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기자(완주주재)
파업 강행 방침을 밝힌 현대차 노조가 초기 단계부터 심상찮은 난기류와 맞부닥치더니, 파업을 하루 앞둔 24일 임원진과 사업부 대표들이 모인 확대운영회의에서 결국 한발 물러서는 쪽으로 선회했다. 노조는 25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된 2시간 부분파업을 철회한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노조란 다수 노조원의 단결력을 먹고 산다. 하지만 이번 파업 강행 조치는 노조원들을 한데 모으는데 실패, 출발과 함께 동력 공급장치에 이상 신호가 들어오며 삐걱거렸다.
사내외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노조 자유게시판엔 “정치 파업 반대” “파업으로 노조원만 골병” 등 단어가 이어지며 전례없는 반대 운동이 명시적으로 조직화 되었다.
급기야 현대차 전주공장엔 파업에 반대하는 노조원들과 임직원 가족들의 대자보와 성명서가 나붙었다. 전주공장 임직원 가족 가족봉사단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무모한 파업 자제를 요청했고, 같은 날 이 회사 생산 현장 관리자들의 모임인 ‘상용엔진/소재부 반우회’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파업에 비판을 가한 대자보를 발표했다. 이 회사 해병전우회도 파업 반대 흐름에 동참했다.
노조의 2교대 근무제 반대로 10개월 동안 입사하지 못한 후 지난 3월 전주공장에 첫 출근한 신입사원들도 파업 반대 대열에 섰다. 이들은 ‘신입사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젠 어느 일방의 생각이 전체를 지배하는 획일화 시대는 이미 갔다. 노조원마다 이념이 제각각이고, 삶의 방식 또한 천차만별인 다원화 시대가 이미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 사태는 시대의 변화를 다시금 되새기게하는 계기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