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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공보건의료와 국립대병원 역할 - 김영곤

보건의료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따라서 여러 주체들의 다양한 사익(私益)에 대하여 공공성 보장 우선의 원칙은 정당성을 갖게 된다. 이 원칙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사회적 형평성 달성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된 계기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2000년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03년 참여정부의 공공보건의료 확충 계획으로 체계를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참여정부는 국립의료원의 국가중앙의료원화, 암겴英?등 국가보건사업을 담당할 국립대병원 중심의 권역 공공의료체계 확립, 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거점병원 확충, 지역보건기관의 기능을 개편해 공공보건의료체계를 확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틀에서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정책은 옳다. 서민층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양적겵珦?수준이 매우 낮아 의료이용의 계층화 우려가 있었다. 공공병원은 시설겴佯?노후, 낮은 인식도의 의료수준 및 누적된 적자로 공공성 발휘 여건이 취약했을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경우 수요에 비해 일부기능만 충족되었고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는 보건의료자원 공급이 크게 부족하였기 때문이다.지역의 입장에서 봐도 정부의 정책방향은 지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권역중심겵熾ぐ탕?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겠다는 내용은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토록 하겠다는 것으로, 지역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이러한 정책의 결실 또한 조금씩 맺어가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전북지역암센터와 노인보건의료센터 유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내에서 암 검진-등록-예방-치료 사업이 종합적으로 이뤄짐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이 원스톱진료부터 사후관리까지 양질의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 등이 이 사업들의 주된 목표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방국립대병원 입장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커다란 밑그림은 그려졌지만 구체적인 실행을 해나가기에 국립대병원을 둘러싼 환경과 처지가 여의치 않다. 공공의료기능 강화를 위해 수십킬로미터짜리 굴을 파야한다는 목표를 설정해준 뒤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는커녕 달랑 삽 한 자루 손에 쥐어준 꼴이다.우리나라의 정부예산 중 보건의료부문 예산은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2004년 12월)에 따르면 일반회계에서 미국이 20.52%, 영국이 14.3%, 태국이 9.17%인 것에 비해 한국은 0.54%, 공공보건의료 확충예산은 0.006%에 불과했다. 비전은 있지만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실적인 체계와 지원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부문 강화를 위해서 예산과 인력의 뒷받침, 정부의 재정투자 가능성 등이 핵심적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의지와 적극적인 관심,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전북지역암센터와 노인보건의료센터 유치과정에서 전북도와 전북도의회, 전북도민들이 보여준 관심과 역량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공공의료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김영곤(전북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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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11.23 23:02

[오목대] 인구 구조

조선시대 27명 왕들의 평균수명이 47세라는 연구논문이 지난해 발표됐었다. 당대 최고의 의료혜택과 식생활을 누렸던 왕들의 평균수명이 50세에도 못미쳤으니 일반 서민들의 평균수명은 이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다. 공식 통계인 1960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52.4세였다. 그때 까지만해도 60세 환갑은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어서 잔치를 열고 온 동네 사람들로 부터 축하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환갑은 물론 7순(七旬)잔치도 주변의 눈치를 보아가며 하는 세상이 됐다. 인구구조는 한 사회의 모습과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노령사회로 치닫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속도가 예상치 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26년에는 인구 5명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에는 10명중 4명(38.2%)이 65세 이상인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게청이 그제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000만명을 못넘긴채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예상보다 2년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통계청도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1.08명에 이를 정도로 급락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25∼49세 인구는 내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에는 총부양비(15∼ 64세 인구 대비 나머지 인구)가 50%가 됨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 2명이 노인과 청소년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노인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감소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재앙에 다름아니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 경제성장은 자연 둔화될 수 밖에 없다.또 늘어나는 노인복지 수요로 정부지출이 증가하면서 정부 재정압박은 커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인구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발전단계라면 그 충격을 줄일 방도를 다각도로 찾아야 한다.우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정부지원이 시급하다. 노인들의 일할 능력을 살린 적당한 일거리 제공도 복지수요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돼야 한다. 고령사회의 진입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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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11.23 23:02

[명상칼럼] 잘못된 신앙은 아편이다 - 권이복

지난 1월 사박오일 일정으로 북한에 다녀왔다. 일억 이천만원이 넘는 거금을 전달하고자 가는데도 입장료(?) 이백오십만원을 더 내야 했다. 별다른 벌이가 없는 나에게 그 돈은 꽤 부담되는 액수였고, 자존심 또한 너무 상해서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랴! 그렇게라도 쥐구멍 개구멍 되고, 개구멍 사람구멍 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 해야지…, 하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녀왔다. 참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으니까.나의 직업이 신부이고 또 신학과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서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현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 또는 국가라기보다는 일종의 종교 집단으로 보였다. 온 나라가 하나의 사상, 하나의 신념, 하나의 우상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일종의 철저한 종교집단으로 보였다.그것도 세계 최강국-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 그래서 그 추운 겨울을 냉방에서 지낼 수 있고, 춥고 배고파도 견뎌 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그들은 하나의 공동 목표,-미국이 더 이상 자신들을 적으로 삼아 공격하지 않는 나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어 우리민족끼리 평화롭게 살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는 것 이였다. 그리고 바로 그 과업을 김 일성과 그의 후손인 김 정일이 해내리라고 굳게 믿고 따르는 순한 양들이 바로 북한 동포들 이였다.그런데… 그 믿음 그 신앙은 과연 옳은 믿음, 옳은 신앙일까? 사실 현재 북한은 그러한 회의마저 용납 할 수 있는 실정이다. 왜냐면 그러한 사상과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북한은 사라지고 마니까.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북한이라는 나라는 스스로 자멸하고 만다 … 결국 그 믿음은 북한의 유일한 생존 양식이니 살아남으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믿음을 키우고 심화시켜나가야만 한다. 그 믿음이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죽을 때 죽을지언정 그들은 그렇게 믿고 살 수밖에 없다 - 현재로서는… .이런 안타까운 믿음, 이 어이없는 신앙이 북한 동포들만의 얘기 일까?아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신앙이라는 우상의 노예가 되어 신음하고 있는지- 절대적 믿음이라고 하는 확인되지 않은 신에게 짓밟히고 있는지아! 안타까운 지고…진정 잘못된 신앙은 아니 갖는 것만 못하다. 잘못된 신앙인 보다는 아예 신앙이 없는 편이 낳다.잘못된 신앙, 진리를 벗어난 종교- 이는 분명 아편, 아니 그 이상의 마약이다./권이복(전주 우아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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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3 23:02

[이치백의 一日五話] 1945년 김구주석등 임정요인 고국땅에

◆ 11월 23일①모두 개인 자격으로 환국조국광복을 위해 중국에 망명, 27년 동안 항일 투쟁한 김구 주석 등 중경 임시정부 요인 제1진 15명이 개인자격으로 환국했다. 그 명단은 김구 (주석) 김규식(부주석) 이시영·김상덕·엄항섭·유동열 등 요인과 수행원으로 장준하·윤경빈·선우진·안미생·민영완·김진동·백정갑·이영길 등②민립대학 기성회 발족1922년의 오늘, 국내 각계의 요인들이 ‘민립대학’설립을 위한 기성회를 조직하고 광범한 추진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일제는 끝내 허가를 안 하고 관립 경성제국대학을 설립했다. 기성회 위원은 이상재 현상윤 송진우 백남규 정노식 한용운 최규동 임경재 박승봉 장덕수 이승훈 최 린 등이었다. ③일본인 매춘업자 규탄1919년의 오늘, 스코필드 박사는 강연을 통해 ① 5년 전만해도 서울 시내 유곽에 100여명의 조선인 여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400여명에 달하며, ② 한 일본인 유곽 주인은 이 악덕사업에 5만원을 투자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날 조선인에게 이런 끔찍한 죄악에 맞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④천재학자 파스칼 종교계로19세에 계산기를 발명한 파스칼은 프랑스의 수학자?물리학자?철학자로 16세 때 ‘원추곡선 론’을 발표한 천재이다. 이같이 20대에 일류 학자들과 어깨를 겨눈 그는 1654년의 오늘 밤, 갑자기 하나님의 사랑과 신앙의 기쁨을 느꼈다면서 수도원의 객원이 됐다.⑤미 주간화보 ‘라이프’지 창간미국의 유명한 주간 화보 ‘라이프’지가 1936년 오늘 창간됐다. 그 창간사에 “보고 그리고 즐기기 위해, 보고 그리고 놀라기 위해, 보고 그리고 배우기 위해”라고 했다. 창간호는 38만부가 팔려 한때는 잘 나갔었다. 그러나 1972년 잠시 휴간했다가 1978에 속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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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6.11.23 23:02

"발마사지 봉사하려고 자격증 땄죠"...우수통장 표창

“열심히 일한 분들이 많은데 이런 자리에 제가 나설 수 있는지… ”2006년 전주시 통장 한마음 대회에서 우수통장 표창을 받은 ‘노송동 13통장’ 최갑례씨(여·57).통장 한마음 대회는 화합과 단합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일선 행정조직원인 통장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시민을 위한 봉사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마련한 통장들의 생일잔치 날.3년째 통장생활을 하고 있는 최씨는 노인들을 모시고 대화하기 좋아해 이웃 노인들로부터 ‘우리동생’으로 불리운다.문화촌에서 30년동안 미곡상을 해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최씨가 평범한 동네 주부생활을 청산하고 통장의 길로 나선 것은 3년전. 운동동호회에서 가깝게 지내던 친구 정분녀씨가 통장생활을 마치면서 자신을 통장후보로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이때부터 최씨는 누구보다도 앞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복지관과 병원 등을 오가면서 노인들 모시기는 한편 정이 넘치는 동네 만들기에 온힘을 쏟았다.특히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춤 체조교실에 열심히 참여해 동네 어른들과 노인들을 위한 춤공연에 나선가 하면 최근에는 발반사요법 자격증을 따 노인들을 위한 발맛사지 봉사에 나설 채비까지 마쳤다.“집안에서 막내라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동네 노인분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때문에 미곡상을 할 때에는 우리집이 동네 사랑방으로 변했을 정도였어요. 1년 남은 통장자리를 마쳐도 노인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답니다.” 과거에 전주시장·부시장, 경찰서장 등의 관사가 문화촌에 밀집돼 동네사람들은 자신의 마을을 ‘작은 청와대마을’로 부르고 있다. 이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이미 사라진 김장담그기 품앗이와 떡접시 돌리기 등의 전통이 이 곳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 남편 오세칠씨(60)와 큰아들 내외, 손자 등 3대가 어우러지는 전형적인 가족상을 만들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 지역일반
  • 정영욱
  • 2006.11.22 23:02

학생들 닫힌 마음의 문 연 전직교장

40여년 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떠난 초등학교 전직 교장이 배움터 지킴이로 학교에 다시 돌아와 학생들을 선도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올 김제 원평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한일랑(63, 사진) 전 교장.그는 요즘 매일 아침 8시50분에 김제여중으로 출근하여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물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 후미진 곳을 비롯 구석구석을 순찰하고, 점심시간에는 학교 옆 소공원 및 외곽지역도 둘러본다. 학생들이 안심하고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사춘기의 학생들에게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도록 평소에 익힌 상담기법을 활용, 다정다감하게 상담활동을 벌인다. 요즘은 하루평균 3∼4명의 학생들이 상담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한 교장의 이 같은 배움터 지킴이 활동이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호감을 얻은 것을 결코 아니다. 일부 학생들이 처음에는 “우리를 감시하러 왔다”며 따가운 시선으로 일관하다 이제는 ‘고맙고 감사한 할아버지 선생님’이라며 따르고 있다.지난 3월 부터 시작한 그의 배움터 지킴이 활동은 지금까지 85건의 상담활동과 121명이 진로상담을 했으며, 그밖에도 학습상담, 가정결손으로 인한 상담 등 수 많은 상담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그는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현재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면 꼭 성공할 수 있다며 항상 격려 하고 있다”면서 “요즘 학생들은 영특해서 내 말을 잘 이해 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현재까지 김제여중 교정을 415회 정도 순회하며 왕따 등 학교폭력 방지에 노력해 왔고, 학교 앞 정문에서 교통안전지도를 빼놓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김제여중 관계자는 “학생들을 만날때마다 ‘안녕’하며 먼저 인사하시는 한 전 교장선생님을 뵐때마다 우리 교직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몸소 행하심에 대한 은덕을 배우고 익히며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일반
  • 최대우
  • 2006.11.22 23:02

여군생활 책으로 낸 피우진 중령

피우진(52) 중령은 대한민국 1호 여군 헬기 조종사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해 육군 항공병과에 자원, 고된 훈련을 거쳐 1981년 첫 여성 헬기 조종사가 돼 창공을 누볐다.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성, 특유의 강단으로 새로운 길을개척해온 피 중령은 그러나 3년 남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역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2002년 유방암에 걸려 양쪽 가슴을 다 도려내고 병마를 이겨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이 내려져 지난 9월 퇴역 명령을 받았다. 군사법은 장애 판정을 전역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오는 30일자로 정든 군복을 벗게 된 피 중령은 현재 국방부에 전역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인사소청을 내 상부의 최종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갈림길에 서있는 피우진 중령이 30년 가까이 이어온 여군으로서 경험담과 암과의 싸움, 복무 능력과는 무관하게 규정만 내세우며 전역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군 제도에 맞서는 소회 등을 담은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를 펴냈다.이 책은 여군이 처한 상황과 부당한 대우에 맞서 싸운 여전사의 기록이다.저자는 우리 군이 편의에 따라 여군에게 능력과 여성성이라는 양면적인 요구를 해오고 있다고 고발한다. 여군 도입 초기에 결혼 후 아기를 낳은 여군은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여길 만큼 군에서 여성성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한편으로는 술자리에서 성희롱의 대상이 되거나 남성 문화에 부드러움을 주는 '치마'로서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다. 피우진 중령은 젊은 시절부터 이런 풍토에 당당히 맞서왔다. 대위 시절 여군 하사관을 군사령관 술자리에 내보내지 않아 군사령관의 노여움을 산 일, 2000년 사단장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 여군 장교를 돕기 위해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일화 등은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런 성품을 잘 알기에 유방 절제 수술 뒤 "군 생활에 거추장스러웠는데 오히려잘됐다"고 말한 그에게 후배 여군들은 이 시대 마지막 '아마조네스'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다시 태어나도 군인이 되겠다는 피우진 중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로서 화려한 비상보다는 서글픈 차별을 더 많이 겪었다"면서 "후배들이 나보다 더 현명하고 씩씩하게 이 길을 가도록 조금이라고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고 밝혔다.한편 지난달 30일 해남 땅끝마을에서 국토종단을 시작한 피 중령은 21일 오후 임진각에 도착, 여정을 마무리했다. "환자가 아닌데도 전역을 강요하는 군 제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국토종단을계획했죠. 처음에는 분노와 미련이 가득했는데, 걸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는 만약 다음달 열릴 국방부 인사소청위원회에서 복직이 결정되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환자가 지금 몇 명인데, 암에 걸리면 무조건 전역을 해야 합니까? 저 자신은혜택을 못 보더라도 다음 사람을 위해 끝까지 싸울 생각입니다." 244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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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6.11.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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