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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네거티브의 끝은(?)

사실상 전북에서는 지사를 비롯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은 민주당 후보공천만 받으면 거의 당선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피튀기는 싸움을 한다.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현재 4명이 경합중인데 여론조사결과 2강 1중 1약으로 압축,40%가 넘는 부동층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사 경선은 김관영 지사가 1차 때 과반을 넘겨 끝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그 이유는 재선의 이원택 의원이 김 지사를 컷오프 시키려고 내란의 밤 운운하면서 계엄에 협조했다고 끈덕지게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역풍이 불어 여론조사결과 김 지사 적합도가 40% 가까이 상승하고 이 의원 본인은 20%대 초반으로 박스권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완주 전주 통합에 뒤늦게 찬성하며 가세했던 삼선의 안호영의원이 통합이 물건너가면서 전주시민들이 실망, 한 자릿수로 주저 앉았다. 각 언론사별로 경쟁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 앞서 현대차가 새만금에 9조를 투자키로 MOU를 체결한 이후 약발을 받아 지지세가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그간 희망고문이 되어온 새만금사업이 현대차가 투자키로 발표하면서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그대로 여론조사에 반영된 탓이 결정적이다. 그 결과 김 지사는 현직을 유지한채 선거에 임하기로 했다. 사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된지가 경선을 앞두고 극명하게 드러났다. 마치 없는 사실을 있었던 양 프레임을 씌워 공세를 취하면 결국 부메랑 되어 되돌아 온다는 사실이다. 이미 중앙당 공관위에서 정밀심사를 거쳐 3인 경선을 부치기로 한 것을 뒤 엎어 보려고 다시금 중앙당에 가서 어필한 것은 도민들의 자존심을 폄훼하는 것 밖에 안되었다. 완주 전주를 통합 못해 자존심이 몹시 상해 있었던 차에 이 의원이 김 지사가 내란에 가담했다고 주장한 것은 자가당착한 게 되었다. 단체장 경선에 가려져 교육감 선거가 관심권 밖으로 밀렸다. 교육감 선거는 가장 교육적이고 모범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하지만 선거 초반부터 칼럼 표절시비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계속되는 바람에 유권자가 등을 돌렸다. 그 결과 유권자가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40% 이상이 부동층으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거석 전임 교육감이 자신의 전주고 후배인 이남호 후보를 적극 돕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한편에서는 서 전 교육감이 중도퇴진한 마당에 손 잡은 게 도움 되겠느냐고 비판한 사람도 있지만 설왕설래가 많다. 도지사 경선전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서인지 뒤늦게 정책과 공약대결로 돌아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권자들이 피지컬 AI시대를 맞아 새만금개발시대를 열어 나갈 인물이 누구인지를 잘 헤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6.03.29 18:42

[오목대] 새만금 신공항과 ‘하늘길 자립’

전북의 하늘길이 처음 열린 것은 1970년 8월이다. 지금의 군산공항이 아닌 군산시 나운동 비행장(현재 군산예술의전당 주변)에서 대한항공이 서울(김포)행 비행기를 띄우며 첫 여객 수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1974년 오일쇼크와 수요 감소 등으로 4년 만에 운항을 중단했고, 이후 18년 만인 1992년 12월 현재의 군산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울(김포)과 제주 노선을 취항하며 전북의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항공사가 바뀌고 노선이 축소되는 부침 속에서도 군산공항은 전북 하늘길의 명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급감한 시기도 있었지만 한정된 노선에도 매년 30~40만 명의 도민들이 이용해 왔다. 2023년 4월부터 5개월 동안 미 공군의 활주로 보수공사로 군산공항이 폐쇄된 기간 이용객 변화는 전북 하늘길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공사 시작 전인 2022년 41만 명에 달했던 군산공항 이용객은 2023년 17만 3000명으로 무려 60% 가까이 줄었다. 주목할 점은 사라진 발길의 행방이다. 같은 기간 광주공항은 2.7%, 청주공항은 16.4%나 이용객이 증가했다. 군산에서 사라진 23만 명의 발길이 고스란히 이웃 동네 공항으로 흘러 들어갔다. 군산공항은 전북의 하늘길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텨왔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도민들의 ‘항공교통 복지’는 불만족스럽다. 정작 원하고 필요한 시간에 항공기에 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군 기지의 셋방살이와 보안상의 이유로 군산공항에서는 항공기가 밤을 지새우는 ‘박기(泊機)’를 못한다. 군산공항에 도착하는 민항기는 밤이 되기 전에 떠나야 하고, 군산발 첫 비행기는 오전 11시를 넘겨서야 날아 오른다. 인근 광주나 청주공항이 오전 9시 이전에 첫 비행기를 띄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군산공항의 ‘느린 첫 비행기’는 도민들의 이른 새벽 광주나 청주로의 ‘원정 이륙’을 재촉한다. 고속도로 통행료와 기름값은 물론, 이동에 쏟아붓는 시간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군산공항은 우리 곁 ‘반쪽짜리 공항’에 머물러 있다. 새만금 신공항은 전북의 ‘항공 주권’을 되찾는 시작이다. 미군 기지의 종속에서 벗어나 우리가 직접 관제권을 행사하고, 24시간 자유롭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우리만의 마당’을 갖는 일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글로벌 기업들이 들어설 새만금에 아침 일찍 비즈니스를 위해 떠나고 밤늦게 돌아올 수 있는 국제공항은 필수적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5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환경단체와의 법적 공방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던 새만금 신공항은 법원 판단으로 일단 ‘제동’을 피했다. 전북 도민은 화려한 국제공항의 외형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내 집 앞마당에서 날아오를 수 있는 ‘이동의 권리’를 바랄 뿐이다. 새만금 신공항이 ‘남의 집 활주로’의 서러운 셋방살이를 끝내고 ‘이동의 권리’를 되찾아줄 열쇠가 되면 안될까.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3.26 19:06

[사설] HJ중공업 군산조선소 인수 기대크다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한미 MRO 시장 개척의 최전선에 군산조선소가 서게 됐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피지컬 AI 사업과 조선산업의 결합을 통해 전북이 일대 도약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군산조선소 활성화 여부에 달리게 된 셈이다. 조선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맨 먼저 가동 중단이라는 유탄을 맞았던 군산조선소는 어렵게 부분 재가동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근본적 치유책이 되지는 못했는데 최근 HJ중공업 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군산조선소 인수 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조선업계의 이목이 온통 군산에 쏠리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단순히 선박 생산기지에 그치지 않고 ‘K-스마트 조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기반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탄소 중립에 발맞춘 친환경 선박 건조와 유지, 보수, 정비 등 MRO 산업까지 외연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이나 조선소 가동 물량 확보 가능성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HJ중공업은 지난 1월 국내 중형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군산조선소를 글로벌 MRO 거점으로 키울 현실적 기반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며칠전 국내 중형조선사 HJ중공업이 BNK부산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약 2600억원(약 1억7000만달러)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기로 확정된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의 하나다. HD현대는 향후 3년간 자사 블록 제작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발주하고, 설계 용역 및 스마트 조선소 기술 지원을 병행하는 등 상생 기류가 확연히 읽힌다. 이는 운영 주체 변경에 따른 리스크를 낮추고, 국내 조선업 전반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군산이 서해안 일대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한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구조물 생산에 필수적인 넓은 부지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추고 있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거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지원 못지않게 지역에서부터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어렵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군산조선소 활성화에 전북에서부터 울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26 19:05

[사설] 새만금공항, 본안 항소심에 더 치밀한 대응을

시민단체와의 법정 다툼 속에 착공을 눈앞에 두고 제동이 걸린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이 일단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고등법원이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사건의 항소심 과정에서 제기된 2건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각 기각·각하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공항 건설을 당장 멈추게 해달라는 시민단체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사업을 당장 멈춰야 할 필요성이나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국토교통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사업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곧 사업의 정당성까지 인정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항 건설의 적법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공항 건설 절차는 잠시 멈춰 있는 상황이다. 사업이 곧바로 재개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과 관련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환경영향평가 역시 유보된 상태다.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은 말 그대로 ‘당장 멈출 필요는 없다’는 판단일 뿐이다. 본안 소송의 항소심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의 법적 운명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최종 판단은 본안 사건 항소심에 달려 있다. 향후 항소심 결과와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새만금국제공항의 운명과 방향도 구체화될 것이다. 1심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조류충돌 위험성, 환경영향평가의 적절성, 생태계 훼손 우려 등은 모두 국민적 논쟁이 가능한 사안이다. 먼저 이러한 쟁점에 대응해 사업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다시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보다 치밀한 논리와 충분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제공항 건설이라는 공공사업이 끝까지 절차적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기각 이후에 더 신중하고 치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국토교통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항소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전북도민의 오랜 염원과 국가 균형발전 실현을 위해 새만금 국제공항이 개항하는 그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26 19:01

[청춘예찬] INFP 어떤가요? 갑목(甲木)에 사수자리인데, 쿨톤이에요

MBTI, 사주, 별자리, 에니어그램. 예전에는 혈액형이었고, 요즈음에는 점성술까지. 미지에 대한 파악일 수도, 재미일 수도 있는 다양한 기호(記號)에 대한 열풍들은, 단순 가십이나 오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일시적일 줄 알았던 이러한 관심이 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러한 관심이 자신을 설명해 줄 명확한 언어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외부로부터 강요된 규정이나,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의무가 아닌, 직접 선택한 언어로 실존을 서술하고자 하는 갈망으로 보인다. 이미 자신 안에 있는 감각이지만, 아직 언어가 되지 못한 어떠한 ‘것’을 명료한 근거와 함께해 꺼내고 싶은 게 아닐까. 그러나 명료하게 서술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2024년, 개인전 ‘태세:‘그것’이 [이:름]이 되-려면,’을 준비하며, 이름 붙일 수 없는 순간의 두려움을 작업한 적이 있다.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구조적·문화적 요소들을 발견하고, 불명확한 잔여들에 구체적 형상과, 고정적 명칭인 [이:름]을 부여하려는 시도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제작된 이미지들은 파악하기 어려운 기형적인 형상들이었고, 타인과 상호할 수 있는 기호가 아니었다. 이러한 정의되지 않는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개인을 규정하는 것을 넘어, 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장(場)’을 구성하는 일이 필요했다. 다가오는 4월 4일에는 기획의 글 등으로 참여한 ‘어반스트라이커즈 전주’의 ‘BOLD vol 5:GOOD’이 준비되고 있다. ‘없다’라고도 불리는 지역 내 전자음악 ‘씬(Scene)’을 신(神)을 부르는 ‘굿(巫祭)’과 연계해 씬을 ‘드러내고자’하는 자리이다. 이들은 모두 각각의 [이:름]이 있지만 상호할 수 있는 장(場), 같은 언어와 정의를 사용하고, 함께 발화할 수 있는 맥락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11월에는 상호하지만, 맥락의 변화를 목적하는 장모리 개인전 ‘퀴어실존(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정의될 당시엔 유효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맥락의 변경을 필요로 하는 ‘퀴어함’이라는 개념을 재정의하며, 누구나 약간의 ‘이상함’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로 나아가려 한다. 그렇게 [이:름]은 불리워야 한다. 상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불려만 지는 피동적인 대상이 되어선 안되고, 아예 다른 대상들로부터 잊혀지는 유령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리고 이 [이:름]은 완결되지도 않는다. 삶이 고정될 수 없듯, 영원히 계속 수정되어야 한다. MBTI 등의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일지 모른다. 삶의 변화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고, 세밀하고 명료한 언어들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모두에게 통용될 수 있는, 완전히 지시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불완전하기에 편리한 기호들. 예술가들은 이 과정을 ‘신병(神病)’처럼 앓는다고 한다. 풀어내지 않으면 병이 나는, ‘이름 없는 상태’를 ‘작업’을 통해 해소한다. ‘이것’이 상호할 수 있도록 이름을 함께 불러주기를 청한다. 언어를 구축하고, 사회의 언어로 확장시키고, 정의된 것들의 맥락을 다시 확인하고, 해체한다. 그리고 또다시 이름 짓는 ‘내림’의 연쇄들이다. 이러한 ‘내림’의 과정에선 어떤 [이:름]을 받게 될까? 막연하지만, 조금 낙천적인 기대를 가져본다. 나는 다재다능한 AB형이니까.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26 19:01

[금요칼럼] 대한민국의 생명선 ‘바닷길’이 위태롭다

중동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금세기 최대의 석유파동이 일어나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붕괴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며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는 이란이 궁지에 몰리면 종종 써먹는 방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로가 좁아(양방향 각 3㎞) 봉쇄가 수월하다. 기뢰를 부설하고 연안에서 미사일과 드론, 소형 고속정으로 공격하면 세계 최강인 미국도 대책이 막연하다. 이란은 유엔해양법협약 당사국이 아니므로 국제법으로 강제할 명분도 없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해협을 여는 게 전쟁의 목표가 돼버렸다. 이는 2024년 3월 후티 반군의 상선 미사일 공격과 함께 상선 보호 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기존 해적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상선을 공격하는 미사일 요격은 최첨단 군함만 가능하다. 미국은 근본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후티 반군 발사 기지를 타격했으나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혼자로는 힘에 겨워 다국적 연합해군(Combined Maritime Forces, 40여 개국)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광활한 해역에 비해 군함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는 2009년부터 청해부대 1척이 대 해적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관련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우리 역시 청해부대의 임무 해역 변경, 소해함 추가 파병 등 방안을 고심 중이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날로 험난해지는 바닷길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무역 국가인 한국에게 해로는 절대적으로 사수해야 할 생명선이기 때문이다. 유사시 도움을 받으려면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매년 청해부대의 국회 연장 심의를 받을 때마다 애를 먹는다. 한국은 수출입 관련 10여 개의 국제 항로를 이용하며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운하, 말라카해협, 대만해협 등 초크 포인트가 있다. 반드시 통과해야 하나 길이 막혀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손실이 막대하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모방한 여타 초크 포인트에서의 위협이 우려된다. 2024년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GDP 대비 90.9%이며 물동량의 99.7%가 바닷길을 통한다. 통계에 의하면 해로가 막히는 경우 하루 6천520억원, 한달이면 19조5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석유의 경우 비축량(약 1억9천만배럴) 대비 하루 소비량(280만배럴)을 고려 시, 산술적으로 68일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유사시 유류 소비량은 대폭 증가할 것이고 기타 식량과 생필품 등을 고려 시 훨씬 짧다고 봐야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다. 동맹에게도 안보 무임승차를 불허해 해양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에게 치명적이다. 이런 미국의 입장에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미국의 조선, 해운산업이 쇠퇴하며 미국 주도의 국제 해양 질서가 무너진 결과다. 반면 중국은 파격적인 해양 팽창정책을 펼치며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미국 대비 230배의 조선 능력으로 군함과 상선을 찍어내며 2024년 군함(미 295척 vs 중 380척)과 상선(미 82척 vs 중 7천 척) 숫자에서 미국을 추월했다.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소가 도와야 한다” 말했겠나? 이런 상황에 한국은 유사시 전쟁물자를 수송할 선단과 보호 대책이 없다. 작전계획에 의하면 미국 증원 전력과 군수 물자를 미국이 수송하게 되어있으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 이를 대체할 우리의 동원 선박은 양육 항만에 도착한 물자를 연안에서 수송할뿐이다. 수출입 물동량의 40%가 통과하는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최악이다. 많은 전문가가 대만사태와 한반도 분쟁은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본다. 그럴 경우 북·중·러 위협에 동시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 북한이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면 자칫 한반도가 봉쇄될 수도 있다. 하루빨리 동원 선박 제도를 개선하고 전략 상선대를 구성해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해운은 경제를 넘어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산업이다. 범국가적,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26 19:01

[기고] 21세기 지방자치 ‘리더의 조건’

대한민국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지 서른 해가 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역의 운명을 결정짓는 단체장의 역할이 얼마나 막중한지 몸소 체험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리더십 평가 기준 중 후보자들의 역량을 검증하는 유권자들의 시선 일부는 과거의 관습적인 틀이나 후보자의 외형적 모습에 대한 호,불호 등의 지엽적인 부분에 매몰되어 있거나 편견의 잣대로 검증한 적은 없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대 행정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며 행정 인프라가 미비했던 시절에는 시장이나 군수가 모든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식의 ‘활동가형 리더십’이 미덕으로 통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방자치단체는 방대한 빅데이터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수조원 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고도의 전문 행정 조직이다. 이제 지방행정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직접 삽을 들고 현장을 누비는 ‘야전 사령관’의 역량이 아니다. 조직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아 최고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여야 한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는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하거나 트럼펫을 불지 않는다. 그의 진정한 힘은 단원 개개인의 기량을 정확히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전체적인 곡의 해석인 ‘비전’을 제시하며, 보이지 않는 불협화음을 조율하는 데서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인 역량이 아니라 수백,수천명의 공직자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전략적 사고력’과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적 혜안’, 그리고 그 결정의 무게를 견뎌내는 ‘정신적 단단함’이다. 유능한 리더는 본인이 모든 것을 직접 다 해내야 한다는 독단과 만능주의에 빠지는 대신, 유능한 참모를 적재적소에 등용하고 효율적인 보고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리더 개인의 컨디션에 좌우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시정을 펼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리더 한 명의 활약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리더의 부재 시 즉각 멈춰 서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조직 시스템은 리더의 활동 범위와 상관없이 시민의 삶을 24시간 안정적으로 지탱한다. 따라서 유권자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후보자의 외형적인 모습이나 단편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그가 가진 ‘경험의 깊이’와 ‘조직 운영의 철학’, 그리고 난제를 해결해온 ‘실제적인 실력’이어야 한다. 또한, 리더가 지닌 고유한 삶의 궤적과 전문적 경험과 식견을 가진 후보라면 향후 정책 구현 과정에서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음은 경험칙에 의해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선택 가치는 ‘도덕성’과 ‘능력’이라는 본질에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성패는 결국 단체장의 역량에 달려 있으며 유권자가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기초적인 잣대는 오직 두 가지다. 공직자로서 결함이 없는 ‘도덕성’,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능력’이다. 선입견과 편견의 잣대는 이 본질적인 가치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혈연, 지연,학연, 등의 친소관계에 따라 리더를 뽑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눈물을 닦아줄 따뜻한 도덕성과 복잡한 행정의 실타래를 풀어나갈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내야 한다. 만약 유권자가 후보자와의 관계나 겉치레에 휘둘려 전문성과 검증된 경력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지역 사회 전체의 커다란 손실이자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향후 지방선거는 후보자의 겉모습에 대한 단순한 품평회가 아니라, 누가 우리 지역이라는 거대한 조직 을 가장 아름답게 조율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적임자를 가려내는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후보자가 내놓은 정책의 무게와 그간의 성과를 냉철하게 비교하는 혜안이야말로, 우리 지역의 품격과 미래를 결정짓는 진정한 유권자의 힘이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26 19:00

[병무 상담] 사회복무요원 복무중 현역병 복무 희망

“사회복무요원 복무중입니다. 현역병으로 복무를 희망하고 있는데 가능한가요?” 사회복무요원이 현역(또는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는 경우 질병 치유 없이 현역으로의 병역처분변경원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현역복무를 위한 병역처분변경 신청 대상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대기중인 자와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입니다. 사회복무요원이 현역복무희망 병역처분변경을 신청한 경우 신체검사 없이 보충역에서 현역으로 역종만 변경되며 기존의 신체등급은 유지됩니다. 다만, 수형 사유 보충역이나 현역복무부적합 사유 보충역은 현역복무 희망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 중 향후 현역복무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도 현역복무 신청이 제한됩니다. 현역복무 신청 방법은 병무청 누리집에서 「병무민원 – 병역판정검사 – 사회복무요원 현역복무희망 병역처분변경 신청 - 사회복무현역희망」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주의할 사항은 상근예비역 선발을 희망할 경우에는 상근예비역 복무에 체크하여 신청하여야 합니다. 이때 상근예비역 복무 희망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현역복무 선택자 중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만 신청할 수 있으며,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은 상근예비역 복무 희망 신청이 제한되며 현역복무 신청만 가능합니다.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였더라도 해당 주소지에 상근예비역 소요가 없거나 소요에 비해 신청 인원이 많을 경우 상근예비역으로 선발되지 않을 수 있으며, 선발되지 않은 사람은 일반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됩니다.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변경된 사람은 신청을 취소할 수 없으나 이후 질병 악화 등으로 현역복무가 곤란한 사람은 병역법 제65조 제1항에 따라 다시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할 수 있으며 그 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병역처분이 변경(또는 유지)됩니다. 다만, 신장체중(BMI) 사유로는 재신체검사가 불가하오니 신청 전 유의하기 바랍니다. 참고로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였으나 연말(12월)에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로 선발되기 전에 현역병 입영을 원할 경우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및 각 군 모집병 지원을 통해 일반 현역병으로 입영도 가능합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26 19:00

[사설] 조작·왜곡 우려, 경선 여론조사 방식 개선을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는 단순한 민심 반영을 넘어 밴드왜건 효과, 즉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각 정당이 당원과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공천 후보를 결정하는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하면서 여론조사의 영향력은 더 확대됐다. 여론조사에서 나온 수치는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여져 후보의 운명과 정당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동한다. 그만큼 여론조사는 공정성과 신뢰가 담보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래전부터 선거 여론조사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표본의 선정, 질문의 구성, 조사방식과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한계를 넘어 악의적인 조작과 왜곡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1인 1전화’ 원칙의 허점을 노려 특정 방향으로 응답을 왜곡한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6·3지방선거 단체장 경선 후보가 속속 확정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곳곳에서 경선 방식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 여론조사 방식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동일인 복수 회선을 제한하는 ‘1인 1번호 원칙’ 차원에서 실제 사용 이력이 있는 회선만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최근 3개월간 통화나 데이터 사용 이력이 없는 이른바 ‘유령 회선’을 배제하자는 것이다. 실제 인구가 적은 군(郡) 단위 지역은 소수의 추가 번호만으로도 표본 왜곡 가능성이 커 공정한 여론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론조사는 어디까지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보조수단이다. 그런데 그 자체가 결정의 기준이 되었다면 반드시 공정성과 신뢰가 담보돼야 한다. 더욱이 여론조사가 정당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위해 현재 드러난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동일인의 다회선 활용 가능성, 이른바 유령회선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와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25 19:09

[사설] 유가 폭등의 파고, ‘재생에너지 자립’으로 넘어야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에 비상벨을 울리고 있다. 정부가 승용차 5부제와 같은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치밀한 민·관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주요 농산물 공급지인 전북은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농가 부담도 크다. 단순히 승용차 운행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전북 맞춤형 ‘에너지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실제 승용차 5부제는 대도시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주, 익산, 군산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전북의 많은 지역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자차 의존도가 매우 높다. 무조건적인 운행 제한보다는 공공기관의 선제적 동참과 더불어 지역 실정에 맞는 절약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이번 유가 폭등 위기는 역설적으로 전북이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의 도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고 있다.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풍력 에너지 생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우리가 쓰는 기름과 가스의 향방이 중동의 총성에 결정되는 구조는 대단히 위험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외부 충격에도 우리 산업과 민생이 멈추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어막이다. 유가 상승기에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 안정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전북의 넓은 농지를 활용한 영농형 태양광은 유가 상승으로 경영난을 겪는 농가에 ‘제2의 소득원’이 될 수 있다. 농사는 그대로 지으면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는 농촌의 인구 소멸을 막고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지자체는 인허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도민 참여형 이익 공유제를 확대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승용차 5부제가 시민의 인내를 요구하는 ‘고통 분담’이라면, 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미래 투자’다.에너지 절약은 구호로만 되지 않는다. 물론 도민들도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약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 인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때다. 지금의 고통을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혁신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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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25 19:09

[오목대] 전북지방선거 ‘쿼바디스 도미네’

로마의 박해를 피해 도망치던 베드로가 예수를 만나자, 놀라서 이렇게 묻는다. “Quo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에 예수가 “네가 내 양들을 버리고 가니, 내가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라고 답하자, 베드로는 회개하고 다시 로마로 돌아가 순교했다고 한다. 폴란드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가 ‘쿼바디스’라는 소설을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또한 매우 유명하다. 이 문장은 오늘날 단순히 종교적 의미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는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라는 뜻을 담고있다. 요즘 전북의 선거판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쿼바디스 도미네’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누가 당선되는가를 넘어 우리 지역의 정치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고 과연 미래는 있는가 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최소한 몇 가지 이정표는 확인해야 한다. 우선 경제적 대안이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고 있는 전북에서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가 제시하는 대안은 ‘돈을 풀겠다’는 선심성 공약이 우선 눈에 띈다. 새만금과 전주·완주 통합을 축으로 한 자생적 경제구조를 만드는 문제에 누구나 한마디씩 하지만 진정성을 발견하기 어렵고 실행력은 더욱 의문시된다. 새만금을 기본축으로 전북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이가 거의 없다. 교육감 선거는 사실 전북의 향후 10년 미래가 달려있기에 후보들이 과거의 이념 논쟁에 매몰되어 있는지, 아니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는 학력 신장과 인재 양성이라는 실질적 대안을 내놓는지를 면밀히 봐야한다. 누구나 학력신장을 이야기하지만 구체적 대안과 실행력은 전혀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나방처럼 작은 권력을 향해 달려드는 후보들의 입 보다는 그들이 진정성있게 지역과 주민, 학생을 책임지고 살아왔는지를 보면 답은 명쾌하다. 네거티브와 비방이 난무하는 현실은 후보들이 유권자를 쉽게 다룰 수 있는 ‘표’로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것에 시간에 할애하는지 본인의 정책 로드맵을 설득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지 눈여겨 보자. 지금 민심은 결국 “누가 전북의 낙후를 끊어내고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인가”를 묻고 있다. 단순히 공부를 시키는 것을 넘어 공교육이 학생의 성적을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대안이 필요하다. 결론은 유권자가 목소리를 내야만 지역사회가 변화한다. 유권자는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후보들의 SNS나 블로그에 직접 들어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누가 정성껏 답하는지를 봐야한다. 현재 교육감 선거에서는 무려 40%가 넘는 부동층이 존재하는데 후보들에겐 실로 무서운 시그널이다. 이들이 끝까지 지켜보면서 실행력있는 정책을 요구하는 태도는 결국 지역사회를 한단계 더 끌어올린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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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3.25 19:08

[의정단상] 반복된 논의를 넘어, 개헌 첫걸음 내디뎌야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화두를 던지면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었다. 대통령은 단계적 개헌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6개 정당이 지난 19일 첫 연석회의를 가졌다. 4월 헌법 개정안 발의가 목표이며 오는 30일 예정된 2차 회의 전까지 국민의힘도 참여해달라고 설득할 계획이다. 이에, 39년 만의 개헌이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7년 현행 헌법 체제가 들어선 이후 논의는 끊이지 않았지만,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13대와 15대 국회에서는 내각제 전환이 주요 이슈였다. 그러나, 직선제 개헌이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시기상조라는 판단과 외환위기 수습이 먼저라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17대 국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이를 거부하며 무산됐고,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개헌론’을 꺼냈으나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당시 야당이 표결에 불참하며 역시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처럼 군불만 때다 40년 가까이 흘렀고, 지금의 헌법이 현재의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여야 정치권, 학계, 시민사회 모두 별다른 이견이 없다. 실제로 지난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 대표 또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국회사무처가 약 1만 2천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68.3%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제는 논의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부분부터라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특히, 지난 연석회의에서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 원내 6개 정당이 합의를 이룬 세 가지 과제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 첫 번째는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화항쟁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는 일이다.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의 희생과 연대를 최고 규범인 헌법에 담아냄으로써 우리 공동체의 정통성과 지향하는 가치를 분명히 하는 데 의의가 있다. 두 번째는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 원칙을 명시하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 발전에 따른 지방소멸은 이제 눈앞에 다가온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방이 자생력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은 국가의 존속과 직결된 국가적 과제로, 공동체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핵심 방향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사후 승인권을 규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거나, 계엄 선포 후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을 받지 못한 경우, 즉시 효력을 잃도록 하는 내용이다. 불법 계엄이 다시는 이뤄지지 않도록 헌법에 직접 규정하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 할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려 하기보다 합의 가능한 과제부터 신속히 추진해 ‘실현 가능한 개헌’의 첫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을 축적해, 더욱 본질적인 권력구조 개편 등으로 논의를 점진적으로 확장해야 한다. 수차례 논의에만 그쳤던 지난 세월을 교훈 삼아, 이제는 개헌이 첫걸음을 내디뎌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길 기대한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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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25 19:08

[타향에서] 유가(油價)의 관계경영학(關係經營學)

염려하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핵 개발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을 공격하면서 중동의 화약고가 터졌다. 이란은 전쟁 발발 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비롯해 사오십 명의 고위급 지도자들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내세우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공격받은 이란이 이웃 나라의 미군 시설과 원유시설을 공격하면서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과 유조선을 포격하여 통행을 막더니 기뢰를 설치하여 아예 봉쇄하려고 한다. 개전 전에 배럴당 육칠십 달러로 비교적 안정적이던 유가가 전쟁이 발발하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1백 달러를 넘나들며 경제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유소 유가가 급등했다. 휘발유 1리터에 이천 원이 넘는 주유소도 생겨났었다. 정부는 3월 13일부터 1997년 유가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석유 최고 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시장가격에 직접 개입했다. 정유사 공급가격으로 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등유 1320원으로 최고가격을 정했다. 이란사태로 유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2월 마지막 주 정유사 공급가격(세전)을 기준으로 삼고, 여기에 국내 기름값 지표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 제품 가격의 최근 2주간 평균 등락률을 곱한 뒤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세금을 더해서 산출했다. 유가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만이 아니다. 우리 생활의 모든 분야가 유가와 연관돼있다. 난방·취사의 가정생활에서부터 전기 등 에너지·공산품과 농산물의 생산은 물론 이것들의 보관 유통에도 유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사람과 물류의 이동·각급 사무소·학교 운영·병의원 등 의료시설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류의 생활에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의 인상은 모든 물가와 환율을 인상 시킨다. 교통비 등 모든 이동 수단의 이용가격도 상승한다. 유가 인상이 지속되면 경제 불황이 온다. 인간의 삶 자체가 고달파진다. 모든 유체물은 유한(有限)하다. 영원한 것은 없다. 특히 화석 연료인 석유는 생산지가 한정돼 있다. 그런데 쓰임은 전 인류가 공통으로 모두 쓴다. 없으면 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삶을 좌우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한 방울의 석유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석유를 물 쓰듯 해왔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원자력발전 증대와 자연을 활용하여 전력을 얻는 정책의 시행이 시급하다. 환경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는 것이 먼저다. 다음으로 에너지 절약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 시늉만 내서는 안 된다. 여름이면 냉방을 한 가게들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거리로 찬바람을 쏟아낸다. 이런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강력한 행정력이 수반 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유가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정책으로 지원하여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기업에서도 에너지 절약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석유에 대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했으면 했지, 덜 하진 않을 것이다. 국가도 기업도 국민도 이번 유가 폭등을 거울삼아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체제를 구축하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응급처방으로 그치면 항상 이런 어려움이 닥치면 그때 또 호들갑만 떨다가 유야무야 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야지! 황의영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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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25 19:08

[기고] 급증하는 리튬배터리 화재, 예방·점검에 집중해야

최근 우리 사회는 무선기기와 퍼스널 모빌리티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새로운 화재 위험에 직면 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 일상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배터리 화재는 더 이상 일부 사례에 그치지 않는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배터리 관련 화재는 2021년 275건에서 2025년 575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의 배터리 안전관리 체계가 보다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터리 화재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전기화재와 달리 내부 화학 반응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다. 배터리 내부 이상 발열이 열폭주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가연성 가스 발생과 폭발을 동반 하고, 짧은 시간 내 대형 화재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상 배터리 화재는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보다 사전 관리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본적인 안전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과충전, 비공식 충전기 사용, 노후·불량 배터리 방치, 물리적 충격에 의한 손상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일상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특히 무인 충전, 야간 장시간 충전, 밀폐 공간 내 충전 행위 등은 화재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관리와 계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 화재가 주거공간과 밀접한 장소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퍼스널 모빌리티와 무선기기는 공동주택 현관, 실내 공간, 지하주차장 등에서 충전·보관되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대피로 차단과 급격한 연소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배터리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이는 개인의 부주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관리 부실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제 배터리 화재 대응 정책의 중심은 현장 예방과 점검 강화로 이동해야 한다. 우선 충전 환경에 대한 안전기준을 보다 세분화하고, 과충전 방지장치와 자동 차단설비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 내 충전 공간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노후·불량 배터리의 유통과 재사용을 차단하기 위한 관리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 제조·유통·사용·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위험요인이 생활 현장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아울러 전기안전 전문기관과 소방기관,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고위험 시설과 지역에 대한 합동 점검을 정례화하고, 위험 요소를 조기에 제거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 인식 개선 역시 예방 정책의 핵심 요소다.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과 올바른 사용·보관 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확대하고, 학교·직장·지역사회 중심의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 스스로가 위험요인을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 적인 예방 대책이기 때문이다. 이제 배터리 화재 대응 정책은 사고 이후의 분석보다 사고를 사전에 막는 예방과 점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현장 중심의 상시 점검, 충전 환경 관리 강화, 사용자 안전의식 제고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실질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위험 시설과 생활공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조기 위험요인 제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저한 예방활동과 지속적인 점검 체계 구축이 뒷받침될 때, 배터리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이제는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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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25 19:08

[사설] 공장화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사고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현장을 방문, 이처럼 약속했다. 매번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뼈아픈 반성과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게을렀기 때문이다. ‘인재’라는 한탄이 반복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통령의 엄중한 약속이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히 지켜지져야만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사실 이번 참사는 타 지역에서 일어난 남의 일이 결코 아니다. 전북에서도 타산지석 삼아서 꼼곰하게 챙겨야만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전북지역 산업단지에 있는 공장 중 상당수가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 있다. 대전공장의 경우 근로자 14명이 숨지고 소방관을 포함해 60명이 다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건물 형태와 공장 내부에 있던 나트륨 등이 꼽힌다. 공장 건물의 불법 증개축 여부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어쨋든 차제에 도내 공장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샌드위치 패널은 비교적 저렴하고 공사 기간을 확 줄일 수 있어 건축자재로 널리 쓰인다. 요즘엔 내연성을 크게 완비하고 있으나 과거엔 내부 충전재로 불에 약한 재질이 사용됐던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패널 내부에 전선 설비를 설치한 경우도 있어 언제든 화재에 취약한 상태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는 총 244건이나 된다.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해법은 철저한 예방에 있으나 일단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 단열재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나 열악한 대다수 중소업체의 형편을 감안하면 쉽지 않기에 우선은 소방설비 규정을 강화해 스프링쿨러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비단 공장화재 뿐 아니라 산불을 비롯한 화재안전 전반에 대한 철저한 현장 점검과 대책이 즉각 시행되길 기대한다. 관계당국에서도 한번 더 챙겨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24 18:33

[사설]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 꺼뜨리지 말자

완주·전주 행정통합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벌써 4번째 무산이다. 지방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와 물리적으로 힘든데다 통합 논의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군의회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오랫동안 완주·전주는 한 몸이었고 생활권도 대부분 일치한다. 더욱이 광역시가 없고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으로서는 구심체로서 완주·전주 통합이 절실하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불씨를 살리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최근 여론조사는 완주·전주 통합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JTV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완주-전주 통합 찬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완주 군민들은 통합에 대해 매우 반대 39%, 대체로 반대 20% 등 59%가 부정적이었다. 반면 찬성은 매우 찬성 19%, 대체로 찬성 16% 등 35%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40대와 20대에서 반대 의견이 가장 강했고 지역별로는 농촌 중심의 완주 북동부지역이 전주 인접지역보다 반대 성향이 뚜렷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실질적 통합 효과 의문, 자치 재정 악화 우려, 혐오 시설 이전 가능성 등이 꼽혔다. 이에 비해 통합에 찬성하는 측은 전북 경쟁력 강화와 경제적 효과,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광역화 필요 등을 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완주 군민들이 단순히 정서적인 거부감을 넘어, 통합이 가져올 실질적인 이득에 의문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대 이유가 재정, 시설 이전, 개발 소외 등 구체적인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통합을 재추진할 경우 이를 불식시킬만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여론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도 무산 뒤에 있을 후유증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일이다. 완주·전주 통합이 추진되었던 2013년의 경우 찬성과 반대단체 간의 갈등과 대립의 상처가 깊고 오래갔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통합이 성사되지 않았다 해서 양 지역의 화합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삼갔으면 한다. 전광석화처럼 추진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반면교사로 삼고 긴 호흡으로 숨을 가다듬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24 18:32

[오목대] 뉴스에서 기억이 된 ‘호외’

신문은 시간을 지키는 매체다. 그러나 어떤 사건은 그 시간을 무너뜨린다. 하루를 기다릴 수 없을 때, 신문은 스스로의 규칙을 깨고 거리로 나온다. 그것이 호외다. 호외(號外, Extra Edition)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임시로 발행하는 신문이나 잡지’다. 다시 말하자면 정기 발행 ‘호(號)’밖에서 찍어낸 신문으로, 속보를 위해 등장한 대중 매체의 한 형식이었다.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쟁과 암살 등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Extra!”를 외치며 거리에서 팔던 신문이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호외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호외는 근대 이후 등장했다. 8·15 광복이 되자 ‘해방’ 소식을 알리기 위한 호외가 나왔고,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전쟁 소식을 급히 전달하는 매체로 발간됐다. 6월 민주항쟁 때의 호외는 정치적 전환기의 현장 기록이었으며, 2002 FIFA 월드컵 때 관중들의 거리 응원과 함께 쏟아진 것도 호외였다. 그러나 TV로 현장이 생중계되고, 인터넷으로 뉴스가 전달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차 속보까지 전해지면서 호외는 점차 사라졌다. 호외는 이제 가장 빠른 매체에서 가장 느린 매체가 되었다. 최근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거리 시위 현장에도 탄핵 선고 호외가 등장했지만, 인터넷 시대에서 그 존재감은 분명 예전과 달랐다. 뜻밖의 현장에서 호외가 등장했다. 지난 주말, 세계를 열광시킨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에서다. 공연이 열린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BTS 특집이 실린 호외를 손에 쥐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공연이 중계되고, 화려한 영상과 사진이 끊임없이 공유되며 스마트폰으로도 정보가 넘쳐났지만, 예고 없이 뿌려진 종이신문은 관중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관중들은 읽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 종이신문을 집어 들었다. 호외는 더 이상 소식만을 전하는 매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기념품이자 시간을 붙잡는 또 하나의 방식이었다. 이날의 호외는 읽히기보다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누군가의 시간을 기억하고 증명하는 물건이 되었다. 뉴스를 넘어 기억이 되었고, 시간을 전하는 매체에서 시간을 붙잡는 매체로 자리를 바꾸었다. ‘굿즈’가 된 호외. 뜻밖의 쓰임을 얻은 호외의 변신은 흥미롭다. 그래서다. 신문은 사라지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가 궁금해지는 것은. 디지털이 주도하는 시대에 정보는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어떤 순간을 붙잡고 싶어 한다. 스쳐 지나가는 기록이 아니라 손에 남는 기억을 갈망하는 시대. 호외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라져가는 것은 종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해온 방식일지도 모른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3.24 18:32

[새벽메아리] 소설 남한산성 영화로 읽기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을 중심으로 축조한 역사적인 산성이다. 인조 2년(1624)에 현 위치에 건립했다. 평상시에는 광주 지방관의 집무실로 사용하였고, 전란 때는 임금과 조정의 피난처이자 항쟁의 지휘부가 되었다.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에 파천한 47일간의 생존기에 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고립무원의 성, 아비규환의 전장(戰場)에 무엇이 있었는지 수려한 필치로 그려낸다.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하는 길은 포개져 있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은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무엇을 읽었는지 궁금하다. 팩션(Faction) 사극은 비틀어야 제맛이 나는데……. 소설은 오래된 병풍을 잇댄 느낌이 든다. 구성(40장)이 그렇고, 언어에서 연상되는 빛바램과 여백이 그렇다. 예지력 있는 첫 문장은 유려하고 심오하다.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몽진 떠나는 어가행렬과 폐허가 된 궁궐로 돌아와 눈물을 닦는 임금 모습이 디졸브 되는 글귀는 하늘이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글의 끝은 바람에 돛폭이 잔뜩 부푼 배가 송파강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 첫 장면은 나루터다. 꽁꽁 얼어붙어 배가 꼼짝할 수 없는 강, 사람들은 얼음 위를 걸어서 건넌다. 끝 장면도 나루터다. 해빙되어 나룻배가 마음껏 오갈 수 있는 나루터. 주변은 삼밭〔麻田〕이었다. 소설과 영화는 공히 수미상관(首尾相關) 구조를 띠고 있다. 그 안에 47일의 고초가 빼곡히 들어있다. 영화를 두드려보자. 전편을 관통하는 은유는 먼지다. “전하, 지금 성안에는 말〔言〕 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 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이조판서 최명길이 울음을 참으며 쏟아내는 말이다. 다음은 주화파와 척화파 간 첨예한 대립이다. 주화파 최명길이 간언한다. “전하!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 치욕은 죽음보다 가벼운 것이옵니다.” 이에 맞서는 척화파 김상헌의 강변이다. “전하!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고 삶을 구걸하느니 사직을 위해 죽는 것이 신의 뜻입니다.” 틈을 헤치고 인조의 졸렬한 목소리가 울퉁불퉁 튀어나온다. “나는 살고자 한다.” 클라이맥스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다. 삼전도(三田渡)의 굴욕 그 현장을 목도(目睹)하는 것. 절 한번하고, 이마를 세 번 땅에 두드리기를 3회. 청나라 역관의 명령에 따라 임금의 이마가 땅을 찧는다. 온 나라가 임금 따라 울었다. 백성의 감정과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다. 가마니 둘러쓴 성첩 위 병사, 대장장이, 점쟁이, 무당, 장돌뱅이, 기와장이, 옹기장이, 농부……. 이들 삶의 모든 무늬와 질감은 그저 노동하는 근육 속에 각인되었다. 가느다란 울부짖음은 먼지에 눌려 들리지 않는다. 먹을 것 없을 때, 홍이포 쏟아질 때 그들의 위장과 폐부는 제일 먼저, 가장 오래 오그라들었다. 병자호란 후 조선의 항복을 기록한 삼전도비가 세워졌다. 현재 이 비석은 삼전도가 있던 자리, 서울 잠실 석촌호숫가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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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24 18:31

[이경재 세상보기]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왜 전남처럼 하지 못하는가

전북이 정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장관 4명(정동영 통일, 안규백 국방, 조현 외교, 김윤덕 국토교통)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한병도)와 최고위원 2명(이성윤, 박지원)이 전북 출신이다. 전북 타운홀미팅 때 이재명 대통령도 “전북 인사들이 정부에 많죠?”라고 운을 뗄 정도다. 이쯤 되면 전북 낙후와 소외를 반전시킬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구축하고 지역 현안을 추동시킬 해법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이와 딴 판이다. 동력도 없고 기회를 살리지도 못한다. 미래는 더 암울할 것 같다. 왜 그런가. 인접한 전남의 사례를 보자.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자평했던 1조2000억원 규모의 인공태양(핵 연구시설)은 지난해 12월3일 전남 나주로 결정됐다.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를 좌우할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공모 심사에 앞서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은 ‘나주 입지 최적 결의문’까지 발표했다. 반면 전북 국회의원들은 공모에서 탈락한 뒤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앞서 2조 5000억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역시 전남 해남솔라시도에 유치됐다. 또 RE100산단은 어떤가. 전남 무안군이 일찌감치 RE100 최적지라며 유치활동에 나섰다. 목포 출신의 김원이 국회의원(2선)은 전남 서남권발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RE100산단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놓고 있다. 산업․재생에너지․전력망․정주여건 등을 뒷받침할 법적 장치,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이다. 그는 관련 업무 상임위인 국회 산자위 간사다. 전북은 이런 인프라 구축 노력도 없이 ‘RE100산단=새만금’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전남 강세를 의식한 탓인지 이젠 전남 전북 두곳 지정하면 안되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 추진은 전광석화였다. 4년간 20조원, 2차 공공기관 이전 및 산업 배치 등의 정부 지원책이 나오자 통합선언-TF구성-의회의결-특별법 공포-시행령 제정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수많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미래 경쟁력의 가치를 선택했다. 주목되는 건 박지원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의 리더십이다. 일부 정치권의 통합 반발이 일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지방선거를 앞둔 ‘대가’는 공천 페널티다. 광주전남 정치권은 마치 매처럼 재빠르게 ‘먹이’를 나꿔챘다. 완주전주 통합 과정은 어떤가. 도지사의 완주군청 방문을 물리력으로 막고, 완주군의회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북의 정치인 어느 누구도 호령하는 이가 없었다. 올해 여든 네살인 박지원 의원의 역동적인 결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올해 하반기 최대 관심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전남과 광주는 이미 노른자위 10개 공공기관을 콕 집어 요구했다. 전남과 중복기관이 많은 전북에겐 고전이 예상된다. 대비책은 있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5극3특’ ‘3중소외’를 수도 없이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정작 당사자인 전북은 정책 과제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통합을 놓고도 새만금권, 김제전주, 완주전주익산 등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숙제 풀기에는 나태하고 기회가 주어져도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정치권. 화려한 립서비스만 날리며 자기정치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전북이 처한 상황과 각종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야 마땅하다. 이재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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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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