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민 기자(경제부)
“아무리 세상 살기가 이렇게 각박하다고 하지만 해도 너무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들을 상대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건가요.”
수확기를 끝내고 농번기에 접어든 농촌의 노인들이 위험하다. ‘정(情)’에 목말라 있는 노인들의 ‘몸 배’바지 깊숙한 곳에 들어 있는 돈을 노리는 악덕상술이 해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월부터 11월까지 도내에서 노인을 상대로 벌어진 방문판매와 관련된 소비자 상담건수는 모두 3533건으로 지난 2006년 3348건을 훨씬 넘어섰다.
12월 한 달을 제외한 수치가 이미 전년을 넘어섰고, 노인을 상대로 한 방문판매에 대한 피해 상담이 지난 한 해 동안 도내에 접수된 전체 상담의 21.1%를 차지하는 것으로 미뤄,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벌어지는 악덕상술이 얼마나 기승을 부리는 지 굳이 말이 필요 없다.
상담사례를 보면 대부분 노인들은 농번기 마을을 찾아오는 방문판매 사원들을 따라 여행을 다녀오거나 선물을 받은 뒤 정에 이끌려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이 악덕상술에 노출돼 있는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일부 소비자단체를 비롯하고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또 농번기 농촌지역의 노인들이 외로움에 지쳐 있지만 갈 곳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때문에 방문판매 업자들의 교묘한 속임수에 노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의 등을 쳐서 버는 돈으로 호위호식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농촌의 노인들을 상대로 악덕상술을 벌이는 업자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오늘을 만들어 준 아버지, 어머니가 악덕상술에 휘말리지 않도록 모두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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