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16 12:06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람들 chevron_right 줌, 오늘 이 사람
일반기사

47년 만에 헤어진 가족 찾아 준 김형민 전북경찰청 민원실장

“제시카 브룬의 가족과 단절된 애틋한 과거를 반드시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출생과 동시에 가족들과 헤어진 박난아 씨(프랑스 이름 제시카 브룬·47·여)에게 47년 만에 가족을 되찾아주도록 노력한 경찰관이 화제다. 주인공은 김형민 전북지방경찰청 민원실장(55·경감).

지난 2월 박 씨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고 싶다며 전북경찰청 민원실에 아동수용 의뢰서를 들고 찾아왔다. 수용 의뢰서에는 자신이 태어난 병원과 1972년 2월 25일 어머니가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내용뿐이었다. 김 실장은 즉시 예수병원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그는 마냥 예수병원의 답변을 기다리지 않았다. 병원 원무과에 찾아가 1972년에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의 기록을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간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박 씨가 가족들과 헤어진 사연, 찾기 위한 이유를 설명하며 설득했다.

얼마 뒤 예수병원으로부터 희망적인 전화 한 통이 왔다. “마이크로필름으로 저장된 진료기록부를 찾았습니다.”

김 실장은 “꼭 좀 도와달라고 떼를 썼다”며 “박 씨의 애절한 사연에 병원 측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실장은 즉시 수용 의뢰서와 진료기록부를 비교해 박 씨의 어머니임을 확신했다.

김 실장은 “박 씨의 부모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실장은 전주 완산구청을 찾아가 박 씨 친모의 본적지를 조회해달라고 했다.

조회 결과 전주 완산구 다가동의 한 건물. 그곳을 찾아갔지만 과거에 살던 집에는 박 씨의 가족이 살지 않았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 거주한 주민 등을 수소문해 물어봤지만 박 씨 가족의 행방을 아는 이는 없었다.

김 실장은 “포기할 수 없었다. 전주 중앙동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해 제적부를 찾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나오지 않았다”며 “3개월이 지나도 박 씨 가족의 행방조차 찾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듣게 된 주소지 조회 방법. 주민자치센터를 재방문해 주소지 조회를 부탁했고 박 씨 어머니의 본적과 함께 생존해 있는 가족들도 찾을 수 있었다.

비록 박 씨가 애타게 찾던 아버지는 이미 숨져 만나지 못했지만 고모와 언니들을 찾아 만남을 주선했다. 주선한 자리 뒤에서는 김 경감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31일 김 실장의 노고를 치하하고 표창장을 강인철 전북경찰청장을 통해 수여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박 씨의 가족뿐만 아니라 그의 과거 또한 찾아주고 싶었다”면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일을 했지만 박 씨의 부모를 찾아준 이번 일이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정규 cwjdrb@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람들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