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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법인화, 공연계 활력될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 국립극단의 재단법인화 계획이 포함된 것에 공연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화부가 30일 발표한 계획이 따르면 국립극장의 전속 단체 중 하나인 국립극단은 내년 재단법인으로 전환돼 독립 단체로 거듭난다. 일단, 국립극단의 법인화는 침체된 연극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창단 60주년을 맞는 국립극단은 명배우들의 산실 역할을 해오며 한국 연극의 산증인 노릇을 해왔지만, 근래들어 대중의 외면을 받으며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진부한 레퍼토리와 정년이 보장되는 전속 단원제에 안주한 채 긴장감이 떨어지는 일부 배우들의 타성에 젖은 연기로 동시대 관객과 제대로 호흡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극단이 법인화되면 홍보, 마케팅, 흥행 등 운영을 극단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밖에 없게 돼, 자연스레 극단의 질적 향상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연극계의 전망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도 2005년 서울시 산하의 세종문화회관에서 독립해 재단법인으로 탈바꿈한 뒤 단원 개개인의 역량과 단체의 연주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국립극장의 뿌리인 국립극단이 법인화하면 솔직히 국립극장 입장에서는 아쉽다"라며 "하지만 침체된 연극계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립극장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극단이 안주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 시장에 던져져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며 "국내 연극계에서 가장 큰 상징성을 지니는 국립극단의 변신은 연극계 전반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립극단의 법인화는 정부나 지자체 산하 다른 예술단의 법인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00년 국립극장 산하의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이 한꺼번에 재단법인화됐을 때처럼 국공립 예술단체 법인화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립극단의 법인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무용단 등 국립극장의 나머지 산하 단체도 결국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 국립극장과 유사한 산하단체를 거느리고 있는 세종문화회관도 과거 몇 차례 법인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 국립극단처럼 전속 단원을 두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로는 서울시극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합창단 등 5개가 있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현재로선 법인화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며 "법인화하면 단체마다 별도의 사무국을 둬야하는 등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는 만큼 신중히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향이 단기간 크게 발전한 이유도 카리스마 있는 지휘자가 부임해 조직을 정비한 덕분이지, 단순히 법인화됐기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10.05 23:02

추석연휴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 '공포물?'

추석 연휴가 주말을 끼었더니 극장가가 확연히 다르다. 추석맞이 개봉 영화 편 수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은 설, 추석을 겨냥해 개봉하던 가족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보다 공상영화나 공포영화가 더 많다는 것이다. 추석 전주에 개봉한 영화들도 꽤 있고, 오래 전 개봉한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어 볼만한 영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추석이 3일 뿐이라는 사실이 이미 공포다.▲ 써로게이트 (액션, 스릴러/ 88분/ 15세 관람가)영화 제목 '써로게이트(Surrogates)'는 영어 단어로 '대리' 혹은 '대행자'라는 뜻이다. 가까운 미래, 인간의 모든 생활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이 만들어진다는 가정에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인간들은 집 밖으로 나올 필요 없다. 모든 일은 써로게이트가 대신 해주고, 사고 위험까지도 보호받는다. 그리고 인간들은 일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느 날, 써로게이트 하나가 파괴되고, 로봇의 주인이자 모델인 실제 인간까지 죽임을 당한다. FBI요원 그리어(브루스 윌리스)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죽음을 당한 인간이 써로게이트 최초 아들임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은 더한다. 영화는 '인간에 대한 로봇의 배신'이나 '로봇의 인격 문제' 같은 진부한 SF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멋진 몸매와 잘생긴 얼굴을 가진 써로게이트가 자신의 본 모습이라고 믿는 인간들의 이면을 꼬집는다. 공상 영화로는 괜찮은 소재. 배우나 시나리오 구성은 평균 이상이지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로봇들이 아쉽다.▲ 게이머 (액션, SF/ 94분/ 18세 관람가)18세 이상 영화로 판정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야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영화 '게이머'는 후자의 경우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잔인하고 자극적이다. '슬레이어즈'라는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가상의 캐릭터로 오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에 사형수와 무기징역수가 미래의 진보된 마인드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게이머들의 조정을 받는 것. 죽음을 앞둔 사형수와 무기징역수의 자유를 거머쥐기 위해 필사적으로 서로를 죽이지만, 아직까지 면죄부를 받은 사람을 한 명도 없다. 이 잔인한 게임 속에 사이먼이라는 소년이 조정하는 케이블(제라드 버틀러)은 9번이나 우승을 하며 놀라운 활약을 펼친다. 이대로라면 면죄부을 얻을 수도 있을듯. 하지만 게임 개발자인 켄 케슬(마이클 C. 홀)은 그를 놔주지 않으려 하고, 케이블은 자유를 위한 반란을 주도한다. 앞서 말했듯 잔인한 액션이 이 영화의 특징. 화면과 음악 덕택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 틀에 박힌 엔딩은 안타깝지만, SF 영화다운 소재는 칭찬해주고 싶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공포, 스릴러/ 82분/ 18세 관람가)많은 공포 영화들 중에서 이렇게 사람이 깔끔하게(?)죽는 영화는 못 봤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은 사람을 죽이는데 몇 초 걸리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기본 줄거리는 누군가 순간 불길한 전조를 예감하고 여러 사람이 죽음을 피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죽음을 피했던 순서대로 다시 죽음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이번 4번째 시리즈에서는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서 레이싱 카들의 연쇄 충돌로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지만 미리 예감한 닉(바비 캄포) 덕분에 친구들과 그는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하지만 그 뒤 차례로 친구들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과장된 죽음 이야기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유도 비현실적인데다 죽는 모습도 과장돼 공포감보다는 허무함이 드는 것이 사실. 그래도 3D영화답게 감각 있는 후반부 장면과 눈에 띄는 영화의 도입부는 괜찮다.▲ 지난 주 개봉작들 중에서는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국가대표'는 감독판으로 새로 개봉했다. 오리지널을 본 관객이라도 다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해운대'와 '애자'도 사랑 받고 있다. 추석과 상관없이 전주부터 개봉한 영화도 있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페임'(뮤지컬/ 106분/ 12세 관람가). 예술 분야의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예술 학교를 배경으로 정열과 끼가 넘치는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이야기다. 젊음의 패기와 꿈을 느낄 수 있지만 스토리는 아쉬움이 든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해서 스토리에 대한 욕심을 좀 버린다면 용서는 될 것 같다.'내 사랑 내 곁에'(드라마/ 121분 12세 관람가)는 분명 할 말이 많은 영화다. 흔해 빠진 사랑 얘기라는 평도 있고 배우의 열정이 돋보인다고도 한다. 루게릭병 환자 역할을 하기 위해 살을 20kg이나 감량했다는 배우 김명민씨를 투혼만으로도 꽤 괜찮은 영화. 여자주인공인 하지원씨과 김씨의 연기가 돋보이긴 하지만, 대사와 시나리오가 어설픈 감이 있다. 12세 관람가 치고 조금 강도 있는 베드신도 걸리고, 자극적인 편집도 눈에 거슬리는 면이 있다.

  • 영화·연극
  • 이지연
  • 2009.10.01 23:02

'북극의 눈물' TV다큐서 영화로…

'북극의 눈물'은 북극 거주민 이누이트와 이 지역에 사는 동물들의 삶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참상을 고발한 TV 다큐멘터리다.작년 12월 MBC를 통해 전파를 탄 후 다큐멘터리로는 높은 시청률(12.1%)을 기록하고,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오는 15일 극장판으로 개봉하는 '북극의 눈물'은 이러한 TV판을 크게 압축했다. 편당 6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3편(제작일기 제외)으로 구성된 TV판은 극장판에서 81분으로 줄어들었다.편집 과정에서 내용이 반 토막 났지만, 이야기 전개는 껄끄럽지 않은 편이다. TV판 자체가 기승전결의 구조보다는 에피소드식 구성을 따르고 있어 어느 한 부분을 편집해도 전체 내용을 크게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영화는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누이트의 현실과 먹잇감이 부족해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상황 등 지구온난화에 대한 비판을 집중 부각했다.특히 대형 앵글을 사용해 빙벽이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은 큰 화면이 주는 장점을 잘 살렸다. 북극의 단조롭지만 광활한 풍경도 큰 스크린에 어울린다.그러나 에피소드식 구성 탓에 어떤 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은 떨어진다. 요컨대 클라이맥스가 없어 전반적으로 밋밋하고, 영화적으로 잘 직조됐다는 느낌이 부족하다. TV판에 비해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전체관람가.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30 23:02

짧은 추석 DVD로 즐기자

연휴 기간이 짧은 데다가 신종플루 때문에 나들이도 걱정스러운 올해 추석 연휴에는 집에서 DVD를 보며 일상의 피로를 푸는 건 어떨까.픽사의 컬렉션과 한국 영화 흥행작 등 다양한 영화 DVD들이 추석 대목을 노리고 출시됐다.◆ '픽사'와 함께 떠나는 애니메이션의 세계 = '토이스토리' 이후 최신작 '업'까지 픽사는 CG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을 양산해왔다. 픽사의 대표작 11편을 묶은 '픽사 얼티밋 컬렉션 박스세트'가 추석을 앞두고 출시됐다.첫 CG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애니메이션계의 혁명을 불러온 존 레새터 감독의 '토이스토리'(1995)를 비롯해 괴물들의 세계를 섬세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몬스터 주식회사'(2001), 아들 '니모'를 찾아나선 아버지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담은 '니모를 찾아서'(2003), 배불뚝이로 변한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활약상을 그린 '인크레더블'(2004) 등이 포함돼있다.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생쥐 래미의 이야기 '라따두이'(2007), 초반 30분간 최고의 서정미를 보여주는 '월E'(2008), '픽사단편 콜렉션' 등도 볼 수 있다.◆ '코미디에서 액션까지' 인기 한국영화 = 올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인 '7급 공무원'이 지난 23일 출시됐다. '검은 집'의 신태라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400만명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국정원 현장 요원 수지(김하늘)는 일 때문에 남자친구 재준(강지환)에게 거짓말을 밥 먹듯 하다가 차이고 만다. 소심한 성격의 재준은 수지의 거짓말에 상처받고 훌쩍 유학을 떠났다가 3년 뒤 돌아와 국정원에 취직하고 둘은 재회한다.배우들이 몸을 던지는 슬랩스틱과 호들갑스러운 한판 소동극,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 다투는 스크루볼 코미디가 이리저리 뒤섞여 있어서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즐길 수 있는 영화다.지난 16일 출시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은 누아르에 강점을 보여온 김지운 감독의 독특한 연출과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호연이 빛나는 한국형 웨스턴 영화다.1930년대 만주가 배경이다. 청나라 때 숨겨진 보물의 위치를 담은 지도가 발견되고 이를 차지하려고 '좋은 놈'과 '나쁜 놈', '이상한 놈', 즉 도원(정우성), 창이(이병헌), 태구(송강호)가 달려든다.사나이들의 피 끓는 모험담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이 작품은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김치웨스턴'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으며 흥행에도 성공해 지난해 669만명을 동원했다.◆ 음악 영화나 일본영화도 있다 = 리메이크작 '페임'이 최근 개봉한 가운데 1980년 알란 파커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던 원작 '페임'이 블루레이로 24일 출시됐다.노래, 춤, 연기, 연출 등 예술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예술학교를 배경으로 젊은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을 그렸다.음악에 맞춰 모든 학생이 거리로 뛰쳐나가 춤추는 장면 등 인상적인 장면을 고화질의 블루레이로 감상할 기회다.국내에서 가모메 식당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요시노 이발관'도 같은 날 출시됐다.'요시노 이발관'은 심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조용한 영화다.시골 마을 소년들이 벌이는 반란은 유쾌한 웃음을 주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과 소박한 캐릭터들은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뜻한 작품이어서 추석에 보기에 제격이다.24일 출시된 '코렐라인 비밀의 문'은 크리스마스 악몽으로 주목을 끈 헨리 셀릭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아이와 가짜 부모와의 싸움을 그린 영화다. '우주전쟁', '아이 엠 샘'의 다코타 패닝, '위기의 주부들'의 테리 해처가 목소리 주연을 맡았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29 23:02

"'명성황후' 전설 '영웅'으로 이을 것"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인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가 초연됐다. 1천회 공연을 앞둔 지금까지 120만 관객을 동원한 대작으로, 오는 11월 또다시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올해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인 내달 26일 대형 뮤지컬 '영웅'도 LG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인다. 명성황후와 안중근, 역사 속의 두 인물을 무대 위에 부활시킨 주인공은 에이콤인터내셔날의 윤호진 대표이다. 야심 차게 내놓는 신작 '영웅'과 창작뮤지컬의 대표작 '명성황후'의 연이은 공연을 앞두고 그를 만났다. 윤 대표는 "'명성황후'도 100주기에 맞춰 공연했듯이 작품은 태어나는 순간의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영웅'도 가장 강도가 센 시점인 100주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며 "왜 우리에게 나라가 필요한지, 후손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계기가 될 작품"이라고 말했다. 역사 속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는 "우리 이야기를 해야 외국에서도 빛이 난다"며 "우리가 먼저 감동했을 때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웅'에는 '명성황후'와 연결되는 고리가 있다. 안중근은 법정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5가지 이유 중 첫 번째로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라고 밝힌다. 명성황후가 가장 총애했던 마지막 궁녀로 설희라는 가상의 인물도 설정했다. '영웅'은 35억원을 들여 3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명성황후'는 1995년 당시로는 막대한 수준인 12억원을 투입했다. "제작비가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볼거리와 감동이 있습니다. '영웅'은 마지막 세 장면에서 관객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명성황후'의 경험이 큰 힘이 됐지만 동시에 '명성황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한다. "15년 전 '명성황후'는 아무것도 없이 의욕만으로 만들었는데 이제는 진일보된 작품을 만들어야죠. '명성황후'가 아날로그라면 '영웅'은 디지로그라고 할까요. 브로드웨이에서도 못 본 장면을 보여 드립니다." 하얼빈역에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안중근 의사가 저격하는 장면이 윤 대표가 꼽는 '영웅'의 하이라이트다. 100년 전 이야기이지만 기차가 공중으로 뜨는 등 스펙터클한 무대로 만들어 요즘 관객의 감각에 맞췄다. '영웅'에서 안중근은 류정한과 정성화가 번갈아 연기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배우들이다. 윤 대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역할이어서 두 사람이 매일 교대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큰 테두리는 같지만, 류정한은 냉철한 카리스마를, 정성화는 인간적인 고뇌를 잘 드러낸다"고 말했다. "사실 '명성황후'를 만들고 워낙 힘들어서 안중근을 다룬 작품을 만들기까지 고민도 많았어요. 하지만, 아기를 낳을 때 다시는 안 낳겠다면서도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지듯이 관객의 환호를 보면 다시 힘이 나죠."'영웅'이 '명성황후'에 이은 또 다른 한국 뮤지컬의 전설이 될 것으로 윤 대표는 기대한다. 두 작품이 전용극장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외국인들을 맞는 게 또 하나의 바람이다. 그는 "'명성황후'가 아직도 사랑받는 것은 작품의 힘 때문"이라며 "감동의 깊이가 컸기에 파장이 길었고 '영웅'도 그 뒤를 이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명성황후'는 내달 8일 일본 구마모토현의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에서 특별공연을 한다. 명성황후 시해자 대부분의 출신 지역인 이곳에서 열리는, '명성황후'의 첫 일본 공연이다. 윤 대표는 "진정한 이해와 화해를 위해 민간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연"이라며 "조심스럽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서로 응어리가 풀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28 23:02

밑바닥 사람들의 부성애 담아내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친 남자들의 이야기 '부산'의 출연진들은 배우 김영호의 카리스마에 기가 죽었다고 입을 모았다.23일 오전 압구정 예홀에서 열린 영화 '부산'의 제작보고회에는 박지원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참석해 촬영 뒷얘기를 들려줬다.김영호는 "처음 만났을 때 고창석이 나보다 선배인 줄 알고 벌떡 일어나 인사를했는데 못 봤는지 그냥 지나치더라"며 "한참 선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고창석은 "이해할 수 없다. 인사를 제대로 못 한 것도 기가 죽어 그런 것"이라며 맞받아쳤다.김영호의 아들로 나오는 유승호 역시 "(김영호가) 첫 느낌이 무섭고 카리스마가넘치는 인상이어서 시작할 때 '힘들겠다' 생각했다"고 거들었다.김영호는 친아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거칠게 살아가는 보도방 사장 태석 역을 맡았다. 고창석이 맡은 강수는 태석의 아들인 종철(유승호)을 18년간 키웠지만,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는 양아치다.박지원 감독은 "법의 테두리를 조금 벗어나 사는 밑바닥 인생의 인물들이 부성애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가진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맞는 장면을 찍었다는 고창석은 "다른 영화같으면 3일로 나눠 찍어도 될 것을 26시간 동안 찍으면서 맞아 많이 힘들었다"며 "감독에게 내년에 사비를 털어서라도 단편 영화를 찍을 테니 꼭 출연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한 유승호는 "지금까지는 어렸기 때문에 엄마가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었는데, 이제는 내가 알아서 열심히 해서 한 작품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촬영을 3월부터 했는데 이런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한 건 8월쯤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보면 저건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아요. 저에게 연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기 때문에 성인이 돼서 감독님과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어요."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24 23:02

부산국제영화제 인기 뜨겁다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예매시작 1분 35초 만에 완전 매진됐다.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1일 오후 5시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 인터넷 예매를 실시한 결과 개막작인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1분 35초 만에, 폐막작 '바람의 소리'도 예매 시작 8분 10초 만에 완전매진됐다고 밝혔다.이로써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도 1분 30초 만에 매진된 데 이어 올해 개막작도 2분 이내의 빠른 매진을 기록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안정적인 예매시스템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영화는 매번 빠른 매진기록을 세웠다.제7회 개막작인 '해안선'은 2분 4초, 제6회 개막작 '흑수선'은 2분 28초, 제11회 개막작 '가을로'는 2분 45초 만에 각각 매진을 기록했다.개.폐막작 예매를 마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 외국인 예매시스템을 구축해 외국인은 물론 해외에서도 실시간 예매가 가능해졌다.또 인터넷으로 구매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개.폐막작 입장권 각 300장을 현장 판매분으로 남겨뒀으며 현장 판매분은 개.폐막식이 열리는 다음 달 8일과 16일 당일 오후 4시부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 매표소에서 판매한다.개.폐막작을 제외한 일반 상영작 예매는 23일 오전 9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특집페이지(http://piff.kr)를 통해 예매하며, 인터넷 예매 외 휴대전화 예매서비스 '모바일 PIFF'와 부산은행 전국 각 지점, 전국 GS25 매장 등에서도 입장권을 구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23 23:02

추석 극장가 '풍성' 골라보는 재미 '쏠쏠'

올 추석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거나 여행을 가기 부담스럽다면 극장을 찾는 것도 한가위를 즐기는 한 방법.추석을 맞아 한국영화로는 가을에 어울리는 본격 멜로물 '내사랑 내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흥행 채비에 나서고, 할리우드 영화는 흥행의 블루칩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하는 '써로게이트', 최근 주가를 올리는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게이머' 등이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다.여기에 '페임'이나 '원위크'와 같은 음악영화, 올 여름 인기를 끈 스포츠 영화의 계보를 잇는 '나는 갈매기다', 공포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까지 다양한 상찬이 골고루 포진했다.◆ 가을을 수놓는 멜로영화들 = 본격 멜로물을 표방한 '내사랑 내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오는 24일 나란히 개봉한다.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그를 간호하는 아내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사랑 내곁에'는 최루성이 강한 영화다.김명민이 루게릭병에 걸린 종우 역을, '해운대'로 1천만 배우로 거듭난 하지원이 종우를 사랑하는 장례지도사 '지수'를 맡았다.김명민이 20㎏을 감량해 화제를 낳았던 이 영화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인다.'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 민자영(수애)과 그의 호위무사 무명(조승우)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사극 멜로다. 조선 말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이뤄질 수 없는 두 사람의 연정을 그렸다.조승우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데다 수애가 데뷔 후 첫 베드신에 도전했다는 흥행요소는 있지만, 액션장면이나 음악을 사용하는 데 있어 다소 과하다는 인상을 준다.명성황후 시해사건 당시 최후까지 일본 자객들과 싸운 시위대장 홍계훈 장군을 모티프로 한 야설록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분홍신'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의 작품.◆ 할리우드 영화들…음모를 파헤쳐라 = 내달 1일 나란히 개봉하는 '써로게이트'와 '게이머'는 모두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다.'써로게이트'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복귀작이다. '써로게이트'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계의 무한한 능력을 결합한 대리 로보트를 의미한다.브루스 윌리스가 미궁에 빠진 써로게이트 살인사건을 수사하다가 이와 관련된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브루스 윌리스가 조사관 '그리어'와 그의 써로게이트로 1인2역을 맡아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터미네이터 3'를 만든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작품이다.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게이머'는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액션물이다. 이 게임은 가상이 아니다. 실제 사형수들이 게임 속 캐릭터가 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게임이다. 버틀러는 이 게임의 캐릭터 '케이블'역을 맡아 장쾌한 액션을 선보인다.마크 네벨다인과 브라이언 테일러가 '아드레날린 시리즈' 이후 다시 한 번 공동연출했다. 한국계 배우 아론 유도 출연해 눈길을 끈다.◆ 가족영화는 어떨까 = 오는 24일 개봉작 '날아라 펭귄'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인권 영화다. 하지만 고리타분한 훈계만 있지는 않다. 적당한 수준의 코미디도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가서 보기에 괜찮은 영화다.영화는 제목만큼이나 귀엽고 유쾌하다. 누군가 책상에 모여 앉아 토론하는 인권이 아니라, 내 이야기이거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박장대소할만한 웃음을 선사한다.조기영어교육과 직장 내 차별, 기러기 아빠, 그리고 황혼이혼 등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임순례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고, 웃음 뒤에는 다시 한 번 곱씹어보아야 할 가치들도 있다.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도 같은 날 개봉한다. TV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지 10년 만에 극장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것.온 가족이 함께 나선 휴가지에서 우주에서 떨어진 '엉덩이 폭탄'이 흰둥이의 엉덩이에 찰싹 달라붙는다. 엉덩이 폭탄이 지구를 폭파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제우주감시센터 응카(U.N.K.A)는 흰둥이 엉덩이에서 떨어지지 않는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흰둥이를 우주로 날려보낼 계획을 세운다.'짱구는 못말려'는 우스이 요시토의 원작 만화는 1990년 잡지에 연재되기 시작해 1992년부터 TV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극장판은 1993년 이후 매년 한 편씩 제작됐다.◆ 음악, 스포츠, 예술 영화와 함께 = 올 제천영화제가 소개한 '원위크'는 24일 개봉한다. 결혼을 앞둔 벤(조슈아 잭슨)은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대신 혼자만의 여행을 선택한다.샘 로버츠의 '하드 로드', 스타스의 '캘린더 걸' 등 11곡의 아름다운 음악이 벤의 여행길과 함께한다.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감성을 전하는 영화다.30년 만에 리메이크된 '페임'(24일 개봉)은 19살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세계 투어를 연출하고 엔싱크,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팝스타들의 안무와 뮤직비디오를 만든 신예 케빈 탄차로엔이 오디션을 거쳐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다.사운드트랙 책임 프로듀서까지 겸한 탄차로엔 감독은 뮤직비디오 연출가답게 화려한 볼거리와 빠른 호흡을 보여준다.이 밖에도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출연하는 스포츠 영화 '나는 갈매기'(9월26일 개봉), 공포 스릴러 장르인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10월1일 개봉), 러브스토리 '벨라'(10월1일 개봉), 지구에서 사는 법(9월24일 개봉)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추석 극장가를 공략한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9.22 23:02

허욕 사로잡힌 '현대인 꼬집기' 전주시립극단 '귀족수업'

두시간 러닝타임 동안 암전은 단 두 번 뿐. 무대 위에 배우가 숨을 곳은 없다. 특히 주인공 '쥬르댕'역의 이병옥씨는 시종일관 노출돼 있다.평소 주연 대신 개성있는 조연에 이름을 더 많이 올리던 이씨에게 '쥬르댕'의 무식한 언행과 민망한 신체표현은 일도 아니지만, 작품 하나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또 다른 일. 게다가 청음보다 탁음에 가까운 목소리는 번역극에 절대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배우 이병옥'과 귀족 신분을 동경하는 돈 많은 중산층 '쥬르댕'은 썩 잘 맞아떨어진다.전주시립극단 제86회 정기공연 '귀족수업'의 캐스팅을 직접 한 조민철 상임연출은 "자기 역에 대한 연구가 대단한 배우"라며 "배역을 파고 들어가는 성실함이 엄청난 체력과 연기력을 요하는 '주르댕'역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몰리에르의 '귀족수업'은 프랑스 최고의 코미디연극. 한마디로 관객들은 즐겁지만,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직업 특성이 확실하고 정확한 만큼 배우들에게는 힘든 작품이다. 그러고 보니 웬만해서는 몸무게가 늘거나 줄지 않는 배우들이 살짝씩 야위었다. 발레에, 펜싱에, 귀족들이 받는 수업을 소화해 내느라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 탓이다.우울한 사회 분위기에 고전희극을 선보이게 됐지만, 허욕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은 마냥 웃고 즐거워만 할 수 없다. 조 상임연출은 "꾸짖는 듯 정색하지 않고 유쾌한 방식으로 깨우침이 이뤄지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극 초반 '금전에 집착하는 예술'이 가여워 보이지만, "모든 귀족들이 그렇게 합니다."라는 반복되는 대사에 이내 곧 주제는 한 졸부를 향한 비웃음이라는 걸 알게 된다.작품을 통해 부르주아, 귀족, 성직자들을 호되게 비판했던 '프랑스의 셰익스피어' 몰리에르의 천재성과 위대함은 희곡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덕분에 원작에는 별로 손을 대지 않았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와 치밀한 극적구조는 호흡 짧은 요즘의 코미디를 넘어선다. 루이 14세의 주문으로 단 이틀만에 써낸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 좀처럼 보기 힘든 프랑스 작품에 새로운 관객 발굴은 덤이다.공연은 18일 오후 7시30분, 19일 오후 3시·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 275-1044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9.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