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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감추기 급급한 학교폭력

임상훈 기자(사회부)

“문제를 간소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중학교 1학년 동급생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급우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강요당한 아들의 사연을 들은 아버지.

 

피 끓는 울분을 삭인 채 문제해결을 요구하며 학교를 찾은 이 아버지가 들은 제안이다.

 

사춘기에 접어 든 아들이 겪은 수치심을 간소화하자는 것인지, 이 문제가 불거져 앞으로 학교 측이 겪게 될 피해를 간소화하자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제안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문제의 간소화’라는 제안 속에 피해학생에 대한 배려와 추후에 이 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의 사태를 무마시켜보자는 학교 측의 무사안일주의만 있을 따름이다.

 

학교 측이 이 학생의 피해사실을 안 것은 최초 피해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무렵. 그것도 학생이 상담교사를 찾아가 알린 것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늦은 사태 파악은 일단 접어두자.

 

하지만 사건이 발생,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도 5일이 지나도록 학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전북도교육청은 23일부터 내 자녀 바로알기 학부모 인증 서비스를 시행한다.

 

도내에 있는 초·중·고 재학생을 둔 학부들은 인증절차를 통해 자녀들의 성적과 학교생활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학교 성적을 알리기에 앞서 학생의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불미스런 사태 발생 시 이를 감추기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함께 해결책과 대책을 강구하는 자세가 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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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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