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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인들의 뜨거운 축하… 제37회 전북문학상 시상식 성료

전북문인협회(회장 백봉기)가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제37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백봉기 회장을 비롯해 소재호 심사위원장, 김영 시인, 안도 수필가,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이사장 등 지역 문인 50여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의 성취를 축하하고 전북문단의 발전을 기원했다. 전북문학상은 도내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전북문인협회 발전에 공헌한 회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문단 활동 공적과 등단 연도, 작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한다. 제37회 수상자는 윤철 수필가, 송하진 시인, 이용미 수필가, 이승훈 시인 등 4명에게 돌아갔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심사위원 일동은 후보자들의 작품성과 문학 활동, 그리고 기여도에 중점을 두고 공정하게 심사했다”며 “작품성은 정량평가가 어려운 영역인 만큼 문단활동 참여도와 기여도를 우선적으로 살폈다”며 선정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송하진 시인은 전북문학관의 토대를 만들어 전북문단의 지평을 넓혔다. 4권의 시집을 발간한 중견시인으로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성취는 어느 문인 못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북문학상 수상자들을 향한 문단 원로들의 따뜻한 격려도 이어졌다. 안도 수필가는 축사를 통해 “상을 탈 때는 좋지만, 이후에는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 문학활동에 정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이사장 또한 전북 문단의 무한한 발전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2 17: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이라야‘파이트’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누군가와의 관계라는 굴레에 갇힌다. 그중에서도 부모의 사랑은 사람이 성장하는데, 필수 조건이자 심리적 요새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라야’ 작가의 청소년 소설 <파이트> 속 주인공 하람이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안식처가 아닌, 결코 정복할 수 없는 거대한 절벽과 같다. 열일곱 살 하람은 오빠가 왜 죽었는지, 엄마가 왜 자신을 외면하는지 모른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선교사인 아빠는 늘 다른 사람들을 챙기느라 바쁘고, 엄마는 딸의 존재 자체를 지운 듯 살아간다. 캄보디아의 낯선 땅에서 하람은 철저히 혼자였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그 상처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작가 이라야는 그 답을 격투기에서 찾는다. 하람이에게 격투기는 단순한 꿈이 아니다. 정서적으로 무너질 것 같은 순간마다 하람이를 붙들어주는 언어이자,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링 위에서 주먹을 맞고도 쓰러지지 않는 것, 흔들리면서도 스텝을 멈추지 않는 것. 이 행위들이 하람이의 삶 자체와 겹쳐진다. 격투기 장면들이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절박한 내면의 리듬으로 읽히는 건 그 때문이다. 맞아도 버틴다는 것, 그것이 하람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하람이는 어머니로부터 철저히 거부당한 아이였다. 사랑받아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한 하람이의 발걸음은, 마치 끝없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부조리한 형벌과 같다. 우리는 흔히 결핍의 치유가 그 결핍의 근원(가족)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하람이의 여정을 통해 이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다. 무책임한 부모에게서 얻지 못한 사랑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땅을 밟는 순간부터 마주친 이름 모를 타자들의 ‘작은 선의’다. 한국의 계절을 의식하지 못하고 캄보디아에서 입고 왔던 얇은 옷을 입고 겨울의 차가운 기온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때 낯선 이들이 다가와 옷을 건네는 소소하지만 낯선 다정함, 그 찰나의 눈빛, 그리고 예기치 못한 손길들. 하람이는 가족이라는 좁은 울타리 밖에서 비로소 자신이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은 사람임을 확인받는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시지프스의 굴레’라는 부조리한 현실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끝없는 형벌의 과정을 견디게 하는 힘은 반드시 특별하고 거창한 관계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라는 혈연 공동체가 주지 못한 온기를, 생면부지의 타자가 내민 떨리는 손길이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예상치 않은 위안을 준다. 이처럼 사랑은 우리가 알 수 없는 형태로 흐르고 있으며, 그 통로는 때로 가장 뜻밖의 장소에서 열린다. 결국 하람이의 ‘파이트(Fight)’가 단순히 링 위에서의 치열한 싸움만이 아니라 자신을 거부한 세계에 맞서, 타인의 선의를 동력 삼아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는 생존의 몸짓이다. 만약 지금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나를 구원할 사랑이 꼭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신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타자의 눈빛과 손길을 느껴보라고. 누군가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시지프스의 바위를 함께 받쳐줄 소중한 타자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진짜 가족 맞아요>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1.21 19:05

전북일보문우회, 책으로 건네는 21인의 위로 ‘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

불완전하고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의 삶을 비추는 작은 빛들이 있기에 사람은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 빛이 돼 독자에게 삶의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자 한 책이 출간됐다. 전북일보문우회의 서평 에세이집 <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걷는사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학인 21명이 58권의 책을 매개로 삶의 상처와 회복, 위로와 희망의 순간을 기록한 서평 에세이 모음집이다. 작가들은 각자의 삶에서 마주한 문장과 서사를 통해 외로움과 불안, 좌절의 시간을 되짚으며, 그 과정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사유를 독자와 나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과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 버리기 쉬운 마음의 결을 다시 불러내며, 책이 지닌 위로의 힘을 조용하지만 단단한 언어로 전한다. 참여 작가는 경종호·기명숙·김정경·김헌수·박태건·안성덕·이영종·장창영 시인, 김근혜·김종필·이경옥·장은영 동화작가, 김영주·이진숙 수필가, 문신 문학평론가, 오은숙·정숙인·최아현·황보윤·황지호 소설가, 최기우 극작가 등으로, 모두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이다. 이들은 시와 소설, 동화와 수필, 평론과 희곡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언어를 지니고 있지만,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에 남길 수 있는 흔적에 대해 진솔하게 응답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결을 이룬다. 이번 서평 에세이집은 화려한 해답이나 거창한 메시지를 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삶의 곁에 조용히 앉아 가만히 손을 잡아 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외로움과 상처, 불안과 좌절의 순간에서 만난 문장들은 감사와 회복의 언어로 이어지고, 마침내 다시 일어설 힘으로 피어난다. 책 속에는 눈물과 용기, 그리고 세상을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며, 위로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들의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단단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개인의 체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독자의 삶과 포개어지며,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때 삶의 풍경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가만히 일러준다. 이는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세계와 연결되고자 하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문학적 여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다년간 독자들과 꾸준히 호흡해 온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의 글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오랜 시간 글을 통해 삶을 나눠 온 작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만난 책과 그 책이 건넨 위로의 순간을 고유한 시선과 다채로운 감성으로 풀어낸다. 때로는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쉼을, 때로는 다시 걸어갈 용기를 건네준 문장과 기억들이 모여 하나의 에세이로 완성됐다. 전북일보문우회는 2007년 결성된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학인들의 모임으로, 작가 인터뷰와 서평, 기획 연재 등을 통해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자들은 “서평집을 펴내기까지 작가들이 느꼈던 기쁨과 슬픔, 희망과 배려의 순간들이 독자들의 삶에도 잔잔한 울림으로 스며들기를 바란다”며 “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지친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21 17:30

굳이 해석하지 않아서 좋은, 박태건 시집 ‘고려인 만두’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삶의 파편을 오로지 시로 이야기해온 박태건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려인 만두>(걷는 사람)가 출간됐다. 다정하고 다감한 삶의 이면에서 발견한 격정을 시로 형상화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모악)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걸쭉한 입담으로 고향 마을의 자연과 사람살이의 애틋한 정경을 그려내면서 토속적인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진 이야기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30여 년의 시력(詩歷)이 증명하듯 깊은 통찰력과 삶의 애환이 담긴 다정다감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으로 여울지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밤새 눈은 내려 어머니 눈썹도 하얗게 내린 아침에 검은 보자기 안에서 충혈된 눈으로 밤을 꼬박 세웠을 다라이 속의 물고기들 갯배는 꾸덕꾸덕 말린 생선 같이 오래 앓은 속앓이를 바다 너머로 보내곤 했는데 그때마다 바다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렸는데/ 다라이는 어머니를 태우고 미끄러지네//흘러가세요 어머니,/흘러가세요”(‘어머니의 빨간 다라이’ 부분) 박태건 시인의 시는 쉽게 읽힌다. 따로 해석할 필요 없이 세밀하고 감성적인 필치로 삶의 풍경을 그려내고, 익살과 해학을 곁들여 살갑고 능청스럽게 펼쳐놓은 사람의 이야기를 가만히 감상하면 된다. 특히 시인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생명의 흐름을 포착함으로써 현실의 모습과 의미를 한층 선명하고 두텁게 만든다. 눈으로도 읽지만 마음으로 읽는 59편의 따뜻한 시편들은 별다른 수사나 감정을 내세우지 않아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윤석정 시인은 발문을 통해 “박태건 시인의 시는 마치 이야기를 읽어주는 전기수처럼 우리의 감각을 흔들어 대면서 보는 맛, 듣는 맛, 먹는 맛을 선사한다”라며 “그의 시적 공간은 현실에 뿌리를 둔 채 시 이미지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고 군산에서 살고 있는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시와반시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인문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1 17:30

여론 데이터로 본 한국인의 오늘⋯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발간

데이터로 한국 사회의 속내를 읽어내는 책이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8년간 축적해 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집대성한 <여론 속의 여론(2025~2026)>(윤성사)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생활과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일상과 시대정신을 꾸준히 추적해 온 조사 기록을 한 권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책은 2018년 시작된 정기조사로, 매월 두 차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현재까지 180회 이상의 조사 결과를 축적했다. 수십만 개의 응답 데이터는 단순한 통계치를 넘어,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와 한국인의 감정 지형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이번 단행본은 ‘지금 한국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종합적 응답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Part 1 ‘일상 속 한국 사회’에서는 인공지능 확산 이후의 인식 변화, 결혼·가족·양육관의 전환, 수면과 건강, 대도시인의 정서, 종교 갈등 인식 등 한국인의 삶과 감정을 세밀하게 짚는다. 20년 이상 현장에서 조사와 분석을 수행해 온 한국리서치 연구진의 경험이 녹아 있다. Part 2 ‘갈등과 정치: 한국 사회의 구조적 이해’에서는 이념·세대·젠더 갈등, 대통령과 국회에 대한 신뢰, 외교 인식 변화 등을 다룬다. 외부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여론을 갈등의 지표가 아닌 통합의 가능성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김경용 한국리서치 연구소장은 “이 책은 조사자와 연구자만의 산물이 아니라, 매월 성실히 응답에 참여해 주신 100만 명에 이르는 한국리서치 응답자 패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각자의 시간과 생각을 기꺼이 나누어 주신 응답이 모여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공적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의 사회적 의미를 믿고 날카로운 비평과 제언을 보내 준 학계·언론계·조사업계 동료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리서치는 앞으로도 여론조사가 ‘여론을 드러내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와 민심을 이해하는 언어’로 기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단행본이 한국 사회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성과 통합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21 17:30

‘새만금 산증인’ 김철규 시인, 문예지 <새만금문학> 창간

1978년 전북일보 기자 시절 새만금 간척사업의 필요성을 최초 보도했던 김철규 시인(전 전라북도의회 의장)이 새만금의 인문학적 가치를 조명하는 종합문예지를 창간한다. 산업과 경제 논리로 시작된 새만금을 48년 만에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재정의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새만금문화예술협회(이사장 김철규)는 전국무대를 지향하는 종합문예지 <새만금문학> 창간호를 1월 중 정식 발간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문예지는 2025년 9월 김철규 새만금문학 발행인을 중심으로 군산과 익산 문인 10여명이 모여 ‘새만금문학회’를 결성한 것이 시초가 됐다. 새만금문학 김철규 발행인은 전북일보 기자와 전라북도의회 의장 등을 역임한 지역의 산증인이다. 그는 기자 재직 시절 식량안보와 국토확장을 위해 새만금사업의 당위성을 최초 보도했었다. 문예지 <새만금문학>은 지역적 한계를 탈피해 전국 단위의 필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문효치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남곤 시인,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 한국 문단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 특히 전국 각지의 필진 230여명의 작품을 수록해 650페이지에 달하는 압도적인 분량으로 제작됐다. 또한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과 김철규 새만금문학 발행인 간의 특별대담 ‘새만금문학과 새만금이야기’를 수록해 정책과 예술의 접점을 모색했다. 새만금문화예술협회는 창간호를 비롯해 1년에 2차례씩 문예지를 발행하고, 이를 영문 번역본으로도 제작해 세계 120개국 네트워크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협회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시극(詩劇) 등 공연예술로도 확장시킬 방침이다. 향후 ‘새만금문학상’도 제정해 우수 작가를 발굴하는 등 새만금을 종합예술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철규 발행인은 “새만금은 한반도의 국가적 사업임에도 그동안 경제성 위주로만 평가되어 왔다”며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새만금이 지닌 문화‧예술적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인문학적 황무지 개척에 생을 바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의 형식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목소리를 존중하며 지역성과 보편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작품을 꾸준히 세상에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0 18:57

국제PEN전북, 작촌문학상·고천예술상 시상식 성료

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회장 장교철)는 지난 9일 전주연가 무궁화홀에서 ‘제18회 작촌문학상 및 제5회 고천예술상 시상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김철교 국제PEN 한국본부 부이사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등 주요 내빈과 회원, 수상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작촌문학상은 구연배 시인이 영예를 안았으며, 고천예술상은 김명자·이점이 시인이 각각 수상했다. 전주 이강주 조정형 대표가 매년 후원하는 작촌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고천예술상 수상자에게는 각 100만원의 상금과 부상이 수여됐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구연배 시인의 작품을 “인생사와 시적 경지의 눈부신 교집합”이라 평했다. 김명자 시인에 대해서는 “사랑을 품는 시적 판타지의 결기”를, 이점이 시인에 대해서는 “뛰어난 시적 기교와 회화적 요소를 특성화한 삶의 구조”를 높이 평가했다.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은 축사에서 “‘전북PEN’은 국제적 문학단체인 만큼 폭넓은 문학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장교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PEN의 특질을 살려 회원들에게 신선한 창작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상식에 앞서 열린 제23차 정기총회와 ‘전북펜문학’ 제24호 출판기념회에서는 김여울 시인과의 대담을 기획특집으로 다룬 연간집이 공개되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수상작 낭송과 축하공연, 기념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15 14: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이희단 ‘청나일 쪽으로’

2023년 가을에 출간된 이희단의 첫 소설집 『청나일 쪽으로』는 2025년 10월 17일부터 11월 11일까지 그림 전시로 확장되어 독자를 다시 만났다. 전시는 작가가 공동 대표로 있는 인천 남동구의 ‘인문예술공간 점’에서 열렸다. 노란버스로 알려진 ‘길 위의 화가’ 한생곤이 소설 속 이미지를 회화로 옮겼다. 이런 작업은 텍스트 예술이 소비되는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단축하고 회화의 감각을 빌어 텍스트를 재생산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문학이 텍스트를 벗어나 문화적인 실험을 이어가는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일인 듯하다. 텍스트로 읽은 저자의 여러 작품 중 「페트라의 돌」은 시공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서사가 압권이었다. 작품을 처음 접했을 당시, 나는 기출문제를 풀 듯 신춘 문예나 문예지의 당선작과 기성 작가들의 단편을 분석하며 읽던 시절이었다. 낯선 타국 생활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한 작품 중에서 유독 「페트라의 돌」이 기억에 남는 것은 서사 공간을 완전히 고대도시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작가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돌 제작으로 능청스럽게, 문명 이전이나 이후나 인간의 감정을 돌에 새기기는 매한가지라 말했다. 작가는 인류의 손때가 묻은 돌을, 부조리의 감내를 요구하는 시지프스의 바위에 비견될 만한 고원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 작업의 시작에 소년이 있었다. 정확히는, 고대 유적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소년이 돌기둥을 쳐서 떨어트린 돌멩이에 있었다. 인류가 경험한 오랜 기억과 감정이 바스라져 모래가 될지도 모를 원 달러짜리 돌에 축적되었다. 그 돌에서 오늘날 화자의 구원 서사가 움텄고 독자는 한없는 위안을 받았다. 표제작 「청나일 쪽으로」는 상실의 시간을 푸른빛 원두라는 이미지로 응축했다. 소설 속 나는 암과 싸우는 그녀를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청나일로 향한다. 그녀는 친정엄마가 사는 빌라 아래층 여자로 J라는 딸과 산다. 나는 친정아빠가 죽은 뒤 홀로 남은 엄마를 돌봐준 그녀와 가깝게 지내고 J는 나를 이모라 부르며 의지한다. 청나일에서 푸른 커피콩을 보고 싶은 것은 마음뿐 용기가 나지 않는 나에게 힘을 준 것도 그녀다. 최종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그녀의 죽음을 듣게 된 나는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나는 그녀의 영혼과 함께 청나일에서 만나는 정서적 경험을 한다. 그녀의 죽음이 원초적 생명력으로 대변되는 나의 욕망이 슬픔 안에 교차되면서 나는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푸른빛 원두를 본다. 이국적인 풍경 안에 감정의 신파를 감추고 담담히, 그녀에 대한 애도를 인류의 기원인 나일강에 담근다. 개인의 욕망이 타자의 실존 앞에 무너지는 가슴 아픈 경험은 때로 고귀하다. 이렇듯, 형언할 수 없는 체험을 낳기 때문이다. 개인적 슬픔을 집단적 기억으로 확장시켜 애도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가의 서술 방식이 품격 있게 진솔했다. 저자는 감정의 비약 없이 쓱싹쓱싹 읽기 쉬운 문체로 써 내려갔다. 서사의 추동으로 사건을 밀어붙이기보다, 기억이나 객관적 상관물이 빚어낸 이미지가 서사를 이끄는 방식으로 말이다. 더불어, 소설집 『청나일 쪽으로』의 회화적 확장은 현대소설이 이미지의 예술임을 재확인시켰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오랜 관조를 요구하며, 문학이 시각예술과 어떻게 접속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오은숙 소설가 2020년 ‘납탄의 무게’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1.15 10:37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한국 문단의 새로운 주역 되길"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4일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올해 새롭게 출발하는 당선자들은 시 부문 ‘원탁’의 최은영, 소설부문 ‘캠핑’의 양준희, 동화부문 ‘롤러코스터가 멈춘 날’의 최재민씨. 당선자들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주어졌다. 안도현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한 심사총평에서 “영상미디어가 활자와 문자를 앞질러 가는 시대에 신춘문예 응모 편수가 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추동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강 작가는 자기의 글을 쓸 때 누구보다 집중할 줄 아는 작가이다. 당선자 세 분께서도 한강 같은 훌륭한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는 수필 부문을 공모하지 않았는데 걱정과 달리 응모량이 많았다”라며 “당선자들의 특징을 보면 과거보다 연령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오랜 세월 창작에 매진한 분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AI(인공지능)가 사람을 몰아내고 디지털 세상이 심화된다고 해도 아날로그의 가치는 이어질 것”이라며 창작활동을 통해 문학의 가치를 이어가는 문학인이 되길 당부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도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문학의 여정이 힘들 때도 있겠지만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던 때의 마음과 각오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당선자들은 “노력하는 자세로 성실히 글을 쓰겠다”며 “문학정신을 일깨워 준 전북일보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안도현 시인과 김종필 아동문학가, 김남곤 소재호 서정환 류희옥 김철규 정군수 백봉기(전북문인협회장) 복효근 조미애 김사은 이형구 왕태삼 이병초 정동철(전북작가회의 회장) 씨 등 문인들과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팀장, 수상자들의 가족·친지 등 50여명이 자리해 당선자들을 축하했다. 김유석 박태건 최기우 안성덕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정숙인 이진숙 김서현 씨 등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도 함께했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1948편(시 1640편, 소설 146편, 동화 162편)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529편이 증가했으며 올해는 동화 부문의 응모가 활발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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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6.01.14 18:39

“고쳐 쓴 시간의 결실”⋯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첫 걸음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등단의 첫 순간을 응원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전북일보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후배 문인들의 등단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의 중견·원로 시인들과 당선 작가, 당선자들의 가족·친지, 전북일보 임원 등 5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최은영(시)·양준희(소설)·최재민(동화) 작가의 첫 출발을 응원했다. 시상식에서 각 부문 당선자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쓰는 시간’과 ‘당선의 순간’을 되짚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원고를 고쳐 쓰던 고독의 시간부터 뜻밖의 당선 통보 전화까지, 수상 소감에는 문학을 향한 각자의 태도와 삶의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 부문 당선자 최은영 씨는 첫눈이 내리던 날을 떠올리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신춘문예 투고를 위해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 아이들이 눈을 보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원고가 든 가방을 가슴에 안았다”며 “첫눈과 함께 보낸 시들이 첫눈처럼 환대받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당선 연락을 받기 전까지 결과를 체념한 채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는 최 씨는 “한 편의 시를 수십 번 고쳐 쓰며 마음에 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기쁨이 조금씩 실감났다”고 전했다.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양준희 씨는 소설 쓰기를 ‘고독한 암중모색의 과정’에 비유하며, 이번 당선을 “캄캄한 밤길에서 등불 하나가 켜진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설을 쓰며 더 나은 독자이자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과분한 격려를 발판 삼아 매일 성실하게 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 특히 첫 독자가 되어준 딸과 이날 함께한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동화 부문 당선자 최재민 씨는 오랜 영상 기획·제작 경력을 소개하며 비교적 늦게 동화를 쓰기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동화를 쓰기 시작한 뒤 아이들의 움직임과 말소리가 이전과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의 마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을 계속 써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발걸음 같은 시작이 이번 당선으로 이어졌다며 심사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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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1.14 18:38

설화로 건너는 분단의 강⋯김란희 작가 ‘까치와 까마귀’ 펴내

전래 설화 ‘견우와 직녀’를 새롭게 변주한 김란희 작가의 신작 <까치와 까마귀>(비공)는 하늘나라의 사랑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만나지 못하는 존재들의 간절한 마음이 어떻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세한 은유로 풀어낸다. 이야기 속에서 까치와 까마귀는 비가 쏟아지는 하늘 아래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수하며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놓는다. 누군가 대신해 주지 않는 일을, 작고 약한 존재들이 스스로 해내는 장면은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협력의 의미를, 어른들에게는 화해와 연대의 가치를 전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라도 할 수 있다’는 태도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책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서로를 향한 작은 손짓과 날갯짓이 결국 거대한 비극을 멈춘다는 서사는 평화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하늘의 비극은 땅 위의 약한 존재들이 보여준 연대로 변화한다. 작품은 정확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민중적 감각이 살아 있는 의성어·의태어를 통해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까마귀의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사색의 언어는 이야기 전체에 깊이를 더한다. 각각은 단절된 시간 속에 흩어진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두 ‘영원’의 일부라는 사유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김 작가는 작가의 글을 통해 작품의 출발점을 분명히 알린다. 그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가족 상봉 장면에서 느낀 깊은 인상이 단 하룻밤의 만남 뒤 흘려야 했던 눈물은 견우와 직녀 설화와 겹쳐졌다”며 “해마다 내리는 비를 만나지 못한 이들의 눈물로 상상했고, 그 눈물을 멈추게 하는 존재로 까치와 까마귀를 불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기적을 만드는 것은 신도, 영웅도 아닌 작고 약한 새들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선택이 하늘의 강을 건너게 한다”며 “이를 통일의 이야기이자 평화를 향한 발걸음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주 출신인 작가는 1991년 8.15범민족대회 청년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동화<까치와 까마귀>로 통일상을 수상했고, 2005년 창비어린이 9호에 <외삼촌과 누렁이>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금딱지와 다닥이>가 있다. 현재 그는 전주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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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1.14 18:38

이진숙 수필가가 일상의 언어로 전하는 다정한 위로

이진숙 수필가가 첫 수필집 <나는 오늘도 괜찮다>(수필과 비평사) 펴내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언어로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오랜 시간 삶의 현장에서 써 내려간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책에는 가족과 함께한 희로애락의 기억을 비롯해, 일상을 함께 걷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위로와 연대의 감정이 담겨 있다. 또 자연 속에서 꽃밭을 가꾸며 느낀 감사, 농장에서 곡식을 기르며 비로소 깨닫게 된 삶의 태도와 인내의 의미가 작가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풀어져 있다. 소소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순간들을 포착한 글들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과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작가는 이번 수필집이 작가 본인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책 속에 담긴 작품들은 어머니가 생전에 꼭 출간되기를 바랐던 원고였으나, 어머니가 지난해 3월 별세하면서 그 뜻을 미처 전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며 “결국 이번 수필집은 떠나간 어머니를 향해 부르는 늦은 목소리이자, 삶과 기억을 건네는 조용한 헌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글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무겁게 하고, 스스로 ‘오늘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수필가는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전직 교사 출신인 그는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14년간 진행했다. 저서로는 오디오북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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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4 18:38

오창렬 신간 시집 ‘그러니까 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일까요’ 출간

감각적인 이미지와 낯선 화법으로 독창적인 시 세계를 쌓고 있는 오창렬 시인이 신간 시집 <그러니까 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일까요>(시인동네)를 펴냈다. 존재와 존재, 현상과 실재가 만나는 다양한 양상과 의미를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완성한 시집으로 시인은 나 자신에게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나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저녁이 소를 몰러 갔을 때/ 골짜기에는 침묵 한 마리가 서 있었다/ 말뚝에 묶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풀을 뜯는 동안 초록의 피도 낭자했을 것이나/ 소란까지 모조리 뜯어먹고 침묵은/ 소처럼 몸집이 컸다//(…중략…)// 숲이 거대한 짐승으로 변하기 직전에야/ 저녁은 겨우 고삐를 수습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침묵 한 마리가 마당에 들어서자/ 집도 우두커니 서서 밤새도록 생각이 깊어졌다”(‘침묵을 몰고오다’ 부분)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주제의 시들은 다소 난해하지만 색다른 시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인은 현상과 실재 사이의 간극을 꿰뚫는 눈으로 평면화된 존재들의 뒷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렇게 완성된 66편의 시에는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여실히 남아 있다. 고민 끝에 시인은 ‘나는 나 자신에게는 영원히 이방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문신 시인은 해설에서 “오창렬 시인의 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응시하고 그 물음에 스스로 응답하려는 침묵의 고행처럼 읽힌다”라며 “시인에게 시쓰기는 부재하는 자기 서술어 찾기의 방편처럼 시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영원한 이방인으로서의 나를 찾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남원 출생인 오창렬 시인은 1999년 <시안>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로 따뜻하다>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등을 펴냈다. 2008년 짚신문학상, 2018년 불꽃문학상, 2023년 석정촛불시문학상을 받았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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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6.01.07 18:5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언어 수로를 따라가면 지연 시인이 통과했던 시공간이자 시의 원천인 ‘소룡골’이 나타난다. 흘려보내며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빛을 마신 나비”거나 부석작에서 콩대를 태우며 “몇백 년 전 혈육이 식은 심장을 타닥거리며 나에게 무슨 말을 데우고 있”는 것으로 현존한다. 정합적이지 않은 불가역의 세계라고 의심하지만 시인의 감각이 예민하고 구체적이어서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환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경이와 떨림이 강력하다고 해서 현재를 부정하거나 멈출 필요가 없다. 다만 급박하게 살아가는 나를 돌려세워 시인이 정성을 다해 모셔 온 ‘사라진 것’들을 반추하면 되는 것이다. 익히 그들은 벼랑 끝이든 환대와 도약이든 우리 삶 속에 잠복해 있다 살아있는 존재들을 떠받치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과 죽음으로 존재하는 것은 수평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러한 관습적 사고를 깨뜨리는 지연 시인의 사유(思惟)라고 해도 좋겠고 유한 존재의 열패감을 상쇄, 무한으로 확장하는 것이라 해도 좋겠다. 그것을 가능케 한 지연 시인은 하늘과 땅을 잇는 무(巫) 일종의 샤먼이다. 전라(남)북도 방언과 토속적 시어들을 매개로 시인과 맺어진 인물들 ‘삶의 무늬와 서사’가 입증 근거로 작용한다. 따라서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결코 실패 하지 않고 전진하는 시(詩), 아름답고 따뜻한 곳에 대한 회억(回憶)을 시 독서법과 이질적일듯한 ‘연역적 사고’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전반은 단순 과거지향이나 추억의 함몰이 아니다. 시인의 고향이자 ‘설화적 무대’인 임실군 청웅면 소룡골 농촌공동체가 빚은 ‘풍습과 생활 감각’은 압권이다. 그곳에서 대지와 인간, 산 자와 죽은 자는 평면의 범주를 벗어나 신화적 환상과 은유를 방편으로 멸실을 거쳐 순환하고 재탄생한다. 시간의 이격에서 오는 상실을 극복하고 지연 시인 아이덴티티에 도달하는 과정은 눈부시다. 누구에게나 ‘내면의 풍경’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원초적 풍경이 탈각되고 육화된 현재에 이르러서 그 풍경에 대한 그리움과 아련함을 품고 있다면 이 시집으로 달래볼 일이다. 필자 또한 지연 시인 덕분에 잊고 있었던 ‘소박하고 가난했던 풍경’을 떠올려보았다. 삶과 죽음이 이항 대립이 아닌 것처럼 혈육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미움과 원망, 사랑과 그리움이 범벅이 돼 핏속을 떠돌고 있음이 느껴졌다. 웅숭깊은 미덕과 사랑은 복원되었으며 AI 세상을 능가하는 삶의 방식을 일깨운 소룡골, 그곳이 골육상잔의 무대였거나 약육강식 사슬에서 어쩌지 못할지라도 기꺼이 바쳐지고 동화되고 연대하는 방식의 아름다움이라니! 극에 달한 그리움을 내면화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감각으로 발산하는 시적 형상화의 유려함은 덤. 긴장과 밀도 높은 경쟁 속, 고립된 존재로서의 외로움에 휩싸여 살고 있다면 서로 연결되고 섞인, 기꺼이 나를 바칠 수 있는 ‘소룡골’로 가 보시라. 소룡골을 찾는 방법을 모르거나 그 기억으로부터 멀리 떠나왔다면 “돌에 스미는 빗물”을 아주 천천히 바라보면 된다. 사무치게 그리운 존재들이 배격되지 않고 여전히 ‘살아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육친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지연 시인이 죽은 자와 기대고 얽혔기에 죽음은 단절이나 멸망이 아니라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서로를 움직이게 하는 존재들”임을 강조했던 것처럼. 기명숙 작가는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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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1.07 18:56

교회사 순례의 안내서⋯이춘식 목사, ‘성경과 교회사 강요‘ 발간

진안 배넘실교회 이춘식 목사가 최근 <성경과 교회사 강요>(킹덤북스)를 펴냈다. 이 책은 성경과 교회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통해 한국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을 짚고, 오늘의 시대적 사명으로 ‘한반도 통일’의 신앙적 당위성을 제시한다. 저자 이 목사는 진안 ‘배넘실교회’를 섬기며 지역에서는 ‘촌장 목사’, ‘배추 목사’로 불린다. 옛 홍수 시대 배가 산을 넘어왔다는 데서 이름 붙여진 배넘실 마을에서 그는 농촌을 살리고 도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선진 농업을 도입해 왔다. 33세 때 1901년 마로덕 선교사가 세운 배넘실교회에 부임한 이후, 용담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였던 수몰민들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이 목사는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주민들을 위해 ‘가나안 나눔터’를 설립하고, 영세 수몰민과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는 강연과 운동을 펼쳐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이끌었다. 이후에는 스스로 ‘배넘실 마을위원장’이 돼 농업 지식을 전파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전통 테마 마을, 향토 산업 마을, 행복 나눔터 등을 조성하며 마을 재생에 힘썼다. 독일·프랑스·일본 등 농업 선진국 연수를 통해 체득한 경험은 배넘실 마을을 ‘대한민국 100대 살기 좋은 농촌 마을’로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국무총리상, 농림부 장관상, 진안군민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된 책에서는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통일’로 분명히 한다. 목사는 통일은 인간의 힘이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로 이뤄져야 하며, 회개의 기도와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준비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정복과 지배가 아닌 섬김과 희생의 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이 통일의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이 목사의 통일에 대한 고민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2016년 배넘실 마을 앞 황무지를 개간해 통일의 씨앗을 심고, 해바라기와 유채꽃 축제를 열어 통일을 향한 기도를 공동체의 일상 속에 풀어냈다. 이후 ‘통일을 사모하는 모임’ 등을 통해 성경적 통일 방안을 함께 공부하며 준비의 중요성을 나눠왔다. 추천사도 이어진다. 박성규 총신대 총장은 “성경과 교회사의 핵심을 정리해 통일 이후 북한 교회에도 유익을 줄 책”이라 평가했고, 한윤봉 한국창조과학회 전 회장은 “혼돈과 분열의 시대를 성경적 관점에서 분별하게 하는 안내서”라고 전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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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1.07 18:56

치의학박사 김동섭 철학서 ‘노자와 니체의 대화’ 출간

2500년 전 동양사상가 노자와 19세기 서양철학가 니체가 탐구한 인간의 삶과 문명은 어떠한 모습일까. 김동섭 치의학 박사가 펴낸 <도덕경을 둘러싼 두 철학자의 81가지 담론 노자와 니체의 대화>(청동출판사)는 이러한 질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노자와 니체의 대화>는 노자의 도덕경 81장을 원전 순서대로 따라가며 각 장의 함의를 니체의 잠언으로 해설한 비교철학서이다. 도덕경을 뼈대로 삼고 각 장에 담긴 형이상학적 화두를 니체의 핵심 사상과 매칭한다. 특히 저자가 묻고 두 철학자가 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 철학적 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한문원전에 대한 깊이 있는 문해력과 서양 실존 철학의 통찰을 결합하여 철학이 박제된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의 언어임을 확인시켜준다. 은둔의 철학자로 오해받던 노자와 허무주의자로 치부되던 니체를 저자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해방하는 강력한 생명철학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평생 가슴에 품어온 두 철학자 노자와 니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며 “이 책은 대화라는 형식을 빌린, 나 자신과의 고요한 독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의 삶에 잠시 그늘이 되어주고 길이 없을 때 길의 기척이 되길 바란다. 도는 당신 삶 속 어딘가에서 이미 조용히 숨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저자 김동섭은 전북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한 후 40년 가까이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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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6.01.07 18:56

왜 전주를 걸어야 하는가? 길 위에서 찾은 ‘맑은 즐거움’

걷기는 왜 좋을까?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은 걷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고 말이다. 이는 좋은 약과 음식보다도 걷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걷는 것은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고 극찬했다. “세상은 걸어 볼 만하다”는 전제 아래 2005년 발족한 사단법인 ‘우리땅걷기’에서 길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담은 인문서 <발로 걷는 전주 천년고도 옛길 12코스-전주를 걸으면 온전한 도시가 보인다>(상상출판)를 출간했다.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계승하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단체는 이번 책에서 전주 도심 속 숲길인 건지산길부터 전주 평화동 학산과 옛길 보광재, 치명자 성지와 동고산성을 따라가는 기린봉길 등 12코스를 소개한다. 특히 전주 천년고도 옛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조선왕조 오백 년이 이어진 길이다. 단체는 12코스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흥미롭게 엮어내 누구나 쉽게 걷고 이해할 수 있는 길로 재탄생시킨다. 우리땅걷기 신정일 이사장은 프롤로그에서 “전주를 찾는 국내외 사람들에게 전주의 길을 안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라며 “전주 천년고도 옛길을 시나브로 걸어가리라”라고 밝혔다. 우리땅 걷기에서 펴낸 인문서 <전주를 걸으면 온전한 도시가 보인다>에는 민승기․김경선․김현조․전성수․유재훈․한석희․박수자․유철상․박성기․맹한승․신정일․김종우․신지원 등 13명이 참여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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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6.01.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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