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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완산도서관, 9월 ‘길에 스민 전북 문학’ 접수

전주시완산도서관이 9월 ‘길 위의 인문학’ 주제로 ‘바위에 글을 새긴 전북의 문학비’를 선정하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전북의 가치와 힘을 재조명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6월·7월·9월·10월 총 4개월 동안 매월 주제를 달리한 2회의 강의와 1회의 현장 기행으로 진행된다. 오는 9일 오전 10시에는 최기우 극작가가 강사로 나서, 군산 진포시비공원, 김제 검산체육공원, 남원 춘향테마파크·호암시비공원, 부안 청구원, 완주 여산재, 익산 가람시비동산·춘포문학마당, 임실 섬진강길, 장수 논개시비공원, 전주덕진공원, 정읍 내장산문화광장, 진안 마이산 시비 등 도내 14개 시군의 주요 시비림(詩碑林)을 소개하고 전북 시인들의 시 세계를 들려준다. 이어 16일 오전 10시에는 김근혜 동화작가가 강사로 참여해, 남원 몽심재·흥부마을·김병종미술관, 순창 설공찬전테마관, 완주 삼례문화예술촌·그림책미술관, 임실 섬진강댐물문화관·오수의견공원 등 학생들이 방문하기 좋은 전북 문학 명소를 안내한다. 마지막 23일 오전 10시에는 전주 다가공원에서 완산칠봉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가람시비, 조윤호 요셉 성인의 순교 터, 전주 3·1운동 발상지, 싸전다리 뚝방길 ‘이거두리’, 녹두관·파랑새관 등을 둘러보고 이곳을 배경으로 한 문학 작품을 살펴보는 현장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신청은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문의는 완산도서관(063-230-1873)으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07 16:22

과연 여름 대표 선수는 누굴까?…그림책 '여름 대표 선수' 출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쾌한 그림책 <여름 대표 선수>(베스트하우스)가 출간됐다. 그림책 <여름 대표 선수>는 여름 대표 선수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엉뚱하고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동시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광덕 작가가 글을 쓰고, 김우정 작가가 그림을 그려 완성했다. 책은 한 가지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과연 여름 대표 선수는 누구일까?’ 그동안 명랑한 상상력을 발휘해 유쾌한 동시를 써왔던 정광덕 작가는 여름 대표 선수를 찾는 과정을 통해 너와 나, 자연과 인간 간의 관계와 화합, 어우러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 독자층인 유아와 초등 저학년의 눈높이에 맞게 입말을 살려 문답식으로 전개하는 이야기 방식도 흥미롭다. 운율이 담겨 있는 구성은 어린이들이 노래하듯이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정광덕 작가는 2012년 아동문예문학상 동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맑은 날>, 오디오북&전자책 동시집 <빙하였다면 어쩔 뻔했어!>, 동화집 <불평등을 수거해 드립니다>(공저) 등이 있다. 아르코 문학 창작기금(발표 지원)에 선정됐고, 제34회 전북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여름 대표 선수> 역시 전주도서관 출판 제작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김우정 작가는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여름을 대표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도록 색칠북 형식의 그림을 삽입했다. 이를 통해 여름을 떠올리고, 여름을 색칠하며 창의적으로 여름을 채워 나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마치 색칠 공부를 하듯이 스스로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색칠하거나 종이를 찢어 붙이는 책 놀이를 통해 창작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전달한다. 김우정 작가는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했고, 현재는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여름 대표 선수>는 처음 작업한 그림책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03 17:40

김여울 아동문학가 신작 동화 '콩콩이와 쿵쿵이의 여행'

맑고 정직한 눈으로 어린이의 세상을 이야기해 온 김여울 아동문학가의 신작 동화 <콩콩이와 쿵쿵이의 여행>(아동문예)이 출간됐다. 이번 작품에서는 서로 다른 존재들의 공존에 대한 고민부터 아이들의 관계와 심리 변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작가는 어린이의 마음속 작은 파문까지도 살뜰히 포착해 성장해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섬세하게 기술한다. 삶과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유머 구사와 동심의 근원에서 길어 올린 따뜻한 마음으로 갈등에 지친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표제작인 콩콩이와 쿵쿵이의 여행 등 일곱 편의 이야기가 묶였다. 동화마다 개성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간결한 대사와 유머로 읽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김여울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좁은 길로 들어서면 여간해서 목적지에 다다를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그 때문에 좁은 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외롭고 쓸쓸한 길이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그리움을 잡기 위해 오늘도 입에 물린 바람개비에 파란 바람을 감아올리며 덧없이 이름 모를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1979년 아동문학평론에 동화 당선 이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문인협회, 전북아동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초록마을에서는>, <북치 말에서 하늘바라기>, <그리운 시절>, <무지렁이>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03 17:3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박래빗'i의 예쁨'

박래빗 시인 건강하게 잘 있지요? 살다 보면 불현듯 폭우가 쏟아지고 사방이 캄캄할 때가 있습니다. 와이퍼로 물방울 밀어내듯 가볍게 두려움을 털어내고 자신에게 와줄 문장을 기다리는 박래빗 시인, 그에 대한 기록 『i의 예쁨』을 읽고 덩달아 나는 환해집니다. 글에 자신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가의 운명이지요. 타자의 삶이나 상황맥락을 빌려 시침 떼 보지만 그 배면은 자신일 것이어서 쑥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래빗은 내포하고 있는 자신을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타자의 억측을 무너뜨리고 순수함은 오히려 정밀해졌습니다. 형식은 신선했으며 나 또한 내용이 닿는 그곳을 가본 적도 있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자신’을 도구이자 수단으로 사용하는 재기발랄한 책 『i의 예쁨』은 박래빗 시인의 유년에서부터 현재까지 거의 모든 시절이 날것으로 가득하더군요. 장르의 경직성을 털고 시와 수필, 경험과 환상, 유쾌한 수다와 진중한 철학적 성찰로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 래빗의 문학을 사랑하고 예뻐하는 마음이 울울창창했습니다. 책에서 밝혔듯 “다음날이 오면 또 무슨 문장과 글이 나에게 올지 행복해하며 궁금해하는 날들”로 책의 모든 성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꾸밈없이 써 내려간 글, 때론 나를 거침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혼자 웃음을 짓곤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늘 나이며, 나,인 것이 좋”은 박래빗 시인의 솔직함과 다소 과잉된 자의식마저 신선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집요한 목적성이 오히려 목적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유인 박래빗 시인은 목적을 획득한 거지요.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주지하다시피 욕망하는 ‘목적성’ 없이 문학을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유소년기 감수성 도처엔 천진함이, 굳이 세공 하려 들지 않은 원석의 묘미로 가득했지요. 래빗은 체력적 한계와 병약함으로 유년기를 보냈더군요.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엔 물리화학적 처방이 아닌 종교적인 포용과 엉뚱함과 재기발랄함과 세상 한복판에서 살짝 벗어난 비정형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짐작해 볼밖에요. 고백하건대 래빗의 사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박래빗 시인과 나는 운명의 실타래 한 올쯤 얽혀있지요. 래빗의 사생활에 개입된 적 있으며 공유한 시절을 추억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니 더욱 좋았습니다. 박래빗 시인의 사적인 경험과 감각들이 궁극에는 보편적인 삶의 진리에 다다르게 된다는 점도 밝혀두고 싶군요. 래빗은 글을 맺으며 벌써 글을 쓰는 시간이 그리워진다고 썼더군요. 래빗의 그 ‘시간’을 응원합니다. 최근 고도의 해석 기술을 장착해야 풀리는 난해한 책들 속에서 모처럼 쉽고 천진한 성장 시 혹은 소설을 보는 것 같았어요.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한 지금까지의 일대기를 과감하게 보여주는 근원이 무얼까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시 산문집에서 일관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긍정의 언어들, 위태로울 만큼 천진하나 균형감각을 잃지 않은 래빗의 내면이 상처받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인간관계가 절대적이지 않는 부박한 시대, ‘오롯한 나’가 존재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지요. 래빗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로고테라피 대명사 빅터 프랭클처럼 앞으로도 세상이 캄캄해지거나 고통스러울 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요. 선결과제는 우리는 모두 ‘나약한 인간’이고 ‘패잔병’이고 필멸로 향하는 ‘환자’임을 인정해야 하는 거지요. 특히 이 말은 꼭 전하고 싶어요. 래빗 덕분에 글을 쓸 때는 뭐든 써도 된다는 것, 자신을 보여주든 그 반대 값이든 ‘무엇’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써간다는 것을 새삼 알았어요. 개인에서 시작되는 기본값을 자신 감각대로 쓰다 보면 사회병리, 금기, 고통 등은 휘발되고 평화가 찾아온다는 메시지, 잘 받았어요. 박래빗 시인이 표출하는 에너지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때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잘 지내요. 답장이 늦어서 미안해요. 기명숙 작가는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9.03 17:39

이연희 수필가, 제1회 석정수필문학상 수상

한국 수필 문학의 발전과 신석정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회 석정수필문학상' 수상자로 이연희 수필가가 선정됐다. 석정수필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백봉기)는 3일 이연희 수필가를 석정수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석정수필문학상은 생전에 100여 편의 산문 작품을 남기고, 유고 수필집으로 <난초잎에 어둠이 내리면> 등을 펴내며 시와 수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석정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자 석정문학회(회장 김영)에서 제정한 상이다. 이를 통해 현대수필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석정수필문학상 심사를 맡은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첫 수상자로 이연희 수필가를 선정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이연희 수필가는 2004년 신석정 시인 작고 30주기 추모문학제를 시발점으로 석정 시인을 더욱 빛내고 알리는 일에 봉사해왔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석정 시인의 서예 작품전시회, 문학 특강과 추모문집 발간, 백일장 등 신석정 문학세계 조명 사업에 노력해왔다. 매년 열리는 석정문학제는 물론 신석정기념사업회 전반적인 사업 운영에 기여해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연희 수필가는 1993년 전주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가작 당선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과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 전북예총 사무처장, 무주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학과 운영위원과 김환태문학과 운영위원, 석정문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인도(人道) 가는 길> <스며들다>, 산문집 <풀꽃들과 만나다> <이연희의 무주기행>등이 있다. 이연희 수필가는 "한없이 영광스럽다"며 "신석정이라는 고귀한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글 쓰는 일에 더 충실한 문학인으로 거듭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제1회 석정수필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7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리는 석정문학제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03 14:27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 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 "지역문학 확산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발전 동력"

부안은 10년 만에 오는 길이라고 했다. 조선 3대 여류시인으로 불리는 이매창에 관심이 컸던 소설가로서 그는 매창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부안을 종종 찾았었다. 풍부한 지역의 문화유산과 신석정 시인을 비롯한 걸출한 문인들의 뿌리인 부안은 소설가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도시였다. 김호운(75)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이야기다. 1978년 등단 후 47년간 소설가로 활동해 온 김 이사장은 '‘부안’이야말로 문학적 자산이 실재하고 예술적 감성이 깊이 흐르는 지역"이라고 자부했다. 올해 한국문인협회는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을 부안에서 열었다. 김 이사장은 2023년 제28대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년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문인과 독자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독자가 문학의 주인이라는 인식 전환을 위한 운동으로, 지난해 경상북도 예천과 안동에서 첫 행사를 치른 바 있다. 올해는 신석정 시인의 서거 51주기를 맞아 부안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참석차 10년 만에 부안을 방문한 김 이사장을 지난달 29일 모항 해나루가족호텔에서 만났다. 김호운 이사장은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두 가지 변화를 꾀하고 싶었다고 했다. 문학을 독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문인끼리 진행하는 행사를 지양하는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답게 가시적인 문학 발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지역 출신 문인들 가운데 한국문학을 빛낸 분을 선정하여 그분들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게 이번 행사의 목적”이라며 “지역문학 확산이야말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발전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석정 시인은 한국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문인"이라며 "신석정 시인은 전북의 시인이 아니라 한국 문학의 줄기를 이루는 시인이며 세계문학 속의 시인으로 나아가는 것이 한국문학의 발전이라 생각해 부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도 어느덧 2년째. 그는 문학이 학교에서 배워야 할 공부가 아닌 영화나 미술, 음악처럼 일상에서도 충분히 익히고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사장은 ‘문인끼리’ 행사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인끼리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문학인과 독자 모두가 '문학=일상'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고 싶다"며 "앞으로 한국문학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지역 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한국문인협회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31 17:10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 문학의 뿌리와 울림 되새기다...'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 부안서 열려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이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부안군 일원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은 한국문인협회가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 출신 문인 가운데 한국문학을 빛낸 이들을 선정해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행사이다. 올해는 한국 서정시의 거목이자 부조리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던 신석정 시인의 서거 51주기 추모 기념으로 마련됐다. 이틀 간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문학인들로 성황을 이룬 이번 행사는 신석정 시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석정시 세미나와 한국문학심포지엄, 석정시 콜로퀴엄(자유롭게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토론)을 비롯해 추모음악제와 문화행사, 문학팸투어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 첫째날인 29일 부안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과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남곤·문효치 한국문인협회 고문, 권익현 부안군수, 김정기 전북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한 올해 석정시문학상 수상자인 소재호 시인과 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김영 석정문학회장, 김현조 전주문인협회장, 이형구 전북시인협회장 등 300여명이 함께 했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 신석정 시인의 넷째 아들 신광만 씨와 장조카 신조영 씨 등 유가족 1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신석정 시인의 넷째 아들인 신광만 씨는 “유족인 저도 매우 감격스러운 행사”라며 “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과 회원들을 환영한다. 성대한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신 윤석정 이사장과 김관영 도지사, 권인혁 부안군수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문인협회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신석정기념사업회 윤석정 이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호운 이사장은 바다문학상을 제정하고, 신석정 시인의 문학적 발자취를 남기고자 노력해 온 공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수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념식 이후 신석정 시인의 작품세계를 되새기는 한국문학심포지엄과 석정시 콜로퀴엄 등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에서는 시인의 문학 업적과 지역 문학의 의의를 되짚으며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미래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첫날 행사의 대미는 ‘추모음악제’가 장식했다. 무대에는 김태연, 최성수, 적우 등이 올라 공연을 펼쳤다. 둘째 날인 30일에는 참여 문인들이 함께 신석정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고, 석정문학관과 청자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문인들은 이틀 동안 신석정 시인의 문학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며 지역 문학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확인했다. 윤석정 이사장은 “전국의 문인들을 한 자리에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다. 신석정 시인 서거 51주기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그 분의 시 정신을 기리는 것 또한 매우 뜻깊다”며 “행사 개최를 위해 노력해 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31 17:10

신석정 시인 서거 51주기 추모기념…전국 문인, 부안에 모인다

한국 현대시의 큰 별 신석정 시인 서거 51주기를 맞아 전국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는 한국 서정시 거목 신석정 시인의 문학혼을 기리는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 을 29일부터 30일까지 부안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문인협회가 주최하고 신석정기념사업회와 전북문인협회, 석정문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 전국 지회·지부 문인 300여명이 참석한다. 올해 행사는 신석정 시인의 작품세계를 재해석하고, 부안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전국 문학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문학축제로 꾸며진다. 특히 신석정 시인의 첫 시집 ‘촛불’을 중심으로 서정과 사상의 결합, 유토피아적 인식, 생태정신을 다양하게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열어 신석정 문학의 의미를 깊이 탐구할 예정이다. 행사 첫째 날에는 △석정시 세미나 △한국문학 심포지엄 △석정시 컬로퀴엄 △문화행사 및 추모음악제가 열린다. 둘째 날에는 신석정 문학 팸투어가 진행된다. 윤석정 이사장은 “전북에서 처음으로 귀하신 분들을 한 자리에 모실 수 있게 되어 크나 큰 영광”이라며 “신석정 시인이 남긴 ‘부조리와 현실에 대한 인간의 성실한 저항이 시인에게 요구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문학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28 18: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아들은 방문을 잠갔다. 꼬박꼬박 인사하던 아이가 ‘잘 다녀와’라는 말에 ‘네’라는 대답조차 인색했다. 함께 외출하자고 하면 고개를 젓기 일쑤였고 속 얘기는커녕 일상 속 대화조차 멀어졌다. 꽁꽁 잠긴 방에서 뭘 하는지, 달라진 이유를 몰라서 속이 터졌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내게 친구가 던지듯이 말했다. “드디어 시작이다. 사춘기.” 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전주에서 동화를 쓰고 있는 다섯 명의 작가가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을 읽으며 그때 아들이 왜 방문을 잠갔는지, 닫힌 방 안에서 어떤 생각 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작품 속 아이들은 다양한 문제와 고민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슴이 나오고 생리가 시작된 데다가 또래 여자애들과 못 어울리면 자꾸 불안한 이나, 여드름과 털, 이상한 냄새가 나 스스로 낯설고 못난 아이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인 주홍이는 성적인 변화가, 요동치는 감정이 혼란스럽다. 귀엽기만 하던 볼살이 부푼 찐빵처럼 느껴지고 튼튼한 허벅지가 통나무처럼 거대해 보여 고민하는 윤서, 반면에 거식증에 걸린 자신과 다르게 잘 먹고 건강한 윤서가 부러운 소희, 전학 온 친구를 질투하다 나중엔 열등감에 빠진 영서는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힘겨워한다. 여자친구 윤지가 아끼는 강아지를 질투할 정도로 사랑에 빠진 종범이, 아토피로 고통받는 덕준이, 필리핀 사람인 엄마를 무시하는 말을 참지 못하는 재현이 역시 어쩔 수 없이 일렁이는 감정, 상황 속에서 무기력하다. 사춘기는, 그 길을 걸어가는 아이들, 그 모든 걸 지켜보며 감내해야 하는 가족, 주변 사람들까지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아이들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 행동이 버겁고,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낯선 외계인처럼 변해버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나 역시 변해가는 아이를 보면서, 수시로 솟구치는 화와 울컥 쏟아지는 눈물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다 문득 오래전 내가 겪었던 사춘기가 떠올랐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방문 걸어 잠그고 많이 울었던 그때, 친구가 너무 좋아서, 친구 집까지 데려다주고, 깜깜해져서야 집에 들어와 야단맞곤 했었다. 매사에 서툴러 실수가 잦았고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빨개지는 부끄러운 행동도 떠오른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이 모든 게 결국엔 다 지나간다’라는 사실이었다. 아들 역시 묵묵히 지켜보면서 기다려주면 분명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었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은 전자기기에 낯선 엄마를 가르치고 돌봐야 할 존재로 생각하는 듯하다. 나는 그저 순한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8.27 18:52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섬세한 언어로 풀다⋯전재복 시인, 한영 시선집 '푸른 비를 맞고'

“푸른 비를 맞고/ 아이 하나 낳았으면/ 땡볕에 입술 까맣게 타다가/ 쩍쩍 갈라지는 가슴패기/ 거칠게 밟고/ 우레로 오시는 靑雨(청우)/ 부끄러움도 잊은 양/ 온몸 던져 뒹굴며/ 푸른 아이 하나 배고 싶다/ 헛구역질 입덧도 요란하게/ 시들지 않는/ 아이 하나 낳고 싶다”(시 ‘푸른 비를 맞고’ 전문) 전재복 시인이 한영시선집 <푸른 비를 맞고>(리토피아)를 펴냈다. 전 시인이 1992년 한국시신인문학상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써온 작품을 모은 첫 영어 번역 시집인 이번 책은 ‘제1부 봄: 푸른 비를 맞고’, ‘제2부 여름: 푸른 비를 맞고’, ‘제3부 가을: 풍경소리’, ‘제4부 겨울: 위로’, ‘제5부 13월: 허재비의 춤’ 등 총 5부로 구성돼 58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집 속에는 봄비와 사랑, 인생의 애환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으며, 전 시인의 섬세한 언어와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시집은 한글과 더불어 영어로도 번역돼, 신인의 꿈과 사유를 국내외 독자와 나누고자 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펑퍼짐한 몸매/ 검붉게 그을린 민낯/ 손으로 살살 쓸어보니/ 소름 돋은 맨살이다/ 품에 안기도 버거워/ 방 안에 들일 수 없으니/ 햇볕 잘 드는 뒤란에/ 장을 담가 밀쳐 둔다/ 비바람 말없이 견디고/ 햇살도 달빛도 품어/ 깊어진 속내/ 한 세월/ 묵언수행 끄트머리/ 웅숭깊은 맛 길어 올린다”(시 ‘장 독’ 전문) 이처럼 일상 속 소중한 순간과 사랑의 감정을 포착해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는 전 시인의 이번 시집 속 작품은 감성적이고 꾸밈없는 언어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봄 햇살, 여름비, 가을바람, 겨울의 침묵을 견디면서 나무는 꿈을 꾸고 그 꿈은 자꾸 자랐다”며 “깜깜한 땅 밑으로 멀리멀리 뻗어 나간 뿌리, 푸른 하늘을 향해 내민 수많은 가지 끝에는 어김없이 찾아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비밀의 화원 같은 다섯 번째 계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내 생애 일흔다섯 번째 봄을 지나며 조심스레 숨겨둔 꿈 하나 펼쳐 든다”며 “가지 끝에 머무는 햇살처럼, 초록 잎새 쓰다듬는 바람처럼, 그대의 고운 숨결이 머물다 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시인은 제31회 전북문학상, 제1회 바다와펜 문학상, 제8회 샘터문학상, 제8회 교원문학상, 제13회 신무군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저서로는 <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7 18:38

간결한 언어와 따뜻한 서정으로 삶을 노래하다…김계식 '별바라기'

“휴화산(休火山)이라면 몰라도//사화산(死火山) 취급은/하지 마시게//내 마음은/펄펄 끓고 있는 용암을 속 품은/화산이고도 한참 남는/활화산(活火山)이라네”(‘활화산’ 전문) 간결한 언어와 따뜻한 서정으로 삶의 의미를 노래하는 김계식 시인이 시집 <별바라기>(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자기성찰의 여백 속에서 큰 울림을 선사하는 시인은 그동안 단시, 산문시 등 다양한 형식을 감행하며 독특한 시 세계를 선보여왔다. “얼마만큼 갖고 싶으냐는/물음에/양손을 가슴너비만큼 폈다//겨우 그것 만큼이냐니까/이만큼만 빼고/나머지를 갖고 싶다고//이런 역발상 하나면/해결 못할 일이 무엇이랴”(‘역발상’ 전문) 이번 시집에서도 삶과 자연의 풍경에서 채집한 순간을 75편의 시로 써내려갔다. 김 시인은 찰나의 순간에서 유한한 삶의 속살과 현실을 꿰뚫는 놀라운 직관력을 짧은 서정으로 온전히 표현해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절제된 시행의 행간과 여백에 스며든 언어들은 정밀하다. 해설 대신 실린 심현옥의 신간 시집 <설익은 추억>에 관한 글도 찬찬히 읽어볼만하다. 김계식 시인의 아내로 살다가 진짜 시인이 된 심현옥의 생애 첫 시집에 대한 설명과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유려하면서 따뜻한 문장과 삶과 문학, 시에 대한 진솔한 성찰은 큰 울림을 선사한다. 1939년 정읍에서 태어난 시인은 2002년 전주교육장 정년퇴임 후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사랑이 강물되어> 단시집 <꿈의 씨눈> 시선집 <서른, 그 푸르른 별밭>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27 18:38

욕망에 대한 치열한 탐색, 장욱 시집 '흔들림을 놓는다'

30년간 시의 지층을 묵묵히 다져온 장욱 시인이 신작 <흔들림을 놓는다>(황금알)를 출간했다. 생의 근원적 문제와 내면에 잠복한 욕망을 향한 치열한 탐색으로 단단한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밀도 높은 시어를 구사해 깊은 사유와 감각을 펼쳐보인다. 장 시인은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와 같은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문제에 유독 관심이 깊다. 시인에게 존재론적 성찰은 인간이 삶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화두이며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 보고 있어서다. “나이가 들수록 등이 휘는 것은/잡다한 생각들 깨트려진 모서리를 가슴으로 끌어안기 때문이리라/(…중략…)/붉음 맑음 단단함, 나의 무게를 끌어안고 세상을 걷는다/너 유홍초꽃 작은 키 다치지 않게 껴안고 가리라”(‘밤송이는 등으로 걷는다’ 부분 ) 시인의 순정한 ‘나’ 찾기와 절대의 ‘신성’ 탐구는 시집 <흔들림을 놓는다>의 주요한 테마이다. 그는 신성을 포착하기 위해 예민한 감각의 촉수를 연마하고 주의 깊게 관찰해 독자들을 몰입의 경지로 안내한다. 총 59편이 수록된 시를 4부로 나눠 엮어낸 이번 시집은 유사한 어구를 반복하고 변주함으로써 유려한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시집 전편에 걸쳐 나타난 시인의 작시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시인은 행과 행 사이를 결행 처리하여 여백의 공간에서 사유할 시간을 제공한다. 이 같은 방법은 독자가 시를 읽을 때 시상을 따라 쉽게 흘러가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독자가 시행의 의미와 의도를 사색할 시간을 확보하여 깨달음을 얻게 하겠다는 의도다. 양병호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장욱 시인의 시 작업은 지상의 욕망을 탈색하는 정신적 고행과 닮아 있다"라며 "그는 욕망과 번뇌의 흔들림을 놓고 싶어 한다. 지상의 어둠과 갈등과 오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순수하고 자유로운 세계에서 유유자적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그는 자아가 더욱 맑아져 순정한 존재가 되기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장욱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났다. 1988년 <월간문학>에서 시조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시집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 <겨울 십자가> <조선상사화> <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등을 출간했다. 전주기전중학교 교장을 역임했고 풍남문학상과 한국예총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27 18:37

한국인의 뛰어난 솜씨는 어디서 왔나⋯이종선 고고학자, '솜씨 DNA' 발간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부터 양궁의 X-10 과녁 명중까지,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 흐르는 ‘특별한 솜씨’를 탐구한 책이 나왔다. 고고학자 이종선 씨가 최근 펴낸 <솜씨 DNA>(HOLIDAYBOOK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책은 ‘한국인의 뛰어난 솜씨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스포츠·산업·역사 현장에서 드러나는 한국인의 정교한 손기술과 집중력을 다양한 사례로 분석한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5종목 석권과 1988 서울올림픽 이후 10연패라는 대기록, 프로골프·펜싱 종목에서의 성과, 국제기능올림픽에서의 연이은 최상위권 입상, 그리고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까지, 이 책은 이 모든 성취의 저변에 흐르는 ‘솜씨의 힘’을 조명한다. 이 씨는 한국인의 솜씨 DNA를 설명하는 단서로 선사시대 유물인 ‘다뉴세문경’을 주목한다. 현대 과학으로도 재현하기 어려운 세밀한 문양을 지닌 이 거울은,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정교한 기술 감각과 손재주의 증거라는 것이다. 저자는 “반도체, 양궁, 골프, 펜싱 등은 단순한 훈련의 결과만이 아니라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 솜씨의 유전자, 즉 ‘솜씨 DNA’가 발현된 사례”라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잠재력을 탐구하는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이 씨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고고학, 미술사학, 인류학, 중국학을 공부했다. 홈암미술관 전 부관장, 현재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하가자, 수집학자, 박물관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7 17:21

황보윤 장편 소설 '신유년에 핀 꽃'

조선 정부가 천주교인들에게 가한 대규모 탄압을 소재로 한 소설 <신유년에 핀 꽃>(바오로딸)이 출간됐다. 황보윤 작가는 역사에 신유박해로 기록된 사건을 모티브로 천주교 사도 이존창과 청나라 출신 카톨릭 사제 주문모의 여정을 쫓는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신해년(1791년)부터 신유년(1801년)까지 10년에 걸쳐 있다. 소설은 밀사 윤유일이 북경에서 조상 제사가 우상숭배라는 주교의 밀지를 가져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1년 뒤 진산의 양반 윤지충이 모친의 상례를 유교식 제사가 아닌 천주교식으로 치르면서 사촌 권상연과 함께 참수되고 갈등은 심화된다. 종교가 아닌 학문으로 받아들여진 천주교는 실학이라는 흐름과 맞물려 학인들의 탐구 대상이 됐다. 부패한 지배 체제에 반발하며 민중 속으로 퍼져나갔고 진산의 순교로 당쟁 갈등으로 번졌다. 천주교 탄압이 점차 거세지면서 1975년 은밀하게 활동하던 중국인 선교사 주문모 신부의 체포 작전은 활개를 친다. 그렇게 신부의 도주와 잠행을 도운 신자들도 체포돼 순교한다. 작가는 주문모 신부가 사제품을 받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조선에서 겪은 어려 박해 상황을 편지 형식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해 극의 몰입감을 부여한다. 또한 세 번이나 배교(다른 종교로 개종하다)한 이존창의 배교 과정과 심리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소설은 갈등과 위기, 고뇌와 번민, 용서와 화해 그리고 뼈아픈 참회의 통곡이 한데 어우러져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한 시대의 인물들의 다양한 얼굴까지 생생하게 담아내 감정에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김연수 소설가는 추천사를 통해 “역사책에 건조한 문장으로 기록된 단편적인 사실을 다채로운 소설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문장들이 인상적”이라며 “신앙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따라간 것도 눈에 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카톨릭의 여명기를 이끈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가장 어두운 때가 지나면 새벽이 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황 작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우석대 경영행정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2009년에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 <모니카, 모니카> ,장편소설 <광암 이벽>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27 17:20

제12회 석정시문학상 소재호 시인 선정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는 제12회 석정시문학상에 소재호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석정촛불시문학상은 김사륜 시인이 뽑혔다. 전북일보와 부안군, 석정문학관, 석정문학회, 부안군문화재단,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가 후원하는 석정시문학상은 한국 문학사의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고결한 인품과 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신달자 시인이 맡았고 이숭원, 박종은, 이경아, 김영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석정시문학상 수상작인 소재호 시집 '나비 선율의 시'는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인간으로서의 독자적 자리를 확보하려는 창조적 개성이 두드러진다"고 평했다. 제12회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재호 시인은 “황혼기에 들어서서야 문학의 생리를 조금 터득한 정도의 우둔한 생애였지만 제 인생 문학이란 고난의 길을 운명처럼 맞이하여 줄곧 한 길로만 달려온 어귀찬 삶이었다”며 “문학에 대한 성취는 신석정 선생님의 문학정신에 매료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전설이며 종교”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8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후 전북문인협회 회장과 전북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시집 <이명의 갈대> <용머리고개 대장간에는> <압록강을 건너는 나비> <거미의 악보> <초생달 한 꼭지> <나비, 선율의 시> 등을 출간했다. 수상경력은 전북문학상, 성호문학상, 원광문학상, 녹색 시인상, 중산문학상, 목정문화상, 한국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등을 받았다. 석정시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올해 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자로 뽑힌 김사륜 시인의 시 '철공소 꽃 직원들'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상상을 축으로 대상을 재구성한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사위원들은 "리듬과 호흡의 정연한 배치가 돋보인다"며 "오랜 숙련의 과정을 거친 노력형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평했다. 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사륜 시인은 “문학적 여정을 묵묵히 응원해 주신 지인과 삶의 곳곳에서 깨달음을 전해준 모든 작고 낮은 존재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번 수상은 저에게 꺼지지 않는 정신의 촛불과도 같다. 앞으로도 그 촛불 정신을 이어받아 세상에 서정과 문학의 향기를 전하는 참된 시인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인주 묻은 태양의 행방'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디카시집 <사건의 발단>과 <이주민> 등이 있다. 현재 안산문인협회 이사와 웹진 시인광장 디카시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상패가 주어진다. 제12회 석정시문학상과 석정촛불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9월 27일 오후 3시 석정문학관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8.27 09: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 멜리사 마인츠 '깃털 달린 여행자'

한때 시간이 날 때마다 새를 보러 야외로 나가곤 했다. 가까운 전주천 외에도 만경강과 동진강, 새만금, 유부도, 강원도 철원, 전남 순천, 충남 서천, 경남 우포와 주남 저수지까지 이르는 강행군이었다. 그러다가도 새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시기가 다가오면 가슴이 먹먹해지곤 했다. 당연히 정해진 자연의 이치인데도 정겨운 모습을 당분간 볼 수 없겠구나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어느 날은 기대하지 않았던 반가운 새를 만난 적도 있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기다렸으나 보고 싶던 새를 보지 못하고 오는 날도 있었다. 사실 새를 공부하다 보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일이 너무 많다. 다른 종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종으로 하여금 새끼를 기르게 하는 번식 전략인 탁란은 애교에 불과하다. 그중 내가 가장 압도당했던 것은 쉬지 않고 1만 3천 킬로를 날아간다는 새 이야기를 들었을 테다. 공식적인 세계기록은 큰뒷부리도요(Bar-tailed Godwit, Limosa lapponica baueri)가 11일 동안 13,560km를 이동한 게 최고 기록이다. 큰뒷부리도요는 알래스카에서 호주 태즈매니아까지 11일을 쉬지 않고 날아갔던 것이다. 그 경이로움에 나는 말을 잃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추측만 해오던 이 새의 이동 비밀이 풀린 건 새에게 달았던 위성추적기 덕분이었다. 내가 풀리지 않던 숙제는 새는 어떻게 먹지도 자지도 않고 이동하는가였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처럼 쉼 없이 하늘을 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가능한 이유는 새가 뇌의 절반이 최소한의 기능만 하면서 쉬고 나머지 반만 깨어서 활동하는 단일반구서파수면(USWS)이라는 휴식상태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깃털 달린 여행자』를 읽으면서 내가 평소 새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철새가 길을 찾는 법, 이주 과정에 도사린 위험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다. 살다 보면 가끔 길 잃은 새가 발견되어 화제에 오르는 일이 있다. 우리가 흔히 미조(迷鳥)라고 부르는 길 잃은 새가 여기에 해당한다. 평소 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새 이야기를 들었을 때, 탐조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하기야 꿈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그런 새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나에게 항상 새는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나는 여전히 새 이름도 모르고 버벅거리지만 그 경이로운 탄생과 장대한 여정을 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 지친 나에게 생존을 위해 기나긴 여정을 택해야 하는 철새의 운명이나 회귀를 포기하고 텃새로 전락해버린 새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다. 과연 우리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가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들 때마다 오늘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늘을 날고 있을 새를 떠올린다. 그들이 긴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원한다. 우리들도,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08.20 18:53

훈훈한 일상 속 가족과 사랑 이야기, 김자연 '못 말리는 상장' 출간

훈훈한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타인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동화집이 출간됐다.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어린이들에게 문학의 즐거움을 전하는 창작동화 시리즈 ‘청개구리문고’ 52번째 작품으로, 김자연 작가의 신작 단편동화집 <못 말리는 상장>(청개구리)을 펴낸 것. 이번 단편동화집에는 유쾌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동화 세계를 보여주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부터 우스꽝스러운 도깨비까지 등장해, 가족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존중, 응원을 일깨우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표제작 ‘못 말리는 상장’에서는 말썽꾸러기 기똥찬을 변화시키는 엄마의 재치가 돋보이며, ‘대장 도깨비 구름 버스’와 ‘꿀떡꿀떡 팥죽이’는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유쾌한 재미와 함께 은혜와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그 외 ‘눈사람 떡볶이’는 성이 다른 남매 사이의 따뜻한 정을, ‘또와 불고기’는 서로 진심으로 아끼는 가족 간 사랑을, ‘막대사탕 오빠’는 장애가 있는 오빠의 진심 어린 사랑을 담아내며 다채로운 가족 이야기를 선보인다. 김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번 단편동화집은 <초코파이> 출간 이후 5년 만의 신작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 타인에 대한 존중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단편 동화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족이라는 말 속에는 매우 다양한 층위가 담겨 있다. 보편적으로 가족은 따뜻함과 헌신적 사랑을 상징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가족의 긍정적 의미를 일반화해 전달하는 것은, 가족이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좀 더 경쾌한 나를 담아 맛있고 재미있는 동화를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김제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다. 1985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대표작으로 동화집 <거짓말을 팝니다>, <초코파이>, <수상한 김치 똥>, <항아리의 노래>와 동시집 <피자의 힘>, <감기 걸린 하늘> 등이 있다. 현재 아동문학잡지 <동화마중>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0 18:52

삶의 궤적을 시로 담다⋯송하진 시집 ’모란 속을 걷다‘

“청명한 어느 봄날/ 나는 천천히 모란에게로 다가갔다/ 모란 앞에 서서 모란이 눈치채지 못하게/ 찬찬히 모란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안심한 모란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나는 두려운 눈으로 모란의 속을 들여다보았다/(중략) 모란을 만나 모란의 깊은 속을 걸으며/ 나는 드디어 모란에 대한 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것일까/ 모란이 살며시 팔을 뻗어 나를 껴안았다/ 나는 모란의 품에 안겨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이제야 나는 당신을 조금씩 알 것 같아요.“(시 ‘모란 속을 걷다’ 부분) 꽃잎이 흩날리는 길을 따라 걷듯, 시인은 또 한 권의 시집으로 독자 곁에 다가왔다. 민선 전주시장과 전라북도지사를 역임하며 오랜 세월 공직에 몸담았던 송하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모란 속을 걷다>(인문학사)를 내놓았다. 지난 시집 <모악에 머물다>, <느티나무는 힘이 세다>에 이어 펴낸 이번 작품집은 자연과 삶에 대한 성찰을 담백한 언어로 길어 올린다. 송 시인의 시는 늘 움직인다. 한곳에 머무르기보다 바람처럼 종횡무진 시공간을 주유하며, 구름처럼 유유자적 산하를 유랑한다. 그러나 그 방랑은 목적 없는 배회가 아니라, 만나는 모든 사물과 눈을 맞추고 소박한 애정을 투사하는 순례다. 세계의 모든 존재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자각이 그의 시적 태도의 바탕에 자리한다. 이번 시집 역시 기행 시의 면모를 보이지만, 단순한 여행의 감흥에 머물지 않는다. 자연 속 사물과의 소통을 통해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유교의 근검 실천, 불교의 연기 사상, 도교와 노장의 자유정신 등 동양사상의 전통을 품으면서도, 삶의 이정표를 무욕·자유·성실이라는 원리에서 찾는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낭만주의적이면서도 순수 서정시의 성격을 함께 지닌다. 출간을 맞아 만난 송 시인은 시의 사회적 기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무엇이든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시 역시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체 운동을 한 것도 한글이 주인 되는 글쓰기를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시도 개인적 위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풍진 세상/ 사는 일이/ 참 어렵네요/가는 일도/ 오는 일도/ 오다가다 멈추는 일도/ 모두 다 어렵네요/ 어느 때인가/ 누군가 나를/ 오라, 가라, 멈추라 했으면 좋겠어요/ 신호등이 되어주세요”(시 ‘신호들이 되어 주세요’ 중 발췌) 그래서 그의 시는 의도적으로 쉽고 단순한 언어를 선택한다. 송 시인은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시는 오히려 위선일 수 있다. 차라리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가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의 말처럼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 언어, 따뜻하고 포근한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정치인으로 기억되던 그가, 다시 시인으로서 독자 앞에 서 있다. <모란 속을 걷다>는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이자 자연과 인간, 그리고 더불어 사는 세계를 향한 조용한 노래다. 모란 꽃잎처럼 겸허히, 그러나 묵직한 울림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0 18:52

전북작가회의, 8월 ‘문학산책’⋯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 개최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시민과 함께하는 정기 문학 행사 ‘문학산책’을 오는 21일 오후 6시 30분 전북작가회의 사무실(전주시 완산구 중산중앙로 35, 302호)에서 연다. 이번 행사는 김헌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며, 전북 문단을 이끌어온 중견 문인 장은영 작가, 김춘기 시인, 한상준 소설가가 초대 작가로 참여한다. 동화작가 장은영은 <광대 특공대>를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와 전승의 의미를 짚는다.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전주부윤 이윤경이 광대들을 동원해 왜구를 무찔렀다는 <조선왕조실록>과 <기재잡기> 기록을 토대로 창작된 작품으로, 조선시대 광대들의 삶과 활약을 생생하게 담아낸 성장 동화다. 김춘기 시인은 첫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을 소개한다. 그는 “풍화된 기억을 소환하며, 자본 도시의 욕망에서 비켜선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노래한다”는 평을 받으며, 시를 통해 삶의 아픔과 농경문화의 기억을 치유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한상준 소설가는 단편집 <미완의 귀향>으로 독자와 만난다. 작품은 농민 백남기, 반체제 학자 송두율, 교육운동가 서미림 등 사회와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올곧은 세상을 위해 헌신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강희 회장은 “작가의 글쓰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인정투쟁이 담겨 있다”며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온 세 분 문인의 발자취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세 작가의 작품이 전시·판매되며, 행사 후 저자와의 기념 촬영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간단한 저녁 식사 자리도 마련된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8.20 18:5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김란희 '금딱지와 다닥이'

SNS에서 우연히 『금딱지와 다닥이』(비공)란 동화책을 접했다. 제목이 특이해서 내용이 궁금했던 차였는데 그 책이 얼마 전 내게 왔다. 인연이란 이렇게 부지불식간에 맺어지는 것이었다. 작가 김란희는 91년도 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통일상을, 2005년에 <창비어린이>에 「외삼촌과 누렁이」로 등단했다. 지금은 전주에서 동화작가이자 문화해설사로 활동 중이시라니 모르긴 몰라도 오다가다 마주쳤지 싶다. 그래서인지 동화집에 더욱 애정이 간다. 『금딱지와 다닥이』는 ‘글 쓰는 일이 세상에 덜 부끄럽고 사람들에게 조금만 미안하면 좋겠다’라고 말한 김란희 작가의 첫 단편동화집이다. 작가가 긴 시간 가장 정제된 단어로 직조한 아홉 편의 단편은 블링블링한 필터 대신 원본 그대로의 현실을 담아냈다. 덕분에 동화를 읽는 내내 공포 영화를 보듯 섬뜩하면서도 통쾌했고, 불편하면서도 복숭아 스파클링을 마신 듯 달콤하고 짜릿했다. 김란희 동화의 또 다른 묘미는 사투리 구현에 있다. 한 지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지역 사투리를 문장으로 맛깔나게 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란희 동화에 실린 사투리는 자연스럽다 못해 능청스럽다.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찰지고 실감 난다. 단편 각각에 등장하는 할머니 캐릭터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외국인들 돌보면 돈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라며 아들만 보면 잔소리를 쏟아붓는 「외삼촌과 누렁이」의 할머니가 외강내유형의 우리네 어머니 모습이라면, 천애고아인 착한 솜이를 위해 새 부모를 점지해 준 「아기가 된 솜이」의 당산나무 할머니는 삼신할머니나 마고할미 같은 여신의 모습이다. 소외된 어린이를 향한 작가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엄마 밥 줘」와 「가슴이 자라기 시작할 때」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자신의 결핍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성공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이들이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식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다른 어떤 폭력보다 진한 상흔을 남긴다. 사랑이라는 핑계로 가하는 폭력 앞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김란희 작가는 에둘러 말하기보다 극사실주의적으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니 이 책은 어른이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욕망을 좇느라 그간 잊고 있던 진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광재 소설가는 ‘글은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재주로 쓰는 게 아니라 문학을 삶의 영역 안에 끈질기게 보듬고 있는 자가 쓰는 것이다. 지금 쓰는 글이 어느 지점에 가 있는지, 과연 무엇이 되기는 하는 것인지 그런 계산 따위 아예 없이 그저 한 발짝 씩 걸음을 떼는 사람(P.188)’이라는 말로 쓰는 김란희 작가를 정의한다. 재주로 글을 쓰기보다 끈기로 글을 쓴 결과가 『금딱지와 다닥이』에서 오롯이 느껴진다. 명징한 문장과 분명한 주제 의식을 겸비한 김란희 작가의 차기작이 무척 기대된다.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동화)에 당선됐다. 장편동화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사춘기, 우리들은 변신 중』(공저) 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등이 있다. 동화『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는 2025년 전주올해의 책에 선정 됐다.

  • 문학·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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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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