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병기 기자(교육부)
도내 입시 보습학원이 해마다 100개 이상 늘고있는 현상 하나만 봐도 오늘날 공교육의 잃어버린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일정 자본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 누구나 학원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고, 그 경쟁이 격화돼야만 수요자인 학생들은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값싸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원 수의 급증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입시 보습학원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것은 사교육이 공교육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최근 5년간 도내 입시, 보습 학원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그만큼 사교육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학원 한번 가지 않고도 최상위권을 달리는 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남들이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개인과외나 학원교습을 외면하기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점에서 국회 이경숙 의원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발표했던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사교육에 별로 의존하지 않는 국어 과목에서는 중산층보다 저소득층 자녀가 상위권인 반면, 개인 과외나 학원 수강이 많은 영어 성적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뚜렷한 ‘계층간 학력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굳이 이러한 조사 자료가 아니더라도 공교육의 한계는 누구보다도 교육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도내 초중고에 근무하는 교사, 교직원 수는 약 2만4000명.
이들은 무너지는 공교육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면서도 개인적으론 자녀를 개인과외나 학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사교육 시장의 폭발적인 팽창을 지켜보면서 공교육의 틀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 교육가족들이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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