현장에서 관람객들과 만나 다양하고 맛깔스런 음식들을 선보이며 국가대표 미식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예년과 달리 지구촌을 대표하는 음식창의도시들과 손맛에 자부심을 가진 도시들이 대거 참여해 비빔밥뿐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음식축제가 펼쳐졌으며, 이는 전주가 한국의 맛과 멋을 대표하는 음식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인 입맛에도 안성맞춤 식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전주비빔밥의 인기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5일간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2회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국제심포지엄에 초청된 전주시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사업내용, 우수사례 등을 소개하고 비빔밥을 비롯한 전주 음식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특히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초청 쿠킹 콘서트에서는 전주 향토음식업소인 풍남정의 이현숙 대표가 초청돼 전주의 대표음식인 전주비빔밥 시연회를 갖고 비빔밥의 맛과 멋을 소개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형형색색의 고명이 담긴 전주비빔밥을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과 함께 나누고 백김치, 황포묵 등 다양한 한식을 체험하는 문화교류의 시간을 보내며 서로가 비빔밥처럼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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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승욱
  • 2020.09.03 16:52

[新 팔도명물] 전남 완도 전복

사회 초년병 시절 살아있는 완도 전복을 처음 먹어본 기억이 생생하다. 손바닥만 한 껍데기 안에서 뽀얀 속살과 이빨을 드러내며 꿈틀거리는 활전복은 생생함 그 자체였다. 오독오독 씹히는 강렬한 식감에 참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진 풍미는 입안에서 오래도록 남았다. 완도 전복은 수 년 전 만해도 가격이 비싸 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양식으로 공급량이 늘어 많은 가정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다시마와 미역을 먹고 자란 완도 전복은 각종 비타민과 철분, 칼슘, 칼륨, 단백질이 풍부해 바다의 산삼, 패류의 황제라 불리며 여름철 최고 보양식으로 꼽힌다. 또 타우린, 아르기닌,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이 다량 함유돼 기력 보충, 성인병 예방, 고혈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전식품이라 할 정도로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전복은 원기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좋아 지친 몸을 챙기기에 이만한 게 없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삼복더위 보양식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해양수산부 어식백세 자료에 따르면 폐병이나 신경 쇠약에는 전복이 식용 겸 약용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특히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회복기 환자나 노약자, 성장기 어린이에게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주로 회로 썰어 먹거나 전복죽구이찜으로 즐겨 먹지만, 완도에서는 몸의 영양 보충을 위해 전복과 문어꽃게닭황칠을 넣은 해신탕으로 먹는다.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지난 한 해 완도에서 생산된 전복은 1만2332t에 달했고,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9785t이 나왔다. 완도 전복은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맥반석으로 이루어진 완도 청정해역에서 자란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자라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다. 완도 전복은 265개의 아름다운 섬과 깨끗한 바다, 사계절의 푸르름이 선사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전복은 이 지역의 매출 효자이다. 완도 전복의 인기가 절정인 7월과 8월 두 달 간 평균 전복 매출액만 800억원이 넘는다. 올해 7월 한 달 간에도 완도 전복은 573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1년 전보다 16억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완도는 전복의 가능성을 보고 온 귀어인을 매해 230여 가구씩 배출하고 있다. 전복의 고장 완도는 그 명성에 걸맞게 해조류전복산업특구를 지니고 있다. 완도 해조류전복산업특구는 완도읍 등 12개 읍면 4432만㎡를 대상으로 한다. 오는 2023년까지 수출물류센터 조성, 전복 폐각 자원화 사업 등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가 기존 1164억원에서 126억원이 증가한 1290억원으로 확정됐다. 특화 사업 실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원 등의 확보를 위해 지난해까지 18개 세부사업에 977억원을 투자했다. 2023년까지(4년간) 17개 세부 사업에 313억원이 소요된다. 특구에는 국공유재산 등 기존 5개 특례에,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관한 특례가 추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특구 내에서 생산되는 해조류나 전복 가공품의 지리적표시제 등록 시 우선 심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특구 연장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2324억원, 소득유발 196억원, 고용유발 989명에 달하는 등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완도군은 전망했다. 완도 전복 어가들은 최근 친환경 수산물 가공유통 관리 인증(ASC-CoC)을 잇따라 획득하면서 품질과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ASC-CoC(Chain of Custody)는 인증 제품의 라벨을 통해 수산물의 정보이력 등 추적성을 제공하는 인증이다. 완도지역에서는 총 26개 전복 양식어가가 ASC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ASC 인증을 희망하는 전복어가에 대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완도 전복 어가들은 구매가공유통의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어 잇단 인증에 성공할 수 있었다. 완도군은 ASC-CoC 인증 획득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수산물 국제인증(ASC) 시스템을 확립하고 국제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한 유통 경로를 확보해 내년 4월 열리는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를 통해 해외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완도 전복은 바다의 산삼 답게 어떤 음식으로 만들어도 빛이 난다. 짭조름한 전복장이나 전복죽, 통조림, 만두 등 완도 전복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완도군 특산품 중개쇼핑몰 완도군 이숍(wandofood.go.kr)에 마련된 전복상품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전복장=완도 앞바다의 바다향기가 항아리 가득 담겼다. 항아리 1개당 큼지막한 완도 참전복이 8마리 가량 들어간다. 한국 전통 장맛을 살린 전복장은 조림, 찜 등 각종 요리 소스로 쓰일 뿐 아니라 따뜻한 밥에 뿌려 비비면 순삭 밥도둑이 된다. ▲조미반건조 절편전복=먹기 좋게 손질한 전복 순살을 마카소스와 천연 조미료로 양념해 말리면 절편이 탄생한다. 양식장에서 입고한 뒤 3~7일 이내 가장 신선한 때 싱싱한 전복만을 골라 통째로 열풍에 건조한다. 때와 장소 가릴 것 없이 전복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전복죽=소중한 사람을 간호할 때 전복죽 만한 치유 음식이 없다. 최근 집콕 열풍에 힘입어 250g 안팎 한 끼 식사로 포장된 전복죽이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풍미를 더하려면 얇게 썬 전복살을 국간장으로 볶다가 전복죽을 넣어 저어가며 끓이면 된다. ▲완도전복키트=이른바 전복요리 만능 소스로 통한다. 완도 전복살과 내장소스, 톳으로 만들어진 이 키트(Kit) 한 개만 초보도 금방 만능 요리사로 거듭날 수 있다. 전복밥, 전복죽, 전복 리조또, 파스타, 김밥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일 수 있어 전복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광주일보 백희준 기자, 정은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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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7 16:13

[新 팔도명물] 대전 와서 이 맛 안보면 손해…빵하면 성심당

생각만 해도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것만 같은 빵은 한국인이 선호하는 음식 중 단연 상위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빵은 인류 역사상 오래된 음식 축에 속한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주식으로 삼고 있으며, 빵을 주식으로 삼지 않는 한국에서도 일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익숙한 음식이 됐다. 이런 이유로 전국 각지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 있다. 대다수 빵집이 그렇듯 한 지역에서 탄생해 유명해진 브랜드는 그 동네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스타벅스가 처음 출발한 도시는 미국 시애틀이다. 작은 커피숍으로 시작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지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문턱이 닳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이처럼 대전에서 시작된 전국구 빵집에는 성심당이 있다. 성심당 브랜드는 대전의 대표적 관광 아이템이다. △밀가루 음식 도시 대전 충청권 중심 도시 대전에는 유독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많다. 대전의 밀가루 음식은 전국적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대전에서는 칼국수와 빵을 파는 음식점과 빵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칼국수와 빵의 기본은 좋은 밀가루다. 대전이 밀가루 음식의 도시가 된 이유는 한국전쟁 때문이라는 속설이 있다. 전쟁 중 실향민이 대전에 많이 자리 잡았고, 미국의 전시 구호물자로 밀가루가 많이 풀렸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철도교통의 중심인 대전에 밀가루가 모여 전국으로 퍼져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밀가루 음식이 많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시 상황인 탓에 제대로 된 음식을 해먹을 형편이 안 되던 사람들이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한 음식이 칼국수를 포함한 밀가루 음식이었다는 게 구전으로 전해오는 정설이다. △작은 찐빵집 대전을 대표하는 밀가루 음식은 빵이다. 동네마다 넘쳐나는 칼국수집 뿐만 아니라 빵 역시 특별하다. SNS 상에서는 성지순례를 하듯 전국의 빵집을 찾아가는 빵지순례가 있다. 전국 빵돌이, 빵순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 대전의 빵집. 성심당이다. 대전은 성심당 브랜드를 보유한 도시다. 대전을 찾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장소로 꼽아 기승전 성심당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성당 창업주 고(故) 임길순 씨 가족은 서울로 가던 중 대전에서 기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무작정 대전에서 내렸다. 이후 대흥동 성당에 찾아가 밀가루 두 포대를 받아 대전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찐빵집을 열었는데 이게 성심담의 시작이다. △대전 방문 인증 튀소 2대 경영주인 임영진 대표는 1980년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착한빵집으로 운영하며 그 시기에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하면서 성심당은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지금의 성심당이 있기까지 임 대표가 성심당 공장과 함께 개발한 튀김소보로(튀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속에 팥이 들어찬 소보로 빵을 튀겨 바삭함까지 더한 튀소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각지의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대전으로 돌렸다. 성심당은 매년 판매된 튀소 양을 누적 집계해 튀소기네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팔린 튀소의 개수는 6300만여 개에 이른다. 대전 주요 관광지 등을 모티브로 한 제품도 눈길을 끈다. 대전을 대표하는 보문산을 빵 이름에 넣은 보문산 메아리, 대중가요 제목을 인용한 대전부르스떡, 대전의 옛 지명을 담은 한밭의 노래 등 자신이 뿌리내린 대전 고유의 명소와 지명을 활용한 빵을 통해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불러일으키고, 타지에서 온 고객들에게는 대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곳에서 즐기는 빵 성심당은 현재 대전 은행동 본점을 포함해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역점, 대전컨벤션센터점 등 3개의 분점을 내면서 대전을 벗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외지인들에게 대전하면 성심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지역으로 불러들여 경제 파급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6월 리뉴얼을 마친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시그니처 스토어는 새로운 전국 명소를 꿈꾸고 있다. 1070㎡ 규모의 매장은 은행동에 위치한 본점보다도 크다. 성심당 시그니처 스토어는 기존 성심당과 케익부띠끄 외에도 전통과자점인 옛 맛 솜씨를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인 튀김소보로의 모든 생산과정을 보여주는 튀소 팩토리와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라이브 샌드위치, 천연발효 건강빵이 만들어지는 밀방앗간도 운영 중이다. 성심당의 감성충전 공간인 오븐스토리를 새롭게 선보여 캐주얼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튀소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초코 튀김소보로는 이곳에서 먹어볼 만한 신 메뉴다. △빵과 맥주 즐겨요 빵맥 시그니처 스토어에는 퇴근 후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빵맥(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빵) 코너도 운영 중이다. 빵맥 제품으로는 지난 해 TV 프로그램 전지점 참견 시점에 나와 화제를 모았던 명란바게트와 롯데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두부과자, 새우롤낙지 등이 있다.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구워낸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를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임선 성심당 외식사업부장은 처음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때도 큰 시도였지만 전국적 이슈로 부상될 만큼 히트 상품이었듯이 이번 시그니처 매장도 전국적인 명소로 선보이겠다면서 빵과 맥주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빵맥과 아이와 함께 캐주얼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키즈 라이브러리 등도 운영해 입체적이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빵 성심당 창업주 고(故) 임길순 씨는 전쟁 피란민들이 뒤섞인 곳에서 고작 천막 하나만을 쳐놓고 찐빵을 팔 정도로 열악했지만 배고픈 이웃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 성심당이 파는 빵의 유통기한은 단 하루였다. 영업 마감 시간까지 팔리지 않고 남은 빵들은 전쟁 직후 굶주렸던 대전 시민들의 배를 채워주는 나눔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남은 빵들을 떨이로 팔거나 재고를 다음날로 넘겨 파는 다른 빵집들과는 다르다. 고 임 전 대표의 아들 임영진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온다. 임 대표와 직원들은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사훈 아래 매일 팔고 남은 빵을 다음날 아침 배고픈 이들에게 전달하며 매달 5000만 원에 달하는 빵 나눔을 행하고 있다. /한신협대전일보=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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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0 15:33

[新 팔도명물] 강원도 홍천 찰옥수수

여름은, 찰지고 쫀득한 옥수수의 계절이다. 강원도 홍천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과 일조시간이 옥수수 생육에 적합하다. 덕분에 홍천 찰옥수수는 단맛이 풍부하고 껍질이 얇아 씹는 맛이 부드럽다. 알갱이가 단단해 그 모양 대로 쏙쏙 빠져 수월하게 먹을 수 있다. △옥수수 최초 지리적표시 등록 홍천지역은 사양토와 양토가 전체 밭 토양의 95.8%를 차지하고 있어 배수나 통기성이 좋은 곳이다. 재배지(밭)의 경사가 대부분 7~15% 정도로 물빠짐이 좋기 때문에 고품질의 찰옥수수 생산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찰옥수수가 재배되는 시기(4~10월)의 일교차(평균 12.1도)가 인근 지역이나 타 주산지보다 상대적으로 커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다. 재배지 토양은 양토~식양토로 무기질이 풍부하고 시비는 화학비료보다는 발효축사에서 나오는 우분퇴비 위주의 생산으로 옥수수수 이삭이 균일하며 색택이 뛰어나다. 2006년 6월5일 전국 옥수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농산물 지리적표시 등록을 마쳤다. 지리적표시품의 선별은 농가에서 1차 선별한 후 홍천의 공동선별장에서 통일된 자체 등급기준을 원칙으로 적용해 선별한다. 올해 홍천 찰옥수수 재배면적은 977ha, 5,469곳의 재배농가가 참여해 7,327톤을 생산했다. 생산액은 146억5,500만원 규모다. △채종포 운영으로 우수한 종자 공급 홍천찰옥수수가 특별히 맛있는 이유는 우수한 종자에 있다. 채종포 운영으로 매년 종자를 갱신하고 다양한 품종(미백2호, 미흑, 흑점2호, 기능성 찰옥수수 등)을 공급한다. 미백2호는 흰색을 띄며 부드럽게 씹혀 목에 잘 넘어가고 소화가 잘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되는 등 품질을 이미 인정받았으며, 각종 재해로 인한 쓰러짐에 매우 강해 재배 농가들로부터도 인기를 끌며 강원도 찰옥수수의 대표품종으로 자리잡았다. 흑점2호는 흰색과 검은색이 혼합된 찰옥수수로 열매껍질이 얇은데다 고소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고 홍천 찰옥수수의 명성을 한층 더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미흑 찰옥수수는 낱알의 색이 자주색으로 과피가 얇고 찰기가 강하며 씹히는 맛이 좋다. 또 청춘찰과 골드찰은 항산화항당뇨, 면역력 증진 등의 기능성을 갖춘 칼라찰옥수수로 주목받고 있다. △찰옥수수 효능 옥수수는 한 때 춥고 배고프던 시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먹던 음식으로 상징됐지만, 이제는 대표적인 웰빙 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단백질, 당질, 섬유질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E가 풍부하다. 옥수수의 비타민E는 피부건조와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외부의 감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고 피부면역력을 향상시켜 준다. 홍천 찰옥수수의 풍부한 토코페롤 성분은 면역력을 높여주며, 비타민B는 여름 더위에 늘어진 무기력증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옥수수수염 부위는 널리 알려져 있듯이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며 신장질환, 당뇨 개선 효과도 있다. 옥수수 수염차를 꾸준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안정돼 고혈압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입증됐다. 옥수수 씨눈은 영양가가 높고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는 양질의 지방산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GI(혈당)지수가 75점으로 저칼로리 음식에 속하면서도 오래 지속되는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찰옥수수 맛있게 먹는 법 홍천 찰옥수수는 일교차 큰 기후와 기름진 토질, 적당한 해발고도가 뒷받침되면서 쫀득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특히 옥수수의 맛을 결정짓는 것 중 하나는 신선도다. 갓 수확한 옥수수는 바로 삶아 포장돼 소비자들에게 전달돼야 가장 맛있다. 이삭 자체의 온도가 낮고 이슬로 물기가 많은 이른 아침에 수확하되 최대한 출하 직전에 수확해야 한다. 때문에 도로변에서 농가에서 나와 갓 딴 옥수수를 판매하고 있다면, 그 옥수수는 바로 삶았기 때문에 맛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찰옥수수축제는 열리지 않았으나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3일간 열린 드라이브 스루 옥수수 판매행사에서 준비된 찰옥수수 20만개가 완판되는 등 홍천 찰옥수수의 명성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홍천찰옥수수가 특별히 맛있는 이유 ①종자-채종포 운영으로 매년 종자를 갱신하고 다양한 품종(미백2호미흑흑점2호기능성 찰옥수수 등)을 공급한다. ②일교차-표고 250m 이상의 중간지에서 생산해 주야간 온도 차가 15도 이상 나는 큰 일교차로 쫀득한 단맛이 일품이다. ③토양- 재배지 토양은 양토로 무기질이 풍부하고, 발효축사의 우분퇴비 위주의 생산으로 이삭이 균일하다. ④공급기간-4월~7월 분산파종으로 7월 상순부터 10월 하순까지 120일동안 신선한 찰옥수수를 소비자에 공급한다. ⑤첨단- 현대 트랜드에 맞춰 친환경 유기인증 확대 및 사계절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포장 제품으로 생산돼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킨다. ⑥컬러- 항산화면역력 증진에 좋은 칼라찰옥수수 청춘찰과 골드찰을 생산해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한다. /강원일보=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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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3 15:42

[新팔도명물] 경기 가평 잣

잣 하면 가장 먼저 어느 지방이 떠오르십니까? 몇 년 전 한 전문 조사기관에서 시민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때 설문에 응한 시민 중 4명의 1명꼴로 경기도의 가평을 지목했다. 또 다른 질문을 통해서는 가평군을 대표하는 연상 단어에 관해 물었다. 이에 시민들은 산과 계곡, 가평 잣, 청정 가평 등을 거론했다. 가평군이 산림청이 지정한 전국 100대 명산 중 화악산, 명지산, 운악산, 유명산, 축령산 등 5개의 아름다운 산과 북한강, 가평천, 조종천을 비롯한 용추명지 계곡 등 산과 이름난 계곡, 하천, 강 등을 모두 품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북동부에 위치한 가평군은 전체 면적(8만 4366㏊)의 약 81%가 산이다. 6만8497㏊의 임야 중 30%에 이르는 2만549㏊가 잣나무로 이뤄졌으며 특히 잣이 가장 많이 열리는 30년에서 60년생 잣나무가 5750㏊에 달한다. 이런 자연환경은 가평군 하면 잣, 잣 하면 가평군이란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가평 8경 중 제7경 축령백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축령백림은 해발 879m 축령산 기슭에 위치한 30~50년생 잣나무 숲(4.358㎢)으로 신선한 자연의 내음(피톤치드)이 풍부하며 도심의 먼지와 소음이 없어 산림욕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 시대 가평 대표 토산 잣 가평 잣의 우수성은 지금으로부터 560년 전인 1454년 완성된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가평군을 대표하는 명품 특산물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양주도호부 가평현의 토산(土産) 목록에 잣(松子)의 기록이 있다. 또 1750년대 초에 제작된 관찬군현 지도집인 해동지도 내용에 가평현의 토산으로 해송자(잣)가 기록되어 있으며 1895년 학부 편집국에서 간행한 조선지지(朝鮮地誌)의 토산조에 해송자는 가평에서 나온다는 역사적 사실도 전해진다 . 가평 잣이 오래전부터 가평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잣나무 재배 최적지 가평 잣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로 고산지대, 한랭한 기후, 겨울철 긴 일조시간, 배수가 양호한 토양, 깊은 산자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곳에서 잘 자란다. 특히 이런 곳에서 얻는 잣이 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면적의 80%가 넘는 산림으로 이뤄진 가평은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1천468m), 명지산(1천267m), 석룡산(1천147m) 등 높고 깊은 계곡이 형성돼 잣나무 재배의 적지로 손꼽힌다. 가평지역 임야의 토질은 사양토와 양토로 구성돼 배수성이 매우 우수하며 겨울철 평균기온과 평균일조시간이 각각 -3.2℃, 176.4시간에 이른다. 이 지역은 여름에 서늘하고 겨울에 다른 지역보다 추우며 해발고도가 높은 산간지역으로 잣나무 조림 형성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런 곳에서 생산되는 가평 잣은 알이 굵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고소한 맛이 풍부하고 윤기가 흐르며 맛이 차져 최고로 친다. 전국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가평 잣은 2009년 6월 산림청에 의해 지리적 표시등록 제25호 임산물로 등록돼 유사 상품으로부터 보호는 물론 가평 잣의 특성과 품질을 우수성을 확보하고 있다. △3년 주기로 풍년이 오는 잣의 해거리 잣은 5월이면 암수꽃이 수정해 8월에 어린 잣 송이를 맺는다. 이 잣 송이는 해를 넘겨 이듬해 8월 하순부터 익는다. 꽃이 피고 열매가 익기까지 1년 반 정도 걸리며 수확은 대개 8월 말부터 11월까지 이뤄진다. 잣나무 한그루에서는 보통 3년에 한 번 수확한다. 이는 한 해에 잣이 많이 열리면 나무 안의 영양분이 많이 소모되고 다시 영양분을 채우기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채취된 잣은 20여 공정을 거쳐야 맛을 볼 수가 있다. 채취한 잣 송이는 햇빛에 며칠간 건조한 뒤 탈각기로 껍질을 분리한다. 이렇게 나온 피 잣은 이 물질을 제거하고 세척과 건조과정을 지나 선별기에 의해 선별을 거쳐 내피가 제거되고 세척과 건조과정을 거쳐 황 잣이 된다. 황 잣부터 먹을 수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미색은 띤 백 잣은 황 잣이 또 한 번의 공정을 거친 잣이다. △잣의 효능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건강식품이 요즈음 건강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잣 등이 건강 미용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잣은 고칼로리 식품으로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잣의 효능에 대해 동의보감 잡병편에서는 잣은 허해서 몸이 여윈 것을 치료하여 살찌고 건강하게 한다. 잣으로 죽을 쑤어 늘 먹으면 매우 좋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해송자(海松子)로 불리는 잣은 약재라고도 할 만큼 좋은 식품으로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알려질 만큼 영양가와 약효가 뛰어나다. 잣이 지니고 있는 성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올레산과 리놀레산 등 불포화 지방산으로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할뿐만 아니라 자양강장제의 역할을 해 스태미나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방산은 동물성 지방과는 달리 오히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므로 동맥경화증은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수원여자대학교 식품분석 연구 센터 국내 주산지 영양 성분 함량 비교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평 잣은 탄수화물이 다른 주산지 잣보다 많고 지방산 중 리놀레산과 아라키논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분석했다. 리놀레산과 아라키논산은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뇌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 자료에서는 가평 잣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고소한 맛이 풍부하고 윤기와 광택이 좋은 품질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표명했다. △잣 대표 요리, 잣 막걸리잣 냉면잣 두부 가평의 잣이 음식으로 처음 진화한 것은 막걸리다. 잣 막걸리는 특유의 고소함과 감칠맛으로 가평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인정받았다. 잣 막걸리는 멸균 처리되는 보통 막걸리들과는 달리 전통 제조방식을 따라 만든 생막걸리로 효모가 그대로 살아 천연 탄산을 함유하고 있다. 자양강장의 효능을 비롯해 빈혈과 장 기능에도 도움을 주는 약주의 기능까지 갖고 있다. 잣 막걸리와 함께 최근 잣 국수, 잣 냉면, 잣 두부 등 슬로우 푸드 잣 요리가 이목을 끌고 있다. 얼핏 보면 콩국수와 비슷해 보이는 잣 국수는 국물에서 또 면발에서 잣 특유의 향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잣 국수의 특이한 점은 국물뿐만이 아니라 면을 반죽할 때도 잣을 갈아 넣는다는 점이다. 날이 따뜻할 때는 시원한 국물로, 추울 때는 따뜻한 국물로 요리해서 먹는다. /경인일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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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5:24

[新 팔도명물] 제주 7대 향토음식

올해 초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지만 감염병 확산 우려로 인해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지만 일상에서 지친 심신을 풀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선택 폭이 좁아졌다.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 상황을 맞아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철저한 개인 방역 준수가 중요한 시기다. 답답하고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최근 들어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감염병 확산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한다면 제주에서 충분한 휴식을 보내며 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한라산을 휘감고 있는 풍요로운 바다와 들판에서 나오는 다양하면서도 신선한 청정 재료를 이용한 제주의 식재료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타 지역과는 다른 특별한 맛과 풍미가 있다. 코롼19로 힘든 시기에 제주도가 선정한 7대 제주 향토음식을 맛보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하다. △갈칫국 제주에서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잘 익은 호박을 넣어 끓인 갈칫국이 일품이다. 갈치는 지방이 많아 싱싱하지 않으면 비린내가 심하게 난다. 제주의 은갈치는 그물로 잡는 다른 지방의 먹갈치와 맛에서 비교가 안된다. 채낚이로 한 마리씩 잡아 올린 당일 선착장에 도착해 파는 당일바리 갈치는 최고의 싱싱함과 맛을 자랑한다. 물이 끓으면 토막낸 갈치를 넣고 익어가면 호박, 배추 등의 채소를 넣고 마지막에 국간장으로 간을 하면 갈칫국이 완성된다. 청양고추를 조금 넣으면 고추의 매운 맛이 갈치의 비린 맛을 잡아주고 특유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국수 돼지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 삶은 면을 넣고 돼지고기 편육을 얹은 음식이다. 제주에서는 혼례나 상례 등을 맞아 손님을 접대할 일이 생기면 큰 무쇠솥에 돼지고기를 삶아 고기는 편육(돔베고기)으로, 뼈와 부산물은 국이나 순대 등의 재료로 이용됐다. 쌀이 귀했던 과거 경조사 때 음식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자 돼지뼈를 우린 국물에 삶은 면을 말아서 내놓았던 음식이 1970년대 정부의 분식장려 정책으로 섬 전역으로 퍼졌고 지금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번은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통 방식은 돼지뼈를 우린 국물을 이용했지만 대중 음식으로 널리 퍼지면서 음식점에서는 멸치육수 등을 섞어 팔기도 한다. 멸치육수를 섞으면 돼지의 누린내가 많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빙떡 제주는 땅이 척박해 논이 귀했다. 밭작물 중 가뭄에 강한 메밀이 많이 재배됐고, 이를 이용한 음식이 발전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빙떡도 주 재료가 메밀이다. 이름의 유래는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한데서 나왔다는 말도 있고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 빙떡이라 불렀다는 말이 전해진다. 빙떡은 메밀가루로 얇게 전병을 부치고 안에 소금과 참깨 등으로 양념한 무채를 속으로 넣은 다음 김밥처럼 말아서 만든다. △성겟국 성게는 채취하기 쉽지 않고 양도 많지 않아 제주에서도 예전부더 귀했다. 성게의 알에는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많은데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성겟국으로도 만들어 먹는다. 성게는 보통 보리가 익을 무렵인 5월에서 7월 사이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때의 성게를 보리성게라고 한다. 성겟국은 알에서 우러나오는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져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나는데 가파도 미역을 넣어 끓인 성겟국을 최로로 친다. 불림 미역을 살짝 볶고 물을 넣어 끓이다 성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 된다. 지역에 따라 오분자기나 작은 전복을 넣기도 한다. △옥돔구이 옥돔은 돔의 종류로 제주에서는 지역에 따라 솔라니라고도 불린다. 제주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급 어종으로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생선 중 옥돔을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구이와 국(갱)으로 올렸다. 제주에서 잡힌 옥돔은 맛이 뛰어나 조선시대부터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겨울이 제철인 옥돔은 살이 단단하면서도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환자들이 죽으로도 많이 쑤어 먹었다. 지역에서는 옥돔 비늘을 다듬고 배를 갈라 손질한 후 찬바람이 부는 그늘에서 말린 후 참기름을 발라 구워먹는 옥돔구이를 진미로 꼽는다. △자리돔물회 제주에서는 자리돔을 드넓은 바다에서 한 지역에 모여 산다고 해 자리라고 부른다. 보통 5월부터 8월까지 제주 연안에서 잡힌다. 다른 어종에 비해 크기가 작고 무리를 이어 몰려다기기 때문에 그물을 이용해 잡는 자리돔은 산란을 앞두고 알이 배는 6~7월 사이가 가장 맛있다. 자리돔을 이용한 음식은 여름철에 먹는 물회가 대표적이며 구이, 강회, 젓갈 등으로도 만들어 먹는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앞바다에서 마라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자리돔은 크기가 커 구이용으로 적당하고 보목동 앞바다에서 잡히는 자리돔은 가시가 연해 뼈째로 썰어 물회로 만들어 먹기에 적당하다. 자리돔물회는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떼어낸 후 어슷썰기로 썬 후 오이, 양파, 미나리 등 각종 양파에 된장, 고추장 등의 양념을 버무려 물을 부으면 된다. △한치물회 한치는 살오징어목 오징엇과에 속한 연체동물로 다리가 한 치 정도로 짧은 데에서 붙은 이름이다. 제주에서 한치는 오징어보다 맛이 좋고 식재료로도 쓰임새가 다양해 한 수 위 대접을 받아왔다. 회나 물회, 물에 살짝 데친 숙회로 먹거나 해풍에 말린 후 구이로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한치물회는 한치를 가늘게 채 썰어서 오이, 양파, 미나리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장을 넣어 버무린 후 물을 넣어 만든다. 여름철 잡히는 한치는 시원한 물회로 만들어 먹고 겨울철에는 손질한 후 냉동한 한치를 꺼내 얇게 회로 썰어 먹어도 좋다. /제주일보=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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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16:52

[新 팔도명물] 경북 청도 복숭아, 여름철 농가 살찌우는 효자품목 굳건히 자리지켜

경북 청도의 여름은 복숭아가 익어가며 농가를 살찌우는 계절이다. 이맘때면 복숭아 농가는 새벽 3, 4시부터 분주히 손을 놀리며, 애지중지 키워온 탐스런 복숭아를 한철 내내 수확해 낸다. 청도복숭아는 수십년간 전국 유통시장을 주름잡으며, 청도에서 없어선 안 될 효자품목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런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청도군은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로 복숭아 품종을 개선하고, 여름철 최고 과일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브랜드화 및 명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청도복숭아의 재배 역사 경북 청도지역의 복숭아 재배 역사는 약 200여 년 전 청도군 화양읍 신봉리 홍도(紅桃)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도군에 따르면 청도복숭아 시조마을인 홍도마을은 옛날부터 복숭아나무가 많아 홍도촌이라 했고, 복숭아가 성하면 마을이 넉넉해진다는 속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화양읍에서 가장 고지대인 이곳 경사지를 이용해 1940년대부터 홍도골 자생 복숭아를 개량한 품종을 재배해 부를 일궜다고 한다. 마을 입구 청도복숭아 유래비에서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청도지역 전역으로 살펴보면 1960, 70년대 대구능금이 인기를 모을 때 인근 경산, 영천 농가가 앞 다퉈 사과 재배에 나섰으나, 청도 농가들은 복숭아와 감(반시)을 선택했다. 청도는 산지가 70%인 분지인데다 풍수해가 적고 풍부한 일조량, 밤낮의 기온 편차 등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업 관련 학계에선 흡비력이 강하고 척박지에 잘 견디는 복숭아 품목 선택은 결과적으로 당시 청도농가의 현명한 선택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비탈과 야산 등 물 빠짐이 좋은 산지를 개간해 생산된 산복숭아는 과일이 단단하고 당도가 좋아 부자 과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다. 백도, 황도계열인 청도복숭아는 품종개량과 친환경 농법까지 보급되며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일의 크기, 향기, 당도, 과즙 등 일품 복숭아는 과일의 크기와 독특한 향기, 높은 당도, 풍부한 과즙으로 평가받는다. 털복숭아(유모계) 계열인 청도복숭아는 과육 크기가 남다르고 품종마다 독특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백도, 황도 품종은 평균 당도가 11~13브릭스(Bx)를 기록할 정도로 아주 높다. 백도 품종은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 과즙이 그대로 배어나는 것이 일품이다. 청도복숭아연구소에 따르면 수박참외가 시원한 과일이라면 복숭아는 환자나 허약체질에도 좋은 따뜻한 과일이다. 민간에선 열이 많은 민물장어와 복숭아를 함께 먹는 것을 금기시할 정도라고 한다. 청도복숭아연구소 김임수 소장은 여름에 찬 음식을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도 예쁜 과일의 대명사인 복숭아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질리지 않는 여름철 최고 과일이라고 했다. 이밖에 복숭아는 주요 성분 가운데 폴리페놀은 항암효과가 있으며, 포도당, 과당, 유기산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욕증진과 피로회복에 좋다. 비타민A, C와 팩틴질이 풍부해 변비와 이뇨작용 등 여러 효능도 알려져 있다. △이론과 실기 겸비 공부하는 농부들 청도지역 복숭아 농가들의 우수 품종 생산 비결은 끊임없이 배우려는 열의 때문이다. 지역 농가들은 작목반과 공선회 조직을 통해 대면 모임을 갖고, 최근엔 SNS(소셜 네트위킹 서비스)로 재배정보를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 청도군 복숭아 아카데미, 청도복숭아연구회, 청도복숭아명품화연구회 등 학습단체는 기술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복숭아 관련 품평회나 세미나가 있으면 지역이 어디든 발품을 마다하지 않는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권정애 소장은 정보교류와 학구열에 불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농가가 많은 곳이 청도지역라며 반기고 있다. 청도농민사관학교 내 10개월 과정의 복숭아아카데미는 올해 16회차(정원 40명)를 맞았고, 이론과 현장 실기 능력을 올릴 수 있어 입학시즌마다 치열한 입소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복숭아 현장 분야에서 박사급으로 권위를 인정하는 복숭아 마이스터도 대거 배출됐다. 4년 과정의 영남대 복숭아 마이스터 대학의 경우 전국에서 12명의 마이스터가 나왔고, 이 가운데 4명이 청도출신이다. 경력과 기술, 발표능력을 두루 갖춘 이들은 영농현장에서 고급기술을 파급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핫(hot)한 신품종 속속 출시 청도군은 향후 복숭아 신품종 출시는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에 맞춘 품종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해외 생과 수출을 위해서는 착색이 좋아야하고, 저장성과 고유의 향이 풍부한 새 전략품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청도군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아삭아삭한 식감의 품종과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백도황도 계열의 품종개선에서는 앞서가고 있다. 아울러 지역 농협 및 기관과 협의해 천중도백도, 오도로끼, 신백도, 미백, 창방 등 청도복숭아 브랜드화를 위한 우수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청도복숭아연구소는 이달 현장평가회에서 호평을 받은 신품종 삼총사로 황도계열 수황, 금황과 백도 계열 홍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수황은 무게 330g, 당도 12브릭스를 자랑하며, 금황은 무게 295g, 당도 12브릭스로 은은한 황금색 바탕에 연한 적색으로 착색된다. 홍백은 무게 305g, 당도 12.7브릭스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숭아 수급 미래전망도 밝아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6대 과일 생산액(단가생산량2018년 기준) 추이 전망에서도 복숭아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위 사과(23.1%9천682억원), 2위 감귤(23%9천609억원)에 이어 복숭아(17.4%7천282억원)가 3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5위에서 2018년 3위에 랭크되며, 앞으로도 중장기 수급전망에서 꾸준히 증가할 대표작목으로 보고 있다. 포도(14.9%6천239억원), 배(7.4%3천117억원), 단감(5.2%2천190억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이번 중장기 수급 전망에서 복숭아와 포도는 향후 생산량이 증가할 품목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도 지난 2008년 FTA에 따른 복숭아 폐원 정책 이후 다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kg당 단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 △ 이승율 청도군수 청도복숭아 브랜드화 위해 대표 품종 집중 육성 이승율 청도군수 청도복숭아 브랜드화를 위해 숙기별로 대표 고품질 품종을 단계적으로 선정하고, 시장변화와 수출에 적합한 품종에 대해 대규모 재배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경북 청도군 이승율 군수는 지역 대표 특산품인 복숭아와 청도반시(감) 등 농업분야에 관한한 전문가로 가장 일선에서 뛰고 있다. 특히 최근 복숭아 재배기술은 오랜 관행 농법을 깨고 이미 상향평준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젠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품종개선과 유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군수는 농가별로 무분별하게 출하하거나 유통업체에서 동일품종의 대량매입 요구가 있을 때 바로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며 200여종의 품종 가운데 가장 적합한 품목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시장에 이어 그의 눈길은 해외수출 전략으로도 쏠리고 있다. 홍콩, 미얀마 등 현지 유통업체와 협약을 맺어 수년 째 복숭아 수출을 성사시킨데 이어 캐나다, 일본 등 현지 판촉전에 직접 뛰어들어 K-프루트 유행에 청도군도 일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군수는 농가마다 애지중지 키우는 청도복숭아는 앞으로 저장성을 개선하고,후숙시 당도가 더 올라가는 신품종 개발 등 명품화로 농가소득증대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매일신문 = 노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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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3 15:16

[新 팔도명물] 경남 하동 섬진강 재첩

한때 하동군 섬진강은 물 반 재첩 반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재첩이 흔했다. 최근 섬진강 상류 댐건설과 유입수량 감소 등으로 서식환경이 변화하면서 채취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재첩의 고장은 경남 하동군이다. △재첩의 특징 재첩은 모래가 많은 강바닥에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갱조개라고도 한다. 강조개의 하동 사투리다. 타원형에 가까운 껍데기 표면에 유난히 광택이 나는 외형적 특징을 갖고 있다. 번식력이 강해 하룻밤 사이에 3대를 볼 정도로 첩을 많이 거느린다는 뜻으로 재첩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껍데기를 분리한 진주 빛 속살을 끓는 물에 삶아 국으로 내거나 회무침으로 먹는다. 비 오는 날 부추와 함께 부침개를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맛은 담백하고 연하다. 뽀얗게 살이 우러난 재첩국에 부추와 파 등을 송송 썰어 넣은 재첩국은 이미 술꾼들 사이에 해장국으로 정평이 나있다. 1908년 한국 통감부가 발간한 한국수산지에 재첩이 유용수산물 106종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을 보면 재첩은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상당히 대중적인 식재료로 활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재첩이 이처럼 유용 수산물로 분류된 것은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과 함께 많은 영양성분이 포함돼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연구자료들에 따르면 재첩에는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니아신(비타인B3), 탄수화물과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B1, 근기능 유지와 황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E, 빈혈에 도움이 되는 철분, 면역강화, 성호르몬 생성 등에 필수적인 아연, 골다공증예방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인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통의서인 동의보감도 재첩을 무독(無毒), 명목(明目), 목황(目黃)하다고 적고 있다. 다른 음식과 먹어도 부작용이 없고,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간 기능을 개선 향상시키며 황달을 치유한다는 뜻이다. △하동은 재첩의 보고 경남부산권에서는 지난 70~80년 대까지 현재의 부산광역시(당시 경남 김해시)인 명지 등지에서 재첩이 서식하기는 했지만 개발과 환경변화로 자취를 감춘 지 모래다. 경남에서 재첩이 서식하는 곳은 하동의 섬진강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진강은 물이 맑고 수질정화기능이 있는 모래톱이 많은데다, 바다와 접한 기수지역이어서 재첩서식지로는 안성마춤이다. 현재 섬진강 기수역에서 재첩잡이가 이뤄지는 수역은 140㏊정도다. 여기서 채취되는 규모는 국내 재첩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하동군내에는 채취한 재첩을 참게와 함께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소만 112개소에 이른다. 즉석에서 판매제조가공하는 16개를 포함해 가공업체도 69개다. 지난 해 이들 업소가 가공한 재첩은 642.3t(45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서는 7월 현재 328t(24억9200만원)정도다. 하동군청을 기준으로 남해군으로 가는 방면에 있는 재첩특화마을에는 5개의 재첩전문식당과 1개의 휴게소가 운영되고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 등록된 재첩잡이 재첩은 통상 4월부터 10월까지 채취한다. 가슴까지 올라온 장화를 신고 물 속에 들어가 일명 거랭이로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모래와 펄 속에 숨어 있는 재첩을 잡는 전통 손틀방류어업과 배틀방이라는 도구를 배에 묶어 끌고 다니면서 강바닥에 있는 재첩을 긁어 잡는 형망어업이 동원된다. 하동군에 따르면 현재 섬진강에서 전통 손틀방류어업으로 재첩을 채취하는 규모가 14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형망어업은 23건 정도다. 채취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은 470여 가구, 590여 명으로 파악된다. 손틀어업은 하동과 함께 인근 전남 광양에서도 활용된다. 하동과 광양에서 이뤄지는 이 같은 손틀어업은 지난 2018년 11월30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어획물은 물론 관련 어업방식까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으니 재첩은 가히 하동 대표선수라 할 수 있다. 하동광양의 손틀어업 외 해수부가 전통보존을 위해 관리하는 국가중요어업유산에는 제주 해녀어업(2015), 보성 뻘배어업(2015), 남해 죽방렴(2015), 신안 천일염업(2016),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2017),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2018),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2020)등이 있다. 하동군이 여기에 한술 더 떠 이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15), 신안 천일염업(2016),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2017),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2018),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2020)등이 있다. 하동군이 여기에 한술 더 떠 이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줄어드는 재첩 자원 그러나 섬진강 재첩에 마냥 봄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섬진강 상류 댐의 농공업용수 취수에, 광양만 일대 항로 준설 등으로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강물 염분농도가 높아지는 등 서식환경에 불리한 악재가 밀려드는 상황이다.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섬진교 상류의 섬진강 두곡지구는 지난1993년 주암댐 건설 이후 유량과 유속이 감소하면서 모래와 흙이 퇴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폐플래스틱까지 쌓이면서 점점 재첩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가뭄 등의 영향으로 재첩의 생육을 방해하는 쇄방사늑조개(일면 우럭조개)가 섬진강 하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럭조개는 생태계 상위 포식자에게 셀레늄을 농축시키고 개펄 플랑크톤도 대량으로 섭취해 다른 물고기나 조개류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유해해양생물이다. △재첩자원확보 안간힘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서식지 확대와 채취량 증대를 위해 모두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월26일부터 3월 4일까지 국도 2호선 섬진강대교 하류지역에서 우럭조개를 제거했다. 형망어선 40척이 동원된 이번 작업을 통해 58t에 달하는 우럭조개가 제거됐다. 재첩의 자원을 인공적으로 확보하는 종자 방류사업도 꾸준히 전개, 재첩의 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 년에 걸쳐 모두 9억원을 들여 민관 합동으로 재첩 인공종자생산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011월 께부터 치패를 섬진강 유역에 방류할 계획이다. 또 섬진강 하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섬진강 유역생태환경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활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수질 기본조사, 구간별 생태환경 서식지 및 재첩서석지 확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염해 실상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섬진강 유역 상하류에 수질측정기를 설치해 지속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섬진강 생태환경조사유역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2005년 이후 시행되지 못했던 섬진강의 재첩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재첩 인공종자 생산 기술 확보와 종자방류 및 효과 조사, 인공종자 배양장 건립 등을 통해 섬진강 염해 피해로 채취 한계에 직면한 상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군수는 섬진강의 명물인 하동 재첩이 하동의 명물로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통방식인 손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에 이어 세계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신문 허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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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6 15:46

[新 팔도명물] 맛과 멋의 고장 '전주 부채'

전라북도 전주(全州)는 자타가 공인하는 맛과 멋의 고장이다. 전주의 맛은 한정식과 비빔밥ㆍ콩나물국밥 등이 대표적이다. 전주의 멋은 한옥으로 대표된다. 한옥과 더불어 전주의 멋을 상징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전주 부채라고 할 수 있다. 전주 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재료와 전주 사람들의 미학적 감각, 그리고 장인 정신으로 만든 예술작품인 동시에 실용품이다. 특히 전주 부채를 대표하는 합죽선은 그 역사성을 잃지 않고 지키는 장인들이 있어 세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 부채의 기능과 역할을 되새기면서 전주 부채만이 가진 매력에 빠져보자. △전주 부채는 왜 유명해졌나 부채는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부와 가는 대나무 또는 도구를 가리키는 채가 합해진 글자다. 부치는 채라는 말이 줄어 부채가 된 것이다. 당시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잡던 전주에서 손으로 만드는 부채가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원활한 대나무 공급과 질 좋은 한지 생산이 뒷받침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나무는 전남 구례와 순천, 담양에서 대량으로 공급받았고 한지는 한지골이라 불리는 전주 흑석골에서 생산됐다. 품질 좋은 대나무와 한지 공급이 원활하다 보니 부채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사는 마을(현재 가재미 마을)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들은 씨족마을처럼 모여 살면서 부채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전수하면서 부채 장인으로 성장했다. 조선시대 경국대전 등에 따르면, 전라도 감영에는 선자청이라는 기관이 설치됐다. 선자청은 임금에게 진상하는 부채를 전문적으로 제작했던 곳이다. 전주지역 부채 장인들이 전라감영 선자청에 공식적으로 부채를 납품하면서 전주 부채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와 같은 배경 덕분에 전주 부채는 10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고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게 됐다. △전주 부채의 대표 합죽선 기원 신분제가 엄격했던 조선시대 권문세가들은 부채를 자신의 학식과 부를 자랑하는 도구로 생각했다. 이들은 자신의 부채를 더 크고 더 사치스럽게 만들고자 했다. 또한 당시 부채는 부챗살이 얇아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전주 부채를 대표하는 합죽선은 부채의 수명을 오래가게 만들어 당시 사치스러운 부채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전해진다. 합죽선은 대나무의 껍질을 종이처럼 얇게 깎아 한 겹이 아닌 두 겹으로 부챗살을 맞붙여 만든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손길 하나하나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하나의 합죽선이 만들어지기까지 대략 140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불가능하고 오직 손으로만 탄생하게 된다. 합죽선의 제작 과정은 크게 2부(골선부수장부) 6방(합죽방정련방낙죽방광방도배방사북방)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골선부는 부채의 골격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대나무를 자르고 쪼개어 부챗살을 깎는 합죽방과 부채 형태를 만들어 주는 정련방으로 나뉜다. 이어 수장부는 네 가지 과정으로 부채의 살과 변죽에 문양을 그리는 과정으로 주로 장수와 풍요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꽃 모양을 새기는 낙죽방, 부채의 외형을 매끄럽게 다듬는 광방, 부챗살에 선면(종이)을 붙이는 도배방, 마지막으로 부채머리를 고정하는 사북방으로 구분된다. 이들 여섯 가지 공정마다 각각의 장인들이 존재했으며 낙죽장 이외의 모든 과정을 선자장 한 명이 담당했다. 이처럼 합죽선은 장인의 꼼꼼한 손길로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로 탄생하게 된다. △합죽선의 기능과 특징 합죽선은 사용처가 다양하고 무게가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쉬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하다. 단순히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쫓는 도구를 넘어 시와 그림을 넣어 자신의 인문예술적 소양을 표현하고 멋스러운 선추를 달거나 선면에 예쁜 색을 넣을 수 있어 멋쟁이의 필수품이다. 판소리 소리꾼의 가장 중요한 소품으로 활용되고 정중한 선물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합죽선은 한 손에 들어오거나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고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될 정도의 크기다. 종이가 찢어지거나 색이 바래면 부챗살은 그대로 둔 채 한지만 새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전주의 또 다른 부채 태극선(단선) 태극선은 빨강파랑노랑의 세 가지 색깔의 태극문양이 들어간 부채를 통칭한다. 태극문양은 동양철학의 기본 사상인 천지인(하늘땅사람) 사상을 이은 문양으로 우리 민속공예품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도 인기 디자인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주의 태극선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86아시안 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태극선을 들고 입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 전주의 태극선이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전주의 선자장들이 부채의 원형에 삼태극의 철학적 사상과 세 가지의 강력한 색을 적절하게 재해석해 끊임없이 아름답게 만들려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에 더욱 더 널리 알려졌다고 할 수 있다. 60여년 전주 합죽선 맥 이어 - 선자장 다산(多山) 김동식 김동식 선자장은 63년 동안 장인 정신을 고집하면서 전주 부채라는 한 길만 걷고 있다. 지난 201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28호로 지정된 김동식 선자장은 14살 때부터 부채를 만들기 시작했다. 외가의 가업을 물려받아 4대째 부채를 만들고 있는 김 선자장은 불과 다섯 평의 방 한 칸에서 합죽선을 만든다. 부채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짧게는 3일, 길게는 2년이 걸리지만 전통 방식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한국 전통 합죽선의 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만 3명의 장인이 그만두는 등 후계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정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그의 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김 선자장은 전주 부채는 민어 부레를 추출해 생긴 풀로 직접 손으로 제작하고 살을 붙여 선조들의 풍류와 멋이 깃들어져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심지어 습도 관리만 잘한다면 300~400년까지 보존할 수 있어 반영구적이며 부채 손잡이를 통해 지압의 역할과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선자장은 프랑스와 일본, 이탈리아 등 해외 전시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공예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먼 훗날 시간이 흐르더라도 아이들에게 전주 부채의 존재를 알리고 전주에서만 만드는 합죽선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김 선자장은 전주 부채는 조상들의 얼과 멋이 담긴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다며 세계적으로 전주에만 있는 합죽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전주부채문화관 지난 2011년 전주 한옥마을에 개관한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부채의 우수성을 알리고 부채 장인들의 작품을 대중과 만나게 하는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전시장 기능과 부채의 전승과 확산을 위해 부채 판매와 만들기 체험활동을 병행하면서 전주 부채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종합문화시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주부채문화관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장인들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매년 전주부채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전주부채를 알리기 위해 부채만들기 체험과 선면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부채문화관 이향미 관장은 기계를 사용해도 되지만 대나무를 가지고 삶고 일일이 자르고 살과 한지를 꼼꼼히 붙여나는 과정 속에 태어난 전주 부채는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전주 합죽선은 장인분들이 일궈낸 하나의 작품이다며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존하고 후대에게 전승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주말
  • 김선찬
  • 2020.07.09 15:15

[新 팔도명물] 전남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남도장터’

전북일보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제주신보 등 각 지역별 대표 8개 종합일간신문과 공동으로 전국 각 지역의 관광지와 명소 등을 소개하는 신팔도유람을 매주 금요일 16면에 게재했습니다. 이어 오늘부터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각 지역별 특산물을 소개하는 신팔도명물을 공동기획 연재합니다. 전남의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남도장터의 올 매출이 3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남도는 남도장터의 우수 상품을 아마존에 입점시키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세계 속의 남도장터가 열리는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남도의 맑은 하늘, 기름진 땅, 청정바다 그리고 생산자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전남의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 남도장터(www.jnmall.kr)의 저력이 코로나19 사태로 꽃을 피웠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남도장터의 지난 6월 25일 기준 매출액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63.8억원 대비 80%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9년 1~6월 매출 12.4억원 보다 9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남도장터에 입점한 업체수는 762개, 상품수는 7634개다. 15년 전인 2005년 1월 22개 업체, 972개 상품에 비해 수십배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회원수는 25만명에 육박해 지난해 2만8000명 대비 793%가 늘었다. 전남도는 남도장터 입점상품의 철저한 품질관리과 함께 롯데온, 쓱닷컴, 농협몰 등 주요 종합몰오픈마켓소셜커머스 27개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유통채널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어려움에 처한 농어가를 돕기 위해 공동구매 캠페인 및 온라인 판촉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KBS 6시 내고향 및 MBCKBC 등과 코로나19 극복 힘내라 농어촌 방송을 기획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4월 학교급식 중단으로 친환경 농산물 공급에 차질을 빚은 농가를 돕기 위해 특판 행사도 벌였다. 학교급식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한 도내 16개 업체의 꾸러미 8종을 비롯해 유기농쌀버섯 등 총 175개의 신선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6%에서 49%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한 것이다. 전남도교육청, 전남지역 22개 시군과 협업으로 지난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도내 초중고특수학교 학생 19만명에게 1인당 4만원 상당, 모두 합쳐 75억여원에 이르는 남도장터 온라인 쇼핑몰 상품 구매 포인트를 순차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포인트 사용기한은 오는 7월 31일까지로, 남도장터에 입점한 꾸러미와 농수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남도장터 방문자 수가 급증해 하루 평균 3만9000명에 이르고 있디. 평소 하루 평균 8000여명 대비 무려 39배나 증가했고, 일일 주문건수도 1만6000건으로 늘어났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한 상품은 친환경 농수축산물 꾸러미로 확인됐다. 특히 나주 우리돼지팩과 순천 바비큐 한상세트, 여수 한돈 구이세트, 쌀잡곡, 간 고등어와 굴비, 치즈돈까스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구매한 제품 정보를 지역 맘카페와 네이버 실시간 채팅 등으로 서로 공유하며, 지역 생산 농가를 돕기 위해 지역 제품을 우선 선택하는 등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남도장터에서 쌀 20kg와 야채, 생선을 샀는데 택배가 아주 빠르다고 말했다. 시장군수가 품질을 인정한 7700여개의 다양한 상품과 지역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남도장터가 지역 농가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농어가와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여기에 전남도의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전남 농수축산물 제값 받기와 판로 확대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농어민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면역력 증진, 농산물수산물 소비촉진 행사를 함께 추진, 노마진 무수수료 인터넷 최저가 판매를 위해 도비 5500만원을 긴급 지원하는 등 전남도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전남도는 이 행사들을 알리기 위해 전국 2500여 시군구와 공공기관에 구매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며, 전남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활용해 홍보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안내양TV 유튜브 방송을 시작으로 싸게싸게 남도 맛쇼핑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월 1회 정기적으로 추진 중으로 SNS 홍보를 강화해 남도장터의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과 남도장터의 모바일 앱 오픈,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소비바람, 친환경 꾸러미 포인트 지급 등에 힘입어 매출목표를 연초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했다. 입점업체의 온라인 판매 마케팅 지원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판매 광고,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및 홍보 동영상 제작 등을 위해 업체당 300만원을 지원해 입점업체의 전문성도 높이고 있다. 시군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를 위해 남도장터 시군 쇼핑몰 배너와 링크 서비스를 진행 중으로 향후 남도장터와 통합을 희망하거나 운영비 대비 매출실적이 저조한 시군을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진출도 모색중이다. 전남도 농식품유통과와 국제협력관실이 협력해 미국 아마존 전라남도 브랜드관을 7월 중 개설할 예정으로, 마케팅비 지원 등 남도장터 우수 상품을 아마존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강종철 전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 되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농어민 및 중소업체의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윤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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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2 17:11

[新 팔도유람] 뉴트로 성지로 떠오른 대전 소제동 골목 여행

대전의 역사는 철도 발달과 맥을 같이 한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대전의 발전이 시작됐다. 당시 대전은 한적한 농촌이었지만 역이 생기면서 주변에 우체국과 학교, 시장 등 각종 기반 시설이 들어서게 됐다. 넓은 밭이라는 의미로 한밭으로 불리던 대전은 일제강점기 철도부설지로 결정되면서 188명의 일본인 철도기술자들이 거주하게 됐다. 역 주변에는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대전천과 대동천의 합류 지점은 새로운 문화가 시작됐다. 현재의 대전역 동광장 너머 소제동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된다. △100년 이어 온 삶 터전근대 유산 소제동은 철도 관계자들이 많이 거주해 철도관사촌으로 불렸다. 축구장 일곱 배 크기의 소제호를 메워 마을이 만들어졌다. 한 때 100여 채에 달했던 관사촌은 625의 상흔으로 이젠 30여 채가 남아 역사를 잇고 있다. 대전역 인근 솔랑시울길 이정표를 따라 골목을 걸으면 관사촌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다미방의 흔적이 남은 일본식 가옥의 지붕에는 관사 번호판이 걸려 있는 곳이 더러 있다. 현재로 치면 아파트의 동호수다. 도코노마(다다미방의 장식 공간), 도코바시라(도코노마의 장식 기둥), 오시이레(붙박이장) 등과 같은 일제강점기 주택 요소들이 아직 남아있다. 누군가는 왜색 짙은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철도관사촌은 한국근현대사 속 대전의 옛 모습을 오롯이 품고 있다. 한국전쟁 후에는 일본인들의 역사보다는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관련된 삶의 문화가 더 오랫동안 짙게 남아있는 공간이다. 일본인 철도기술자들을 위한 기숙사(공동주택)였지만 그 이후에는 한국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주거 형태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며 공간이 허락되는 대로 조금씩 넓어진 가옥은 세월의 흔적을 나이테처럼 간직하고 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관사 16호가 눈에 띈다. 겉보기엔 건물 중앙을 반으로 나눠 두 가구가 나눠 사는 일본식 주택이다. 내부는 전통적인 일식 가옥이라기 보다 온돌 형식, 한국의 환경에 맞춰 계량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역사적 맥락에서 봤을 때 일본인의 역사보다는 한국인, 즉 대전시민의 생활에 관련된 삶의 문화가 더 오랫동안 짙게 남아 있는 그런 곳이다. △뉴트로 감성 듬뿍 관광 명소 자리매김 도시는 늙기 마련이다. 화려했던 과거는 화석처럼 굳어지고 골목길을 가득 메웠던 아이들의 목소리도 기억 저편의 회색빛 추억으로만 남게 된다. 소제동이 딱 그런 처지다. 1985년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에 콘크리트 도시가 들어서면서 소제동 주민들은 세간살이를 챙겨 정든 마을을 떠났다. 도심 속 유허가 된 소제동을 두고 공무원들은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계획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도시로서의 가치를 잃은 소제동은 2009년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역으로 지정됐다. 재개발 계획으로 묶인 소제동은 도심 속 외딴섬이 됐다. 줄곧 침체됐던 소제동이 활기를 띤 건 2016년쯤이다.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부터다. 낡고 지저분했던 관사촌에 청년문화가 스며들기 시작한 게 이때다. 옛 가옥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접목한 카페와 음식점이 생겨났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대전 철도관사촌이 일명 뉴트로(Newtro)의 성지로 여겨지게 됐다. 1920년대부터 이어진 건축 변화상을 보여주며 철도 개통으로 급 발전한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제동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기성세대가 버린 공간에 청년문화가 녹아들며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철도관사촌 일대에서 새롭게 문을 연 상점은 10여 곳이 넘는다. 저마다 특색 있는 인테리어와 시대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민간 상업시설들이 소제동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원도심 쇠퇴 현상으로 버려진 지역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외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역 전통문화의 명맥을 잇기 위한 대전문화재단의 전통나래관과 지역 작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소제창작촌은 부쩍 달라진 소제동의 분위기를 품고 있다. 몇 년 사이 소제동은 1년에만 5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예술로 여는 미래, 역사에 문화를 새기다 소제동은 대전의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근대도시 대전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소제동 일대는 근대 가옥들이 보존된 독특한 골목길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대동천변의 산책로, 멋스러운 맛 집 등이 어우러져 주목받고 있다. 이런 소제동에 문화가 추가적으로 입혀져 볼거리를 더한다. 6월 초 문을 연 소제동 아트벨트는 대전의 대표 청년문화재단인 씨엔씨티마음에너지재단이 지역문화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공간에 전시, 공연, 퍼포먼스, 워크숍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담아서 차별적인 매력을 지닌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소제동 아트벨트는 철도관사 건물을 복원보수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관사16호, 마당집, 핑크집, 두충나무집 등 각 건물의 특징을 살린 전시관의 이름으로 운영한다. 재단은 대전의 역사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문화예술 지원 활동의 하나로 소제동 일대를 생활과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복합문화예술타운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소제동 아트벨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8월 23일까지 열린다. 복합문화예술행사 오늘 꾸는 꿈은 전시와 설치, 공연, 퍼포먼스, 교육, 관객참여 프로그램 등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을 아우른다. 행사에는 안충기, 박선민, 심래정, 자스민 샤이틀, 루프엑스, 김혜경, 김태은 등 국내외 14개 팀 32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상상을 바탕으로 오늘만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현재의 의미를 찾는 예술가들의 통찰력 있는 질문들을 담아서 지금 이 순간만이 진정한 내 것, 먹고 자고 사랑하고, 자유롭게 훨훨, 자연을 마주하고 시간을 가꾸다라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소제동 아트벨트를 기획한 신수진 디렉터(한국외국어대 교수, 전 문화역서울 284 예술감독)는 예술은 일상에 쫓기느라 잊고 있었던 질문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소제동 아트벨트는 100년의 시간을 간직한 골목길에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활력을 더해서 미래로 나가게 하는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기간 중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시와 함께 퍼포먼스, 워크숍,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져 관광객에게 흥미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한신협대전일보=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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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5 16:14

[新 팔도유람] 강원도 평창 노람뜰 테마파크

평창군은 현재 693억원을 들여 노람뜰 일대에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체험 및 체류형 관광시설을 집중 조성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람뜰에는 노람뜰 녹색치유&레포츠단지, 평창 힐링체험파크, 평창에코랜드, 평창강물환경 체험센터, 목재문화체험장 , 평창수학아카데미아 등이 조성됐거나 속속 건립이 추진중이다. 또한 노람뜰 인근에는 명품 평창강생태하천과 평창 평화길이 들어선 데 이어 장암산 하늘 자연휴양림(99억원), 평창치유의 숲 조성사업(60억원) 등이 진행중이다. 특히 인근에는 60여년 전통의 평창올림픽시장도 성업중이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4계절 체류형 관광시설 집중 유치 평창군이 역점적으로 조성한 녹색치유&레포츠단지는 지난 5월 12일 평창 돌문화체험관 개관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평창군은 2013년부터 녹색휴양공원, 바위공원 및 장암산 등산로 정비, 평창 돌문화체험관 등을 건립하는 녹색치유&레포츠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해 왔다. 평창 돌문화체험관은 총 79억원을 들여 연면적 1,730㎡ 규모로 건립됐다. 지상 1, 2층에는 체험실, 수석테마 카페, 수장고,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평창 돌문화체험관 옆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바위공원이 있다. 2006년 조성된 바위공원은 1만7,785㎡ 부지에 100톤이 넘는 대형바위를 비롯해 금수강산, 신선암, 거북바위, 형제바위 등 자연과 동물의 형상을 한 123점에 이르는 진기한 수석들이 전시돼 수석 동호인 및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에는 32개의 데크를 갖춘 무료 오토캠핑장이 있다. 피서철에는 텐트를 이용한 캠핑장으로 인기가 높아 전국에서 찾아온 캠핑족들로 연일 붐빈다. △한강수계 최상류 발원지서 힐링체험 평창 힐링체험파크는 37억4,000만원을 들여 올 1월 준공됐다. 새소리원(미로숲) 4,200㎡, 생태습지원 3,900㎡, 물소리원 2,260㎡, 빛의 화원 4,900㎡ 등이 들어섰다. 평창강 물환경체험센터는 약 4만㎡ 부지에 97억원을 들여 2022년 말까지 물환경학습장, 수생태연못, 습지 체험마당, 수변 관찰로, 야생초화원, 버스킹 광장 등이 조성된다. 평창 에코랜드는 70억원을 들여 2022년 말까지 조성된다. 에코랜드에는 인공생태하천 및 석부작 체험공간 등이 들어선다. 목재문화체험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2억원을 들여 건립된다. 주요 시설물로 전시관과 교육시설, 목재 놀이터, 숲 속의 집, 소규모 야외 체험시설 등이 있다. 평창강 물환경체험센터는 총 97억원을 들여 한강수계 최상류 발원지인 평창강변에 새로운 가족형 녹색 힐링 테마파크로 조성된다. 약 4만㎡의 부지에 2022년 12월까지 물환경학습장, 수생태연못, 여울 2곳, 습지 체험마당, 수변 관찰로 1.5㎞, 야생초화원, 버스킹 광장 등이 건립된다. 전국 최초 수학 특화체험시설인 평창 수학아카데미아는 총 100억원을 들여 2021년 4월부터 2022년 말까지 들어선다. 6,000㎡ 부지에 수학전시장, 수학체험관, 수학실험실, 연구소, 청소년 야외체험장 등이 조성된다. △활공장백일홍 꽃밭평창강생태하천 볼거리 풍성 바위공원의 앞에 위치한 장암산은 평창강과 어우러지며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해발 700m 정상에서 청명한 하늘과 굽이치는 평창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활공장은 마니아들의 성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 평창 평화길은 지난 5월 1일 노람뜰 인근 평창읍 구 상리다리에서 개장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총 25억원을 들여 노람뜰 순환 목재 데크로 1.7㎞, 전망대 2개소, 간이쉼터 7개소, 입구쉼터 1개소 등이 들어섰다. 평창군은 노람뜰을 끼고 돌며 흐르는 평창강의 생태하천 조성공사도 총 161억5,800만원을 들여 2019년 12월 완공했다. 이 공사는 평창읍 여만리~종부리 구간 9.3㎞ 내 중리지구, 천변리지구, 종부지구 등 3곳의 친수공간과 인도교 2개소,및 가동보 1개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중리지구에는 잔디광장, 산책로를 조성해 관광객에게 휴식여가 활동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천변리 지구는 잔디블록 광장, 데크길, 휴게공간을 만들어 인근에 위치한 평창 오일장과 연계한 휴식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종부지구 백일홍축제장 주변은 친수공간과 휴게쉼터로 조성됐다. △메미부치기 원조 평창올림픽시장 노람뜰 인근 평창읍 하리에 위치한 평창올림픽시장은 과거 평창전통시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 된 후 이름을 바꿔 재탄생했다. 1955년부터 60여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인근 정선, 영월 등지와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에 들어섰다. 평창올림픽시장은 강원도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메밀 부치기 원조 시장이다. 골목형 밀집시장으로 60여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메밀 부치기를 비롯해 메밀전병, 메밀국수 등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유명하다. 이외에 올챙이국수와 콧등치기국수, 수수부꾸미, 옥수수 막걸리 등 별미가 가득하다. 올림픽시장은 상설로도 운영되지만, 장날은 5, 10일마다 열린다. /강원일보=김광희기자, 사진=평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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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8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