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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야생동물 피해 애타는 농심

임상훈 기자(사회부)

수확철을 맞은 농민들에게 멧돼지, 고라니, 까치 등은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일 년 동안 정성들여 가꾼 작물이 이들 야생동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을 쫓기 위해 농작물 인근에 라디오를 틀고 허수아비도 세우고 전구를 밝히는 등 밤새워 노력하지만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야간에 활동하는 야생동물의 특성상 매일 밤을 지새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농민들은 지난 일년의 정성을 해치고 다가올 일년의 생계를 막막하게 하는 야생동물도 밉지만 묵묵부답인 자치단체 역시 밉다.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고 있는 도내 자치단체는 정읍과 무주 단 두 곳뿐. 다른 지역의 농민들은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 또 적은 보상액은 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의 마음을 달래기에 부족하다. 지난 5년간 야생동물로 인한 도내 농작물 피해액은 39억원, 보상액은 1억5000여만원이었다.

 

피해보상을 하지 못할 거라면 예방을 위한 지원이라도 해야 하거늘 자치단체는 이마저도 무관심하다. 지난 5년간 도내 자치단체가 피해 예방시설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1억여원. 지원을 받더라도 자부담이 40%에 달하기 때문에 농민들에게는 먼 얘기다.

 

쥐꼬리만한 보상액, 미흡한 예방시설 투자 등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농작물은 피해를 입고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현재 농작물 피해 보상의 유일한 근거는 자치단체의 조례뿐이다. 다행히 올해 들어 정읍과 무주 외에 다른 자치단체들이 피해보상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있다. 전주와 군산, 익산, 김제를 제외한 자치단체가 올해 안에 조례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조례를 만든 임실은 피해보상 기준과 지원액을 명기하지 않아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농민들은 농사는 정직하다고 말한다. 자치단체의 무관심이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 농사의 진리를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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