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대중과의 소통이 핵심…지역문인들 창작 영역 넓혀갈 것”
전주 소재로 한 대중가요 노랫말 공모, 다양한 장르간 협업 시도
“학창시절 저는 낙서를 많이 하던 학생이었어요. 신혼 초에 아내를 생각하며 편지를 썼는데, 그걸 본 아내가 재능을 키워보라고 권유했고, 그게 문학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죠. 글이란 건 혼자 끄적인 후에 덮어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알려야 하는 거구나, 했죠. 저를 비롯한 지역의 문인들이 대중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해가 되길 바라며 임기 첫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임기를 시작한 유대준(60) 전주문인협회 신임 회장은 고향 완주에 버금가는 애정을 전주에 쏟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방사선사로 34년간 근무한 유 회장은 내년 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 중이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까닭일까. 3년간 전주문인협회를 이끌게 된 유 회장의 목소리에는 출발점 앞에 선 육상선수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유 회장은 “시가 대중과 괴리를 갖게 되면 생명을 잃는다”면서 “대중 없이는 어떤 문학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랜 유행을 이끌며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안동역에서’, ‘목포의 눈물’처럼 전주지역을 대표할 대중가요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이미 기획 단계에 돌입했다. 전문 작곡가를 섭외하고 문인들을 대상으로 전주를 알릴 수 있는 노래 가사를 공모했다. 노래가 완성되면 전주시내에서 콘서트를 열고 많은 시민들을 초청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유 회장은 공연예술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여원공연시낭송예술원 공연추진단장으로 활동하며 ‘전북의 시, 자연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지역문인들의 문학작품을 공연화하기도 했다. 전북의 시가 많이 읽히지 못한 채 묻혀버리는 게 안타까워서 시 낭송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전북의 시에는 지역에 대한 그림이 많이 들어있어요. 문학이 곧 회화와 음악이 되는 신비로운 경험이지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적 요소가 풍부하기에 공연화하기에도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기내 회원들과의 화합과 소통 또한 무게감을 두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퇴직 교수나 인문학 전문가를 초청해 ‘방담문화’ 시간을 마련하고, 전주지역의 문인들이 다양한 영역의 문화를 접해서 글의 폭을 넓혀가는 계기를 열어나간다는 포부다. 강연보다는 질의와 토론을 중심으로 할 요량이다. 자기 분야에만 파고들기보다는 다양한 예술을 간접경험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더불어 유 회장은 전주 문인들이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장을 하루 빨리 열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끊어지는 매우 안타까운 시기입니다. 문인들도 대중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생명력을 가지니까요. 많은 분들이 큰 탈 없이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그는 1993년 <문학세계> 를 통해 시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전북시인협회 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문학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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