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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관리사·시인으로서 감성 두드리는 윤현순 씨 “쌓아온 지식,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전주서 화원 운영, 화훼장식·원예치료 강의
“시 앞에서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다워”
'시대문학'으로 등단, 전북여류문학상 수상도

“꽃과 문학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순수한 감성으로 접하게 되거든요. 내 삶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글은 양분을 먹고 자라는 식물처럼 관심과 사랑으로 향기를 만들죠. 주변 사람들과 이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더한 행복이 있을까요.”

‘꽃집 사장’ 윤현순(63) 씨는 1996년 <시대문학> 3월호로 등단해 시집 3권을 펴낸 시인이자 시낭송가로서 문학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에는 ‘제17회 전북여류문학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요즘 윤 씨는 화훼장식과 원예치료 강사로서 수강생을 육성하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전주에서 화원을 운영하며 매주 지역 초등학교와 평생교육원, 시민대학 등에서 도시농업과 텃밭 가꾸기, 원예 치료 등을 강의하고 있다.

자격 이력도 화려하다. 화훼장식 기사, 도시농업관리사, 푸드심리 상담사 등 좋아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는 꽃꽂이 기술을 배우고 나누는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 온누리꽃예술회의 회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삶 속에서 누구나 자연의 흥취를 즐길 수 있도록 집과 학교, 직장에 실내정원을 조성하고 가꾸는 방법을 사람들과 나누는 데 가장 큰 열정을 쏟고 있다.

“제가 쌓아온 지식을 가능한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저 혼자 가지고 있지 않고 여러 곳에 돌려주면 제 내면이 더 한가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1996년 꽃집을 개원한 윤 씨는 교육, 전시, 창작활동을 통해 화훼장식과 원예치료를 배우고 전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한 수강생이 시낭송회에 나간다는 말을 듣고 그도 솔깃해졌다. 학창시절 꿈꾸던 ‘시인’이라는 오랜 로망을 이룰 참이었다.

그렇게 문학 동료들과 선생님을 만났고, 꽃을 만지며 느낀 감성은 시어를 타고 그대로 글이 됐다.

“시 앞에서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특히 시낭송을 하고 나면 내 감정이 저들의 마음을 두드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손을 떠난 글은 더 이상 제 것이 아니라 읽는 이들의 몫이니까요.”

윤 씨는 꽃과 시가 가공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식물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푸른 옷을 입은 순수함 그대로를 지켜주고 싶다는 것. 60여 년 전 고향 남원에서 맨발로 땅을 밟고 벌레를 만지며 놀았던 유년시절 추억이 인생의 자산으로 자리잡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텃밭 가꾸기 교실의 아이들은 손수 식물을 돌보며 자연과 가까이서 교감하는 과정에서 새싹과 같이 쑥쑥 자라난다. 자연의 부지런함을 닮은 건강한 정신에는 집중력, 관찰력, 책임감 등 긍정적인 정서가 깃든다. 직장인들도 이 시간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 등 긴장했던 마음의 매듭을 풀어놓고 있다. 이 하나로서 예술, 심리치료, 힐링까지 완성한다.

“사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이고 모든 예술은 종합적인 게 아닐까 생각해요. 분야만 다를 뿐이지 힐링을 넘어 회복까지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같으니까요. 제가 사랑하는 꽃과 시가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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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류문학상 #윤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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