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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궁지로 내몰린 보리재배농가

임상훈기자(사회부)

지난해 가을 거둬들인 쌀이 바닥 나가는 춘궁기인 5~6월.

 

50~60년대 보릿고개를 맞아 식량이 부족했던 농민들에게 보리는 한 줄기 구원이 됐다.

 

식량걱정이 사라진 요즘 농촌에서 보리는 또 다른 구원의 의미를 갖는다.

 

보리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대부분 40~50대 젊은 층으로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보리재배 농민은 “보리 팔아 생긴 돈으로 자녀들 대학 2학기 등록금을 대는 등 보리는 수입원이 끊긴 여름철 농가의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리는 더 이상 농가의 희망이 되지 못할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보리수매가를 시장경쟁에 맡기고 수매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의 보리수매가는 40kg 가마 당 3만5690원인데 반해 도매 상인들이 사들인 가격은 2만2000원 선이었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2012년 이후, 보리 가격은 지금의 2만2000원선 이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농민들은 “그 때가 되면 도매상들 장난에 농민들만 놀아 나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한 걱정을 털어놓고 있다.

 

고유가시대를 맞은 요즘에도 보리재배 농가들의 어려움은 커져가고 있다. 보리 건조기를 가동하는데 드는 기름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생산단가는 높아지는데 정부 수매가는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정부 수매량은 없어지고 있는 현실에 농민들의 절망과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하고 싶지만 일하지 못하게 하는 현실, 농촌을 살려야 한다면서도 오히려 농민을 궁지로 내모는 정책.

 

익산시의 한 농민 김호씨(48)는 “정부가 넘치는 보리 재고량 핑계를 대며 보리 수매를 없애려는 대신 새로운 판로의 개척 등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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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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