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수십 통씩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전화를 받는데 매번 거절해 미안할 정도입니다.”
병원 내 코로나19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전북대병원 김미영 감염관리팀장(51)의 하루 일과는 반복적이면서도 그렇다고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다. 선별진료소 기준 제시부터 격리병동 관리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전북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전북대병원에 입사해 올해 29년차 간호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바쁘고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성형외과 병동 간호사로 시작해 외과 8년, 호흡기내과 9년, 소화기내과 5년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베테랑 간호사였지만 이토록 혼란스러운 상황도 없었다.
처음 가장 힘들었던 일은 코로나19 지침의 연속적인 변동이었다고 한다. 당초 중국 우한지역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호흡기 질환이 발생한 환자에 따라 선별진료를 하면 됐는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하루 한 번씩 지침이 바뀌어서다. 모든 진료과에서 바뀐 지침에 대해 김 팀장에게 선별진료 대상을 수십 번씩 묻는다고 한다. 매번 같은 대답을 하지만 단 한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다.
김 팀장은 “하루에 한번 꼴로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이 바뀌면서 의료진의 문의에 눈코뜰 새가 없었다. 같은 대답을 해도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해왔다”면서 “의도치 않게 바뀐 지침에 민원도 많이 받았지만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업무에 음압병동 관리도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매일 같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확진환자를 받을 수 있냐”는 전화가 왔다.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저녁 11시에 퇴근한 후에도 병상체크를 해야했다. 전북대병원 음압병동에 5명의 환자가 가득찬 후에도 중수본에서의 전화는 계속됐다. 매번 중수본에 같은 대답을 해야만했다.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이었다.
김 팀장은 “대구 등 타 지역에 확진자를 격리할 곳도 없다는 뉴스를 접했다”면서 “환자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병원 상황에 매번 거절하는 것도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매일 같이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아름다운 땀방울을 오늘도 흘린다.
김 팀장은 “매일매일이 비상상황”이라며 “힘들고 지치지만 환자를 건강히 퇴원시켜야겠다는 그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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