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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아쉬움 뒤로 하고 일상으로

이세명 기자(사회부)

5일간의 추석연휴 마지막 날, 도내를 찾은 귀성객은 아쉬움 속에서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로 부산했다.

 

26일 오전 10시께 전주역 대기실은 귀경객들로 만원이었다.

 

아이와 짐을 지키는 아내, 표를 구하러 간 남편. 이번에는 시댁만 다녀간다는 김모씨(42·경기도 광명시)는 시댁보다 먼 친정에 가지 못해 섭섭했지만 현실의 갑갑함을 잠시 외면할 수 있어 한편으론 안도감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3년째 놀고있는 조카취직 걱정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기차를 놓쳤다."며 "젊은 청년이 있는 가정마다 깊은 시름을 숨기기 급급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전주역에서 만난 박모씨(45·서울시 성북동)는 "대선을 앞두고 고향민들과 얘기를 나눠봤으나 농촌현실에 대한 한탄이 앞섰다"면서 "10여년이상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너도나도 힘든 세월을 보내는 것 같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비슷한 시각 전주고속버스터미널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리저리 치이는 인파들은 북적임의 활기보다는 어서 떠나야 한다는 각박함이 더했다.

 

두 아이와 버스를 기다리던 주부 이모씨(37·경기도 안양시)는 "연휴는 길었지만 다들 남모르는 살림의 쪼들림으로 친구들 얼굴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형제 친척들도 여유가 없어 성묘와 인사치레만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씁쓸해했다.

 

4년만에 오는 대선정국도, 오랜만의 긴 휴식도, 모처럼 만나는 친구·친척도 '먹고 사는 문제'앞에서는 그저 스산한 풍경일 뿐이었다면 너무 과장된 시각일까? 풍성함의 상징인 추석, 그러나 그 끝은 코스모스 그늘만큼이나 작은 모습으로 생활의 애잔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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